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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8화

Author: 낭아감자
순간 조인국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표정도 이상했다.

이미연과 조효임은 김예훈을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후지마라 미유와 몇몇 인플루언서들은 세상에서 제일 어이없는 농담을 들은 것처럼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리고 변우진이 덤덤하게 말했다.

“김예훈, 아니. 예훈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정말 1호 별장에서 살아? 보안관실 아니고?”

그는 조효임이 한 말이 어렴풋이 기억났다. 김예훈이 여기서 경비원으로 일한다고 했기에 변우진은 김예훈이 무조건 보안관실에서 살 것 같았다.

조인국도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 그의 안색은 어두워지더니 원망 섞인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했다.

“예훈아, 사람은 착실하게 살아야 해. 말은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다행히 여기 모든 사람들은 한 식구나 마찬가지여서 그렇지, 아니면 개 망신 당하는 거야!”

그러자 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아저씨, 저 정말 1호 별장에 살아요.”

“그런데 왜 우리 집에 묵으려고 하는데? 1호 별장은 우리 11호 별장보다 열 배 남짓 더 호화로운데.”

이미연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연기하려면 제대로 해.”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

“요 며칠 별장을 리모델링하려고 해서 안이 좀 지저분해요. 그래서 아주머니 집에서 묵자고 한 겁니다. 불편하시면 거절하셔도 되고요. 제 별장에도 잠잘 곳 정도는 있으니깐.”

“하하! 리모델링? 지저분하다고?”

이미연은 조인국에게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차갑게 말을 이어갔다.

“그럼 우리가 1호 별장 한번 구경해봐도 될까? 나와 인국 아저씨가 그래도 너한텐 어른인 셈인데 집을 새로 샀고 리모델링까지 하려고 한다니 가서 조언도 좀 해줄게.”

“그래. 우리도 좀 구경하자. 우리가 언제 2,000억짜리 별장을 구경해봤겠어. 어떻게 꾸몄는지 너무 궁금한데.”

후지와라 미유 등 인플루언서들도 차갑게 웃으면서 소란을 피웠다. 그들은 김예훈이 거짓말을 들춰서 망신당하는 꼴을 보려고 했다.

“구경?”

김예훈은 피식 웃었다.

“아직 안이 많이 어수선해서 구경까지는 할 필요가 없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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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1989화

    조인국은 김예훈에게 정말 실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전에 김예훈이 출근하고 보너스까지 받으며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을 매우 뿌듯하게 지켜보았다. 하지만 이제 성실하게 일에 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체면을 이렇게 중시하는 사람이 되다니.조인국은 김예훈을 부산으로 데리고 온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매달 몇십만씩 생활비를 보냈으면 이 소란이 없었을 텐데 말이다.‘아이고! 쪽팔려라!’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조인국을 바라보더니 솔직하게 말하기로 결심했다.“아저씨, 제가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그러자 모든 사람은 귀를 쫑긋 세웠다.“1호 별장은 정말 제 것입니다. 강호 씨가 일주일 전에 저에게 주신 겁니다. 이젠 수속도 거의 다 끝났고요.”“너에게 줬다고?”그 말을 듣자 후지마라 미유는 껄껄거리며 웃었다.“2,000억짜리 별장을 너에게 선물을 주다니. 하하. 우리 예훈 도련님 대단하네! 그럼 더 구경해야겠네. 아니면 너무 아쉽잖아!”이번에 김예훈은 거절하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다들 그렇게 관심이 많으시니 그러면 같이 갑시다.”말이 끝나자 김예훈은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사람들은 김예훈이 망신당하는 꼴을 보려고 그의 뒤를 빠르게 따라 나갔다.조인국의 안색은 더 어두워졌다. 고민 끝에 그도 함께 따라가기로 마음을 먹었다.어쨌는 김예훈은 그의 큰 조카이기에 아무리 잘난척하고 잘못을 저지른다고 해도 끝까지 도와주고 싶었다.사람들이 정말 따라오는 것을 보자 김예훈은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거절하지는 않았다.포레스트는 거대한 공원과도 같았다. 별장 11채가 들어설 정도로 부지면적이 넓었고 별장 사이의 거리도 멀어서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있었고 조용했다.이 별장들과 비교하면 11호 조씨 저택은 확실히 보잘것없었다. 소문에 의하면 11호 별장은 단지 숫자를 채우기 위해서 지은 거라고 했다.왜냐면 10호 별장에 큰 인물이 살고 있었는데 자기가 하위권인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11호를 지었다고 했다. 그래서 11호 별장은 다른 별장과

  • 지존 사위   제1990화

    “정확히는 모르나 주살령은 부산에서 전해져 나온 것입니다. 명을 내린 사람은 아마 사쿠라일 것입니다. 혹은... 방호철...”이 이름을 듣자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비록 그는 방호철과 정식으로 맞붙은 적은 없지만 그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방호철은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였다. 다행히 오늘 김예훈은 나카노 타로우에게 미리 손을 썼기에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그는 오히려 이 주살령이 어떻게 번져나갈지 무척 궁금했다. 그가 전화를 받고 있을 때 1호 별장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정말 멋있는 별장이야. 이곳에 살면 돈이 저절로 생길 것 같고 장생불로할 것 같잖아!”“역시 1호 별장은 달라. 지리적 위치가 너무 특수해서 베란다에서 직접 부산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네.”“이런 집은 태어날 때 가지고 있지 않으면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거야.”1호 별장을 바라보면서 사람들은 모두 감개무량했다. 자부심이 가장 강한 변우진마저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1호 별장이야말로 내 신분에 딱 맞는데. 아쉽네.’옆에 있던 조효임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11호 별장에 살면 이미 부산에서 탑티어에 든다고 생각했는데 1호 별장과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이런 진정한 부잣집의 저력과 카리스마는 졸부들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김예훈이 옆에서 시치미를 떼고 전화하는 걸 보니 조효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비아냥거렸다.‘아직도 연기하네. 쳇.’“됐어. 다 봤으면 이제 돌아가자. 방안에 불도 켜져있으니 주인이 쉬고 있는 건가 봐. 소란을 피우지 말고 돌아가자.”조인국이 이때 한 걸음 앞으로 나와 허세를 부리며 전화를 거는 김예훈을 쳐다보고는 간절한 어조로 말했다.“다들 돌아갑시다. 야식은 제가 쏠게요.”그는 결국 김예훈의 삼촌으로서 그가 너무 창피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김예훈을 따라왔을 때 그는 여전히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가 말한 것이 진실이길 바랬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순간에 갑자기 전화를 받으며 자리를 떠나는 걸

  • 지존 사위   제1991화

    조인국은 자기 마누라 이미연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미연! 당신 나이가 몇인데. 꼭 이래야만 해? 예훈이를 난감하게 만들어야 하냐고? 재밌어?”후지와라 미유가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삼촌, 왜 그렇게 화를 내요. 미연 아주머니 탓도 아니잖아요. 우린 1호 별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왔을 뿐이에요. 김예훈 이 자식이 잘난 척만 하지 않았어도 우린 오지 않았겠죠.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잖아요? 재미없게.”그리고 그녀는 조인국의 난감한 표정을 신경 쓰지도 않고 방금 전화를 마친 김예훈을 보더니 방긋 웃으며 말했다.“예훈 도련님, 전화 다 했어? 우리가 좀 더 기다려야 해? 1호 별장이 네 것이라며? 그럼 문 좀 열어봐. 혹시 열쇠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하지는 않겠지? 이런 별장은 비밀번호 혹은 지문으로 들어가는 거 아니야? 열쇠를 안 가져왔다는 변명 같은 거 하지 마.”그녀는 일부러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자들도 키득키득 김예훈을 비웃기 시작했다. 심지어 경멸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절대 김예훈을 봐줄 기색이 없었다.조효임은 조인국의 체면을 봐서 김예훈을 대신해서 좋은 말 하려고 했지만 김예훈이 잘난 척하는 모습을 떠올리자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 지경에 이르면서도 체면을 챙기려고 하다니. 정말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 만하네!’조인국도 한숨을 내쉬었다.“예훈아, 잘못을 인정해. 모두가 한 식구인데 네가 잘못을 인정한다면 아무도 탓하지 않을 거야. 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생고생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더 반감을 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김예훈은 피식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어떤 변명도 소용없었다.그는 앞으로 걸어가 오른손 식지로 버튼을 누르자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대문이 양쪽으로 천천히 열렸다.흐릿했던 불빛이 순식간에 밝아졌고 한 줄기 빛이 그에게 떨어지면서 남다른 아우라가 느껴졌다. 후지와라 미유 등은 모두 멍해졌다.잠시 후 물건을

  • 지존 사위   제1992화

    김예훈은 그제야 조인국을 보며 말했다.“삼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집 안이 인테리어 재료들로 많이 지저분하니 저들이 다 정리한 후에 들어갑시다.”그들이 서있는 별장 입구 쪽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모든 사람은 귀신이라도 본 듯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입을 틀어막았다. 심지어 한 인플루언서는 무의식적으로 자기 뺨을 때리면서 이 모든 게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봤다.그들은 김예훈이 정말 1호 별장에 살 줄 꿈에도 몰랐다.‘이건 강서 임씨 가문 부동산이잖아! 김예훈이 언제부터 임씨 가문이랑 관계가 이렇게 좋았어?’강서 임씨 가문에서 김예훈에서 선물을 줬든 김예훈더러 이곳에 살게 한 것이든 모두 김예훈의 인맥과 능력을 보여주었다.이미연은 지금 자기 눈꺼풀이 미친 듯이 뛰고 뺨이 빨개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다른 사람에게 뺨을 맞은 것처럼 말이다.“1호 별장. 이럴 수가. 이럴 수 없는데...”조효임은 앵두 같은 입술을 틀어막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틱톡에서 탑티어에 드는 인플루언서가 되면서 남성 팬으로부터 몇억 원의 현금 선물을 받고서야 11호 별장에 들어갈 자격이 있게 되었다.하지만 병신처럼 보였던 김예훈이 1호 별장에 살다니.이건 2,000억 가치의 별장이다.여기에 살 수 있다는 것은 재력뿐만 아니라 대단한 권세와 인맥을 뜻한다.그런데 김예훈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에 산단 말인가?조효임은 김예훈 앞에서 여왕처럼 안하무인으로 그를 대했지만 지금은 그 소위의 우월감이 1호 별장이라는 단어 앞에서 산산조각이 났다.변우진도 순간 말이 없어졌다. 그는 권세도 좀 있고 돈도 좀 있었지만 이런 별장을 살 형편이 못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가장 중요한 건 이런 별장은 대단한 인맥과 친분이 없으면 사려고 해도 팔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후지와라 미유의 눈빛은 경멸에서부터 존경으로 바뀌었다. 마치 김예훈을 가지고 싶어서 이글거리는 눈빛 말이다.다른 인플루언서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들은 돈에 눈이 먼 사람들이다. 아무리

  • 지존 사위   제1993화

    조인국은 모두가 묻고 싶은 말을 물었다. 이미연과 조효임은 김예훈을 쳐다보았고 후지마라 미유와 다른 인플루언서들도 숨을 크게 쉬며 그의 대답을 기대하였다.변우진도 복잡한 표정으로 김예훈에게서 단서를 찾으려고 그를 훑어봤다.그러자 김예훈은 덤덤하게 웃으면서 소파 주인 자리에 앉아 말했다.“강호 어르신이 저에게 이 별장을 주셨을 때 저는 정말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제가 부산에서 발붙일 곳이 없다는 생각에 마지못해 받아들였죠. 그래서 명의변경 절차도 아직 진행 중이고요.”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하자 듣는 사람들은 더 놀랄 따름이다. 그들은 전에 김예훈의 모든 행동과 말이 잘난척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이 순간 그가 하는 모든 것이 진실로 다가왔다.심지어 그의 말투에서 1호 별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식으로 느껴졌다. 심지어 입주하자마자 리모델링할 정도이니 말이다.때문에 김예훈은 더 좋은 것을 많이 봤을 것이고 돈도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니면 어떻게 이런 별장을 다시 리모델링할 생각을 하겠는가? 원래 인테리어를 망쳐서 부동산 가치가 오히려 더 떨어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점이 두려워서 인테리어를 다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니 김예훈한테는 이 정도 돈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 생각을 하자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예훈아, 미안해. 내가 널 오해했구나!”조인국은 한숨을 쉬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제일 잘난 체하는 그 사람인가 봐. 하하!”그러자 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삼촌은 저를 위해서 그런 것이니 괜찮아요. 제가 제대로 말하지 못한 겁니다.”조인국은 땅이 꺼지도록 긴 숨을 내뱉었다.“아니야. 내가 보는 눈이 짧아서 그래. 네 고모처럼 너에게 편견이 있었나 봐.””삼촌, 아니에요. 자, 자, 자, 별장 구경시켜 드릴게요. 골동품을 소장하는 방이 있는데 임강호 어르신이 개인 소장품이라고 하네요. 며칠 후에 사람을 시켜 이것들을 강호 어르신에게 돌려주려고요. 지금 보지 않으시면

  • 지존 사위   제1994화

    그들은 조씨 저택인 11호 별장으로 돌아왔다. 어색한 기운이 맴돌았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조인국도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제일 좋은 2층 손님방으로 김예훈을 안내했다. 그리고 하은혜 등인의 객실로 존중의 표시로 2층에 배치했다.변우진도 당연히 11호 별장에 묵게 되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들 중 후지와라 미유만 별장에 묵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방이 없어서 아쉬움을 안고 떠났다.방 배치가 끝난 후 김예훈은 방에 들어가서 쉬었다.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하지만 그가 눕자마자 진윤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회장님, 우 부회장님이 오늘 전화드렸어요? 저녁 연회 일을 말하던가요?”진윤하가 공손하게 물었다. 그러자 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다음 주에 저녁 연회가 있다고 전에 문자 왔어. 내가 참석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그동안 내부 분란으로 용문당 부산 지부가 분열됐다고 했어. 지금 다 정리됐으니 당연히 용문당 관련 기업과 가족들을 요청해서 제대로 대접해야지. 얼굴도 볼 겸 관계 유지도 하고 인맥도 넓히고. 제일 중요한 건 나더러 용문당을 위해 몇 마디 해달라고 하던데.”김예훈은 여기까지 말하자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교활한 여우야. 세상 물정을 어찌 잘 아는지.”하지만 김예훈은 그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조용하게 부산에서 지내고 싶었다. 이런 얼굴을 드러내야 하는 일은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자 진윤하가 공손하게 말했다.“회장님은 이번 연회 목적을 이미 너무 잘 알고 계시는데 왜 거절하셨어요? 다들 회장님을 보고 싶어 합니다.”김예훈이 피식 웃었다.“내가 가든 안 가든 무슨 차이야? 어쨌든 용문당 지부는 이미 다 통합되었기에 네가 나 대신 가면 되잖아.”그러자 진윤하가 말했다.“지금 얼마나 많은 용문당 제자와 맹우들이 회장님을 보고 싶어 하는지 회장님은 모르실 거예요. 회장님이 가시지 않으면 그들의 마음을 굳세울수 없습니다. 회장님은 용문당 부산 지사의 뿌리이고 정신적 기둥입니다. 회장님이 오지 않으면 이 연회는 아무 의미가 없

  • 지존 사위   제1995화

    연회에 관한 일을 다 말한 후 김예훈은 사람을 더 붙여 별장 리모델링 진도에 속도를 가해라고 말했다. 이번 리모델링은 스케일이 작기에 며칠이면 끝낼 수 있다. 그는 너무 복잡하게 하기 싫었다.하지만 진윤하는 방탄유리와 반사문도 설치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면 더 안전하게 공격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그 말을 듣자 김예운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1호 별장 주인이 그로 바뀐 후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암살 시도가 몇 번 있었다. 만약 방탄유리 말고 다른 재질로 인테리어를 하면 확실히 매번 교체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일본 야마자키 파에서 주살령까지 내렸으니 이제 평온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없을 것이다.그 생각을 하자 김예훈은 심지어 오늘 밤 야마자키 파가 부산에 있는 도관에 직접 찾아가 정면으로 붙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어떤 일은 때려죽인다고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김예훈은 감정을 추스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하고 막 잠옷으로 갈아입고 누우려고 할 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김예훈은 당연히 하은혜인 줄 알고 별생각 없이 방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을 여는 순간 은은한 향수냄새를 풍기는 한 여인이 재빨리 그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무슨 상황인지 확인하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 여자는 하은혜가 아니라 목욕하다 만 후지와라 미유였다. 그녀는 가운으로 섹시한 몸매를 감싸고 있었으며 젖은 머리카락과 길쭉한 두 손과 다리는 우윳빛을 뽐냈다. 남자라면 혹하게 만드는 야릇한 분위기였다. 그녀는 김예훈을 유혹할 것처럼 그윽하게 그를 쳐다봤다.김예훈은 정신을 차리고 차갑게 물었다.“미유 씨, 무슨 일이 있습니까?”“예훈 도련님, 죄송한데요. 욕실에 뜨거운 물이 안 나와서 샤워하다가 말았어요. 실례가 안 된다면 욕실 잠깐만 써도 될까요? “그리고 그녀는 김예훈이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그의 욕실로 뛰어들어 물을 틀고 헹구기 시작했다.욕실은 반투명 유리로 설계되었고 후

  • 지존 사위   제1996화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내가 언제 1호 팬도 누려보지 못한 대우를 바랐나?’후지와라 미유는 김예훈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요염하게 몸을 비틀면서 애교부렸다.“김 도련님, 이런 일은 남자는 좋겠지만 여자한테는 손해예요. 지금 두려운 거예요? 아니면 그럴 능력이 안 되는 거예요?”후지와라 미유는 어느정도 도발의 말투로 말했다.남자한테 가끔 이런 도발이 유혹보다 더 잘 먹힐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있는듯했다.어떤 남자는 이런 도발을 받으면 여자한테 자기 능력을 보여주고 싶어 하기도 했다.하지만 김예훈은 한숨만 내쉬면서 미간만 찌푸릴 뿐이다.“다른 뜻은 없어요. 그런데 제가 은혜 씨의 보디가드라는 거 잊으셨어요? 저는 보디가드의 직책을 이행하러 왔지, 다른 목적은 없습니다.”후지와라 미유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보디가드요? 그러실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방금 제가 샤워실로 들어가기 전에 변우진 씨가 하은혜 씨의 방문을 두드리는 걸 봤거든요. 야심한 밤에 혈기가 왕성한 젊은 남녀가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는데 설마 가서 방해할 건 아니죠?”이 말에 김예훈의 표정은 순간 어두워졌다.그는 하은혜가 얼마나 변우진을 싫어하는지 알고 있었다. ‘변우진이 은혜 씨의 방으로 갔다니. 설마 무슨 일이 벌어진 건 아니겠지...’표정이 확 바뀐 김예훈은 후지와라 미유를 무시한 채 아예 밖으로 뛰쳐나갔다.바로 이때, 하은혜의 방안에서 비명이 들려오자 김예훈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바로 발로 문을 걷어차 버렸다.안으로 달려 들어가자마자 하은혜가 테이블 옆에 잠옷 차림으로 고통스럽게 발가락을 감싸 쥐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김예훈이 방안 곳곳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후지와라 미유가 분명 변우진이 하은혜의 방문을 노크했다고 했지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설마 들어오자마자 나간 건가?’이런 생각이 김예훈의 머릿속에 떠올랐다.김예훈은 하은혜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변우진을 방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다는 것도 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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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756화

    “24시간 내로 진주에서 꺼져주시면 예전에 있었던 일을 따지지도 않을게요. 어쩌면 저희가 약간의 혜택도 드릴 수 있어요.”혜선 스님의 진지한 말투에 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성녀님, 저희 오늘 두 번째로 만나는 거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도 싫으세요? 제가 정말 진주를 떠났으면 좋겠어요?”“네. 김예훈 씨가 진주에 오고부터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요.”혜선 스님은 차분한 모습으로 제자가 건넨 차를 마시며 말했다.“안동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의 기둥과도 같아요. 김예훈 씨 존재만으로도 진주·밀양에 피바람이 불고 있는데 하루빨리 떠났으면 좋겠어요. 안동 김씨 가문을 위한, 진주·밀양을 위한, 김예훈 씨 자신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 간단한 조건을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혜선 스님,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진 걸 보면 김현민이 수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있든 없든 수장 자리를 지켜낼 자격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저랑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일이 아닐까요? 이런 일로 제가 진주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혜선 스님이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씨,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예요?”“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해서 그래요. 제가 왜 진주를 떠나야 하는 거죠?”김예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직설적으로 말했다.“이곳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제 자유 아닌가요? 아무도 저한테 뭐라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요? 오륜 사찰이 아직 저한테 해명해야 할 것이 있는 건 둘째치고, 그런 일이 없었다 하더라도 제가 실수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고 꺼지라는 거예요? 혜선 스님, 장사를 너무 잘하시네요. 오히려 제가 그 보잘것없는 몸매를 보고 눈을 버릴 뻔했는데도요? 서로 없었던 일로 하는 건 괜찮은데 이걸로 저를 협박해서 진주에서 쫓아내려

  • 지존 사위   제2755화

    옷을 갈아입고 나온 혜선 스님은 정말 선녀와 다를 바 없었다.그녀는 유리알 같은 눈동자로 김예훈을 차갑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제 목욕탕에 무단 침입했으니 김예훈 씨를 죽일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전에 선재 스님 사건 때 저희 오륜 사찰에 해명을 요구했었죠? 이제 서로 빚진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혜선 스님.”오륜 사찰 여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성녀님의 알몸까지 봤는데 이대로 넘어간다고? 아, 선재 스님 사건을 해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면 누가 손해 보는 거지?’이때 한 여제자가 무의식적으로 혜선 스님을 힐끔 쳐다보며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설마 오륜 사찰과 맨날 사이가 안 좋던 저 자식을 성녀님이 인정해버린 걸까?’김예훈은 그저 어이없기만 했다.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어쨌든 잘못한 것이 있으니 천천히 목욕탕에서 나와 혜선 스님이 살벌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향긋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냈다.그의 아무렇지 않은 행동에 한 제자가 말했다.“그건 성녀님께서 몸 닦는 수건인데...”퍽.제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선 스님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앞으로 걸어가 김예훈의 가슴팍을 쳤다.퍽.김예훈은 재빨리 손으로 막았지만 뻘쭘한 마음에 별로 힘을 쓰지도 않았다.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혜선 스님이 이미 수건을 빼앗아 간 후였다.혜선 스님의 표정은 다시 냉랭해지면서 김예훈을 차가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이제 저희 오륜 사찰에 볼일 없을 것 같은데 이만 가시죠.”김예훈은 상대방의 분노를 느끼고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더 이상 도망가지 않으면 그녀가 칼을 빼 들고 죽일 것만 같았다.김예훈은 피식 웃으며 돌아서서 말했다.“가긴 가겠지만 한마디만 할게요. 오늘 이 일이 정말 우연이라면 제가 해명해야 되겠지만...”김예훈은 말을 하다 말고 눈빛이 차가워지고 말았다.“만약에 오륜 사찰이 일본인과 손잡고 저를 함정에

  • 지존 사위   제2754화

    “성녀님? 도포? 오륜 사찰? 당신이 바로 혜선 스님이에요?”보지 말아야 할 모습까지 다 봐버린 김예훈은 표정이 일그러져있었다.오륜 사찰의 성녀인 혜선 스님의 목욕탕에 빠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을 보니 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라고 하는지 이해할 것만 같았다.‘성녀의 목욕탕에 빠뜨리는 것이 바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계획이었나? 정말 그의 계획이라면 김현민이 자기를 죽일까 봐 걱정되지도 않았을까? 그리고 내 기억이 맞는다면 김현민 그 자식이 성녀 혜선 스님을 마음에 품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혜선 스님은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애써 감정을 추스르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잠시 후, 갑자기 자기 목욕탕에 나타난 이 건방진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이때 혜선 스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씨?”“뭐? 몇 번이고 우리 오륜 사찰의 얼굴에 먹칠하고 경매회까지 망친 그 김예훈?”“선재 스님을 해친 것도 모자라 3일 안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았어?”“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성녀님, 저 자식이 이곳에 나타난 건 성녀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모욕이에요. 죽여야 한다고요.”오륜 사찰의 한 제자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곧장 달려들어 김예훈을 검으로 찌르려 했다.퍽.이때 혜선 스님이 손가락을 튕겨서 검을 날려버리고는 뒤돌아 병풍 뒤로 가서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진주에 어쩌다 천연 온천이 생겼는데 여기서 피를 볼 순 없지.”제자들 모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성녀님, 저희가 너무 성급했나 봐요. 지금 바로 저 자식을 데리고 나가서 죽여버릴게요.”제자들은 검을 빼 들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아직 목욕탕에서 나오지 않은 김예훈을 째려보았다.‘계속 우리 오륜 사찰을 건들던 놈이 감히 성녀님 목욕탕에 뛰어들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네.’“툭하면 죽이느니 마느니 하지 말고 제 설명 좀 들어보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아무리 그래도 여자 목욕탕에 뛰어들어 못 볼 꼴

  • 지존 사위   제2753화

    쨕.아마미네 토시로는 옆으로 날아가더니 세게 바위에 부딪히면서 피를 뿜어냈다.그는 얼굴이 일그러진 채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비록 처음부터 온갖 함정까지 파놓으면서 김예훈을 평생의 적으로 대했지만 김예훈이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줄 몰랐다.연기까지 하면서 겨우 이곳까지 끌고 왔는데 김예훈을 죽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뺨 맞을 줄은 더더욱 몰랐다.‘정말 괴물이네.’퍽.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이를 꽉 깨물더니 말없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칼날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처럼 빠르고도 정확했다.김예훈도 무심한 표정으로 검을 휘둘렀다.‘쨍’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김예훈은 절벽 끝에 서 있었고, 아마미네 토시로는 울창한 숲 변두리에 서 있었다.“대단한데?”아마미네 토시로는 칼날을 만지작거리면서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너 같은 사람은 몇 년 더 지나면 아마 내가 너의 상대가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널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자신 있었다면 왜 이런 꼼수를 부린 거지? 일본인은 무신 경지에 이르렀어도 결국엔 본성을 잃지 못하네. 네가 도망치려고 바다에 뛰어든 순간부터 넌 영원히 나를 따라잡을 수 없었어. 지금까지 너를 죽이지 않았던 이유도 네가 또 어떤 꼼수를 준비했는지 알고 싶어서였어. 그런데 너무 실망이네.”“실망하긴 아직 이른 것 같은데?”아마미네 토시로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예훈,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어? 여기에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냐고. 모르고 있었다면 내가 알려줄까?”아마미네 토시로는 검으로 힘껏 바닥을 내리쳤다.쿵.격렬한 진동이 울리면서 김예훈이 서 있던 절벽이 순식간에 갈라졌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에 쥐고 있던 검을 앞으로 던졌다.“풉.”몸에 검이 제대로 꽂힌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후회되지 않는 듯 미친 듯이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반면으로

  • 지존 사위   제2752화

    “풉!”핏덩이를 토해낸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었다.“김예훈, 역시 대단해. 어린 나이에 탑 무신 급 경지에 이르다니.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거야. 너 같은 사람이 우리 일본의 귀족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아마미네 토시로, 아무리 쓸데없는 소리를 해도 난 널 살려줄 마음이 없어. 요트에 있을 때 이미 이 구역 통신을 차단하라고 했거든. 간단히 말해서 네가 방금 나 몰래 보낸 메시지, 아무도 볼 수 없다는 뜻이야.”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이 살짝 굳으며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냈다. 그런데 몇 분 전에 보낸 구조 요청 메시지가 발신 실패로 떠 있는 것이다.“이런 제기랄!”이 순간 아마미네 토시로는 본능적으로 고함을 질렀다.“정말 나랑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받아라! 불사참!”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양손에 들고 있던 검을 힘껏 내리쳤다.칼날이 얼마나 매서운지 마치 귀신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김예훈은 아무런 무기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미간을 찌푸린 채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아마미네 토시로가 이 기세를 몰아 검을 휘두를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김예훈을 스쳐 지나 산꼭대기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다.김예훈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무신이라는 놈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공격하는 척하면서 또 도망쳐?’“아마미네 토시로, 그만 도망치지?”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그만 쫓아오지?”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계속 울창한 숲을 이용해 김예훈을 따돌리려 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전혀 급할 거 없이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한 사람은 도망치고, 한 사람은 쫓아가는 것이 마치 사냥꾼이 사냥감을 쫓는 듯했다.곧 두 사람은 산 정상에 가까운 한 공터에 도착하게 되었다.먼저 땅에 발이 닿은 아마미네 토시로의 얼굴에는 음산한 기운이 가득했다.다음 순간 그는 땅을 구르더니 미리

  • 지존 사위   제2751화

    야마자키파 검신, 일본 무신, 황실 어의인 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명 눈치가 있는 놈이었다.오늘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까지 불러내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한 방에 무너질 줄 몰랐다.이런 상황에서 아마미네 토시로가 정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 남아서 김예훈과 맞서 싸울 일은 없었다.그래서 상대를 존중하는 척 부하의 뺨까지 때리고, 부하의 시체로 요트 엔진을 고장 내서야 쥐도 새도 모르게 도망친 것이다.게다가 도망치는 경험까지 풍부해서 바다 한가운데에 있던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닷가에 도착해 있었다.김예훈은 요트 위에 남아있는 잔병들을 힐끔 쳐다보았다.이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져 마치 어떤 신념이 완전히 무너진 듯했다.이들과 말 섞기도 싫은 김예훈은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아마미네 토시로가 도망친 방향으로 쫓아갔다.어쨌든 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었기에 아무리 겁을 먹었다고 해도 실력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김예훈은 오늘로써 한 방에 끝내고 싶었다.아니면 어딘가 숨어서 언제 또 습격할지 몰랐다. 김예훈은 상관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안전 또한 고려해야 했다.아마미네 토시로도 김예훈이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이자 속도를 내 바닷가의 울창한 숲속으로 뛰어들었다.이 지역은 진주 태산 뒷산으로 진주 상류 인사들이 휴양하는 곳이라 절대 개발이 허락되지 않았다.이곳은 산짐승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진주에서 보기 드문 한적한 곳이었다.아쉽게도 지금의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온 힘을 다했더니 마침내 절벽 끝에 오래 방치된 정자 하나를 발견했다.그런데 숨을 돌리기도 전에 멀지 않은 숲속에서 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태연하게 걸어 나왔다.“김예훈, 내가 이렇게까지 멀리 왔는데 좀 쉬면 안 돼? 요트에 그 많은 사람의 목숨으로는 부족했어? 왜 하필 나를 따라다니는 거야. 노인을 공경할 줄도 몰라?”아마미네 토시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

  • 지존 사위   제2750화

    아마미네 토시로는 영상통화를 끊어버리고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런 실력이라면 아마도 나랑 거의 맞먹을 거야. 탑 무신급에 가까운 실력자가 아니라면 내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을 쉽게 무너뜨릴 수 없었어.”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김예훈, 넌 정말 숨은 고수였구나. 어린 나이에 이런 실력을 갖추다니. 정말 장래가 밝아. 너 같은 사람은 왜 밖에 나가서 자랑하지 않는 거야? 자랑하지 않으니까 우리가 너의 실력을 모르잖아.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지도 못하고 실수로 너를 죽이면 어떡하려고?”아마미네 토시로는 자신감 넘치게 웃었다.“내가 다년간 수련하면서 도를 닦았기 다행이지. 아니면 정말 너의 상대가 안 되었을 수도 있어.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무신 급 실력자를 한 명 잃게 될 운명이야.”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를 저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다른 일본인들도 서로 마주 보더니 하나같이 가소로운 미소를 지었다.오늘 패배할 운명인 줄 알았는데 무서운 김예훈을 앞에 두고도 아마미네 토시로가 태연한 모습을 보일 줄 몰랐다.‘역시 야마자키파 검신은 달라.’이 순간 일본인들은 다시 자신감이 생기는 기분이었다.“이런 제기랄. 우리 아마미네 토시로 검신님의 말씀을 못 들었어? 무신이라고 해서 우리 검신님 앞에서 잘난 척하지 마. 자식. 넌 아직 너무 어려. 네가 엄마 배속에서부터 무술을 배웠다고 해도 검신님의 상대가 될 수 없어. 얼른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고 뭐해. 검신님이 네가 무신인 걸 봐서 살려줄지 어떻게 알아. 내가 보기엔 넌 우리 몸종이나 되는 게 낫겠어.”“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이번에 입을 연 사람은 김예훈이 아니라 아마미네 토시로였다.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아까 입을 놀린 일본인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버렸다.쨕.부하가 요트 엔진에 부딪히는 바람에 엔진이 고장 나면서 주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나머지 일본인들은 입을 꾹 다물고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바로 이때, 아마미네 토시로가 담담하게 말했다.

  • 지존 사위   제2749화

    김서하는 한껏 우쭐거리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녀는 김예훈을 조롱하면서도 그가 산산조각이 나는 장면을 놓칠까 봐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아마미네 토시로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이따 김예훈이 죽으면 저랑 했던 약속을 잊으면 안 돼요.”김서하가 냉랭하게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김예훈만 죽이면 네가 원하는 특별 외교 신분은 얼마든지 줄 수 있어. 이제부터 야마자키파가 우리 진주에서 무슨 짓을 하든 다 상관없는 거야. 진주법을 어기더라도 나랑 현민이가 뒤를 봐주는 이상 아무도 뭐라 하지 못할 거야. 그러니까 지금은 입 다물어. 좋은 구경하는 거 방해하지 말고.”개인 이익을 위해 국가 이익마저 팔아넘기는 사람을 제일 좋아하는 아마미네 토시로는 피식 웃고 말았다.이때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의 검에서 빛이 반사되어 김예훈은 잠깐 눈살을 찌푸렸다.이제는 피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하지만 이 어마어마한 기세에도 김예훈은 피식 웃을 뿐이다.“아마미네 토시로, 이 여덟 명의 제자를 길러낸 것도 참 대단해. 그런데 아쉽게도 네가 만난 상대는 나야. 내 앞에선 무신도 맥을 추지 못하는데 하물며 가짜 무신이라?”김예훈은 말을 끝내자마자 사람무리를 뚫고 나가 손바닥을 힘껏 휘둘렀다.아무렇지 않은 움직임이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순식간에 변했다.이들 눈에 평범해 보이기만 하던 김예훈이 손바닥을 휘두르는 순간 천지가 흔들리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정도였기 때문이다.“이런 제기랄!”알약까지 먹은 일본 자객들은 잠깐 멈칫하긴 했지만 이 순간에도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쨕.하지만 다음 순간, 청량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바람의 아들들이 하나같이 저 멀리 날아가는 것이다.“악!”이들은 공중에서 피를 뿜어내기도 했다.땅에 떨어지는 순간, 모두 정신이 혼미해져 표정이 멍한 채 일어날 수 없었다.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이 뺨 한 대로 무너지다니.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설령 천하무적의 무신이라 해도 이 정도로

  • 지존 사위   제2748화

    “이런 제기랄!”김예훈이 다시 그들의 습격을 피하자 남은 네 명의 일본 자객은 다시 힘을 합쳐 동시에 앞으로 달려들었다.김예훈이 갑판에 꽂혀있던 검 하나를 뽑아 드는 순간 바다 위에 밝은 달이 떠오르는 것처럼 번쩍거렸다.아마미네 토시로는 이 광경을 보고 얼굴색이 확 변하면서 단호하게 외쳤다.“막아!”다음 순간, 남은 네 명의 자객은 동시에 뒤로 물러나면서 검을 모아 앞을 막았다.이 완벽한 호흡은 정말 흠잡을 데 없었다.이로써 아마미네 토시로가 고수를 가르치는 실력을 알 수 있었다.퍽.검이 서로 마주치는 순간 불꽃이 튀었지만 당장 방어막을 뚫을 수는 없었다.다른 네 명의 부상당한 자객들은 모두 빠르게 썩은 냄새 나는 알약을 삼키더니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이 알약으로 고통을 감소하고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다시 공격!”김예훈이 상대하기 어려운 놈으로 보이자 아마미네 토시로는 험악한 표정을 하고서 또 한 번 이를 악물며 명령했다.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은 하나가 되어 검을 칼집에 넣더니 다시 뽑았다.“죽여!”이건 바로 일본 검도 중 가장 강력한 기술인 일본 검술이었다.여덟 명의 탑 장병급 실력자들은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 함께 김예훈이 있는 곳으로 돌진했다.어떤 무신도 가볍게 죽일 것만 같은 기세에 물러설 곳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느낌이었다.이 모습을 보고 아마미네 토시로는 그제야 긴장이 풀리면서 진정할 수 있었다.‘나도 막을 수 없는데 고작 김예훈 따위가 막겠어?’이 순간 아마미네 토시로는 야마자키파의 명성을 알릴 수 있는 이 기회에 구경꾼을 불러 모으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었다.그래도 아쉬운 대로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곧 통화가 연결되고, 핸드폰 화면에 김서하의 아름다운 얼굴이 나타났다.그녀는 반쪽 얼굴을 감싼 채 한쪽 손으로 운전하면서 원망 어린 말투로 말했다.“김예훈은 처리했어?”“아직요. 곧 끝날 거예요. 이 역사적인 순간을 보여주려고 사모님께 영상통화를 보낸 거 아니에요.”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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