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쯧쯧쯧. 강옥연, 그게 무슨 소리야?”“혹시 이 금옥루에 당신네 강 씨 집안 지분이 30%밖에 안 된다는 거 잊은 거 아니야?”“우리 허 씨 집안은 40%나 된다구!”허민설은 일행은 강옥연 앞으로 다가가서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거침없이 말했다.“간단히 말해서 이 금옥루는 우리 허 씨 집안이 진짜 주인이라는 얘기야!”“손 매니저는 우리 허 씨 집안에서 스카우트해 온 매니저라고!”“당신이 감히 손 매니저를 때려? 굴욕을 줘? 여기서 꺼지라고?”이 말을 들은 손서기는 갑자기 거만하고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역시 자신의 뒤에는 든든한 허민설이 있었다.허민설이 강옥연을 이렇게 압도할 줄 그녀는 진즉에 알고 있었다는 듯 흐뭇한 미소를 띠었다.“당신네 허 씨 집안이 주인이라고?”강옥연은 냉소를 터뜨렸다.“허민설, 우선 의사한테 가서 머리에 이상이 없는지 검사부터 하고 와!”“당신이 망신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허 씨 집안까지 체면을 다 잃기 전에 말이야!”“잊지 말고 잘 들어. 처음에 우리가 주식을 양도할 때 분명히 말했어. 우리 강 씨 집안이야말로 금옥루의 영원한 주인이라고!”“말 다 했어?”“뭐? 영원한 주인?”허민설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강옥연, 사회생활 하루 이틀 하는 거야? 어쩜 이렇게 순진할 수가 있어?”“이 세상에는 확실히 기록한 증거가 있어야 주장할 수 있는 거야. 우리 집안에선 그런 약속한 적이 없다구!”“분명히 말했다고 하는 건 당신네 강 씨 집안 주장일 뿐이잖아?”“분명히 그때 당신네 강 씨 집안에서는 더 이상 금옥루의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어! 이게 내가 기억하는 사실이야!”“게다가 요 몇 년 동안 당신네 강 씨 집안에서는 금옥루를 전혀 관리하지 않았어. 금옥루 직원 채용하는 것부터 모든 업무에 이르기까지 다 우리 허 씨 집안에서 관리하고 있었다구!”“간단히 말해서 당신네 강 씨 집안은 매년 그 30%의 주식에 대한 배당을 받는 것 외에 금옥루에
”게다가 몇 년 동안 당신네 강 씨 집안은 금옥루를 전혀 관리도 하지 않았으면서 이제 와서 30% 지분에 대한 배당금을 다 받아 가겠다고?”“강 씨 집안이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잘 들어. 당신네 강 씨 집안의 배당금은 우리 허 씨 집안 손에 달렸어!”“우리 허 씨 집안에서 매년 몇 천만 원씩이나 강 씨 집안에 보냈어. 그것도 이미 많이 봐 준 거였어!”“만약 당신이 못 믿겠으면 당장 관청에 우릴 고발해. 그러면 오히려 일만 커지는 꼴이 돼! 누가 망신을 당하는지 두고 보자구!”허민설은 매서울 얼굴로 쏘아붙였다.“그래? 우리 강 씨 집안에서 받는 배당금이 당신 허 씨 집안의 손에 달렸다고?”강옥연은 조금도 흥분하지 않고 엷은 미소를 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그럼 우리 강 씨 집안은 허 씨 집안에서 준 배당금에 그저 감사해야겠네?”“이렇게 하자구. 연 10%의 이자를 붙이면 되겠어.”“몇 년 동안 당신네 허 씨 집안에서 우리 강 씨 집안에 줄 돈을 얼마나 빼돌렸든 간에 모두 10%의 이자를 붙여.”“일주일 시간을 줄 테니 한 푼도 떼지 말고 돌려줘.”“허 씨 집안이 이렇게 어마어마한데 설마 우리 집안에 줄 이 정도 작은 돈이 없는 건 아니겠지?”“고발? 망신을 당해? 우리 강 씨 집안은 그런 거 신경 안 써!”“허 씨 가문이 차기 항독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던데.”“기본적인 신용도 없는 가문이 어떻게 항독 자리를 넘볼 수 있어?”“만약 이 일이 커지면 의원들이 당신네 허 씨 집안에 표를 줄 거 같아?”강옥연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관했지만 사람을 죽일 만큼 매서운 촌철살인이었다.“그만해! 강옥연! 자꾸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허민설의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온데간데없었다.울그락불그락 잠재우지 못한 화가 그대로 얼굴에 드러났다.“몇 년 동안 금옥루의 이익은 모두 우리 허 씨 가문의 것이야! 당신 강 씨 가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구!”“그 돈에 눈독 들일 생각 추호도
두 집안의 팽팽한 기싸움에 룸 안은 순식간에 숨 막힐 듯한 긴장감에 휩싸였다.평소 점잖았던 강옥연이 언짢은 눈초리로 매섭게 말하니 여파는 생각보다 강력했다.허민설은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하현을 힐끔 쳐다본 후 차갑게 말했다.“그래, 당신이 하현을 이곳으로 초대했어.”“그런데 우리가 지금 당신들을 내쫓으려고 하니 초대고 뭐고 그냥 가면 될 거잖아?”말을 마치며 허민설은 싸늘한 미소를 입가에 내걸었다.그러고는 경호원들에게 손짓을 했고 경호원들은 지체 없이 달려와 살기를 내뿜었다.병왕!경호원들은 모두 병왕급 눈매를 지니고 있었다!하구천이 허민설에게 보낸 지원군임에 틀림없었다.이제야 모든 것이 다 드러나는 것 같았다.오늘 룸에서 쫓아내어 화장실 앞쪽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한 것, 강 씨 집안과 허 씨 집안이 대립하게 만든 것.이 모든 것이 다 하구천의 계략이었던 것이다.바로 하현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동시에 하구천은 강학연의 의중도 시험해 볼 심산이었던 것이다.용문 항도 지회장인 강학연이 정말로 하현의 편에 설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슬쩍 떠보고 싶은 것뿐이었는지 하구천은 스스로 판을 짜 확인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강옥연, 어차피 나 때문에 이런 소란이 생겼으니 이 일은 내가 처리할게요.”앉아서 줄곧 아무 말이 없었던 하현이 마침내 일어섰다.그는 강옥연에게 한걸음 다가갔다가 담담한 표정을 한 채 시선을 허민설에게 옮겼다.강옥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현을 이 판에 끼어들게 할 마음이 없었다.그러나 하현이 보기에 이 병왕급 인사들은 강옥연이 혼자 감당해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고 당연히 자신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어쨌든 강옥연도 결국 하현 자신 때문에 이런 무모한 싸움에 휘말리게 된 것이기 때문이었다.“하현...”방금 전까지 허민설의 뒤에 서서 기세등등하던 졸부 2세들은 하현이 싸늘한 표정으로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는 고개를 떨구며 입을 다물어 버렸다.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강옥연, 어디서 이렇게 입에 혀처럼 구는 개를 데려온 거야?”허민설은 한껏 도발하는 기색으로 말했다.“용문 항도 지회의 그 많은 남자들에게 눈도 깜빡하지 않던 당신이 어떻게 이렇게 야성적인 남자를 키우고 있었던 거냐구?” “이 일이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강 씨 집안의 체면이 말이 아닐 텐데. 그건 두렵지 않나 봐?”오늘 밤 허민설은 강 씨 가문을 제압하려고 단단히 벼르고 온 모양이었다.이 일은 체면에 관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몇 년 동안 감춰져 있던 금옥루의 수백억 이익에도 관련된 일이었다.그래서 허민설은 하구천의 기세를 빌어 강 씨 집안을 처리하려고 하는 것이다!항성과 도성에서 하구천을 괄시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한번 해 보라지.누가 이렇게 덤비면 무서워할 줄 알고? 흥! 내 뒤에는 하구천이 있다구!강옥연은 잠자코 허민설을 노려보았다.그러다가 그녀는 노기도 띠지 않은 담담한 얼굴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가 소중히 여기는 이 남자는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새삼 궁금했던 것이다.“허민설, 당신은 지금이 법치 사회라는 걸 다행으로 여겨. 그리도 아직 당신이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라구.”“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쯤 당신은 저세상 사람이 되었을 거야.”하현은 허민설이 대꾸할 틈도 주지 않고 바로 말을 이었다.“하지만 당신은 지금 강옥연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야 해. 그래야 오늘 이 일은 없던 일로 지나가게 될 거야.”“그렇지 않으면 평생 밥을 먹지 않아도 되게 해 줄 거야.”“죽으면 평생 밥은 먹지 않아도 되잖아, 안 그래?”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상대방이 하구천의 사람임을 알고 있고 칼끝이 자신을 향해 있으니 당연히 사양하지 않고 맞설 것이다.비록 하현의 목소리와 말투는 조금도 살벌하지 않았지만 허민설은 여전히 그의 얼굴에서 보이지 않는 한기를 느꼈다.“하현, 지금 협박하는 거야?”허민설은 뚫어져라 하현을 응
”아!”허민설은 얼굴을 가린 채 휘청거렸고 밀려오는 고통에 온몸을 덜덜 떨었다.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선홍색 손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타는 듯한 아픔에 말할 수 없이 일그러졌다.하지만 그녀는 아픔보다 충격과 놀라움에 휩싸인 것 같았다.정신이 혼미해진 가운데서도 방금 일어난 이 일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은 모양이었다.하현이 진홍두, 무카이 나오토, 공송연을 만신창이로 만든 일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하현이 감히 자신에게 손찌검을 할 것이란 생각은 추호도 해 본 적이 없었다.그 사람들은 하구천과 얽히고설킨 관계였지만 자신은 그저 주변인일 뿐이었다.물론 한때는 미래의 항도 하 씨 안주인이 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긴 했었다.항성에서는 항성 S4 중 한 가문으로서 홍성 교관을 비롯해 남양 사람들도 자신에게 함부로 하지 못했다.누가 감히 자신에게 손찌검을 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허민설의 예상을 깨고 하현이 손을 놀린 것이다.손을 놀렸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체면까지 완전히 짓밟아 버렸다.“뭐야?!”“어떻게 이럴 수가?”“누가 감히 허민설을 때려?”주변에 있던 손서기를 비롯한 여자들은 하나같이 어안이 벙벙했다.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본 광경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이런 일이 일어나다니!항성에서 감히 누가 허민설에게 손찌검을 할 수 있었겠는가?얼굴에 벌건 손자국을 남긴 것도 모자라 허민설의 혼을 완전히 빼놓아 버렸다.이게 꿈인가? 생시인가?손서기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혹여나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지 확인하려고 했다.주시윤 등 졸부 2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강옥연의 친구들도 눈이 휘둥그레진 채 그대로 얼어버렸다.다만 강옥연은 얼른 제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파악했고 감탄해 마지않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허민설 같은 여자에게 거리낌 없이 손을 휘두르다니!하현은 역시 보통 사람이 아니다!허민설은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갑자기 옆에
단아하고 우아하던 허민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지금 하현을 향한 분노로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허민설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하구천이 보낸 병왕급 남자들은 모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한걸음에 하현을 향해 달려들었다.그들은 모두 네 명이었고 사방에서 각도를 좁히며 하현을 에워쌌다.네 명이 동시에 무자비하게 하현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했다.어떤 사람은 하현의 머리를 다른 사람은 몸통을 또 다른 사람들은 그의 예상 진로를 봉쇄했다.네 명의 남자들은 서로 호흡이 착착 들어맞았고 전쟁터에서나 볼 법한 살기를 띠며 하현을 노려보았다.일단 공세가 제대로 먹힌다면 전쟁의 신이라도 피를 토하며 머리를 숙여야 했다.호흡이 잘 맞는 네 명의 병왕들은 태국의 3대 마승과 닮아 있었다.오랜 세월 함께 호흡한 덕분에 그들은 이미 전신을 상대할 만큼의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이었다.주시윤 일행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얼굴이 새하얗게 변해갔다.“끝났어. 이 사람들은 하구천의 수하에 있던 장 씨 사형제야!”“그들은 미국 삼각주 부대를 상대로도 패배하지 않고 북봉국을 도와 남북 지지선을 든든히 지켰어!”“이런 사람이 나서는데 누가 그들을 막을 수 있겠어?”“항성과 도성에서는 아마도 홍성 교관이나 용문 지회장 정도나 되어야 대적할 수 있지 않을까?”졸부 2세들은 하구천의 내막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더불어 장 씨 사형제의 무시무시한 실력도 잘 알고 있었다.그들은 이제 곧 상황이 다 끝날 거라 생각했다.하현이 그들에게 맞아 최후를 맞이하는 일은 시간문제였다.그러나 허민설이 이런 식으로 결판을 내면 그들도 이 사건에 연루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그들의 마음속에 스멀스멀 고개를 들었다.그러자 주시윤을 비롯한 졸부 2세들은 절망스러운 얼굴이 되었다.그때 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손서기가 입을 열었다.“저놈은 이제 끝났어!”“허민설에게 손찌검을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밖에 없어!”허민설 일행들은 모두 팔짱을 끼며 거
허민설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하수진이 용옥에 갇힌 이후 하구천을 둘러싼 인물 중에선 그녀가 단연 여왕이었다.모두들 그녀가 장차 항도 하 씨 안주인이 될 사람이라 점치고 있다는 걸 그녀 또한 모르지 않았다.그녀의 가장 큰 위협이라면 오매 도관의 성녀 사비선 정도였다.하지만 오매 도관 성녀는 결혼을 하지 않는다.결국 이러쿵저러쿵 계산해 보면 항성과 도성에서 항도 하 씨 안주인 자리를 빼앗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이런 연유로 허민설은 최근 스스로 항도 하 씨 안주인임을 자처했었다.항성과 도성에서 귀로 소식 좀 듣는다 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어딜 가든 추앙을 받고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터였다.하구천조차도 그녀를 높이 치켜세우며 언제나 곁에 두었다.감히 허민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런데 지금 하현이란 놈이 감히 자신에게 싸우자고 덤빈다고?이럴 때 하현을 제대로 짓밟아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항성과 도성에서 콧대를 세우며 돌아다닐 수 있겠는가?그녀 자신의 권위와 존엄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단 말인가?순간 허민설은 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키가 큰 경호원 십여 명이 복도에서 뛰어들어오는 것을 보았다.이들은 더 이상 맨주먹이 아닌 무기를 하나씩 지니며 나타났고, 보아하니 오른손으로 허리춤을 매만지고 있는 두 사람은 분명 총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강옥연, 조심해요!”하현은 위엄 서린 얼굴로 조금도 위축되지 않으며 군중 속으로 뛰어들었다.순간 그는 가볍고 재빠르게 몸을 움직이며 시야에 있는 사람들을 훑고 지나갔다.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여지없이 경호원 세 명이 맥도 추지 못하고 쓰러져 있었다.세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자신의 얼굴을 만지고 피를 토하더니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대로 물러섰다.하현은 총기를 가지고 있는 경호원에게 거침없이 다가가 순식간에 그들의 총을 빼앗아 결연한 표정으로 방아쇠를 당겼다.“탕탕탕!”남
강옥연은 허민설이 경찰을 끌어들이는 것을 보고 일이 커질까 봐 하현을 끌어당기며 말했다.“하현, 됐어요. 어쨌든 그들은 이미 대가를 치렀으니까요.”방금 하현이 총기의 지문을 닦긴 했지만 현장에는 하현의 지문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다.일이 계속 꼬이면 하현이 경찰서로 불러갈지도 모른다.그러면 손님을 잘못 접대한 것을 두고 강학연이 강옥연을 추궁하게 될 것이다.강옥연은 하현이 경찰서에 넘어가는 것보다 그냥 여기서 멈추는 편이 훨씬 나을 것 같았다.강옥연이 뭔가 고심하는 듯한 눈치를 보이자 허민설은 가소로운 듯 피식 웃었다.“왜? 무서워?”“강옥연, 지금 당장 나한테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도 늦지 않아!”허민설은 어디서 다시 기운이 솟아올랐는지 예의 그 의기양양함이 피어올랐다.“사과도 하지 않고 무릎도 꿇지 않으려면 그냥 가만히 서서 기다리든가!”“허민설, 당신...”강옥연은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자신은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아 전전긍긍하는데 허민설은 도리어 이 소란을 그만둘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강옥연,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내가 나름대로 생각한 게 있으니까.”하현은 강옥연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뺨을 맞아 보지 않고는 자신의 얼굴이 얼마나 뻔뻔한지 잘 모르거든요!”“어떤 개들은 주인이 때려서 아픔을 줄 때까지는 주인이 얼마나 두려운 대상인지 잘 인지하지 못하는 법이죠!”오늘 일이 이 지경에 이르고 보니 하현은 상황이 훨씬 더 명확히 보였다.허민설의 기세를 완전히 제압하지 않으면 강학연과의 흔들리지 않는 동맹관계를 손에 넣지 못한다는 걸 알아차렸다.허민설을 완전히 제압한다면 강학연은 완전히 자신의 편에 서게 될 것이다.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하현의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졌다.제멋대로 날뛰는 허민설은 말할 것도 없다.스스로 날뛰며 얼굴을 들이미는 허민설을 어떻게 가만히 내버려둘 수 있겠는가?“하 씨, 남의 권세를 빌어서 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