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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작가: 빛의길
30분이 지나도록 내가 나타나지 않자 아빠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30분이나 지났는데도 나오지 않다니, 이제는 내 말도 무시하는 거냐.”

“이렇게 오래 갇혀 있어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다니, 정말 고집불통이구나.”

“도대체 저 죽일 계집애가 뭘 하고 있는지 한번 보자.”

아빠는 격분하여 벌떡 일어나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던졌다.

나는 조용히 아빠의 뒤에 서서, 화가 나서 당황한 채 일어서다 의자에 부딪치는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비웃었다.

“예린아, 잠깐만 기다려. 내가 가서 다은이를 끌고 와서 네게 사과하게 만들 거야.”

아빠는 발걸음을 서둘러 나를 가둔 창고로 향했다. 하지만 도착하기도 전에 창고에서 갑자기 쏟아져 나온 쥐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쥐들이 집에 어디서 들어온 거야?”

김 집사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 옆에 서서 차마 보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돌린 채 말했다.

“사장님, 직접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빠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창고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곧 내 시체를 발견할 것이란 생각에 이상하게도 흥분되었다.

아빠가 시체를 봤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깜짝 놀라겠지?’

아빠는 문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혐오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송다은, 지금 뭐하는 거야? 당장 나와! 안 나오면 영원히 거기서 살아!”

‘쯧쯧!’

나는 아빠 옆에 서서 그의 고함치는 모습을 비웃으며 말했다.

“이제 와서 나오라고? 이미 너무 늦었어!”

“나도 나가고 싶었어. 내 손을 봐. 살고 싶어서 죽기 직전까지 미친 듯이 문을 두들겼잖아. 손가락이 부러져도 상관없을 만큼.”

“내가 죽었으니 이제 만족하시나요?”

“날 죽인 건 바로 당신이에요.”

창고 안에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아빠는 안을 들여다보았다.

좁은 창고 한가운데에는 이미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해골이 놓여 있었고, 주변에는 쥐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악!”

아빠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휘청거리다 벽에 등을 기댔다.

시체를 뜯어먹던 쥐들이 비명 소리에 놀라 사방으로 흩어졌고, 그 중 몇 마리는 아빠의 몸 위로 뛰어올라 그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아빠가 허둥지둥 도망치는 모습을 보며 나는 통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초라한 아빠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둘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그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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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님...”옆에서 들리는 김 집사의 목소리에 아빠가 정신을 차렸다.아빠는 즉시 옆에 있던 김 집사를 발로 걷어찼다.“이 방의 쥐들을 어서 처리하지 않고 뭐하는 거야!”“네가 그 못된 계집애와 짜고 이런 짓을 한 거냐? 쥐들과 정체 모를 시체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려고?”김 집사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고, 나 역시 이 황당한 상황에 말문이 막혔다.아빠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좋지 않았다. 김 집사도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기회주의자였다.다만 김 집사는 단순한 직원이라서 송예린이나 다른 이들처럼 오만하진 않았다. 대부분 주어진 명령만 따를 뿐 불필요한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다.“사장님, 정말 오해십니다. 안에 있는 건... 정말 아가씨입니다. 창고는 사장님께서 직접 잠그셨고, 제가 방금 전에야 열었을 뿐입니다.”하지만 김 집사의 해명은 아빠의 완고한 태도를 바꾸지 못했다. 아빠는 여전히 불신이 가득한 표정으로 창고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송다은이 절대 죽을 리가 없어. 이건 분명 가짜야. 그 못된 계집애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도망친 게 틀림없어.”“두고 봐, 내가 반드시 그 계집애를 잡아서 다리를 부러뜨려 놓겠어.”아빠의 말을 듣고 있자니 웃음밖에 나지 않았다.일부러 아빠 앞에서 빙글빙글 돌아다녔다. 아빠가 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한결 후련해졌다.“하하하, 사랑하는 아빠, 저는 이미 죽었잖아요. 직접 보시지 않으셨나요?”“자세히 한번 보시죠.”“송예린에게 사과하라고 하셨죠? 재간 있으면 제 시체를 송예린 앞으로 끌고 가서 사과시켜 보세요!”“하하하하!”나는 크게 웃었지만, 가슴 한켠에선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바닥에 쓰러진 김 집사는 고통을 참으며 억지로 일어나 아빠를 향해 설명을 이어갔다.“사장님, 아가씨는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죽은 사람은 결코 다시 살아날 수 없습니다...”아빠는 김 집사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다시 무자비하게 발길질을 했다.이번에는 더 세게 찼기에, 김 집사는 고통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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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서재로 돌아온 아빠는 여전히 내가 도망쳤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자신의 생각을 검증하기 위해 집 안의 모든 감시 카메라를 직접 확인하며 나를 찾기 시작했다.주택 내부에는 감시 카메라가 없었지만, 외부의 모든 구석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사각지대가 전혀 없었다. 누구든 출입하는 모습이 선명하게 기록되었다.감시 카메라는 명백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날 내가 창고에 갇힌 이후로 다시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이럴 리가 없어!”아빠는 여전히 믿지 않았고 격분해서 노트북을 벽에 내던졌고, 파편들이 서재 전체에 흩어졌다.“이 영상들은 분명 다은이가 조작했을 거야. 공부 잘하니까 이런 정도는 할 수 있겠지.”“어쩌다 이런 패역한 계집애를 낳았나.”욕설을 퍼부어도 분노가 가라앉지 않은 듯, 아빠는 책상 위의 재떨이마저 집어던졌다.마침 그때 송예린이 우유 한 잔을 들고 문을 열어 들어오려던 참이었다. 갑자기 날아온 재떨이에 놀란 소녀는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려 산산조각 냈다.아빠는 정신을 차리고 놀란 송예린을 보자마자 안타까운 표정으로 소녀를 품에 안고 달래기 시작했다.“예린아, 겁내지 마. 많이 놀랐지?”“네게 일부러 던진 게 아니야. 그저 송다은 그 죽일 년이 너를 괴롭히고도 잘못을 저지르고 도망쳐서 화가 난 것뿐이야.”“기다려봐. 네 생일날, 반드시 그 계집애를 무릎 꿇게 해서 사죄하게 만들 거야.”송예린은 방금까지만 해도 진심으로 놀라 눈물을 글썽였지만, 아빠의 품에 안겨 위로의 말을 듣자마자 눈물을 거두고 승리에 취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아빠, 정말 최고예요!”송예린은 심지어 먼저 나서서 아빠의 뺨에 뽀뽀했다.서로 꼭 껴안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다행히 난 이제 혼령이라 닭살이 돋지는 않았다.나는 마침내 송예린이 평소에 보이던 그 과장된 애교의 진짜 의도를 깨달았다.송예린의 목표는 이 집의 작은 아가씨 자리가 아닌, 안주인 자리였던 것이다.부모님은 일찍 결혼하셨기에 아빠는 아직 40대

  • 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제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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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란에 소파에 있던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아빠가 먼저 벌떡 일어나 허둥지둥 옷매무새를 가다듬었고, 주변을 살펴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나 또한 깜짝 놀랐다. 내가 물건을 들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무의식중에 날아가서 자세히 살펴보려 했다.“악! 귀신이야!”송예린이 갑자기 그림자를 보고서 비명을 질렀다.‘뭐지? 내가 보이는 건가?’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움직이지 못했다.잠시 후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한 송예린은 아빠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교태를 부렸다.“무서워요... 꼭 안아주세요.”송예린은 갑자기 아빠의 무릎에 앉았고, 여자의 상의는 이미 반쯤 벗겨져 있었다.아빠와 딸은 다시 서로를 애무하기 시작했고, 낮은 신음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왔다.이 광경을 보며 나는 차라리 눈이 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광경이었다.두 사람이 절정에 달했을 때, 갑자기 방문이 열렸다.놀란 아빠는 순간 자제력을 잃었고, 바지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송예린도 크게 놀라 고개를 들었다. 방에 들어온 경찰을 보자 여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황급히 옆의 쿠션으로 몸을 가리려 했다.역시 베테랑 경찰답게, 들어온 두 경찰은 여자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은 채 곧바로 수색 영장을 아빠에게 내밀었다.수색 영장을 본 아빠는 창고에 갇혀 시체가 된 나를 떠올렸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당신들은 누구야? 무단 침입은 불법이야. 고소할 거야!”수색 영장을 들고 있던 경찰은 그의 고함을 무시한 채 차갑고 담담하게 말했다.“여기 제 경찰 신분증과 경찰 번호입니다. 기억해 두셨다가 나중에 신고하시죠.”“송재호 씨, 당신의 친딸 송다은을 살해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시신이 현재도 댁의 창고에 있다는 제보를 받았고, 우리는 법적 절차에 따라 가택 수색을 진행하겠습니다.”경찰의 말이 끝나자마자, 방금 전까지 거만하게 굴던 아빠의 다리에서 힘이 쭉 빠

  • 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제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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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제1화

    저녁 식사 시간.아빠는 식탁에 앉아 자녀들을 차례로 바라보다가, 끝자리의 빈 자리를 힐끗 쳐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송다은 저 망할 계집애 예의라는 걸 모르나? 온 가족이 저 애 하나 때문에 밥을 못 먹고 기다려야 한다 이거야?”“벌을 받고도 정신을 못 차리다니. 벌이 너무 가벼웠던 모양이네.”김 집사는 음식을 나르던 손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사장님, 아가씨 아직 창고에서 벌 받고 계시는데요. 꺼내 드릴까요?”아빠는 술잔을 들다가 멈추며 구석의 창고를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잠시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쳤지만, 곧 평정을 되찾고 무심한 듯 말을 이었다.“아니야. 며칠 더 가두어 둬. 제대로 된 고통을 겪어보지 않으면 앞으로 동생들을 어떻게 괴롭힐지 모르지 않나.”김 집사는 식탁에 앉아 있는 남매를 살짝 눈짓으로 바라보았다. 둘 다 얼굴에 혈색이 가득해 보였다.그러나 김 집사의 마음은 창고에 갇힌 큰 아가씨에게로 향했다. 잠시 망설이다가, 김 집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사장님, 아가씨가 계신 창고에서 한참 동안 아무 소리도 없었습니다. 한번 살펴보시는 게 어떨까요?”아빠는 술잔을 내려놓고 차가운 눈빛으로 김 집사를 노려보며 냉정하게 말했다.“그렇게 오래 갇혀 있다 보니 소리 지를 기력조차 없겠지.”“창고엔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에어컨도 다 있는데 굶어 죽을 일은 없잖아. 이렇게 오래 갇혀 있어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걸 보면,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김 집사가 뭔가 더 말하려던 순간, 아빠가 손을 들어 저지했다.“그만해. 식사하는 중에 불쾌한 이야기는 집어치워.”“식사가 끝나면 가서 잘못을 깨달았는지 확인해 봐. 잘못을 뉘우쳤다면 동생에게 사과하게 하고, 이 일을 마무리하도록 해.”말을 마친 아빠는 나를 완전히 잊은 듯, 옆자리에 앉아 있는 양녀 송예린과 아들 송준호를 다정하게 바라보았다.아빠는 손수 새우 껍질을 벗겨 송예린의 그릇에 담아주며 말했다.“예린아, 왜 이렇게 적게 먹니? 무슨 일 있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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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서에 도착한 나는 심문실로 따라가려 했다.아빠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순간을 직접 목격하고 싶었다.하지만 문 앞에서 곧바로 튕겨나가며 날카로운 통증이 찾아왔다.여러 번 시도했지만 실패할 때마다 영혼이 불타는 듯한 고통이 심해져서,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그 후 며칠 동안 나는 경찰서 입구에서 서성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대화를 엿들어 정보를 모았다.많은 정보는 아니었지만, 내게 기쁜 소식들이 있었다.아빠는 고의적 살인 혐의가 명백한 증거로 입증되어 자백했고, 곧 형을 선고받을 예정이었다. 대부분이 사형을 예상했다.회사도 3년간의 탈세 혐의로 압류된 상태였다.송예린은 풀려날 줄 알았는데, 조사 과정에서 삼촌 집 아들을 강물에 밀어 죽게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미성년자 시절의 범죄였지만 고의적 살인이었기에, 송예린은 오랜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재판 당일, 나는 법원으로 갔다. 이번에는 두 번째 시도 만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법정 방청석에서 송준호를 발견했다.송준호는 미성년자였고 직접 살인에 가담하지 않아 처벌을 면했다.하지만 회사는 문을 닫았고, 아빠와 누나가 살인범이 되면서 소년은 완전한 고아가 되어 모든 것을 잃었다.한때 거만하고 오만했던 소년은 이제 하수구의 쥐처럼 초라해져, 사람들을 피하고 눈빛에는 우울함만 가득했다.나는 경찰관의 사건 경위 설명과 초라해진 아빠의 모습을 지켜보았다.그 경찰관들에게 마음속으로 감사를 전했다.신고자가 김 집사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김 집사는 이기적인 사람이었지만, 결국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다.김 집사는 내 시신을 발견한 후 불안에 시달리고 악몽을 꾸다가, 결국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해 신고를 결심했다고 한다.김 집사가 선하고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었고 신고까지 오래 걸렸지만, 나는 여전히 김 집사에게 감사했다.그 덕분에 내가 완전히 잊히지 않았고, 정의를 되찾을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마침내 판결이 선고되었을 때, 나는 웃음이 났다.아빠는 사형을, 송예린은 수십 년

  • 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제10화

    이 소란에 소파에 있던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아빠가 먼저 벌떡 일어나 허둥지둥 옷매무새를 가다듬었고, 주변을 살펴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나 또한 깜짝 놀랐다. 내가 물건을 들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무의식중에 날아가서 자세히 살펴보려 했다.“악! 귀신이야!”송예린이 갑자기 그림자를 보고서 비명을 질렀다.‘뭐지? 내가 보이는 건가?’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움직이지 못했다.잠시 후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한 송예린은 아빠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교태를 부렸다.“무서워요... 꼭 안아주세요.”송예린은 갑자기 아빠의 무릎에 앉았고, 여자의 상의는 이미 반쯤 벗겨져 있었다.아빠와 딸은 다시 서로를 애무하기 시작했고, 낮은 신음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왔다.이 광경을 보며 나는 차라리 눈이 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광경이었다.두 사람이 절정에 달했을 때, 갑자기 방문이 열렸다.놀란 아빠는 순간 자제력을 잃었고, 바지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송예린도 크게 놀라 고개를 들었다. 방에 들어온 경찰을 보자 여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황급히 옆의 쿠션으로 몸을 가리려 했다.역시 베테랑 경찰답게, 들어온 두 경찰은 여자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은 채 곧바로 수색 영장을 아빠에게 내밀었다.수색 영장을 본 아빠는 창고에 갇혀 시체가 된 나를 떠올렸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당신들은 누구야? 무단 침입은 불법이야. 고소할 거야!”수색 영장을 들고 있던 경찰은 그의 고함을 무시한 채 차갑고 담담하게 말했다.“여기 제 경찰 신분증과 경찰 번호입니다. 기억해 두셨다가 나중에 신고하시죠.”“송재호 씨, 당신의 친딸 송다은을 살해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시신이 현재도 댁의 창고에 있다는 제보를 받았고, 우리는 법적 절차에 따라 가택 수색을 진행하겠습니다.”경찰의 말이 끝나자마자, 방금 전까지 거만하게 굴던 아빠의 다리에서 힘이 쭉 빠

  • 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제9화

    “예린이를 가둬놨을 때는 무서운 줄도 모르더니, 이제 와서 빌고 울어봐야 소용없어!”“부모님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랐으면서, 부모도 없는 불쌍한 예린이를 네가 어떻게 그렇게 괴롭힐 수 있어?”“경고하는데, 예린이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건드린다면, 평생 잊지 못할 교훈을 주겠어.”“누나는 정말 악독한 사람이야. 아빠가 너무 가볍게 혼내주셨어.”“이제부터 넌 내 누나가 아니야. 그렇게 악독한 사람을 가족이라고 할 수 없어.”“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이런 누나를 둔 게 정말 창피하다고.”나는 이 잔혹한 말들을 들으며 어둠 속에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저항했다. 하지만 결국 완전한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그 어둠 속에서 절망하며 몸부림치던 순간, 나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 내용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다.‘아마도 깊은 후회였겠지.’순진하고 어리석었던 나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외부인에게 아무런 경계심도 없이 대했다.부모님과 함께 고향에 가지 않았던 것이 후회스러웠다. 함께 갔더라면 어쩌면 엄마를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아빠와 딸, 누나와 동생이라는 관계를 믿었던 것도 후회스러웠다.죽음이 다가올 때, 어쩌면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엄마를 떠올리니 코끝이 시큰거렸다.‘이렇게 오랫동안 죽어 있었는데, 왜 아직도 엄마를 만나지 못한 걸까?’그 후 아빠는 자신의 말대로 나를 찾지 않았다. 대신 송예린의 생일 파티 준비에 열중했다.케이크와 장소, 꽃, 비싼 선물까지 하나하나 정성껏 준비했다. 송예린에게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을 안겨주고 싶어 했다.이 기간 동안 나는 아빠 곁에서 모든 준비 과정을 지켜보았고, 그 상황이 너무나도 아이러니했다.아빠는 원래 가난한 청년에 불과했다. 외조부모와 엄마의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회사의 주식 대부분은 외조부모와 엄마가 소유하고 있었다.두 노인께서 돌아가실 때 절반의 주식을 내 이름으로 남기셨

  • 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제8화

    저녁, 서재로 돌아온 아빠는 여전히 내가 도망쳤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자신의 생각을 검증하기 위해 집 안의 모든 감시 카메라를 직접 확인하며 나를 찾기 시작했다.주택 내부에는 감시 카메라가 없었지만, 외부의 모든 구석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사각지대가 전혀 없었다. 누구든 출입하는 모습이 선명하게 기록되었다.감시 카메라는 명백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날 내가 창고에 갇힌 이후로 다시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이럴 리가 없어!”아빠는 여전히 믿지 않았고 격분해서 노트북을 벽에 내던졌고, 파편들이 서재 전체에 흩어졌다.“이 영상들은 분명 다은이가 조작했을 거야. 공부 잘하니까 이런 정도는 할 수 있겠지.”“어쩌다 이런 패역한 계집애를 낳았나.”욕설을 퍼부어도 분노가 가라앉지 않은 듯, 아빠는 책상 위의 재떨이마저 집어던졌다.마침 그때 송예린이 우유 한 잔을 들고 문을 열어 들어오려던 참이었다. 갑자기 날아온 재떨이에 놀란 소녀는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려 산산조각 냈다.아빠는 정신을 차리고 놀란 송예린을 보자마자 안타까운 표정으로 소녀를 품에 안고 달래기 시작했다.“예린아, 겁내지 마. 많이 놀랐지?”“네게 일부러 던진 게 아니야. 그저 송다은 그 죽일 년이 너를 괴롭히고도 잘못을 저지르고 도망쳐서 화가 난 것뿐이야.”“기다려봐. 네 생일날, 반드시 그 계집애를 무릎 꿇게 해서 사죄하게 만들 거야.”송예린은 방금까지만 해도 진심으로 놀라 눈물을 글썽였지만, 아빠의 품에 안겨 위로의 말을 듣자마자 눈물을 거두고 승리에 취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아빠, 정말 최고예요!”송예린은 심지어 먼저 나서서 아빠의 뺨에 뽀뽀했다.서로 꼭 껴안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다행히 난 이제 혼령이라 닭살이 돋지는 않았다.나는 마침내 송예린이 평소에 보이던 그 과장된 애교의 진짜 의도를 깨달았다.송예린의 목표는 이 집의 작은 아가씨 자리가 아닌, 안주인 자리였던 것이다.부모님은 일찍 결혼하셨기에 아빠는 아직 40대

  • 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제7화

    “사장님...”옆에서 들리는 김 집사의 목소리에 아빠가 정신을 차렸다.아빠는 즉시 옆에 있던 김 집사를 발로 걷어찼다.“이 방의 쥐들을 어서 처리하지 않고 뭐하는 거야!”“네가 그 못된 계집애와 짜고 이런 짓을 한 거냐? 쥐들과 정체 모를 시체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려고?”김 집사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고, 나 역시 이 황당한 상황에 말문이 막혔다.아빠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좋지 않았다. 김 집사도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기회주의자였다.다만 김 집사는 단순한 직원이라서 송예린이나 다른 이들처럼 오만하진 않았다. 대부분 주어진 명령만 따를 뿐 불필요한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다.“사장님, 정말 오해십니다. 안에 있는 건... 정말 아가씨입니다. 창고는 사장님께서 직접 잠그셨고, 제가 방금 전에야 열었을 뿐입니다.”하지만 김 집사의 해명은 아빠의 완고한 태도를 바꾸지 못했다. 아빠는 여전히 불신이 가득한 표정으로 창고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송다은이 절대 죽을 리가 없어. 이건 분명 가짜야. 그 못된 계집애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도망친 게 틀림없어.”“두고 봐, 내가 반드시 그 계집애를 잡아서 다리를 부러뜨려 놓겠어.”아빠의 말을 듣고 있자니 웃음밖에 나지 않았다.일부러 아빠 앞에서 빙글빙글 돌아다녔다. 아빠가 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한결 후련해졌다.“하하하, 사랑하는 아빠, 저는 이미 죽었잖아요. 직접 보시지 않으셨나요?”“자세히 한번 보시죠.”“송예린에게 사과하라고 하셨죠? 재간 있으면 제 시체를 송예린 앞으로 끌고 가서 사과시켜 보세요!”“하하하하!”나는 크게 웃었지만, 가슴 한켠에선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바닥에 쓰러진 김 집사는 고통을 참으며 억지로 일어나 아빠를 향해 설명을 이어갔다.“사장님, 아가씨는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죽은 사람은 결코 다시 살아날 수 없습니다...”아빠는 김 집사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다시 무자비하게 발길질을 했다.이번에는 더 세게 찼기에, 김 집사는 고통스러운

  • 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제6화

    30분이 지나도록 내가 나타나지 않자 아빠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30분이나 지났는데도 나오지 않다니, 이제는 내 말도 무시하는 거냐.”“이렇게 오래 갇혀 있어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다니, 정말 고집불통이구나.”“도대체 저 죽일 계집애가 뭘 하고 있는지 한번 보자.”아빠는 격분하여 벌떡 일어나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던졌다.나는 조용히 아빠의 뒤에 서서, 화가 나서 당황한 채 일어서다 의자에 부딪치는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비웃었다.“예린아, 잠깐만 기다려. 내가 가서 다은이를 끌고 와서 네게 사과하게 만들 거야.”아빠는 발걸음을 서둘러 나를 가둔 창고로 향했다. 하지만 도착하기도 전에 창고에서 갑자기 쏟아져 나온 쥐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쥐들이 집에 어디서 들어온 거야?”김 집사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 옆에 서서 차마 보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돌린 채 말했다.“사장님, 직접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아빠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창고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곧 내 시체를 발견할 것이란 생각에 이상하게도 흥분되었다.아빠가 시체를 봤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깜짝 놀라겠지?’아빠는 문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혐오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소리쳤다.“송다은, 지금 뭐하는 거야? 당장 나와! 안 나오면 영원히 거기서 살아!”‘쯧쯧!’나는 아빠 옆에 서서 그의 고함치는 모습을 비웃으며 말했다.“이제 와서 나오라고? 이미 너무 늦었어!”“나도 나가고 싶었어. 내 손을 봐. 살고 싶어서 죽기 직전까지 미친 듯이 문을 두들겼잖아. 손가락이 부러져도 상관없을 만큼.”“내가 죽었으니 이제 만족하시나요?”“날 죽인 건 바로 당신이에요.”창고 안에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아빠는 안을 들여다보았다.좁은 창고 한가운데에는 이미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해골이 놓여 있었고, 주변에는 쥐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아악!”아빠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휘청거리다 벽

  • 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제5화

    송예린이 우리 집에 오기 전, 모든 것이 달랐다.엄마와 아빠는 나를 사랑했고, 동생은 순진한 어린아이였다.나는 동생과 놀아주었고, 엄마는 내게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며, 아빠는 나를 등에 업고 공원을 산책하곤 했다.그러나 3년 전 그 여름, 모든 것이 바뀌었다.아빠와 엄마가 고향에 제사를 지내러 가신 동안, 동생과 나는 학교에 남아야 했다.며칠 후, 아빠가 돌아와 두 가지 끔찍한 소식을 전했다.엄마가 고향에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것과, 엄마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아빠와 함께 옛 친구의 딸을 입양했다는 것이었다.나는 엄마를 잃었고, 갑자기 낯선 여동생이 생겼다.처음에는 엄마가 떠나기 전 입양한 동생이니, 엄마가 내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했다.나도 여동생을 갖고 싶었기에 진심으로 그 아이를 돌봤다.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되어 매일 그 아이의 교실을 찾아가 살폈다.숙제를 챙겨주고, 아플 때면 내가 직접 결석하면서까지 돌봐주었다.나는 언니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진심으로 그 아이를 친동생처럼 사랑했다.그러던 어느 날, 그 아이의 교실에 화상 연고를 전해주러 갔을 때였다. 우연히 그 아이가 반 친구들에게 억울한 표정으로 하소연하는 소리가 들렸다.“언니가 실수로 나를 데게 했어. 내 잘못이야. 언니한테 그렇게 뜨거운 밀크티를 가져다 드리지 말았어야 했는데.”“너희들 내 언니를 욕하지 마. 언니는 나한테 잘해줘. 그냥 집안일이랑 차 심부름 정도만 시킬 뿐이야. 그것 말고는 나를 전혀 괴롭히지 않아.”왜곡된 이야기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그 아이가 아빠의 커피를 타다가 스스로 데었던 화상이, 마치 내가 밀크티를 강요하며 일부러 데게 만든 것처럼 변해 있었다.아빠가 그 화상 사건으로 나를 심하게 꾸짖었지만, 나는 그 아이를 원망하기는커녕 오히려 스스로를 탓했다.그 아이를 함부로 부엌에 들여보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자책했다.송예린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 나는 학교에서 그 아이와 크게 다투고 말았다.그날을 기점으로, 어쩌면 그

  • 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제4화

    아빠는 회사에서 회의 중이었는데도, 전화를 받자마자 모든 것을 제쳐두고 급하게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도착한 아빠는 창백한 얼굴의 송예린을 품에 안고서 분노에 차 외쳤다.“예린아, 너는 내 딸이야. 아무도 너를 보내지 못해.”“우리 예린이, 앞으로는 나가겠다는 말 절대 하지 마.”나는 집에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방에서 나왔는데,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그저 어이없고 비웃음이 나올 뿐이었다.정말 어이가 없었다. 송예린은 유리 인형도 아니고 어둠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데, 창고에 잠깐 있었다고 저렇게 난리를 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그때 동생이 아래층에서 외쳤다.“전부 큰누나가 저지른 일이에요! 큰누나가 예린 누나를 창고에 가뒀어요. 제가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예린 누나가 얼마나 더 오래 갇혀 있었을지 몰라요.”아빠가 층계를 뛰어올라와 내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창고로 끌고 들어가서 밧줄로 내 몸을 묶어버렸다.그때서야 나는 완전히 깨달았다. 이 세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가족이었던 것이다.“누나, 어떻게 이렇게 못된 짓을 할 수가 있어? 감히 예린 누나를 가두다니, 예린 누나가 얼마나 어둠이 무서웠겠어? 너는 내 누나가 아니야. 너 같은 악독한 누나는 없어!”“준호 말이 맞다.”아빠는 분노와 차가움이 뒤섞인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호통쳤다.“송다은, 네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토록 악독한 마음을 품다니, 넌 정말 구제불능이야.”“잘 들어! 이 집의 주인은 여전히 나야. 넌 이 집에서 그 누구에게도 명령할 자격이 없어.”“오늘은 반드시 네게 교훈을 주겠어. 네가 예린이를 창고에 가뒀으니, 이제 너도 그곳에서 똑같은 경험을 하게 될 거야.”“그래도 네가 뉘우치지 못한다면, 여기서 영원히 나올 생각 하지 마.”아직도 아빠는 이 모든 일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아빠는 내가 비굴하게 자기 발 앞에 엎드려 눈물로 호소하며 잘못을 인정하기를 바랐다.하지만 불행하게도, 아빠는 영원히 내 사과를 듣지 못하게 될 것이다.

  • 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제3화

    송예린을 달래며 저녁을 먹이고 소녀가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본 아빠는 마치 은혜라도 베푸는 듯한 태도로 김 집사에게 지시했다.“김 집사, 가서 다은이를 풀어줘. 깨끗이 씻고 나오라고 하고. 사람 보는 데 꼴사납게 나오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아빠는 너그러운 표정을 지었다. 마치 나를 창고에 일주일이나 가두었다가 이제야 나를 꺼내주는 것이 마치 특별한 자비나 베푸는 것처럼 보였다.김 집사는 명령을 받자마자 서둘러 사람들을 보내 일을 처리하도록 했다.송예린은 옆에 서서 착하고 너그러운 척하며 아빠의 손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아빠, 언니가 나오면 다시는 언니에게 화내지 마세요.”“어차피 언니는 아빠의 친딸이잖아요. 저랑은 다르게 말이에요... 아빠가 저에게 잘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전 이미 충분히 행복해요.”아빠의 눈은 애정과 흐뭇함으로 가득 차 있었고 송예린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친딸이니 뭐니 그런 말 하지 마. 너도 내 딸이야, 내 소중한 공주야.”“예린아, 네가 너무 착한 거야. 내가 저 못된 년을 너무 버릇없게 키웠나 봐.”“걱정하지 마. 앞으로는 다은이가 너를 괴롭히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다은이 그 애는 뼛속까지 삐뚤어졌어. 감히 너를 창고에 가두다니, 네가 그때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파.”아빠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실망이 가득했다. 마치 내가 무슨 극악무도한 악당이라도 되는 듯, 날 향한 혐오와 냉소로 가득 차 있었다.이런 말들을 듣자 내 입가에 피어오르는 비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송예린이 창고에 갇힌 사건은 사실 본인이 직접 연출한 일이었다. 모든 것이 송예린의 계산된 행동이었는데, 아무도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속아넘어가면서도 자각하지 못하는 멍청이들...’일주일 전.송예린이 불쑥 내 방에 들어와 조롱하며 도발적인 말을 했다.“너 기숙사 신청해서 나가려고 했다며?”“그런 식으로 아빠의 관심을 끌려는 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야.”“내 말 한마디면 아빠와 동생이 너를 영원히 싫어하게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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