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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진 비서는 그를 향한 사랑의 눈길을 숨길 수 없었다. 대학교 시절, 그녀는 다른 여자들처럼 그를 좋아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그녀보다 잘난 여자들에 비하면 보잘것없었다.

유선우가 그녀의 맞은편에 자리하자 진 비서는 금방 프로다운 모습으로 돌아와 말했다.

"사모님께서 돌아왔으니 오늘 같은 일은 다시 사모님께 넘기는 거로 하겠습니다. 대표님, 사모님의 생활비와 주얼리들은 계속 저한테 먼저 신청하라고 할까요?"

그 말에 유선우는 마음속 깊이 짜증이 솟구쳤다. 조은서가 이혼 얘기를 꺼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거였기 때문에.

유선우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진 비서는 활짝 웃으며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앞으로도 잘 관리할게요."

유선우는 그런 진 비서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는 감정에 둔한 남자가 아니었고 여자가 자신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정도는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지금까지 크게 신경 쓰지 않은 건 그의 생활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진 비서는 명백히 선을 넘고 있었다.

유선우는 잠깐 고민하나 싶더니 이내 담담한 목소리로 통보했다.

"다음 달부터 진 비서는 캐나다 지사로 발령 날 거야. 직위와 연봉은 그대로 유지하고."

그 말에 잠깐 굳어버린 진 비서는 빠르게 정신을 차린 후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 저 남자친구 있어요."

유선우가 아무 말이 없자 진 비서는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

"다음 달이면 대표님께서 제 결혼식 청첩장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자 유선우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럼 좋은 소식 기대하지."

진 비서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유선우는 그녀가 품고 있는 감정을 정확히 알아보고 그녀에게 함부로 마음을 품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진 비서는 입술을 아프게 깨물고는 끝내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

"대표님, 혹시 조은서 씨 때문입니까?"

그러자 유선우가 발을 멈추고는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진 비서가 선을 넘었으니까."

유선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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