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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작가: 넘버토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18 18:54:59
아빠가 한번 결정한 일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었기에 나는 전학 가기 직전 압수된 핸드폰을 훔쳐 와 조강훈과 오두막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 전학 가.”

내 말에 놀라던 조강훈은 이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우리는 눈물로 가득 찬 눈을 맞춰가며 이별의 아쉬움을 애써 달래고 있었다.

“핸드폰은 아마 압수될 거야. 우리가 다시 볼 때는 수능이 끝나고 난 뒤일 거야.”

그를 꼭 안은 나는 말을 할수록 밀려오는 슬픔에 눈시울이 점점 더 붉어져 갔다.

조강훈도 그런 나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나 상 하나만 더 주면 안 돼?”

“내가 너랑 같은 학교... 아니, 같은 도시에라도 가겠다고 약속하면 그동안 다른 남자 만나지 말고 나 기다려줄 수 있어?”

울먹이는 그의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대답했다.

“너도 다른 여자 만나면 안 돼, 우리 약속하자.”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전에 했던 약속 먼저 지킬게.”

나는 눈물을 닦아내며 그의 얼굴을 매만지다가 옷을 벗어내기 위해 몸을 틀었다.

하지만 갑자기 내 팔을 잡아 오는 조강훈에 나는 의아하다는 듯 똑같이 빨개진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아니야.”

“수능 끝나고 제대로 사귀자.”

“그때는 아무도 우릴 갈라놓지 못할 거야.”

우리가 함께할 아름다운 미래를 그리는 조강훈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또 눈물을 흘려보냈다.

더 나을 나중을 위해 끝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조강훈은 그날 입었던 내 속옷을 기념으로 간직하기로 했다.

그날 이후 나는 바로 전학을 갔지만 다행히 핸드폰은 압수되지 않아 매일 밤 몰래몰래 조강훈과 영상통화를 하곤 했다.

목표가 생긴 조강훈은 공부에 더욱더 진심이 됐고 하위권에서 맴돌던 성적은 어느새 10위권 안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그리고 주특기인 체육대회에도 나가며 상을 휩쓸어오곤 했다.

성적이 한번 오를 때마다 조강훈은 그날 내가 남겨주었던 속옷을 찍어 보내며 나에게 자랑을 하곤 했는데 그 은밀한 천 쪼가리가 확대되어 보여질 때마다 나는 부끄러웠지만 동시에 짜릿하기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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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말을 섞지 않았던 상대를 만나러 가는 길은 유독 설레었다.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오두막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내 눈에 보이는 그리웠던 모습에 나의 심장은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상 받으러 왔어.”말을 마친 그는 세 걸음 만에 내 앞으로 다가오며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 위로 포개었다.그는 꿀 떨어지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열 며칠은 굶은 늑대처럼 내 입술을 강하게 빨아들였다.입술이 부딪칠 때마다 심장까지 요동치다 보니 내 몸은 빠르게 달아올랐다.그의 입술이 떨어지고 뜨거운 숨결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을 때 나는 따뜻한 무언가가 흘러내리는 듯한 불편한 느낌을 받았다.아마도 또 속옷을 버려야 할 것 같았다.그때 나를 품에 안아버린 조강훈이 내 어깨에 얼굴을 올리더니 천천히 물었다.“다음에도 성적 오르면 또 상 줄 거야?”그의 말을 듣지 않아도 이어질 말을 나는 눈치챌 수 있었다.“너랑 진짜 하나가 되고 싶어.”그의 깊은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던 나는 확신이 생긴 것 같은 느낌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먼저 몸을 움직여 그와 입을 맞췄다.그렇게 우리는 아무도 모르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는데 그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그날, 내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이상하리만치 나에게로 집중되는 시선에 나는 바로 친구를 불러 물어보았다.“다들 왜 이러는 거야? 무슨 일 있었어?”내 말에 한참을 고민하던 친구는 결국 핸드폰을 꺼내 나에게 건네주며 말했다.“네가 직접 봐.”화면에는 한 플랫폼에 올라온 피드가 떠 있었는데 그 제목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유하연 혼전임신, 조강훈과 함께 병원으로 향해. 아이 아빠는 조강훈?]자극적인 제목에 가슴이 답답해지며 머리가 새하얘진 나는 눈을 감았다 뜨며 스크롤을 내려보았다.그 아래에는 사진도 몇 장 기재되어 있었는데 조강훈이 내 허리를 팔로 감싸고 함께 병원으로 들어가는 사진이었다.언뜻 보면 아내와 함께 산부인과를 가는 남편 같겠지만 그때는 내가 생리통 때문에 고생하고 있어 조강훈이

  • 자극적인 게 좋아서   제5화

    “그래.”다음 모의고사에서 그의 성적이 오르길 누구보다 바랐던 나는 일주일 학습계획까지 짜주고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알려주며 집으로 간 뒤에도 조강훈이 게으름을 피울까 봐 영상통화까지 걸어서 그를 감시했다.집에서 통화를 하다 보니 위험한 상황도 가끔 있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건 조강훈 어머니에게 우리 사이를 들킬 뻔했던 일이었다.“공부 다 해서 지금 또 소설 보는 거야?”고개를 들자 보이는 소설책에 빠진 조강훈의 모습에 내가 소리를 치자 그는 다시 시무룩한 표정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것도 얼마 못 가서 조강훈은 서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하연아, 나 또 오두막 가고...”“강훈아, 과일 먹어.”그런데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들려오는 중년 여자의 목소리에 조강훈은 핸드폰을 덮는 것도 잊은 채 깜짝 놀라 굳어버렸고 나 또한 멍하니 있다가 숨을 타이밍을 놓쳐버렸다.“이분은 누구야?”어차피 이미 들킨 거라 조강훈은 빠르게 그럴듯한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내 짝꿍인데 반에 멘토링 프로젝트가 있거든요. 영상통화 켜서 공부하는 거 감독해주는 거예요.”긴장해서 주먹을 꽉 쥔 나는 화면 너머로 보이는 여자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아주머니, 안녕하세요.”“어머, 이쁘기도 해라. 우리 아들 좀 잘 부탁해요.”조강훈 어머니의 급습을 잘 넘긴 우리는 앞으로는 누가 들어올까 봐 조마조마해 하지 않아도 돼서 오히려 다행이다 싶었다.내 끈질긴 감독 덕분에 조강훈도 점점 공부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출석 일자도 다 채우며 수업도 나름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조강훈은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체육 특기를 믿고 좀 느슨하게 내버려 둔 거였지만 사실 그의 성적으로는 아무리 특기생이라 해도 수도권에 있는 대학은 힘들었다.성적만 조금 오르면 꽤 괜찮은 대학을 갈 수 있었기에 그가 3년을 허송세월하지 않게 나는 적극적으로 그를 도와주었다.당연히 이런 나의 노력에는 그와 같은 대학에 입학하고 싶은 내 사심도 담겨있었다.그

  • 자극적인 게 좋아서   제4화

    물론 그에게 내 몸을 보여준 적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래도 곧 내 눈 앞에 펼쳐질 그 장면이 부끄러웠던 나는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조강훈을 향해 말했다.“나 안 되겠어. 그냥 보기만 하고 키스는 하지 마. 너는 나 많이 봤지만 나는 아직 한 번도 너를 못 봤잖아. 좀 불공평한 것 같아.”내 말에 놀란 조강훈은 한참이나 지나서야 몸을 일으켰다.밖에서는 천둥이 치던 그날 밤, 우리는 탐욕스럽게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지만 그곳을 벗어난 뒤로는 누구도 그날을 언급하지 않았다.하지만 우리에게는 잠들기 전 꼭 해야 하는 일이 하나 늘어났다.바로 내 부계정을 통해 서로의 욕구를 풀어내는 것이었다.오고 가는 영상들로 매일 밤 학업 스트레스를 풀어내다 보니 내 마음은 점점 더 그에게로 기울고 있었다.몸의 대화를 나눈 적은 없지만 나는 남몰래 조강훈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고 있었다.우리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와 함께하고 있었지만 또 어떻게 보면 아주 먼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부계정을 통해서는 무슨 말이든 다 하는 우리었지만 이튿날이면 학생으로서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며 서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며칠 뒤 있을 모의고사를 기점으로 우리 둘은 갈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경쟁이 아주 치열한 실험 반에서도 나는 꽤나 우수한 성적을 자랑했기에 자연스레 앞줄에 갈 텐데 조강훈 체육 특기생이라 성적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교내 시험이라 성적은 바로 며칠 뒤에 발표가 되었고 우리 둘도 마침내 떨어지게 되었다.예상한 대로 나는 앞으로 두 번째 줄에 앉게 되었고 조강훈은 여전히 맨 뒷자리에 그대로 있게 되었다.교실 문을 열 때마다 맨 뒷줄에 앉은 조강훈의 집요한 시선이 느껴졌다.마치 교실에서 나를 탐하려는 듯한 눈빛을 보내는 그에 나는 그날 밤도 약속대로 오두막으로 들어섰다.문을 열자마자 그는 팔로 내 허리를 감싸 안고 나를 품에 가두며 내 귓가에 자신의 숨결을 불어넣었다.내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 자극적인 게 좋아서   제3화

    그날 밤, 나는 마치 뭐에 씌우기라도 한 듯 생에 처음으로 속옷 사진을 찍어 부계정으로 조강훈에게 보내주었다.긴장감 넘치는 그 짜릿함은 점차 흥분으로 변해갔고 십수 년 유지해왔던 나의 자제력은 조강훈 앞에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금기를 어겼을 때만 맛볼 수 있는 쾌감에 중독돼버린 나는 그렇게 점차 타락해갔다.나는 온라인으로 성인용품을 구매하고 그걸 사용하는 법을 배웠으며 그걸 영상과 사진으로 남겨 모조리 조강훈에게 보내주었다.조강훈이 당황하며 문자를 보낼 때마다 나는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물론 그를 짝사랑하는 건 나였지만 나는 이 관계의 주동권은 내가 쥐고 있고 싶었다.그러던 어느 날, 야간자습시간에 가만히 앉아있던 조강훈이 갑자기 내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예쁜아, 그 영상들 다 네가 보낸 거지?”그걸 어떻게 안 거지?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지?나의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파왔지만 모든 사진과 영상들은 많은 확인절차를 거쳐서 신분 노출의 가능성이 전혀 없었기에 나는 그가 그냥 나를 떠보는 거라고 확신하며 땀이 잔뜩 나 있는 손을 꽉 말아쥔 채 차분하게 물었다.“무슨 영상?”내 말에 미소를 짓던 조강훈은 내 귀를 살짝 깨물며 말했다.“뒷산 오두막에서 보자.”말을 마친 조강훈이 밖으로 나가자 그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나는 10분 뒤 오두막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캄캄한 내부에 두려움이 앞선 나는 손으로 이곳저곳을 더듬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를 안아오는 손길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아!”하지만 익숙한 향기에 나는 그가 조강훈임을 알아채고 이내 입을 다물었다.우리 둘의 몸은 그 어떠한 틈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딱 붙어있었고 조강훈은 마치 나를 집어삼키려는 듯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몸을 얕게 떨고 있었다.다리를 움츠리자 느껴지는 크기를 부풀리는 그것에 나의 얼굴은 점점 더 빨개졌고 조강훈은 말없이 핸드폰을 켜서 불빛을 만들며 나를 다정히 바라보았다.그런

  • 자극적인 게 좋아서   제2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어도 다부진 체격과 준수한 외모 때문에 그는 자꾸만 내 눈에 띄었다.마치 아까 나를 도와준 게 본인이 아니라는 듯 담담한 표정도 한몫하는 것 같았다.“남자애들은 이리로 와, 오늘 천 미터 시험 볼 거야.”체육 선생님의 말에 나는 빠르게 나무 아래로 달려가 숨었다.그냥 차라리 나무에 머리를 콱 박고 기절해버리고 싶었다.오늘이 하필 그날인데 패드 하나만 붙이고 있어서 지금 달리기를 하면 반드시 흘러내릴 것이라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그때 시험을 마친 조강훈이 친한 척을 하며 나에게로 다가왔다.“넌 왜 여기 숨어있는 거야?”“아, 그게...”남자의 신분인 그에게 말하자니 차마 입이 안 떨어져서 내가 망설이고만 있자 조강훈의 시선은 내 얼굴, 가슴, 그리고 천천히 다리 사이로 향했다.“너 유산했냐?”그 말에 깜짝 놀라 다리를 본 나는 이미 흘러내리기 시작한 피에 울상을 지어버렸다.그래도 그렇지 무슨 말을 그렇게 생각 없이 하는지 조강훈이 점점 원망스러워지고 있었는데 울상을 지은 내가 안쓰러웠는지 그는 나무에 걸쳐져 있던 교복을 나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이거 두르고 있어.”그제야 조강훈이 교복 때문에 이리로 왔음을 알아챈 나는 살짝 민망했지만 서둘러 옷을 받아들고 허리에 둘렀다.땀에 찌든 냄새가 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사람을 설레게 하는 특별한 향기가 나는 옷에 나는 저도 모르게 심장이 빠르게 뛰며 조강훈이 좀 더 잘생겨 보이기까지 했다.이게 말로만 듣던 남성 호르몬의 향기인가 싶어 몸을 떨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나는 한참을 쭈그려 앉아있던 탓에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그런 내 행동에 깜짝 놀란 조강훈은 서둘러 나를 받쳐주었는데 그의 손이 하필 내 가슴에 놓이게 된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십몇 년을 살아오면서 남자가 내 가슴을 만진 게 처음이라 조강훈이 손으로 살짝 주물렀다는 사실도 나는 몰랐었다.“일,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빨리 일어나.”조강훈

  • 자극적인 게 좋아서   제1화

    나는 가느다란 철사 위를 걸어가는 것 같은 이 아슬아슬한 느낌이 좋았다.영상을 보고 난 그가 내 신분을 알고 싶어 할 모습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갔다.깊은 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난 나는 나른한 몸을 침대에 뉘인 채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파도처럼 일렁이던 마음이 잔잔해졌을 때 비로소 허리를 내렸다.모든 게 끝났지만 나는 서둘러 샤워를 하기보다는 앞에 두었던 삼각대를 들어와 핸드폰에 찍힌 영상부터 확인했다.그리고 내 신분을 절대 알 수 없게 다른 계정으로 바꾼 뒤 조강훈에게 방금 찍은 영상을 보내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조강훈에게 답장이 날아왔다.“너 도대체 누구야.”나는 처음으로 그의 문자에 답을 해주었다.“넌 내가 누구였으면 좋겠어?”조강훈은 곧바로 음성통화를 걸어왔지만 나는 핸드폰을 머리맡에 뿌린 뒤 다시 침대 위로 털썩 누워버렸다.이 장난은 이미 보름이나 지속되었는데 그간 나날이 발전해서 처음의 속옷사진부터 시작해서 오늘은 이런 영상까지 보내게 된 것이다.나는 보름 동안 매일같이 그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었다.이런 내 노력에 보상이라도 하듯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아 하던 그도 차츰차츰 큰 반응을 해주고 있었다.수영 수업을 할 때 드러났던 그의 복근, 치골 그리고 수영복 아래로 솟아오른 은밀한 그곳까지 어느 것 하나 나를 자극하지 않는 게 없어서 나는 그때부터 그를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고요한 방안에 누운 나는 베개를 다시 사이에 고정한 채 몸을 웅크러뜨리며 내면의 공허함을 달래려고, 멋모르고 뻗어 나가는 이 충동을 잠재우려고 애썼다.잠들기 직전까지도 나는 만약 내가 그에게 그의 은밀한 영상을 요구한다면 과연 조강훈이 내어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조강훈은 내 짝꿍이었는데 내가 학교로 전학 간 날 처음 본 사이였다.선생님은 나를 유일한 빈자리인 그의 옆자리에 배정해주며 말했었다.“일단은 여기 앉고 나중에 시험 끝나면 자리 바꿔줄게.”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은 나는 삐딱한 자세로 앉아있는 그를 보며 맨 뒷줄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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