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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6화 제발 나를 버리지 마세요

원진이 주눅 들수록 당시연은 점점 더 화가 났다.

김성진은 원래 사과할 성격이 아니었고 애초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떳떳하지 않다고 생각해 왔기에 더욱 그럴 리 없었다.

술집 직원이 CCTV 영상을 가져와 천천히 재생했다. 방금 전 장면을 하나하나 확인해 보니 당시연과 원진의 행동은 너무도 평범했다. 최소한 영상에서는 아무런 문제를 찾을 수 없었다.

김성진이 왜곡해서 본 장면도 CCTV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 순간 김성진의 눈에 당혹감이 스쳐 지나갔고 그는 곁눈으로 당시연의 반응을 살폈다.

당시연은 영상에 별다른 게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고 비웃음을 지었다.

김성진은 입술을 꾹 다물고 눈을 내리깔더니 말했다.

“시연아, 이제 그만하고 우리 다시 시작해.”

두 사람은 여러 차례 헤어지고 다시 만났지만 이번 이별이 가장 길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원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얼굴이 굳어지며 당시연을 바라보았다. 당시연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면 그는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았다.

김성진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많이 생각해봤어. 나 소유진의 고백도 받아준 적 없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너야. 진심이야. 우리 이제 그만 싸우고 다시 만나자. 너랑 다시 시작하면 바로 결혼할게.”

당시연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김성진, 네 머리 좀 제대로 검사받아봐.”

김성진의 눈가가 금세 붉어졌다.

“우리 고등학교 때 기억나? 네가 수업 중에 질문에 답하려고 일어섰을 때 반 친구들이 다 떠들었잖아. 우리 둘이 서로 좋아한다고 말이야. 그런데 우리는 그때까지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어. 대학 때 내가 정말 헤어지려고 했던 건 맞아. 하지만 그때마다 우리가 함께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쉽게 끝낼 수가 없었어. 그건 우리가 함께한 진짜 추억이잖아. 네가 다른 사람과 함께할 거라는 생각만 해도 견딜 수가 없어. 나도 유치하고 성숙하지 못했어. 그래서 네가 불편했을 거 알아.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라는 게 원래 서로 맞춰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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