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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도윤의 온몸이 떨리고, 가슴에서 새빨간 피가 흘러나와 자신의 손과 눈을 적시며 전림이 죽었던 순간이 다시 한번 머릿속에 떠올랐다.

말도 안 돼!

“아니, 전림이 아니야. 전림은 내 품에서 죽었어, 확실해.”

그 총알이 전림의 심장을 관통했고 전림은 죽은 게 확실했다.

도윤은 남자의 가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전효야. 내 짐작이 맞다면 전림에게 쌍둥이 형제가 있는데, 그놈일 거야!”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인연이. 전림에게 형이나 동생이 있는데 왜 우리가 몰랐죠?”

“그건 전씨 가문의 문제야. 섬에 있는 사람들을 보내서 저들을 막아!”

도윤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지아야, 미안해”

이번에는 정말 놓아주려고 했는데.

이 남자의 정체가 너무 미스터리하고 게다가 전림의 형제라면 도윤은 더 이상 상대를 밖에 둘 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섬에서 갑자기 경보가 울렸다.

민아는 당황한 나머지 긴장한 얼굴로 하마터면 배에서 떨어질 뻔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우릴 찾은 거지? 지아야 어떡해? 우리가 다시 잡히면 개도윤이 나까지 철창에 가두지 않을까?”

“징징거릴 시간 있으면 얼른 뛰어. 전효 씨, 속도를 올려요.”

지아는 두 아이를 끌어안고 두툼한 외투로 감싼 채 품에 꼭 안아 보호했다.

전효가 스피드를 올리자 보트가 빠르게 달렸다.

지아가 민아를 달랬다.

“걱정 마, 우리가 탈출한 걸 들키더라도 한동안은 우리 위치를 모를 테니까.”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마자 지아는 머리 위에서 프로펠러 소리가 들렸다.

헬기는 그들이 있는 방향으로 바다를 향해 날아갔다.

지아의 머릿속에는 도윤이 자신의 행방을 알고 있었다는 생각만 떠올랐다.

“지아야, 너희 두 사람 쌍으로 정말 대단하다! 네가 충분히 똑똑한 줄 알았는데 저 사람이 더 똑똑한 줄 몰랐어. 끝났어, 끝났어. 이번엔 절대 못 탈출할 거야. 잡히면 돼지우리에 넣는 거 아니야? 게다가 넌 네 애인도 있잖아. 차라리 내 애인이라고 할게.”

지아는 할 말을 잃었다.

“쓸데없는 말 해 줘서 참 고맙다.”

민아가 히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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