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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6화

Author: 윤지
박민정이 박예찬의 학부모 회의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들은 조하랑이 박민정에게 전화했다.

“민정아, 요즘은 예전과 달라. 애 엄마들은 하나같이 속물이야. 다들 최현아 쪽에 붙었어.”

‘최현아?’

박민정이 묻기도 전에 조하랑이 물었다.

“참. 최현아가 누군지 기억하지?”

박민정은 조금 당황했다.

“모르겠는데.”

조하랑은 피가 거꾸로 솟을 뻔했다.

‘어휴. 역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네.’

“누구냐면… 그녀는 유남준 사촌 형의 아내야. 어쨌든 좋은 사람은 아니야. 예전에 너를 많이 괴롭혔어.”

“알았어.”

‘좋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학부모 회의에서는 간계를 부리지 않겠지.’

박민정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사실이 증명하듯 그녀의 생각은 짧았다.

박민정이 괴롭힘을 당할까 봐 조하랑은 심히 걱정되었다.

“내가 내일에 다른 일이 있어서 너와 함께 가지 못하겠어. 아니면 거절하고 가지 마.”

“안돼. 다른 애 엄마들은 다 가는데 나만 안 간다면 예찬이 너무 불쌍하잖아.”

박민정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좀 더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박민정에게 말하는 것 외에 조하랑도 딱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여자들의 기싸움을 조심하라는 말을 보태는 것을 잊지 않았다만.

“알았어.”

박민정은 아무 생각 없이 답한 후, 학부모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기까지 했다.

저녁이 되자, 박윤우가 박민정에게 졸랐다.

“엄마, 형의 학부모 회의에 다녀온 후 나의 학부모 회의에도 와줘.”

“알았어.”

박민정이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자, 박윤우는 그제야 흡족해했다.

이때, 민수아가 서프라이즈를 하려는 듯 두 손을 등 뒤로 한 채 방 안에서 걸어 나왔다.

모두가 의아해하자, 민수아는 감추고 있던 청첩장을 그들에게 보여줬다.

“여러분, 다희와 제가 드디어 결혼 날짜를 잡았어요. 이달 15일에 결혼할 예정이니 꼭 참석해 주세요.”

이미 알고 있던 유남준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깜짝 놀랐다.

“와! 이렇게나 빨리요? 축하해요.”

모두의 축하에 민수아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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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남준이 흔쾌히 승낙하는 것을 본 몇몇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들도 전에 이 얘기를 꺼낸 적이 있지만 유남준은 회사가 연애하는 곳이 아니라며 단칼에 거절했었다.유남준이 박민정을 많이 무서워하는 것이 확실했다.한편, 정민기의 방 앞까지 찾아간 진서연은 한참 동안 문을 두드렸지만, 인기척이 들리지 않았다.그녀가 조심스럽게 문을 밀었더니 바로 열렸다.“왜 문이 열려 있지? 어디 갔나?”진서연은 조금 당황했다.그녀가 다시 나가려고 문을 닫으려던 순간, 타올을 걸친 정민기가 화장실 안에서 걸어 나왔다.정민기의 튼튼하고 강한 근육을 바라본 순간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저… 문이 안 잠겼길래… 일부로 들어온 건 아니고. 샤워하는 줄 몰랐어요.”너무 긴장한 나머지 말을 더듬던 진서연은 나가려고 뒤돌아섰다.다행히 정민기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아. 그렇구나. 옷 갈아입을 테니 잠시만 기다리세요.”“네.”진서연은 그를 등진 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그녀는 그제야 심호흡하며 긴장된 마음을 가라앉혔다.‘낮에 뭔 얼어 죽을 샤워야. 망측해서 원. 하여튼 부끄러움은 내 몫이라니까. 그나저나 몸매는 정말 끝내주네. 어떻게 운동했기에 이 정도로 관리가 잘 된 걸까?’진서연이 얼마나 오만가지 잡생각에 사로잡혔으면 정민기가 옷을 다 갈아입고 자신에게 다가올 때까지도 눈치채지 못했다.정민기가 진서연의 어깨를 툭툭 치자, 진서연은 화들짝 놀랐다.“무슨 생각 해요?”정민기가 손을 내리며 말했다.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 진서연이 뒤돌아섰다.그가 옷을 입은 것을 확인한 뒤에야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청첩장을 건넸다.“이건 이달 15일에 있을 수아 씨와 다희 씨의 결혼식 청첩장이에요.”진서연이 청첩장을 정민기에게 건네고 나가려고 할 때 정민기가 그녀를 불러세웠다.“잠깐만요. 서연 씨도 결혼식에 갈 거죠?”사실 정민기는 시끌벅적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진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536화

    박민정이 박예찬의 학부모 회의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들은 조하랑이 박민정에게 전화했다.“민정아, 요즘은 예전과 달라. 애 엄마들은 하나같이 속물이야. 다들 최현아 쪽에 붙었어.”‘최현아?’박민정이 묻기도 전에 조하랑이 물었다.“참. 최현아가 누군지 기억하지?”박민정은 조금 당황했다.“모르겠는데.”조하랑은 피가 거꾸로 솟을 뻔했다.‘어휴. 역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네.’“누구냐면… 그녀는 유남준 사촌 형의 아내야. 어쨌든 좋은 사람은 아니야. 예전에 너를 많이 괴롭혔어.”“알았어.”‘좋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학부모 회의에서는 간계를 부리지 않겠지.’박민정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사실이 증명하듯 그녀의 생각은 짧았다.박민정이 괴롭힘을 당할까 봐 조하랑은 심히 걱정되었다.“내가 내일에 다른 일이 있어서 너와 함께 가지 못하겠어. 아니면 거절하고 가지 마.”“안돼. 다른 애 엄마들은 다 가는데 나만 안 간다면 예찬이 너무 불쌍하잖아.”박민정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좀 더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박민정에게 말하는 것 외에 조하랑도 딱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물론 여자들의 기싸움을 조심하라는 말을 보태는 것을 잊지 않았다만.“알았어.”박민정은 아무 생각 없이 답한 후, 학부모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기까지 했다.저녁이 되자, 박윤우가 박민정에게 졸랐다.“엄마, 형의 학부모 회의에 다녀온 후 나의 학부모 회의에도 와줘.”“알았어.”박민정이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자, 박윤우는 그제야 흡족해했다.이때, 민수아가 서프라이즈를 하려는 듯 두 손을 등 뒤로 한 채 방 안에서 걸어 나왔다.모두가 의아해하자, 민수아는 감추고 있던 청첩장을 그들에게 보여줬다.“여러분, 다희와 제가 드디어 결혼 날짜를 잡았어요. 이달 15일에 결혼할 예정이니 꼭 참석해 주세요.”이미 알고 있던 유남준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깜짝 놀랐다.“와! 이렇게나 빨리요? 축하해요.”모두의 축하에 민수아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535화

    박민정이 정반대의 말을 한다고 생각한 이지원의 뻔뻔스러움은 극치에 달했다.“어쨌거나 저는 무난하게 살고 싶을 뿐 다른 생각은 없어요.”당연히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 아니었다.많은 고통을 겪다 보니 너무 괴로워서 쓸데없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더구나 올해 들어 유남우의 도움으로 연예계에서 꽤 잘나간 탓에 이제는 밑바닥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았다.“이 얘기를 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예요?”박민정의 물음에 이지원은 고개를 끄덕였다.“저를 용서해 준다면 앞으로는 조용히 살겠다고 약속할게요. 물론 민정 씨의 말도 잘 들을 거고요.”“저는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으니 이만 가보세요.”박민정은 차갑게 대답했다.이지원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녀를 쉽게 용서하겠다고 말할 수 없었다.박민정이 여전히 예전처럼 마음이 여리다고 생각한 이지원은 바닥에서 일어났다.“민정 씨, 저는 그러면 가볼게요.”“그러세요.”박민정은 그녀가 나가는 뒷모습을 쳐다보았다.이지원이 나가자, 박민정이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유남준은 서둘러 병실로 들어갔다.“이지원이 뭐라 한 거야?”유남준이 다짜고짜 물었다.“널 때린 건 아니지?”박민정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아직 밝혀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이지원이 조금 전에 한 말을 그녀는 유남준에게 말하지 않았다.유남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이 있으면 무조건 나에게 얘기해. 이지원은 겉과 속이 달라. 넌 지금 기억을 잃은 상태라 그녀의 말을 함부로 믿어서는 안 돼.”“저도 알아요.”말을 마치고 두 사람은 함께 병원을 빠져나왔다.이지원의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자, 박민정은 당시 사건을 파헤치려고 정민기를 찾아갔다.“제 사건은 윤소현과 이지원, 그리고 유남우가 관련이 있는 것 같으니 민기 씨가 좀 더 깊게 조사해 주세요.”“네. 알겠습니다. 하지만…”정민기가 뜸을 들이며 말했다.“시간이 많이 흐르다 보니 빠른 기간 내 알아내기는 어려울 거예요.”“괜찮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534화

    두 사람은 이지원의 말을 단 한마디도 믿지 않았다.특히 김인우는 이지원이 괘씸하게 느껴졌다.“우리가 네 말을 믿을 것 같니? 뒤지기 싫으면 꺼져.”김인우는 그녀와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지원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유남준을 바라보았다.“남준 오빠도 절 못 믿나요?”유남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만약 민정의 사고가 너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 말에 이지원은 등골이 오싹했다.박민정이 기억을 되찾는 것이 두려웠던 이지원은 박민정이 병원 왔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왔다.“제가 민정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으니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이제는 마음을 고쳐먹었다니깐요. 단지 그녀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고 싶을 뿐이니 제발 만나게 해 주세요.”복도에서 다투는 소리는 병실 안에 누워 있던 박민정에게까지 들렸다.의심스러운 느낌이 들어 병상에서 일어난 그녀가 입구로 다가가 병실 문을 열자, 뒤돌아보던 이지원의 눈과 마주쳤다.이지원은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민정 씨, 괜찮나요?”그녀가 긴장감이 가득한 얼굴로 계속 물었다.“혹시 기억나는 건 있나요?”그렇게 말한 후 유남준이 의심할까 봐 설명을 보탰다.“제가 과거에 지은 죄를 조금이나마 만회하고자 이렇게 특별히 시간 내서 민정 씨를 찾아온 거예요.”이지원이 순박하고 해맑은 모습을 보였지만 박민정은 넘어가지 않았다.“그럴 필요 없어요.”그 말에 이지원은 잠시 멈칫하다가 손에 들고 있던 꽃바구니를 내려놓고는 박민정의 손을 덥석 잡았다.“나와 절친이라고 예전에 민정 씨가 계속 얘기했었잖아요?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라서 친자매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데.”물론 박민정은 자신이 어렸을 때 했던 말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비록 기억을 되찾지 못했지만, 본능적으로 이지원과 어울리고 싶지 않아서 이지원이 잡고 있던 자기 손을 뺐다.“그런데 왜 저한테 상처 주는 짓을 한 거예요?”이지원이 저지른 짓에 대해 박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533화

    유지훈이 자신에게 한 말을 박예찬은 유남준에게 전했을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유남준이 한동안 침묵하다가 말을 꺼냈다.“걱정하지 마. 아무 일 없을 거야.”“엄마를 잘 지켜줄 거죠?”박예찬은 박민정이 걱정되었다.“당연하지.”유남준이 한마디 덧붙였다.“예찬아, 언제면 나를 받아줄래?”그 말에 박예찬은 잠시 멈칫했다.“그건 나중에 얘기해요.”말을 마치고 박예찬은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유남준과 사이가 좋더라도 그를 아빠로 대하는 것은 조금 불편했다.입꼬리를 치켜올린 유남준은 바로 부하 직원들에게 전화했다.“민정에 대한 안전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야.”‘이 세상에는 막지 못하는 일들이 수두룩하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쉽지만 막는 입장에서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격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없다고 유남준은 생각했다.“그리고 유석진도 잘 감시하도록 해.”약점을 잡는다면 그들을 대적할 명분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시간이 흐르면서 박민정은 과거의 일들을 조금씩 기억났지만 그렇다고 너무 또렷하지는 않았다.박민정을 진찰하고 나서 김인우가 말했다.“과거의 일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은 몸이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야. 몸이 더 회복된다면 아마 기억도 많이 되찾게 될 거야.”“고마워요.”박민정의 말에 김인우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형수가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가 없어.”박민정이 의아해하자, 김인우가 눈을 내리깔며 덧붙였다.“형수는 내 은인이잖아. 난 과거에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아마 생전에 지은 죄를 다 갚지 못할 것 같아.”여전히 마음속에 죄책감이 남아 있던 그는 박민정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그의 이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도 박민정은 위로의 말을 건넸다.“쓸데없는 생각은 그만 하세요. 저는 인우 씨가 나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아요.”김인우는 쓴웃음을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기억을 잃었으니 이렇게 말하는 거지. 만약 내가 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532화

    밤에 증조할아버지와 유씨 가문의 모든 사람이 자신을 따르는 꿈을 유지훈은 꾸었다.박윤우와 박예찬 형제가 자신의 부하가 되어있었다.“지훈 대장님, 저희를 버리지 마세요.”“불쌍한 저희를 거두어 주세요.”박예찬의 두 동생도 거지가 되어 있었다.유지훈이 웃으며 말했다.“흥! 이제부터 너희들은 모두 내 부하들이야.”“네. 네. 맞아요. 저희는 대장님의 부하니 제발 버리지 마세요.”유지훈은 웃으면서 잠에서 깼다.심지어 유치원에 갈 때도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유치원 상급반 아이들이 그의 밝은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유지훈은 대답하지 않았다.“하여튼 좋은 일이니까 묻지 마.”그렇게 말한 후 그는 우쭐대며 아이들 사이를 비집고 지나 박예찬 옆에 앉았다.지난밤에 꾸었던 꿈을 여전히 마음에 간직하고 있어서인지 유지훈은 자신이 박예찬의 졸개라는 사실을 잊은 듯했다.“예찬아, 이제부터는 내 말을 따르도록 해.”이 말에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던 박예찬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왜 갑자기?”“뭔 말이 그렇게 많아.”유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쨌든 내 말에 따르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거야.”유지훈이 갑자기 변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박예찬은 슬쩍 떠보기로 했다.“만약 내가 네 말을 듣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데?”그러자 유지훈의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너와 네 동생은 거지가 돼서 내게 구걸할 거야.”이 말을 들은 박예찬은 마음속으로 유지훈을 비웃었다.‘내가 설령 유남준의 아들이 아니더라도 이 정도 능력이면 거지로 전락하는 일은 없을 텐데.’“왜 그렇게 확신해? 혹시 점이라도 볼 줄 아는 거야?”유지훈의 얼굴에는 오만함이 묻어났다.“어찌 됐든 전처럼 나를 어린애 취급하지 않는 게 좋아.”“오.”말 섞기 귀찮았던 박예찬이 짧게 대답하자, 유지훈은 그런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예찬아, 왜 더 묻지 않는 거야?”“물어보기 귀찮아. 물어볼 필요도 없고. 네가 무슨 말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531화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지만, 윤소현은 일할 기분이 아니었다.‘어떡하면 될까? 민정 옆에는 유남준이 24시간 붙어있으니 손 쓰기가 어려울 것 같고.’이때 그녀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윤소현이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오랫동안 연락 없던 최현아에게 온 것이었다.호산 그룹이 유남준에게 넘어간 이후 최현아의 가족들은 한동안 잠잠했다.이 사람들이 유남준을 대적하기 위해 뒤에서 꿍꿍이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윤소현은 잘 알고 있었다.윤소현이 수신 버튼을 눌렀다.“형님, 오랜만이에요.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최현아는 일부러 안쓰러운 척했다.“인터넷 뉴스를 보고 괜찮은지 해서 전화했어.”윤소현은 다른 사람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괜찮고 말고요. 까짓거 이혼하면 되죠.”“어휴. 남우도 참. 민정이 돌아오자마자 동서를 쫓아내려 하다니. 염치도 없어.”“이런 얘기 하려고 전화한 거예요?”윤소현이 차갑게 말하자, 최현아는 그제야 본론을 얘기했다.“동서, 요즘 시아버지와 유남우가 IM 그룹을 물리칠 준비를 하고 있어. 정씨 가문도 동참하지 않을래?”“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민정이 정수미의 친딸인데 어떻게 정수미와 대적한다고요?”윤소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최현아는 그녀의 말을 끊으며 웃었다.“동서는 너무 부정적이야. 난 동서의 도움이 필요해.”윤소현이 침묵을 지키며 계속 말하라는 신호를 보내자, 최현아는 말을 이어갔다.“동서가 정씨 가문으로 돌아왔으니 정씨 가문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 돼. 당연히 유남준을 도우면 안 되고. 만약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면 즉시 나에게 보고하면 돼. 동서도 계획 세워 이른 시일 내에 지엔 그룹을 장악해야지.”최현아가 이렇게까지 말하지 않아도 윤소현은 나름의 계획이 있었다.“제가 도와주면 뭘 해줄 건데요?”윤소현이 물음에 최현아는 망설임 없이 바로 답했다.“지엔 그룹을 장악할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줄게. 어때?”“알았어요. 그렇게 하죠.”…유씨 가문 옛 저택에서 최현아와 윤소현은 오랫동안 이야기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530화

    정수미의 머릿속에는 온통 박민정의 생각뿐이었다.회사 다니면서 많이 배우라고 정수미가 윤소현에게 말하자, 윤소현은 그렇게 하겠다며 순종적인 태도를 보였다.길연서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소현 씨가 변한 걸까요? 오늘은 말을 너무 잘 따르네요.”정수미가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말했다.“수박 겉핥기가 아니어야 할 텐데.”“아닐 거예요. 소현 씨는 대표님이 소현 씨를 어떻게 키우셨는데.”길연서의 위로에 정수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가 물을 마시려고 할 때 갑자기 기침이 심하게 났다.가슴이 마치 커다란 비위에 짓눌린 듯 답답하고 불편했다.“정 대표님, 괜찮으세요? 의사 부를까요?”길연서가 다급히 물었지만, 정수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럴 필요 없어. 고질병이 도진 것뿐이니 좀 지나면 괜찮을 거야.”과거에 정수미는 정씨 가문 사람들의 모함을 받아 많은 고통을 겪었었다.“그나저나 유남우는 어떻게 됐어?”정수미가 또 물었다.유남우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안타까워 사람까지 보내 그를 찾으려 했었다.어차피 결혼까지 했으니 유남우가 윤소현과 함께 살기를 정수미는 진정으로 바랐다.아이의 일은 단순히 사고였다.길연서가 탄식하며 말했다.“둘째 도련님이 소현 씨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지난번에 저에게 얘기했어요. 심지어 성명까지 내겠다고 했고요.”정수미는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될 줄을 몰랐다.“소현이 잔머리 굴리기 좋아하니 잘 감시해.”“알겠습니다.”이날 오후, 유남우와 윤소현의 이혼 소식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검에 오르자, 네티즌들은 의견이 분분했다.[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왜 이혼하지?][내막을 누가 알겠어. 재벌들의 결혼은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네.][결혼식은 그렇게 성대하게 했으면서 갑자기 이혼이라고? 내 생각에는 여자 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윤소현이 얼마 전에 아이를 낳았다지만 어쩌면 그 아이가 유남우의 아이가 아닐지도 몰라.]다양한 추측들이 난무한 가운데 놀랍게도 일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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