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정은 이 사람이 재가 되어도 그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바로 쓸모없는 데릴사위 하현이었기 때문이다! 희정이 포르쉐를 본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차는 1억 원 정도 하는 보급형 모델이었다.하지만 하현은 파나메라 스페셜 에디션을 몰고 왔는데, 그 가격은 약 5억 원이었다. 은아의 차는 그 숫자의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설씨 집안은 대형 사업을 운영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이류 집안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이런 차를 사기 위해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하기는 어려웠다.이 차는 희정의 드림카로 여겨졌다. 그래서 그녀는 이 쓸모없는 사위가 차에서 나올 때 아무런 반응을 할 수 없었다.하현은 이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대신, 그는 들어와서 손에 무언가를 든 채 은아와 인사했다. "나 왔어."은아도 약간 멍했다. 그녀는 하현을 쳐다본 다음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밖에 있는 포르쉐를 쳐다보았다.하현은 은아의 눈빛을 알아차리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아침에 동기를 도와 차를 살 거라고 말하지 않았나? 내 마음에 드는 걸로 골랐어. 근데 이 차는 아직 허가를 받지 못 했어. 그래서 내가 며칠 동안 임시로 운전할 거야."은아는 갑자기 그것이 생각났다. 하현이 차를 갖게 된 이유가 설명됐다. 하지만 하현의 대학 동기는 정말 관대했다. 그는 하현에게 8억 원을 빌려줬을 뿐만 아니라, 5억 원 이상의 차도 빌려주었다. 그는 과연 부자였다.이때, 희정이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원래 약간의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이 시점에서 비웃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이 쓸모없는 것이 상황을 반전시킨 줄 알았어. 그런데 알고 보니 저 차는 다른 사람의 것이네. 왜? 운전하는 법을 배우기라도 했어?""하현, 내가 말 한마디 해줄게. 너는 네 체면을 잃어도 되지만, 설씨 집안은 명성을 잃을 수 없어. 네가 운전기사가 되고 싶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싶든, 네가 은아와 빨리 이혼하는 한 그건 내가 알 바 아니야. 너를 보면 볼수록 더 역겹게 느
한편, 하현은 밀크티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슬기의 목소리가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대표님, 누군가 설민혁 씨가 쫓겨나는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네티즌들은 이미 저희가 너무했다며 추궁하고 있습니다. 기자 회견을 열어 해명해야 할까요?”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그날 회의실 영상이 있나요? 그냥 프런트에 있던 여자 직원분의 얼굴을 가리고 사람을 시켜 그걸 인터넷에 올리세요.”"네!" 그 말을 들은 슬기의 눈이 반짝였다. '대표님은 과연 대표님이셔. 그 분은 두 문장만으로 그런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왜 나는 그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하현은 슬기의 칭찬을 기다리지 않고 이미 전화를 끊은 상태였다. 그는 밀크티를 사서 집에 갈 준비를 했다.하현이 길가로 걸어가자마자, 갑자기 뒤에서 브레이크가 끽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우디 A4 한 대가 하현의 뒤에 갑자기 멈추었고, 그는 차에서 희미하게 나는 고함을 들었다.그런 다음, 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향수 냄새가 진동하는 짙은 화장을 한 여성이 차 문을 쾅 닫고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하현을 가리키며 욕을 했다. "이 도로가 당신 겁니까? 혹시 눈이 멀었어요?! 아니면 사고 난 척하고 나한테 사기 치려는 거예요? 정말이지, 날 속이고 싶으면 당장 여기서 꺼지는 게 좋을 거예요. 단 한 푼도 안 줄 테니까!"하현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지금 집에 가고 싶었고 이 여자를 무시하고 싶었다. 하현이 돌아서서 막 떠나려던 참이었다."아이고, 이거 와인 사기꾼인 우리 동기 하현 아니야? 그 일을 그만두고 이제 가짜 사고로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 치려는 거야?"이때, 조수석에서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그는 하현을 비꼬듯 바라보았다.하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쳐다보았다. 이윽고 그는 대학에서 과 대표를 맡았던 석진이 팔짱을 끼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석진은 혐오감 가득한 눈빛으로
"맞아요, 석진 오빠, 오빠는 정말 대단해요. 오빠는 최근에 연봉 9000만 원의 일자리를 구했잖아요. 어떻게 한낱 데릴사위가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어요?!" 화장을 진하게 한 여자는 마치 자신에게 부자 남편이 생긴 것처럼 뿌듯하게 웃고 있었다.하현은 놀라서 석진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 남자는 꽤 유능한 듯했다.석진은 하현이 그의 눈빛을 보고 질투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겸손하게 말했다. "내 옛 동기를 화나게 하지 마. 난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야. 우리 사촌 이준이가 하엔 그룹의 고위 간부야. 이준이가 전에 내 이력서를 회사에 보냈는데, 회사에서 내가 훌륭하다고 생각했나 봐. 하엔은 나를 고용하기로 했어. 별거 아니야."석진은 하엔 그룹을 언급했을 때 자부심으로 빛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은 서울의 상위 가문인 하씨 가문이 하엔 그룹의 배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그런 영향력 있는 집안과 함께 일할 수 있다면 석진은 유망한 경력을 가질 수 있었다.하현은 깜짝 놀랐다. 석진은 이준이 해고되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았다. 그는 자기 사촌이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한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이준이 해고된 이유를 인사과는 모르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들이 어떻게 석진을 고용할 수 있었을까?하현은 석진을 몇 번 더 쳐다본 후 뒤돌아서 갔다. 그는 그런 사람과 대화하기에는 너무 귀찮았다. 하현은 나중에 그냥 석진의 고용 편지를 취소하면 됐다. 그가 지금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뭐가 있나?하현은 그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 그러나 석진은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는 걸어와서 하현을 차갑게 응시했다."또 말할 거 있어?" 하현이 희미하게 말했다."며칠 전 동창회 저녁 식사에서 우리를 속인 건 잊은 거야?" 석진은 이 말을 하는 동안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그때 겨울 앞에서 망신당했다. 이후에 석진은 겨울과 페이스북 친구 추가를 하고 싶었지만 거절당했다. 이게 다 하현 때문이다
"알고 보니까 데릴사위래. 남자들에게 정말 수치스러운 존재야!""야, 이 잘생긴 남자 말로는 이 데릴사위가 동기 모임 회식 때 비싼 와인을 사라고 동기들을 유혹했대. 하지만 저 사람은 동기들을 속이는 데 성공하지 못했대. 저 사람은 심지어 자기가 사람을 시켜서 그들을 위해 밥값을 면제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자랑했어.""어떻게 그런 사람이 있지? 남자들에게 참으로 수치스러운 존재야!""이런 쓸모없는 쓰레기 같으니라고! 왜 차에 치이지 않은 거야?!"사람들은 그 일에 대해 수다를 떨고 있었고, 하현은 순식간에 화가 났다.‘나 오늘 정말 기분 좋았는데. 단지 아내에게 줄 밀크티를 사러 나왔다. 근데 어떻게 이런 바보를 만났지? 왜 석진이가 멍청한 줄 몰랐을까?'석진의 옆에 있던 여자는 더 거만해졌다.석진이 말을 계속하려고 했던 이때, 하현은 이미 조심스럽게 밀크티를 땅에 내려놓았다. 그러고 나서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 "우석진, 네가 내 동기니까 경고하는데, 더 이상 이 일을 크게 만들지 마!""왜?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할 수 있는데? 네가 한 일들은 말할 수 없는 거야?" 석진은 하현의 화난 얼굴을 봤지만, 그는 여전히 무심하게 말했다. 그는 하현이 입만 나불거릴 뿐이라고 확신했다.찰싹!하현은 석진이 말을 마치자마자 뜻밖에도 그의 뺨을 때렸다.석진은 깜짝 놀랐다. 그는 잠시 후에 제정신을 되찾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소리쳤다. "하현, 내가 누군지 알아? 네 처가가 최근에 우리 회사에 투자를 요청했다는 것을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 내가 말하는데, 너는 그 투자를 잊어도 돼! 네가 엎드려서 내 부츠를 핥지 않는 이상, 아무도 너를 도와주지 않을 거야!"하현은 그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널 때리면 어떻게 되는 거야? 믿거나 말거나, 만약 네가 또 헛소리를 한다면, 나는 오늘 네 아우디를 박살 낼 거야."석진의 눈꼬리가 씰룩거렸다. 그는 하현이 그런 짓을 할까 봐 정말 두려웠다. 석진은 할부로 이 아우디를
석진은 이 말을 듣더니 자신이 자랑스러워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부러 스피커를 켰다. 이어 그는 기침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 "팀장님, 하엔 그룹의 대표님께서 제 임명장에 서명했다는 말씀이신가요?"그런 말들이 나오자 구경꾼들은 감탄하며 석진을 바라보고 있었다."이 엘리트는 자신이 9000만 원의 연봉으로 하엔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그는 확실히 고위 경영진 출신이고, 장래가 밝아!""이게 바로 젊음과 성공을 의미합니다. 하엔 그룹은 경비원을 구하는 것조차 까다롭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회사는 수많은 깊은 인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업계 엘리트들입니다!"이 순간, 많은 사람이 석진을 부러워하고 질투하며 자신들이 그를 대신할 수 있기를 바랐다.석진 옆에 서 있던 짙은 화장을 한 여자는 그를 감탄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선택한 남자는 훌륭했다. 그는 남자 중에서도 상남자였고, 엘리트들 사이에서도 최상급 엘리트였다. 어떤 평범한 사람도 그와 비교할 수 없었다. 여자에 빌붙고 사는 사람들은 더더욱 비교가 안 됐다.요컨대, 석진은 지금 그녀의 눈에 아주 잘생겨 보였다.수화기 너머에서 남자의 목소리는 장난기 어린 기색을 띠며 그는 말했다. "네, 대표님의 비서가 방금 문자를 전달했고, 대표님께서 이력서를 재미있게 보셨던 것 같습니다...""영광입니다!" 석진은 고개를 들고 오만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대표님에 의해 선출된 후에는 직무와 급여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입니다..." 상대방이 말을 이었다.석진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전에 투자 부서 차장 자리에 지원했다.석진이 부장으로 임명될 가능성도 있는 걸까?"그래서, 대표님께서는…" 석진은 조심스러웠고 전혀 거만하게 굴지 못했다.상대방은 껄껄 웃으며 말을 이었다. "대표님께서는 당신이 큰 희생을 치르기를 바랍니다...""저는 억울하지 않아요, 억울하지 않아요. 저는 그저 온갖 노력을 쏟아붓고 싶어요…” 석진은
하현이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자마자 희정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 쓰레기야, 뭔가를 사는데 왜 그렇게 오래 걸려? 네가 무슨 아기라도 낳는 줄 알아? 설 씨 어르신이 너랑 은아를 데려가려고 사람을 보냈다는 사실을 몰랐어?"희정의 모욕을 듣고 그녀의 어두워진 얼굴을 보며, 하현은 설씨 집안과 하엔 그룹 간의 협력이 틀림없이 무너졌다는 것을 알았다. 설씨 집안이 은아에게 또 망신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희정은 그렇게 끔찍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은아도 그 순간 걱정이 되었다. 그녀는 하현이 돌아온 것을 보자마자 그의 포르쉐에 올라탔다. 은아는 밀크티를 마실 시간도 없었다. 하현은 많은 말을 하지 않고 재빨리 차를 타고 출발했다.잠시 후, 하현, 은아와 희정은 SL 빌라에 도착했다.이 순간, 설 씨 어르신은 이미 집안에서 발언권이 있는 사람들을 소환했다.모두의 얼굴에 분노와 불만이 가득했다. 민혁은 이미 오후에 은아가 최근에 가져온 가짜 계약서에 대해 그들에게 말했다. 은아의 쓰레기 같은 남편은 심지어 그녀가 계약서를 위조하는 것을 도왔다. 은아의 가족은 이번에 반드시 쫓겨나야 했다. 그렇게 해야 그들이 화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이내 은아는 빌라의 로비로 걸어갔다. 그녀의 예쁜 얼굴을 본 그들의 얼굴은 이상했다. 하현이 그녀를 뒤따라 걸어가는 것을 보았을 때 그들의 얼굴은 시무룩하기까지 했다.모두 이 쓸모없는 사위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설씨 집안이 이렇게까지 될 수 있었을까?계약서 위조는 심각한 위반사항이 될 수 있으며, 향후 사업의 평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설 씨 어르신이 이토록 화가 난 이유이다.설 씨 어르신 옆에 앉아 있던 민혁은 은아가 말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일어섰다. 그는 은아를 비웃으며 말했다. "은아 누나, 너무 뻔뻔하다! 누나는 할아버지를 속이기 위해 가짜 계약서를 가져왔어요. 게다가 누나 때문에 오늘 내가 하엔 그룹에서 쫓겨났어요. 누나는 설씨 가문의 수치예요!
설 씨 어르신은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며 굳이 설명하려 들지 않았다. 은아는 여자로 태어났고 그녀는 사랑받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들을 쫓아내는 것은 이미 그들을 많이 봐준 것이었다.은아와 희정 모두 속수무책한 표정을 지으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던 이때,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하현이 갑자기 천천히 일어서고 웃으며 말했다. "설 씨 어르신, 저는 당신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뭐라고?불공평하다고?하하하!이 순간 여러 사람은 당초 긴장감이 맴돌던 회의실에서 폭소를 금치 못했다.하현은 정말 재미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이 데릴사위에게 발언권이 있었나? 설 씨 어르신이 불공평하다고? 하현은 바보였나? 그는 지금 이걸 연속극이라고 생각했나?설 씨 어르신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꼭 지키는 사람이었다. 그는 항상 결심한 대로 행동했다. 이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어딜 감히 그를 훈계할 수 있겠는가?이 순간, 모두가 하현을 미치광이처럼 쳐다보고 있었다."뭐라고 했어?" 설 씨 어르신이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그는 불쾌해하며 하현을 응시했다.하현은 글자 하나하나를 매몰차게 내뱉었다. “그 계약과 관련된 사건은 아직 철저히 조사되지 않았어요. 당신은 그것이 가짜 계약이라고 말했고 내 아내에게 책임을 돌렸습니다. 심지어 은아의 이름으로 된 회사를 빼앗으려 하고 우리를 설씨 집안으로부터 몰아내고 있어요. 이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하지 그래요?"설 씨 어르신은 비웃으며 하현을 노려보았다. "그래서 너는 내가 진실을 보지 못하고 은아를 잘못 누명 씌웠다고 말하고 있구나. 그리고 지금 데릴사위인 네가 나를 가르치려 들어?"하현은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설 씨 어르신은 화가 나서 몸이 떨렸다.이때, 옆에 있던 민혁은 더 이상 참지 못했다. 그는 탁자를 쾅쾅 치며 욕을 했다. "당신이 뭔데요? 우리는 여기서 회의하고 있어요. 당신은 언제부터 얘기할 권리가 있었고, 심지어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할 권리
하현은 웃었다. "설민혁, 아무도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당신이 뭘 알아요? 당신 같은 청소부가 뭘 아냐고요?" 민혁이 소리쳤다. "할아버지, 여기 이 사람이 저를 괴롭히려고 해요. 빨리 사람을 불러서 쫓아내 주세요!"한편, 설 씨 어르신 또한 차갑게 말했다. "하현, 너를 반쯤은 설씨 집안의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너에게 기회를 주는 거야. 이제 민혁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무례하다고 탓하지 마."설 씨 어르신은 이 말을 하며 하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어르신은 계약 사기로 인해 투자가 취소되었다고 굳게 믿었다. 그는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다.설씨 집안 사람들은 노인네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서 모두 기뻐했다."무릎 꿇어! 이 데릴사위야! 고분고분하게 무릎을 꿇어라! 용서를 구하는 걸 도와줄 수도 있어!""민혁아, 하현이 무릎을 꿇게 해. 만약 그가 오늘 무릎을 꿇지 않는다면, 그는 이 집에서 나갈 수 없을 거야!""그래, 하현은 그냥 쓰레기야. 심지어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가르치려 들었잖아. 자기가 누구라도 되는 줄 아나? 형사?"이와 동시에, 옆에 있던 희정은 불안함에 말했다. "하현, 어서 설 씨 어르신에게 사과해. 너는 이득보다 피해를 더 많이 주고 있어. 널 여기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어!"은아도 약간 불안해했다. 그녀는 말했다. "하현,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은아는 이 순간 매우 절망적이었다. 그녀는 처음에 자신의 남편이 마침내 약간의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부족했다. 하현은 설 씨 어르신이 화난 게 안 보이나? 그는 심지어 어떤 증거도 없이 결정적인 순간에 민혁을 고발했다. 하현은 자신이 이렇게 하면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나?희정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하현은 쓸모없었다. 그가 파나메라를 운전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하현은 그냥 운전기사였다. 그는 여전히 쓸모없는 쓰레기였다!아까 전의 상황은
심지어 자신이 어떤 상황에 직면해도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던 원천신조차도 지금 오른손이 벌벌 떨렸고 엄청난 압력을 느꼈다.만약 양가백약이 정말로 해외로 수출된다면 양씨백약으로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그리고 누구보다 노부인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노부인은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겨우 입을 열었다.“필립 선생님, 평소 우리는 선생님을 공경해 왔는데 왜 우리 양 씨 가문을 괴롭히려는 겁니까?”“괴롭혀요?”필립 선생님은 노부인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하다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노부인, 전 누구와 엮일 마음도 누구를 괴롭힐 마음도 없습니다.”“당신들의 원한은 나와 무관합니다.”노국의 귀족인 그가 어떻게 남양의 양 씨 가문을 겁내하겠는가?그의 눈에 양 씨 가문은 그럴 만한 자격도 가치도 없었다.“우릴 괴롭힐 생각이 없다구요?”노부인의 목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날카로워졌다.“선생님은 자신의 명성과 지위, 체면을 이용해 하현과 양유훤이라는 천한 사람들을 도와 노국에 가게를 열게 했는데, 뭐라구요? 우릴 괴롭힐 생각이 없었다구요?”“그런 일은 우리 양 씨 가문을 위해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하 씨 저놈이 대체 무슨 능력이 있길래 필립 선생님 같은 분이 그런 일을 했단 말입니까?”“도대체 저 하 씨 놈이 당신한테 얼마를 줬길래요?!”“아니면 양유훤 저 천한 것과 함께 밤이라도 보냈습니까?”“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겠어요?!”말을 하는 동안 노부인은 들고 있던 지팡이로 땅바닥을 짚으며 구부러져 있던 등을 꼿꼿이 세웠다.노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도저히 이 일은 간과할 수가 없었다!무엇보다 이 일은 양 씨 가문 내에 파멸의 도화선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녀는 지금 필립 선생님의 체면 따위 세워 줄 마음이 없었다.“노부인, 저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 저한테 더러운 오명을 뒤집어씌우지 말란 말입니다!”“저는 신사답게 행동해 왔습니다. 한
원가령은 더욱 득의양양한 얼굴로 일부러 하현을 힐끔 쳐다보며 도발하는 표정을 지었다.필립 선생님의 가치는 이슬기와 우윤식을 훨씬 능가한다.필립 선생님의 등장은 이슬기, 우윤식의 등장이 준 충격을 일거에 만회할 만했다!“필립 선생님, 어서 오세요!”양 씨 가문 노부인은 양호남을 이끌고 활짝 웃으며 걸어갔다.“이렇게 걸음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원천신과 원가령도 그들을 따랐다.만면에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미소가 번졌다.결국 페낭에서 필립 선생님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도 다 그들의 높은 신분 때문이었다.“아, 노부인. 그리고 원 사장님. 안녕하세요. 축하드립니다.”필립 선생님은 자신이 가려는 길을 사람들이 막아서 좀 불쾌했지만 신사답게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양 씨 가문도 더욱 번창하시길 바랍니다.”노부인 일행은 모두 크게 웃으며 얼굴 가득 흥분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고맙습니다, 필립 선생님. 고맙습니다!”원천신은 필립의 손에 뭔가 들려 있는 것을 보고 축하 선물인 줄 알고 얼른 입을 열었다.“가령아, 호남아. 얼른 저거 들어드려!”“필립 선생님이 일부러 저렇게 선물까지 들고 오셨는데 계속 들고 있게 해서야 되겠니?!”원가령과 양호남은 상기된 얼굴로 필립 선생님이 들고 있는 꾸러미를 들어주려고 다가갔다.그들 눈에 노국의 귀족이 주는 선물은 거름 밭의 똥이라도 향기로울 정도였다.“아. 죄송합니다.”필립 선생님은 원가령과 양호남의 행동에 고개를 저으며 멋쩍은 듯 입을 열었다.“아, 이건 양 씨 가문을 위한 게 아닙니다. 나는 오늘 양 씨 가문 기념일에 참석하러 온 게 아니라서요.”“하현의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서 왔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의 심복들에게 사람들을 밀쳐내 길을 좀 정리해 달라고 지시했다.그리고 그는 반가운 표정으로 하현의 가게 앞으로 가서 환한 미소를 보이며 꾸러미를 건넸다.“하현, 이건 내가 당신을 도우려고 며칠 동안 공들인
”내 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대하에서 사람을 불러올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아쉽지만 난 격이 너무 높고 신분도 대단한 사람이야.”“그런데 당신의 개가죽 고약은 나한테 들이밀기에는 너무 볼품없지. 그렇다고 이런 거물을 앞세우는 건 너무 우스꽝스럽고 억지스러운 일이잖아!”“아무리 연기를 하고 있어도 쉽게 간파할 수 있어.”“하현, 사람됨이 진실해야지! 손님을 못 끌어오겠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일부러 이런 행세까지 하다니! 사석에서 얼마나 무릎을 꿇었길래 이런 거물을 데려온 거야?!”“백억짜리 주문? 왜? 아예 천억이라고 하지?”“전 세계에 있는 상처치료제를 다 당신이 가져온다고 해도 안 될 걸?”원가령은 시건방진 얼굴로 고개를 빳빳이 들고 말했다.“오늘은 당신과 연기 호흡을 맞추러 온 이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축하해 주는 사람이 없을 거야.”“만약 있다면 내가 바로 물러나겠어.”말을 하면서 원가령은 하현의 개가죽 고약 간판을 가리키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러자 원천신은 정색을 하고 원가령을 꾸짖었다.“가령아, 어떻게 이 비서님과 우 사장님이 연기를 할 수 있겠니?”“이 비서님과 우 사장님은 마음이 너무 약해서 그런 거야, 알겠어?”“어쨌든 대하 사람이니까 봐주지 않을 수가 없었을 거야.”“그렇지 않았으면 하현이 무릎이 찢어지도록 꿇는다 해도 두 분은 절대 봐주지 않았을 거야!”“대하인은 서로 같은 대하인이라는 끈끈한 정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니 우리가 이해해야지.”“그렇구나.”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은 그제야 충격에서 벗어나 원천신의 해명에 고개를 끄덕였다.모두들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연신 하현을 비웃었다.체면을 위해서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다니!마침 해외였으니 같은 대하인이라는 정서에 호소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이 일이 대하 안에서 일어났더라면 이슬기와 우윤식 같은 거물이 어떻게 하현을 상대하겠는가?절대 마주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우윤식은 하현에 대한 냉대와 멸
이슬기와 우윤식은 원천신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심지어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기도 귀찮아하며 그녀 곁을 스쳐 지나갔다.눈길도 주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의미였다.이슬기와 우윤식은 하현에게 다가갔다.이슬기는 방긋 웃어 보였고 우윤식은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오랜만이야.”하현과 이슬기가 가볍게 포옹했다.두 사람이 친근하게 인사를 하는 것과 이슬기의 독보적인 외모가 원가령의 심기를 마구 휘저어 놓았다.원가령은 지금 이런 감정이 무엇인지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최고의 절세미인인 양유훤과 이슬기가 왜 하현을 이렇게 따르는지 이해되지 않았다.하현은 결국 원가령이 뻥 차버린 남자일 뿐이었다!이때 하현은 우윤식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앞으로 합작 파트너를 고를 때는 좀 더 신중하게 하는 게 좋겠어. 안목을 좀 더 키워.”“개나 소나 다 덤빈다고 합작하면 안 돼.”우윤식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누군가 밖에서 우리 천일그룹의 이름을 함부로 놀리고 기만하려 한 것 같은데 제 불찰입니다. 제가 살피지 못했어요.”“이번에 페낭에 온 이유는 이 가게 개업을 축하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결판을 내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여기까지 말한 우윤식은 의도한 듯 원천신을 힐끔 쳐다보았다.순간 원천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하현은 우윤식의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모든 것은 규칙에 따라 처리하면 돼. 나와의 관계 때문에 곤란하게 생각하거나 혹은 가볍게 생각할 필요없어.”하현과 우윤식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원천신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우윤식이 어떤 인물인가?원 씨 가문 출신인 자신도 공손히 대해야 할 남자가 아닌가?그런데 왜 이런 남자가 하현 앞에서 머리를 숙이며 복종하는 모습을 보이는 거지?하현이 뭐길래 이런 대접을 받는 거지?“쳇! 대하인 두 명이 온 것 가지고
”붕!”바로 그때 거대한 엔진음과 함께 벤츠 마이바흐 한 대가 천천히 멈추는 것이 보였다.노부인 일행이 미소를 지으며 마중 나가려는데 양씨백약 입구에는 더 이상 주차 공간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래서 그런지 마이바흐는 하현의 가게 앞에서 멈춰 섰다.곧이어 마이바흐 문이 열렸고 그 안에서 네댓 명의 남녀가 걸어 나왔다.그들은 하나같이 화려한 옷차림에 도도한 표정으로 상류 귀족 엘리트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맨 앞에 선 사람은 이슬기였다.우윤식은 반 발짝 뒤에 서 있었다.양 씨 가문 노부인은 어리둥절해하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슬기와 우윤식이 남양에 온 지 이틀이나 지났다.경제 신문에도 특별히 보도되어서 대하 거물이 페낭에 온 일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하지만 양 씨 가문은 이런 거물을 초대할 역량은 없었다.어쨌든 아직까지 양 씨 가문의 역량이 그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노부인의 눈에 희미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설마 원천신이 청한 건 아니겠지?!듣자 하니 원 씨 가문은 이미 천일그룹이랑 접촉을 했다고 하던데!그렇다면 원천신만이 이 거물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일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노부인 일행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흘렀다.어쨌든 이 두 사람은 대하의 거물이었고 상류층 중의 상류층 인물이었다.그들이 양 씨 가문에게 플랫폼을 제공한다면 양씨백약이 대하에 팔릴 수 있고 양 씨 가문은 단번에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된다.아니, 이전보다 더 부강한 가문이 될 수도 있다!이런 생각이 스치자 노부인은 손을 흔들어 양 씨 가문 사람들을 데리고 하나같이 앞으로 나가 공손히 손을 모았다.“이 비서님, 우 사장님 오셨군요!”원천신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긴 다리를 휘적거리고 앞으로 나갔다.“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오늘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저희가 자리를 예약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의 불찰입니다.”“자, 자. 우선 이쪽으로 오세요.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두 분의 방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흘겨보았다.그러나 오늘은 어쨌든 개업일이었다.좋은 날 원가령과 따지고 싶지 않았던 하현은 양유훤 일행을 보고 입을 열었다.“모두들 좀 쉬고 물 많이 마셔.”“이따가 손님이 왔을 때 정신없이 인사해야 할 테니까.”말을 마친 하현은 다시 찻잔을 손에 쥐고 오직 찻잔 속에만 시선을 고정하며 차를 마셨다.몸을 돌려 떠나려던 원가령 일행은 하현의 그런 모습을 보고 하나같이 냉소를 흘렸다.모두들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숨기지 않고 하현을 얕잡아 보았다.강한 척하며 허세 부리는 사람,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봐 왔지만 하현처럼 뻔뻔한 사람은 드물었다!손님도 없고 화환도 없는데 손님이 올 거라고 예상하며 찻잔이나 기울이다니?!얼마나 더 뻔뻔해야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거지?“쯧쯧쯧, 허풍이 하늘을 찌를 태세구만! 정말 자기 눈에는 안 보이는 건가?”이때 하현의 가게에 있는 원가령 일행을 보던 양 씨 가문 노부인과 양호남, 양신이도 슬슬 하현에게로 발걸음을 했다.차를 마시고 있는 하현을 보고 그들은 코웃음을 쳤다.“양유훤, 남양에서 감히 그런 꼴로 어떻게 우리 양 씨 가문에 대항하겠다는 거야?”“그러고도 우리 양 씨 가문을 갈라놓겠다고? 흥!”양신이는 평소에도 그랬듯이 여전히 눈엣가시처럼 양유훤을 노려보며 빈정거렸다.“뭘 믿고 양 씨 가문을 갈라놓는다는 거야?”“개가죽 고약이나 팔아서?”“내가 당신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에 보따리 싸서 항성으로 도망가서 쥐구멍에라도 숨었을 거야!”“여기 와서 이렇게 망신당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양호남은 시위하듯 다가와 원가령의 허리를 끌어안고 하현에게 코웃음을 쳤다.“원가령, 저런 남자는 친구는커녕 당신의 개가 될 자격도 없어!”“개한테는 적어도 혈통이란 게 있잖아. 그런데 저런 놈한테 무슨 혈통이 있겠어?”“키워 봤자 창피할 뿐이야!”원천신과 그녀의 무리들도 하현의 가게 쪽으로 왔다.매끈한 정장 차림에
양 씨 가문 가게의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자태를 본 원가령은 하현의 쓸쓸한 모습에 다시 눈길을 돌리며 비아냥 섞인 미소를 참지 못했다.“내가 화환 하나 사 줄까? 아니면 연고라도 좀 사서 매출이라도 올려 줘야 하나?”원가령의 말에 그녀가 이끌고 온 여자들이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거렸다.대하 촌뜨기가 갖은 고생 끝에 개가죽 고약 가게를 개조해 가게를 열었는데 이 모양이라니!개업하고 나서도 손님 한 명 없고 예전에 가까이 지낸 정으로 겨우 화환 하나 구걸하다니!이건 뭐 불쌍한 정도가 아니라 가엾고 슬퍼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하현은 찻잔을 움켜쥐고 한 모금 마신 뒤 심드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아니야. 당신 화환은 여기에 들일 수 없어. 우리 가게에 놓을 가치도 없거든!”“가게가 좁아서 놓을 데도 없고!”원가령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허! 허! 뭐라고? 놓을 데가 없어?”“계속 그렇게 센 척해 봐! 어디까지 가나 두고 보겠어!”“하현! 황천화랑 아는 사이라고 천하를 가진 것 같아?”“너무 거만하게 구는 거 아니야?”“페낭 일인자라도 되는 줄 알아?”원가령은 참지 못하고 냉소를 흘리며 퍼부었다.그녀의 얼굴에는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가득했다.“솔직히 말해서, 우리 페낭에서는 말이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어!”“내 엄마는 페낭 무맹과 사이가 엄청 좋아.”“아 참. 좀 있으면 대하 강남 천일그룹의 사장이랑 대구 대성그룹 회장의 비서가 양 씨 가문 가게를 축하하러 올 거야!”“양 씨 가문 가게에는 지금도 화환이 너무 많아서 정말로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어.”“그런데 이 콧구멍만 한 가게에는 누가 올 것 같아?”“웃기지 마!”원가령의 눈에 경멸하는 빛이 더욱 짙어졌다.젊기만 하고 능력은 없는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태어난 계층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능력 없는 사람이 거물과의 차이도 잘 이해하지 못하니 자신의 어머니가 하현과 왕래하지 못하게 것도 당연했다.
시간이 흐르자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벤츠, BMW, 포르쉐 등 고급차들이 연이어 등장했고 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귀티 나는 얼굴을 뽐내며 들어왔다.가게 앞에는 끊임없이 폭죽이 터지며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곧 사오십 명의 남녀들이 들어왔다.그들은 하나같이 반듯한 정장 차림에 화려한 보석으로 온몸을 치장한 채 손에는 와인 잔을 쥐고 군중 속을 여유롭게 누비며 고급 만찬에 참석하는 귀족들의 면모를 보였다.그들은 가끔 작은 소리로, 가끔은 큰소리로 웃었고 하현에게 힐끔힐끔 시선을 던지며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었다.양 씨 가문의 규모와 화려함에 비해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양가백약의 모습은 어딘가 어둡고 칙칙해 보였다.정말 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방송국이나 일간지 기자는 취재도 하러 가지 않았다.귀빈들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스타나 인플루언서 등 이목을 끌 만한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화려한 폭죽이나 장식, 술과 음식을 비롯해 손님을 대접할 만한 구석이 없어 일반인들조차 가기를 꺼릴 정도였다.하현의 가게 앞에 걸려 있는 개가죽 고약 간판에는 ‘무료 테스트’라는 큰 글자 외에는 양가백약을 설명할 어떤 문구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저 가게 문만 열어 둔 모양새였다.썰렁한 가게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비웃음을 참지 않았다.양측의 차이는 마치 하늘과 땅의 거리만큼이나 극명했다.이런 상황에서 하현이 어떻게 양 씨 가문과 겨룰 수 있겠는가?장난하는 것인가?!자기 분수도 모르는가?그러나 하현 일행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하구봉과 강옥연은 하현을 도와 샘플과 상품들을 진열대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다른 직원들은 현장에서 큰 냄비에 상처치료제 원액을 계속 끓였고 향긋한 약 냄새가 가게 안에 풍겼다.양유훤은 계산대 자리에 앉아 동전 몇 개를 손에 쥐고 조물락거리고 있었다.“하현, 오늘이 개업일이라면서 어째 문 앞에 서서 손님도 맞이하지 않는 거야?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는 거야?”하현 일행
이슬기와 우윤식 두 사람은 원천신을 보고 살짝 놀란 듯 어리둥절해했다.잠시 후 우윤식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원 씨 가문 원천신 사장님이시군요. 들어서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항공편을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알고 계셨습니까?”“당연히 알고말고요.”원천신이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내 딸이 양 씨 가문 며느리가 될 사람입니다.”“우윤식 사장님과 이슬기 비서님이 양 씨 가문 기념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하러 이곳에 오셨는데 어떻게 제가 모르겠습니까?!”“양 씨 가문 기념일?”이슬기와 우윤식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원천신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두 분이 모처럼 이렇게 페낭에 오셨으니 두 분 체면을 세워 드릴 기회를 좀 주시죠.”“오늘 밤은 제가 두 분을 모시겠습니다. 우리 페낭 음식에 가장 정통한 곳으로 모시려고 하는데 어떠세요?”“원 사장님. 죄송합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 회장님을 만나러 가야 합니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시죠.”이슬기는 정중하게 사양하며 바로 돌아섰다.우윤식은 원천신을 향해 미안한 미소를 보이며 곧바로 사람들을 이끌고 그 자리를 떠났다.이슬기가 거절을 하자 원천신은 마뜩잖은 표정을 지었으나 대놓고 화를 내지는 못하다가 갑자기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변했다.우윤식이 방금 회장이라고 했지?그럼 그 회장이 풍문으로만 전해지던 그 거물?그분이 지금 페낭에 있다니?!설마 양 씨 가문의 영향력이 이렇게 컸단 말인가?순간 원천신은 딸을 양 씨 가문으로 시집보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딸을 양 씨 가문으로 시집을 보낼 수만 있다면 자신도 간접적으로 어마어마한 역량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물론 자신의 딸이 벼락 맞을 확률로 운이 좋다면 그분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원천신은 자신의 딸이 설령 그분의 내연녀가 된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그녀의 허황된 망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