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야, 하현은 야심이 너무 크다고 내가 진작에 말했었지.”“그런 사람은 남에게 굽히질 않아.” “그런 사람을 선택하면 평생 고생을 많이 할 수밖에 없어.”이준태는 하현을 매우 좋아했기에 감탄하는 얼굴이었다. 왜냐면 그는 하현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연경 이씨 가문이 하 세자의 신분을 무시하고는 있지만 그가 또 다른 신분으로 밝혀지면 연경 이씨 가문도 도망쳐 가야 할 판이다. 하지만 이준태는 오히려 자신의 손녀가 계속 하현과 엮이는 것을 전혀 원하지 않았다. “할아버지 말씀을 들어보면 할아버지가 선택한 사람은 이장성 이죠? 아니면 할아버지가 다른 사람을 마음에 들어 하면 그 사람이 거지라고 해도, 할아버지가 원하기만 하면 높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잖아요.”“그 사람만은! 왜 안돼요!”이슬기는 차갑게 말했다.“할아버지, 할아버지와 저 사이에 예전부터 약속했던 거 잊지 마세요. 지금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는 약속을 깨는 거 아니에요?”완강한 슬기의 표정을 본 이준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어쨌든 보름간의 약속은 벌써 얼마 안 남았으니 그때 네가 그를 데리고 올 수 있는 지 두고 보자.”“네가 만약 할 수 있다면 그럼 나도 인정할게!”……남원 호텔 로얄 스위트룸. 이씨 집안 할머니는 부들 위에 반듯이 앉아 불경을 낭송하고 있었다. 그녀 앞에 멀지 않은 곳에서 이욱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그는 잠시도 웃음이 가시지를 않았다. 30분정도가 지나서야 눈을 뜬 할머니가 천천히 말했다. “일은 어떻게 됐어?”이욱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벌써 할머니의 뜻을 전달했습니다.”“그런데 하현은 자부심이 강하고 지려고 하지를 않아서 첫 번째 조건은 영원히 들어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하지만 두 번째 조건은 손자가 이해가 안됩니다……”할머니는 담담하게 말했다.“뭐가 이해가 안 간다는 거야?”이욱은 조용히 말했다.“대하 10대 최고의 가문 중에 우리 이씨 가문은
천일그룹, 회장 사무실. 슬기가 자리를 비워 회장 사무실이 텅 비어 있었다. 게다가 깨끗했던 책상 위에는 지금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하현은 이 장면을 보면서 참지 못하고 쓴웃음을 지었다.이전에 그는 자신이 주인이다 보니 슬기가 자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들을 떠맡았었는지를 잘 몰랐었다. 슬기의 자리를 바라보며 하현은 중얼거리며 말했다.“걱정 마. 이 세상에서 아무도 어떤 식으로든 널 강요할 수 없어.”“항성 이씨 가문은 그럴 수 없어!”“연경 이씨 가문 역시 안돼.”30분 정도 지났을 때 회장 사무실에 노크 소리가 나더니 우윤식이 공손한 얼굴로 들어왔다.“잘 알아봤어?”하현이 말했다. 우윤식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세자, 잘 조사해 봤습니다. 근데 사람을 보내서 조사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했다고 아마 눈치챘을 것 같습니다.”“상관 없어. 자료 줘봐.”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우윤식에게 일을 맡겼을 때 그는 자신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곧 우윤식의 자료가 하현의 손에 들어왔고, 대하의 최고 기밀 자료들을 보면서 하현의 표정이 굳어졌다. 대하 10대 최고 가문 중 연경 이씨 집안은 10위였다. 하현은 한 때 대하의 10대 최고 가문들은 부와 영향력, 권력으로 정해지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자료들을 보고 하현은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하의 사령관을 제외하고 9명의 대 장로들이 있는데, 이 9명의 대 장로들은 각각 하나의 분야를 관장했다. 예를 들어 병부 대 장로는 대하 총 병부와 9대 병부를 관장했다. 병부의 진정한 일언천금이었다. 병부 대 장로의 가문은 10대 최고 가문 중 2위였다. 대하 사령관이 있는 가문은 10대 최고 가문의 머리였다. 이씨 가문이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9명의 대 장로 중 최하위에 있던 한 분이 연경 이씨 집안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이날 밤, 이장성과 사람들에게 동시에 한 장의 편지가 배달되었다. 이장성은 이 붉은색의 편지를 한참 동안 들여다 보더니 비로소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멋진 하 세자, 역시 날뛰면서 횡포를 부리고 있구나. 나보고 취소하라고 강요를 하다니!”“아니, 단지 취소하라고 강요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항성 이씨 가문 머리 꼭대기를 밟으려고 하고 있네. 그가 이럴 자격이 있어?”하은수는 맞은편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 세자가 이번에 너무 충동적이었네.”“그가 소가와 홍인조를 해결하긴 했지만, 이 글은 나씨 집안을 비롯해서 3대 일류 가문을 우리 편으로 밀어낸 것이나 다름 없어.” “일이, 재미있어지네.”이장성이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재미있지. 나성곤과 사람들은 이미 대책을 의논하려고 나한테 연락이 왔어. 이번에 그들을 앞세우면 너랑 나 두 사람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을 거야!”말이 끝나자 이장성과 하은수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며 깔깔거리고 웃었다. 원래 소씨 가문의 일로 다른 3대 일류 가문은 벌써 움츠러들어 있었고, 천일그룹을 감히 마주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현이 지금 3대 일류 가문을 그들 곁으로 직접 밀어 넣고 있으니 정말 인생은 연극 같다. 이장성은 이어서 말했다.“자, 이 얘기는 잠시 접어두자. 내가 방금 대하 의학계의 태산북두 장북산 선생님이 3일뒤에 귀국하신다는 소식을 들었거든.” “뭐?” 장북산 선생님? 밖에서 들리는 소문에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갑자기 나타난 거야?”침착하던 하은수는 이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모두가 알다시피 장북산의 의술은 뛰어나 심지어 화타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소문에 의하면 그가 손을 내밀기만 하면 숨이 붙어 있는 사람은 살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장북산 선생은 5년전부터 자취를 감췄고 많은 거물들이 그의 행방을 수소문해 그에게 손을 써달라고 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런데 그가 지금 갑자기 남
같은 시각, 남원 공항.사람들이 귀빈 통로를 빠져 나왔다. 맨 앞에 있는 사람은 설민혁과 설지연 두 사람이었다. 다만 과거에 날뛰던 두 사람은 지금은 오히려 하인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들 뒤로 자수 양복을 입고 차가운 기색을 띤 젊은 남자가 한 명 있었다. 이때 그가 담담하게 말했다.“설민혁, 설지연, 어르신이 너희들에게 기회를 안 줬다고 하지 마!”“이번에 너희들이 잘 하면 장북산 선생을 대구로 모시고, 정가는 너희들을 하인으로 삼을 거야!”“만약 잘 못하면 바로 꺼져버려! 우리 정가에는 개가 많거든. 한 두 마리가 모자라서 이러는 게 아니니까!” 설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혔다.“정천 도련님, 안심하세요. 저희는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남원은 저희 바닥이니 이번에 임무를 잘 완수하겠습니다.”설지연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천 도련님, 여행에 지치셨을 텐데 오늘 밤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퍽______”정천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의 곁에 있던 여비서가 앞으로 나와 설지연의 뺨을 때리며 차갑게 말했다.“너는 개 한 마리일 뿐인데 네가 그럴 자격이 있어?”“감히 그럴 리가요! 저는 자격이 없지요!”설지연은 감히 아무런 불평도 하지 못하고 웃는 낯으로 대하며 허리를 굽힐 뿐이었다. 설민혁과 눈이 마주쳤을 때 그녀의 눈빛에는 원망과 독기가 가득했다.하현, 설은아!너희들 생각도 못했을 거야!우리가 돌아왔다!너희를 밟아 죽일 수만 있다면 우리 둘은 남의 집 개가 되도 괜찮아!……대구 정가 외에도 크고 작은 많은 가문들이 남원에 왕림했다.도대체 누가 장북산 선생이 귀국한다는 소식을 퍼트렸는지 모르겠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대하 상류층 전체가 이 소식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학계의 태산북두는 줄곧 각 최고 가문의 귀빈으로, 듣기로 장북산 선생에게는 심지어 사령관이라도 깍듯하게 모셔야 한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의학계에서 장북산 선생의 위상을
“회장님, 누구를 데리러 가시게요? 왜 제일 망가진 차를 타고 가세요?”슬기는 영문을 모르는 얼굴이었다. 이런걸 요구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하현이 말했다.“넌 몰라. 그 사람은 아무일 없이 전쟁터로 달려가는 사람이야. 제일 좋아하는 게 낡아빠진 차야. 고급차를 몰고 가면 타려고 하지를 않아.”하현이 도대체 누구를 데리러 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요청한 이상 슬기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곧, 10년 된 봉고차 한 대가 천일그룹 앞에 도착했다. 하현은 우윤식을 운전사로 부른 뒤 두 사람은 바람처럼 쏜살같이 남원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공항에 도착했을 때 우윤식도 눈 앞의 광경을 보고 놀랐다. 공항은 안의 3층, 밖의 3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얼마나 많은 고급차가 둘러싸여 있었는지 모른다. 무슨 마이바흐, 벤틀리, 롤스로이스 없는 게 없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무슨 고급차 전시회인 줄 알았을 것이다. 하현과 우윤식이 낡은 봉고차를 몰고 오자 순간 그곳의 기사들에게 무시를 당했다. “이 사람 뭐야? 오늘 무슨 날인지 몰라?”“오늘은 장북산 선생님이 귀국하는 날이야. 대 가문들이 여기에 선생님을 뵈러 왔어. 선생님의 눈에 들려고 모두 집에서 제일 비싼 차를 몰로 왔다고.”“지금 뜻밖에도 봉고차를 몰고 온 사람이 있다니!”하현이 조수석에서 내려 낡아빠진 봉고차 앞에 ‘장북산 선생님, 남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플랜카드를 내걸었을 때 누군가 그를 알아보았다. “허허허, 그 설씨 집안 데릴사위 하현 아니야? 작은 회사에서 부서진 봉고차를 가지고 와서 어르신을 모시겠다고? 장난해?”“하하하하, 웃겨 죽겠네. 어쩜 이렇게 멍청한 사람이 다 있냐?”“전에 사람들이 하현이 머리가 없는 데릴사위라고 할 때는 믿지 않았는데 지금은 믿기네!”“정말 직접 보니까 명성대로네!”곧 설은아의 남편이 봉고차를 몰고 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군중들 속에서 설민혁과 설지연은 정천과 함께 공항에 도착했
정천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여기에 서 있는 이상 그 사람한테 무슨 기회가 있겠어?”대구 정가는 대하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다. 비록 9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정천은 여기 있는 어중이 떠중이들 보다는 그가 높다고 생각했다. 설민혁은 이때 원한을 품은 얼굴로 말했다. “정천 도련님, 아니면 제가 사람을 데리고 가서 그 놈을 잡아올까요?”“급하지 않아. 지금 잘 하고 있어. 여자 일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까.”정천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는 이때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 시급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잘 가려냈다. 정천과 멀지 않은 곳에 구기승, 나성곤과 최준 세 사람이 나란히 서 있었다. 하현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최준이 갑자기 인상을 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폐물 뭐 하러 온 거야? 망신살 뻗치게!”하현은 최가의 외손녀 사위인데 그가 이곳에 와서 망신을 당하면 분명 최가도 망신을 당할 것이다. 나성곤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최군, 너무 조급해 하지마. 이 외손녀 사위가 편파적이라 어르신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렇게 되면 그 때 우리도 잘 봐줘야 돼!”이 말을 듣고 나성곤과 구기승은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 그들 세 가문이 모인 목적은 간단했다. 바로 장북산 선생을 모시고 가는 것이다. 더 멀리에는 이준태와 공문수가 와 있었고, 안흥섭도 왔다. 요컨대 오늘 남원 공항에는 남원의 명망 있는 거물들이 모두 모였는데, 다른 곳에서 온 귀인들까지 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는지는 더욱 미지수다.군중의 최전방에서 이장성은 뒷짐을 지고 서 있었고 표정은 냉담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쩌면 하현의 정체를 모를 수도 있지만, 그는 이분이 데릴사위처럼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는 아마 전설의 하 세자 일 것이다. 다만 이장성은 그 분에 대한 거리낌이 그다지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항성 이씨 집안의 세자니까! 대하 10대 탑 클래스 가
하현의 이 말이 나오자 온 장내는 깜짝 놀랐다!원래 조금 시끌벅적했던 공항은 이제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조용해졌다. 모두들 놀란 표정으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우리가 잘못 들은 거 아니야?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항성 이씨 가문에게 도발을 하다니?게다가 이씨 집안의 세자 앞에서!이장성이 처음 남원에 왔을 때 상류층들이 거의 마중을 나왔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사람의 신분은 어떻겠는가? 그의 지위는 또 어떻겠는가?감히 누가 항성 이씨 가문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협박을 하겠는가?이때, 암암리에 하현의 신분을 알고 있던 이준태 같은 사람들 조차 이때 표정이 굳어졌다. 항성 이씨 집안은 항성 4대 최고 가문 중 하나고, 그들이 가진 부로는 국가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다. 대하 10대 최고 가문을 건드리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을까?근데 지금 뜻밖에도 누가 이런 말을 한 거지?많은 사람들은 이미 알아봤다. 이 말을 한 사람, 설은아의 남편 아닌가?설은아는 말할 것도 없고, 설씨 집안이라 해도 남원의 2류 가문일 뿐이라 이제 막 상류사회에 발을 들여놓았을 뿐이었다. 이런 가문은 항성 이씨 가문 앞에서는 땅강아지만도 못하다. 지금 설씨네 데릴사위가 감히 이가의 세자 이장성에게 이런 말을 하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나?“허______”이장성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항성 이씨 가문이 오랫동안 지내오면서 누가 우리를 이렇게 깔보는 말은 처음 들어보네!”“이장성이 살아온 한 평생, 누가 나보고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라고 하는 말은 처음이야.”“너 참 괜찮네!”하현이 차갑게 말했다.“같은 말은 난 딱 한번만 할 뿐이야. 듣든지 말든지는 네 마음대로 해.”이장성 측근이 화를 내며 말했다.“하현, 너 뭐 하는 물건이야? 너는 우리 세자의 신발조차 들 자격이 없어! 네가 감히 우리 세자를 협박하다니?”“우리 세자보고 너한테 사과를 하라고? 해
같은 시각. 남원 공항 입구에 포르쉐 한 대가 가까스로 주차 공간을 찾았다. 설은아는 운전석에서 내려 눈앞의 상황을 바라보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아빠, 엄마. 우리가 정말 장북산 선생님을 모시러 온 건가?”설은아는 조금 망설였다.오늘 아침 집에서 장북산 선생님이 남원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난 후 희정과 재석 두 사람은 그녀에게 꼭 와야 한다고 부추겼다. 이때 희정이 웃으며 말했다.“딸아, 지금 네 회사가 대모산 리조트를 건설하고 있잖아. 공사 진행 상황을 보니 한두 달만 더 있으면 판매할 수 있겠지?”설은아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거의 그렇겠지.”희정은 손뼉을 치며 말했다.“그러니까! 지금 너는 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전에 엄마가 어디 가서 대변인을 찾아야 되나 고민을 했었거든. 근데 지금 마침 사람이 생긴 게 아니겠어?”“무슨 뜻이야?”은아는 이해가 안 갔다.“장북산 선생님 말이야! 만약 그분이 우리 대모산 리조트 공사현장에 오셔서 한번 봐주시면, 우리는 장선생님이 이곳을 요양하기 좋은 장소라고 칭찬했다고 홍보할 수 있잖아.” “그렇게 되면 우리 리조트 가격이 쑥쑥 올라가지 않겠어?”희정이 좀 억척스럽긴 하지만 어쨌든 대 가문 출신이라 비즈니스 마인드가 좀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설은아는 눈앞이 번쩍 뜨였지만 잠시 후 침울한 얼굴로 말했다. “나도 이렇게 하면 분명 효과가 좋을 거 같긴 한데, 엄마 아빠도 봤듯이 여기에 고급차를 몰고 온 대 가문, 대기업이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같이 작은 회사가 무슨 자격으로 장북산 선생님을 모셔올 수 있겠어?”이때 재석은 기침을 하면서 말했다. “딸아, 함부로 자신을 비하하지 마. 너 하 세자가 청혼한 여자라는 거 잊지마!”“이따가 너는 하 세자가 청혼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돼.”“하 세자는 강남 1인자니까 누가 감히 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어?”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둘 다 꼭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