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175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이것은 이 지하 권투장에서 가장 특별하고 가장 피 끓게 하는 코너였는데, 바로 관객과 권투 선수 간의 교류였다. 관객이 피가 끓는 열정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만약 관객이 이긴다면 적지 않은 상금을 챙길 수 있었는데, 이러한 상황은 거의 불가능했다.

어쨌거나 관중은 관중인데, 어떻게 전문적인 권투 선수를 이기겠나? 이래 봬도 그걸로 먹고 사는 사람이다.

“가서 놀다 올게.” 하현은 웃으며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하나 꺼내 얼굴에 착용한 후, 그의 오른손으로 링 위에 바닥을 두드리더니 반동을 이용해 위로 뛰어올라갔다.

“보아하니 여기 신비로운 관객 한 분이 용기가 있으시네요, 첫 번째로 대게를 먹을 사람이 되고 싶다니.” 심판이 웃으며 말했지만, 그의 눈빛 속에는 무시하는 듯한 느낌이 가득했다. 이렇게 신비롭게 굴어서 뭘 하나? 어차피 이따가 이가 다 떨어지게 얻어맞을 것 아닌가? 저 철 가면을 쓴 사람도 결국 죽도록 얻어맞은 걸 보지 않았나?

그러나, 이 녀석은 한 번에 링 위로 뛰어올라왔으니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때, 그가 권투 선수 옆으로 걸어가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해, 망신 당하지 말고. 이 녀석이 난장판을 벌이러 온 걸 수도 있어.”

권투 선수는 경멸하는 얼굴로 말했다. “안심해요, 팔뚝도 작고 다리도 얇아가지고, 내 주먹 한 방이면 하늘로 올려 보낼 수 있어요…”

......

VIP실.

지용이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안 씨 어르신, 공연 시작합니다. 아까 이 사람 보셨어요? 옆에 있던 사람이 바로 변백범입니다. 이 자에 대해선 들은 적이 없으실 수도 있지만, 서울 길바닥에서는 나름 유명한 사람입니다. 제가 몇 번 겨루어 봤는데 별 이득을 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오늘 밤에 누군가를 데리고 와서 난동을 부리려 하다니, 솔직히 말해서 매우 기대됩니다.”

지용 뒤에 있던 부하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형님, 저 링 위에 있는 몸에는 근육도 얼마 없는데 설마 주먹 한 방으로 끝나는 건 아니겠죠? 그렇다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176장

    두 사람의 표정을 보며, 지용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속으로 차가운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멍청하지 않아서, 마스크를 끼고 링 위로 올라간 남자가 수정과 무슨 특별한 사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눈치챘다. 원래 그는 수정을 손에 넣을 기회가 아예 없었으나, 이제 그는 희망이 보였다.이 생각을 하자, 지용을 핸드폰을 꺼내 재빨리 문자 한 통을 보냈다. 그런 다음 그는 수정을 곁눈질하며 힐끗 쳐다보았다. 예상대로라면, 이 여자는 오늘 밤 자신의 집에 누워있을 것이다.......링 아래에서, 백범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링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 하현은 미친 것 같았다. 지용을 직접 찾아가 말을 나누는 것도 이런 상황보다는 훨씬 더 좋았다. 지금 이 상황을 봐서는, 하현은 죽음의 죽 자도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듯했다.......링 위.하현은 무심하게 흰 붕대를 가져와 자신의 팔에 감았으며,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한편, 그 권투 선수는 웃을락 말락 하현을 주시하고 웃으며 말했다. “저기요, 내가 당신이라면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싹싹 빈 다음 제 발로 링에서 내려갔을 거예요. 어쨌거나 내 두 주먹은 장난하는 게 아니라, 손을 뻗게 되면 가벼움과 무거움을 조절할 수 없게 돼요. 잘난 척하려고 하다가 나한테 죽도록 얻어맞으면 억울하지 않겠어요?”하현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권투 선수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까딱 움직였다.권투 선수의 미소가 사라지고, 뒤이어 두 다리가 힘 있게 뻗어 나오더니 그가 하현을 향해 달려들었다.하현은 왼쪽으로 가볍게 움직여 스트레이트 펀치를 피했는데, 결국 이 선수가 너무 힘을 많이 준 탓에 빠르게 다시 다리를 접지 못해 하현을 빗겨 나갔다. 하현의 얼굴은 싸늘해 보였다. 그 선수가 치명적인 빈틈을 보인 순간, 하현이 오른손으로 훅 펀치를 해 상대의 얼굴을 날렸다.거대한 힘이 충돌해와 그 선수는 자신의 이가 다 빠져나간 것만 같았다. 그는 몸을 제어하지 못한 채 뒤로 날아갔는데

  • 재벌 사위면 될까?   177장

    이 말을 마치고, 지용의 눈빛은 매우 어두웠다. 아까 하현에게 빠르게 제압되었던 권투 선수는 사실 이 지하 권투장에서 상당히 유명했고 연속으로 열 경기를 이긴 적이 있었다. 비록 그는 이곳에서 제일 강한 사람이 아니었지만, 중상위권의 수준은 되었다.그를 짓누를 수 있는 실력을 소유한 자를 찾으려면 조금 어려웠다.“수정 씨, 이 다음에 제가 내보낸 자는 보통 사람이 아닌데, 제게 미리 하실 말씀이 있나요?” 안색이 급격히 바뀌더니, 지용은 흥미롭게 수정을 쳐다보았다.수정은 안색이 창백해졌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며 말했다. “우 대표님, 당신 사람은 아까 졌어요…”“맞아요, 제 사람이 졌죠. 하지만 수정 씨에게 재미있는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제가 당신을 실망시켜드릴 수는 없죠.” 지용이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하시죠, 멈추고 싶다면 수정 씨가 즉시 말씀하시면 됩니다. 안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저도 몰라요.”말을 끝마치자, 지용은 핸드폰을 들어 한 번호로 전화를 한 후 덤덤하게 말했다. “좀 잘하는 사람을 올려보내. 하지만 이 녀석은 우리 VIP가 아는 사람이니, 조심히 행동해야 해!”마지막 문장을 말할 때, 지용은 일부러 수정을 향해 웃어 보였다. 수정은 억지로 웃었지만, 현장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했다.링 위.심판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하현을 보며 말했다. “친구, 다음 경기에 우리 쪽에서는 고수를 내보낼 거야. 그만하고 싶으면 지금 아직 기회가 있어. 안 그러면 심각한 부상이 생기더라도 우리는 일절 책임지지 않을 거야.”스태프는 지용의 지시를 몰래 받았지만, 연기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했다. 그가 지금 하현을 죽이려고 해도, 연출을 잘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함부로 관객을 때려 죽이는 것이 되는 게 아닌가? 그러면 고소 당할지도 모른다.하현은 덤덤하게 말했다. “당신들 대장이 이미 봐주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할 필요가 있나? 그리고 당신들 개나 소나 나를 어

  • 재벌 사위면 될까?   178장

    “불가능한 일도 아니죠. 옛날에 내가 부산에서 이런 비슷한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실전파 고수들은 대부분 이런 무술에 몸담은 지 오래됐어요. 비록 소설이나 영화처럼 지붕 위로 날라다니고 벽을 타는 능력은 없지만, 일 대 백으로 싸우는 것은 전설이 아니에요.” 흥섭은 웃으며 말했다.이 말을 듣자, 지용의 얼굴이 더더욱 심하게 일그러졌다. 지금 흥섭은 신날수록 자신이 창피했다.한편 수정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지 못했고, 그녀는 어안이 벙벙했다.무시무시한 권투 선수 두 명이 맥을 못 추다니, 이 남자는 정말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단했다. 이런 사람은 절대 머저리일 수가 없었지만, 그는 흔쾌히 데릴사위가 되어 모든 서울 사람이 비웃는 쓰레기가 되었다. 도대체 왜?설마 여자 하나 때문인가? 하지만 하현은 그의 아내와 결혼한 지 3년이나 되었는데 그녀의 손도 잡아보지 못하지 않았나?수정은 지금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조차 몰랐다.수정이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와 같은 모습을 보이자, 지용의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그는 수정에게 잘 보이고 싶었고, 심지어 하현의 목숨을 이용해 이 여자를 협박하려고 했지만, 지금 그는 창피함을 느꼈을 뿐이다.오늘 밤 만약 이 난장판을 벌이러 온 머저리를 처리하지 못한다면, 지용은 더 큰 창피함을 느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그는 다시 전화를 걸고 냉랭하게 말했다. “그자를 내보내!”링 위, 심판의 낯빛이 원래 굉장히 어두웠지만, 전화 한 통을 또 받으니 그의 안색이 많이 환해졌다.지용 형님께서 결심하신 것 같군. 오늘 밤 제일 강한 무기를 꺼내고 제일 강한 권투 선수를 내보내도, 이 권투장이 망신을 당하면 안 된다!심판은 링 위에서 바들바들 떨며 전화를 끊었다. 지용이 지금 극도로 화가 나 있다는 것을 그는 알아챘다. 만약 자신이 또 한번 이 눈앞에 있던 마스크 낀 사람을 처리하지 못하고 권투장의 체면을 무너뜨린다면, 자신의 알량한 목숨도 내다버려질 수가 있었다.그런데 지금 지용

  • 재벌 사위면 될까?   179장

    일반적으로, 세오는 일주일에 두세 번 밖에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세오가 뛰는 경기를 볼 수 있는 것은 매우 운이 좋은 일이었다. 많은 사람이 매일 이곳에 오는 것은 그가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였다.세오의 경기는 굉장히 잔인하고 폭력적이면서도 동시에 매우 화려했기 때문에, 마치 친선 경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는 실전파였기에 매우 흥미로웠다.“도세오가 나온다고?’“오늘이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니고 관중도 많지 않은데, 권투장 측에서 왜 이렇게 준비했지?”“만약 권투장 사람이 아니라면, 도세오가 나오면 저 사람은 정말 끝장 날 거야. 들은 바로는 저번에 도세오가 직접 상대의 손가락을 하나 하나 부러뜨려서 상대가 완전 몸을 버리게 됐대!”“오늘 이렇게 재미난 구경을 하게 될 줄은 몰랐네, 여기 온 보람이 있어!”관중석의 사람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하나같이 흥분했고 하나같이 기대했다.반면, 백범은 세오가 바로 지용 측에 제일 무서운 권투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의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는 인지하고 있었다. 지금 자신은 이 경기를 저지할 수 없었고, 지금 하현은 지용의 얼굴을 땅바닥에 놓고 밟아 문지르고 싶어할 정도였으며, 패배를 인정하고 떠나고 싶다고 해도 지용은 그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관중석의 분위기는 달아올라 많은 사람이 환호성을 외쳤으며, 그 소리가 VIP실까지 전해졌다.수정은 이러한 소리를 듣고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우 대표님? 이 도세오라는 분이 강한가요?”지용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세오는 내 밑에 있는 이들 중에 가장 강한 권투 선수입니다, 유일무이하죠. 이 친구가 여기서 출전한 기록이 많지는 않고 일주일에 가끔 한 번씩 경기에 뜁니다. 그런데 그 한 번을 위해 우리는 그에게 백만 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수정 씨, 그 백만 원이 적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래 봬도 아랫사람들에게는 몇달 치 생활비입니다.”“그리고 세오는 제 값을 해요. 그 이유는 세오가 현재까지

  • 재벌 사위면 될까?   180장

    바로 뒤이어서, 붕대를 아직 다 감지 않은 세오가 갑자기 움직이더니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매우 빠른 속도로 전방을 향해 달려갔다. 하현도 왼발바닥으로 땅을 한번 밟더니 몸이 앞을 향해 뛰쳐나갔다.사방의 관중들은 저도 모르게 잠시 숨을 참았다.VIP실에 있던 흥섭은 살며시 눈을 가늘게 떴고, 수정은 긴장한 얼굴이었다.여태까지 웃고 있던 지용조차 이 순간만큼은 진지한 얼굴을 내비쳤다.절대적인 고수 두 명이 결투 중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세오가 이 지하 권투장에 나타난 이후, 처음으로 이런 실력이 비슷한 상대를 만났기 때문일 수도 있다.이러한 결투는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다.“퍽!”둘 다 동시에 주먹을 휘둘렀는데, 특별한 스킬을 사용하지 않고 스트레이트를 날렸다.그러자 하현은 자신의 오른손이 미세하게 떨린 것을 느꼈을 뿐이고, 가슴을 후벼 드는 아픔이 밀려왔다. 어쨌거나 그도 훈련을 안 한지 3년이나 되었으니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안 그랬으면 세오는 그에게 타격을 입히지 못했을 수도 있다.하지만 오른손이 아프다고 해도, 이 순간 하현은 많은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고, 동공조차 변함이 없었다.반대편에 있던 세오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와 주먹을 맞댈 수 있는 사람은 이번 생에 처음 만났다. 이건 단순히 힘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 능력이 강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한 방을 맞은 일반 권투 선수의 오른손은 아마 불구가 되었을 것이다.다른 권투 선수들은 링 밑으로 나와 구경했다. 문외한은 사물의 겉모습을 중시하지만, 전문가는 사물의 핵심을 중시한다더니, 거의 모든 선수가 지금 충격을 받은 듯했다.“이 자식이 감히 도세오랑 주먹을 맞대?!”“그럴 수가? 도세오 저 녀석의 주먹 힘은 400 킬로그램에 가까운데, 주먹을 맞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가능하겠니?”“근데 이놈도 그렇게 큰 부상은 당하지 않은 것 같은데!”“이게 바로, 도련님의 실력…” 백범은 차가운 한숨을 들이쉬며 끊임없이 눈가를

  • 재벌 사위면 될까?   181장

    “재미있네요. 도세오의 이 한 방은 아마 권투계 세계 챔피언 수준일 거예요. 이 힘은 400킬로그램에 가까울 겁니다…” 흥섭은 수염을 만지며 말했다.“역시 안 씨 어르신께서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지용이 알랑거렸다. “이 주먹 한 방을 맞으면, 일반인은 갈비뼈 몇 개가 부러지고 보름 정도 병원에 누워있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간도 크지, 감히 두 팔로 세오의 주먹을 막다니. 제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 녀석 양손의 뼈가 이미 부러졌을 거예요!”지용은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을 보였지만, 뒤이어 그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링 위에서 하현은 양팔을 천천히 거두었고, 아주 격렬하게 떨고 있었지만 분명 아직 부러지지는 않았다.지용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것은 마치 하현이 그의 뺨을 미친듯이 때리는 것과 같았다.흥섭은 웃을락 말락 말했다. “우 대표님, 대표님의 판단이 틀리신 것 같네요. 이 녀석은 우리의 예상을 좀 뛰어넘었어요. 아까 그 자세로는 힘을 벗겨낼 수 없었고, 오히려 도세오의 주먹 힘을 전부 그대로 받아들인 거예요. 꽤 하는데요…”지용은 어두운 안색을 띤 채 이를 악물며 말했다. “잠깐 힘을 벗겨낸 것이라고 해도, 이 상태로는 이미 힘이 빠졌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아마도요. 어쨌든 간에, 일단 계속 지켜보죠.” 흥섭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내비쳤고, 지금 그는 하현에게 더 큰 관심이 생겼다.링 위, 세오는 우드득 소리를 내며 목을 살짝 꺾었고, 동시에 인정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세오의 폭탄 같은 주먹에 이미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지만, 하현은 그러지 않았다. 비록 그의 두 손은 계속 떨고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큰 이상은 없었다.“꽤 하네. 내 한 방을 먹고도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니, 점점 인정하게 되네.”하현은 양손을 가볍게 털며 태연하게 말했다. “너 같은 사람은 정말 대단해. 여기 지하 권투장에 와서 먹고 살고, 인재를 썩히고 있어. 우리 쪽으로 넘어

  • 재벌 사위면 될까?   182장

    “네가 졌어.” 하현이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 세오가 쓰러지지도 않았고 의식을 잃지도 않았지만, 맞붙어 싸운 두 사람 잘 안다. 아까 격투를 했던 이들 중에서 세오가 이미 패배했다는 걸.세오의 초강수가 하현을 반 보도 물러나게 하지 못했지만, 하현의 발차기 하나는 세오가 세 걸음 물러서게 하였다. 실력 차이가 현저했다.세오는 차가운 안색을 띠더니 곧장 뒤돌아서 심판을 향해 말했다. “내가 졌어요. 이번 경기의 돈은 받지 않을게요.”심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도세오가 패배를 인정한다고? 그 권투장에서 또 누가 이 깽판 치러 온 자식을 말릴 수 있겠나?하현은 여유롭게 두 손을 흔들며 덤덤하게 말했다. “더 강한 사람이 또 있나? 없으면 우지용을 데려와…”“너…” 심판의 눈가에 경련이 일어났다. 이 녀석은 너무 거만하다. 물론, 이 상황의 하현은 거만하게 굴 자격이 있었다.“쨍그랑!”VIP실 내, 지용은 힘차게 일어나며 손에 들고 있던 크리스털 잔을 한손으로 깨뜨렸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순간에도 그는 아무런 감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하현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살기가 충만했다.어디서 튀어나온지도 모르는 자식이 감히 도세오를 뒷걸음질 치게 만든다고?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이 순간, 지용이 걱정하는 것은 표면의 일이 아니라, 이놈이 깽판을 치러 왔다는 것이다. 아무도 그를 억제할 수 없는 상황은 과연 무슨 결과를 초래할까?“뒷정리할 자들을 준비시켜.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면 그 녀석을 처리해!” 잠시 후, 지용이 핸드폰을 꺼내 재빨리 지시했다.말을 끝마치자, 지용은 일어나서 흥섭과 수정을 흘깃 보고는 냉랭하게 말했다. “두 분이 잠시 억울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저녁에 누군가 문제를 일으키러 왔고 두 분이 아시는 자이니, 잠깐 자리를 지키셔야 할 것 같습니다.”수정은 얼굴을 찌푸렸다. 비록 그녀는 마음 속으로 하현을 걱정했지만, 그래도 지금만큼은 쌀쌀맞게 말했다. “우 대표님, 저희가 여기에 온 이유는 당신 삼촌 때문이에요

  • 재벌 사위면 될까?   183장

    말을 하던 중, 지용이 손을 흔들자 그의 뒤에 있던 부하들이 쇠파이프를 들며 말했다. “형님, 저번에 어떤 놈이 우리 권투장에 와서 10연승을 하면 잘난 척할 수 있다고 착각했는데, 결국 뭘 몰랐던 거죠. 바로 여럿이 한 사람에게 덤벼들면 당해 낼 사람이 없다는 것을요. 우리한테 얻어맞고도 자기가 대단한 줄 알았어요!”“들었죠? 도세오를 물러서게 한 건 대단하다고 인정할게요. 변백범을 뒤에 서게 한 것도 보통이 아니에요. 그런데 문제는, 당신들 둘이 내 구역에서 허세를 부릴 건 또 뭔데요?” 지용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듣기로는 백씨 집안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더니, 우리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나 봐요?” 하현도 헛소리 지껄이기 귀찮아 곧장 말했다.이 말을 듣자, 지용은 살짝 인상을 쓰더니 웃으며 말했다. “형님, 몸이 망가진 두 부하를 위해서 그렇게 거창하게 할 필요가 있나요? 야, 돈 가져와 봐, 치료비는 갚아야지.”“네, 형님!” 부하 한 명이 가방 두 개를 들고 걸어오더니 지용 앞에서 펼쳐보았다.지용은 무심하게 안에서 돈 한 다발을 꺼냈는데, 전부 천 원짜리 지폐였다. 그런 다음, 그는 오른손을 털더니 파랑색의 종이 조각들이 하늘에서 흩날리고는 권투장에 떨어졌다.“이건 3천만 원이에요. 당신들 두 부하의 치료비를 갚는 거라고 생각해요. 백범 형님께서 오셨으니, 체면을 세워드려야죠.”지용이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체면이라는 것은, 상호작용을 하는 거예요. 내가 돈을 갚으면, 당신들도 사과를 해야죠. 무릎 꿇어서 이 지폐들을 모조리 주운다면, 돈을 가지고 꺼져도 좋아요. 그렇지 않으면…”“쿵!”지용이 발길질을 하자, 그의 옆에 있던 의자가 순식간에 날아가 땅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그의 부하들도 재빨리 흩어져 하나같이 쇠파이프를 들고 냉기를 품었다.하현은 바닥에 있는 돈을 한번도 보지 않고 계속해서 냉랭하게 말했다. “우지용, 당신에게 기회를 안 줬다고 탓하지 말아요. 앞으로 백씨 집안의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865장

    황천화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하현, 이건 너무 심하잖아...”“정말로 내가 당신을 두려워하는 줄 알아?”“잘 들어. 당신 신분이 가짜인지 진짜인지는 제쳐두고, 설령 진짜 감찰관이라고 해도...”애써 침착하며 여기까지 말하던 황천화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갑자기 하현의 주먹이 날아와 그의 얼굴을 ‘퍽'하고 쳤기 때문이다.황천화는 이번 문제가 커진다면 자신이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페낭 무맹도 같이 곤란해질 거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남양 무맹 감찰관이 말이 쉽지 엄청난 자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황천화가 뺨을 맞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정신이 혼미해져서 도저히 똑바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그는 페낭 무맹에서 호령하는 사람이었고 이신욱을 도우러 온 것일 뿐이었다.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몇 마디 말로 하현이라는 외지인 앞에 무릎을 꿇게 생긴 것이다!황천화가 무능한 것인가?아니면 하현이 대단한 것인가?하현은 황천화에게 다가가 오른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툭툭 치며 말했다.“황천화, 왜 갑자기 무릎을 꿇었지?”“무릎까지 꿇었는데 내가 어떻게 당신 얼굴을 때리겠어?”황천화는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감찰관님께 뺨을 얻어맞게 되어 영광입니다.”“좋아, 그렇게 말하다니 소원을 들어줘야지.”하현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오른손을 치켜들고 세차게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건 당신이 제멋대로 날뛰고 무맹의 얼굴에 먹칠한 대가야!”“퍽!”“이건 약자를 괴롭히고 힘들게 한 대가야!” 하현은 하나하나 낱낱이 열거해 가며 황천화의 얼굴을 뒤흔들었다.비록 황천화도 고수 중의 고수였지만 하현이 뺨을 때릴 때는 아무런 저항도 분노도 표출하지 못하고 억지로 견뎠다.하현이 손바닥을 휘두를 때마다 황천화의 눈빛은 아프게 이리저리 흔들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점점 초점을 잃어갔다.페낭 무맹의 실력자가 무릎을 꿇고 다른

  • 재벌 사위면 될까?   3864장

    원청산?원 대표님?황천화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문득 그가 누군지 떠올랐다.이 사람은 남양 무맹의 대표이다.페낭 무맹의 맹주는 그를 보면 넙죽 엎드려야 한다.그런데 이 어른이 방금 뭐라고?하현이 남양에 있을 때는 남양의 감찰관 임무를 맡기겠다고?맹주를 감찰하고 만인을 순찰한다고?원청산의 말이니 하현이 대하무맹 대표가 된 것이 거짓은 아닐 것이다.대하무맹 대표가 되고 세계무맹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남양에서는 감찰관이라...순간 황천화는 갑자기 호흡이 가빠졌다.두 다리는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얼굴에 가득했던 거만한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채워졌다.그를 따르던 무맹의 고수들도 모두 손발이 얼얼하고 팔다리는 저릿저릿 아파서 서 있을 힘조차 없었다.다른 사람들은 이런 신분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지만 그들 무맹인들은 잘 알고 있었다.하현이 아주 높은 자리에 앉아 대표자로서 만인의 뜻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었다.아무도 그의 말을 거스를 수 없다는 뜻이다.황천화 일행이 위세를 떨치다가 갑자기 전전긍긍하며 어쩔 줄을 모르자 이신욱은 속이 타서 참을 수가 없었다.“형님, 이런 놈한테 속으면 안 돼요!”“대표라니요? 감찰관이라니요?”“이놈이 능청스러운 연기로 우릴 속이려는 게 틀림없어요!”“저런 놈이 무슨 대표고 무슨 감찰관이랍니까? 형님은 분명히 알고 계시잖아요?”이신욱의 말을 듣고 주위의 많은 동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몇몇 아리따운 여자들은 화들짝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다시 조롱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감히 능청스럽게 연기를 하면서 황천화를 속이려고 하다니?“연기? 그래?”“내 연기가 아마 연기대상감인가 보지? 유명 배우 뺨칠 정도로 뛰어났던가 봐.”하현은 담담하게 웃으며 한 발짝 앞으로 나와 페낭 무맹 제자들 앞으로 가더니 사정없이 손바닥을 후려갈겼다.“퍽!”페낭 무맹 제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 재벌 사위면 될까?   3863장

    당당하고 거침없는 황천화의 모습에 사람들은 가소롭다는 듯 하현을 비꼬아 보았다.다들 하현이 겁을 먹고 도망칠 거라고 생각했다.하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황천화와 대적할 수야 있겠는가?그건 정말 목숨을 거는 짓이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였다.하현은 손을 뻗어 제멋대로 입을 놀리는 황천화의 뺨을 후려치려고 했지만 갑자기 뒤에 있던 하구봉의 핸드폰이 심하게 진동하는 것을 느끼며 흠칫 뒤를 돌아보았다.순간 하구봉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이어 하구봉은 하현에게 공손히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하현, 무성에서 온 전화야.”“대하무맹을 대표해 의견을 전달한다더군.”“방금 만진해 맹주의 강력한 추천으로 대하무맹에서 치열한 토론을 펼쳤어. 그래서 당신이 대하무맹 대표로 확정되었대!”“대하무맹을 대표해 세계 무맹에서 상임이사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어!”“간단히 말해 앞으로 당신은 대하무맹의 대표로서 만진해 맹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거야.”“만약 만진해 맹주가 물러난다면 당신은 그다음 맹주가 되는 거야.”말을 하는 동안 하구봉의 입술이 계속 떨리고 있었다.그도 이 엄청난 소식에 적잖이 놀란 것이 틀림없었다.그러면서 그는 핸드폰을 켜고 방금 메신저를 통해 온 메시지 한 장을 보여주었다.대하무맹?대표?세계 무맹의 거부권?한마디 한마디 융단 폭격과도 같은 엄청난 단어에 황천화는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하지만 그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이 자기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황천화가 불같이 화를 내려 했을 때 하현의 부하들이 일부러 이런 말을 꺼낸 것만 봐도 뻔한 가짜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거짓말하지 마!”“세계 무맹이라니? 거부권이라니?”“그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뻔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줄 알았어?”“순진하기는!”황천화는 심호흡을 한 뒤 냉소를 흘렸다.그도 무맹 사람이다.만약 대하무맹에서 하현이라는 대표가 나왔다면 어떻게 그가 모

  • 재벌 사위면 될까?   3862장

    ”옳고 그름?”“잘잘못을 따지자는 거야?”“하여튼 약자들은 이런 허무맹랑한 것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단 말이지.”황천화는 두 손을 뒷짐진 채 앞으로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매서운 기운이 파장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압도했다.“나 같은 강자들은 그런 걸 알 필요가 없지.”“난 말이야. 신분에 따라 편들지 이치에 따라 편들지 않아.”“내 후배가 사람을 죽이고 나쁜 짓을 했어도 그건 옳은 일이야.”“당신이 무수히 많은 도리를 가지고 법을 운운한다고 해도 내 후배를 건드린 당신은 나한테 여전히 나쁜 놈이야.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하지.”옆에 있던 이신욱은 황천화의 강력한 지지를 얻은 순간 없던 힘까지 솟아오르는 것 같아 큰소리로 선동하고 나섰다.“형님, 이 개자식이 방금 아주 큰소리를 쳤어요. 형님이 온다고 해도, 페낭 무맹 맹주가 온다고 해도 절대 자기를 건드릴 수 없다고요!”다른 부하들도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맞습니다. 이놈이 아주 기고만장하게 말했어요.”“날 무시하는 거야? 맹주를 무시해? 아님 우리 페낭 무맹을 무시하는 거야?”황천화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요즘 세상에 그런 얼빠진 놈이 있어?”“자기가 뭔지도 모르고 설치는 꼴이라니!”“무슨 자격으로 우리 동네에 와서 함부로 굴어!”“이봐, 당신 대하 사람이지?”“자자, 당신의 내력을 말해 봐. 당신이 5대 문벌 출신이라도 돼? 아니면 10대 가문 출신이야?”“분명히 말해 두겠는데,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내가 체면을 봐 줘서 죽이지는 않겠어. 몸은 좀 상하게 하겠지만.”하현이 덤덤하게 말했다.“다 아니야.”“아니라고?”황천화가 입을 크게 벌리며 웃었다.“다 아니라면서 감히 페낭에 와서 위세를 떨치려는 거야?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이군!”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난 페낭이 법과 규율, 그리고 도리를 중시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황천화 당신을 보니 도리를 거론할 동네는

  • 재벌 사위면 될까?   3861장

    ”확실히 이 외지인놈은 실력이 보통이 아니야!”“하지만 실력이 있다고 해도 뭐?”“우리 황천화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야.”“맞아! 하현이 부 사장 무릎을 꿇게 한 능력은 확실히 인정해. 하지만 그런 능력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땅강아지가 운이 아무리 좋다손 치더라도 그것도 한두 번이지!”“진짜 실력자를 만나면 아무 힘도 못 써!”“결국 실력 없는 자가 스스로 무능함에 분노하는 것밖에 안 되는 거야!”“황천화와 자신의 실력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이제 곧 알게 되겠지!”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업신여기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대하에서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페낭에서는 이신욱의 저력을 능가할 수 없다.“형님!”“황 선생!”“황 도련님!”무리를 지은 사람들이 황천화에게 몰려들었고 선두에 선 이신욱은 한껏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이신욱,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나까지 나서서 체면을 세워 줘야 할 일이 도대체 뭐냐구?”황천화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소매를 걷어붙이며 거들먹거렸다.마치 세상에는 그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이 없다는 듯.이신욱은 차가운 눈초리로 비아냥거리며 하현을 노려보았다.“감히 외지인 주제에 우리 페낭에 와서 허세를 부리고 사람을 때리다니!”“그래?”황천화는 실눈으로 눈썹을 치켜세우며 이신욱을 힐끔 쳐다보았다.그의 코는 푸르덩덩한 빛을 띠고 있었고 얼굴은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고 이빨도 두어 개 비어 있었다.안색이 나쁜 건 말할 것도 없었다.비록 황천화는 이신욱을 그리 높이 보진 않았지만 이신욱은 일찌감치 황천화의 가능성을 보고 명절 때마다 그에서 그득한 선물을 보낸 덕분에 꽤 황천화 덕을 보고 있었다.그래서 황천화도 이신욱에 대해 슬슬 좋은 감정이 생겼다.그런데 지금 그런 후배가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얼굴이 퉁퉁 부어 있는 것이다.황천화의 안색이 어둡게 일그러졌다.이신욱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3860장

    ”감히 페낭 무맹주를 입에 올라다니!”“똑똑히 들어! 우리 선배가 네놈의 말을 들었다면 당장 목을 꺾어 놓았을 거야!”“당신 같은 사람 수백 명을 모아 봐도 안 될 거야!”“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한 방에 여기서 저 태평양 바다로 당장 날려버릴 수도 있어!”“당신! 목숨줄 단단히 잡고 있어야 할 거야!”“내 선배가 온다면 네놈이 아무리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도 소용없을 거거든!”이신욱은 하현과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건방지고 방자한 사람을 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앞뒤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놈은 본 적이 없었다.예쁘장하게 치장한 여자들도 처음의 충격에서 회복되어 지금은 조롱과 멸시를 가득 담은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어쨌든 황천화 같은 인물은 하현이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인물이었다.“하현, 정말로 내가 나설 필요없겠어?”하구봉의 눈빛은 더욱 무거워졌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잠시 자료를 찾아본 뒤에 또 한 번 하현에게 상기시켜 주었다.“황천화는 최고의 병왕일 거야.”“제2의 남양 전신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라고 불리고 있어.”“원 씨 가문, 양 씨 가문, 이 씨 가문 모두가 그를 데릴사위로 앉히고 싶어 해!”“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가지고 있지.”“그러니 조심해야 해.”“난 페낭 경찰서의 화 팀장과 잘 아는 사이야. 그가 오면 황천화라도 체면을 세워 줄 거야.”자료를 살펴보고 나자 하구봉은 더욱 하현이 걱정되는 모양이었다.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하구천이나 하백진도 내 앞에서 함부로 하지 못했어. 그런데 뭐 황천화? 그 사람이 날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페낭 무맹주도 날 어쩌지 못하는 마당에 내가 황천화를 두려워할 리가 있겠어?!”하구봉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의아해했지만 더는 충고하지 않았다.“끼익!”10분도 채 되지 않아 롤스로이스 세 대가 달려와 기고만장하게 엔진 소리를 뿜으며 사람들 앞

  • 재벌 사위면 될까?   3859장

    이 멍청아!이 바보 같은 놈아!이리저리 펄쩍펄쩍 뛰는 이신욱을 바라보며 부문상은 울상이 되었다.그가 이신욱에게 가차 없이 뺨을 때린 것은 하현이 지독한 사람이라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이런 잔인한 사람을 대할 때는 깨끗하게 잘못을 인정해야만 비로소 기회를 잡을 수가 있다.그런데 이신욱이 자신의 말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스스로 목숨을 걷어차 버리는 짓을 할 줄은 몰랐다.“너...”부문상은 이신욱을 가리키며 이를 갈았다.“개자식! 난 널 위해서 그런 거라고! 네가 이렇게 날뛰면 난 더 이상 널 도와줄 수 없어!”이신욱도 이를 갈며 항변했다.“형님은 이제 상관하지 마세요!”“형님이 뭔데 자꾸 그래요?”“형님이 하현을 건드리고 싶지 않다면 않는 거지 왜 나한테까지 강요하면서 내 뺨을 때리고 그래요? 무슨 이유로 날 뭐라고 하냐구요?”“자신이 누구 덕분에 그 자리에 올랐는지 잊었어요?”“잘 들으세요! 내가 하현을 싹 밀어버린 후에는 형님을 처리하러 올 겁니다!”“그때도 감히 내 앞에서 이래라저래라 하시는지 두고 보죠!”“개 한 마리가 동네를 휘어잡더니 이젠 늑대가 된 줄로 착각하는군요!”“형님은 아무리 날뛰어 봤자 페낭 무맹의 개일 뿐이에요!”“하지만 내 스승님은 페낭 무맹 부맹주라구요!”“페낭 무맹을 쥐락펴락하는 사람이죠!”페낭 무맹 부맹주라는 말을 내뱉고 나자 이신욱은 그제야 용기를 되찾은 듯했다.그는 방금까지 떨어졌던 자신의 체면을 이제야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당당한 시선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하현, 똑똑히 들어. 이제 당신은 끝났어.”“난 결코 내 스승과 선배들을 이런 자리에 불러 세우고 싶지 않았지만 네놈을 혼내줘야 하니 할 수 없지!”“방금 난 이미 메시지를 보냈어. 그러니 아마 그들이 곧 도착할 거야.”“능력이 있으면 이따가 그들 앞에서도 어디 당당하게 굴어 봐!”“내 선배님이 누군지 모르지?”“바로 페낭 무맹 황천화야!”뭐?

  • 재벌 사위면 될까?   3858장

    다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이신욱은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듯 돼지처럼 부은 얼굴을 감싸고 불만을 터뜨렸다.“형님! 왜 절 때리세요?”“하 씨 저놈이 어떤 신분인데 이러시냐고요?”“그냥 외지 관광객이잖아요!”“대하에서 왔다고 해도 그게 뭐 어쨌다는 거예요? 내가 이런 사람을 한두 명 밟은 줄 아세요. 일 년에도 수천 명은 더 된다구요!”“그런데 어떻게 형님은 저놈 편을 들 수가 있어요? 내 편을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구요?”이신욱은 분하고 억울해서 미칠 지경이었다.그는 자신의 비장의 카드 중 하나인 사촌 형님이 왜 이렇게 하현에게 쩔쩔매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하현이 아무리 대하에서 출중하고 유능한 사람이라고 해도 페낭에 왔으면 페낭 토박이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대하 사람이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페낭에 와서도 날고 길 수 있겠는가?게다가 이신욱의 눈에는 부문상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하현이 별로 두려운 존재 같아 보이지 않았다.이신욱이 누구인가?남양 3대 가문 중 하나인 이 씨 가문 도련님 아닌가!상속권이 없다고는 해도 말라죽은 낙타가 말보다 큰 법이다!그러니 어찌 그가 외지 관광객을 두려워하겠는가?이런 일이 알려진다면 앞으로 이신욱은 어떻게 페낭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있겠는가?어떻게 남양에서 호기롭게 지낼 수가 있겠는가?하구봉은 연신 감탄에 마지않는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하현이 사람을 혼내주는 방법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하다고 여겨졌다.하구봉은 이번에 먼 길을 왔으니 페낭에서 자신의 역량을 꼭 뽐낼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결국 그가 손을 쓸 필요가 없게 되었고 하현이 모든 것을 깔끔하게 처리해 버렸다.이에 하구봉은 하현이라는 사람에 대해 숭배에 가까운 마음을 품게 되었다.하구천은 하현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하구봉이 지금보다 더 높은 지위를 얻고 출세를 하려면 하현 같은 사람을 따라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아직도 입을

  • 재벌 사위면 될까?   3857장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적막감에 휩싸였다.그들은 온몸이 뻣뻣해졌고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눈앞의 광경은 그들이 아무리 해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이신욱은 정신이 혼미해졌다.마치 긴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하현은 부문상의 얼굴을 툭툭 치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이신욱을 쳐다보았다.“이신욱, 당신 사촌 형님이 와도 당신을 도와줄 것 같지 않은데.”“당신 사촌 형님도 날 놀라게 할 순 없을 것 같은데, 어때?”“당신이 한 번 물어봐. 내가 함부로 굴지 말라고 했는데도 감히 움직일 수 있겠느냐고 말이야!”이신욱 일행은 하현에게 도저히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하지만 이 난국을 헤쳐나가지 못한다면 앞으로 두고두고 페낭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걸 이신욱 자신이 너무 잘 알고 있었다.하현은 티슈를 꺼내 손가락 사이를 닦으며 희미한 시선으로 부문상을 쳐다보았다.“당신들 두 사람은 천상 형제군. 당신은 양유훤을 넘보더니 당신 사촌 동생은 원가령을 넘보니 말이야.”“말해 봐. 내가 이미 당신을 혼쭐내 줬는데 당신 동생마저도 내가 혼쭐내 줘야 해?누구?원가령?부문상은 눈꺼풀을 벌떡 세웠다.그도 원가령이 양유훤의 절친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원가령을 건드려 볼까 생각도 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다행히도 실제로 건드리진 않았다!그런데 이 재수 없는 사촌 동생이 원가령을 넘보려고 했을 뿐만 아니라 하현한테 걸려서 이 몹쓸 꼴을 당하다니?술병을 머리에 맞은 자신의 처참한 처지를 떠올렸고 하현에게 뺨을 맞고 온몸이 날아간 자신의 경호원들을 떠올렸다.부문상은 벌벌 떨다가 자신도 모르게 이신욱에게 소리쳤다.“야! 이신욱! 너 당장 꺼져! 당장 하현한테 사과하라고!”“당장 잘못을 인정하지 못해!”부문상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 있던 부잣집 도련님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예쁘장하게 치장한 여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했고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