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떨이는 무거워서 소지아는 한 손으로 들기가 좀 힘들었다.그녀는 심지어 마음속으로 이 재떨이를 내리치면, 이도윤의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가 자신의 얼굴에 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소지아는 자신이 뜻밖에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그리고 바로 이때, 이도윤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고, 두 사람은 눈빛이 마주쳤다.그가 입을 열기 전에 소지아는 재빨리 말했다.“왜 담배를 이렇게 많이 피운 거야?”이도윤은 방금 그녀를 본 순간,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소지아가 이 재떨이를 가지고 자신을 때리려고 한 것이었는데,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서야 의심을 풀었다.그는 어두운 얼굴로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너와 무슨 관계가 있다고?”그 차가운 말투는 하찮은 태도로 가득 차 있었다. 소지아는 재떨이를 내려놓았는데, 다음에 손을 쓰려면 더 날카로운 것을 준비해야 했다.그녀는 마음속의 불쾌함을 누르고 손을 뻗어 이도윤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 아침에 내가 말을 너무 심하게 했어. 사과할게.”이도윤의 눈빛은 소지아의 얼굴에 떨어졌고 원래 뽀얀 피부는 불빛에 다소 창백해 보였다. 그녀는 화장을 하지 않았고 생얼조차 무척 깨끗했다.예쁘지만 생기가 없었다.그러나 이런 소지아는 의심할 여지 없이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었다.이도윤은 예전에 그녀가 자신의 옷자락을 잡고 애교를 부리는 것을 가장 참을 수 없었다. 매번 그녀가 이렇게 할 때마다 그는 하늘의 별이라도 그녀에게 따주기를 원했다.“밥은?” 한마디 말에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완화된 셈이었다.“여기.” 소지아는 서둘러 음식을 모두 이도윤의 앞으로 밀었다.계란말이, 데리야키 닭 다리 구이 카레라이스, 채소 샐러드, 그리고 닭볶음 탕. 아주 간단한 요리였지만 그의 입맛에 가장 잘 맞았다.이도윤은 오랫동안 소지아가 만든 도시락을 먹지 않았기에, 눈빛은 계란말이 위에 케첩으로 만든 하트에 머물렀다.그는 그녀가 처음으로 주방
조용한 방에서 소지아의 트림 소리가 울렸고, 순간, 시간조차 멈춘 것 같았다. 그녀는 때아닌 트림을 한 것 같았다.소지아는 어색하게 이도윤을 바라보았다.“그 뭐야, 내 변명 좀 들어봐.”마음이 급해지자 그녀는 뜻밖에도 마음속의 말을 털어놓았고, 이번에 분위기는 더욱 어색해졌다.소지아는 조심스럽게 이도윤을 바라보았는데, 그 변덕스러운 얼굴에는 조금의 불쾌함도 없었고, 오히려 그녀를 위해 마음 아파 하고 있었다.‘내가 잘못 봤나? 이도윤은 날 죽도록 미워하지 않았어? 근데 어떻게 날 대신 마음 아파하는 거지?’“배고프면 많이 먹어.” 이도윤은 고기를 한 숟가락을 크게 떠서 그녀의 입에 넣었다.소지아는 눈을 깜빡였다.‘내가 너무 배가 고파서 트림을 한 줄 안 거야?’분명히 그에게 해준 밥이었지만, 결국 그녀가 가득 먹고 있었다.“배불러, 이제 정말 배불러.” 소지아는 토할 것 같았다.이도윤은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해했다.“이렇게 말랐는데 왜 이 정도밖에 먹지 않는 거지?”말하면서 그는 또 불만스러워하며 소지아에게 한 숟가락 먹였고, 소지아는 두 볼이 불룩해지며 마치 작은 다람쥐 같았다.이때 문이 열리더니 안경을 쓰고 정장을 입은 여자가 문 앞에 서 있었다.“대표님, 이 서류는 사인이 필요…….”여자는 자신이 이런 화면을 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줄곧 웃지 않고, 여자를 피해 다녔던 이도윤은 뜻밖에도 소지아를 안고 있었고, 게다가 그렇게 존귀한 남자는 지금 그녀에게 밥을 먹여주고 있었다. 비서는 그 자리에 멍해졌다.소지아는 먹을 것을 힘껏 삼켰고, 너무 급하게 먹어서 사레가 들렸다. 그녀는 기침을 하며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다.“물…….”이도윤은 원망하면서 물을 그녀의 입가에 갖다 댔다.“다 큰 사람이 음식을 먹을 때 사레가 들리다니.””소지아는 두 손으로 그의 목을 껴안고 작은 얼굴로 그의 볼을 비비며 애교를 부렸다.“놀라서 그런 거잖아.”그 간드러진 목소리는 예전과 똑같았고, 이도윤은 멈칫하더니 마음속에는 마치 깃털이
이 말을 할 때, 소지아는 평생 겪은 슬픈 일을 모두 생각했고, 그제야 이도윤을 바라보는 눈빛에 눈물을 머금을 수 있었다.그녀는 자신이 더 이상 이도윤과 강경하게 맞서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에 남편이었던 사람이었으니, 소지아는 누구보다도 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은 고개를 숙이는 것이 상책이었다.소지아의 목소리는 평온했고, 불평도, 질문도 없었으며 눈물까지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눈물은 사람을 혐오하게 할 수도 있고, 잘 사용하면 좋은 무기로 될 수도 있었다.지금, 이도윤은 목이 좀 탔고, 마음속으로 죄책감을 느꼈다.“알아.” 이도윤은 고개를 숙이고 눈빛에 동정을 더했다.그의 손은 소지아의 두 어깨에 떨어져 입술을 핥았다.“지금 우리 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고, 우리도 과거로 돌아갈 수 없어. 예린의 일은 나도 더 이상 따지지 않을 테니 넌 내 곁에 남아 있기만 하면 돼. 앞으로 내가 잘 챙겨줄게.”이것은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양보라고 할 수 있다.소지아는 마음속으로 냉소했다. 그녀는 이 남자 때문에 그렇게 많은 상처를 입었는데, 단지 챙겨준다는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을까?자신의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소지아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이도윤의 품에 가볍게 기대었다.그녀가 먼저 다가오자, 이도윤은 전례 없는 긴장을 했다.이 여자는 아침까지만 해도 그의 머리를 가리키며 자신을 뱃속으로 쑤셔 넣겠다고 말했으니, 저녁에는 뜻밖에도 이렇게 부드러운 모습으로 회복되었다니.이 2년 동안, 그들은 항상 날카롭게 상대방과 마주했고, 이런 순간은 너무 보기 드물었다.이도윤은 심지어 몸을 굳히며 소지아가 입을 열기를 조용히 기다렸다.“도윤아.”이 호칭은 고양이가 그의 마음을 긁은 것처럼 간지러웠고, 이도윤은 가볍게 응답했다.“우리 얘기 좀 하자.”“그래.”소지아는 두 손으로 그의 허리를 감싸고 예전에 그에게 애교를 부리던 것처럼 부드럽게 그녀가 섬에서 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처음에 난 지윤이를
모처럼 소지아가 먼저 호의를 선보였기에, 이도윤도 자연히 동의했다.“응?”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가벼워졌고, 기분도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소지아는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나 더 이상 집에 갇히고 싶지 않아. 전에 난 학업을 포기했고, 이 2년 동안 슬퍼하기만 했으니 다시 시작하고 싶어.”“그래서?”이도윤은 지금 기분이 무척 좋아 아주 인내심이 있었다.소지아는 또박또박 말했다.“난 네 곁에 남아 일하고 싶어.”전에 그녀는 이도윤의 사랑에 푹 빠져 가정주부가 되었다.남에게 신분을 알리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그녀는 이도윤의 인맥에 대해 몰랐고, 심지어 누구에게 미움을 샀는지도 몰랐으니 정말 너무 실패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만약 소지아가 영원히 걸어 나오지 않는다면, 줄곧 그 사람의 손아귀에서 놀아날 것이다.소지아의 머리는 지금처럼 이렇게 명석한 적이 없었다. 이 2년동안 보이지 않는 손이 줄곧 몰래 이 일의 발전을 추진해왔다.예를 들어 그녀와 이도윤 사이의 관계. 처음에 소지아는 백채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지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았다. 그 사람은 그들의 이혼을 강요했고, 이예린의 묘비를 파괴하여 그녀와 이도윤 사이의 감정을 한층 더 악화시켜 그들을 오늘의 지경으로 만들었다.지난달 자신이 받은 사진도 그들은 불 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에 성공해 소지아는 하마터면 이지윤을 죽일 뻔했다.만약 그날 자신이 제때에 멈추지 않았다면, 그녀와 이도윤 사이는 완전히 끝났을 것이고, 그녀는 그의 손에서 처참하게 죽었을 것이다.‘정말 악독한 계략이군!’모든 것을 깨닫자, 소지아는 몸에 있는 날카로운 가시를 거두기 시작했다.그녀는 이도윤의 힘을 빌려 그 사람을 찾아내야 했고, 적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도윤에게 자신의 계획을 알려줄 수 없었다.이도윤은 깊은 생각에 잠긴 채 두 눈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는데, 마치 그녀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소지아는 태연자약하게 그와 눈을 마주쳤다.“안심하
이도윤은 새까만 눈동자로 소지아의 맑은 눈을 마주했고, 그는 소지아의 얼굴을 통해 그녀의 생각을 간파하려고 시도했다.“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거지?”이런 소지아는 정말 너무 이상해서 그는 그녀가 도대체 무엇을 궁리하고 있는지 몰랐다.그녀는 지금 분명히 자신의 말을 잘 듣고 있었지만 이도윤은 오히려 좀 불안했다.“내가 말했잖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평생 숨어다니고 싶지 않아.”소지아는 가볍게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는데 답답한 목소리가 그의 품속에서 들려왔다.“안 돼?”“그 뿐이야?” 이도윤은 목이 탔고,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렇지 않으면? 날 다른 도시로 보내줄 거야?”이도윤은 그녀의 허리를 잡으며 냉담하게 말했다.“그런 생각하지도 마.”소지아는 그의 품속에서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전에 이미 말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죽어도 그의 곁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고.그녀는 눈을 감았다.‘그럼 원하는 대로 해줄게.’“그럼 원하는 대로 해줄게.”머릿속의 소리와 이도윤의 목소리가 겹쳤다.소지아는 고개를 들어 그에게 미소를 지었다.“배불러? 좀 더 먹지 않을래?”“아니야, 넌 먼저 돌아가서 쉬어.”소지아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그게 말이 돼? 앞으로 난 네 비서가 될 사람이야. 네 일정에 미리 적응해야 하지 않겠어?”이도윤은 그녀를 그윽하게 쳐다보았고, 소지아는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어 그는 아무런 빈틈도 찾지 못했다.“맘대로 해.”말을 마치고 그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고, 소지아는 옆에서 도시락을 정리하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곁눈질로 이도윤이 전화를 한 것을 보았는데, 잠시 후 진환이 들어왔고 그는 공손하게 한쪽에 섰다.“대표님, 사모님.”“앞으로 그녀는 바로 내 생활 보조이니, 가서 안배해.”진환의 경악속에서 소지아는 가볍게 웃었다.“그럼 부탁할게. 진 비서, 내 신분은 비밀로 해줘.”“예, 사모님.”“아마 이 호칭은 좀 바꾸어야 할 것 같은데.”진환은 이도윤을 바라보았고,
만약 주모자가 정말 이도윤의 곁에 숨어 있다면, 그의 비서의 혐의가 가장 컸다.소지아는 그녀들의 얼굴에서 빈틈을 발견하고 싶었지만, 두 사람의 성격은 모두 냉담하고 과단성 있어서 간단한 인사만 하고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소지아가 손목을 만졌다.‘내가 잘못 짚었단 말인가?’그러나 그녀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방금 이도윤의 사무실에 침입한 비서인 오가희부터 조사하자.’소지아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오가희는 태도가 열정적이지도, 차갑지도 않았다. 소지아는 거의 두 시간 동안 몇 사람 사이를 오갔지만,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9시까지 야근을 하고서야 진환은 마침내 입을 열어 그들을 퇴근시켰다.나지민은 퇴근하자 굳은 얼굴이 순식간에 활짝 펴지며 허리를 두드리며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무슨 술집에 가려는 듯 자리를 남겨달라고 했다.소지아가 자신을 훑어보고 있는 것을 보고 나지민은 가볍게 턱을 들었다.“같이 갈래? 새로 연 술집이 하나 있는데, 잘생긴 남자가 너무 많은 거 있지? 환영 파티 열어줄게.”소지아는 나지민이 이렇게 활발할 줄은 몰라 바삐 손을 흔들었다.“아니에요, 난 아직 정리해야 할 자료가 좀 있어서요, 대표님의 취향만 해도 아직 잘 외우지 못했거든요.”나지민은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었다.“그래, 그럼 다음에.”나지민은 말하면서 이미 문을 밀고 떠났다. 연걸은 이마를 짚으며 소지아에게 말했다.“그녀랑 거리를 좀 둬. 매일 미남 아니면 아저씨를 꼬시고 다니니까 괜히 지아 너 물들일라.”소지아는 멋쩍게 웃으며 오가희의 얼굴에 시선을 주었다.그녀의 얼굴은 출중하지 않았고, 나지민의 매혹적인 생김새와는 천양지차였다.마치 반에서 안경을 쓰고 얼굴은 평범하지만 성적은 영원히 10위권에 드는 착한 아이와 같았다.오가희는 물건을 천천히 정리하고 있었고, 매우 조리가 있어 책상 위도 무척 정결했다. 마치 강박증이 있는 것처럼 모든 자료는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자신의 눈빛을 감지한 듯, 오가희는 고개를 들었다. 렌즈 뒤의
소지아는 손에 든 서류를 흔들었고, 그 위에는 이도윤의 모든 취향이 기록되어 있었다.“이거 아직 다 외우지 못했어. 이 대표님은 커피에 각설탕 3개를 타기 좋아하고, 스테이크는 미디엄 레어, 과일은 체리랑 블루베리를 좋아하고…….”소지아는 서류를 접으며 진지하게 이도윤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과일이 바로 체리랑 블루베리인데. 스테이크는 미디어야만 하고, 그리고 커피는 종래로 설탕을 타지 않았지.”만약 상대방이 진지하게 그녀에게 절대 실수하지 말라고 당부하지 않았더라면, 소지아는 그들이 일부러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이 취향 기록은 이도윤의 습관과 정반대였다.이도윤은 소지아의 손에서 서류를 가져갔다. “신경 쓸 필요 없어.”아무도 그의 취향을 꿰뚫어 볼 수 없었기에 소지아를 제외하고는 이도윤의 진정한 취향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넌 그대로 하기만 하면 돼.”차 안의 컴퓨터 스크린에서 발산된 빛이 이도윤의 얼굴에 떨어지자 그의 얼굴은 더욱 차가워 보였다.소지아는 문득 자신이 그녀와 동침하는 이 남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느꼈다.직장에서의 이도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소지아에게 있어 무척 낯선 존재였다.소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익숙해질 거야.”이도윤은 눈썹을 찌푸리고 그녀의 진지한 작은 얼굴을 바라보았다.‘설마 정말 내 비서로 일할 작정인가?’‘하루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변화가 이렇게 크지?’얼마 전 소지아와 이지윤의 실종으로 이도윤은 많은 업무를 쌓았기에 집에 돌아가더라도 영상 회의를 하거나 이메일을 확인해야 했다.소지아는 목욕을 마치고 컴퓨터를 안고 침대에 앉았고, 다행히 지금은 아무런 속박이 없었다.그녀의 손가락은 재빨리 컴퓨터로 검색하고 있었다. 소지아는 사무실에 있을 때 특별히 소계훈이 교통사고를 당한 그날, 이도윤의 스케줄을 확인했다.그날은 이도윤과 이예린의 생일이었는데, 예정대로라면 그는 아무런 스케줄도 없어야 했다.그러나 그날은 G20 미팅이 열리는 날이라,
이도윤은 문에 들어서자마자 소지아의 작은 얼굴에 핏기가 없고 창백하며 무기력해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그녀의 손이 심지어 약간 부들부들 떨리는 것 같아 이도윤은 눈살을 찌푸리고 성큼성큼 소지아를 향해 걸어갔다.“뭐 보고 있는 거야?”소지아는 숨기지 않았고, 그 참혹한 교통사고 현장은 바로 이도윤의 눈에 들어왔다. 피투성이로 된 장면이었기에 소지아의 안색이 보기 흉한 것은 당연했다.“이런 것들 볼 게 뭐가 있어.”이도윤은 소지아가 무심결에 본 영상이라고 생각하며 끄려던 참에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최근의 교통사고가 아니었다.소지아는 휴대전화를 끄고 무심한 척 물었다. “우리 아빠가 교통사고 당한 날, 너도 현장에 있었어?”이도윤은 소지아가 그때 이지윤에게 손을 대려 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란 것을 몰랐다. 소지아가 갑자기 이 일을 언급하자 그는 눈을 드리우며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응.”“그날은 원래 미팅에 가려고 했는데, 교통사고로 인해 길이 막혀서 다른 길로 바꿨고, 뜻밖에도 네 아버지의 교통사고 현장과 우연히 부딪쳤어.”소지아의 예상대로 누군가가 뒤에서 이 모든 것을 조작했고, 그녀는 하마터면 그 사람에게 이용당할 뻔했다.그 사람은 묘비의 일로 이도윤이 자신을 오해하게 하였고 또 교통사고의 일로 자신이 이도윤을 오해하게 하였다.그들 두 사람이 오늘 지경으로 된 것도 전부 그 사람의 핍박을 받았기 때문이다.‘그 사람, 정말 악독하군!’소지아가 침묵을 하며 안색이 더욱 어두워진 것을 보고 이도윤도 일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너 설마 내가 이 모든 것을 계획했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는 소지아의 어깨를 붙잡으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소지아, 이제 그런 헛된 생각 멈춰. 내가 만약 네 아버지를 처리하고 싶었으면 진작에 손을 댔어.”이도윤의 말투는 차가웠다. “내가 손을 쓰더라도 절대 무고한 사람을 연루하지 않았을 것이고, 다른 사람의 목숨으로 진실을 감추려 하지 않았을 거야. 내가 원하기만 하면 나는 수백수천 가지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