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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Auteur: 수박빙수
윤하경이 알았다고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나가보세요.”

그녀는 손을 들어 머리를 문질렀다. 일이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그녀는 무력감을 느꼈는데 마치 모든 일이 자신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같았다.

얼굴을 찌푸리고 고민하던 그때, 핸드폰에 전화가 걸려와 확인해 보니 비서였다.

전화를 받자 비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안 부대표님, 회장님이 전화 연락이 안 돼요. 오늘 중요한 비즈니스 파티가 있는데 혹시 부대표님께서 저녁에 한빛 그룹을 대표해 참석할 수 있어요?”

윤하경은 마음이 답답해서 거절하려고 물었다.

“취소할 수 있어요?”

비서가 난감해하며 말했다.

“어렵습니다. 오늘 파티의 주최 측은 현재 우리의 최대 고객인데 그렇지 않아도 계약을 해지 의향이 있는 상태라... 만약 우리가 가지 않는다면 더 좋지 않을 거예요. 또 사전에 미리 초대장을 보냈고 저희도 간다고 했어요. 그런데 회장님께서 연락이 안 되네요. 다른 사람은... 부대표님만큼의 위상이 안 되어서요.”

윤하경은 입술을 깨물고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알겠어요. 주소를 보내주세요.”

말을 마친 후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마침 점심때라 저녁 파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있었다.

그녀는 약간 어지러운 머리를 문지르면 소지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요즘 일이 많아 소지연에게 연락할 생각을 못 했는데 이제야 상황을 물어보게 되었다.

문자를 보낸 지 오래 지났어도 답장이 없자 그녀는 저녁에 일이 끝난 후 소지연의 집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파티 시간이 다가오자 윤하경은 옷을 갈아입었다. 한빛 그룹을 대표해 이런 만찬에 참석하는 건 처음이라 신경이 많이 쓰였다.

옷을 입어 너무 가볍게 보이지도, 너무 공식으로 보이지도 않게 하려고 그녀는 고민 끝에 실크 스트랩 원피스를 선택했고 밖에는 같은 소재로 만든 양복 외투를 걸쳤으며 액세서리로는 진주로 된 장신구를 골랐다.

진주와 실크의 질감이 조화를 이루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았는데 안색은 여전히 창백하여 보이자 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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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지금 윤하경은 그 아침의 고요한 풍경을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전혀 없었다.그저 멍하니 서서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당신도 나가요?”강현우는 그녀를 힐끔 보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어젯밤 꽤 피곤해 보이던데 운전할 힘도 없을까 봐.”윤하경은 아무 말 없이 그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입을 꾹 다물었다.강현우는 늘 그렇다. 언제나 무표정한 얼굴로 듣는 사람의 속을 뒤흔드는 말을 툭 내뱉는다. 그녀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그의 뒤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이른 아침, 밤과 낮이 교차하는 이 시간대는 참으로 아름다웠다.하늘 끝자락엔 금빛이 아련하게 스며들고 있었지만 윤하경의 마음속엔 오로지 하나, 병원에 빨리 도착해 소지연이 무사한지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소지연에게서 온 메시지는 단 세 글자였다.[빨리 와.]소지연은 일이 클수록 말을 아끼는 성격이다.이렇게 단답형으로 연락이 왔다는 건, 분명 무슨 큰일이 벌어진 게 틀림없었다.불안한 마음으로 가슴이 자꾸 조여오는 가운데 옆에 앉아 있던 강현우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오건우 만나려는 거, 계약 때문이지?”윤하경은 순간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네.”강현우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요즘 한빛 그룹 상황이 많이 안 좋은 건 사실이야. 하지만 굳이 오건우한테 매달릴 필요까진 없지. 다른 방법도 있을 수 있잖아.”그 말투는 무심한 듯 평온했지만 그 속에 숨겨진 의미는 뻔했다.그녀는 순간 망설였지만 이내 조용히 입을 열었다.“제힘으로 해보고 싶어요.”강현우는 분명 비즈니스맨이다. 지금까지 그녀를 도와준 적도 있었고 어느 정도는 신세도 졌다.하지만 윤하경은 그가 무언가를 줄 땐, 언제나 대가를 바란다는 걸 잘 알고 있다.그리고 지난번 그가 내건 조건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지금 그녀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고 이제는 그가 요구할 조건조차 감당할 자신이 없다.무엇보다도 언제까지고 그에게 기대고 싶지 않았고 그 진리를 그녀는 뼈저리게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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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점점 더 과해지고 있었다.강현우는 윤하경의 약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그의 손이 스치는 곳마다 윤하경의 몸은 미세하게 떨렸다.얼굴이 붉어진 그녀는 강현우의 팔을 꼭 붙잡았다.하지만 강현우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이었다.그러더니 휴대전화를 들어 조용히 말했다.“네, 어머니. 무슨 일이세요?”“!!!”‘설마... 사모님?’윤하경은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으로 강현우를 바라봤다.그녀는 당장이라도 그에게 제정신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가 더 심한 장난을 칠까 봐 간신히 참았다.‘이 타이밍에 친엄마 전화를 받는다고?’강현우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파악했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장난스럽게 그녀의 민감한 곳을 손끝으로 살살 건드렸다.“...”그녀는 몸을 움츠리며 강현우의 팔을 깨물었다.그렇게 해야만 입에서 새어 나올 뻔한 신음을 간신히 참을 수 있었다.강현우는 이 장면이 흥미로운 듯 감상하며 전화를 이어받았다.“너 대체 무슨 생각이야? 연회가 끝나면 소희 데리고 저녁 약속 잡으라고 했잖아?”“그런데 소희가 다쳐서 병원에 갔다던데, 무슨 일이야?”강현우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귀찮다는 듯 짧게 대답했다.“저, 걔랑 안 친해요.”“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끊을게요.”사모님은 그의 재수 없는 태도에 바로 언성을 높였다.“네가 알아서 친해지려 해야지?”“너 30분 안에 당장 병원으로 가봐.”“시간 없어요.”강현우는 짧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러고는 여전히 자기 팔을 물고 있는 윤하경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너 개띠야?”그제야 그녀는 힘을 빼고 그의 팔에서 입을 뗐다.그러고는 눈을 흘기며 중얼거렸다.“사모님이 급한 일로 찾으신 거면 가봐야 하시는 거 아니...”그러나 윤하경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강현우는 픽 웃고는 몸을 숙였다.강현우의 몸에서만 나는 특유의 향기가 그녀의 코끝을 스쳤다.“그런 거 신경 쓸 시간에, 너나 신경 써.”그 말은 마치 협박처럼 들리겠지만 윤하경은 그것이 협박이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99화

    윤하경은 휴대전화를 들어 올려 확인했다.‘돈줄’은 간단명료하게 한마디만 보내왔다. [호텔 입구.]“후...” 그녀는 깊은숨을 내쉬었다.조금 전까지 품고 있던 작은 기대는 완전히 산산조각 났고, 체념한 듯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역시나, 호텔 입구에 도착하니 강현우의 눈에 띄는 차가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윤하경은 차분히 조수석 문을 열었다.차에 앉자마자 곧바로 차 엔진이 굉음을 내며 울렸다.그녀는 반사적으로 안전 손잡이를 붙잡고 서둘러 안전벨트를 맸다.강현우는 조용히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웃는 듯한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방금 재밌게 구경했어?”“...”“제가 거기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분명 자신은 꽤 잘 숨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강현우는 콧방귀를 뀌고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대신 윤하경에게 되물었다.“박소희가 그렇게 무서워?”윤하경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무서운 건 아닌데. 그냥...”조금 망설이다가 말했다.“더 이상 이런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것뿐이에요.”“귀찮다고?”강현우가 눈썹을 살짝 올리며 그녀의 말을 되풀이했다. 눈빛이 순간 싸늘하게 변했다.그는 곁눈질로 윤하경을 바라보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맑았던 표정이 어느새 폭풍이 몰아칠 듯한 분위기로 바뀌었다.윤하경은 속으로 겁이 덜컥 났다. 자신이 아까 했던 말들을 반복해 되새겨보았다. 혹여나 말실수했을까.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원래도 빠르던 속도가 더욱 치솟았다.윤하경은 긴장한 채 두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그러다 차가 급회전하자 중심을 잃고 강현우 쪽으로 쏠렸다.그 순간, 실수로 강현우의 허벅지를 짚고 말았다.그것도 아주 민감한 부위를.윤하경은 깜짝 놀라 황급히 손을 거두었다.그러자 강현우는 의미심장한 눈길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아직 도착도 안 했는데, 뭐가 그리 급해?”그의 목소리는 느릿하고 차분했다. 강현우는 씩 웃고는 속도를 조금 낮추었다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48화

    평소라면 윤하경은 오 팀장님과의 관계를 더 가까이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갔겠지만 조금 전 강현우와의 약속이 생각났다.만약 강현우의 말을 어긴다면, 아마도 오 팀장님과의 계약을 따내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윤하경은 우슬기에게 말했다.“내일 아침에 오 팀장님께 드릴 병문안 선물을 준비해. 내일 같이 가자.”우슬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지금 어디로 갈까요?”윤하경은 손목에 찬 시계를 쳐다보며 말했다.“너 먼저 가. 나 아직 할 일이 남아서.”우슬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먼저 자리를 떠났다.우슬기의 모습이 사라지자, 윤하경은 지하실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강현우의 차는 찾기 쉬웠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 예상 밖으로 박소희도 그곳에 있었다.“현우야, 아줌마가 나더러 너랑 같이 가라고 하셨어. 여기에 나만 버리고 이렇게 가버리면 나보고 어떻게 돌아가라는 거야?”강현우는 키가 크고 날씬한 체형이라 그 옆에 키 작고 아담한 박소희와 함께 있으면 둘이 꽤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었다.윤하경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차 뒤에 몸을 숨겨 이 상황을 지켜보았다.이때 강현우의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래서,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그의 얼굴에서는 아무런 표정도 읽어낼 수가 없었다.박소희는 잠시 멈칫하였다. 강현우가 자신에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하지만...”박소희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아줌마가 너더러 나 데리고 분위기 좋은 곳에 가서 밥이라도 먹으라 하셨단 말이야.”“시간 없어.”강현우는 손목시계를 보고 차 문을 열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비켜.”박소희는 비켜주지 않고 그 자리에서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나 안 비켜. 아줌마가 신신당부하셨단 말이야! 현우야, 나도 데리고 가주라.”박소희는 특별히 예쁜 타입은 아니지만 달콤하고 귀여운 건 사실이었다.다른 남자라면 박소희의 애교에 무조건 넘어갔을 것이다.하지만 강현우는 이 상황이 귀찮은지 얼굴에는 짜증으로 가득했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97화

    윤하경은 발걸음을 멈췄다.일부러 못 들은 척하려 했지만, 박소희가 다시 한번 그녀를 불렀다.윤하경은 귀찮아 그냥 무시하려 했지만 일을 더 크게 벌이기 싫어 박소희에게 애써 웃음을 띠고 대답했다.“소희 씨.”박소희는 비록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눈길은 윤하경의 목에 고정되어 있었다.목에는 눈에 띄도록 선명한 빨간 자국이 있었는데 조금 전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강소희는 강현우를 흘끔 쳐다봤다.하지만 강현우의 얼굴에는 아무 표정도 드러나지 않아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읽어낼 수가 없었다.윤하경은 박소희가 아무 말 없이 계속 자기 목에만 시선을 고정하는 것을 보고, 아까 강현우가 미친 듯이 자신을 괴롭히던 장면이 떠올랐다.목에 빨간 자국은 강현우가 남긴 것이 분명하다.박소희는 잠시 침묵을 지킨 후 강현우에게 물었다.“현우야, 아까 하경 씨랑 어디 갔었어?”강현우는 그녀의 말을 듣고 마치 웃긴 얘기를 들은 듯한 눈빛으로 박소희를 쳐다보았다.강현우가 대꾸하지 않자, 눈길을 윤하경에게로 돌렸다. 자신의 물음에 대답하라는 듯이 윤하경을 빤히 쳐다보았다.그녀는 바짝 마른 입술을 깨물며 박소희에게 대답했다.“소희 씨, 괜한 걱정을 하시네요. 저 방금 화장실 다녀왔어요.”“현우 씨는 방금 어디에 계셨나요?”윤하경은 강현우를 힐끗 쳐다봤다.그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고 장난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나도 모르지.”박소희는 윤하경과 강현우를 번갈아 가며 의심스러운 눈길로 바라봤다.그녀는 윤하경의 말을 믿지 않는 듯 보였다.윤하경은 이제 이 일에 대해 더 이상 해명하고 싶지 않았다.강현우에게 홀랑 당해버린 그녀는 빨리 이 이상한 장소에서 벗어나고 싶었다.“소희 씨, 할 얘기 다 하셨으면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이렇게 가시면 안 되죠.” 박소희는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로 다가왔다.“하경 씨, 현우 씨랑 꽤 친하지 않아요?”“사실 저 경성에서 사귄 친구가 별로 없어요. 오늘은 현우 씨의 파트너로 왔지만, 경환 씨도 결국 남자잖아요. 우리 어찌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96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박소희였다.그녀가 이런 연회에 참석한 이유는 아마도 강현우를 위해서일 것이다.윤하경은 강현우의 어깨에 기대어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소곤소곤 말했다. “사람이 왔어요. 여기서 해야 할까요?”비록 그녀는 방금 박소희와 대면했었지만, 박소희는 아직 그녀와 강현우가 함께 잠자리를 가진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만약 이 장면을 목격했다면, 박소희의 성격상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윤하경은 사실 그렇게 두렵지는 않았다.하지만 최근 일어난 일들이 너무 많아서 자신도 간신히 대처하고 있었기에 자신에게 피해 가는 일들은 될수록 피하려 했다.그러나 그녀는 흥분한 기운을 숨기지 못하였다. 강현우는 오히려 윤하경이 자신을 꼬신다고 생각하였다.강현우는 씩 웃으며 윤하경에게 속삭였다.“사람이 있다고?”“더 흥분되지 않아?”‘미친놈!’윤하경은 속으로 울부짖었지만, 그녀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강현우는 일부러 더 힘을 주어 그녀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였다.그의 부드러운 입술이 그녀의 몸을 스칠 때마다 미세한 떨림이 일었다.윤하경은 입술을 꽉 깨물고, 신음을 내지 않으려고 간신히 애를 썼다.박소희는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면서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강현우가 여기로 오는 걸 봤다고 하지 않았나?”“왜 아무도 없지?”윤하경은 길고 여린 손가락으로 강현우의 옷을 꼭 잡아 쥐었다.그녀는 한차례 ‘괴롭힘’을 당하고 나니 몸이 나른해졌지만, 강현우는 여전히 힘이 남아돌았다.“강현우, 제발...”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 듯했다.하지만 강현우는 이런 상황에서 절대 그녀를 봐주지 않았다.“아마 갔겠지. 강 팀장님처럼 그런 사람은 이런 잡다한 방에 있을 리가 없어.”안현주는 박소희에게 말했다.“어서 가자. 강 팀장님 밖에 있을 수도 있어.”박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하이힐 소리는 점점 멀어졌다.윤하경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강현우는 이 틈을 타서 그녀의 치마 속에 손을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95화

    “계산이라뇨...”윤하경이 중얼거리며 되풀이했다.오랜 시간 동안 강현우를 요해해온 윤하경은 그가 말하는 이 계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강현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윤하경은 한발 물러서며 말했다.“제 말을 들어보세요.”그녀는 손을 문잡이에 놓으며 도망치기 쉬운 자세를 취했다.그러나 강현우는 그녀의 당황한 눈빛을 보며 오히려 눈동자에 비웃는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팔을 뻗어 윤하경을 쉽게 옆 테이블에 앉힌 후 손을 뻗어 문을 닫았다.남자의 훤칠한 몸매는 압박감에 넘쳤다. 윤하경은 왜 번마다 이런 일에 휘말려야 하냐고 속으로 중얼거렸다.“설명할 거 없어?”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는데 압박에 사로잡힌 것 같았다. 말투는 또 너무 차가워서 몇 번이고 함께 잠자리를 가진 사람하고 얘기하는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낯선 사람 같았다.윤하경은 속으로 불평했다.“내가 우연이라고 말한다면 믿을 수 있어요?”강현우는 눈꼬리를 살짝 올리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내가 믿어야 할까 아니면 말아야 할까?”윤하경은 말문이 막혔다.“저놈이 널 건드렸어?”강현우의 표정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윤하경은 급히 부인했지만 방금 오건우가 그녀의 뺨에 뽀뽀를 했었던 것이 떠올라 단호하게 말하지 못했다.“저는 정말 억울해요. 원래 오늘 오건우 씨를 찾아와 계약에 관해 얘기하고 싶었는데 글쎄 약에 중독됐을 줄 몰랐어요.”“결국엔 널 건드렸네.”은하경은 할 말을 잃었다. 강현우는 역시 요점을 잘 파악했다.윤하경이 말이 없자 강현우는 두 눈을 가늘게 떴는데 그 눈동자는 어두운 조명 아래 유난히 밝았고 얼음으로 만든 칼처럼 아프게 그녀를 찔렀다.윤하경은 잠시 생각하다가 손을 뻗어 강현우의 허리를 잡고 애교를 부렸다.“정말 현우 씨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에요.”강현우는 몸이 경직되며 눈동자에 비친 어두운 기운이 마침내 조금 걷혔다.그는 손을 뻗어 윤하경의 옷을 벗기며 거친 손가락으로 그녀의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94화

    윤하경은 속으로 울고 싶었다.‘어떻게 이런 일을 당할 수 있어.’오건우는 아직 정신을 차리고 있어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윤하경을 바라보는 눈빛이 점점 흐트러졌다.“나랑 하룻밤만 있어. 계약 조건은 네가 정해.”윤하경은 모욕감에 얼굴이 달아올랐다.“죄송합니다. 오 팀장님, 저는 몸 파는 사람 아니에요.”이를 부득부득 갈며 말하다 보니 그녀의 말투는 좋은 편이 아니다.오건우도 이를 악물었다. 약 효과 때문인지 윤하경의 몸에서 나는 향기가 점점 짙어지는 것 같았다.특히 윤하경의 벌름거리는 붉은 입술이 새빨간 금단의 열매처럼 보여 한 입 먹어보고 싶었다. 한 입만 먹으면 그는 곧 해방될 것만 같았다.“3년... 아니면 기간은 네가 정해.”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는 평소에 자기 욕망을 억제할 줄 아는 남자였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결국 약효과를 감당할 수 없었다.모든 모공이 지금 당장 이 여자를 품어야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있지만 그의 이성은 적어도 윤하경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말해준다.윤하경은 이 순간 오건우가 이미 이성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돌려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물건을 찾아보았다.이 작은 방은 잡동사니를 넣은 창고 같았는데 안에는 물건이 많지 않았고 텅 비어 있어 돌멩이도 보이지 않았다.“오 팀장님, 진정하세요. 저를 내보내면 의사를 불러줄게요.”그녀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가방도 비서가 들고 있어 도움을 청할 방법조차 없었다.순간, 그녀는 울고 싶었다.더는 기다릴 수 없었던 오건우는 마지막 이성마저 흐트러진 채 윤하경의 빨간 입술에 키스하려고 고개를 숙였다.윤하경은 급히 고개를 돌렸는데 마침 손이 테이블 옆에 놓인 꽃병에 닿았다.그녀는 내심 기뻐하며 주저 없이 꽃병을 들어 오건우의 머리를 내리쳤다.오건우는 그녀를 놓아주며 체력이 바닥 나서 쓰러졌다.윤하경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문을 열고 나가려던 순간 누군가가 발로 문을 걷어차서 열었다.문 앞에는 큰 키를 가진 남자가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93화

    윤하경은 오건우를 따라 정원으로 나갔다.이번 만찬은 교외 호텔에서 열렸기 때문에 밤의 정원은 실내보다 훨씬 고요했다.그녀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하이힐을 또박거리며 그를 따라갔다.“오 팀장님, 계시나요?”그녀의 목소리는 밤하늘에 맑게 퍼졌지만 몇 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몇 걸음 더 나아가며 다시 불렀다.“오 팀장님, 어디...”“악...”그녀는 심장이 멎을 것 같아 비명을 질렀다.“소리 지르지 마. 나야!”“오 팀장님?”이 작은 방에는 불이 꺼져 있지 않았고 그저 정원의 가로등에서 한 줄기 빛이 새어 들어왔다.윤하경은 눈을 깜빡이며 마침내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이 남자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그런데 그녀는 곧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건우의 호흡이 너무 거칠어서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왜 그러세요?”“시치미를 떼긴.”오건우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 찼다.“네가 한 짓이야?”윤하경은 약간 어리둥절해졌다.“뭐라고요?”“나에게 약 먹인 거 말이야.”오건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음산한 눈빛으로 어두운 조명을 뚫고 윤하경을 바라봤다.윤하경은 멈칫거리다가 욕하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무슨 헛소리예요? 저는 그저 계약에 관해 얘기하고 싶었을 뿐이에요.”“흥...”오건우는 믿을 수 없다는, 그녀의 간계를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이다.윤하경은 그가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정말 제가 아니라고요.”“그럼 왜 따라왔어?”오건우의 목소리는 점점 불안정해졌다.이 질문에 윤하경은 어이를 없어 다시 반복해서 말했다.“말했잖아요. 저는 그저 계약에 관해 얘기하러 왔을 뿐이라고요.”이 말을 듣자 오건우의 입가에 비웃음을 흘렸다.“계약을 따내기 위해 약을 탔나 보네.”윤하경은 말문이 막혀버렸다.“제정신이 아니죠?”오건우는 이를 악물었다. 밑바닥에서 한 계단씩 이 자리까지 올라온 그는 갖은 속임수를 다 겪어왔다. 윤하경의 이 수단을 한눈에 간파하고는 뭔가 말하려고 할 때 마침 문밖에서 두 여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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