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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그녀는 더 이상 빠지면 안된다.

조은서는 작은 침실로 달려들어가서 실종자를 찾는 전단지를 들고 나왔다.

외투를 입지 않고 계단을 내려온 그녀는 거리로 뛰어가서 상점 벽에 실종자 전단지를 붙였다.

[조은서가 가족을 찾습니다.]

그녀는 비오는 밤에 그것들을 미친 듯이 붙였다. 마치 한 장 더 붙이면 유선우를 그녀의 머릿속에서 쫓아낼 수 있는 것처럼...

그러나 그녀가 얼마나 붙여도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비오는 밤에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녀는 예전을 기억하지 못했다...

멀리서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도로에 멈춰 섰다. 와이퍼가 좌우로 움직여 차 안의 풍경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한 남자가 담배를 피웠다. 피어오른 붉은 연기가 손끝을 따라 올라가며 떨어지고 있었다.

남자는 조은서의 당황한 모습을 고요하게 바라봤다.

그러다가 그들의 눈이 마주쳤다. 조은서의 얼굴에는 물이 있었다. 비 물일지, 눈물일지 모르겠다.

유선우는 예전을 떠올렸다. 그때 그는 조은서를 배려하지 않았다.

그때 역시 비오는 밤에 그녀가 빗속에 서 있을 때 차 안에서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다.

그들은 서로를 지나쳐갔고 그때 그는 그녀를 그리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녀를 그리워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녀가 그를 잊었다.

그녀의 마음 속에 있는 남편의 모습은 그가 아니라 평범한 남자의 모습이다.

그는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다. 그는 그녀의 남편이고, 그녀의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

허민우는 그녀가 자극에 견디지 못한다고, 그녀에게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도록 최대한 피하라고 했다.

그는 지금 조은서가 이렇게 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깊이 쳐다봤다.

그는 그녀가 고통스러운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힘들었다.

그녀가 바로 거기 있는데, 그녀를 집으로 데려갈 수 없는 게 참으로 힘들었다.

그 역시 외로웠다.

매일 밤 베개 옆에서 누군가가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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