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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맹국영은 더 설명할 시간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망은 걱정스럽게 해경을 바라보았지만 해경은 소망을 쳐다보지 않고 아저씨가 보드 위에 내려놓은 마지막 조각만 쳐다보았다.

양옆에 포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뭘 해도 끝은 죽음이었다.

“오빠...”

해경은 전효로부터 해적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인간성도 없이 사람의 가죽을 쓴 사악한 괴물이었다.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기들은 바다의 패왕이라 불렸다.

광물 원료를 운반하는 이 화물선은 자연스럽게 그런 사람들의 먹잇감이 되었다.

국영 할아버지에게 큰일이 생긴 것 같았다.

하지만 위험하다는 걸 알아도 막을 능력은 없었다.

두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서둘러 전효를 찾아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전효가 자기들을 데리고 떠나는 것뿐이었다.

이제 겨우 두 살이 조금 넘은 아이들이지만 삶과 죽음의 의미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살아가는 이유를 몰랐다. 개미처럼 사는 게 버거워도 그저 꿋꿋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아직 어머니의 무덤에 가서 제사도 한 번 지내지 못했다.

“가자.”

해경은 소망의 손을 잡고 떠나기 전, 식탁보로 먹다 남은 케이크와 과자를 싸서 매듭지어 자신의 목에 걸었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도망 다니는 것에 도가 텄다.

소망 역시 같은 마음으로 해경이 뭘 하려는지 알았다.

“하지만 할아버지...”

해경은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빠를 찾자.”

전효는 이 배에서 그들을 곤경에서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두 아이가 문을 열자 선원들이 모이는 모습을 보았다.

저 멀리 어둠 속에서 불을 밝히고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는 커다란 배 한 척이 보였다.

망원경도 없고 불빛도 어두워 두 아이는 표지판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전효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해적들은 두 아이가 멀리 가기도 전에 아무런 경고도 없이 배의 선체를 향해 강제로 총격을 가했다.

쿠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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