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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화

백지안은 몰래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아오, 저거 그냥 확 때려주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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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나서 이제 여울이를 씻겨야 할 때가 되었다.

하준은 아이를 씻겨본 적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이모님께 부탁드렸다.

그런데 여울이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다.

“엄마가 모르는 사람한테 빨가벗은 거 보여주는 거 아니랬어. 이모랑 목욕할래요.”

여울이 기대에 찬 얼굴로 백지안을 쳐다보았다.

백지안은 쭈뼛거렸다.

“저기, 난 애 목욕은….”

‘아니, 우리가 언제부터 그렇게 아는 사이였다고 얘가이래?’

“그러면 난 목욕 안 할래.”

여울이 고개를 떨궜다.

“큰아빠는 남자니까 안 된단 말이야.”

하준은 듣더니 웃었다. 백지안에게 고개를 돌렸다.

“한 번 씻겨줘. 늘 아이를 낳고 싶어했잖아? 연습하는셈치고 해보지 그래?”

백지안은 애교스럽게 발을 굴렀다.

“나는 애를 낳는 것까지만 하면 되잖아. 나중에 씻기는 일 같은 건 보모한테 맡기면 되지.”

여울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갸우뚱했다.

“우리집은 엄마가 씻겨줬는데? 옷도 엄마가 빨아주고. 엄마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다고 하나도 안 힘들다고 했는데.”

백지안은 얼굴이 굳어졌다.

‘네 엄마는 보모를 쓸 돈이 없었겠지!’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래도 입으로는 부드럽게 말했다.

“그건 다르지.”

“뭐가 달라요?”

여울은 점점 더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이었다.

백지안은 이제 말문이 막혔다. 게다가 하준의 표정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결국 항복하고 말았다.

“됐어. 내가 씻길게.”

‘얼른 대충 씻기고 나면 되지, 뭐.’

욕조에 물을 받았다.

여울은 들어오더니 물이 뜨겁다 차다를 몇 번이나 반복하며 인내심을 시험했다. 백지안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결국에는 이빨을 드러내고 말았다.

“닥쳐. 한번만 더 지랄하면 큰아빠한테 별장에 데려다 주라고 할 거야.”

여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려운 얼굴로 백지안을 쳐다봤다.

이쯤 되자 백지안은 슬쩍 의기양양해졌다.

“내 말이 거짓말인 줄 알아? 난 네 큰아빠랑 결혼할 거야. 나중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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