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송연, 우리 지회장님한테 그렇게 무례하게 굴면 안 되지.”팽팽한 긴장감을 깨고 나온 사람은 장남백이었다.그는 하현과 동리아가 들어왔을 때는 누군지 몰라 어리둥절했다가 이내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비록 쌍방은 이번이 첫 대면이었지만 장남백이 용오정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해 발걸음을 한 것이라면 당연히 하현에 관한 정보도 미리 알아봤을 터였다.장남백은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를 띠며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공송연, 이 분은 전설로만 전해지던 그 하 지회장 아닌가? 듣자 하니 강남 하 세자라던데 신분이 아주 놀랍군그래!”“당신네 집법당 제자가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야.”장남백은 공송연을 나무라는 것 같았으나 말투만 그랬을 뿐 실상은 하현이 들으라고 일부러 슬쩍 도발한 것이었다.하현의 신분이 높다고 말하면서도 존중하려는 마음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항성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무리 강남 하 세자, 용문 대구 지회장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그리 대단한 신분이 아닌 것이다.항성에서는 그들이 실세요, 주도권을 쥔 사람들이다.누구라도 자신들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허리를 굽신거려야 마땅했다.눈앞에 서 있는 사람이 오늘 그들이 상대해야 할 사람이라는 걸 들은 용오정은 시선을 들어 올려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에 대해서는 공송연에게서 보고도 받았고 직접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다.그러나 실제로 눈앞에서 직접 그를 대하니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다.옷차림이나 기질, 모두 너무나 평범했다.하구천 같은 인물에 비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이런 평범한 모습의 하현이 어떻게 공송연의 면전에서 무카이 일가를 일거에 죽였는지 용오정으로서는 정말 상상하기 어려웠다.용오정은 생각을 가다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공송연, 어서 우리 하 지회장에게 사과해. 일이 시작되기도 전에 하 지회장을 화나게 해서야 쓰나. 하 지회장이 발끈해서 손이라도 쓴다면 어쩌려고 그러나? 이 늙은이도 늙어서 자네를 지켜줄 수 없어!”“용당
장남백은 자신이 나서면 용오정이 진정할 거라 생각했다.항성에서의 자신의 위세와 인맥, 그리고 용오정의 권력을 합치면 하현 하나쯤 밟아 죽이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닐 거라고 확신했다.하지만 어쨌든 죽일 때 죽이더라도 중요한 일부터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동리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네, 두 어르신. 진정하세요. 우리 동 씨 집안사람들 일부러 부르셨는데 싸우려고 부르신 건 아니잖아요?”“우선 얘기부터 나누는 게 어떨까요?”동리아까지 거들고 나서자 용오정의 노여움이 점차 누그러졌다.하지만 여전히 그는 언짢은 표정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차갑게 노려보았다.“하 씨, 자네 오늘 운 한번 억세게 좋은 날이군. 장 어르신이 이렇게까지 말하고 동리아도 거드니 내가 하는 수없이 참는 걸세.”“그렇지 않았으면 당장 뺨이라도 때려서 자네의 그 불손한 버르장머리를 고쳤을 것이야!”“요 몇 년 동안 내 손에 죽어 나간 젊은이가 어디 한 둘인 줄 알아?”말을 하면서 용오정은 자신의 거무스름한 오른손 손바닥을 보여주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자, 이제 그만하시죠!”“용 씨 성을 가진 어르신, 자비를 베풀어 주셔서 너무너무 고맙습니다!”하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비아냥거렸다.“할 말이 있으면 어서 하세요. 없으면 가 보겠어요.”“아직 배가 다 안 차서 얼른 야식 먹으러 나가야 하니까!”“저 자식이!”한 무리의 집법당 제자들이 모두 화가 나서 눈을 부릅뗬다.분수도 모르고 날뛰는 사람을 여럿 봤지만 이렇게 천지 분간 못하고 날뛰는 놈은 본 적이 없었다.이런 행동은 용오정의 체면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였다.“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지!”용오정은 애써 노여움을 억누르고 공송연을 비롯한 집법당 제자들을 향해 손을 내저었다.그리고 나서 그는 차가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하현, 당신이 용문 대구 지회장의 이름을 믿고 항성과 도성에서 행패를 부리고 남녀를 불문하고 괴롭히고 다닌다고 들었
”난 무카이 마키가 자네를 죽일 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결국 자네가 용문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제압한 뒤 그가 눈치채지 못하는 틈을 이용해 기습적으로 살해했지!”“하 씨, 정말 뻔뻔하군! 정정당당하지 못하게 상대 몰래 기습적으로 치다니!”용오정은 하현을 가리키며 노발대발했다.하현은 용오정의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공송연을 힐끔 쳐다보았다.공송연과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집법당 제자들은 하현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자신들을 노려보자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공송연은 옹오정 일행을 모셔오기 위해 분명 일부 진실을 숨긴 것임에 틀림없었다.예를 들어 하현이 무카이 가족을 일망타진했던 일은 일부러 숨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하현이 화려한 발재간으로 무카이 집안사람들을 죽였다.무카이 마키를 포함해 무카이 일가가 그 자리에서 바로 저세상으로 갔다.물론 공송연은 이러한 사실도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하현이 용문의 이름으로 무카이 집안을 제압한 뒤 얍삽한 수를 써서 무카이 집안을 쳤다고 말했을 것임이 분명하다.만약 그렇지 않고 하현이 무카이 집안사람들을 일망타진한 사실을 용오정이 알았다면 감히 나서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부당주님,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무카이 일가는 할복자살한 것입니다. 그 용기가 대단하지 않습니까? 섬나라 천황도 그들의 용기를 추켜세울 거라고 했습니다!”하현은 내심 상대를 놀리려는 의도도 없지 않았다.“이것은 이미 항성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섬나라 대사관 측에서도 이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부당주님, 제 말이 믿기지 않으시면 그렇게 말하고 다니는 항성 사람들을 다 고소하면 됩니다!”“다 끝난 얘기를 가지고 자꾸 왈가왈부해 봐야 무슨 소용있습니까?”“자네!”용오정은 기가 막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하현이란 놈은 능력도 역량도 출중할 뿐만 아니라 말솜씨도 예사롭지 않았다.그는 하현이 섬나라 대사관까지 들먹이자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말을 마치며 용오정은 누군가에게 손짓을 했다.그의 부하 몇 명이 한달음에 앞으로 나왔다.모두들 손에 번쩍이는 칼을 들고나와 잡아먹을 듯 하현을 노려보았다.순간 동리아의 안색이 일그러졌다.그러나 하현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부당주님, 지회장 자리는 용문주가 저에게 직접 준 것이니 아무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섬나라 사람들에게 가서 사죄하라구요? 그게 가능한 얘기 같습니까?”“내가 뭣 때문에 섬나라 사람들에게 사죄를 해야 합니까?”“뭐라고? 저놈이 아직도 잘난 척을 해?”용오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 잘 들어. 다른 사람을 시켜 자네 다리를 분질러 놓으라고 한 적 없네. 섬나라 사람들한테 가서 사죄만 하면 된다는데 뭐? 용문주의 체면을 봐서 그 정도로 끝내려고 했는데 지금 뭐라는 거야?”“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뻣뻣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어?”“내가 지금 나이를 먹어서 이 정도로 끝나는 줄 알아. 젊은 시절의 나였다면 자넨 지금 이미 머리가 나가떨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거야!”순간 용오정은 언제라도 일어서서 하현을 때려죽일 것처럼 기세가 등등했다.“하 지회장, 당주는 용문 내부에서도 덕망과 권위가 높아. 그가 이렇게까지 한 건 충분히 자네의 체면을 고려한 거라고 볼 수 있어!”장남백은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세상 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어!”“당주가 화를 내면 자네는 끝장이야!”“지회장 자리를 내놓는 것은 물론이고 사지가 부러진 채 섬나라에 가서 사죄를 해도 모자를 거야!”“자네 가족, 조상들 모두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고!”“당주는 용문을 등에 업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용 씨 가문 사람이라는 걸 자네는 똑똑히 알아야 할 거야!”말을 마친 장남백은 소파에 편안히 기대며 완고하게 말했다.“어서 지회장 자리를 내놓게.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지 마!”이때 공송연이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끼어들었다.“어서 지회장 영패를 내놓고
하현에게 짓밟힌 용오정은 끊임없이 발버둥을 쳤다.얼굴이 짓눌려 더없이 낭패스럽고 처참했다.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쳤지만 하현의 발아래서 벗어나질 못하고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멍하니 바라보았다.도저히 믿기지 않는지 자신의 얼굴을 때리거나 꼬집는 사람도 있었다.집법당 제자들은 말 그대로 넋이 나간 채 서 있었다.하현이 이렇게 대범한 행동을 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용오정의 뺨을 한 대 쳤으면 되었지 그의 얼굴을 짓밟다니!그야말로 인정사정 봐 주지 않는 하현의 행동에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용오정을 짓눌렸다는 건 용문 장로회의 얼굴을 쳤다는 의미일 뿐만 아니라 용 씨 가문의 얼굴을 가격한 거나 마찬가지였다.많은 사람들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가운데 제일 먼저 정신을 가다듬은 사람은 장남백이었다.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하 씨, 당신 대체 뭐하는 짓이야?”“이런 방자한 놈!”“어디 배짱 한번 두둑하군!”“감히 용당주의 얼굴을 건드리다니!”공송연은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용오정이 이렇게까지 나섰는데 그의 체면을 조금도 봐 주지 않는 하현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는 하현에 대한 두려운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화가 치밀어 올라 피가 거꾸로 치솟는 것 같았다.분노에 휩싸인 그녀가 누군가에게 손짓을 하자 용문 집법당 제자들이 들고 있던 무기를 뽑아 하현을 향해 돌진했다.하현이 뭔가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동리아가 얼른 상대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재빨리 뛰어나와 용문 집법당 사람들을 막아섰다.용문 집법당 사람들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없이 모두 출중하다.하지만 이곳은 동 씨 집안 구역이니 당연히 동 씨 집안사람들이 많고 세력도 더 크다.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쌍방이 잠시 교착상태에 빠진 것처럼 긴장감만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공송연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저지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녀는 호흡을 가다듬고 엄중한 목소리로 소
”네놈이...”용오정은 하현을 씹어 죽이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그러나 지금은 가시덤불 속을 구르는 듯한 이 극심한 고통이 그를 죽음의 문턱까지 몰아세웠다.그는 용문 집법당의 부당주이자 용 씨 가문 사람이었다.지난 몇 년 동안 무성과 용문 두 곳에서 모두 높은 자리를 차지해 왔다.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추앙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외로운 눈빛으로 그를 대했던가.어디서나 누구를 만나든지 그의 이런 후광에 의지에 못할 것이 없었다.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듯 분기탱천해 있었다.그런데 오늘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나 체면을 구기는 정도가 아니라 목숨이 경각에 달리게 생긴 것이다.겁 없는 젊은이의 발바닥에 얼굴이 짓눌릴 대로 짓눌려 옴짝달싹도 못하게 될 줄이야.속에서는 하현에 대한 분노가 활활 타올랐지만 하현이 더한 공격을 할까 봐 겁이 나서 용오정은 감히 찍소리도 할 수 없었다.“이제야 좀 얌전해지셨군.”용오정이 억울한 표정을 짓자 하현은 다시 발로 그를 걷어찬 뒤 담담하게 말했다.“오늘은 이 정도 교훈을 주는 것으로 하죠. 오랫동안 두고두고 되새기세요. 다음에 또 그러면 그땐 누구한테 또 머리를 맞을지 몰라요.”“내가 마음이 자비로워서 이 정도로 끝냈지 하구천이었으면 당신은 이미 죽은 목숨이 되었을 거예요!”“무성으로 돌아가서 집법당 사람들에게 똑똑히 전하세요.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그것부터 파악하라고.”“섬나라 사람들 뒤꽁무니나 쫓아다니며 아부할 생각하지 말구요. 그런 사람이 있다면 덤비는 족족 저세상으로 보내줄 거예요!”“알아들었어요?”용오정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일그러진 얼굴로 하현을 바라보았다.짓이겨진 얼굴에는 분노가 이글이글거렸다.하지만 그는 감히 하현에게 덤벼들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가쁜 숨을 몰아쉬며 스스로의 안정을 되찾기 바빴다.“하현, 동리아. 당신들 정말 위아래도 없는 사람들이군!”용오정이 가쁜 숨을 내쉬는 모습을 본 장남백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입
장남백은 힘겹게 일어나 크게 숨을 헐떡거리다가 이를 갈며 하현과 동리아를 노려보았다.“동리아, 두고 봐! 분명 후회하게 될 거야!”그는 손가락을 하늘로 향하더니 맹세하듯 힘주어 말했다.“난 당신들 동 씨 집안을 항성 최고 책임자 자리에서 반드시 끌어내려 오늘의 이 일을 꼭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야!”“내가 누군지 알지? 전임 항독이야!”“노국의 황실에 아뢰기만 하면 당신들은 끝장이야!”동리아는 여러 말 하지 않고 피식 헛웃음을 내쉬며 말했다.“노국의 황실?”“우릴 끝장내겠다고?”하현은 비아냥거리는 눈빛을 숨기지 않으며 천천히 장남백 곁으로 다가갔다.“당신이 말하는 그 노국의 황실에 전화를 걸어 그들이 과연 감히 우리 대하 일에 끼어들 수 있는지 한번 물어보세요!”“우리 대하가 일찍이 세계 최고의 민족에 선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당신은 서양놈들의 그늘에서 살려고 하는 겁니까? 네? 정말 한심하군요!”“당신 같은 사람이 전임 항독이었다니!”“에이 퉤!”“당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양놈들이 키우던 개에 불과했어요!”말을 끝마치며 하현은 장남백에게 발길질을 했다.장남백은 서양 이종격투기를 배운 덕분에 하현의 발길질이 들어오는 순간 얼른 반응해서 가까스로 하현의 공격을 막아내었다.그러나 안도의 순간도 잠시였다.갑자기 어디선가 의자가 날아와 장남백의 복부를 사정없이 강타했다.“앗!”방어할 사이도 없이 충격을 맞닥뜨린 장남백은 몸이 두 동강이 나는 것 같은 아픔에 허리도 펴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했다.마치 하늘을 보고 뒤집어진 거북이가 몸을 뒤척이지 못해 힘겹게 사투를 벌이는 모습과도 같았다.“전화하세요! 당신의 대단하신 그 서양 아버지한테 전화해 보란 말이에요!”“그가 감히 당신을 지켜줄 수 있는지 보자구요!”하현은 담담하게 웃었다.“당신이 말하는 능력이란 게 도대체 뭐예요?”공송연 일행은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동리아가 장남백의 복부를 강타한 것도 모자라 파렴치한 하
”서양 사람을 아버지로 섬기면 당신이 남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됩니까?”“아니면 모든 사람들이 당신처럼 서양 사람들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무릎을 꿇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퍽!”하현은 말을 하면 할수록 분노가 치밀어 올라 장남백의 얼굴을 힘껏 후려쳤다.장남백은 다시 튕겨져 나갔다.하현에게 얻어맞은 장남백은 얼굴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정신이 혼미해졌다.그는 본능적으로 일어나 보려고 애를 쓰다가 하현이 다시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쳤다.겁을 잔뜩 먹은 얼굴이 예전에 의기양양했던 장남백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하현은 냉엄하게 말했다.“지금이라도 사과할 기회를 드리죠. 그렇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걸어나갈 수 없을 겁니다.”“아마도 내년 오늘이 당신과 용오정의 기일이 될 거예요. 분명히 장담할 수 있어요.”“네놈이...”장남백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그러나 하현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고는 벌겋게 부풀어 오른 자신의 얼굴만 만지작거릴 뿐 분노의 대거리는 속으로 삼켜야 했다.권세, 능력, 돈, 인맥이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 가장 큰 도리는 주먹이었다.용오정은 이미 하현에게 머리를 짓밟혔다.자신도 하현에게 호되게 얼굴을 맞았다.장남백은 자신의 자랑이었던 서양 세력이 오늘은 아무런 역할도 해 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렇다면 이 순간 그가 하현과 싸워 봤자 아무런 승산이 없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장남백의 머릿속을 스치자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미안하네.”“퍽!”“미안해.”“퍽!”“사과는 무릎을 꿇고 존중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는 걸 모르십니까?”하현은 이리저리 손바닥을 후려쳐 장남백의 얼굴을 몇 대 더 가격했다.장남백은 바람 앞에 등잔불처럼 몸을 가누지 못하며 휘청거렸다.그의 얼굴은 흉측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분노는 극에 달했다.그도 어떻게 방어를 해 보려고 했지만 몸이 제대로 움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