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극야한독이 제거되었으니 다른 일은 다 잘 해결될 걸세.”“항성 10대 명의가 모두 나의 절친들이니 앞으로의 몸 관리는 자네가 전혀 걱정할 필요 없네.”양제명은 환한 미소를 하현에게 말했다.거의 십 년 동안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며칠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그 누가 기쁘지 않겠는가?“할아버지, 방금 하현이 할아버지를 구하려다 원여옥의 총에 맞아 죽을 뻔했어요!”양유훤도 몸을 비틀거리며 일어나 기뻐하며 양제명을 부축하였다.원여옥의 행동을 일러바치는 건 덤이었다.이 말을 듣고 원여옥의 얼굴은 일순 창백해졌고 말할 수 없는 절망감에 말문이 막혔다.숨이 간들간들 끊어질 듯했던 양제명 앞에서는 제멋대로 위세를 떨칠 수 있었다.하지만 이미 정상의 몸을 회복한 남양의 전신을 상대로 그녀가 미치지 않는 한 감히 함부로 입을 놀릴 수 있겠는가?“하현, 이 은혜는 말로 다 표현 못 하네.”양제명은 감탄해 마지않으며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천하를 호령할 때는 온 천지가 내 것 같더니만 몸져누워 손도 까딱하지 못하자 비로소 세상 인심이 야박하다는 걸 알았다네.”“이번에 자네의 치료를 받고 이렇게 살아났으니 자네를 피를 나눈 형제처럼 여기겠네.”말을 마치며 양제명은 손짓을 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가서 내 물건을 좀 가져와.”하현은 웃으며 말했다.“양 어르신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제가 어르신을 구하는 데는 아무런 사심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어르신이 저에게 아무것도 주실 필요 없습니다.”양제명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사람이 너무 소탈하군. 그러나 난 자네한테 아무것도 주지 않은 채 그냥 돌려보낼 수가 없네.”말을 하던 중 양유훤이 기쁜 얼굴로 다른 방에 가서 고풍스러운 상자 하나를 가져와 양제명 앞에 꺼내 보였다.양유훤은 하현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며 말했다.“하현, 우리 할아버지를 구해 준 건 나와 우리 양 씨 가문을 구해 준 거나 마찬가지야.”“이 순간부터 나 양유훤은 당신
”자네가 이 양공령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아네.”“어쨌든 자네의 몸놀림과 행실로 봤을 때 이런 외부인이 준 물건이 필요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야.”“하지만 이건 나의 작은 성의이네. 그러니 꼭 받아주게. 그렇지 않으면 내가 미안해서 잠이라도 제대로 잘 수 있겠나?”양제명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마친 후 양공령을 하현의 손에 꼭 쥐여 주었다.양제명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양공령을 본 순간 원여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사기꾼 같은 놈이 양제명의 관심을 끌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그런데 유일한 양공령마저 그에게 주려고 하다니!이 양공령만 있으면 앞으로 이 사기꾼은 동남쪽 해역에서 거칠 것이 없고 아무도 그에게 반항하지 못할 것이다.하현은 어안이 벙벙했다.양제명이 이렇게까지 자신을 챙겨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잠시 후 정신을 가다듬은 하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양 어르신, 이건 너무 귀한 것이라 받을 수 없습니다.”하현은 이 물건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양제명은 남양의 전신으로 불리며 동남해 전역에서 무적과도 같은 존재였다.그가 남양국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아마 앞으로 동남해 전역은 남양국을 다시 존경의 눈으로 바라볼 것이다.그때에 양공령이 상징하는 의미와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임에 틀림없다.하지만 하현은 자신이 양제명의 영패를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자신에게는 아마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이 물건은 자신보다 양유훤에게 훨씬 더 쓸모가 있을 것이다.하현의 말에 양유훤은 의아해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 항성과 도성에서 양공령을 마다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만약 하구천이 지금 이런 기회를 잡았더라면 당장 넙죽 엎드려 받았을 것이다.이렇게 어마어마하게 가치가 높고 권세와도 맞먹는 양공령을 하현이 마다하다니?이 남자, 정말 신비롭고 매력적이다.하현은 손에 들고 있던 양공령을 정
다음날 오후 2시, 하현은 항성 용문 도관에 모습을 드러내었다.오늘 용오행이 항성에 온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용문 도관은 고요하기 그지없었다.이전에 청소를 담당하던 아주머니도 오늘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하현은 도관 뒷산에 있는 정자에 앉아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그의 앞에 마주할 대상은 폭풍이 아니었다.그저 제멋대로 날뛰는 어릿광대일 뿐이다.그곳에는 그를 제외하고는 최문성과 공송연 두 사람뿐이었다.공송연은 어젯밤 내내 치료를 받은 뒤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다.하현을 바라보는 공송연의 눈에 불꽃이 일렁거리고 있었다.“하현, 이제 아무 소용없어. 오늘 용당주가 오시면 당신은 끝이야. 이미 당신의 결말은 정해져 있다구!”“당주 외에도 섬나라 음류 검객 미야타 신노스케도 곧 올 거야!”“그분은 섬나라 전신이니 당신이 아무리 깝죽거려도 그에겐 못 당할 거야!”“그러게 누가 섬나라 음류를 건드리래?!”“당신 같은 건방진 놈은 이제 끝났어!”“하하하!”공송연은 미친 사람처럼 웃어 젖혔다.어제 하현의 손에 참혹하게 죽은 용정재를 생각하며 그녀는 자신의 숙명을 다시 한번 머릿속에 되새겼다.하현이 죽든 말든 그녀는 반드시 용정재의 복수를 감행하고 말 것이다.공송연은 지금 자신의 생사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오직 하현이 수많은 사람들의 총칼에 무참히 찢어지고 발겨지는 걸 보고 싶을 뿐이었다.하현은 찻잔을 입으로 가져가 한 모금 마신 뒤 담담하게 말했다.“공송연, 마지막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있나 본데 마지막에 누가 죽는지 어디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당당한 대하인도 섬나라 음류 앞에선 피라미에 불과해. 당신은 오랜 세월 동안 길바닥에서 아무렇게나 굴러먹던 사람일 뿐이잖아.”최문성은 앞으로 나서서 공송연의 뺨을 세차게 내려쳤다.얼마나 세차게 내려쳤던지 공송연의 이빨이 다 튀어나올 지경이었다.최문성은 하현의 심리를 자꾸 자극하는 공송연의 말을 가만히 듣
”용오행, 어떻게 죽고 싶은지 말씀해 보십시오!”서슬 퍼런 눈빛이었으나 그 누구보다 침착하고 결연한 말투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주위는 싸늘한 기운이 유랑하듯 유유히 감돌고 있었다.“개자식! 당신이 어떻게 당주한테 그런 말을 해?!”“우리 당주 앞에서 감히 함부로 입을 놀리다니! 사는 게 지겨워!?”“용문에서 우리 당주가 누구보다 위대한 애국지사요, 충직인지 몰라서 이래?”“감히 당주께 함부로 불손한 누명을 뒤집어씌우다니! 당장 내가 널 죽여 버릴 것이야!”한 무리의 용문 집법당 정예들이 발끈하며 하현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집법당이 있은 뒤로 그들은 항상 모든 잘못을 다른 사람들에게 뒤집어씌웠다.그런데 오늘 하현이란 놈이 용오행에게 그런 불명예를 뒤집어씌울 줄은 몰랐던 것이다.자신들이 하면 로맨스요,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이란 말인가!“하현, 역시 기세가 대단하군!”“실력이 있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날카롭고 재빠른지는 몰랐어. 정말 대단해!”용오행은 이마에 핏대를 세웠지만 순간 자신의 감정을 애써 추스렸다.“하지만 당신이 아무리 재주가 좋다고 해도 오늘은 아무 소용이 없을 거야.”“당신은 섬나라 음류 귀인을 잔인하게 죽였어. 섬나라 음류 검객 미야타 신노스케가 이미 항성에 와 있어!”“그가 직접 나섰다니 당신의 몸이 산산조각 나는 건 시간문제야. 당신은 그 오만함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거야!”용오행의 말에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그가 죽으러 왔다니 힘을 아낄 수 있게 되었군요. 그렇지 않았으면 내가 일부러 섬나라까지 가서 그를 멸망시켜야 했으니 그 무슨 시간 낭비 돈 낭비겠습니까?”“그런 점에선 집법당이 나한테 오히려 좋은 일을 해 준 셈이죠.”“뭐라고? 이놈이!”용오행은 무심하게 내뱉은 하현의 말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이를 악물고 억눌렀다.“하현, 그만 날뛰지 그래? 입버릇이 아주 고약하구만!”“곧 알게 될 거야. 섬나라 전신, 음류 검객의
용오행의 손놀림에 뒤쪽에 있던 집법당의 제자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그들은 업무용 차 뒷좌석에서 금사남목으로 만든 관을 들었다 놓으며 ‘꽝'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내리쳤다.“하현, 잘 봤지? 이건 내가 큰돈을 들여 주문 제작한 관이야!”용오행의 얼굴이 음흉하게 일그러졌다.“당신이 죽으면 내가 직접 여기에 눕혀 줄게!”“그런 다음 강남에도 가고 대구에도 갈 거야.”“당신 마누라뿐만 아니라 온 집안을 다 풍비박산 만들어 버릴 거라고!”“당신 18대 조상 무덤까지 다 파헤쳐 버릴 테니까 똑똑히 두고 봐!”“걱정하지 마. 내가 당신 가족을 위해 특별히 풍수가 좋은 곳에 묻어 줄게. 다음 생에 좋은 자손들을 낳을 수 있도록 말이야!”“아하하하하!”“개자식! 감히 나 용오행의 아들을 죽이다니!”“당신 가족들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조상들의 무덤을 다 파혜쳐 갈기갈기 찢어 가루로 만들어 버릴 거니까 각오해!”용오행은 이미 인간으로서의 냉정과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광기와 음흉한 기운에 사로잡힌 괴물이 따로 없었다.주위에 있던 집법당의 제자들은 이 모습을 보고 모두 몸서리를 치며 두려움에 떨었다.당주가 이렇게까지 분노한 적은 처음이었다.하현은 여전히 침착한 얼굴로 태연스럽게 찻잔에 차를 따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 말대로라면 당신이야말로 오늘 어디 갈 필요 없어.”“금사남목 관이 아주 좋으니 매국노나 다름없는 당신과 섬나라 검객을 함께 묻어 버리기 딱 좋은 날인 것 같은데.”“당신이 아주 마음에 들어 할 것 같아서 말이야.”하현이 말을 마치며 태연스럽게 찻잔을 입에 가져다 대었다.“개자식!”“하 씨, 당주께 함부로 굴지 마!”“이건 어디서 나오는 배짱이야?!”이때 또 다른 차량 몇 대가 도관 입구에 꼬리를 물고 멈춰 섰다.그리고 한 무리의 젊은 남녀들이 섬나라 복장으로 차 문을 박차고 기세등등하게 내렸다.이들은 다른 재벌 가문 2세들과 달리 경호원이나 수행원 대신 보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사송란을 바라보았다.사람을 보내 알아보지 않아도 알 만한 일이었다.그녀가 이번에 나타난 것은 하구천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그리고 그녀의 뒤에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사람들은 소위 무학 성지를 대표해 온 사람들일 것이다.위세를 부리며 감 놔라 배 놔라 훈수를 둘 뿐만 아니라 심판을 자처하며 하현을 괴롭히려 들 것이 뻔했다.하현은 사송란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심드렁하게 말했다.“사송란, 용오행의 머리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거야? 아니면 당신 머리에 구멍이라도 난 거야?”“용오행이 지금 관짝을 가지고 와서 입만 열면 우리 집안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떠들어 대는데.”“나더러 지금 그에게 용서를 빌라고?”“당신은 어떻게 용오행한테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야? 먼저 용오행이 나한테 용서를 빌어야 하는 거 아닌가?”“이거랑 그거랑 같아?”사송란이 시치미를 떼며 말했다.“당신은 제멋대로 날뛰고 섬나라 귀인을 도륙 냈어. 지금 미야타 신노스케가 섬나라 음류를 대표해서 그 죄를 물으려고 오고 있어!”“당주께서도 당신이 대하인이라는 걸 알고 특별히 금사남목 관을 만들어 오신 거야!”“이 얼마나 큰 선의야?”“은혜에 감사할 줄도 몰라?!”“우리 대하인 중에 당신같이 파렴치한 소인배들이 너무 많아서 자꾸 도덕성이 추락하는 거라구!”사송란은 짐짓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카이 나오토 일가를 죽였을 때 오늘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 생각해 보지 않았어?”“당신이 어느 정도 물건인지 생각도 안 해 봤냐고, 어?”“강남 하 세자? 용문 지회장?”“웃기지 말라고 해!”“그 정도 실력으로 감히 섬나라 음류에게 도발하다니! 이제 최고의 음류 검객이 오고 있으니 당신은 죽은 목숨이야!”하현이 이 말을 듣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미야타 신노스케가 내 적수가 된다고 확신해?”“뭐!?”사송란은 하현의 말을 듣고도 믿기지가 않았다.“하 씨, 그게 무슨 말이야?”“설마
하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방금 내가 말했는데 당신이 잘 못 들은 모양이니 내가 한 번 더 말해 줄게!”“이 관은 당신과 미야타 신노스케가 함께 써야 하니 남겨둬!”“어찌 되었건 당신 같은 매국노가 섬나라 음류 검객과 함께 누울 수 있는 것은 대대손손 영광인 거지!”“뭐라고?!”하현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사송란을 바라보았다.“당신의 그 고명하신 성녀도 나한테서 체면을 잃었는데 하물며 사송란 당신이 날 어쩌겠다고?”“그냥 가서 하구천 발바닥이나 핥아 줘!”“내가 무슨 일을 하든지 당신이 참견할 몫은 없으니까!”“어서 멀리 꺼져!”“뭐? 말이면 다인 줄 알아!”사송란은 화가 치밀어 올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오매 도관에서는 줄곧 칭송과 존경만 받아오던 사송란이었다.그녀가 하구천의 편에 서 있는 건 맞지만 누구나 이 일을 입 밖을 꺼내서는 안 될 일이었다.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하 씨, 감히 내 명예를 훼손하고 하구천의 명성까지 깎아내리려 하다니! 정말 사는 게 지겨운 모양이지?”“내 전화 한 통이면 넌 여기 엎드려 손이 발이 되도록 용서를 빌어야 할 거야!”“허풍은 여전하군!”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그럼 전화해 보든가! 누가 날 여기에 엎드리게 만들 수 있는지 두고 보자구!”“당신 정말...”온몸이 분노로 타들어가는 듯 사송란은 벌벌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성녀의 번호를 찾았다.그러나 사소한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고 벌을 받을까 봐 두려워서 감히 전화번호를 누르지 못하고 멈칫했다.“못 걸겠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걸지도 못하겠으면 어서 썩 물러나. 사송란 당신은 아직 내 앞에서 위세 떨 자격이 못 돼!”“뭐!?”사송란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이때 무도복을 입은 젊은 남자가 걸음을 옮기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사송란, 왜 이렇게 화를 내고 그래?”“우리 무학 성지의 존귀한 지위를 모르는 소인배일
육건우가 번쩍이는 칼을 들자 매서운 칼바람이 사방에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그는 마치 강호의 협객이라도 된 양 자신만만했다.“육건우, 정말 멋져! 그 검으로 한 번 휘두르기만 하면 저놈은 바로 쪼그라들 거야!”“감히 사송란의 얼굴을 때리다니! 죽는 게 뭔지 모르는 모양이지?!”“육건우가 검을 들면 모두가 덤벼들 용기를 잃고 칼을 놓아버리지!”무학 성지 2세들은 호들갑을 떠느라 바빴다.그들의 호들갑에 육건우는 한껏 거드름을 피우며 하현 앞으로 다가와 검을 힘차게 휘둘렀다.“솩!”소름 돋을 만큼 예리한 소리와 함께 번쩍이는 검이 허공을 갈랐다.날카로운 칼날이 매섭게 번쩍였다.많은 용문 집법당 제자들은 번쩍이는 칼날에 흠칫 놀라며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용오행은 눈을 가늘게 뜨며 코웃음을 쳤다.“하 씨, 육건우의 검에 아주 그냥 기가 팍 죽었군! 이러면서 감히 도발하기는!”“그동안 제멋대로 날뛰었던 건 순전히 그가 진정한 고수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 뿐이야!”사송란도 거들었다.“무학의 성지인 천문채는 대하 서남지역의 패권을 가진 곳이야!”“아무리 일류 가문이라고 하더라도 천문채 앞에선 머리를 조아리며 존경을 표하지!”“서남지역에서 천문채의 위상은 강남지역에서 우리 오매 도관의 위상이랑 비슷해.”“육건우는 육 씨 가문 직계 계승자야!”“그는 십팔 년 동안이나 검법을 수련했어. 매서운 칼날에 큰 돌도 한방에 자른다더군.”“하 씨 성 가진 저놈이 태어나서부터 무학을 수련했다고 하더라도 육건우의 적수가 될 순 없을 거야!”용오행은 안타까운 척하며 말했다.“하 씨 성 가진 저놈이 육건우의 검에 죽는 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영광이야!”“이렇게 되면 미야타 신노스케가 헛걸음하는 꼴이 되는 건가? 허허허!”용오행 일행은 음류 검객의 실력을 볼 수 없게 되어서 안타깝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퍽!”이때 정자 한가운데서 있던 하현의 눈앞에 육건우의 검이 꽂혔다.차를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