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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화

“……”

하준은 아무 말이 없었다.

‘여울이가 말하는 건 비밀 금고겠지. 3년 전 이 방을 썼을 때 강여름이 비밀 번호를 설정했었지.

강여름이 떠나면서 다른 것들은 다 가져갔는데 이 비밀 금고만은 두고 갔지만 아무도 비밀 번호를 몰라서 열지 못했는데.’

예전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었기 때문에 열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이 꼬맹이가 무심코 누른 번호에 열린 것이었따.

“이건… 목걸이구나.”

하준은 목이 잠겨서 답했다.

“큰아빠 거예요?”

여울이 궁금한 듯 물었다.

“나도 잘 모르겠다.”

하준도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짐작 가는 사람은 있네. 돌려줘야겠다.”

“알았어요.”

여울은 목걸이를 하준의 손에 떨어트리더니 세수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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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먹을 때가 되자 최양하가 후다닥 다가와 여울을 잡더니 속삭였다.

“이 녀석아, 네가 이렇게 네 아빠한테 붙어 있는 걸 알았다가는 엄마가 엄청 화낼 걸.”

“아빠! 쉿! 말하지 말아요.”

최양하는 울고 싶었다.

“어이구, 그래도 아직 사람들 앞에서 날 아빠로 부르는 건 안 잊었구나. 어제 만나고부터는 아주 네 눈에는 네 아빠밖에 안 보이는 것 같더니. 밤에도 자다 말고 난 버리고 아빠한테 가고… 이 녀석아 사기를 칠 거면 좀 더 조심해야지.”

“삼촌, 그런 게 아니에요. 이것도 작전이라고요.”

여울이 입을 비죽거리더니 천진하게 말을 이었다.

“이제부터 내가 그 나쁜 이모를 혼내 줄 거예요.”

“……”

최양하는 골치가 아팠다.

“제발 그냥 얌전히 있어. 네 엄마가 이제 곧 너랑 하늘이를 같은 유치원에 보내준대.”

“잘 됐네요. 남는 블랙카드 하나 하늘이 줘야 하는데.”

여울이 진지하게 말했따.

“……”

‘이 꼬마 녀석을 상대하는 일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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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식구들이 하나 둘 내려와 식사를 시작했다.

최정은 하준의 오른손 옆에 빌로드 보석함이 놓인 것을 보았다. 저도 모르게 슥 열어보더니 깜짝 놀랐다.

“이거 이잖아?”

하준이 눈썹을 치켜 세우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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