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4115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엄도훈은 자신의 지원병이 오는 것을 보자 순간적으로 기운이 넘쳐흘렀다.

이 사람들은 모두 신사 상인 연합회의 유능한 간부들이며 평소에 그를 돕던 인재들이었다.

이에 엄도훈은 끊어지지 않은 손을 흔들며 의기양양한 자태를 보였다.

그는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형제들아! 어서 저놈을 죽여!”

“저놈을 죽여야 내 한이 풀어질 거야!”

백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엄도훈의 말을 듣고 쇠파이프를 질질 끌며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해 왔다.

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황일 줄 진작에 알았더라면 진주희나 황천화를 금정으로 불러 자기 곁에 머물게 했을 것이다.

저 많은 사람들을 자신이 혼자 감당해야 하니 정말 막막하긴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 걸음씩 내디디며 엄도훈 앞으로 거침없이 다가와 손바닥을 또 한 번 휘둘렀다.

“퍽!”

엄도훈의 몸이 또 날아올라 그의 뒤에 서 있던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을 모두 땅에 처박아 버렸고 동시에 그는 큰소리로 울부짖었다.

부러진 한 손이 너무 아팠던 것이다.

그리고 쓰러진 스무 명은 모두 허둥지둥거리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사람을 부축하고 어떤 이는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하현은 그들에게 예의 차리지 않고 바로 다가가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사람들을 모두 땅바닥에 쓰러뜨렸다.

“개자식!”

하현이 감히 먼저 손바닥을 휘갈기며 자신들의 우두머리를 또 때리는 것을 보고 남아 있던 건달들이 숨을 헐떡이며 고함을 지르고 달려들었다.

“죽어라!”

손에 든 쇠파이프가 하현의 얼굴 위로 떨어졌다.

건달들의 행동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난폭했다.

하현은 가까스로 몸을 돌린 후 손바닥을 후려쳤다.

비록 상대는 수십 명이나 되지만 하현의 눈에는 모두 어중이떠중이처럼 보였다.

옆에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하현도 상황을 봐 가면서 손을 썼을 것이다.

“짝짝짝!”

앞에 있던 몇몇 건달들이 손에 들고 있던 쇠파이프를 휘둘렀고 하현에게 떨어지기도 전에 눈앞이 캄캄해지며 화끈거리는 고통과 함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재벌 사위면 될까?   4116장

    이때 엄도훈의 머릿속에 한 마디가 떠올랐다.천하 무공의 으뜸은 빠름이다!설마 눈앞에 있는 이놈의 실력이 격식과 장법을 무시해도 될 정도로 빠른 것인가?그 정도 실력인 것인가?말도 안 된다!젊은 나이에 어떻게 그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이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전신이 아니고선 불가능하다!대하의 전신 중에 이렇게 젊은 사람이 있었던가?엄도훈은 고심 끝에 하현이 병왕의 실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그는 몰래 핸드폰을 꺼내었다.사람을 더 불러야 할지 어째야 할지 고민이 되었던 것이다.만약 하현이 정말로 병왕이라면 자신의 무리들이 그를 감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진홍헌과 십여 명의 부잣집 자제들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도저히 눈앞의 상황을 믿으려야 믿을 수가 없었다.그들은 하현이 수백 명의 무리들 앞에서 가죽이 벗겨지도록 고통을 당할 거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오히려 하현이 깃털처럼 가벼운 몸놀림으로 사람들을 제압할 줄은 몰랐다.거의 반 이상이나 되는 무리들을 단숨에 해치운 것이다.가히 무서운 실력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아니 어떻게?!”진홍민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그녀는 하현이 자신의 오빠에게 혼쭐이 나서 짓밟힌 뒤 함부로 대들었던 자신을 탓하며 회한의 눈물을 흘릴 거라고 생각했고 당연히 그렇게 될 줄 알았다.심지어 자신의 오빠에게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싹싹 빌며 잘못을 빌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진홍민이 잘못 알아도 한참 잘못 알았던 것이 분명하다.그녀가 생각하는 그 허여멀건한 데릴사위는 그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했던 것이다!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들 부잣집 2세들이 데릴사위 하나 때려잡지 못하고 오히려 만신창이가 되어 버리다니!“계속할 거야?!”멍하니 서 있는 엄도훈을 바라보며 하현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계속하든지 아니면 당신 스스로 남은 손 하나 마저 부러뜨리든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117장

    수십 명이 달려들자 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맞서며 손바닥을 후려쳤다.파도 같은 장풍은 방금 걷어찬 그의 발만큼의 기세는 아니었지만 손바닥에 닿는 족족 건달들은 나뒹굴었다.비명이 여기저기서 끊이지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하현은 마지막 남은 수십 명도 다 해치운 것이다.그의 뒤쪽에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신사 상인 연합회 건달들이 수두룩했다.들려오는 건 오직 비명뿐이었다.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마지막 날린 손바닥을 거두어들였을 때 장내에 일어서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하현은 불 위에 올려진 오징어처럼 찌그러져 있는 엄도훈의 얼굴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까딱거렸다.“자, 계속 덤벼 봐!”이 말을 듣고 엄도훈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오, 오지 마!”“어서 이놈을 죽이라고! 이것들아! 어서 일어나!”엄도훈은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뒤로 물러섰다.그의 얼굴에는 충격과 분노, 불복종만이 가득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주변에는 그를 보호해 줄 건달들이 없었다.모두 전투력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용기마저 잃었다.하현은 정말 무서웠다.아무렇게나 내디딘 발, 아무렇게나 뒤흔든 손바닥이 사람들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버렸다.그리고 그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한 엄도훈은 눈가에 심한 경련을 일으키며 뒷걸음질쳤다.오늘은 정말 귀신에 홀렸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금정에 이렇게 막무가내의 실력을 가진 데릴사위가 있었다니!그동안 왜 자신은 몰랐을까?“됐어. 그만 소리 지르고 사람을 계속 더 불러 봐! 어서!”하현은 엄도훈 앞으로 다가와 쪼그리고 앉아 오른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툭툭 두드렸다.“당신은 서남 천문채 금정 지사 책임자잖아?”“어째서 수하에 이 정도 인력밖에 없는 거야?”“다 불러 봐! 왜 다 안 부르는 거야?”엄도훈은 하현의 동작에 놀라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도 약간은 무술 실력이 있긴 하지만 문제는 하현은 너무 무시무시한 실력을 가졌다는 것이다.엄

  • 재벌 사위면 될까?   4118장

    진홍헌은 지금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도통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그는 원래 엄도훈의 손을 빌려 감히 자신이 점찍은 여자를 빼앗은 데릴사위를 밟아 죽이려고 했었다.하지만 지금은 제대로 밟기는커녕 되려 엄도훈에게 치욕적인 굴욕을 선사할 뿐이었다.진홍헌은 중천 그룹의 아들이었다!그런데 어떻게 이 지경이 되었는가?짜증 나고 못마땅한 심정에 속에서 천불이 일었다.진홍헌은 이를 갈며 묵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당신이 날 밟았다고 해서 뭐? 뭐가 바꿔?”“수조에 가까운 자산을 가지고 있는 우리 중천 그룹을 어떻게 할 수 있어?”“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싸움 실력이 아무리 좋기로서니 총보다야 좋겠어?”이런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면 할수록 진홍헌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특히 옆에 있는 여자들을 힐끔 보니 모두의 눈빛에 하현에 대한 숭배로 가득 차 있었다.진홍헌은 자신이 마치 스스로 자신의 살점을 떼어먹고 있는 한 마리 개처럼 비참하고 고통스러웠다.그는 몸서리치며 포효했다.“말도 안 돼! 절대 말도 안 돼!”신사 상인 연합회 대문 앞에서 하현은 엄도훈의 얼굴을 발로 밟으며 냉담하게 말했다.“사람을 불러!”“금정 지사 사람들 다 불러 봐!”“정 안 되면 서남 천문채 사람들을 다 부르든지!”“어서 어서!”“하, 하현. 아니 혀, 형님!”“더 이상 못 부릅니다. 아무도 없어요!”엄도훈은 거의 울상이 되었다.그는 서남 천문채 제자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냥저냥 외문의 제자일 뿐이었다.그런 그가 무슨 자격으로 금정 지사, 심지어 서남 천문채 사람들까지 와서 총알받이가 되라고 하겠는가?그가 전화를 걸면 자신이 먼저 죽임을 당할 것 같았다.그가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다 불렀다고 할 수 있다.나머지는 모두 수준 미달의 양아치들뿐이었다.그들이 아무리 많이 와 봐야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하현은 발밑에 힘을 꽉 주며 말했다.“거침없던 신사 상인 연합회 회장님이 겨우 이 정도

  • 재벌 사위면 될까?   4119장

    낮 12시.신사 상인 연합회 3층, 회장 사무실.하현은 다리를 꼬고 의자에 앉아 질 좋은 찻잎을 우려낸 차를 홀짝이며 주위를 한가로이 두리번거렸다.엄도훈은 쓰디쓴 표정으로 그런 하현을 바라보고 있었다.사무실은 촌스럽지 않은 적절한 고풍스러움을 자아내고 있었다.그리고 하현의 맞은편에는 신사 상인 연합회의 여비서들이 서 있었는데 그녀들은 차를 끓이고 하현에게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하현이 거절하지 않았다면 여비서들은 하현을 위해 마사지라도 하고 있었을 것이다.왜냐하면 그녀들은 하현이 엄도훈 일행을 상대하는 모든 과정을 다 목격했기 때문이다.처음에는 그들도 경멸과 멸시에 가득한 눈으로 하현을 쳐다보았지만 결국 엄도훈이 하현에게 짓밟히는 것을 보고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지금 그녀들의 마음속엔 하현에 대한 무한한 숭배와 흠모뿐이었다.필요하다면 옷이라도 벗고 하현의 품에 얼른 안길 수도 있다.아쉽게도 하현은 그녀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고 홀 중앙에 있는 팔괘경 위에 시선이 꽂혀 있었다.팔괘경은 꽤나 값나가는 골동품처럼 보였다.보통 방에 놓아두면 매우 좋은 기가 맴돈다고 믿었다.그러나 하현은 팔괘경에서 곰팡이가 살짝 번져 있는 것을 간파했다.아마도 이 물건은 어느 큰 무덤에서 파낸 것이 분명하다.그런 팔괘경을 이런 방에 걸어두다니!예술에 대한 엄도훈의 담대함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이때 엄도훈은 이마의 식은땀을 훔치며 곧장 달려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우리가 크게 싸우고 있을 때 진홍헌이 뒷문으로 차를 몰고 도망쳤습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곧 그들을 끌고 오겠습니다.”결국 오늘 이 사단은 진홍헌 때문에 일어난 셈이었다.엄도훈은 자신이 해결하지 않으면 하현이 언제든지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보다 중요한 것은 진홍헌에 대한 엄도훈의 원한이 하현 못지않다는 것이다.데릴사위라 쉽게 죽일 수 있다고?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인 거야?그 결과 어

  • 재벌 사위면 될까?   4120장

    하현은 차를 마시며 말했다.“그게 무슨 뜻이야?”엄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빚진 것은 저희 잘못입니다. 형님이 직접 가져가 주십시오.”“그리고 우리 신사 상인 연합회에서 앞으로 보상 차원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이번에는 절대 걱정하는 일 없을 겁니다!”“절대로 더 이상 빚도 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백억을 선불로 내겠습니다!”“첫해 합작하는 것에 대한 선입금입니다!”“부디 형님께서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SL그룹의 약품과 기기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건입니다.”“금정에서도 우리는 SL그룹만 계약할 겁니다.”말을 하면서 엄도훈은 수표 한 장을 꺼내 하현 앞에 내놓았는데 그것이 오백억이었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엄도훈을 바라보았다.비록 그가 수려한 언변을 늘어놓은 건 아니지만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이었다.어차피 엄도훈이 또 이상한 짓을 하려 한다면 하현이 한 발로 밟아 죽이면 되는 일이다.“알았어. 그래 그럼 수표와 계약서는 내가 가져가지.”하현은 찻잔을 내려놓았다.“하지만 당신들과 합작을 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내 아내의 뜻에 달렸어.”“알겠습니다!”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고 더욱 환하게 웃었다.“형수님 뜻에 따르겠습니다!”“형수님이 하라는 대로 하겠습니다!”잠시 말을 멈춘 엄도훈은 뒤에서 선물 상자를 꺼내 하현 앞에 공손히 놓았다.“형님, 이것은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이번에 어떻게 하다 보니 서로 싸우면서 안면을 트게 되었지만 성의는 해야죠. 서로 알게 된 인사치레 선물이라 생각하고 받아주십시오.”말을 하면서 엄도훈은 선물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각양각색의 보석이 가득 박혀 있는 여성용 시계가 있었다.프랑스산 고급 명품 브랜드 시계로 그 가치는 억 단위가 넘었다.“여자시계?”하현이 무심코 입을 열었다.“이거 줘 봐야 소용없어.”“형님, 꼭 받아주십시오.”“사양하지 마시고요. 형님의 정체에 대해 알고 싶어서 형님

  • 재벌 사위면 될까?   4121장

    엄도훈이 지금까지 무사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건달이었기 때문이다.매일 싸우고 죽이는 일이 다반사인 그의 몸에 혈기가 항상 돌고 있었던 것이다.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이미 수천 번은 죽어도 더 죽었을 것이다.“곧 죽는다구요?!”엄도훈은 이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팔괘경에 고개를 휙 돌리며 말했다.“형님, 이 물건은 제가 골동품 시장에서 사 온 거예요.”“몇만 원짜리 물건인데 그렇게 큰 문제가 있는 겁니까?”엄도훈 같은 건달들은 주먹이 곧 도리라고 믿었다.그런 그가 어떻게 풍수나 관상술 같은 것을 믿을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하현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던 것이다.정말로 풍수라는 것이 있다면 아무리 해도 풍수를 이길 수 없는데 사람들이 뭐 하러 고군분투하겠는가?사실 엄도훈은 하현이 오늘 자신과 싸우고 난 뒤 살짝 겁주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하현에게 밟혀 제대로 호된 맛을 보지 않았더라면 그가 사기꾼이 아닌가 의심까지 할 뻔했다.하현은 담담하게 툭 내뱉었다.“믿거나 말거나 그건 당신 마음이지.”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문제가 생기면 방금 사람을 찌르려던 그 비수를 가슴에 달고 있어. 그 물건에 혈기가 있으니 당신의 목숨을 구해 줄 거야.”“하지만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하현은 말을 마치며 돌아섰다.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자마자 가타부타 말이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하현의 실력은 정말 대단했다.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사람을 속이는 방법도 어지간해야지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현이 떠난 뒤에 엄도훈은 정형외과에 가서 뼈를 맞추려고 손을 늘어뜨린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가 건물을 나와 막 대문 쪽으로 향하려는데 갑자기 지붕 기와가 미끄러져 내려와서 ‘퍽’소리를 내며 그의 이마에 떨어졌다.엄도훈은 머리를 감싸고 욕을 했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122장

    ”드셔보세요?”“드셔보면 알 거예요!”“여기 자리 없는 거 안 보여? 여기 이 음식들, 우리가 다 먹기에도 모자라!”“먹고 싶으면 조용히 구석에서 먹고 가. 안 그러면 그냥 가든지!”최희정은 손에 젓가락을 쥐고 설유아를 툭툭 치면서 못마땅한 듯 싸늘하게 내뱉었다.설유아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엄마. 다 차려진 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 일이야. 그리고 우린 한 가족이잖아!”“가족? 저놈은 우리와 한 가족이 아니야!”“이 대문을 들어서게 한 것은 그나마 알던 사이라서 체면을 봐준 거야!”“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요리들은 먹성 좋은 우리 아들이 먹기에도 모자라다는 거야!”“남는 게 어디 있어?”최희정은 하현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한 듯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이영산은 최희정의 말을 듣고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다.“어머니, 어머니는 정말 제 친어머니나 다름없어요. 아니 제 친어머니보다 더 저한테 잘해 주세요!”“제가 대식가라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맞아요. 여기 있는 음식들, 제가 먹기에도 모자랄지 몰라요.”설유아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이 닭찜은 형부 먹인다고 해놓고선...”“닥쳐!”설유아의 말대꾸에 최희정은 더욱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닥치지 않을 거면 너도 저 몹쓸 놈이랑 함께 꺼져!”“예전에는 상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저 얼뜨기랑 우리 집안은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내가 잘해 줘야 해?”최희정은 하현의 향해 눈을 부라리며 콧방귀를 뀌었다.“우리 집에 와서 뻔뻔하게 재혼을 한다고 큰소리치는 걸 보니 3년 동안 밥 안 먹어도 굶어 죽지는 않겠어!”장리나가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저 사람은 백두산 산삼까지 먹었는걸요. 평생 밥 안 먹어도 괜찮을 거예요.”설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엄마, 그리고 당신들 그만해요!”“하현은 내가 부른 거예요.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말하세요!”“네가 오라고 했다고?”설은아의 말을 듣고 최희정이 불쑥

  • 재벌 사위면 될까?   4123장

    ”탁!”“신사 상인 연합회가 SL그룹에서 빌려 간 돈 오백억이에요!”“탁!”“신사 상인 연합회와의 향후 5년 치 계약서입니다!”“탁!”“신사 상인 연합회 회장이 선불한 첫해 선입금입니다!”“선입금은 되돌려 줄 필요없이 계약은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습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최희정을 바라보며 웃는 듯 마는 듯 오묘한 미소를 떠올렸다.“설 씨 집안을 대신해 오백억을 돌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5년 치 계약도 성사시켰고 선입금까지 받았어요.”“선입금까지 호주머니에 찔러줬으니 이젠 두 사람, 그 입 다물 수 있겠죠?”하현은 그릇을 집어 들고 이영산의 면전에서 ‘퍽’하고 깨뜨렸다.“가짜 처남! 이제 먹어도 돼. 국물도 먹어가면서 먹어. 체하지 않게.”“뭐?”하현의 말을 듣고 모두들 그가 방금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물건들을 보았다.설 씨 가족은 하나같이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러고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려 더욱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하현은 빚을 돌려받아 왔을 뿐만 아니라 계약서에 선입금까지 받아왔기 때문이다.이것은 결코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말도 안 돼! 이건 절대 불가능해!”이영산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장 먼저 벌떡 일어섰다.“신사 상인 연합회가 어떤 곳이야? 그곳은 서남 천문채의 금정 지사가 뒤를 받쳐주는 곳이야!”“호랑이 같은 그들 입에서 먹이를 빼앗아 올 수 있는 사람은 없었어!”“당신 같은 얼뜨기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지?”“가짜야! 계약서도 수표도 모두 가짜일 거야! 틀림없어!”“당신은 설은아를 얻기 위해 이런 뻔뻔한 짓을 벌인 게 분명해!”“잘 들어! 난 설은아의 의붓 오빠야! 어머니 아버지의 장자로서 절대 당신의 그런 더러운 음모가 실현되는 걸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거야!”“계약서와 수표를 위조하는 것은 중죄야!”“법대로라면 당신은 적어도 십몇 년은 감옥에서 썩어야 해!”말을 하면서 이영산은 이를 갈며 수표

Latest chapter

  • 재벌 사위면 될까?   4470장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9장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8장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 재벌 사위면 될까?   4467장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466장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5장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4장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4463장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4462장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