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혁은 속으로 생각했다.‘이건 너무 쉽잖아? 그냥 내가 할걸!’임건우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런 낯간지러운 호칭은 한 번이면 족해.”말을 마친 그는 체크카드 한 장을 꺼내 매장 여직원에게 건넸다.“결제해 주세요!”여직원은 재빨리 카드를 건네받았다. 3억이 넘는 고급 외제 차를 일시불로 구매한다는 손님이었기에 매장 측에서도 재빨리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결제 과정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결제 승인되었습니다.”여직원은 감격스러운 얼굴로 카드와 영수증을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카드와 영수증 잘 챙기세요, 고객님. 그리고 차는 바로 준비할 테니 30분만 기다려 주세요.”유지연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휘둥그레 떴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 당신 이렇게 큰돈이 어디서 났죠?”임건우는 냉랭한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며 말했다.“유지연, 강주 대학에서 잘나가는 퀸카가 했던 말을 번복하지는 않겠지? 자기가 했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는 소문이 학교에 돌면 이미지만 안 좋아질 텐데… 어떻게 생각해?”“임건우 당신….”이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지연은 학교에 안 좋은 소문이 퍼질 것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찔했다. 그녀는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임건우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오빠….”약속을 이행한 그녀는 고개도 들지 못하고 황급하게 매장을 나섰다.이곳에 더 머무르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장문혁, 왕수진 일행은 복잡한 눈빛으로 임건우를 잠시 바라보더니 유지연을 뒤따라 나섰다.30분 뒤, 임건우는 새로 구매한 BMW M8에 올라타고 시동을 걸었다.이 차를 구매한 이유는 어머니 우나영이 예전에 타고 다니던 차종이었기 때문이었다.한편,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유지연과 일행은 호화 외제 차를 끌고 그들의 앞을 지나가는 임건우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쾅!분을 참지 못한 유지연이 주먹으로 차 창문을 내리쳤다.“짜증 나! 감히 나한테 이런 수모를 줘? 저놈은 왜 죽지도 않아? 임건우, 두고 봐!”왕수진이 말했다.
임건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유화 아가씨? 난 그런 여자 몰라! 그게 누군데? 뭐 하는 사람이야?”대머리가 분노한 표정으로 말했다.“감히 우리 아가씨를 욕보여?”임건우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그래서 그 대단한 유화 아가씨가 도대체 누구냐고? 난 모르는 사람이라니까? 나를 왜 찾아? 클럽에서 술 접대나 하는 아가씨는 아니겠지? 난 그런 여자 관심 없다고 가서 전해!”“말로 해선 안 되겠네! 저놈 잡아!”임건우는 순식간에 이동해서 대머리 앞에 도착했다.짝-묵직한 소리와 함께 대머리의 얼굴이 돌아갔다.이런 상황에서 임건우가 먼저 선수를 칠 줄 몰랐던 대머리는 미처 대비할 틈도 없었다. 임건우의 손바닥이 그의 얼굴을 스친 순간, 대머리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얼굴은 퍼렇게 멍이 들었다.대머리를 쓰러뜨린 임건우는 지체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덮쳤다.“악!”“멍하니 서서 뭐 해? 같이 덤벼!”“저 자식 잡아!”몇몇 남자가 차로 돌아가더니 칼과 각목을 들고 다시 나왔다. 하지만 그들이 헐레벌떡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다섯 명이나 넘는 동료들이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럽게 신음하고 있었다.그들은 이미 다리가 골절된 상태였다.“악!”누군가가 각목을 휘두르며 임건우의 어깨를 내리쳤다.하지만 임건우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각목을 빼앗아 상대의 머리를 날려버렸다.둔탁한 소리와 함께 각목을 들었던 남자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임건우는 힘을 뺀다고 했지만, 일반인은 감당하기 힘든 무지막지한 힘이었다. 신비한 기운을 얻은 뒤, 그는 환골탈태한 사람처럼 힘과 민첩함이 나날이 발달하였다.슉-칼자루가 그를 향해 날아왔다.하지만 임건우에게는 놀랍게도 칼날이 날아오는 방향과 속도감마저 생생하게 보였다.그는 각목을 들어 칼등을 내리쳤다.쨍그랑!방향을 잃은 칼이 공중에서 회전하다가 BMW 차 창문에 부딪히면서 유리창이 와장창 부서졌다.임건우는 상대방의 머리통을 잡은 채 달리더니 차 앞 범퍼에 찧었다.쾅 하는
대머리는 생각했다.‘쌍칼 이 녀석은 도대체 왜 이런 괴물을 건드린 거야? 이게 무슨 힘이지? 아가씨께서도 이런 놈은 상대하기 힘드실 텐데!’임건우는 대머리의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내 차 물어내. 4억.”“뭐? 난 그렇게 많은 돈이 없어!”“그럼 그 술집 아가씨랑 이야기할 수밖에 없겠군.”임건우는 대머리를 끌고 BMW에 태운 뒤, 차 창문 근처에 꽃인 칼을 뽑아 튀어나온 에어백을 찢어버렸다.다행히 시동은 걸렸다.‘이 지경이 됐는데 시동은 걸리네.’그는 쓰러진 놈들을 지나쳐 대머리가 말한 유화 아가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도대체 어떤 인물이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지 알고 싶었다.아슬아슬하게 덜렁거리며 굴러가는 차 때문에 가는 내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새 차를 끌고 나갔을 때보다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세상에! 저거 M8 아니야? 어쩌다가 저 지경이 된 거지?”“새 차 같아 보이는데… 저 차 어딘가 눈에 익어… 지연아, 설마 저거 네 전 형부 차 아니야?”우연인지 악연인지 가는 길에 또 유지연의 차와 마주쳤다.장문혁은 임건우의 차가 있는 방향으로 바짝 추격했고 차를 자세히 살펴본 유지연이 함박웃음을 터뜨렸다.“역시 무능한 인간이었어! 운전도 제대로 못 해서 새로 뽑은 차가 폐차가 되어버린 것 좀 봐! 쌤통이다!”채윤철이 말했다.“저거 저 정도면 보험처리도 불가능한 거 아니야? 허세 부리다가 인생 망하게 생겼네!”잠시 후, 임건우는 한 부둣가에 도착했다.대머리가 부둣가 옆에 있는 복고풍 건물을 가리키며 유화 아가씨는 안에 있다고 말했다.“왜 이렇게 음침한 곳에 사는 거야?”임건우는 투덜거리며 대머리를 끌고 건물로 향했다.문 앞에 도착한 그는 발로 대문을 걷어차고 대머리를 안쪽으로 던졌다.“악!”안에서 보디가드로 보이는 남자 서너 명이 밖으로 나왔다.“어떤 간덩이가 부은 놈이 화우각까지 와서 난리를 피우는 거야?”“여기가 어딘지 알기나 해?”임건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했다.“여기 사는 술집 아가씨가 나 불러서
툭!여자의 하이힐 굽은 정확하게 임건우의 어깨에 맞았다.하지만 임건우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미동도 없었다.그의 몸에 흐르는 신비한 기운이 충격을 튕겨냈고 그 바람에 오히려 유화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그리고 그 순간.임건우가 그녀의 다리를 잡아 비틀더니 그녀를 들어 올렸다.조금 민망한 장면이 연출되었다.여자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달아올랐다.사실 발차기를 날리던 순간 오늘 드레스를 입고 나온 걸 후회했던 그녀였다.그리고 지금은 그것보다 더 큰 수치심이 몰려왔다.유화가 미친 듯이 반격했지만, 임건우에게는 전혀 타격이 없었다. 그녀의 반격은 임건우에게 그저 간지러울 뿐이었다. 임건우는 그녀의 허리를 들어올려 옆에 있는 책상으로 던졌다.쾅 하는 소리가 건물 전체에 울렸다.다행히 유화가 재빨리 손으로 책상을 짚었으니 망정이지 그대로 부딪쳤으면 최소 코뼈 하나는 부러졌을 것이다.하지만 가슴이 책상머리에 부딪혀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짝!임건우는 가볍게 여자를 제압하고 손바닥으로 여자의 엉덩이를 내리쳤다. 유화의 하얀 허벅지에 시뻘건 손자국이 새겨졌다.“이름이 유화라고 했던가? 사람을 시켜서 새로 산 내 차를 폐차할 지경으로 만들어 버렸지? 이거 어떻게 갚을 거야?”말을 마친 임건우는 다시 그녀의 엉덩이를 내리쳤다.유화는 눈물을 머금고 고통스럽게 신음했다.그녀는 무려 강주 지하 세계 서열 3위나 되는 자신이 어느 날 이름도 모르는 남자에게 처참하게 패배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부하 직원들이 다 보는 앞에서 남자에게 민망한 부위를 구타당하고 있으니 통증도 통증이었지만 쪽팔려서 죽고만 싶었다.“내가 촌놈이라서 잘 몰라서 말인데… 아까 술 시중든다고 했는데 시중은 어디까지 드는 거지?”유화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그녀는 필사적으로 반항했지만, 임건우의 괴력을 당해낼 방법이 없었다.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그녀의 부하들도 아연실색했다.어떻게 이런 일이!이 남자, 도대체 누구지?누군지는 몰라도 아주 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이 모시는 마동재가 임건우에게 깍듯이 대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김태원은 그의 신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임건우의 진짜 신분이 무엇인지는 감이 오지 않았다.“그래서 뭐가 큰일 났다는 거야?”유화가 물었다.“아… 제정신 좀 보세요. 중요한 걸 잊고 있었네요. 어르신께서 쓰러졌습니다.”“뭐라고?”유화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빨리! 프라이빗 클럽으로 돌아간다.”밖으로 헐레벌떡 달려 나간 유화는 자신의 람보르기니에 올라탔다.임건우는 당당하게 다가가서 그녀의 옆좌석에 올라탔다.유화가 분노한 말투로 소리쳤다.“허락도 없이 이게 무슨 짓이야? 당장 안 내려?”임건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일단 차 시동 걸어. 당신 양아버지 상태가 먼저인 거 아니야?”“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지?”“양아버지 만나면 모든 걸 알게 될 거야.”부릉-람보르기니가 쏜살같이 거리를 질주하기 시작했다.30분 뒤, 그들은 목적지에 도착했다.차를 세운 유화가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아버지는?”“별채에 계십니다. 계 선생님께서 살펴주고 계세요.”임건우는 유화의 뒤를 따라 별채로 향했다.한번 이곳에 와본 적 있었고 마동재도 부하들에게 임건우를 보면 자신을 본 것처럼 깍듯이 대하라는 명령을 한 적 있기에 임건우의 앞길을 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잠시 후, 그는 마동재가 있는 방에 도착했다.마동재의 얼굴을 확인한 임건우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예전에 만났던 50대의 마동재는 힘이 넘치고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풍기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기는 온데간데없고 죽을 날을 기다리는 노인처럼 핼쑥한 모습이었다.며칠 못 본 사이에 사람이 이렇게 변하다니!분명 무언가가 있다.임건우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다.천의도법에서는 한눈에 환자의 상태를 꿰뚫는 것을 현인의 눈이라고 부른다.한번 보기만 하면 그 사람이 처한 상황과 병의 근원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마동재의 몸
유화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정말 귀신 짓이었어? 지금… 어디 있는데?”임건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당신 앞에서 당신이랑 얼굴 마주하고 있거든?”사실 이런 상황은 임건우 본인도 처음이었다. 귀신을 마주하고 있으면 많이 무서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느낌은 없었다. 조상님의 천의도법을 수련한 뒤로 수도 없이 많은 지식과 견문을 익힌 것처럼 모든 일을 침착하게 응대할 수 있었다.이때, 유화도 무언가가 자신의 얼굴을 만지는 느낌을 받았다.“악!”그녀는 새된 비명을 지르며 임건우의 어깨에 매달렸다.여자의 가는 팔이 임건우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임건우는 순간 가슴이 벌렁거리고 호흡이 가빠졌다.“저기, 우리 오늘 처음 만난 사이거든? 이렇게 진한 스킨십은 좀 이르지 않아?”임건우가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유화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서 다급히 그를 놓아주었다.그녀가 자신에게서 떨어지자, 임건우는 손을 들어 마동재의 등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아악-”인간의 아닌 것의 소름 끼치는 소리가 사람들의 귓가에 메아리쳤다. 유화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다시 임건우의 목에 매달렸지만, 그는 매정하게 미인을 뿌리쳤다. 마동재의 몸에서 떨어진 어린 귀신이 검은 연기로 변해 방에서 도망치고 있었다.임건우는 재빨리 그것을 쫓아 나갔다.그것은 복도를 돌고 돌아 벽에 걸린 액자로 들어가 버렸다.임건우는 가까이 다가가서 그림을 관찰하다가 주치의를 불렀다.“이 그림, 어디서 났죠?”주치의는 모른다는 뜻으로 고개만 흔들었다.유화도 이 그림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이때,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온 마동재가 입을 열었다.“그 그림은 원나라 명화가 황공의 유작입니다. 며칠 전 지인이 선물한 건데 무슨 문제라도….”“어르신은 이 그림 때문에 쓰러진 겁니다. 그것이 이 안으로 들어갔거든요.”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마동재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유화가 한바탕 설명해서야 그는 대노하며 소리쳤다.“양효천 이 자식
잠시 후, 마동재는 임건우를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다.“도련님… 그런 건 어디서 익히셨나요?”임건우는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대답했다.“예전에 공부할 때, 운 좋게 도인을 만나 한 수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고 대단한 기술도 아닙니다.”마동재는 무슨 소리냐는 듯이 흥분해서 말했다.“역시 도련님은 하늘이 내린 천재이십니다. 일반인이 못하는 것도 척척 해내시잖아요.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임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지금 저에게 아부하는 겁니까?”마동재가 말했다.“그냥 사실을 말한 것뿐입니다.”임건우는 유화에 대해 물었다.마동재에게는 두 명의 양 아들과 양딸이 있었는데 큰아들은 천우, 둘째는 지호, 그리고 막내딸 유화였다. 세 사람은 만리상맹의 3대 수장으로, 각자 뛰어난 싸움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그랬군요.”“도련님, 유화가 마음에 드십니까? 유화를 보내 시중들라고 할까요?”“됐습니다! 마누라 하나로도 골머리가 아픈데 여자는 사양하죠. 참, 어머니께서 깨어나셨습니다. 지금은 태운 별장에 머물고 있으니 이런 일이 생기면 저한테 연락하세요.”마동재의 눈이 반짝 빛났다.“사모님께서 드디어 깨어나셨군요. 정말 잘됐어요. 하늘이 도왔네요! 하지만 험한 세상에 몸 담고 있는 처지라 찾아 뵙고 인사 올리기는 힘들 것 같아요.”임건우가 말했다.“어머니는 지하 세력을 많이 싫어하셨나 봅니다. 그래서 아버지도 진짜 신분을 어머니에게 말씀하지 않은 거죠?”마동재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지키려고 그러신 거죠.”임건우의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정말 위험한 일을 하시고 계신가 봐요. 그럼 몸조심하세요. 어려운 일 생기면 주저하지 마시고 저한테 연락하시고요.”마동재는 감격한 얼굴로 임건우의 앞에 고개를 숙였다.“감사합니다, 도련님!”임건우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유화가 마동재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차를 배상하라고 따질 수도 없었다.한편, 프라이빗 클럽.유화가 마동재에게 따지듯 물었다
30분 뒤,임건우는 새로 뽑은 BMW를 끌고 태운 별장으로 돌아갔다.사고가 났던 차량도 폐차를 면했다.사고 차량을 자세히 점검한 매장 측에서는 범퍼만 새로 교체하면 아무 문제없다고 말했다.임건우가 나가자 질투의 시선이 매장 여직원에게 쏠렸다.“원미 씨 오늘 운 좋네.저런 큰손을 다 만나고.도대체 보너스만 얼마 번 거야?”“나는 왜 저런 재벌을 못만날까?”“원미 씨 부자 되겠어.아까 서류 작성할 때 연락처 있었지?자주 연락하고 그래.잘 생기고 돈도 많은데 여자가 먼저 다가가면 뭐 어때?잘되면 평생 팔자 고칠 수도 있잖아.”얼굴이 새빨갛게 물든 주원미의 눈에서도 아름다운 환상이 그려졌다.오후 두 시,강주 서산 국립묘지.강주에서 주변 환경이 가장 볼품없는 묘지였다.임건우는 우나영과 함께 한 묘비 앞에 서 있었다.임씨 그룹의 창시자이며 생전에 수천억 규모의 자산을 보유했던 사람이 죽고 이런 초라한 곳에 묻혔다는 사실이 씁쓸했다.우나영에게는 특히 더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었다.잠시 묘비를 바라보던 그녀가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임건우도 묵묵히 눈물을 떨구며 다가가서 모친의 어깨를 감싸안았다.그렇게 한동안 울기만 하던 우나영이 천천히 안정을 찾았다.그녀는 무덤 앞에 자라난 잡초를 뽑으며 처연한 목소리로 말했다.“어떻게… 네 아버지가 어떻게 이런 곳에 묻힐 수 있어?생전에 그렇게 사람을 좋아하던 사람이 이런 곳에 고독하게 묻혀 있다니… 얼마나 외롭겠어.임씨 가문 전용 묘지도 있잖아?너의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너의 아버지를 위해 구매하신 건데 묻히더라도 그곳에 묻혔어야지!”임건우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사고가 나자 임봉은 아버지가 가짜 장부를 작성하고 회사 기밀 프로젝트를 외국에 팔았다고 모함했어요.그 말을 믿은 할아버지가 우리를 가문에서 내쫓았죠.아버지가 임씨 가문묘지에 묻힐 자격이 없다면서 강주의 각대현 묘지에 연락해서 아버지의 유골을 받지 말라고 압력을 넣었어요.결국 이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죠.”그는 잠시 뜸을
“아이가 태어났다고?”임건우는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순간적으로 강하게 혈육의 연결을 느꼈다. 마음속에서 감동이 밀려왔다.이런 감정은 처음이었다.마치 새로운 자신이 태어난 것 같았고 생명이 이어지는 느낌이랄까.임건우는 자신이 겪고 있는 금단의 변화에 신경을 쓸 겨를도 없이 급히 앞을 향해 달려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약해 보이는 당자현을 발견했다.당자현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고 얼굴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당자현은 갓 태어난 새하얀 아기를 품에 안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울고 있었다.임건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처음 아버지가 된 사람처럼 당황한 표정으로 서서히 한 발 한 발 다가갔다.불안한 마음으로 아기에게 시선을 두었다.손을 내밀었지만, 어떻게 안아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그 손은 결국 당자현의 얼굴에 닿았고 그의 이마에 부드럽게 이마를 맞대며 애틋하게 키스한 후 가슴 깊이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이렇게 빨리 낳았어? 너무 힘들었지?”당자현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보다 더 기쁘고 행복해. 지난 생, 그 전생, 우리는 아이를 낳지 못했잖아. 지금 드디어 꿈을 이룬 거야.”“자기야, 이제 나를 기억할 수 있겠어?”임건우는 당자현을 바라보며 눈을 맞췄다.그 순간, 두 사람의 정신력은 공중에서 교차하며 강렬한 자기장을 형성했다.임건우의 정신력이 강하지만, 당자현의 정신력은 그보다 훨씬 강력했다.두 사람은 마치 텔레파시처럼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색색의 정신력이 교차해 아름다운 빛의 물결처럼 흐르며 거대한 정신의 거미줄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그 속에서 둘이 아닌 셋이 함께 감싸져 있었다.그 순간, 임건우는 갑자기 하나의 장면을 보았다.산 중턱에 우뚝 솟은 궁전과 건물들이 선기가 흐르는 듯한 아름다움 속에 별들이 둘러싼 모습이 펼쳐졌다.그곳에서는 성대한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새 신부는 붉은 혼례복을 입고 화려하고 아름다웠으며 그 모습이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하객들은 모두
부영록은 강하게 튕겨져나가며 몸이 바닥에 떨어졌다.부영록은 움직이지 않았다.백옥은 무표정한 얼굴로 부영록을 살펴보며 다가갔다.몇 초 후, 부영록이 천천히 눈을 떴지만, 그 눈빛은 여전히 혼란스러워 보였다.그녀는 백옥과 그 앞에 있는 청동 고전, 그리고 펼쳐진 상황에 충격을 받으며 물었다.“백... 백 통령, 여기는 어디죠? 세상에, 이렇게 큰 청동 고전이 있다니 이건 상상도 못했어요!”백옥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세상에, 혹시 일체의 두 영혼을 가진 건가?’쿵!청동 거대한 문이 마침내 닫혔다.임건우는 여전히 자연의 힘을 흡수하고 있었다.수많은 규칙이 담긴 에너지가 임건우의 자복궁에 흘러들어 가 혼돈 나무에 의해 흡수되었고 동시에 혼돈 기운이 나무에서 퍼져 나와 자복궁 속 혼돈 기운의 농도가 열 배로 증가했다.그리고 혼돈 나무는 이제 50미터 높이로 자라났다.임건우 옆에 있던 금강마원은 그를 노려보며 이빨을 드러냈고 손을 들고는 마치 임건우를 쳐 죽일 듯이 보였다.당자현은 그것을 보고 급히 막아섰다.“그건 내 가장 중요한 사람, 우리 아이의 아버지야. 나를 존중하듯 건우를 존중해야 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함부로 해치면 안 돼. 알겠지? 그렇지 않으면 난 너를 두고 떠날 거야.”금강마원은 마치 이해한 듯 고개를 숙여 사죄하며 귀여운 소리를 내며 사정했다.하지만 이 모든 일은 임건우에겐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임건우는 마치 정신을 집중한 듯 눈을 감고 오랫동안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당자현은 조용히 말했다.“자연의 힘이 건우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그러니 건우가 여기서 조용히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두자.”당자현은 손을 뻗어 자연 신전에 깊숙이 있는 곳을 향해 손짓하며 입에서 고대하고 신비로운 음절을 발음했다.그 순간, 자연 신전 깊은 곳에서 더 많은 자연의 힘이 흘러나왔다.만약 임건우가 이 장면을 봤다면 분명 깜짝 놀랐을 것이다.당자현은 자연의 힘에 영향을 받는 대신, 마치 그 힘을 다루고 있는 듯 보였고
혼돈 나무, 정말 신령한 나무였다.단순히 다른 이들의 무기를 흡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부에서 오는 부정적인 힘까지도 흡수할 수 있었다...아니, 혼돈 나무는 단순히 피해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힘을 대량으로 흡수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바꿔버렸다.임건우의 앞에 소용돌이가 형성되었다.수많은 자연의 힘이 그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갔고 혼돈 나무는 끊임없이 그것을 흡수하며 임건우는 투시를 통해 혼돈 나무가 대량의 자연 에너지를 흡수한 후 나무가 급격히 자라나는 것을 보았다.처음에는 겨우 5미터였던 작은 나무가 금세 6미터, 7미터, 10미터, 15미터로 자라기 시작했다!그리고 여전히 자라고 있었다!임건우는 그 광경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곳의 자연 에너지가 이렇게 강력하다니 혼돈 나무가 임건우의 자복궁 안에 들어온 지 오라지만 그동안 크게 자라지 않았었는데 지금처럼 기세 좋게 자라날 줄이야.혼돈 나무의 가지에 달려 있던 혼돈 구슬도 서서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것도 마치 혼돈 나무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슛!엽지원은 귀왕의 몸이어서 육체가 없기에 상대적으로 더 강한 내성을 가졌지만, 시간이 흐르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급히 임건우의 항마추로 다시 들어갔다.그런데 당자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다.당자현은 임건우를 힐끗 보며 눈 속에서 애틋한 감정과 함께 약간의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밖으로 튕겨 나간 부영록은 이에 대해 불만이 가득했다.“이게 뭐야, 만 년 전에 존재했던 자연 신전이라고? 나도 들어가서 내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 문도 못 들어가다니! 내가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잖아! 어떻게 이렇게까지 당해야 하는 거지? 나도 할 수 있잖아! 당자현보다 못할 리 없잖아!”부영록은 이를 악물고 다시 고전을 향해 돌진했다.하지만 그 순간 강력한 자연의 기운이 부영록을 압도하며 다시 밖으로 튕겨 나갔다.부영록은 공중에서 피를 토하며 땅에 떨어졌다.“어떻게... 가능하지?”부영록은 입을 떡 벌리고 자신이
그 중 한 자루의 검은 이미 녹슬어 버렸다.검에 새겨진 부적과 문양은 사라지고 검에서 뿜어져 나오던 영력이 모두 사라졌으며 재료마저 변질되어 더는 빛을 발하지 않았다.마치 평범한 쇠덩어리처럼 보였다.다른 하나는 혈색 긴 검이었다.상태는 조금 더 나았지만, 그 검의 영력과 에너지는 서서히 혼돈 나무로 흡수되고 있었다.두 자루의 검에서 나온 에너지는 혼돈 나무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혼돈 나무의 가지에 달린 열여섯 개의 잎은 번쩍이며 초록빛 광채를 내뿜었다.마치 그 자체로 생명을 얻은 것처럼 작은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었다.임건우는 손을 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없어요.”부영록은 불만스러운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칫, 아깝다고 생각해? 내가 네 거 뺏어가겠어?”임건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진짜 없어요.”“흥, 어차피 난 별로 관심 없으니까.”임건우는 말없이 웃어 보였다.그러곤 백옥에게 물었다.“스승님, 우리 연호에 신풍곡이라는 문파가 있나요?”백옥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들어본 적 없다.”“그럼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죠? 아, 그나저나 갑자기 생각났는데 비유궁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영혼이 하나 있어요. 혹시 들어본 적 있나요?”백옥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그때 부영록이 갑자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비유궁이라... 나는 알고 있어.”모두 부영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부영록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건 삼국 시대부터 존재한 수련 문파로 당시엔 오대 선문 중 하나로 꼽히며 고수들이 넘쳐났어. 그런데 지금도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네.”잠시 생각에 잠긴 부영록은 자연 신전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중요한 건 바로 이 자연 신전이야. 지금 우리가 눈앞에서 기회를 맞이했으니 이 신전이 사라지길 지켜볼 건지, 아니면 안으로 들어가 한 번 싸워볼 건지 선택해야 해.”모두가 그 절세의 노인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임건우는 입을 열었다.“저 노인은 때때로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고 행동도 이상해
임건우는 당연히 당자현을 탓하지 않았다.오히려 끝없는 마음의 아픔만이 느껴졌다.임건우는 천천히 다가가 당자현을 부드럽게 품에 안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넌 왜 이렇게 바보 같아? 임신한 걸 알면서도 이런 곳에 오다니... 많이 힘들었지? 다행히 지금은 무사하지만, 만약 네가 사라지면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당자현은 임건우의 얼굴을 감싸며 손끝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당자현의 눈은 임건우를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가득 채우며 마치 세상에 그저 둘만 있는 것처럼 깊은 눈길을 보냈다.당자현은 감정을 담아 속삭였다.“난 이 삶이 이렇게 끝날 줄 알았어. 우리의 인연은 아마 다음 생에서야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이렇게 찾아와주니까... 이제는 내가 죽어도 아쉬움이 없어.”임건우는 당자현의 엉덩이를 가볍게 쳤다.“그런 말 하지 마. 네가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지.”“맞아, 네 말이 맞아! 자기야...”당자현은 망설임 없이 임건우에게 입맞춤했다.둘의 입술이 닿자 점점 숨이 가빠지고 감정이 고조되었다.백옥은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땅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부영록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임건우와 나지선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기에 이 상황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그 당시 자신도 그들과 함께 있었고 임건우가 그녀를 안을 때 그 어떤 감정을 느꼈든 기억이 떠올랐다.부영록은 잠시 그 장면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런 감정은 이제 자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부영록은 잠시 후 고개를 돌려 다른 일을 했다.“이 무기들, 품질이 꽤 괜찮군.”백옥은 시체에 꽂혀 있던 여러 개의 비검을 뽑아들고 세심히 살펴보았다.각각의 검은 마치 정수를 담고 있는 듯한 기운을 발산하며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검 위에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고 그것이 마치 작은 진법처럼 보였다.그뿐만이 아니었다.모든 무기에는 천병각이라고 새겨진 세 글
푹!피가 하늘을 찌르며 쏟아지고 시체가 널브러졌다.신풍곡의 200명 넘는 고수들, 그중에서도 그 최고 지도자인 장문까지 한 방에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신풍곡 장문의 목에는 긴 칼이 꽂혀 있었다.그의 눈은 크게 뜨였고 고통스럽게 한마디를 남겼다.“어떻게... 이런 일이... 안에 있는 사람은 대체 누구냐?”하지만 그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순간적으로 생명의 기운이 사라지고 눈을 영원히 감았다.그때 임건우와 일행의 마음속에는 큰 충격이 일었다.자연 신전 안에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니 그리고 그 사람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심지어 부영록까지 눈이 휘둥그레져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그 안의 여자가 그들을 죽이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이렇게 한 번의 손짓으로 200명이 넘는 고수들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다면 그들이 죽는 것은 단 한 번의 손동작으로 해결될 것이다.임건우가 당자현에게 물었다.“자현아, 그 안에 있는 사람, 대체 누구야?”당자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도 몰라. 난 이곳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어. 백호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지.”그들이 말하는 사이 청동 고전의 대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쿵!끽!금속이 마찰되는 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만으로도 문이 얼마나 오랫동안 닫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청동문에 낀 청록색과 먼지들이 그 문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마치 이 문이 1만 년을 넘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것처럼 그 무게감과 고대의 느낌이 났다.딸각딸각...발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임건우 일행은 모두 뒤로 물러서며 긴장했다.그리고 그들 앞에 등장한 것은 백발에 깊은 주름이 새겨진 할머니였다.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녀의 머리는 엉망이었고 얼굴의 절반은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었다.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이 시대의 것이 아니었고 전혀 다른 시대의 옷처럼 보였다. 그녀의 전신에서
“흑흑흑, 흑흑흑.”울음소리가 청동 고전의 전당에서 퍼져 나왔다.그 울음소리는 간헐적이고 때로는 높은 음으로 때로는 낮은 음으로 이어졌지만, 강력한 정신적 영향을 주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마치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온 울음처럼 세상 모든 것들이 함께 슬퍼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그 울음소리는 모든 생명에게 슬픔을 강하게 전파했다.그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즉시 그 감정에 휘말려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다.눈물이 멈추지 않고 흐르며 심지어 정신력이 약한 이들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울며 통곡하다가 마음속에서 뭔가가 터져 나오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고통스러웠다!엄청난 고통이었다!임건우는 자신의 정신력으로 고전의 전당에서 나오는 울음소리를 막으려 애썼다.임건우가 가진 정신력은 이미 엄청나게 강력했지만, 한때 취혼관에서 얻었던 힘 덕분에 한층 더 강해졌음에도 그 울음소리는 여전히 임건우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부영록은 그나마 괜찮았다.백옥은 오히려 더 힘들어 보였다.백옥은 육체적으로 강했지만, 정신력은 임건우보다 약했기에 울음소리에 즉시 영향을 받았다.눈물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급기야 백옥은 소리 내어 울음을 터뜨렸다.현장에서는 울음소리가 가득했다.그때, 당자현이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그 손가락에서 하얀빛이 번쩍였고 그 빛 속에서 기이한 문양들이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그 하얀 빛은 실처럼 길게 퍼져 나가며 반구 형태의 보호막을 형성했다.그 보호막은 임건우와 백옥, 부영록을 감쌌다.이것은 정신력으로 만들어진 방어막이었다.울음소리가 그 방어막에 부딪히자, 보호막의 문양들이 떨며 황금빛 기운을 발산했고 그 울음소리의 대부분을 막아냈다.“저 울음소리는 대체 누구의 울음소리인가?”“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아파요... 흑흑흑... 못 참겠어요... 울고 싶어요...”문파 사람들은 무작정 울기 시작했다.그들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 울음소리에 휘말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때, 갑자기 울음소리가
공 장로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외쳤다.“흩어져라! 모두 흩어져!”공 장로는 크게 외치며 가장 먼저 옆으로 물러섰다.임건우를 한눈에 보고 절대 고수로 착각한 것이다.자신의 희귀한 영보를 그렇게 쉽게 빼앗아 갈 수 있다면 임건우는 평범한 존재가 아니라는 판단이었다.이 틈을 타, 임건우는 쉽게 당자현에게 다가갔다.이 순간의 당자현은 여전히 아름다웠다.마치 천계에서 내려온 신선 같은 모습이었지만, 온몸은 피투성이였고 머리칼은 흐트러져 있었다.임건우는 천천히 걸어 당자현 앞으로 나섰다.그리고 손을 들어 당자현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자현아, 내가 왔어.”“자기야!”당자현은 고개를 살짝 들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임건우를 올려다보았다.당자현은 바로 임건우의 품에 뛰어들었다.“크악!”이때, 금강마원이 상황을 알아차렸다.한 인간이 당자현 곁으로 다가갔다는 사실에 그의 눈에서 핏빛 살기가 번쩍이며 천지를 울리는 포효를 내질렀다.그의 몸이 갑자기 두 배로 불어나더니 발을 세게 구르며 중력 영역을 다시 펼쳤다.순식간에 적들을 반쯤 쓰러뜨리고 바람처럼 임건우를 향해 돌진했다.“건우야! 조심해!”백옥이 외치며 금색 대검을 들고 달려왔다.그 대검은 그녀 몸집보다 두 배는 커 보였고 무게는 상상조차 어려웠지만, 그녀는 그것을 손쉽게 다루며 화살처럼 빠르게 다가왔다.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날린 비검이 백옥을 향해 날아왔지만, 백옥은 가볍게 그 비검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갔다.백옥이 들고 있는 대검 역시 범상치 않은 물건이었다.뒤이어 부영록도 달려왔다.임건우는 커다란 비밀을 품고 있었기에 부영록은 어떤 일이 있어도 임건우를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그런데 바로 이때 당자현이 갑자기 눈부신 하얀 손을 들어 올리며 금강마원을 향해 소리쳤다.“백호야, 안 돼! 멈춰!”쿵!쾅!금강마원은 당자현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거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이 될 뻔했던 돌진을 멈추며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옆에 있는 거대한 청동 기둥
“누구냐!”임건우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문파 사람들에게 발각되었다.한 노인이 크게 외치며 오색 찬란한 빛을 띤 검을 휘둘렀다.날아든 검은 임건우를 허리부터 반으로 베려는 기세였다.그 순간, 임건우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압도적인 위기감이 몰려왔다.지금껏 겪어온 어떤 위험보다도 강렬한 공포였다.임건우는 본능에 따라 최강의 방어술인 현무방갑술을 발동하며 자신의 몸을 감쌌다.온몸에 무수한 주술 문양이 떠오르더니 하나로 모여 거대한 방패를 형성했다.임건우는 이 방패로 검격을 막아내려 했다.그 장면을 지켜보던 백옥은 겁에 질려 얼굴을 돌렸다.“안 돼...”부영록도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멍청하네. 이렇게 무모하게 덤비다니... 이 정도 실력으로 문파 고수의 공격을 정면으로 막으려 하다니 그건 스스로 죽으러 가는 거잖아.”푹!임건우가 힘겹게 형성한 현무방갑술은 단 한 번의 공격만 막아냈다.방패는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고 날카로운 검날이 임건우의 몸을 향해 깊숙이 파고들었다.하지만 바로 그때였다.임건우의 몸속에 있던 혼돈 나무가 살며시 가지를 흔들었다.회색빛 혼돈 원기가 검날을 향해 뿜어져 나왔다.슛!순식간에 혼돈 원기가 검날을 휘감더니 그 검을 통째로 임건우의 자복궁으로 빨아들였다.“뭐야, 어떻게 된 거지?”임건우 자신도 어리둥절했다.임건우는 죽기는커녕 혼돈 원기가 그 검마저 흡수해버린 것이다.이건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임건우는 급히 자신의 몸속을 내시했다.그리고 자복궁 안에서 한 가지 광경을 발견했다.그 검은 지금 혼돈 나무의 가지에 걸려 있었다.검은 온통 피처럼 붉었고 검신에는 세밀한 문양과 부적 같은 각인이 번쩍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임건우는 그제야 깨달았다.이 검은 조금 전 금강마원에게 큰 상처를 입혔던 바로 그 신검이었다.어마어마하게 날카롭고 법력이 강했던 검이 이런 처지로 전락하다니.그러자 임건우는 혼돈 나무가 얼마나 기적 같은 존재인지를 문득 깨달았다.그동안 임건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