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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화

Author: 가하
정유진은 깜짝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싸우고 있던 게 아니었어? 왜 갑자기...’

“뭐 하는 거예요?”

“네 생각에는 뭐 하는 것 같아?”

강지찬의 뜨거운 입깁이 정유진의 귓가에 닿자 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워 났다.

이런 일은 지난번에도 강지찬의 핍박으로 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정유진은 그의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졌다.

“강지찬, 너 미쳤어!”

밖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있었고 문도 잠겼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만약 지금 누군가가 들어온다면 그녀는 정말 죽고 싶었다.

“그래. 난 미쳤어!”

강지찬은 벨트를 풀고 정유진의 어깨 위로 입술을 움직이며 말했다.

“넌 항상 자신을 존중해달라고 말했지. 그래서 난 내 성질을 고쳐가면서 널 존중하려고 했어. 하지만 넌 나한테 어떻게 대했어? 날 존중해준 적이 있어?”

“음...”

정유진은 이미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강지찬을 미워하고 있었다.

“넌 정말 짐승 같은 놈이야.”

정유진은 강지찬의 힘을 이길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참고 있었다.

“난 너에게 절대 아이를 줄 수 없어. 그렇게 대단하다면 날 죽여봐.”

강지찬은 정유진의 어깨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

“내가 널 죽이고 싶지 않은 것 같아?”

시간은 얼마나 흘렀을지 모르지만 강지찬은 마침내 정유진을 놓아주었다.

강지찬이 손을 떼자마자 정유진은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두 다리 사이로 강지찬의 체액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정유진은 굴욕스럽고 난감했다.

정유진은 강지찬을 보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를 갈며 말했다.

“이혼하면 두 사람은 평등한 위치에 서서 지난 일은 뒤로 하고 다시 마주할 수 있을 줄 알았어. 내가 틀렸어. 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파렴치한 사람이었어.”

일을 마친 강지찬은 자기 옷을 정리했고 다시 정인군자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는 애매한 눈빛으로 정유진을 쳐다보다가 화장실에 가서 깨끗한 수건을 가지고 나왔다.

“직접 닦아 줄까. 아니면 스스로 닦을래?”

정유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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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임유희는 오늘 밤 온유한의 손에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천천히 다가가 온유한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했던 임유희였다.임씨 가문이 온유한을 몰아세우면 그녀는 온유한 앞에서 이해심 많은 모습을 보여주며 그에게 점수를 딸 생각이었다.임근우와 장희수도 잘 협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변고가 생겼다.“콜록... 유한 오빠... 그게...”“봤냐니까?”온유한은 다시 한번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안경을 쓰고 있지 않아 표정이 매우 사나워 보였다.“아니, 아니...”임유희는 미친 듯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눈물을 흘렸다.“방금 본 건 잊어버리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네네, 알겠어요!”임유희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이 순간 온유한의 얼굴이 너무 무서워서 미칠 지경이었다.온유한이 한참 후에야 손을 뗐고 임유희는 숨을 크게 몰아쉬며 바닥에 쓰러졌다.하마터면 온유한의 손에 죽을 뻔했다.이 남자는 더 이상 3년 전 그녀를 설레게 했던 온유한이 아니었다.지금의 온유한은 강지아를 위해 미쳐버린 상태였다.그는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에 ‘지'자를 문신했다.미친 거 아닐까?너무 무섭다!현채영을 집으로 데려온 목적은 분명했다.강지아를 위해서라면 친엄마도 신경 안 쓰는 사람이다.이런 남자를 그녀가 어떻게 옆에 둘 수 있겠는가?감히 엄두도 못 낼 것이다.임유희는 기다시피 하며 온유한의 방을 뛰쳐나갔다.자기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혹시라도 온유한이 따라올까 봐 서둘러 문을 닫은 뒤 방문을 잠갔다.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한 뒤 거울을 보니 목에 빨간 자국이 생겼다.온유한이 진짜로 그녀를 목 졸라 죽일 뻔했다!침대에 몸을 웅크린 뒤 장희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입술을 깨물며 울음소리를 내지 못했다.“엄마, 온유한이랑 결혼하기 싫어. 집에 가고 싶어.”장희수는 지금 한창 신이 난 상태였다. 최신애가 장희수와 친해지기 위해 카드도 많이 양보했다.“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거야?”장희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05화

    “진짜 열받아 죽겠어. 정말!”화가 난 최신애는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느껴졌다.“엄마인 나를 점점 안중에도 안 두는구나. 같이 지옥에 가자고?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온혁진은 이런 최신애가 너무 귀찮았다. 낮에 임씨 가문 사람들과 만나면 그들은 온유한과 임유희의 혼사를 언제 치를 것이냐고만 물었다.지금 이런 상황에서 온유한이 임유희와 약혼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애초에 임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잖아. 우리가 오히려 발목이 잡혔어.”온혁진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임씨 가문 사람들에게 어떻게 얘기하는지 모르겠지만 유한이 결혼에 대해 나는 상관하지 않을 거야. 경고하는데 당신도 좀 똑똑하게 굴어, 나중에 이도 저도 아닌 꼴이 되지 말고. 임씨 가문 사람들도 속셈이가 이만저만이 아니야.”최신애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속셈이가 있어 봤자 무슨 속셈이가 있겠어요? 유희를 우리 집 며느리로 들이고 싶은 것뿐이겠죠. 걱정하지 마세요. 유희가 유한이만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임씨 가문도 그저 말로만 재촉하는 것이니 별일 없을 거예요. 게다가 나라고 상관하고 싶겠어요? 현채영 같은 여자가 강지아보다 훨씬 못한데 어떻게 우리 온씨 가문에 들이겠어요? 그런 여자를 들였다가는 서울의 웃음거리가 될 거예요.”온혁진은 골치가 아팠다. 말로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온유한이 진짜로 현채영과 결혼하려 한다면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그래서 이 일은 최신애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이날 오후 최신애는 장희수와 함께 미용실에 갔다. 대화가 잘 통했는지 저녁에는 카드 놀이하러 함께 갔다.온유한이 집에 돌아왔을 때, 집에는 임유희만 있었고 현채영은 다른 일이 있어서 현씨 저택으로 돌아갔다.“유한 오빠, 아직 밥 안 먹었죠?”온유한이 ‘응’이라고 대답하자 임유희는 얼른 하인을 시켜 밥을 차리게 하더니 웃으며 말했다.“어머님이 일이 있으셔서 밖에서 저녁 드시고 오겠대요. 아버님도 석식이 있으시다고 했고 현채영 씨도 저녁에 늦게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04화

    온유한이 회의를 마치자마자 전성호가 휴대전화를 들고 급히 사무실로 돌아왔다.“선생님, 집에 일이 생겼습니다!”온씨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마당에 경찰차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최신애는 임유희의 손을 잡고 경찰에게 사건 경위를 말하고 있었다.“보석이 박힌 그 장신구를 지금 사람들은 잘 안 써요. 다만 온씨 가문 며느리에게 대대로 내려오는 물건이라 정말 돈이 급할 때 쓰기 위해 남겨둔 것이에요. 오늘 전문적인 청소 담당자를 불러서 청소를 할 때 금고를 깜빡하고 안 잠근 채 주방에 가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위층에 올라가 보니 가보와 장신구 몇 점이 보이지 않았어요. 몇천 만원 현금은 그대로 있었고요. 경찰분들, 아마 분명 이런 물건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훔쳐 갔을 거예요. 현채영이 아니면 누구겠어요? 집이 파산해 돈이 부족한 여자예요. 이 여자가 보석들을 방에서 가지고 나오는 것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혹시나 인정하지 않을까 봐 동영상까지 촬영했어요. 증거까지 있는데 계속 발뺌할 수 있을까요?”경찰 몇 명은 서로를 쳐다봤다. 이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온씨 가문 사모님은 억울한 척하며 말했지만 말 한 마디마다 빈틈이 있었다.진짜로 규칙에 따라 일을 처리한다면 이 집안사람 모두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아야 했다. 그 장신구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 사건의 이상함을 느낄 수 있었다.한창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온유한이 돌아왔다.현채영은 그가 돌아오자 웃음을 지을 뿐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최신애는 흥분하며 앞으로 걸어갔다.“아들아, 마침 잘 왔어. 이 여자 손버릇이 아주 나빠. 빨리 내보내.”온유한은 경찰 몇 명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어두운 얼굴로 최신애를 바라보며 말했다.“돌아오는 길에 대충 들었어요. 하지만 채영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채영이를 믿어요.”“또 이 여자를 감싸고 도는 거야?!”이렇게 좋은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가만히 있을 최신애가 아니었다.“이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03화

    현채영이 잠에서 깼을 때 최신애는 점심을 거의 다 먹은 상태였다.“어머니, 점심 먹을 때 부르라니까요. 왜 안 부르셨어요?”최신애는 우아한 모습으로 식사를 하며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알아서 깼잖아?”“그래도 불렀어야죠. 그러다가 배를 곯으면 유한 씨가 어머님을 나무랄 거예요.”최신애는 테이블을 내리치고 싶은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그리고 현채영이 밥 먹으면서 음식 투정을 하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야채가 너무 많네요. 이 음식은 아무 맛이 안 나요.”최신애는 겨우 화를 참았다.“내가 나이가 들어 입맛이 담백해졌어. 못 먹겠으면 이 집에서 꺼져도 돼. 널 불잡을 사람 아무도 없을 테니.”현채영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유한 씨가 얘기했잖아요. 저는 짭짤하면서도 단 것을 좋아해요. 탕수육 같은 거 좋아하니까 다음번에는 그런 것으로 만들어 주세요.”하인은 최신애의 눈치를 살피며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현채영은 젓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더니 한마디 했다.“왜요? 밥 먹는 것조차 어머님이 허락해야 먹을 수 있는 거예요?”현채영이 젓가락을 두드리는 소리에 최신애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젓가락을 테이블에 ‘탁’하고 놓았다.“네가 뭔데 감히 내 앞에서 테이블을 내리쳐!”최신애가 격노했다.“현씨 집안이 이 지경으로 전락한 게 다 이유가 있었어. 정말 교양이 하나도 없네!”그 말에도 현채영은 화를 내는 대신 ‘흥’하고 콧방귀만 뀌었다.“최씨 가문 식구들은 교양이 있어서 성격이 이렇게 모났나 봐요. 유일한 친아들마저도 엄마라고 부르지 않고.”“너 정말...”최신애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여봐라, 어른은 안중에도 없는 이 여자를 쫓아내라.”“누가 감히 할 수 있는지 나야말로 보고 싶네요.”현채영은 절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어머님,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제가 여기에 있는 걸 힘들어하면 유한 씨도 같이 나간다고 했어요. 집도 이미 다 장만했어요.”“뭐라고?”최신애는 어리둥절해 했다.“너에게 집도 사줬어?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02화

    “유희야, 네가 잘못 짚은 거 아니야? 유한이가 현채영에게 점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아.”최신애는 분통을 터뜨렸다.“강지아에게도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저게 연기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일부러 강지아를 괴롭혔는데 전혀 반응이 없잖아.”임유희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제 예상이 맞아요. 현채영은 유한 오빠가 저와 어머니를 상대하기 위해 일부러 데려온 거예요.”“그런데 강지아는 서원준과 사귀고 있잖아.”최신애는 임유희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온유한이 강지아를 아직도 좋아한다면 어떻게 강지아보다 현채영에게 더 잘할 수 있겠는가?강지아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지켜보기만 한다고?온유한의 성격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는 것은 참지 못할 것이다.“유희야, 일단 허튼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유한이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해. 유한이가 너를 진짜로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나한테 화내는 거야. 너는 너무 착해. 현채영 그 여자를 봐, 하루 종일 유한에게 붙어서 별짓을 다 하잖아.”임유희는 입술을 달싹였다. 그녀는 아무리 노력해도 현채영처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하지만 온유한이 하루 종일 현채영과 붙어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힘들었다.다음 날 아침 현채영은 또 늦게 일어났고 온씨 가족이 식사가 끝난 뒤에야 방에서 나왔다.“아버님, 어머님, 임유희 씨, 굿모닝.”그러더니 온유한의 볼에 입까지 살짝 맞췄다.“유한 씨, 좋은 아침.”온씨 집안사람들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임유희는 입에 넣은 밥을 뱉어내고 싶을 정도였다.온유한이 현채영의 손을 잡더니 그녀를 옆자리에 앉히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졸려서 밥 먹기 싫다며? 네 아침은 남겨놨으니 피곤하면 좀 더 자고 일어나서 먹어도 돼.”“출근하는 거 보고 싶어서 그래.”꿀을 탄 듯 달콤한 현채영의 목소리에 최신애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도저히 들어줄 수 없었다.“먹을 거야, 말 거야? 안 먹을 거면 꺼져, 아침부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01화

    “쇼핑 더 할 거야?”화령의 두 손에도 쇼핑백이 가득 들려 있었다.맞은편 가게에서 현채영이 치마를 입어보고 있었고 온유한이 그녀의 어깨끈을 고쳐주고 있었다.“이제 가자. 거의 다 샀어.”강지아가 말하는 순간 화령은 무슨 생각이 난 듯 한마디 했다.“곧 금성 씨의 생일이라 선물 좀 사야 할 것 같아. 같이 골라줘.”두 사람은 남성복 가게에 갔다.최금성은 항상 이 브랜드의 옷을 입었기에 가게에도 그의 옷 사이즈가 있었으므로 화령은 스타일만 고르면 되었다.양복과 셔츠 외에 화령은 넥타이도 골랐다. 총 2천만 원이 넘었다.“서 대표에게 뭐 안 사줘도 돼?”화령의 물음에 강지아는 멍해졌다.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필요 없을걸?”두 사람은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강지아도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적응하지 못했다.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을 좋아하는 강지아지만 여자친구로서 주는 거라면... 왠지 이상했다.화령은 서원준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사람이 재미있기도 하고 강지아에게 일편단심이었다. 듣는 소문에 의하면 부모님의 인품도 좋다고 했다.“서원준에게 아무거나 하나 골라줘 봐. 요 몇 년 동안 일이 없을 때마다 날아가서 너와 같이 있어 주고 그랬잖아. 알 사람들은 다 알아.”화령의 말은 사실이었다.강지아는 어쩔 수 없이 서원준을 위해 은회색의 패셔너블한 넥타이를 골랐다.“괜찮아?”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넥타이를 선물하는 것이었기에 강지아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잘 어울리겠지?”“당연히 잘 어울리지. 서 대표가 얼마나 스타일리쉬한데. 이런 컬러 잘 어울려.”강지아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사기로 결심하고 종업원에게 건넸다.“이거 포장해 주세요.”뒤돌아선 순간 온유한과 현채영이 어느새 가게에 들어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현채영이 온유한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유한 씨, 넥타이 사기로 했잖아. 내가 골라줄게.”온유한이 ‘응’이라고 대답하며 강지아의 옆을 지나갔다.종업원은 강지아와 화령의 물건을 재빨리 포장했다. 이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900화

    “강지아 씨, 이 치마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지아 씨처럼 피부가 뽀얀 사람들만 소화해낼 수 있을 거예요.”종업원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평소 이런 색상을 거의 입지 않은 강지아마저도 꽤 마음에 드는 듯했다.“그래요. 이걸로 살게요.”이때 옆에 있던 임유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치마가 정말 예쁘네요. 마음에 들어요.”그러자 최신애가 말했다.“그럼 사.”임유희를 본 종업원은 미안한 얼굴로 다가와 말했다.“죄송합니다. 이 치마는 저희가 새로 출시한 한정판 신상품이라 사이즈별로 한 벌씩밖에 없어요. 고객님도 S사이즈시죠? S사이즈는 더 없습니다. 대신 다른 스타일로 추천해 드릴게요. 저희 가게에...”“다른 스타일 말고 저걸로 줘.”최신애의 말에 종업원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강지아는 상대하기 귀찮았다. 두 집안이 이미 인연을 끊었기에 굳이 인사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드레스 룸에 가서 다른 치마로 갈아입었다.한편 최신애는 아직도 종업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내가 이 가게 VIP야. 지금 이 치마가 마음에 들어서 입어보겠다고 하잖아.”종업원은 골치가 아팠다.한편 다른 치마로 갈아입고 나온 강지아와 화령은 최신애가 없는 셈 치고 즐겁게 계속 쇼핑을 했다.강지아가 옷을 잔뜩 골라 종업원에게 주며 포장해달라고 했다.최신애는 빨간 치마를 뺏어오기로 마음먹은 듯 종업원이 포장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빼앗아서 임유희에게 건넸다.“유희야, 입어 봐.”임유희가 치마를 들고 피팅룸으로 들어가려 하자 강지아가 앞으로 한 걸음 나와서 말했다.“이 치마는 제 거예요.”임유희도 물러서지 않았다.“아직 돈을 내지 않았잖아요. 그럼 당연히 강지아 씨의 것이 아니죠.”“내가 먼저 결정한 것이고 이미 사겠다고 얘기도 끝났어요. 대학교수면 누가 먼저인지 기본 도리는 알지 않나요?”“강지아 씨보다 내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단아한 분위기의 임유희에게 빨간 치마가 더 잘 어울린다고?강지아는 피식 웃었다.“본인이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아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899화

    해장국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던 임유희는 외출하려던 온유한과 마주쳤다.“유한 오빠,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디 가는 거예요?”온유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본 후 바로 무시해 버렸다.명성 빌딩.늦게 집에 들어온 진수혁은 거실 소파에 검은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재빨리 불을 켰다.“왜 또 왔어?”자기 집이 아니었기에 진수혁도 함부로 비밀번호를 변경할 수 없었다.하지만 온유한이 마음대로 드나드는 것은 퍽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게다가 온유한은 술까지 마셨다.온유한의 발 옆에는 이미 여러 개의 맥주 캔이 놓여 있었고 손에도 캔이 하나 쥐어져 있었다.“지아의 발목 문신도 그쪽이 지운 거야?”“응.”진수혁이 그를 쳐다보며 대답했다.“문신 지울 때 많이 아파?”“어떨 것 같은데?”“지아가 울었어?”“울진 않았어.”온유한이 맥주를 계속 마시자 진수혁도 마시고 싶은 마음에 냉장고를 열었지만 한 캔도 남아 있지 않았다.진수혁이 화가 나서 말했다.“내 싸구려 맥주가 그쪽 같은 부자들이 마신다니 참으로 영광이네.”온유한이 계속 말했다.“가게가 어디야?”“뭐?”진수혁은 어리둥절했다.두 사람이 연락처를 교환한 뒤 진수혁은 가게 위치를 온유한에게 보냈다.주소를 확인했음에도 온유한은 집에 가지 않은 채 소파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잠들기 전 진수혁에게 한마디 했다.“내가 여기 있다고 지아에게 말하지 마.”진수혁은 어이가 없었다.재벌가들의 사랑싸움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며칠 후 강지아는 서원준과 함께 진수혁을 찾으러 갔다.빨갛게 부어오른 피부가 다 낫자 흉터가 다시 드러났다.서원준은 옆에서 문신을 하는 아가씨가 아파소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듣고는 강지아를 잡고 말했다.“그냥 안 하는 게 어때? 흉터가 크지 않아서 별로 티도 안 나. 진짜로.”진수혁이 서원준을 쳐다보며 말했다.“이분은...”“지아의 남자친구 서원준이에요.”“안녕하세요.”진수혁은 별다른 말 없이 강지아를 향해 물었다.“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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