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린 강주 어느 한 곳에서....등불이 휘황찬란한 유씨 가문의 별장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오늘은 유씨 가문의 부인 심수옥의 46번째 생일이다. 이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미모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그녀는 자색이 뛰어난 딸 둘을 두고 있는데 하나는 강주 제일의 미녀이고, 또 하나는 강주 대학의 얼짱이다. 두 딸을 탐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이번 축하의 기회를 빌어 찾아온 것이다. "유 사모님, 이것은 동해에서만 나는 진귀한 진주인데 피부를 맑고 희게 한다고 합니다. 생신 축하드립니다.""이모님, 이 옥여의를 받으시고 모든 일이 뜻대로 되시길…."유씨 부인은 손님들의 선물들을 받으며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바로 이때,별장 밖에서 한 청년이 너무 씻어 하얗게 색이 바랜 청바지를 입고 뛰여 들어오더니 다급한 어조로 유씨 부인에게 말한다.“어머님, 저의 어머니 병이 심해져서 당장 수술해야 할 것 같은데 일억 원만 빌려주실 수 있으세요?"이 말을 들은 손님들은 모두 놀라 멍해졌다. 그들은 이상한 표정으로 청년을 바라본다.오늘 유씨 부인 생신인데 선물을 드리기는커녕 일억 원을 달라고 손을 내밀다니, 혹시 머리가 돈 건 아닐까?"이분은?""누구겠어요? 바로 유씨 가문의 데릴사위인 임건우, 유가연 아가씨의 쓰레기 같은 남편이죠! 그저 명의상의 남편일 뿐, 아가씨는 아직 결백한 몸이래요. 그렇지 않으면 오늘 우리가 여기 무슨 볼일 있겠어요?"양복 입은 한 청년의 비꼬는 말에 별장 곳곳에서 폭소가 터졌다. 그 소리에 소파에 앉아 있던 절세의 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임건우를 바라보며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바로 임건우의 아내, 유가연이다.두 사람은 결혼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임건우는 유씨 가문에서 가정부보다도 못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고, 아내의 방 앞에는 얼씬하지도 못한다.결혼 당일, 부모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아버지 임우진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어머
"임 도련님!"수옥은 들어오는 사람을 보며 열정적으로 마중 나갔다.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모두 존경의 기색을 나타냈다. 그는 임호진이라고 하는데 강주 임 씨 그룹의 작은 회장이다. 임 씨 그룹의 시가는 백만 억에 달하는데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의 자산을 합친 것보다도 더 많다.그런데 그를 본 건우는 눈에 불이 달아오르더니 달려가 호진의 목덜미를 잡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이 짐승보다 못한 자식. 감히 너 형수를 넘봐? 네가 이러고도 사람이야?"임호진은 임건우의 사촌 동생, 즉 셋째 삼촌 임봉의 아들이다. 건우는 이들 부자를 뼈에 사무치게 증오하고 있다.작년 시월,부모님이 차 사고를 당한 후 삼촌 임봉은 형님을 횡령죄로 모함하고 임우진 부부가 일으켜 세운 임 씨 그룹을 빼앗고는 우진의 가족들을 모두 임씨 가문에서 쫓아냈다. 그렇지 않으면 건우도 오늘날, 이 비참할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할아버지한테서 가문으로부터 쫓겨난 주제에.... 뭐, 형수? 가연 아가씨가 어떻게 형수가 돼? 하물며 유명무실한 사이인데, 형이 가연 아가씨한테 어울리기나 한다고 생각해?""임 도련님, 오늘 바쁘실 텐데 어떻게 오셨어요?"수옥이 건우을 옆으로 밀어내고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오늘 아줌마 생신인데, 당연히 생신 축하드리려 왔죠! 이것은 백 년 묵은 인삼이에요, 제가 육억을 주고 다른 사람한테 특별히 부탁하여 사 온 거예요. "수옥은 육억짜리 백 년 인삼이라는 말에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편 연모하는 눈길로 절세의 미녀 가연을 바라보는 호진의 눈에는 남자로서의 갈망의 욕망이 비치고 있었다.호진은 예전부터 가연을 탐내고 있었다. 그는 가연을 향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가연 씨 얘기는 들었어, 마침 우리 아버지와 만리상맹 고위층 사이에 친분이 있으니 이 일은 내가 해결할게. 일이 해결되면 다시 성대한 결혼식을 치르도록 하고. 가연 씨, 난 진심이야, 가연 씨를 처음 본 순간부터 깊이 사랑하고 있었어, 혼
건우는 그 말에 놀라 또다시 멍해졌다.‘일조라.... 그게 얼마나 되는 거지?’임 씨 그룹은 전성기에 매우 번성했는데, 시가총액은 백 조에 달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고정 자산이고, 아버지 손에도 일조도 없었던 것 같다.‘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중요한 건....’"당신이 내 아버지의 부하라고요? 그 만리상맹의…."동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렇습니다, 만리상맹의 전체가 모두 도련님 것입니다."퍽!건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들어 자기 뺨을 때렸다."아니, 도련님! 이게 무슨....?""혹시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그랬어요.""허허, 이 모든 것들이 모두 사실입니다. 도련님의 아버지인 임 어르신은 소인에게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만약 어르신이 아니셨다면 전 전 이미 온 집안이 망하고 저세상 사람이 됐을 겁니다. 당시 어르신은 만리상맹을 창립하여 소인에게 맡기셨습니다""네?"건우는 입을 벌린 채로 멍하니 굳어있었다. 아무래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만리상맹은 임 씨 그룹보다 얼마나 더 큰지 모른다. 소문에 의하면 자산이 천 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하 세계에서는 더욱더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이렇게 거대한 그룹을 아버지께서 손수 만드셨다고? 왜 난 들어본 적도 없는 거지’"어르신께서는 장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계십니다. 임 씨 그룹을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만리상맹을 창설하여 두 그룹이 상부상조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르신께서 또 이걸 도련님께 전해드리라고 하셨습니다."그는 고풍스러운 작은 상자를 꺼내 건우에게 건네주었다. 건우는 이상한 기색으로 되물었다."혹시 아빠가 언제 주신건데.... 이제야 저한테 갖다주시는 건가요?""오늘은 도련님의 스물네번째 음력 생신이십니다. 이것은 1년 전에 어르신께서 미리 준비해 놓으신 생신 선물입니다. 도련님, 생신 축하 드립니다! 그리고 사모님께서 지금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알고 있지만 제가 여러 가지 이유
"가연아, 너…어떻게 왔어?"가연은 지은을 한번 쳐다보더니 살짝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미 병원 장부에 일억 원 입금했어. 건우야, 난 여기까지 밖에 도울수 없을 것 같아."’뭐라고?’"가연아, 어디서 일억 원이나 구해왔어? 설마 호진이 그 자식한테 달라고 한 거야? 안돼, 가연아, 나 이 돈 받을 수 없어, 그 사람 돈 가지면 내가 뭐가 돼? 게다가, 나 지금 돈이 많아, 정말 아주 많거든, 일 조나 있으니 네 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을 거야!”짝!가연은 건우의 뺨을 한 대 때렸다."부탁인데, 너 제발 좀 정신 차리고 꿈 좀 그만 꿔! 열 달 동안이나 꿈을 꾸었으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아? 이제 그만하자, 내일부터 우리 각자 잘 지내는 거야!"말을 마치자 그녀는 갑자기 몸을 돌려 병원을 뛰쳐나갔다. 뒤쫓아 나가려던 건우를 붙잡은 지은은 가증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어머머머, 이게 웬일이야? 어떻게 네 사촌 동생인 임호진과 관계가 있지? 설마, 유가연이 너 엄마 수술비를 빌리려고 사촌 동생과 같이 잔 건 아니겠지? 아이고, 감동스러워라...."퍽!건우가 손을 들어 지은의 얼굴을 한 대 후려쳤다."네 이런 헛소리 따위나 지껄이다니, 죽고 싶어?""네가…네가 감히 날 때려?"지은은 건우에게 달려들어 그의 머리끄덩이라도 잡아 뜯으려 했다. 마침 지나가던 수간호사가 다급하게 달려왔다."양지은,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야? 그만 좀 해, 병원에서 싸움질이라니, 일 그만두고 싶어?"수간호사가 호통을 치자 지은은 곧 건우 몸에서 떨어지더니 건우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개자식아, 감히 내 뺨을 때려? 설마 내가 가만있을 줄 알았어?"수간호사도 건우를 알고 있었다."왜 양지은 씨의 뺨을 때린 거죠?"이때 건우는 엄마 쪽을 가리키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우리 엄마를 여기 이렇게 버려놓았는데, 맞을 짓 한 거 아닌가요? 병원 장부에 잠시 돈이 없다고 하여 내가 돈을 안 내겠다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여
건우는 누구한테 홀리기라도 한 듯 저도 모르게 유 씨네 별장으로 향했다. 유 씨네 별장은 별장이라지만 사실은 낡은 양옥집이다. 낡은 집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지은 3층짜리 아파트로서 실제 빌라 단지와는 거리가 멀다. 고개를 든 그는 문득 가연의 방에 불빛이 켜져 있는 것을 보았다."어? 가연이 집에 있네? 호진한테 간 거 아니었어?"그의 눈빛에는 마치 죽어가던 사람이 강심제 주사를 맞고 살아난 것처럼 다시 희망이 보였다. 그는 속으로 수옥의 말을 다 믿어서는 절대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년은 자기가 화를 참지 못하고 저절로 이 집을 떠나게 하려고 어떤 거짓말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다.그는 황급히 문으로 달려들어 갔다.소파에 앉아 사람들과 화상 채팅을 하며 발톱에 매니큐어를 바르고 있는 수옥의 모습이 보였다. 콧노래도 흥얼거리면서 말이다! 이를 본 건우는 마음이 답답해졌다.‘이 여편네가 딸이 다시 재혼할 거로 생각하고 아주 마음을 놓고 있네? 만리상맹의 위협은 전혀 마음에 두지 않고....’건우를 본 수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누가 들어오라고 했어? 집에 돌아올 낯짝이나 있는 거야? 내일이면 내 딸과 이혼하겠는데, 어서 썩 꺼지지 못해?"건우는 그녀를 무시한 채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가연이가 방에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고 싶었다. 안 그러면 절대 단념하지 않을 것이다.찰칵!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자 건우은 문을 쾅쾅 두드렸다."가연아, 문 좀 열어봐. 안에 있는 거 알아. 할 말이 있어."수옥은 그 뒤를 맨발로 따라 올라와 건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이 병신새끼야, 어서 꺼지지 못해? 누가 널 위층으로 올라가라고 허락했어? 올라올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내가 가연을 꼭 만나봐야겠어요.""무슨 헛소리야, 너한테 말하지 않았어? 가연인 임호진한테 갔다고, 지금쯤이면 아마 아이 를 가졌을지도 몰라. 그러니 너, 치근덕거리지 마. 내 딸이 임 씨 그룹 사모님이 되는 걸 막으면, 내가 널 아주
건우은 그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비웃었다. "양지은 넌 나의 발가락을 아직 핥을 자격이 없어. 그냥 돌아가서 이 뚱보의 발가락이나 핥아, 혹시 모르지.... 기쁘서 너에게 사십만짜리 싸구려를 사줄 수도 있잖아.""너!!!"지은은 화가 나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겨우 지은의 남자친구 자격을 얻은 뚱보는 오늘 밤 어떻게든 그녀를 자기 침대에 끌어가려 하고 있었는데, 지금 건우의 이 비웃음을 받고 절대 참을 수가 없었다."돈도 없는 놈이 허풍은? 오줌이나 싸서 네 상판이나 비춰봐봐. 이 육십억짜리 목걸이를 네가 산다고? 육십만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냐 너?""내가 사면? 너도 같이 하나 살 거야?”건우는 정말 사려고 마음먹었다. 지난 십 개월 동안 가연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다고 생각했다. 이 목걸이를 사서 그녀를 기쁘게 해주고, 자신이 그녀를 보호할 수 있다고 믿게 하고 싶었다."어디서 굴러온 미친놈이야? 지은씨가 이런 허풍만 떠는 자식을 어떻게 알고 있어? 격이 떨어지게도!""이 뚱보가 돈 없으면 없다고 그냥 말할 것이지, 다른 말만 찾고 그래? 어쨌든 이 목걸이는 하나밖에 없으니 딱 내 아내한테만 어울린다고 봐. 네 여친한테는 돼지 목에 목걸이 건 격이야. 뭐, 나도 널 난처하게 하지 않을게, 넌 옆에 있는 육억짜리만 하나 사면 돼. 어때? 내기 할래?""하! 이 자식, 누굴 겁주는 거야? 내기하려면 어디 한번 해 봐! 근데 네가 사지 못하면?"건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지은이 앞질러 말했다."사지 못하면 무릎 꿇고 엄마라고 부르던가?""좋아! 그렇게 해!"건우는 그녀를 매섭게 쏘아보며 대답했다.점원의 안내를 받으며 세 사람은 곧 그 목걸이를 파는 삼 층으로 올라갔다. 카운터를 찾아갔는데 의외로 이 목걸이를 담당하는 사람이 아는 사람이었다. 바로 가연의 절친인 송가희였다."뭐? 네가 만인의 연인을 사겠다고?"만인의 연인을 사겠다는 건우의 말을 들은 송가희는 경멸의 눈빛으로 건우를 바라봤다."건우
가희는 너무 놀라 영혼이 가출이라도 한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카운터 화면에 잔액이 나타나지 않았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건, 진 사장님이 왜 그를 그렇게 중시하는가이다. 지존 VIP라고 하는데 만성주얼리에는 여태껏 이런 회원 카드가 없었다. 지금 그녀의 머리는 실타래가 엉킨 것처럼 복잡했다. 분명 유 씨네 집에 빌붙어 사는 기생충인 따위가 왜 이렇게 큰 변화를 가졌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이건 불가능해! 몇 번인가 나에게 발 씻을 물도 따라주었는데....’이때 지은이 옆에서 소리를 질렀다."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분명히 기계가 고장 난 거야! 이 거지 같은 놈한테 어떻게 육십억이 있을 수 있어? 이 자식은 육십만도 없을텐데.... 빨리 다시 한번 검사해 봐요!"진 사장은 지은을 사납게 노려보았다."감히 임 도련님을 욕하다니,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여봐라, 정신 좀 차리게 뺨을 갈겨라!"만리상맹은 강주의 지하 제일 세력이다. 경비원들 역시 범상치 않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명령이 떨어지자 지은을 카운터에 눌러놓으며 철썩철썩하고 연이어 십여 개의 따귀를 때렸다. 금세 지은의 얼굴이 돼지 대가리처럼 퉁퉁 부어올랐지만, 곁에 있던 뚱뚱보는 찍소리도 못했다."어이, 뚱뚱보, 저 육억짜리 보석사는 거 잊지 마!"건우가 옆어서 한마디 귀띔해 주었다. 그 뚱보남은 당장 울 것만 같았다. 육억 원은 그에게도 적은 액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만리상맹 앞에서 감히 사지 않을 수 없었다.뚱보가 황급히 대답했다."네, 네, 바로 살게요."지은은 이 말을 듣자마자 눈에 흥분이 스쳐 갔다. 방금 여기서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겨우 사십만 원짜리 손 목걸이를 샀고, 그녀가 또 팔찌를 사려고 하니 뚱보가 한사코 동의하지 않았다. 오늘 밤을 넘기면 사주겠다고 하면서….그런데 지금 바로 육억짜리를 사게 된다니, 오히려 건우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일 것 같다. 그녀가 보석을 받으려고 손을 내밀자 뚱보남은 그녀를 밀치며 소리쳤
델루나호텔의 가장 호화로운 스위트룸의 큰 침대에 누워서도 건우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오늘 일어난 일들이 너무 놀랍고도 충격적이었다.그는 아버지가 그렇게 큰 비밀을 숨기고 있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 만리상맹은 강주의 지하 세계에서 가장 큰 세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 아버지가 가장 큰 지하 세계의 보스라는 말인데.... 그렇다면, 아빠의 죽음은 정말 교통사고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는 것일가?’한밤중이 되어서야 깊은 잠에 빠진 그는 휴대폰 알람이 울려서야 침대에서 일어나 병원으로 바삐 달려갔다.병실에 도착하니 어머니의 침대 옆에는 여러 명의 의사가 모여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몸매가 가장 핫한 의사 이청하가 가장 눈에 띄었다. 그는 엄마한테 무슨 문제가 생긴 줄 알고 깜짝 놀라 다급히 물었다."의사 선생님, 우리 엄마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병세가 악화한 건가요?"흰 가운에 마스크를 쓴 청하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상태가 나빠진 게 아니라 호전될 조짐이 보입니다.""정말인가요?"건우는 잠시 멍해 있다가 기쁨에 차서 물었다. 그에 청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전에도 임건우 씨 어머님께서 갑작스럽게 상황이 나빠져 바로 수술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의외로 빨리 안정되고 컨디션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니께서 삶에 대한 욕망이 매우 강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아주 좋은 일입니다.”"그럼, 수술은....?""일단 검사 결과를 보고 괜찮다고 판단되면 수술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수술도 위험 확률이 있으니깐요."두 시간 후,검사 보고서가 나왔다."결과가 괜찮으니 수술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머니께서 깨어날 확률이 높아졌다는 건 아직 의식이 있다는 뜻입니다. 계속 침술로 치료를 진행할 것입니다."청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건우는 너무 기뻐서 저도 모르게 그녀를 덥석 끌어안았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그는 정말 기뻤다. 열 달 만에 처음으로
육태환은 손에서 조롱박을 꺼내더니 힘차게 흔들었다.순간, 수백 개의 검광이 조롱박에서 쏟아져 나왔다.검광은 순식간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 사이로 파고들었고 검광이 닿는 곳마다 살기를 뿜어내며 적들을 쓸어버렸다.백리 가문의 암위는 무참히 쓰러졌고,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가문을 위해서!”“백리를 끝까지 지켜라!”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이 엄청난 광경을 보고 놀라움에 휩싸였다.“아아악!”“어떻게 이런 일이... 저건 도대체 무슨 보물이야?”심지어 백천조차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육태환의 조롱박은 너무나도 강력했다.만약 단순히 월야파의 50명 정도 되는 제자들만 상대하는 것이라면 백리 가문의 3000명 암위가 압도적인 우세를 차지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 조롱박에서 나온 검광은 백 개가 넘었고, 각각의 위력은 월야파 제자 한 명에 맞먹을 정도로 강력했다.이 압도적인 힘 앞에서 백리 가문은 속수무책이었다.“아버지! 저자의 보물은 너무 강합니다! 버틸 수가 없습니다!”백야가 크게 소리쳤다.백천은 눈이 충혈된 채로 포효했다.“버틸 수 없더라도 버텨야 한다! 도련님이 아직 안에 계신다! 도련님께 무슨 일이 생겨선 절대 안 된다!”그 역시 보물을 갖고 있었지만, 육태환의 조롱박에 비하면 하찮은 수준이었다.그의 보물은 검광에 산산이 조각났고, 그는 피를 한 모금 토해내며 휘청거렸다.“의설아, 당장 도련님을 데리고 뒷문으로 빠져나가! 한순간도 지체해서는 안 된다!”백의설은 육태환이 그녀의 가족과 부하들을 학살하는 광경을 보고마음이 찢어지는 듯했다.검광은 밀처럼 사람들을 쓰러뜨렸고 주위엔 비명소리와 피 냄새로 가득했다.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 임건우를 데리고 도망치는 것이라는 사실을.그녀는 이를 악물고 곧장 임건우가 있는 방으로 달려갔다.한편, 임건우는 방 안에서 소년을 치료하느라 밖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그가 시도한 치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비술이었다.이 비술
임건우의 한마디가 여자의 분노를 단숨에 식혀버렸다.그녀는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임건우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애원했다.“정말인가요? 제발 제 아들을 살려주세요. 제 아들이 살아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조용히 쓸 수 있는 방 하나를 준비해 주세요. 치료하는 동안 아무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그리고 그는 백의설과 백천에게 시선을 돌렸다.“누나, 어르신. 윤씨 가문이 데려온 월야파 사람들에는 고수가 상당한 것 같은데, 이 많은 인원을 버틸 수 있겠어요?”백천은 힘주어 말했다.“15분 정도는 문제없습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15분이면 충분합니다. 버틸 수 있는 만큼 버텨주세요.”그는 피투성이가 된 소년을 안고 임하나도 품에 꼭 안은 채 백의설과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백의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건우야, 하나를 데리고 치료해도 괜찮은 거야? 내가 대신 안아줄게.”임건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저 아이를 살리려면 하나가 필요해요.”백의설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임건우는 더 많이 설명하지 않았다.“밖에서 지켜주세요. 누구도 이 방에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문이 닫히자, 백의설은 방 안의 상황을 볼 수 없게 되었다.그녀는 임건우에 대해 아직 잘 알지 못했지만, 그가 짧은 시간 안에 그녀의 단전을 회복시켜 준 일을 떠올리며 거의 맹목적으로 그를 신뢰하고 있었다.심지어, 그를 아끼고 보호하고 싶은 감정마저 생겨나고 있었다.옆에 있던 여자는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저... 정말 내 아들을 살릴 수 있는 거니?”백의설은 단호히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살릴 겁니다.”그 시각, 대문 앞에서.윤씨 가문의 사람들은 백천이 나오지 않자, 분노를 폭발시켰다.윤문용은 목소리를 높이며 외쳤다.“백천! 이 거북아, 고개를 처박고 나오지 않겠다는 거냐? 내가 셋을 셀 동안 나오지 않으면 우리가 직접 쳐들어갈 것이다. 그때는 피바다가 되어도 네가 자초한 일이야!”
백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번엔 그렇게 쉬울 것 같지 않습니다.”그 말이 끝나자마자,쿵!굉음이 울려 퍼지며 백리 가문의 상공에는 길고 거대한 검기가 하늘을 가르며 떨어졌다.그 검기는 백리 가문의 본관에 직격으로 꽂혀 건물의 절반을 산산이 조각내버렸다.“백천! 이 늙은 거북이 같으니라고, 당장 나와!”“오늘 네놈 목숨은 내가 가져간다!”하늘에서 한 노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임건우는 목소리의 주인이 윤씨 가문의 가주, 윤문용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이 순간, 백리 가문의 대문 앞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조금 전까지는 백리 가문이 도련님을 맞이하는 장면을 구경하던 사람들은, 차가 식기도 전에 월야파가 백리 가문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너무 빠르게 전개된 상황은 모든 이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게다가, 이번 월야파의 공격에 참여한 이들은 평범한 제자들이 아니었다.대문 앞 광장의 상공에는 거대한 금색 독수리가 떠 있었고, 그 날개는 수십 미터에 이를 만큼 커다랐다.그 독수리 위에는 한 노인이 앉아 있었는데, 그는 윤보라의 스승이자 월야파의 전공 장로, 육태환이었다.그리고 그 금색 독수리 뒤에는 50여 명의 월야파 고수들이 비검 위에 올라탄 채 따라오고 있었다.이 엄청난 진용은 천성성 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윤씨 가문이 월야파의 고수들을 이렇게 많이 불러들일 수 있다니,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한 권세였다.“가주님! 가주님! 제발 살려주세요!”“제 아이를 구해주세요!”임건우가 머물던 방으로 한 여자가 뛰어 들어왔다. 그녀는 서른쯤 되어 보였으며, 팔에는 빨간 예복을 입고 목에 꽃장식을 두른 작은 남자아이를 안고 있었다.임건우는 그 아이를 기억하고 있다. 조금 전, 대문 앞에서 그를 맞이했던 아이들 중 하나였는데, 겨우 여섯이나 일곱 살 정도로 보였다.하지만 지금 그 아이는 온몸이 피투성이였다.어깨에서 복부까지 뼈가 보일 만큼 깊은 상처가 나 있었다.조금 전에 날아온 검기에 맞아 이렇게 중상을 입은 것이
“하하하...”백의설은 임건우를 바라보며 신비한 미소를 지었다. “한번 맞혀 봐!”임건우는 눈을 굴리며 어이없어했다.‘내가 뭘 맞혀? 난 백리 가문의 가주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게다가 여기 늙은이들만 해도 수십 명은 될 것 같은데.’그러나 이내 정답이 눈앞에 나타났다.머리가 은발로 빛나는 노인이 무리와 함께 다가오더니, 10미터쯤 남기고는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그는 공손히 몸을 숙이며 말했다. “노비가 도련님의 성스러운 행차를 맞이합니다!”윙...이를 지켜보던 천성성 주민들은 일시에 머릿속이 멍해졌다. 모두 임건우를 바라보며 믿기 힘든 표정을 지었고 머릿속엔 수많은 물음표가 떠다녔다.“대체 저 사람은 누구지?”“백리 가주의 무릎을 꿇게 만들다니, 설마 어느 고문파에서 나온 성자 아니야?”“전에 들은 소문에 따르면 누가 이 남자를 취보재에서 본 적이 있다는데 다리 없는 불구자라고 그 과부가 밖에서 데려온 내연남이라고 했잖아. 근데 봐봐, 다리는 멀쩡하고 백리 가문의 도련님이라는데 무슨 내연남이야? 말도 안 돼!”사람들의 표정은 각양각색이었다.한편, 백리 가문 사람들과 함께 있던 주연우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남편에게 사정을 하며 강여진의 복수를 도와달라고 애원했었다.그런데 오늘 아침, 가주가 직접 나서서 도련님을 맞이하라고 선포했을 때 그녀는 그 정체를 알 수 없어 무척이나 놀랐었다. 그러나 이제야 깨달았다. 그 도련님이 바로 이 남자였다는 것을.‘우리 시아버지의 무릎도 꿇게 만드는 사람인데 강여진은 감히 이런 남자를 건드려? 목숨이 아깝지 않은 건가?’주연우는 그 자리에서 무릎이라도 꿇을 뻔했다.‘강여진, 넌 정말 원수야!’곧이어 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환영을 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다.그는 임하나를 안은 채 강제로 가장 상석에 앉혀졌다. 아래엔 사람들이 빙 둘러앉아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그들의 시선에 임건우는 괜히 민망해졌다. 하지만 임하나는 반짝이는 큰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백리 가문의 3000명 암위와 가문의 자손들이 대문 앞에 줄지어 정렬해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단정했고, 십여 명의 소년소녀들은 꽃다발을 들고 열렬히 환영했다.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장관이었다. 천성성 전체가 이 광경에 충격을 받았다.수많은 천성성 주민들이 이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중에는 윤씨 가문의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었고 윤씨 가문의 셋째 아가씨인 윤서희도 얼굴을 가린 채 군중 사이에 서 있었다.윤서희는 눈을 크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귀에서는 주변 주민들의 수군거림이 들려왔다.“백리 가문이 이렇게 엄청난 행사를 벌이다니, 대체 누구를 맞으려고 하는 거지?”“혹시 월야파의 종주가 온 건 아닐까?”“하하, 월야파 종주라면 이미 작년에 다녀갔잖아. 그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번엔 진짜 대단한 인물을 모시게 된 모양이네!”“그거 몰라? 어제 그 과부가 3000명의 암위대를 이끌고 와서 윤씨 가문의 잔치를 망쳐놓았잖아. 게다가 윤씨 가문 재산의 절반을 빼앗아 갔다고 하던데, 그 일과 관련 있는 거 아닐까?”윤서희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러고는 냉소를 터뜨렸다.“임건우?”“그냥 여자한테 얹혀사는 쓸모없는 폐물일 뿐이잖아. 이런 대단한 행사와 연관될 리가 없지.”“백의설, 그 천한 년은 폐물 같은 놈과 어울리더니, 결국 약혼자 집안까지 몰살시켰어. 그런 년은 그냥 물에 빠뜨려 죽여야 마땅해!”윤서희는 백의설을 향한 분노와 원망이 점점 커졌다.무엇보다 어제 백의설이 그녀의 뺨을 때리며 그녀가 두꺼비만도 못생겼다고 욕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바로 그때, 백리 가문의 대문 앞에 몇몇 사람이 나타났다.윤서희가 자세히 살펴보자, 그들은 바로 백의설, 임건우와 그의 딸이었다.그러나 붕이는 보이지 않았다.윤서희는 붕이가 이런 자리에 나올 자격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엔 큰 파도가 치기 시작했다.“말도 안 돼!”“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 백리 가문이 저 폐물을 맞이하기 위해 이런 행사를 준비했다
윤중위는 마침내 월야파의 문 앞에 도달했다.높게 솟은 산문을 바라보며 그의 눈빛엔 충격과 부러움이 섞여 있었다.한때 그는 월야파에서 수련하고 싶었고 월야파의 제자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하지만 천부적인 재능이 부족해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하지만 이제 그의 딸, 윤보라가 그 꿈을 대신 이뤄줬다.이제 윤보라는 월야파의 핵심 제자가 되었고, 들리는 말로는 그녀의 스승이 문파의 실권을 쥔 장로라고 한다.그야말로 미래가 창창한 길이 열려 있는 셈이었다.문 앞에서 윤중위는 두 명의 수문에게 가로막혔다.“두 분, 월야파의 핵심 제자, 윤보라를 찾고 싶습니다. 저는 윤보라의 아버지입니다.”윤중위는 두 병약을 꺼내며 웃으며 건넸다.비록 희귀한 요령단은 아니지만, 월야파의 보통 제자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수입이 될 법한 약이었다.하지만 두 명의 수문 제자들은 윤보라의 아버지라는 말을 듣고 이미 내밀었던 손을 갑자기 움켜잡고는 손을 다시 움츠렸다.그들 얼굴에 있던 고압적인 표정은 곧바로 아부와 아첨으로 바뀌었다.“아, 보라 선배님의 아버님이셨군요!”“보라 선배는 최근 외출 후 수련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제가 바로 전달하겠습니다.”윤중위는 잠시 놀랐지만, 곧 두 제자들의 태도에서 뭔가를 감지한 후 얼굴에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띠었다.뒤따라 온 제자는 그에게 대나무 의자를 가져다주었고 직접 신선차를 내어 주며 웃으며 건넸다.몇 마디 담배를 나누고 나서 윤중위는 자신의 딸이 최근 외출하며 신녀의 전수를 받고, 그로 절세의 공법을 배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그녀는 이제 문파내에서 핫한 인물이 되었고, 그 소식에 장문이 직접 물어볼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윤중위는 그 말을 듣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기뻐했다.“우리 귀여운 딸, 진짜 대단한 복을 타고났구나!”곧, 그 제자는 돌아와 윤중위를 안내했다.몇 분 뒤, 윤중위는 자신의 딸을 보지 못하고, 대신 월야파의 장로를 마주하게 되었다.오 장로는 이미 300살을 넘은 노인이
그가 급히 뛰어 일어나 저장 반지에서 대해장단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이게 바로 대해장단입니다. 원래 상태 그대로 돌려드립니다. 저는 더는 필요하지 않습니다.”“필요 없다?”백의설이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상인들이 중도에 계약을 취소하는 법은 없어요. 이 대해장단은 이미 오래전에 당신들이 가져갔잖아요. 누가 알겠어요, 혹시 바꿔치기라도 했을지? 그러니 미안하지만 거래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얘들아, 임무를 수행하라.”“예!”백의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그녀는 가볍게 발걸음을 옮겨 2층으로 올라갔다.“건우야, 건우야! 어서 와서 네 발을 보여줘!”침대에 반쯤 앉아 있는 임건우를 보자, 백의설은 바로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두 발을 한 손으로 잡아 꼼꼼히 살펴보았다.얼굴에 진심 어린 기쁨이 가득했다.그 기쁨은 전혀 가식적이지 않아서 마치 잃었던 것을 되찾은 듯한 느낌이었다.“정말... 정말로 발이 맞네! 어떻게 이렇게 신기한 일이... 절단된 팔이나 다리가 다시 자라다니! 이건 신선 이상의 능력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잖아!”임건우는 마음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진심인지 가식인지, 그런 건 한눈에 다 알 수 있었다.이 먼 곳, 고향과 떨어져서 느낀 백의설의 진심은 임건우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임건우는 웃으며 말했다.“냄새나지 않아요?”“냄새? 안 나. 전혀 냄새 안 나고 오히려 향기롭기까지 해!”말을 하며 백의설은 임건우의 발에 살짝 입을 맞췄다.이 누님, 정말 대단하다.“그런데 내 단전은 어떻게 치료했어? 스승님이 말씀하시길 내 단전 손상은 어쩔 수 없는 수련 후유증이라 했어. 수련이 깊어질수록 그 손상이 더 심해지고, 결국 내 혈맥이 회복되지 않으면 평범한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고 하셨지.”“운이 좋았어요. 제가 의술을 조금 배운 적이 있거든요.”임건우가 말했다.“하지만 누나 상태는 꽤 어려워요. 전에 제가 한 치료는 단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을 원하면 구전보천단이 있어야 해요. 그걸로 누나의 혈맥
팍!백의설은 윤서희에게 손바닥을 내리쳤다.그녀의 손바닥에 맞은 윤서희의 얼굴에서 면사포가 휘날리며 날아갔다.그 순간, 드러난 얼굴은... 흉터가 얽혀 있고 그다지 보기 좋지 않은 얼굴이었다.윤서희는 자신의 못생긴 얼굴에 여전히 민감했다.그건 그녀 마음속 깊은 상처였다.면사포를 쓰고 있을 때는 일종의 방어막을 두고 있었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그 얼굴을 그대로 보게 되면서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윤서희는 비명을 지르며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두려움에 떨었다.백의설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윤서희, 네가 남을 불구자라 부를 때 너 자신도 불구자란 걸 생각해본 적 있어? 네 얼굴, 하늘을 찌를 정도로 못생겨서 두꺼비도 너 보기만 하면 구토할 거야. 천성성에서 이렇게 돌아다니면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정말 역겹지 않냐?”윤서희는 그 말에 분노가 치솟았고 눈앞이 아득해졌다.“그냥 네가 천성성에서도 꽤나 이름이 있는 인물인 거 알고 있었는데... 그런 네가 다리 없는 남자를 좋아한다고? 너 같은 조건이면 월야파의 핵심 제자들은 네가 고르면 고르는 대로 다 줄 수 있을 텐데?”윤서희는 최대한 침착하려 애썼다.그녀는 자신을 다리 없는 벌레와 비교하는 것이 명백한 모욕이라고 생각했다.백의설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월야파의 핵심 제자들? 너 내 동생을 어떻게 알기나 해? 그들은 내 동생 신발 끈 묶는 것도 못할 만큼 부족한 존재들이야.”윤서희는 그녀의 말에 눈을 굴리며 잠시 어이없다는 듯이 침묵했다.그때 윤문용이 무릎을 꿇고 임건우를 향해 분노를 터뜨리며 말했다.“백의설, 넌 우릴 잡아놓고 대체 뭘 하려는 거야? 사람은 죽을 수 있어도 굴욕은 참을 수 없다! 기회가 있으면 나를 당장 죽여라!”임건우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내가 너를 불러왔어! 어제 네가 나를 잡으려 했잖아? 그래서 나도 네가 어떤 사람인지 보려고 했지. 그런데 솔직히 실망이네.”윤문용은 그 말에 불같이 화를 내며 물었다.“실망? 뭘 보고 실망했다는 거야?”임건우는 그가
그리고 경비원들의 앞에 서 있는 매혹적인 자태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여성, 바로 독과부, 백의설이 나타났다!“독과부, 정말로 한쪽 다리가 없는 놈을 위해서 3천 명의 경비원들을 불러서 우리 집에 와서 난리를 피우는 건가?”윤중위는 몸이 굳어버리고 머리는 하얗게 비어버렸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독과백은 미친 여자라지만, 백천웅 어르신도 미친 건가?문 밖에 가득한 경비원들을 보자 윤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당황했다.이거... 심상치 않은데...저 모습으로 봐서는 독과백이 윤씨 가문을 완전히 멸문시키려고 한 거 같았다!군자는 위험한 벽을 피한다는 말처럼 다들 바보가 아니었다.여기서 죽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급히 누군가가 뛰어오르며 말했다.“아이고, 갑자기 아내가 출산한다고 하네요! 급히 집에 가야겠어요!”몇 걸음 달리다가 마치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윤씨 가문 주인에게 선물을 들고 말했다.“가주님, 나중에 다시 와서 아내 생일 축하할게요... 음, 그때까지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그 말만 남기고 급히 도망쳤다.문을 나서자, 그제야 그는 경비원들이 움직이지 않는 걸 보고서 겨우 한숨을 쉬었다.그리고 눈앞에서 도망친 다른 사람들을 보았다.모두 손에 선물 상자를 들고 급히 도망치는 모습이었다.독과부가 윤씨 가문을 멸문시키려는 상황에서 선물을 남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이게 바로 멍청하게 돈만 많은 사람인가?자신이 들고 있는 게 더 나을 텐데!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들은 바로 윤씨 가문 사람들이다.윤서희는 문 앞에 서서 그 앞에 펼쳐진 군단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현실감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그녀의 머릿속에는 한쪽 다리가 없는 불쌍하고 무기력한 임건우의 모습이 떠오르며 그 남자와 백의설이 결혼했다는 게 도무지 연결되지 않았다.지금도 윤서희는 그 남자가 자신과 평등하게 대화할 자격이 없다고 느꼈다.저번에 그녀가 임건우를 구했을 때는 마치 평범한 사람이 길에서 개나 고양이를 구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