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어? 이렇게 한 거야. 자세히 못 봤다면 내가 다시 한번 해줘도 되는데.”임수희는 담담하게 얘기했다. 방금 죽은 게 반종사가 아니라, 마치 두 마리의 병아리를 죽인 것 같았다.“이…….”무화도사는 깜짝 놀라 다급히 뒤로 물러섰다.무화도사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그러나 몸을 돌려서야 문어 귀에 강아연이랑 반하나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강아연은 펀치를 날렸다. 주먹 위에 불빛이 보였다.“화속성? 수신자야?”무화도사는 너무 놀라 멍해졌다. 임건우의 어린 여동생이 수신자일 거라 상상도 못 했다.심지어 한순간에 두 명의 반종사를 죽일 수 있는, 무서운 존재였다.무화도사는 갑자기 깨달았다.‘선배 이번에 사람을 잘못 고른 것 같아요.’무화도사는 마공을 쓰며 큰 소리로 외쳤다.“꺼져!”무화도사는 염력으로 마음을 사용했다.무화도사도 수신자였다. 그녀는 기혈마음이라는 마공을 썼다. 그 마음은 다른 사람의 생각까지 컨트롤할 수 있는 대단한 마공이었다.강아연은 순간 멈칫했다.강아연의 움직임이 한 박자 느려졌고, 무화도사는 그녀의 펀치를 스무스하게 피했다. 그리고 비수를 꺼내 강아연을 향해 찔렀다.강아연 몸에서 노란빛이 반짝이었다.임건우가 그녀에게 준 건곤부적이 효과를 발휘했다.무화도사의 비수가 단번에 날아갔다.옆에 있던 반하나는 무화도사의 가슴을 가격했다.펑하는 소리와 함께 무화도사는 바닥에 쓰러졌다.임수희는 한쪽 발로 그녀의 가슴을 밟고 그녀의 가면을 벗겼다.이로써 무화도사의 도발은 끝났다.맹소연은 임수희를 끌고, 다정하게 집에서 밥을 먹자고 했다.임수희가 말했다.“괜찮아요, 건우가 중해에서 건드린 사람이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도저히 마음이 안 놓여서 중해에 가봐야겠어요. 다들 잠시 피해 있는 게 어떻겠어요?”“우리도 중해로 갈 거예요. 우리도 할 수 있어요.”반하나가 얘기했다.“그럼, 중해에서 봐요!”임수희는 그들과 같이 갈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저택을 떠났다.그들은 사흘 만에 중해에 도착했
임건우는 혼자 오지 않았다. 임수희도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 따라왔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녀를 신부로 착각할 것이다.나씨 가문의 세 식구도 왔는데, 나문천도 있었다.그리고 허정양도 같이 따라왔다.허정양은 연호육선문의 관계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약간 꺼리는 듯 중얼거렸다.“저 사람은 왜 온 거야?”비록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옆에 있던 임건우는 들을 수 있었다.“아저씨, 누구를 말씀하시는 거예요?”허정양은 고개를 돌려 연호육선문 쪽을 봤다.“저 수염이 긴 사람이 보이지. 저 사람이 연호육선문의 구천세야. 연호육선문의 총장이고 실세인데. 정말 저 사람이 여기에 올 줄 몰랐네.”임건우도 그쪽을 바라보며 물었다.“육선문이요? 연호육선문이 뭔데요?”임건우가 바라보자, 그 구천세는 무언가를 느꼈는지 즉시 임건우를 봤다.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부딪힌 찰나, 구천세는 임건우를 보면서 웃었다. 가족을 본 듯 아주 상냥한 표정이었다.그 미소 때문에 허정양은 뒷말을 흐렸다.고주연은 연호육선문을 잘 알고 있는 듯 깜짝 놀랐다.“저 사람이 구천세란 말이죠? 조씨 가문에서 저 사람까지 불렀단 말이에요? 구천세가 조씨 가문의 편이라면, 오늘 변수가 클 것 같네요.”나문천은 눈살을 찌푸렸다.“이상하네요! 조씨 가문이랑 구천세가 같은 편이라면, 왜 우리 나씨 가문의 세력을 위해서 조동진한테 그런 짓을 시켰을까요?”사실 조성호도 의문이 가득했다.연호육선문의 구천세는 한광이라는 사람이었다. 대단한 권세를 휘어잡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연호국의 모든 정부 관계자를 감찰할 수 있는 은밀한 부서였다.신후청의 관할 범위와 달랐다.신후청은 강호를 관리한다면, 연호육선문은 정부를 감찰했다.육선문은 신후청보다 더 신비했고 대단했다.그래서 육선문을 통솔하는 사람을 구천세라고 불렀다.조성호는 구천세랑 아무런 친분도 없었다. 그는 구천세가 왜 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처음 만났을 때 너무 놀라 하마터면 무릎을 꿇을 뻔했다.옆에 있던 백이설이 알려
곧이어 빈소에 있던 조씨 가문의 사람들도 따라서 소리를 질렀다.“무릎 꿇고 사죄해!”“무릎 꿇고 사죄해!”몇 번 연거푸 소리를 지르자 빈소 전체가 윙윙 울렸다.분위기가 확 달아올랐다.하지만 육선문의 구천세를 비롯한 사람들은 모두 침묵을 지키고 있었고, 조용히 옆에 앉아 임건우를 바라보았다.임건우는 두 관을 힐끗 쳐다보고 콧방귀를 뀌었다.“쟤네들이 뭐라고 우리가 꿇어야 하는데?”“뭐라고?”조미영은 흉악한 눈빛으로 임건우를 쏘아보았다.“사람을 죽이고 사죄할 마음도 없다는 거야?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그딴 태도로 찾아온 거야? 왜, 사람 죽였다고 자랑하고 싶어 온 거야?”임건우는 조미영을 무시한 채, 담담한 표정으로 조성호를 바라보았다.“선물을 주러 왔는데요.”조미영은 멈칫했다.“뭐? 선물?”임건우는 계속 그녀를 무시했다.조미영은 목소리를 높였다.“사람이 묻잖아! 선물 어딨느냐고? 이X자식, 귀가 먹었냐고?”찰싹-옆에 있던 임수희는 조미영의 따귀를 내렸다. 조미영은 그 힘에 못 이겨 7, 8 미터나 날아가 땅바닥에 쓰러졌다. 너무 아파서 그런지 바로 일어나지 못했다.임수희는 콧방귀를 뀌었다.“너 따위가 감히 여기서 소리쳐?”그러자 조씨 가문의 사람들은 다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임건우랑 임수희를 당장 죽이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다 되갚아 줘야 한다고 외쳤다.조성호는 구천세 한광이 침착하게 앉아있는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어 나서서 한마디 했다.“여러분, 일단 진정들 하세요. 오늘 살인자랑 삼자대면하는 날입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살인자는 꼭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그리고 그는 임건우를 보면서 물었다.“무슨 선물을 하려고? 꽃이나 주려고 그러는 거면, 관둬. 우리 가문은 네 선물을 받지 않을 거야.”“착각을 하신 것 같은데요?”임건우는 가볍게 웃으며 사인을 보냈다.곧이어 밖에서 물건을 끄는 소리가 들려왔다.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저마다 밖을 내다보았다.그러자 두 남자가 주홍색 관을 끌고 입
조씨 가문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치를 떨었다.‘삼자대면하러 오는데 저딴 관이나 들고 와?’조미영은 씩씩거렸다.“당신들 정말 너무 하네!”조미영은 앞으로 달려 나가 발로 관을 세게 찼다.관의 질량은 하도 형편없어 바로 박살 나고 말았다.나무판은 힘없이 깨졌고, 나무 가시는 조미영을 찔렀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고통을 참았다.한 사람은 조미영을 도와 나무판을 쪼갰다. 그러자 깨진 나무판 사이로 사람의 눈동자를 보았고 너무 놀라 소리를 질렀다. 초점 없는 눈동자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만들었다.“안…… 안에 사람이 있어요!”그 사람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뭐야?”“관 안에 사람이 있다고? 누군데?”백이설은 바로 앞으로 나아가 관을 열었다. 안에 누워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의 후배 무화도사였다. 깜짝 놀란 백이설은 말문을 잃었고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바로 그때였다. 백이설의 눈에서 핏빛이 뿜어져 나왔고 끝없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무화도사는 줄곧 백이설의 든든한 조수였다. 실력으로 말하자면 서문야보다 훨씬 강했다.지금의 무도계는 종사가 무도의 끝인 것처럼 종사를 신격화하였다. 그리고 연호의 종사는 열 손가락으로 충분히 셀 수 있을 것만 같았다.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민간인들의 인식에 불과했다.종사는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적진 않았다.특별히 오래된 문패 중, 종사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종사 위의 무존이야말로 진정한 강자고 고수로 취급받았다.하지만 배혈교에서 제일 높은 레벨은 무존이 아니었다. 그 문패는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하였는바, 그 길이 바로 마도자였다.마도자는 또 다른 수신자였다.무화도사는 신동급인 마도자였다. 그녀는 백이설의 든든한 오른팔이었고 길을 터는 조수였다. 하지만 그런 무화도사가 죽어버렸다.백이설은 앞에 있는 사람들을 다 죽이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곧 이성을 되찾았고 눈의 핏빛도 차츰차츰 사라졌다. 육선문의 구천세도 현장에 있었고, 그의 수위는 비밀이었다. 하지만 소문에 의하면 그의 수위는 어마어마
이보다 더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 있을까 싶다.하지만 배혈교의 입장에선 아주 일반적인 수단에 불과했다.다른 두 개의 관도 열렸다.머리를 잃은 두 시체가 보였는데 다름 아닌 무화도사를 따라나선 반종사였다.조성호는 육선문 구천세 앞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울면서 하소연했다.“구천세 님. 법률은 안중에도 없는 저 뻔뻔한 살인자를 보십시오! 구천세 님, 저 나문천이랑 신후청의 만행을 폭로하겠습니다! 나문천은 이 일을 꾸몄고, 신후청은 이 일을 덮고 모르는 척을 했습니다!”한광은 눈썹을 치켜세웠다.한광은 원래 관여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조성호가 눈앞에서 꿇는 바람에 그는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했다.한광은 나문천이랑 허정양을 보면서 물었다.“두 분, 할 말이 있으신가요?”나문천은 구천세를 보면서 인사를 했다.“구천세 님도 계시니까 마침 잘됐네요. 저 오늘 불쌍한 제 딸을 위해 정의 구현하러 왔습니다!”백이설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당신 딸이 내 아들, 내 딸을 죽였는데, 뭐? 정의 구현? 그럼 우리 아들딸은 뭐가 돼?”고주연이 입을 열었다.“그건 걔네 둘이 벌 받은 거야. 죽어도 싸!”“꺼져! 네 딸이야말로 천벌을 받아야 해!”두쪽에서는 말다툼을 벌일 것 같았다.이때 허정양은 태블릿PC를 가져와 말했다.“조동진, 조진아 벌 받은 건지 아닌지, 여기 증거를 보면 아들 아실 겁니다.”한광이 물었다.“동영상도 있네요? 한번 틀어봐요.”그 영상은 조진아가 자기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었다. 영상은 조동진의 악행을 똑똑하게 담았다.조동진은 나지선을 성폭행하려고 했고, 그때 마침 임건우가 달려와 조동진을 막고 홧김에 그를 죽여버렸다. 그들의 대화까지 영상에 다 담겨있었다.영상이 나오자마자 빈소 안의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고주연이 입을 열었다.“봤지? 네 아들딸이 야밤에 우리 집에 찾아와서 내 딸에게 약을 먹이고 심지어 그런 짓까지 하려고 했어! 그것도 모자라 영상 찍어 협박하려고 한 너희 자식들, 그런 짐승 같은 놈
백이설은 흥분해서 소리 내 웃을 뻔했다.‘구천세가 우리 편을 들어주다니, 정말 잘 됐어. 육선문이야 말고 연호의 권력 중심이지. 보통 사람들은 육선문을 알기는커녕, 들어보지도 못했을 거야. 육선문에 들어가는 건 더욱 하늘의 별 따기고.’육선문의 인원 선발은 시험도 없었고 순 위의 사람들이 정하는 것이었다.배혈교는 간섭하려고 해도 간섭할 수가 없었다.하지만 구천세가 조성호를 자기 진영에 끌어들이면 백이설의 입장에선 이보다 더 좋은 찬스가 없었다. 백이설에게 충분한 시간만 주면 그녀는 육선문을 장악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그리고 백이설의 최종 목표는 누구나 다 꿈꾸는 그 보좌였다.백이설은 구천세 앞에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말했다.“구천세 님, 저희 가문에게 정의를 돌려주십시오. 저희 가문 반드시 최선을 다해 그 은혜를 보답하겠습니다.”백이설의 의도는 너무나도 적나라했다.한 가문의 안주인은 보통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백이설은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지금 아니면 또 언제 구천세를 보겠어, 당연히 지금 충성을 표해야지.’“걱정하지 마요. 육선문은 줄곧 공정하게 심판했어요. 진실은 언젠간 드러나겠죠.”이 말을 하고 한광은 임건우를 보면서 얘기했다.“따라오게.”허정양은 급히 입을 열었다.“구천세 님, 잠시만요.”구천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허정양, 네가 감히 내 명령을 거역해?”허정양은 이 말을 듣고 식은땀까지 났다.“그럴 리가요. 이 사건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아요. 조동진은 그저 자업자득이에요. 저희 다른 증거도 있으니까,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어요.”그는 태블릿PC를 들었다.하지만 구천세가 손을 흔들자 태블릿PC는 바로 쓸모없는 쇳덩이로 되었다. 그는 담담한 말투로 얘기했다.“필요 없어. 증거는 육선문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으니까. 신후청의 사람들은 선을 지켜야지.”하지만 임건우는 움직이지 않았다.구천세의 눈빛이 바로 차가워졌다.“감히 내 명령을 거역해? 네 아버지도 내 앞에선 바짝 엎드려야
뒤이어 그녀는 입을 벌리고 선혈을 토해냈다!“고모, 어떠세요?”임건우는 이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그는 고모가 패배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고, 한 수만에 이렇게 낭패를 볼 줄은 더더욱 몰랐다.구천세, 너무나도 강했다.임건우는 얼른 가지고 있던 가방에서 회춘단을 꺼내 임수희의 입에 쑤셔 넣었다. 회춘단은 그가 현재 제련할 수 있는 최고 등급의 단약이다. 장수할 순 없었지만 상처를 치료하는 데 제격이었다.임수희는 단약을 먹고 손으로 입술의 피를 닦았다. “난 괜찮아. 조심해, 저 사람 엄청 강하니까.”구천세는 죽지 않은 임수희를 보고 아주 의외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의 시선은 임건우에게 뺏겼다.구천세는 방금 임건우가 현무방갑술을 사용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금색의 귀갑보호벽은 그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했다.그가 원하는 것이 바로 이거였다.‘임우진, 정말 간사하군. 현무천서의 내용을 진작에 네 아들한테 전수했어?’구천세가 바로 그때 임우진 손에서 현무천서를 뺏어가 간 사람이었다.한광은 임건우가 쓴 현무방갑술이 현무천서에 있는 무공이라고 생각했다.여러 해 동안 찾다가 마침내 찾았으니 구천세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안 따라와? 그럼 내가 억지로 끌고 가는 수밖에!”한광은 말을 마치고 임건우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그는 임건우의 현무천서가 얼마나 강한지 시험해 보려고 했다.쾅-임수희를 보호하기 위해 임건우는 과연 현무방갑술을 쓸 수밖에 없었다.노란색 귀갑문이 스쳐 지나가자 한광의 공격이 완전히 막혔다.그러나 빈소는 더욱 참혹해졌다.옆의 책걸상은 완전히 부서졌고, 또 누군가가 다시 다쳤다.많은 사람이 놀라 소리치기 시작했다.“맙소사, 이 녀석 이렇게 강했어? 구천세의 공격도 다 막아내네?”“구천세가 힘을 다 썼겠어?”한광은 확실히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임건우가 혹여나 죽을 까봐서였다.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매우 만족했다.이번에는 힘을 조금 더 주어 손을 뻗었다.쾅-귀갑 무늬는 다시 나타났고, 임건우는 무사했
쾅-그 노인은 공교롭게도 조동진의 관우에 섰다.하지만 방금 임건우랑 한광의 대결로 관은 이미 다 박살 났고, 노인이 밟자 조동진의 머리는 터지고 말았다.두개골 전체가 산산조각이 나는 소리가 들렸다.빈소 가장자리로 물러난 조성호는 아들의 시신이 이런 큰 재난을 겪은 것을 보고 피를 토했다.백이설은 차가운 눈으로 노인을 쏘아보았다.그녀는 구천세와 임건우의 대결을 잘 지켜보았다. 구천세의 실력은 그녀의 예상과 다름 없었다. 하지만 젊은 임건우가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으니, 그녀는 아주 의외였다.그녀는 자기 실력으로 구천세를 맞서면 기껏해야 임건우랑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갑자기 강림한 이 노인은 다름 아닌 무존이었다.배혈교에는 무존에 비견할 만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 많았다. 하여 백이설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그리고 백이설은 알아볼 수 있었다. 이 노인은 무로 입도하고 실전을 통해 무존까지 올라온 사람일 것이다.“궁주 님!”허정양은 그 노인을 보자마자 기뻐하며 인사했다.“궁주, 드디어 나오셨군요. 무존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허정양은 구천세를 아주 견제했다.하지만 맹진수가 온 이상, 그는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고 더 떳떳해졌다.맹진수는 허정양을 무시하고 현장을 쓸어보았다. 그리고 임건우를 바라보며 격동된 말투로 얘기했다.“네가 임건우구나, 그래, 그래, 내 손주, 장하구나.”그는 말하면서 눈물까지 흘렀다.“너희 엄마, 몸은 괜찮아?”노인이 등장한 순간부터 임건우의 시선은 그에게 고정되었다. 그는 이 사람이 자기 외할아버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다만 지금의 반응을 보아 연기는 아닐 것 같다고 생각했다.그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었다. 그리고 살짝 입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이때.구천세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폐관을 엉덩이 굳어질 정도로 하더니, 결국엔 무존 돌파했네. 축하해.”맹진수는 구천세의 말이 비할 데 없이 거슬렸다. 그는 구천세를 노려보며 말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