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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0화

작가: 낭아감자
부산 번호였는데 숫자가 의미 있는 수자라 일반인은 손에 넣지 못할 전화번호였다.

김예훈은 임시아인 줄 알고 상대방이 두, 세 번 전화를 건 후에야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짜증이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김예훈이에요?!”

상대방은 임시아가 아니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20대 초반의 여자였다.

“맞습니다.”

김예훈은 흥미가 생겨서 물었다.

“누구시죠?”

상대방은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얘기했다.

“하, 김세자, 엄청 대단한 것처럼 굴더니. 하지만 부산은 성남처럼 만만한 곳이 아니에요. 우리 부산에 와서 눈 뜨고 코 베이지 않게 조심해요!”

상대방은 김예훈을 실컷 비웃다가 그제야 얘기했다.

“난 심아현이라고 해요. 하은혜는 내 사촌 언니고요.”

김예훈은 살짝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은혜 씨는 지금 어떻게 되었습니까? 괜찮은 거죠? 난 하은혜 씨를 만나야겠어요!”

심아현은 가볍게 웃음을 흘리더니 비웃으면서 얘기했다.

“사촌언니는 무사해요. 하지만 지금 일이 있어서 외부와 연락할 수는 없어요. 오늘 당신의 문자를 받더니 나한테 당신에게 전화하라고 했어요. 정말 부산에 온 거예요?”

김예훈이 대답했다.

“맞아요. 점심에 부산에 도착했어요. 오늘 밤 은혜 씨가 답장하지 않는다면 내일 심씨 저택에 찾아갈 겁니다.”

그는 사람을 시켜 심씨 가문을 조사했다가 그 사람이 실종되었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냥 바로 자기의 목적을 얘기했다.

하은혜를 찾는 것은 부산에 온 가장 큰 목적이었다.

그래서 김예훈은 진윤하와 최산하 두 사람을 거둔 것이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부산 용문당의 일을 더욱 빨리 처리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부산 용문당의 힘으로 심씨 가문에 맞설 수 있으니까.

총사령관이라는 신분은 아직 밝힐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용인주도 허락했다.

“정말 하늘이 무서운 줄도 모르는 사람이네요! 어떻게 마음대로 부산에 올 수 있어요?!”

전화기 너머의 심아현은 살짝 화가 난 것 같았다.

“당신의 행동 때문에 사촌 언니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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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아침, 김예훈은 일어나서 세수를 마치고 바로 스카이라운지 레스토랑으로 왔다.로제리타 호텔은 그가 묵는 곳이었다. 솔직히 이 레스토랑은 SNS에서 유명했지만 그의 로얄 스위트룸보다 뷰가 좋지 못하다. 레스토랑에 들어설 때 이미 열 시 반에 가까운 시간이었다.김예훈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심아현 등 사람들을 발견했다.김예훈이 심아현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심아현과 그녀의 일행들은 레스토랑의 가장 좋은 위치에 앉아있었고 외모도 예쁘고 몸매까지 뛰어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기 때문이었다.그중, 검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쭉 뻗은 다리를 드러낸 여자가 있었는데 턱은 완벽한 브이라인이였고 얼굴은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예뻤다.그녀의 얼굴은 하은혜와 조금 닮은 구석이 있었으니 아마도 바로 심아현일 것이다. 다른 사람은 짧은 한복을 입고 있었는데 조선시대 미인상이었다. 그녀가 입은 짧은 한복은 그녀의 몸매를 확 드러냈다. 그건 심아현의 친구 장은비였다. 두 미녀는 몸매나 미모나 기품이나 모두 최상급이었다. SNS 인플루언서들도 그녀들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 도도한 기품과 아우라는 수많은 남자들에게 패배감을 안겨주었다. 대시는커녕, 가까이 갈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그런 남자들은 떠나지 않고 먼 곳에 앉아서 만지지는 못하고 볼 수밖에 없는 그림을 보듯이 두 사람을 보며 수군거렸다.이 두 여자는 그들의 승부욕을 불타오르게 했지만 누구도 감히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이때 김예훈이 다가갔다. 그러자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김예훈에게 쏠렸다. 그리고 두 여자가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김예훈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허름한 김예훈의 옷차림과 손목에 있는 오래된 시계를 본 사람들은 모두 실망하며 김예훈을 비웃었다.이건 뭐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도 아니고.심아현은 다가오는 김예훈을 보며 그가 김예훈이라는 것을 확신했다.하지만 김예훈의 옷차림은 심아현을 실망하게 했다.촌놈은 역시 촌놈이었다. 아무리 대표라고 해도 부산의 세자들이나 도

  • 지존 사위   제1642화

    김예훈은 담담하게 심아현을 보더니 바로 물었다.“당신이 하은혜의 사촌 동생입니까? 심아현 씨?”“그래요, 내가 바로 심아현이에요.”미간을 찌푸린 심아현이 물었다.“당신이 김예훈이에요?”그녀는 눈앞의 사람이 김예훈이 아니기를 바랐다.이런 남자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매우 창피했기 때문이다.사촌 언니의 머리가 잘못되기라도 한 걸까. 이런 남자의 비서로 일하다니. 정말 심씨 가문의 체면을 바닥까지 떨궈버린 것이 아닌가!“맞아요, 내가 바로 김예훈입니다.”김예훈이 말하고 자리에 앉았다. 도도한 두 여자의 아우라에 지지 않고 그들을 행인 취급하고 있었다.“하은혜 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왜 직접 나와 만나지 못하는 거죠?”“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옆의 장은비가 차갑게 웃었다.“은혜 언니는 우리 바닥에서는 공주와 같은 사람이에요! 당신 같은 촌놈이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가 만나러 나와준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알아요! 그만 뻔뻔하게 굴어요! 게다가, 오라고 한 적도 없는데 부산에 와서 뭐 하는 거예요! 여기는 부산이에요! 성남 같은 촌 동네와는 다르다고요! 은혜 언니가 도대체 왜 당신의 비서가 되었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네요! 설마 서민 생활을 체험하려고...”이때 종업원이 다가와 두 사람에게 브런치를 가져왔다. 랍스터라거나, 캐비어, 푸아그라 등 음식이 올라왔다.이 세트 메뉴는 가격이 196만 원이었다. 앉아있는 김예훈을 본 종업원은 한 세트 추가하시겠냐고 물었다.김예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괜찮습니다.”“왜요? 밥 한 끼 먹을 돈도 없나 봐요?”장은비는 그 모습을 보더니 김예훈을 더욱 비웃으며 얘기했다.“그러면서 상장 회사의 대표라고 할 수 있겠어요?”심아현이 비웃으며 얘기했다.“은비야, 네가 모르고 있나 본데, 이 사람은 데릴사위야. 그 상장 그룹도 저 사람 아내 거래. 저 사람은 그저 명의만 대표고 아무런 실권이 없어. 다른 집 데릴사위면서 여자 비서를 두고 은혜 언니를 쫓아

  • 지존 사위   제1643화

    장은비는 풉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얘기했다.“돈이 없으면 없는 거지. 이렇게 허세를 부릴 일이에요? 그냥 몇천 원짜리 배달 음식을 시키고 고조 찐만두라고 할 생각은 아니죠? 고조 찐만두는 우리가 저번에 파티에서 먹어본 적이 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속이는 것도 아니고, 감히 우리 앞에서 사기를 치려고 해요?”장은비는 김예훈을 비웃었다. 데릴사위에 촌놈인 것도 모자라 아무 실력도 없으면서 허세만 가득하다. 도대체 무슨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일까.심아현은 차가운 시선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김예훈과 말을 섞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김예훈과 같이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급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상대방이 도도하고 고고한 자태로 김예훈을 멸시하자 김예훈은 바로 그들의 뺨을 내치고 싶었다.하지만 하은혜를 생각해서라도 화를 누르며 담담하게 얘기했다.“본론부터 얘기하죠. 하은혜 씨는 지금 어떻게 되었습니까. 자유를 구속당한 상태인가요? 나를 만나지 못하는 건 둘째 치고, 왜 직접 전화도 못 하는 겁니까?”심아현은 소파에 기대 담담하게 얘기했다.“언니는 잘 지내요. 아주 좋아요. 그냥 당신 같은 사람은 은혜 언니랑 연락할 자격이 없어서 그래요. 그리고 더는 언니를 찾지 마요. 이렇게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건, 언니에게나 당신에게나 좋지 않아요. 일이 모두 끝나면 다시 만나서 해명할 수 있을 거예요.”김예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었어요.”“언니는 괜찮다니까요.”심아현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내가 오늘 나온 건 사촌 언니를 대표해서 나온 거예요. 나는 사촌 언니가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전하려고 나온 거예요. 그러니 당장 성남으로 돌아가요! 돌아갈 돈이 없다면 내가 내줄게요!”말을 마친 심아현은 예쁜 샤넬 가방 안에서 띠가 둘린 현금 다발을 툭 꺼냈다. 퍽 소리와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고 거지를 쫓듯이 얘기했다.그리고 편지 하나를 김예훈에게 던져주었다.글씨체는 하은혜의 것이었다

  • 지존 사위   제1644화

    그 생각에 심아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사촌언니한테 별일이 생긴 건 아니에요. 그저 단순히 당신을 만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아직도 못 알아듣겠어요? 꼭 내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얘기해야겠어요? 아무튼, 은혜 언니는 잘 지내고 있으니까 당신은 얼른 돌아가서 다시는 부산에 돌아오지 마요. 그러면 모든 게 잘 풀릴 테니까. 이 돈은 가져가요. 모자라면 내가 더 보태줄게요.”심아현은 부드럽게 얘기하고 있었지만 말투에서는 비웃음이 느껴졌다.차가운 눈빛의 김예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내가 반복해서 말하게 하지 마요. 하은혜 씨가 무슨 상황인지 알려주지 않으면 내가 직접 심 씨 가문에 찾아가서 물어볼 거예요.”“당신...”심아현이 그렇게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예훈은 여전히 똑같은 태도였다. 그러자 심아현은 화가 나서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장은비는 차갑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은혜 언니의 상황이 궁금해요? 심씨 저택을 찾아온다고요?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요? 게다가 알면 뭐가 변해요? 데릴사위 주제에, 무슨 일을 해결해 줄 수 있어요? 자기 앞에 들이닥친 일이나 해결하고 얘기해요! 얼른 이 돈을 갖고 성남으로 돌아가요. 자꾸 뻔뻔하게 굴지 말고. 돈이 적은 거예요? 얼른 가지고 꺼져요!”장은비는 짜증을 내면서 또 두꺼운 돈더미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얘기했다. 그 모습에 주위의 남자들이 비웃는 듯한 시선을 보내왔다.세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자가 감히 여자의 돈을 받으려고 하다니.얼마나 창피한 일인가.남자로서의 자존심이 짓밟히는 것이다. 김예훈은 여전히 차갑게 대답했다.“하은혜 씨를 만나기 전까지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심아현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김예훈을 노려보며 차갑게 얘기했다.“김예훈 씨, 허세 좀 그만 부려요! 당신이 무슨 생각하는지 우리가 모를 것 같아요? 빌붙어 사는 게 습관이 된 거죠? 그런데 은혜 언니의 신분이 당신 아내보다 높으니까, 돈도 은혜 언니가 더 많으니까, 이제는 은혜

  • 지존 사위   제1645화

    '김예훈 님?''고조 찐만두?'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이 어안이 벙벙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이윽고 그들은 카트를 밀고 들어온 단발머리의 여자가 조심스레 나무로 된 찜통을 꺼내 김예훈 앞에 내려놓는 것을 발견했다.찜통안에는 찐만두가 네 개뿐이었는데 모양은 평범했지만 이 향기가 나는 곳은 바로 그 찐 만두였다.아는 사람은 냄새만 맡아도 알았다. 이건 바로 말로만 듣던 고조 찐만두다! 일반인은 이걸 먹으려면 적어도 3년에서 5년은 기다려야 했다.명문가의 세자라고 해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그런데 그런 고조 찐만두를 찜기째로 들고 올 수 있다는 것부터 이 사람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김예훈은 들어온 사람을 흘깃 쳐다보았다. 그건 임시아였다.어제 혹시나 해서 문자로 말해본 것인데, 임시아가 정말 고조 찐만두를 가져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하, 김예훈 님? 어디서 저런 배달원을 찾은 거예요? 게다가 고조 찐만두라니, 비슷하게 만들기도 했네요. 다른 의미로 대단하세요!”장은비는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허세만 가득할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연기까지 시키다니. 나는 당신같이 아무것도 아니면서 허세만 부릴 줄 아는 사람은 딱 질색이에요, 알겠어요?”심아현도 한숨을 내쉬며 얘기했다.“김예훈 씨, 성실하게 살아야죠. 체면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연기할 필요가 있어요? 게다가 다른 것도 아니고 고조 찐만두라니. 그게 얼마나 구하기 어려운지 몰라서 그래요? 우리 같은 사람도 일 년은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요. 그런데 그런 고조 찐만두를 직접 배달까지 해준다고요? 하... 그래도 고용한 연기자는 꽤 괜찮네요. 이쁘장한 게, 어디서 여대생 찾았나 봐요?”심아현은 차갑게 웃으면서 여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하지만 시선을 돌리는 순간, 심아현은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임... 임, 임... 시아.... 아가씨?”심씨 가문의 방계지만 심아현은 아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니 부산 일인자 임강호의 양딸인 임시아를 몰라볼 수가 없었다.임

  • 지존 사위   제1646화

    임시아는 살짝 고개를 끄덕임으로 모두와 인사를 한 셈 쳤다. 그리고 이윽고 심아현과 장은비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왜요? 내가 그렇게 배달원처럼 보였나?”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심아현과 장은비는 그 말을 듣고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아, 아니, 아니요... 우리가 배달원 같은 겁니다! 우리가요!”심아현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장은비도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임시아 아가씨, 다 우리의 잘못입니다. 우리가 몰라뵈고 함부로 지껄였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임시아는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그들을 쏘아보고 귀찮아서 더는 상관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예훈의 앞에 젓가락을 놓아주며 미소 짓고 얘기했다.“김예훈 님, 고조 찐만주와 가장 어울린다는 남서의 두유를 준비했습니다. 드셔보시고 입에 맞지 않는다면 바꿔드리죠.”말을 마친 임시아는 공경한 자세로 김예훈에게 두유를 부어주었다.“이게...”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눈가의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임시아는 평소에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공경한 태도로 저 촌놈의 시중을 들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저 촌놈이 도대체 뭐라고 임시아 아가씨가 그의 앞에서 머리를 숙이는 것인가! “이, 이건 불가능해! 우리가 꿈을 꾸는 게 아닐까?”“저건 고조 찐만두에 남서의 두유야!”“돈만 있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라고!”“임시아 아가씨가 저 자식을 위해서 사 오다니. 심지어 김예훈 님이라고 존칭을 쓰다니!”“고작 데릴사위 따위가 무슨 자격으로?!”심아현과 장은비, 두 사람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져서 믿을 수 없다는 듯 지켜보고 있었다.김예훈이 무슨 능력으로? “김예훈 님은 우리 강서 임씨 가문의 귀빈으로서 부산에서는 저 임시아의 주인과도 같은 분입니다.”임시아는 차가운 표정으로 심아현과 장은비를 쳐다보며 얘기했다.“지금부터 김예훈 님과 척지는 사람은 곧 저와 척지는 것이고 나아가서 강서 임씨 가문과 척지는 것입니다. 다들 그 후폭풍을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그 말을 들은

  • 지존 사위   제1647화

    이윽고 김예훈이 손을 흔들자 오만하던 두 사람은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김예훈이 그녀들에게 가져다준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돌아가서 마음을 안정시킨 후 이 소식을 하은혜에게 알려줄 생각이었다.그리고 심아현은 오늘의 일을 심씨 가문에 알려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김예훈의 비밀을 지켜주어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이후에 김예훈을 발판 삼아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으니까.두 여자가 떠난 후, 임시아는 눈짓했다. 그러자 보디가드들이 들어와 레스토랑의 사람들을 모두 쫓아냈다. 그러자 누군가가 나무 상자를 가져왔다. 열어보니 안에는 낡은 긴 검이 있었다.김예훈이 의아해하며 임시아를 보자 임시아는 웃으며 얘기했다.“이 보검을 영웅님께 드립니다. 이 당도는 수백 년이 된 유물입니다. 철을 흙 베듯이 베죠. 제 양아버지가 수년간 보관한 보물입니다. 이제는 김예훈 님께 드립니다. 이건 저희의 자그마한 마음입니다.”“네, 고맙습니다.”김예훈도 거절하지 않았다. 이 당도는 그가 그때 들고 다니던 당도보다 더욱 정교해 보였다. 그래서 김예훈은 마음에 들어 했다.당도를 몸에 지닌 그가 웃으며 얘기했다.“고조 찐만두도 괜찮군요. 임시아 씨도 앉아서 같이 드시죠.”“네, 감사합니다.”김예훈의 호의에 임시아는 거절하지 않고 바로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아까의 선물은 그저 선물일 뿐만이 아니라 김예훈을 향한 시험이기도 했다.만약 그가 일본과 관계가 있다면 절대로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당도를 받지 않을 것이다.당도를 받았다는 것은, 그가 일본과 관계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그 뜻인즉슨, 김예훈은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임시아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기뻐졌다.“맛이 괜찮군요. 다음에도 먹고 싶으면 임시아 씨한테 연락하죠.”김예훈이 웃으면서 얘기했다.임시아는 조심스레 찐만두를 한 입 먹더니 웃으며 얘기했다.“김예훈 님을 위해서 일하는 것은 제 영광입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따로 준비한 선물입니다.”그렇게 말하면서 임시

  • 지존 사위   제164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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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759화

    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일본인이 말 잘하는 걸로 유명하던데 오늘 그걸 직접 경험할 줄이야. 대한민국 무신이 나한테 이런 말을 했으면 분명 믿었을 거야. 그런데 입만 번지르르하고 배신에 익숙한 일본인이 한 말을 어떻게 믿으라고. 내가 곧 죽을 나이가 된 건 맞지만 알건 다 알아. 남양국과 대한민국 간의 분쟁은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어. 그런데 만약 언젠가 일본이 목적을 달성하는 날이 다가온다면 우리 남양국도 좋은 날이 없을 건 확실해. 공과 사를 불문하고 내가 너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설득에 실패한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러면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얼마든지 덤벼. 지옥으로 보내줄 거니까.”아마미네 토시로는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속으로는 김예훈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진주·밀양에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거지? 김예훈을 죽이지 않았다간 앞으로 일본인이 진주·밀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거야.”“불가능할 텐데? 지금은 물론 전성기 시절에도 나를 죽이지 못했을 거야. 나를 죽이려면 아마 야마자키파 전 수장인 야마모토 타케시를 모셔 와야 할 거야.”양상철은 태연하기만 했다.“넌 아직 그럴만한 자격이 없어.”아마미네 토시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분은 더 이상 속세의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 너 같은 잡것들이 어르신을 방해하지 않게 내가 노력할 수밖에.”아마미네 토시로는 또 알약을 하나 삼켰다.알약을 삼키자마자 그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눈동자가 새빨개지기 시작했다.다음 순간 양상철을 향해 비수를 날렸다.양상철은 넓은 소매를 휘둘러 비수를 한쪽으로 내팽개쳤다.펑.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숲속에 불꽃이 튀겼다.이 모습에 양상철은 속으로 일본인이 정말 뻔뻔하다고 욕했다.‘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 정정당당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옆길로 샐 궁리만 한다니. 정말 염치가 없네.’공격을 피한 양상철은 앞으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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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륜 사찰 금지구역.아마미네 토시로는 복부 상처를 감싸 쥔 채 얼굴이 일그러져있었다.그는 곧 알약 하나를 삼키고는 절벽 끝에 엎드려 망원경으로 아래쪽 상황을 지켜보았다.잠시 후 그는 얼굴이 약간 창백해지더니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혜선 스님이 아직 저 자식을 죽이지 않았다니. 역시 여자 등이나 처먹는 기생오라비가 맞았어. 여자들마다 아까워서 죽이지 못하잖아.”아마미네 토시로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이곳에 남긴 흔적을 없애고는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일어서는 순간 뒤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려왔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무언가를 짐작한 듯 재빨리 거즈로 상처를 감싸고는 검을 쥐고 심각한 표정으로 뒤쪽을 바라보았다.1분 1초가 흘러가면서 주변 공기는 점점 무겁게 가라앉았다.이 순간은 1분이 마치 1년처럼 느껴졌다.잠시 후, 마침내 숲속에서 어떤 노인이 뒷짐을 쥐고 서서히 걸어 나왔다.그는 어마어마한 기세를 뿜어내면서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아마미네 토시로를 쳐다보았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맞은편에 있는 노인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남양 무신 양상철?”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나를 알아봤으면 너의 아들보고 너한테 전하라고 한 말도 들었을 텐데. 지금 보니 내 말을 귓등으로 흘린 모양이군. 왜. 10년 동안 너무 조용하게 지냈더니 나를 잊은 거야?”남양 무신 양상철을 알고 있는 아마미네 토시로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남양국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섬라국과 화국에 의해 멸망하지 않은 것도, 심지어 동해 해역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양상철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전해지기로는 대한민국 출신인 그의 조상님이 남양국으로 이주한 뒤 혼자 힘으로 이 나라를 일궈냈다고 했다.남양 무신은 남양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양국을 쥐락펴락할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도 했다.간단히 말해서 남양국에는 무신이 한 명뿐이지만 단 한 명으로 모든 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적어도 아마미네 토시로는 지금 상태로는 절대 그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 지존 사위   제2757화

    “총사령관님은 젊고 멋있는 분이야. 포스까지 장난 아니라고. 그분은 우리 대한민국 국방부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무슨 염치로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하는 거야? ‘총사령관’이라는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혜선 스님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이 이유만으로도 난 네가 너무 싫어졌어. 오륜 사찰에 사람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되는 규칙만 없었더라면 넌 오늘 살아서 나가지도 못했을 거야.”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내가 한 말은 다 사실인데 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네.”혜선 스님은 김예훈이 우상인 총사령관의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김예훈을 쫓아내. 저 자식이 원하든 말든 진주 밖으로 쫓아내라고. 그리고 앞으로 김예훈이 총사령관이라고 자칭하거나 진주·밀양에 발을 내딛는 순간 오륜 사찰에서 죽여버릴 거라는 공식적인 입장도 전해.”혜선 스님은 말을 끝내자마자 뒤돌아 떠나려고 했다.다음 순간, 열몇 명의 오륜 사찰 제자들이 나타나 검으로 김예훈을 겨냥했다.그중 한 명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김예훈, 꺼져.”김예훈은 이들을 무시한 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혜선 스님을 바라보며 말했다.“혜선 스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전해. 나를 오륜 사찰에서 쫓아내는 건 상관없는데 진주·밀양에서 쫓아낼 생각은 하지도 마. 내가 총사령관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한마디만 물을게. 김현민이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걔가 과연 전설 속 당도 부대 총사령관일까? 나이, 실력은 막론하고, 정말 김현민이 총사령관이라고 생각해? 총사령관님은 유라시아 전쟁에서 5대 강국을 단숨에 제압하고 혼자 힘으로 일본의 수많은 검신, 음양 대가들을 물리치신 분이야. 총사령관님 같은 분이 굳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탐내서 일본인에게 굽신거릴까? 솔직히 말해서 김현민 같은 사람한테 총사령관이라는

  • 지존 사위   제2756화

    “24시간 내로 진주에서 꺼져주시면 예전에 있었던 일을 따지지도 않을게요. 어쩌면 저희가 약간의 혜택도 드릴 수 있어요.”혜선 스님의 진지한 말투에 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성녀님, 저희 오늘 두 번째로 만나는 거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도 싫으세요? 제가 정말 진주를 떠났으면 좋겠어요?”“네. 김예훈 씨가 진주에 오고부터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요.”혜선 스님은 차분한 모습으로 제자가 건넨 차를 마시며 말했다.“안동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의 기둥과도 같아요. 김예훈 씨 존재만으로도 진주·밀양에 피바람이 불고 있는데 하루빨리 떠났으면 좋겠어요. 안동 김씨 가문을 위한, 진주·밀양을 위한, 김예훈 씨 자신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 간단한 조건을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혜선 스님,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진 걸 보면 김현민이 수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있든 없든 수장 자리를 지켜낼 자격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저랑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일이 아닐까요? 이런 일로 제가 진주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혜선 스님이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씨,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예요?”“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해서 그래요. 제가 왜 진주를 떠나야 하는 거죠?”김예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직설적으로 말했다.“이곳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제 자유 아닌가요? 아무도 저한테 뭐라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요? 오륜 사찰이 아직 저한테 해명해야 할 것이 있는 건 둘째치고, 그런 일이 없었다 하더라도 제가 실수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고 꺼지라는 거예요? 혜선 스님, 장사를 너무 잘하시네요. 오히려 제가 그 보잘것없는 몸매를 보고 눈을 버릴 뻔했는데도요? 서로 없었던 일로 하는 건 괜찮은데 이걸로 저를 협박해서 진주에서 쫓아내려

  • 지존 사위   제2755화

    옷을 갈아입고 나온 혜선 스님은 정말 선녀와 다를 바 없었다.그녀는 유리알 같은 눈동자로 김예훈을 차갑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제 목욕탕에 무단 침입했으니 김예훈 씨를 죽일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전에 선재 스님 사건 때 저희 오륜 사찰에 해명을 요구했었죠? 이제 서로 빚진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혜선 스님.”오륜 사찰 여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성녀님의 알몸까지 봤는데 이대로 넘어간다고? 아, 선재 스님 사건을 해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면 누가 손해 보는 거지?’이때 한 여제자가 무의식적으로 혜선 스님을 힐끔 쳐다보며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설마 오륜 사찰과 맨날 사이가 안 좋던 저 자식을 성녀님이 인정해버린 걸까?’김예훈은 그저 어이없기만 했다.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어쨌든 잘못한 것이 있으니 천천히 목욕탕에서 나와 혜선 스님이 살벌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향긋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냈다.그의 아무렇지 않은 행동에 한 제자가 말했다.“그건 성녀님께서 몸 닦는 수건인데...”퍽.제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선 스님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앞으로 걸어가 김예훈의 가슴팍을 쳤다.퍽.김예훈은 재빨리 손으로 막았지만 뻘쭘한 마음에 별로 힘을 쓰지도 않았다.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혜선 스님이 이미 수건을 빼앗아 간 후였다.혜선 스님의 표정은 다시 냉랭해지면서 김예훈을 차가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이제 저희 오륜 사찰에 볼일 없을 것 같은데 이만 가시죠.”김예훈은 상대방의 분노를 느끼고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더 이상 도망가지 않으면 그녀가 칼을 빼 들고 죽일 것만 같았다.김예훈은 피식 웃으며 돌아서서 말했다.“가긴 가겠지만 한마디만 할게요. 오늘 이 일이 정말 우연이라면 제가 해명해야 되겠지만...”김예훈은 말을 하다 말고 눈빛이 차가워지고 말았다.“만약에 오륜 사찰이 일본인과 손잡고 저를 함정에

  • 지존 사위   제2754화

    “성녀님? 도포? 오륜 사찰? 당신이 바로 혜선 스님이에요?”보지 말아야 할 모습까지 다 봐버린 김예훈은 표정이 일그러져있었다.오륜 사찰의 성녀인 혜선 스님의 목욕탕에 빠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을 보니 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라고 하는지 이해할 것만 같았다.‘성녀의 목욕탕에 빠뜨리는 것이 바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계획이었나? 정말 그의 계획이라면 김현민이 자기를 죽일까 봐 걱정되지도 않았을까? 그리고 내 기억이 맞는다면 김현민 그 자식이 성녀 혜선 스님을 마음에 품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혜선 스님은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애써 감정을 추스르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잠시 후, 갑자기 자기 목욕탕에 나타난 이 건방진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이때 혜선 스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씨?”“뭐? 몇 번이고 우리 오륜 사찰의 얼굴에 먹칠하고 경매회까지 망친 그 김예훈?”“선재 스님을 해친 것도 모자라 3일 안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았어?”“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성녀님, 저 자식이 이곳에 나타난 건 성녀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모욕이에요. 죽여야 한다고요.”오륜 사찰의 한 제자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곧장 달려들어 김예훈을 검으로 찌르려 했다.퍽.이때 혜선 스님이 손가락을 튕겨서 검을 날려버리고는 뒤돌아 병풍 뒤로 가서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진주에 어쩌다 천연 온천이 생겼는데 여기서 피를 볼 순 없지.”제자들 모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성녀님, 저희가 너무 성급했나 봐요. 지금 바로 저 자식을 데리고 나가서 죽여버릴게요.”제자들은 검을 빼 들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아직 목욕탕에서 나오지 않은 김예훈을 째려보았다.‘계속 우리 오륜 사찰을 건들던 놈이 감히 성녀님 목욕탕에 뛰어들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네.’“툭하면 죽이느니 마느니 하지 말고 제 설명 좀 들어보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아무리 그래도 여자 목욕탕에 뛰어들어 못 볼 꼴

  • 지존 사위   제2753화

    쨕.아마미네 토시로는 옆으로 날아가더니 세게 바위에 부딪히면서 피를 뿜어냈다.그는 얼굴이 일그러진 채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비록 처음부터 온갖 함정까지 파놓으면서 김예훈을 평생의 적으로 대했지만 김예훈이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줄 몰랐다.연기까지 하면서 겨우 이곳까지 끌고 왔는데 김예훈을 죽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뺨 맞을 줄은 더더욱 몰랐다.‘정말 괴물이네.’퍽.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이를 꽉 깨물더니 말없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칼날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처럼 빠르고도 정확했다.김예훈도 무심한 표정으로 검을 휘둘렀다.‘쨍’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김예훈은 절벽 끝에 서 있었고, 아마미네 토시로는 울창한 숲 변두리에 서 있었다.“대단한데?”아마미네 토시로는 칼날을 만지작거리면서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너 같은 사람은 몇 년 더 지나면 아마 내가 너의 상대가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널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자신 있었다면 왜 이런 꼼수를 부린 거지? 일본인은 무신 경지에 이르렀어도 결국엔 본성을 잃지 못하네. 네가 도망치려고 바다에 뛰어든 순간부터 넌 영원히 나를 따라잡을 수 없었어. 지금까지 너를 죽이지 않았던 이유도 네가 또 어떤 꼼수를 준비했는지 알고 싶어서였어. 그런데 너무 실망이네.”“실망하긴 아직 이른 것 같은데?”아마미네 토시로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예훈,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어? 여기에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냐고. 모르고 있었다면 내가 알려줄까?”아마미네 토시로는 검으로 힘껏 바닥을 내리쳤다.쿵.격렬한 진동이 울리면서 김예훈이 서 있던 절벽이 순식간에 갈라졌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에 쥐고 있던 검을 앞으로 던졌다.“풉.”몸에 검이 제대로 꽂힌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후회되지 않는 듯 미친 듯이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반면으로

  • 지존 사위   제2752화

    “풉!”핏덩이를 토해낸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었다.“김예훈, 역시 대단해. 어린 나이에 탑 무신 급 경지에 이르다니.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거야. 너 같은 사람이 우리 일본의 귀족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아마미네 토시로, 아무리 쓸데없는 소리를 해도 난 널 살려줄 마음이 없어. 요트에 있을 때 이미 이 구역 통신을 차단하라고 했거든. 간단히 말해서 네가 방금 나 몰래 보낸 메시지, 아무도 볼 수 없다는 뜻이야.”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이 살짝 굳으며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냈다. 그런데 몇 분 전에 보낸 구조 요청 메시지가 발신 실패로 떠 있는 것이다.“이런 제기랄!”이 순간 아마미네 토시로는 본능적으로 고함을 질렀다.“정말 나랑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받아라! 불사참!”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양손에 들고 있던 검을 힘껏 내리쳤다.칼날이 얼마나 매서운지 마치 귀신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김예훈은 아무런 무기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미간을 찌푸린 채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아마미네 토시로가 이 기세를 몰아 검을 휘두를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김예훈을 스쳐 지나 산꼭대기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다.김예훈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무신이라는 놈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공격하는 척하면서 또 도망쳐?’“아마미네 토시로, 그만 도망치지?”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그만 쫓아오지?”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계속 울창한 숲을 이용해 김예훈을 따돌리려 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전혀 급할 거 없이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한 사람은 도망치고, 한 사람은 쫓아가는 것이 마치 사냥꾼이 사냥감을 쫓는 듯했다.곧 두 사람은 산 정상에 가까운 한 공터에 도착하게 되었다.먼저 땅에 발이 닿은 아마미네 토시로의 얼굴에는 음산한 기운이 가득했다.다음 순간 그는 땅을 구르더니 미리

  • 지존 사위   제2751화

    야마자키파 검신, 일본 무신, 황실 어의인 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명 눈치가 있는 놈이었다.오늘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까지 불러내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한 방에 무너질 줄 몰랐다.이런 상황에서 아마미네 토시로가 정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 남아서 김예훈과 맞서 싸울 일은 없었다.그래서 상대를 존중하는 척 부하의 뺨까지 때리고, 부하의 시체로 요트 엔진을 고장 내서야 쥐도 새도 모르게 도망친 것이다.게다가 도망치는 경험까지 풍부해서 바다 한가운데에 있던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닷가에 도착해 있었다.김예훈은 요트 위에 남아있는 잔병들을 힐끔 쳐다보았다.이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져 마치 어떤 신념이 완전히 무너진 듯했다.이들과 말 섞기도 싫은 김예훈은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아마미네 토시로가 도망친 방향으로 쫓아갔다.어쨌든 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었기에 아무리 겁을 먹었다고 해도 실력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김예훈은 오늘로써 한 방에 끝내고 싶었다.아니면 어딘가 숨어서 언제 또 습격할지 몰랐다. 김예훈은 상관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안전 또한 고려해야 했다.아마미네 토시로도 김예훈이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이자 속도를 내 바닷가의 울창한 숲속으로 뛰어들었다.이 지역은 진주 태산 뒷산으로 진주 상류 인사들이 휴양하는 곳이라 절대 개발이 허락되지 않았다.이곳은 산짐승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진주에서 보기 드문 한적한 곳이었다.아쉽게도 지금의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온 힘을 다했더니 마침내 절벽 끝에 오래 방치된 정자 하나를 발견했다.그런데 숨을 돌리기도 전에 멀지 않은 숲속에서 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태연하게 걸어 나왔다.“김예훈, 내가 이렇게까지 멀리 왔는데 좀 쉬면 안 돼? 요트에 그 많은 사람의 목숨으로는 부족했어? 왜 하필 나를 따라다니는 거야. 노인을 공경할 줄도 몰라?”아마미네 토시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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