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귀찮은 여자야.…얼마 지나지 않아 현이준에게도 소식이 전해졌다. 강인이 임 대사를 만나기는커녕 두 팔과 두 다리가 못 쓰게 됐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불같은 화를 냈다.“강인아, 걱정하지 마. 내가 너 대신 복수해 줄게. 날 건드린 후과가 어떤지 똑똑히 보여주겠어.”…한 시간 뒤.강주 정부 10여개 부문에서 만리상맹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도시가 발칵 뒤집혔다.결국 강주에서 제일 큰 백화점을 비롯한 100여개의 만리상맹 분점이 모두 문을 닫게 되었고 따라서 수많은 고객들이 모두 쫓겨나갔다. 심지어 백화점에서 돈을 지불하였지만 물건은 가지지 못한 채 쫓겨난 고객도 있어서 수많은 원성을 자아냈다.“사장님, 긴급 상황입니다. 현재 만리상맹 70%의 산업이 모두 봉쇄됐는데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사장님, 지금 정부 사람들이 회사로 오고 있답니다. 우리 회사 장부를 조사한다던데 아무래도 탈세를 의심하는 것 같습니다.”“사장님…”유화는 회의실 센터 자리에 앉아 수하로부터 시시각각 전해져오는 소식들을 접하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또 누군가 들어와서 보고하였다.“사장님, 회사 주주들이 지금 사직서를 낸다고 합니다. 어찌할까요?”“뭐?”천우는 깜짝 놀랐다.“회사가 지금 이렇게 위급한데 사직서를 낸다니. 어느 주주들이야? 내가 가서 혼쭐을 내야겠어.”유화는 손을 흔들며 천우를 제지하였다.“됐어. 사직서 처리해.”“유화야, 그냥 저렇게 보내준다고? 쟤네 좋은 일만 시켜주는 거잖아 지금.”유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모두 같은 편이 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거 저도 잘 압니다. 사직서 낼 거면 내세요. 말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린 회사를 떠난다면 바로 만리상맹 블랙리스트에 넣을 것이고 앞으로 우리 회사에 다시는 취임할 수 없을 겁니다.”유화의 선전포고에도 주주들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회사가 다 망해가는데 출근이 무슨 소용이라고.시간이 흘러도 회사에 불리한 소식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다.탈세와 강매
“누구신데 허락도 없이 들어오세요?”“여기가 어딘 줄 알고 들어와? 꺼져!”회의실에 있는 사람은 유화를 비롯한 만리상맹 고위층 주주들이었다. 그중 적지 않은 무술인들이 있었는데 검은색 착장의 사람들이 몰려오자 재빨리 막아섰다.하지만 그 순간, ‘퍽’하는 소리와 함께 강인이 막아선 무술인의 뺨을 내리쳤다.관상만 봐도 얼굴이 크고 눈이 작으며 입이 비뚤비뚤하니 속이 좁고 악랄한 사람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뺨을 맞은 무술인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치아가 떨어지고 바닥에 피가 철철 흐르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쳐들어오는 것도 모자라 사람까지 때려?강주를 주름잡는 만리상맹도 피를 보는 일이 적지 않았다. 주주들은 일제히 일어나 큰소리로 호통쳤다.“그만해!”“누가 때리라고 했어?”“경비원과 경호원들은 다 죽은 거야 뭐야? 얼른 이놈들을 안 잡고 뭐 해!”소리친 인물은 양진동. 마동진과 의리로 맺은 형제이자 만리상맹의 대주주 중 한명이다.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회의실 문이 재차 열리더니 한 사람이 날라와 회의 책상에 부딪혔다.웁-책상 위의 사람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유화는 깜짝 놀란 동시에 마음속 분노가 들끓었다. 쓰러진 사람은 다름 아닌 천우였기 때문이다.“오빠, 괜찮아요?”유화는 책상으로 뛰어올라 천우를 부축하고 재빨리 치료용 단약 한알을 꺼내 천우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리고 쳐들어온 사람을 곁눈질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누구 짓이야?”“바로 나야.”문밖에는 서른 좀 넘은 블랙슈트 착장의 장발 남성이 담배를 문 채 강인 등 사람과 함께 거만한 태도로 유화를 바라보았다.유화가 빨강 치파오를 입고 책상 위에 쪼그리고 앉은 모습은 문밖의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엔 충분했다. 게다가 경국지색의 미모를 가진 그녀라 남자들로 하여금 야릿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빌어먹을!”“당신이 누구든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유화는 힘 있게 책상을 밟자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고는 공중에서 빙빙 돌며 그녀가공수해
“반쪽짜리 종사라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장발 남성은 연거푸 뒤로 물러선 후 벽에 등을 기대 부러진 손을 감쌌다. 얼굴은 귀신이라도 본 듯 창백해졌다.이 장면을 고스란히 지켜본 연호 육선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그들이 알기로는 만리상맹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천우뿐이며 유화는 단지 황급 무술인이었다. 하지만 유화가 반쪽짜리 종사였다니!“만리상맹에 무단 침입하여 나의 사람들을 다치게 했으니 너희들은 살아서 나갈 생각 하지 마!”유화는 우뚝 선 채 기세가 등등해서 소리쳤다.그러자 만리상맹 기타 주주와 고위층 인사들은 모두 유화의 기세에 탄복하여 손뼉을 쳤다.“사장님, 멋지십니다!”“사장님, 멋지십니다!”유화의 기세에 눌리자 강인은 눈빛이 서늘해지더니 큰소리 치기 시작했다.“방자한 년. 네가 감히 연호 육선문 사람을 다치게 해? 어떻게 할래? 당장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 아님 여기 모두가 죽어 나갈 테니까.”“연호 육선문?”유화의 눈동자가 강하게 흔들렸다.지난번 임건우가 조씨 가문에서 심문당하고 있을 때 연호 육선문 구천세가 현장에서 맹진수와 한바탕 싸운 적이 있었는데 맹진수도 그의 상대는 못되었다.하지만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은 연호 육선문이라는 조직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몇몇 사람들은 비웃으며 조롱했다.“연호 육선문? 이름도 엉망진창이네. 사극인 줄? 그럼 우린 조선시대 병조판서다, 이놈아!”“하하하, 너무 웃겨. 대체 뭐 하는 애들이야?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건가? 우리 사장님더러 무릎을 꿇으라니. 그럴 자격이 있나 모르겠네. 자기 주제나 알라고 해.”쏟아지는 조롱에 강인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지방 관리도 연호 육선문의 세력을 두려워하는데 평민 나부랭이 주제에 연호 육선문을 비웃다니!강인은 유화를 보며 입을 열었다.“그 말인즉 폭력을 쓰겠단 소리인가?”유화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연호 육선문 구천세는 나랑도 아는 사이야. 나야말로 구천세에게 묻고 싶은걸? 네가 구천세의 사람이 맞는지. 네가 바로 만리상맹을 사
총소리가 울리자 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하기만 했다.강인은 불쾌한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진 유화를 바라보았다.‘흥, 연호에서 그분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육선문의 상대가 안 돼! 계란에 바위 치기 격이니 넌 죽어도 싸!’만리상맹의 사람도 모두 바닥에 쓰러져 피를 철철 흘리는 유화를 보며 공포감을 느꼈다.‘사장이 바로 눈앞에서 죽었다니! 함부로 우릴 다뤄도 되는 건가?’천우는 두 눈이 붉어진 채 유화의 곁으로 달려가 목 놓아 통곡하였다.“유화야, 유화야! 안돼!”친동생보다 더 아꼈던 동생이자 사랑했던 여인이 그의 눈앞에서 총살당한 채 죽어버렸다.“너희들 이젠 죽었어!”천우는 짐승 포효와 같은 분노를 표출하며 강인은 공격을 시도하였다. 그는 목숨을 걸어서라도 강인에게 복수하리라 마음먹었다.바로 이때.눈앞에 빨간 그림자가 드리우더니 죽었다고 생각했던 유화가 갑자기 살아 일어났다. 유화는 강인 쪽으로 달려가더니 그의 손톱으로 목을 찔렀다. 살은 갈라지고 피가 그녀의 손목을 따라 철철 흘러내렸다.“아악!”“죽지 않았다니!”연호 육선문의 사람들은 눈앞의 광경에 매우 놀라 재빨리 총으로 유화를 겨누었다.하지만 유화는 강인의 뒤에 숨어 다시 한번 손으로 그의 목을 반쯤 관통하였다. 강인은 그 여느 때보다 심한 고통을 느꼈다. 짐승 울부짖음 같은 비명을 꽥꽥 질러대며 총을 든 수하들을 제지했다.“얼른 총 놔!”수하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서서히 총을 내려놓았다.“네가 죽음을 두려워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내가 할 말을 네가 다 해줬네?”다시 살아난 유화를 보자 천우는 희열에 감싼 채 울먹였다.“유화, 너 다시 살아났구나!”유화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이딴 쓰레기들 손에 죽을 순 없으니까.”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방금 진짜 죽을 뻔했다는 것을.그녀는 강인이 증거도 없이 자기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도 모자라 자기에게 총을 겨눌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하긴 연호 육선문 같은 부문은 막대한 권력을 지니고 있으니 그녀가 장
유화는 남성의 냉혹하고도 무자비한 목소리를 들었지만 최루가스 때문에 눈물이 앞을 가려 제대로 눈을 뜰 수 없었다. 그녀는 강인을 꽉 잡고 기억에 따라 방향을 조절하였다.이때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유화야 여기야. 유화야 여기로 와.”뒤에 누군가 있는 것을 감지한 유화는 몸을 홱 돌려 있는 힘껏 눈을 뜨자 눈앞에 겨눠진 총구를 발견하였다.‘탕’하는 소리와 함께 총의 주인은 방아쇠를 당겼다....만리상맹의 만리빌딩 입구에는 빨간 포르쉐 911이 세워져 있다.황보연은 조용히 운전석에 앉아 차창을 통해 만리빌딩을 내다보던 중이었다.바로 이때, 많은 사람이 공포에 질린 채 허둥지둥 밖으로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무리에는 넘어져 밟힌 사람도 있었다.“아이고.”황보연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거봐, 내가 후회한다고 했잖아.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연호 육선문 같은 특수기관이 너 같은 사람이 건드린다고 건드려지는 그런 곳이 아니야. 이 세상은 연호문이 곧 법인 세상이니까!”“됐어. 내가 아무리 일깨워줘도 기회를 잡지 않은 건 너야.”말을 마친 후 시동을 걸어 떠나려던 찰나, 갑자기 헬리콥터 한 대가 날아와 지상 몇십미터에서 멈추자 한 남성이 뛰어내렸다.쿵-남성은 빌딩 문 앞에 세워진 집행 차량 위에 떨어지자 차량은 산산조각이 났다. 곧이어 몇 명이 더 뛰어내리더니 곧바로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입구에서 막고 있던 연호 육선문 사람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무리에 깜짝 놀라 흩어졌고 이 장면을 지켜본 황보연도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아직도 구하러 오는 사람이 있어?”“무공이 높던데 누굴까?”하지만 그녀는 곧 부정하였다.“아니냐. 누구 오든지 상관없어. 연호 육선문에 대항하는 자의 결말은 오직 죽음뿐이니깐. 이건 천우 씨 당신이 선택한 거야.”그녀는 더 이상 지켜보지 않고 차를 몰고 유유히 떠났다. 과정이 어떻든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였다....펑!총소리가 울렸다.유화는 총구를 보는
유화를 찾아온 여성은 바로 임수희였다.그녀는 간단한 대답과 함께 칼을 들어 연호육선문 사람의 목을 향해 꽂았다.유화는 최루가스의 자극을 이기지 못하여 두 눈이 붉게 그을렸고 시선도 흐려져서 눈 감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임수희는 눈물은커녕 최루가스에 대한 생리적 반응이 전혀 없어 보였다. 임수희는 유화의 손을 잡고 회의실을 횡단하며 나머지 사람들을 소리 소문 없이 모두 처단하였다. 임수희가 갖고 있던 무전기에는 사람들이 소리치는 소리를 들었지만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잠시 후.맹진수가 우나영, 반하나와 강아연 그리고 신후청 고수 몇 명을 데리고 회의실로 돌진해왔다.“이 새끼들 누구 맘대로 여길 쳐들어와?”“내 손자며느리까지 건드려?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보구나!”우나영과 반하나는 큰소리치며 유화를 불렀다.“유화야! 유화야! 어디 있니?”“엄마, 하나 아줌아, 저 여기 있어요!”임수희는 부서진 창문 앞에 서서 연기를 뚫고 오는 우나영을 발견하였다. 그녀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회의실에 있는 연호 육선문의 사람들은 모두 처리했으니 신후청의 능력으로 충분히 나머지 무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임수희는 유화가 우나영과 재회하는 모습을 지켜본 후 창문으로 뛰어내렸다.“이 자식 어딜 간 거야?”그러고는 중얼거리며 공중에서 사라졌다....현이준 한 통의 전화로 인해 강인은 사람을 만리상맹을 공격한 지 벌써 하루가 지났다. 하지만 임건우의 전화는 여전히 꺼져있는 상태였다. 마치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 것만 같았다.임수희는 일찍 임씨 가문에 가서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그림자도 찾지 못하였다.만리 빌딩 안.맹진수 등은 재빠르게 상황을 통제하였다. 연호 육선문의 구천세가 없어도 무존급인 맹진수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위협이 되었기 때문이다.퍽-맹진수는 강인의 뺨을 세차게 후려치며 욕을 퍼부었다.“너 같은 놈 때문에 만리상맹의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잖아! X발, 탈세하고 시장을 독점했다고? 어딜 봐서 그런 소릴 해대!”“그리고
하지만 맹진수의 성질로는 때려죽여도 모자랐다. 심지어 구천세도 죽은 수하 한 명 때문에 신후청에 대항하지도 않을 것이다.연호 육선문도 신후청도 모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니 그는 여론을 조성하여 살길을 직접 찾아야 한다.그는 큰 소리로 항의했다.“맹 궁주님, 저는 궁주님의 상대가 되지 않으니 언제 죽여도 좋습니다. 저를 죽이시는 건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니깐요. 하지만 전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전 연호 육선문을 욕보이는 일은 절대 하지 않거든요. 전 언제나 정의를 대표하며 정의는 꼭 승리할 것입니다!”“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고?”“이놈시키! 날 뭐로 보고! 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 몸은 이미 신후청을 거닐고 생사를 수없이 오갔어! 그런데 뭐? 네가 정의를 대표해?”짝!맹진수는 또 따귀를 두 번 때렸다.“현이준한테 잘 보이려고 만리상맹과 내 손주며느리를 건드리다니.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오늘 너 죽고 나 죽자.”강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저 강인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만리상맹이 지하 세력을 키워 평민을 괴롭히고 시장질서를 파괴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요. 바로 어제죠. 중해 관인이라는 자가 사지가 절단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연호 육선문을 공격하셨으니 저희는 그 사람을 잡으러 왔을 뿐입니다. 그러니 말해보십시오. 무슨 문제가 있는지.”맹진수는 눈살을 찌푸렸다.수많은 사람이 주시하는 상황에서 바로 처단한다면 신후청 궁주로서 비난받을 것이 뻔했다. 원칙상으로도 신후청은 연호 육선문을 처단할 권리가 없다.현장에는 적어도 30명의 연호 육선문 관원이 호시탐탐 지켜보고 있었다.“X발. 이럴 줄 알았으면 전에 죽일걸.”맹진수와 유화가 후회하고 있던 찰나, 저쪽으로부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제가 의견 있습니다.”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머리를 돌린 우나영과 유화는 기뻐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바로 임건우였다.꼬박 48시간을 기절한 임건우가 드디어 깨났다. 아니, 원래 자리로 돌아온
임건우는 놀란 표정으로 노승을 바라보았다.“이 노승은 또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신용금신은 또 뭐야? 아, 조금 전 봤던 그 거대한 불상인 건가?”방금 불상에 매혹되었던 임건우는 현재 가진 신동급 염력으로는 도저히 노승의 불음과 맞설 수 없었다. 만약 혼돈 구슬이 진동을 일으켜 불상을 부서지게 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이미 불상의 입속으로 뛰어들었을 것이다.신용금신인 불상은 입속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노승에게 잡아 먹히는 존재이다. 임건우는 방금 하마터면 스스로 자진하여 노승에게 산채로 잡아 먹힐 뻔한 것이다.또 사람을 위협하는 존재라니.임건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노승은 확실히 처리하기 어려운 강한 존재다. 보기만 하여도 영혼이 빨려 나갈 듯 무기력해진다.“그쪽, 뭐 하는 사람이죠? 여기는 또 어딘지.”임건우가 물었다.노승은 임건우의 말을 듣자마자 화가 잔뜩 났다. 임건우를 위아래로 자세히 훑어보더니 이내 경악을 금치 못했다.“신동급 밖에 안되는 애가 어떻게 신용계에 들어온 거냐?”“신용계가 뭔데요?”노승은 임건우를 가볍게 무시한 채 머리를 붙들고 선 자리에서 계속 빙빙 돌았다. 머리카락이 있었더라면 아마 지금쯤 다 뽑혀 나갔을지도 모르겠다.“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신동급이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올수가 있지? 분명히 들어오는 순간부터 압력에 몸이 부서져 윤회의 힘을 전혀 감당할 수 없을 텐데.”“내 몸을 빼앗고 싶은 거였어요?”노승은 그를 노려보며 조용히 사색에 잠겼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에 있던 검은 무늬는 감쪽같이 사라졌고 노승의 얼굴은 어느새 새하얗게 변해있었다.“나무아미타불. 흑문아, 아무리 기를 쓰고 함정을 파놓아도 결국 운명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구나. 너도 생각지 못했겠지. 신용계에 들어온 첫 인간이 신동이라는 것을.”임건우는 다시 한번 넋을 잃은 채 멍하니 서 있었다.노승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바로 이때, 노승은 다시 검은 무늬로 변해있었다. 노승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