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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3화

백지안은 보통 화가 난 게 아니었다.

어장 관리 대상인 송영식이 회의 따위 때문에 자신을 잊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전에는 완전히 자기 손바닥 위에서 놀던 송영식이었다. 백지안이 말 한마디면 얼마나 멀리 있든 무슨 일을 하던 중이건 무조건 달려오곤 했었다.

그런데 임윤서 때문에 자신을 바람 맞출 줄이야….

그러나 그런 말을 대놓고 할 수는 없어서 괜찮은 척하며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괜찮아. 그래서 임윤서랑은 얘기가 잘 됐어?”

“얘기를 하기는 했는데 그쪽에서 오슬란 지분의 10%를 요구하고 있어.”

송영식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방금 임원진 미팅을 했는데 다들 그 정도는 내 줄 수 있다고 하더라고. 임윤서를 오슬란에 묶어둘 수만 있다면 그 정도는 해볼 만하다고.”

“10%라고?”

백지안은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너무한 거 아니야? 그래서? 다들 동의했어?”

“어쩔 수가 없어. 그렇게 해서라도 신제품 라인을 출시하고 나면 오슬란의 시장 점유율은 높아질 거야.”

백지안은 송영식에게 멍청이라고 욕을 한바탕 퍼붓고 싶었다.

그러고 싶은 걸 꾹 참느라고 속이 다 터져나갈 지경이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여름은 바로 백윤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윤택은 그 말을 듣더니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송 대표가 완전히 임윤서에게 넘어갔구먼. 임윤서에게 10%를 주느니 그냥 너에게 주는 게 훨씬 나을 텐데 말이야.”

영하의 상장가를 생각해 보니 임윤서의 몸값이 자기와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백윤택 눈에 임윤서는 그저 동성에서 온 촌뜨기에 지나지 않는 데 생각할수록 분했다.

“도저히 못 참겠어. 기회를 봐서 임윤서를 어떻게 좀 해봐.”

백지안이 이를 갈았다.

“그리고 나서는 강여름을 손봐주자고.”

“나도 임윤서를 이대로 표기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3년 전 못다 한 일을 마무리 지어야겠어.”

백윤택이 갑자기 음험하게 웃었다.

“고것이 오슬란의 주주가 된 뒤에 내가 고것을 내 아내로 만들어 버리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지.”

“설마….”

백지안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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