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2화

작가: 김나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0-15 19:00:00
“으엉—"

울음소리가 울리더니 이지윤은 언제 계단 앞에 서 있었는지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하인은 놀라서 동작을 멈추었다. 백채원은 이지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머니였기에 자연히 자신의 아이가 이렇게 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쌀쌀한 얼굴로 분부하였다.

“뭣들 하고 있어? 빨리 아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하인들은 분주히 이지윤을 향해 달려갔고, 백채원도 갑작스러운 그의 울음소리에 심란해지며 불쾌하게 재촉했다.

“넌 왜 아직도 멍하니 있는 거야? 얼른 손을 대라고.”

그때 위층의 하인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큰일났어요. 도련님 몸과 얼굴에 작고 붉은 점이 많이 생겼는데, 알레르기에 걸린 것 같아요.”

“알았어, 의사 찾아와.”

백채원은 매우 짜증났다. 아이에 비해 그녀는 지금 소지아를 급하게 처리하고 싶었다. 지금은 정말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소지아는 믿을 수 없단 듯이 백채원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당신의 아이예요. 그는 겨우 몇 살밖에 안 되는데, 이렇게 처참하게 울고 있으니 당신은 적어도 그를 품에 안고 달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백채원은 비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좀 일찍 얼굴을 망쳤다면, 나도 진작에 가서 그를 달랬을 텐데요.”

아이가 위층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울음을 터뜨리자, 소지아는 마음이 찢어질 정도로 아팠다. 분명히 자신의 아이가 아닌데 그녀는 어떻게 이렇게 가슴이 아픈 것일까?

본능은 그녀로 하여금 칼을 버리고 앞으로 가서 이지윤을 안게 했고, 이지윤도 놀라운 힘을 발휘하며 하녀의 손에서 기어코 벗어났다.

“도련님!” 하녀가 놀라는 소리는 방에서 울려 퍼졌고, 이지윤은 땅에 넘어지며 계단을 따라 굴러 내려갔다.

다행히 소지아가 반응이 빨라 재빨리 살짝 구른 이지윤을 품에 안았다.

아이는 얼굴에 온통 홍진이 생겼고, 콧물과 눈물을 줄줄 흐르며 작은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엄마, 엄마.”

이지윤은 그녀의 품에 안겼다.

이 아름다운 화면은 백채원의 눈에 더욱 거슬렸고, 백채원은 화가 치밀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03화

    마치 깊은 숲속의 분노한 짐승들의 왕처럼, 이 소리는 산림을 진동시키기에 충분했다.재빨리 집으로 달려온 이도윤을 보고 백채원은 당황하여 발톱도 하지 않고 얼른 일어섰는데 아직 다 바르지 못한 매니큐어가 바닥에 떨어졌다.새빨간 매니큐어는 하얀 카펫 위에 떨어져 유난히 뚜렷해 보였다.“도윤 씨, 내 설명 좀 들어봐요.”이도윤은 백채원을 상대하지 않고 아주 빨리 소지아를 향해 다가갔다.그러나 건장한 하녀는 그를 한 번 보았을 뿐, 동작을 멈추지 않았다.이 사람은 백채원이 외국에서 데려온 심복으로서 백 부인이 아직 죽지 않았을 때부터 이미 백씨 집안에 있었고, 주먹질까지 좀 할 줄 아는데 키는 1미터 75센치미터, 몸무게는 75킬로 그람이라, 여자들 중에서 무척 우람했다.그녀도 물론 이도윤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소지아가 바로 백채원의 눈엣가시라는 것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반드시 이 가시를 뽑아야 했다.그래서 분명히 제지하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소지아의 얼굴을 계속 그으려 했다.한 칼, 한 칼이면 충분했다.단칼에 내려가면 이 예쁜 작은 얼굴은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었다.마치 그녀와 이도윤의 감정처럼, 일단 금이 가면 다시 돌아가기 어려웠다.이 세상에 그 어떤 남자도 얼굴에 흉터가 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시간이 지나면 이도윤은 기필코 백채원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엄청난 위험을 무릅써서라도 소지아에게 손을 대야만 했다.“탕!”방안에서 귀를 찌르는 총 소리가 나더니 하녀들은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망쳤다.총알은 단지 하인의 손에 있는 칼을 날렸을 뿐, 이 틈을 타서 진환은 이미 그 하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종아리를 발로 차서 무릎을 꿇게 했다. 그리고 또다시 그녀의 두 손을 등 뒤로 묶었다.“가만히 있어, 움직이지 말고!”방금 그 총알은 하녀의 팔을 스치고 지나갔는데, 운이 나빴으면 그녀의 손은 틀림없이 쓸 수 없게 됐을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총 소리의 위력에 빠져 더는 움직

    최신 업데이트 : 2023-10-16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04화

    소지아의 질문에 백채원은 하하 웃었다.“내가 지윤이 엄마가 아니면, 당신이 아이의 엄마인가요?”“당신이 만약 아이의 친엄마라면 이렇게 무관심하지 않았을 거예요.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어 넘어졌는데, 당신은 가장 먼저 그를 안고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터무니없이 나를 모함하다니, 양심이 찔리지도 않나봐요?”백채원은 되받아쳤다.“당신 도윤 씨 왔다고 그의 앞에서 나를 헐뜯는 이런 말을 하면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마요. 내가 이 아이를 낳을 때, 도윤 씨는 바로 옆에 있었으니, 이 아이가 누구의 것인지 그는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죠.”소지아는 그녀와 이런 의미 없는 화제로 다투기가 귀찮았다. 어떤 사람은 어머니가 될 자격이 없었다.평소 이지윤을 돌보던 아줌마는 재빨리 물을 가져왔고, 소지아는 아이의 단추를 풀고 수건으로 그에게 찜질해 주었다.이상한 것은 아이가 가려운 것을 참지 못하고 울고 보채야 하지만, 이지윤은 오히려 조용해졌다.그는 까만 큰 눈으로 소지아를 주시하면서 조금도 시선을 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 손으로는 소지아의 옷자락을 꼭 잡아당기며 그녀가 떠나지 못하게 했다.그녀가 있는 한, 그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그만하지 못해요, 내 아들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고요?” 백채원은 분명히 그녀의 행동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소지아는 그녀를 차갑게 흘겨보았다.“냉찜질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가려움증을 경감시킬 수 있어요. 그는 지금 매우 괴로울 거라서 긁기만 하면 알레르기 면적이 계속 확대되고 심하면 고열을 일으킬 수 있어요.”백채원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이도윤은 차갑게 호통쳤다.“입 닥쳐요.”이는 요 2년 동안 소지아가 처음으로 이도윤이 백채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백채원도 서운한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녀는 즉시 또 발뺌하기 시작했다.“나는 줄곧 지윤이가 먹는 음식에 주의를 기울였는데, 어떻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알레르기가 있을 수 있지? 그는 무엇을 먹었지?”한 하녀가 말했다

    최신 업데이트 : 2023-10-16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05화

    이도윤은 지금 온몸의 포악한 기운을 누르고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백채원을 계속 보면 그녀의 목을 졸라 죽일 것만 같았다.방금 그가 좀 더 늦게 왔다면, 소지아는 정말 크게 다쳤을 것이다!예전에 백채원은 질투심을 부렸을 뿐, 그는 그저 눈감아 주었다.하지만 이 여자가 부리는 투정이 일을 이렇게 만들 줄은 몰랐다.이도윤은 소지아 눈썹 위쪽의 상처를 보았다.“먼저 가서 상처 처리해. 아이는 주은청에게 맡기면 돼.”주은청은 이지윤을 돌보기 위해 그가 찾은 도우미였다. 소지아는 홍진이 이미 통제된 것을 보고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나머지를 주은청에게 넘겨주었다.“엄마, 엄마.” 이지윤은 다시 한번 외쳤다. 그녀가 가려는 것을 보자 그는 무척 당황했고, 방금 전 영리한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소지아는 그의 울음에 가슴이 아파 다시 돌아와서 아이를 안았고, 이지윤은 그제야 떠들지 않고 순순히 그녀의 품에 안겼다.이도윤이 면봉을 들고 오자 소지아는 바로 그를 피하려 했지만 이도윤은 차갑게 말했다.“움직이지 마.”소지아는 온 집안에 있는 백채원의 사람들을 보고 지금은 오직 이도윤 만을 믿을 수밖에 없어 제자리에 서서 그를 기다렸다.그는 그녀가 아픔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매우 가볍게 상처를 발라주었다. 그리고 소지아는 아픔을 참으며 조금의 소리도 내지 않았다.전에 그 연약하고 응석받이로 자란 소녀가 오늘처럼 된 것은 모두 그가 초래한 것이었다. 이 2년 동안 그의 정신적 폭력, 그리고 무관심함은 그녀를 지금과 같이 만들었다.웃음도 없고 불평도 없고 심지어 아파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소지아의 머리카락에 떨어졌고, 그 위에는 여전히 계란물이 남아 있었다. 분노는 이도윤의 마음에서 오장육부로 만연되었고, 그의 모든 세포마다 그의 노기를 담고 있었다.그렇게 생각을 하다 그는 조심하지 않아 손에 힘을 주었고, 면봉은 소지아의 상처를 세게 눌렀다.“아.” 소지아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아팠어?”이도윤은 바삐 물었고, 손가락으로

    최신 업데이트 : 2023-10-16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06화

    진봉은 다급하게 소지아를 부축했고, 소지아는 곧 깨어났다.“사모님, 괜찮으세요? 병원에 데려다 드릴게요.”소지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저혈당이라서 그래.”그녀는 전에 백채원과 한바탕 싸운데다 또 이지윤을 구했기에 이미 모든 체력을 소모했다.진봉은 잔뜩 걱정해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근데 저는 왜 사모님의 몸이 점점 허약해지는 것 같다고 느끼는 거죠.”“나 정말 괜찮으니까 집으로 데려다 줘.”소지아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자, 진환은 약을 사왔는데, 냉찜질과 해열제의 효과에 이지윤의 알레르기는 멈추었고 더 이상 다른 피해를 초래하지 않았다.이도윤은 인내심을 가지고 그에게 신체검사를 하였는데, 소지아가 그를 아주 잘 보호해서 그는 아무런 부상도 입지 않았다.이리저리 들볶은 끝에 이지윤도 피곤해져 이도윤의 옷자락을 잡고 그의 품속에서 쿨쿨 잠들었다.이도윤은 아이를 주은청에게 건네주었고, 백채원은 그제야 연약한 모습으로 그에게 기대었다.“도윤 씨, 정말 날 믿어야 해요. 소지아 씨는 나를 찾아와 고택을 달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케이크를 만들어 준다며 내 비위를 맞추다가 거절당하자 욕설을 퍼부었고 심지어 칼을 들고 날 죽이려 했어요. 하인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의 손에서 칼을 빼앗았는데, 그녀는 또 아이를 인질로 삼으려 했고요. 도윤 씨가 왔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그녀의 말은 허점투성이라 이도윤은 그녀와 이런 무의미한 화제를 쟁론하고 싶지 않아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입을 열었다.“소씨 집안 고택은 내가 가져갈 거야.”백채원은 엄청 놀랐다. 만약 고택이 없다면 그녀는 소지아를 협박할 수 없었기에 무슨 말을 해도 백채원은 이도윤에게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도윤 씨, 나 믿어요. 소지아 씨는 연기를 너무 잘해서…….”이도윤은 달려드려는 그녀의 몸을 뿌리쳤다.“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나는 당신보다 더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도 잘 알고 있고요. 내가

    최신 업데이트 : 2023-10-16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07화

    백채원은 한참 기다려도 이지윤이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하자 모든 분노를 그에게 발산했다.“이 양심도 없는 녀석아, 내가 너를 낳아서 키웠는데 결국 너는 날 엄마라고 부르지 않고 오히려 그 천한 년을 엄마라 부르다니. 내가 어떻게 너 같은 바보를 낳은 거야? 넌 이 얼굴 말고는 정말 아무런 쓸모가 없어.”백채원은 그를 뒤집은 뒤 엉덩이를 호되게 때렸다. 이지윤은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혀 몰랐기에 줄곧 울기만 했다.주은청이 달려오자 백채원은 멈추고 아이를 그녀의 품속으로 내팽개치며 협박했다.“이 녀석은 성질만 있어가지고. 내가 경고하는데, 한 마디라도 입 밖으로 내뱉으면, 내일 당장 꺼질 줄 알아.”비록 이 아이는 이도윤의 친아들이 아니지만 이 얼굴과 이도윤이 자신의 아이를 잃은 죄책감으로 그는 모든 사랑을 이지윤에게 주었다.백채원은 이 아이를 이용하여 이씨 집안 사모님의 자리까지 올라가야 했으니, 이 일로 이도윤을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백채원이 떠난 후, 주은청은 아이의 엉덩이가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을 보고, 그래도 1년 동안 이지윤을 돌보았으니 이미 정이 들어 그녀는 눈시울을 붉혔다.어린아이의 피부는 본래 여렸는데, 친엄마인 그녀는 소지아보다 못했다.주은청은 원래 이도윤에게 보고하려 했지만, 이것도 큰일이 아니라 생각하고 말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를 훈계하는 것이었으니 아이를 다치게 하지 않은데다, 만약 이도윤이 이 일을 안 다면, 그녀는 자신이 바로 이도윤의 사람이란 것을 백채원에게 먕백히 알리는 거나 다름 없었다.백채원의 성질로는 더 이상 자신으로 하여금 이지윤을 돌보지 않게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주은청은 억울함을 삼키고 이지윤을 잘 달랠 수밖에 없었다.이때 인해로 길가에서, 진환은 별장 내부에 설치된 스텔스 카메라 기록을 내놓았다. 이도윤은 백채원이 계란물을 소지아의 머리에 뿌리는 것을 보았을 때, 팔걸이에 걸친 손등에 핏줄이 드러났다.그러나 다행히 소지아는 반항했고, 이도윤은 표정이 좀 풀렸다.그러나 이것

    최신 업데이트 : 2023-10-17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08화

    진환은 일 처리 효율이 아주 빨라 그날 바로 사람들로 하여금 부동산 공증을 하게 했다. 소지아는 자신이 어떻게 이 집을 얻었는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그녀가 몸을 던져 이지윤을 보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그녀는 전혀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설사 이지윤이 백채원의 아이라 하더라도 그녀의 눈에 그것은 무고한 아이였다.그녀는 눈썹에 작은 상처를 입었을 뿐인데 고택을 얻었다니, 소지아는 씁쓸하게 웃었다.눈을 감으면 백채원이 그녀에게 억지로 무릎을 꿇으라고 강요하는 장면이 떠올랐고, 소지아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소씨 집안 고택을 찾은데다 이도윤도 와서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았기에 소지아는 요 며칠간 기분이 아주 좋았다.그녀가 소계훈은 조사하라고 불렀던 개인 탐정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사진을 보냈다.소지아는 김민아가 방금 씻은 체리를 받아 아직 입에 넣지 않았는데, 이 사진들을 본 순간, 체리는 카펫에 떨어졌다.김민아는 체리를 먹고 있었는데, 입은 이미 빨갛게 물들었다. 고개를 돌리자 소지아의 창백한 표정을 보고 그녀는 바로 물었다.“왜? 주식이 떨어졌어, 아니면 네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연애했어?”소지아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얼굴은 창백해진 채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대체 무슨 일이야? 귀신에 홀린 것처럼. 나 겁이 많으니까 날 이렇게 놀리지 마!”김민아는 중얼거리며 휴대전화를 주웠다.핸드폰 화면이 밝아지자 김민아는 일부 사진을 보았다.그것은 교통사고 현장이었다. 검은 차는 녹지대 맞은 편에서 돌진하는 큰 화물차에 부딪혀 완전히 찌그러졌다.“이거 아저씨 차 아니야? 너 괜찮니? 이런 걸 왜 보는 거야?”소지아는 그제야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너, 뒤에 있는 사진 좀 봐.”김민아는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엄숙해졌다.“이거 개도윤 아니야?”그 뒤의 사진에서, 이도윤은 교통사고가 난 곳과 멀지 않은 나무 밑에 조용히 서 있었다. 얼룩덜룩한 햇빛은 나무그늘을 가

    최신 업데이트 : 2023-10-17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09화

    소지아는 절망에 빠졌다. 그녀는 이도윤이 착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이토록 모질고 악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야 이도윤에 대해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민아야, 너 그거 알아? 우리 아빠 사고난 날 나는 심지어 집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어. 왜냐하면 그날은 이도윤의 생일이었거든…….”김민아는 티슈 몇 장을 뽑아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지만, 소지아의 눈물은 마치 샘구멍처럼 모든 휴지를 촉촉하게 적셨다.“이도윤은 종래로 생일을 보내지 않았어. 왜냐하면 그는 그의 여동생과 생일이 같은 날이거든. 그래서 매번 생일 때마다 그는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고, 그를 달래기 위해 나는 모든 방법을 생각했고. 난 아주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그날 나는 정성껏 모든 것을 안배했지만 그가 집에 돌아오는 것 대신 우리 아빠가 교통사고로 위독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전화를 받았지 뭐야.”소지아는 자신의 가슴을 꼭 누르며 울음을 터뜨렸다.“난 전에 이도윤 사이의 악연을 죽음으로 해결해야 한다면 그 사람이 차라리 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러나 지금은 후회하고 있는걸. 왜 죽어야 하는 사람이 그 남자가 아닌 나여야만 하는데? 왜 내가 불치병에 걸렸을까! 하느님은 왜 이렇게 눈이 없는 것일까!”“지아야, 일단 좀 진정해. 그가 현장에 나타난 것은 그가 이 일을 계획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어. 이건 누가 너에게 보낸 문자지? 만약 다른 속셈을 가진 사람이라면?”“이건 내가 돈을 써서 우리 아빠의 일을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개인 탐정이 보낸 거야. 나는 그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그는 날 해칠 이유가 없잖아? 그날은 이도윤 여동생의 생일이기 때문에, 그 남자는 이 또한 우리 아빠의 기일로 만들고 싶었던 거야! 아마 그도 그렇게 오래 지체됐으면서 우리 아빠가 여전히 살아있을 줄은 몰랐겠지.”소지아는 씁쓸하게 웃었다.“난 또 그가 나 때문에 소씨 집안을 궁지로 몰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그도 날 죽이고 싶었을 거야. 참, 아이도 있었

    최신 업데이트 : 2023-10-17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10화

    김민아의 마음속에 소지아는 줄곧 밝고 에너지가 넘쳤고, 또 어릴 때부터 교육을 잘 받아 올바른 인생관과 교양을 지니고 있었다.그녀는 여태껏 더러운 수단으로 남을 상대하는 것을 하찮게 여겼다. 비록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소지아는 일반인을 조금도 무시하지 않았고, 자신감이 있으면서도 존귀했으니, 이도윤이 그녀와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김민아 자신도 여자로서 소지아를 좋아했는데, 그녀의 깨끗하고 해맑은 모습은 자주 자신으로 하여금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게 했다.그러나 지금 앞에 있는 여자는 그런 소지아의 그림자가 조금도 없었다. 그녀는 마치 망가진 인형처럼, 정교하고 아름다운 눈에는 감정이 조금도 없어 김민아를 두려워하게 만들었다.“지아야, 너 지금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거야?”소지아는 마치 미친 듯이 울고 또 웃었다.이 몇 장의 사진은 그녀를 무너뜨렸고 또 다시 일어서게 만들었다.소지아는 이제야 호의는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자신을 괴롭히는 기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또박또박 말했다.“그는 나를 도와 레오를 찾지 않을 거야. 그는 단지 나를 괴롭힐 이유를 찾고 싶었을 뿐이니까. 하지만 나는 단순하게 아빠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니.”“지아야.”“나는 그가 기르는 개와 같아. 그는 기분이 좋으면 가끔 나에게 선심을 베풀었고, 나는 또 그의 은혜에 감사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그에게 미움을 살까 봐 두려웠지. 그의 눈에 난 아마 광대와 같은 존재일 거야. 분명히 그렇게 아픈데도 그를 기쁘게 해야 하다니. 그리고 그는 거리낌없이 나의 상처를 줄곧 짓밟고 있었어!”“지아야, 진정해.”“진정해? 민아야, 나더러 어떻게 진정하라는 거지? 내가 당한 불행은 모두 그들 때문인데, 왜 죽어야 하는 사람은 그들이 아니라 나인 거지?”이런 소지아는 김민아를 두렵게 만들었다.“지아야, 너 절대로 무슨 바보 같은 짓 하지마. 그래, 그 백채원은 아주 꼴보기 싫은 년이지, 나도 인정해. 그러나 그녀의 아

    최신 업데이트 : 2023-10-17

최신 챕터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7화

    시월도 소영수의 침상에 엎드린 채 흐느꼈다.“할아버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지 그러셨어요... 저희가 마지막 모습을 뵐 수 있었을 텐데요...” “아가씨,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어르신께서는 너무 갑작스럽게 가셨고,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아마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게 큰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시하가 억지로 눈물을 삼키며 이를 악물었다.“집사님, 소식을 철저히 숨겼는데, 어떻게 할아버지께서 알게 되신 거죠? 대체 누굽니까? 누가 전화를 한 겁니까?”“이미 번호를 추적해 봤는데, 해외에서 걸려 온 가상번호였습니다. 발신자의 신원은커녕 구체적인 IP 주소조차 찾을 수 없었어요. 아무래도 처음부터 철저히 준비한 모양입니다.” 양준철의 두 주먹은 떨리듯 꽉 쥐어졌고, 붉게 충혈된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그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기만 하면, 그놈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뼈까지 갈아버려서 죽어서도 편히 잠들지 못하게 할 거라고요!” 40년 전만 해도 양준철의 수법은 세상을 공포에 떨게 했다. 양준철은 어릴 때부터 거리에서 생계를 이어갔고,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저질렀다. 소영수가 양준철을 부하로 삼은 것도 그의 잔혹함을 높이 샀기 때문이었는데, 사람들은 양준철의 이름만 들어도 겁에 질릴 정도였다.하지만 그런 양준철이 지켜야 할 은인이 눈앞에서 허망하게 떠나버렸다. 이는 양준철에게 있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오빠, 지금은 큰 오빠가 없으니까 오빠가 결단을 내려야 해. 할아버지 장례는 어떻게 할 거야?” 시하는 피눈물을 머금은 듯 입술을 깨물며 입을 열었다.“입관하고 조용히 묻어 드리자. 최소한... 할아버지께서 편히 잠들도록 해드려야지. 양 집사님, 장례를 준비해 주세요.” “알겠습니다.”시하는 소영수의 시신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할아버지, 평생을 할머니 곁에 가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이제야 소원을 이루셨네요.”“하지만 이렇게 급히 떠나시다니... 다 제 잘못입니다.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6화

    시월이 방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 “오빠, 괜찮아?” 멀찍이 떨어져 있던 지아가 차분하게 말했다.“아가씨, 멀리 떨어지세요. 감정 상태가 아주 불안정한 것 같아요. 아가씨까지 다칠 수도 있어요.”“우리 오빠가 왜 이렇게까지 된 거예요?” 장덕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방금 어르신의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아직 비행기 사고로 연락이 안 되고, 시언 도련님은 이제 막 수술을 마친 터라, 지금 집안을 돌볼 수 있는 사람은 시하 도련님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예요?”시월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할아버지가 왜요?” “집안에 닥친 변고를 들으신 순간 심장 발작으로...” “거짓말! 그 따위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집어치우라고!!” 시하는 옆에 있던 신발을 장덕수에게 집어 던졌고, 깜짝 놀란 장덕수는 급히 몸을 움직였다. “다 끝났어요, 시하 도련님도 미쳐버리셨다고요!” 지아가 침착하게 말했다.“두 분은 나가 있으세요. 시하 오빠는 제가 돌볼게요. 지금은 큰 충격을 받아서 안정할 시간이 필요해요.”“안 됩니다, 소 선생님, 그건 너무 위험해요. 도련님이 정신을 잃고 선생님을 다치게 할지도 모릅니다.”“괜찮아요. 시하 오빠의 다리 상태를 모르시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를 해칠 수 없을 거예요.” 지아가 무무를 불러 문을 잠그자, 방 안에는 차가운 공기만이 남았고, 피리 소리가 은은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문밖에서는 장덕수가 안절부절못하며 한숨을 내쉬었다.“이걸 어쩌죠... 도련님께선 원래도 심신이 불안정하셨는데, 이번 일로 완전히 무너지신 모양입니다. 이 와중에 어르신까지...”“본가로 갑시다!”목소리의 주인공은 시언이었다. 모두 고개를 돌리자, 휠체어에 앉은 그의 모습이 보였다.흉터를 감싼 붕대가 여기저기 엉성하게 드러났지만, 시언의 표정만큼은 이전과 다르게 단단하고 결의에 차 있었다. “오빠...”시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5화

    그 순간, 지아의 말에 시하의 눈빛이 굳어졌다.“그러니까... 아직 우리 가문에 스파이가 있다는 거야?”“잘 생각해 보세요. 소명담의 부검 결과가 나왔잖아요. 그 사람이 죽은 건 불과 몇 년 전이에요. 즉, 심세호가 그 사람의 신분을 사용한 것도 몇 년 안 되는 일이라는 뜻이죠.”“하지만 소씨 가문의 불행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잖아요. 족히 십여 년은 되었다고요! 내부에서 도와주는 자가 없었다면, 그 사람이 이렇게 순조롭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겠어요?”지아의 지적에 시하는 마침내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지아야, 네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 “물론 오빠를 탓할 수는 없어요. 소씨 가문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원래 당사자는 상황을 제대로 살필 수 없는 법이잖아요.”“상대는 십 년,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을 들여 판을 짰을 거예요. 혼자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 거란 뜻이죠.” 시하의 얼굴에 깊은 걱정이 스쳤다.“그럼 큰형이 더 위험하다는 말이잖아?”조경숙이 끌려간 것도 끝이 아닐 수 있었으며, 어쩌면 그게 시작일 지도 모를 일이었다. “안 돼, 큰형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해. 지금 저렇게 나서는 건 누군가의 함정에 빠져드는 것일 뿐이라고!” 시하는 안절부절못하며 목소리를 높였다.“형한테 당장 알려야겠어. 그리고 이 일은 할아버지께 비밀로 해야 해. 요즘 들어 할아버지의 건강이 많이 나빠지셨어. 이 사실을 알게 되시면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실 거야.” 지아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시하를 달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문밖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가 울렸다. “누구야?!”시하의 얼굴에는 불안이 그대로 드러났는데, 극도의 긴장 속에서 작은 소리조차 불길하게 들리는 듯했다.“도련님, 큰일 났습니다!”또 장덕수의 목소리가 들리자, 시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더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제가 먼저 나가 볼게요.”지아가 시하의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4화

    시월이 고개를 끄덕였다.“오빠, 절대 오빠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오빠도 건강을 잘 챙겨야 해요.” “그래.”시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나는 아버지 일부터 정리할게. 월아, 집안을 부탁해.” “오빠, 걱정하지 마세요. 집안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떠나기 전, 시후는 문득 걸음을 멈추고 덧붙였다.“그리고 월아, 소 선생님도 우리 사람이야. 무슨 일이든 소 선생님께 털어놓고 도움을 받도록 해.” “네, 알겠어요.”사람들 앞에서의 시월은 언제나 순종적이고 단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문이 닫히는 순간, 그녀의 표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시월의 얼굴은 감출 수 없는 분노로 가득해졌다. “죽일 X! 그 X이 뭔데 나랑 같이 소씨 가문을 관리한다는 거야?” 심장후는 그런 시월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됐어, 우리 계획은 이미 반이나 성공했잖아. 이제 소씨 가문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할 거야. 이미 도마 위에 올라간 생선이나 다름없으니, 더 이상 발버둥칠 여력도 없을 거라고.” “그래도 분하단 말이야. 지금이야말로 소씨 가문을 접수하기 가장 좋은 기회인데...” “소시후도 너를 걱정해서 그러는 걸 거야. 네가 혼란에 휩싸일까 봐 두려운 거지. 여태 기다렸는데, 이제 와서 조급해할 거 없어. 조금만 진정해 봐.” 시월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다리를 꼬며 담배를 꺼내 들었는데, 심장후는 서둘러 그녀에게 불을 붙여 주었다. 빨간 입술 사이로 한 줄기 연기가 피어오르고, 시월의 얼굴은 어느새 차분함을 되찾았다. “소씨 가문의 인간들 따위는 두렵지 않아. 이제 남은 건 그 노친네 하나뿐이야. 그 인간만 죽으면 소씨 가문은 완전히 끝장날 거라고. 한 명은 팔 하나를 잃었고, 하나는 절름발이가 됐잖아? 이제 별거 아닌 잡것들만 남았어.”“하지만 그 노친네는 만만치 않은 상대잖아.” “그래봤자 그 노친네의 시대는 가고, 우리의 시대가 왔어. 늙은 데다가 병까지 든 노친네가 무슨 힘을 쓰겠어? 내가 불쏘시개 하나만 더 던지면, 불길은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3화

    시후도 맞장구쳤다.“역시 우리 월이가 생각이 깊구나.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야.” “왜요, 오빠?”“상대의 목표는 우리 부모님뿐만이 아니야. 우리는 연이어 위기에 처했고, 이제 남은 건 너 하나뿐이야. 그 사람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월아, 앞으로는 외출할 때 늘 경호원을 대동하고, 출발 전에 차량도 철저히 점거해야 해. 그리고 당분간은 모든 공개 활동을 중단하도록 해.” 시월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큰오빠, 저는 우리 소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요. 우리 가문은 대대로 이어져 왔고, 아빠도 많은 걸 바치셨잖아요. 아빠가 심혈을 기울인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건 싫어요. 지금은 저만이 가문을 책임질 수 있는데,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복잡해질까 봐 걱정된다고요!”“네 마음은 잘 알겠어. 하지만 지금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아. 월아, 넌 우리 가문의 마지막 희망이야. 오빠들이 너를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잖아. 게다가 아버지도 떠나시기 전에 시간을 벌 수 있는 준비를 해두셨을 테니까, 당분간은 집에만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어디든 나가면 안 돼, 알겠지?” 시후가 시월의 어깨를 두드리며 다정하게 말했다.“너 자신을 꼭 돌봐야 해. 오빠들은 너까지 잃고 싶지 않아.” “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월이를 꼭 지킬 겁니다.” “그래.”시후가 고개를 돌려 심장후를 바라보았다.“장후야, 우리가 이 사건과 연관 있는 심세호라는 사람을 찾아냈는데, 혹시 심씨 가문의 사람일까?” 심장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형님께서 말씀하시는 심세호가 저희 할아버지의 사생아인지는 모르겠네요. 저희 아버지에게 큰아버지 이전에 사생아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사람은 할아버지를 무대에서나 볼 수 있는 하찮은 술집 여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었어요.”“하지만 그 술집 여자와 사생아 모두 우리 심씨 가문에서는 인정받지 못했죠. 제 아버지조차 그 사람과 왕래가 거의 없었으니, 우리 같은 후손들은 더 말할 것도 없죠.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2화

    지아는 새로 등장한 인물이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낯선 얼굴이었지만, 소시월과의 관계는 아주 가까워 보였다. 지아의 의문을 눈치챘는지, 시후가 차분히 설명했다.“심씨 가문의 장남, 심장후예요. 월이의 약혼자이기도 하죠.” ‘심씨 가문?’지아는 순간 이 세상이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돌고 돌아 같은 곳으로 되돌아온 셈이었으니 말이다. 도윤의 어머니인 심예지 역시 심씨 가문의 사람이었으나, 과거의 그녀는 사랑을 택하며 심씨 가문과의 인연을 끊었다. 그런 심씨 가문의 후계자가 소시월의 약혼녀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지자, 심장후가 자연스럽게 지아를 바라보았다. “이분은...?”시월이 눈물을 훔치며 소개했다.“내가 얘기했던 뛰어난 의술을 갖춘 소 선생님이셔. 우리 시하 오빠가 마음에 두고 있는 분이기도 하지.” 지아가 심장후의 손을 잡아끌며 지아 쪽으로 향했다.“소 선생님, 제 약혼자예요.” “안녕하세요.”지아가 무심한 듯 담담하게 인사했다. “소 선생님, 반갑습니다. 젊은 나이에 그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졌다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지아는 고개를 끄덕일 뿐, 더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심장후 역시 지아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시후에게 걱정스러운 눈길을 돌렸다.“소 대표님께서는...” 지아의 눈빛이 경계심으로 살짝 굳어지자, 시월이 급히 설명했다.“미안해, 오빠, 내가 이야기했어. 장후 오빠랑 전화하면서 울음을 참지 못하는 바람에...” 시후는 이런 일을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시월과 장후의 사이를 알기에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원래 올해 두 가문이 결혼 문제를 상의할 계획이었으나, 지금 같은 상황에선 모든 것이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괜찮아, 장후도 우리 소씨 가문의 사람인 셈이니까.” 이미 온 사람을 돌려보낼 수도 없었으니, 시후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했다.하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손끝은 마음속의 혼란을 드러내고 있었다. “우리 아버지께서 타신 비행기가 폭발했어. 아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1화

    시하는 시언이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했다.“나도 잘못이 있어. 그동안 책임은커녕 모두에게 짐이 되었으니까.” “그만 좀 하세요!”지아가 탁자를 치며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지금은 서로에게 사과할 때가 아니에요. 여러분이 이럴수록 심세호를 기쁘게 할 뿐이라고요. 아직 비행기 사고로 대표님의 사망을 확정할 수는 없어요.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요.” 지아는 곧은 자세로 서 있었다.‘내가 소씨 가문에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여러분은 최악의 상황도 대비해야 해요. 만약 대표님께서 정말 돌아가셨다면, 여러분이 아들로서 소씨 가문을 지켜내야 한다고요. 가족을 슬프게 하고, 원수를 기쁘게 만드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해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사모님께서 어디에 계시는지 찾아내는 일이에요. 사모님은 최대한 빨리 눈을 치료해야 한다고요. 그렇지 않으면 회복이 불가능해질 거예요!” “게다가 소 대표님은 해외 사업을 접고 귀국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일을 이어받을 사람이 필요해요. 나라에는 왕이 하루도 없어선 안 되는 법이잖아요. 이런 상태라면, 소씨 가문은 곧 무너지고 말 거라고요!” 이어서 지아는 시언에게 조언했다.“건강을 반드시 회복하셔야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나아지셔야 가족 모두가 안정을 찾고 희망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요.”지아는 몇 마디로 어지러운 상황을 안정시켰다. 함께한 시간이 길지 않았고, 나이도 그들보다 어렸지만, 그녀의 말에는 이상할 정도의 신뢰감이 묻어나고 있었다. “맞습니다. 우리는 절대 무너지면 안 돼요. 소 선생님이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지아가 시후를 부축해 앉혔는데, 사실 지아가 가장 걱정하는 사람은 바로 소시후였다. 시후는 지아 다음으로 성공한 실험체였지만, 신장병은 여전히 완치되지 않은 상태였고, 예전보다 살아남을 확률이 조금 더 높아졌을 뿐이었다. 시후의 몸과 마음은 이미 지쳐 있었기에, 지아는 그가 버티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다. 지아는 이런 걱정을 안고 시후를 부드럽게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0화

    지금 소씨 가문 사람들이 가장 듣기 싫은 소식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그 말이 전해지자 모두의 눈가가 떨리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장 집사님, 장 집사님은 집안의 어른이시잖아요. 어쩜 그렇게 경솔할 수 있으세요?” 지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지아는 처음 소씨 가문에 왔을 때 자신을 맞이하던 장덕수의 침착함과 신중함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지금 이토록 당황하며 문턱에서 넘어질 정도로 급하게 들어왔다는 갓은, 사건이 간단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장 집사님, 대체 무슨 일이에요?”시월이 다급히 그를 부축하며 물었다. 장덕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께서 탑승하신 개인 비행기가... 비행 중에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비행기가... 폭발했다고요!” “뭐, 뭐라고요?!”시월은 그 자리에서 바로 기절하고 말았다. “월아!”시후는 곧장 시월을 안아 들었는데, 이는 혼란스러운 소씨 가문이 더욱 큰 혼란에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지아는 빠르게 다가가 시월의 상태를 살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는 단지 충격으로 실시하신 것뿐이에요. 잠시 쉬면 곧 깨어나실 거예요.” “누가 월이 좀 방으로 옮겨주세요! 휴식이 필요합니다!” “예, 도련님!”고용인이 시월을 방으로 데려가자, 거실에 남은 사람들의 표정은 말 그대로 참혹해졌다. 시후는 아직 치료받지 않아 병약한 얼굴로 서 있었고, 시언은 수술을 막 끝낸 상태에서 시하와 마찬가지로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게다가 시월은 너무 놀라 혼절하기까지.“형, 아버지는...”가장 강인하던 시언의 눈시울조차 붉어져 있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은 장남인 시후였다. 그는 집안의 가장으로서, 누구보다 힘들었지만 지금은 더욱 강한 척해야만 했다. “괜찮을 거야. 단지 비행기 사고일 뿐이야. 기적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시하는 두 주먹을 꽉 쥔 채 휠체어를 세게 내리쳤는데, 그의 눈가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 “분명 심세호가 한 짓이야! 사랑이 증오로 변한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59화

    다행히 지금은 60년 전처럼 정보가 부족한 시대가 아니어서, 원하기만 하면 충분히 알아낼 수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조경숙은 조씨 가문 출신으로, 이름 높은 명문가 자제였다.집안에는 여섯 명의 오빠가 있었고, 조경숙은 유일한 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랐다. 즉, 집안의 보석 같은 존재로, 아름다운 외모와 온화한 성품을 겸비한 인물이 된 것이었다.조경숙은 성인이 되기 전부터 이미 여러 집안에서 혼인을 청했고, 심지어 해외의 명문가들도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조경숙의 수많은 구혼자 중에서도 한 사람만이 유독 특별했다.그 시절 조경숙을 쫓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호들이었기에, 단순히 재산만으로는 그들의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하지만 그중 한 명은 천재 발명가로 불리며, 동시에 뛰어난 의술로 이름을 떨쳤던 인물이었다. 그의 사랑은 그야말로 뜨겁고 격렬했으며, 조경숙을 얻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조경숙이 소임호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음에도, 그는 결코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소임호가 무슨 방법을 썼는지, 그 천재 발명가는 갑작스레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 의학 미치광이의 소개서를 읽은 지아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역시 지아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 천하의 악당 같은 의학 천재는 루이스가 길러낸 첫 번째 제자였는데, 이미 사제 관계가 파탄 나긴 했으나, 지아는 그를 ‘선배’라고 불러야 했다. ‘이미 파문되었다던 그 사람이 사모님과 그렇게 깊은 연관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 ‘그래서 그 사람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피부에서 별다른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던 거구나.’그의 나이를 추정하면 이미 50세가 되었을 것이었다.얼굴은 가면으로 감출 수 있겠지만, 몸은 속일 수 없지 않겠는가?그 사람의 피부는 마치 20대나 30대처럼 매끄럽고 탱탱해, 지아는 그가 소명담이 아닐 거라고 의심하지 못했다. 루이스 역시 젊음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