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둘째 너 누가 얘기 안 해줬어, 걸음걸이가 크며 바지 가랑이가 찢어질 수 있다고? 그러니 분수에 맞춰서 해야지!”백정인이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평소 비밀 정보원의 혹독하고 신중한 근무 분위기 속에서 그는 이미 오랫동안 이렇게 웃지 못했다.구윤은 한쪽에 서서 두 동생의 장난치는 모습을 보고 자애로운 아버지처럼 상냥하고 부드러운 눈빛을 보였고 그의 기억은 어릴 적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참, 말한 김에 내가 아람에게 준비한 선물 보여줄 게.”백정인은 눈을 번쩍이며 은백색의 정밀한 장방형 손가방을 흥미진진하게 가져왔다.번잡한 비밀번호를 열고 안에 물건을 본 순간 구윤의 얼굴표정은 어두워지고 구진은 숨을 들이켰다.“이 총은 우리 비밀 정보원 본부에서 새로 개발한 것이야, 절반은 총알이고 절반은 마취제, 만약 위험에 부딪히면 총알을 돌려. 왼쪽으로 돌리면 3일째는 잘 수 있고 오른쪽이면 평생 자게 할 수 있어.”“이 라이터는 소형 수류탄으로 휴대하기 편하고 살상력이 커서 건물 한 채는 쉽게 날아갈 수 있어, 한 층은 그저 껌이고.”“아아, 그리고 이거!”남자는 죽을 때까지 소년이라고 하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백정인은 장난감을 자랑하듯 의기양양하게 소개하였다.“아람아, 너 액세서리에 관심있지? 내가 널 위해 반지를 주문했는데 어때, 마음에 들어?”호기심이 많은 구진은 반지를 잡고 보려고 하였는데 백정인이 갑자기 그의 손목을 잡았다.“조심해, 이 반지에 독이 들어있어.”구윤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머리를 숙였다.“하느님이 너를 용서해 주시기를 바란다, 아멘.”구진은 그저 오싹할 뿐이다.“아람이 너 같은 오빠가 있다니,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몰라!”“뭘 알아, 내 선물 사용가치가 얼마나 큰데.”백정인이 눈을 가늘게 하고 차갑게 말했다.“신경주 그 개자식 우리 동생을 괴롭혀, 내 이거 나 걔를 위해 준비한 거야. 어떻게 죽일 가는 아람이 정하면 되고.”구진은 그냥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넷째 너 이번 언제까지 집에
구아람은 낙성재에서 3일 동안 머물렀다.그녀는 할아버지가 그녀에게 준 팔찌랑 똑같이 생긴 팔찌를 만들기 위해서 3일 동안 잠도 못 잤다.오빠들은 그녀에게 쫓겨나 각자 할일을 하고 저녁에는 돌아와서 그녀와 같이 저녁 먹었다.오빠들은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요리를 준비했지만 그녀는 입맛이 없었다.그들은 매우 걱정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다 남자라서 액세서리에 대해 잘 몰랐다."아가씨." 동 아저씨가 갑자기 말했다.그는 상자 하나를 꺼냈다."아저씨, 이건…….""열어보세요."구아람은 눈살을 찌푸리며 상자를 열었다.구아람은 그 안에 있는 영롱한 팔찌를 보며 깜짝 놀랐다.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할아버지가 그녀에게 준 팔찌와 아주 비슷하다.“이것은 우리 스승님이 남겨준 팔찌입니다. 스승님은 이 팔찌를 사모님에게 주고 싶어셨는데 안타깝게도 끝까지 못 주셨어요.”"사모님? 소 대사님은 노총각잖아요" 구진은 고기를 먹으면서 물었다.동 아저씨는 그를 힐끗 보았다."짝사랑이죠!""어허, 저는 소 대사님은 돌만 좋아하신 줄 알았어요."백정비는 술을 한 모금 마셨다."왜 못 주셨나요? 부끄러워서?""스승님과 사모님은 동문인데 원래 스승님은 사모님을 싫어했고 놀리고 다니셨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나고 나서 스승님은 자기도 모르게 사모님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후에 사모님은 다른 사람과 결혼했는데 스승님은 사모님에게 이 팔찌를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모님은 결혼식 당일에 교통사고가 나서 돌아가셨습니다.”"그 이후에 스승님은 모든 감정을 옥돌에 바쳤습니다.”"아주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네요. 세상에서 소 대사님만큼 정이 깊은 남자가 참 드물네."구아람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이게 자업자득이잖아요. 소 대사님은 자기 마음도 모르고……."다들은 이 말 듣고 백정비를 째려보았고 백정비는 입을 삐쭉거리며 난처해서 계속 술을 마셨다.구아람의 마음은 씁쓸했다.대사님처럼 박정한 사람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도 모르게 사랑에 빠지셨네. 나와 신경주
"너한테 다시 연락하지 말라고 말했는데 걔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잘했어, 걔 같은 사람은 쉽게 나를 만나지 못하지. 난 KS 그룹 사장의 여자야.""그래, 네가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여자야."구윤은 웃으면서 말했다."오빠, 핸드폰."구아람은 손을 흔들었다.구윤은 그녀에게 핸드폰을 주었다."비밀번호는 네 생일이야.""알아."구아람은 연락처를 열어 신경주의 번호를 차단했다."정말 잘했어." 구윤은 웃으면서 말했다."화근을 철저히 없애야지. 이렇게 해야 걔가 정신 차리지."구아람은 차갑게 말했다.*요 며칠 동안 신경주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못 잤다,그와 백소아의 연락은 완전히 끊어졌다.백소아를 찾지 못해서 할아버지는 맨날 그에게 전화하며 욕했다."사장님, 아니면 신고할까요?"한무가 말했다.“실종신고를 하죠! 사모님과 아직 이혼 안 하셨잖아요. 아직 부부니까 경찰한테 신고하세요.”"이게 말이야 방구야?" 신경주는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그럼 어떡하죠? 사모님은 핸드폰도 없고 친구도 없는데 구 사장도 이제 연락이 안됐잖아요."신경주는 실눈을 뜨면서 한무를 때리고 싶었다.어젯밤에, 그는 구윤한테 전화했지만 자기가 차단 당하는 것을 알았다.신경주는 처음으로 차단 당했다. 그는 충격받아 10여분 동안 멍때렸다.남에게 모욕당하는 느낌이다.그는 벌떡 일어나 양복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차 준비해, KS WORLD 호텔로 가자!"……구아람은 해문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일하기 시작했다.요 며칠은 임수해가 그녀를 대신 회의를 했다.이제 아가씨가 돌아왔으니까 그도 안심해졌다.최근 호텔의 고객수가 20% 증가했다. 놀라운 성과가 아니지만 칭찬해야 할만 성과다.구아람은 호텔의 레서피를 다시 만들었고 요리대회 같은 행사도 개최했다.그래서 요즘 식사하러 온 손님도 많아졌고 호텔의 수익도 늘어났다.하지만 구아람은 이걸로 만족하지 않았다.그녀는 야심만만한 여자다. 그녀는 KS WORLD를 발전시켜 신씨
호텔 로비에는 이미 구경꾼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손님, 진정하세요…… 신분 높으신 아가씨께서 여기서 소란을 피우시면 체면을 구기는 일이 되지 않겠어요? 우리 장소를 옮겨서 천천히 얘기하면 안 될까요?”호텔 담당자는 진땀을 뻘뻘 흘리며 신효린을 달랬다.“당신 말 대로 신분이 높은 제 물건도 훔치는 호텔인데 이 호텔에서는 신분이 없는 사람은 아주 개무시를 당할 게 뻔하네요.”신효린은 한 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프런트를 세게 두드리며 담당자를 노려보았다.주위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신효린을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다.신씨 가문의 귀한 딸이라 미디어에 얼굴이 노출되는 경우도 적었다. 그런데 이렇게 불같이 화내는 모습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저…… 저는 물건을 훔치지 않았어요…….”여직원이 고개를 숙인 채 벌벌 떨고 있었다.“아직도 변명해?”신효린은 선홍색 손끝으로 날카롭게 여직원의 얼굴을 찔렀고 담당자가 말리지 않았다면 여직원은 크게 다칠 뻔했다.“그럼 내가 멀쩡하게 세면대에 올려 둔 목걸이가 저절로 발이 달려서 도망이라도 갔다는 거야?”“제가 방을 청소하러 들어간 건 맞습니다만…… 방안에는 저 혼자가 아니었어요…….”여직원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지만, 여전히 자신을 변호했다.“그게 무슨 뜻이에요? 우릴 의심하는 거예요?”신효린의 친구 A 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우릴 봐봐요. 이딴 목걸이를 훔칠 사람으로 보여요? 당신처럼 거지 같은 사람들이야 말로 목걸이에 목숨 걸고 훔치겠죠. 저희 같은 사람들이 그딴 짓을 할 것 같아요?”“허, 구씨 가문의 호텔이라고 해서 뭐 얼마나 대단하지 보려고 했더니만 서비스가 아주 개판이네요. 우리 신가의 호텔에 비하면 발끝도 오지 못하겠어요.”신효린이 팔짱을 끼고 그들을 깔보듯 말했다.그 말에 호텔 담당자의 얼굴빛이 회색이 되었다.KS 호텔은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호텔이었다. 이런 막무가내인 손님은 처음이었다.“손님,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기 전까지 호텔의 명성
그는 백소아한테 전혀 감정이 없는 것 외엔 대표 부인으로서 충분히 체면을 주었다고 생각했다.신경주가 보기에 백소아는 신씨네 집에서 조금도 아쉬움 없이 지내왔다.집에서는 하인이 그녀의 시중을 들고 그녀에게 마음대로 긁을 수 있는 카드도 줬기에 금전적인 면에서도 전혀 아쉬운 점이 없었다.하지만 백소아는 3년 동안 한 번도 그 카드를 쓰지 않았다.‘분명 지금이 요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할 때보다 수천 배나 나을 것인데 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 도대체 왜 온갖 고생을 하고 학대를 받은 것처럼 말하는 거야!’신경주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 눈시울을 붉히며 이를 악물었다.“정말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시네요. 당신이 이곳의 매니저라면 저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오늘 일어난 일은 호텔 측에서 반드시 제대로 해결해 주셔야 할 겁니다. 4억을 들여 똑같은 목걸이를 하나 사서 저한테 돌려주시든지, 저 손버릇이 나쁜 웨이터를 경찰에 넘기든지, 혹은 당신이 매니저로서 사람들 앞에서 저한테 허리를 굽혀 사과를 하든지 하세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당신들의 태도에 제가 하도 화가 나서 그래요.”신효린은 자신의 긴 머리를 넘기면서 눈을 홉뜨며 백소아를 쳐다보았다.그녀야말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백소아를 아는 척하진 않을 것이다.게다가 모처럼 백소아를 엿 먹일 수 있는 기회를 그녀가 놓칠 리는 없다.‘지난번 자선 경매에서 잘 난 척을 하더니, 구씨 가문의 도움 없이는 넌 그저 아르바이트나 하는 평민일 뿐이야.’ “대표님, 작은 사모님께서 괴롭힘당하는 것 같아요!”한무는 평소에 줄곧 신효린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의 상황을 보자 애가 타기 시작했다.“조금만 기다려 봐.”신경주는 눈을 가늘게 뜬 채 백소아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전처에 대해 호기심이 엄청났다.그는 단 한 번도 백소아가 직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그의 기억 속의 백소아는 그저 성실한 가정주부일 뿐이었다.호텔은 서비스업인데 서비스업이 쉬울 리는 없었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신효린과 그녀의 두 절친은 놀라움에 입을 쩍 벌렸고, 어안이 벙벙했다.임수해는 목걸이를 가져와 신효린에게 보여주며 잘생긴 미간은 공정함으로 가득찼다.“신효린 아가씨, 이것 좀 보세요. 이게 바로 아가씨가 잃어버린 그 목걸이 맞죠?”“이, 이건…….”신효린은 아연실색하며 목걸이를 받았지만 또 갑자기 꼬리를 밟힌 강아지처럼 소리를 질렀다.“아! 내 목걸이…… 내 목걸이가 왜 이렇게 됐어? 누가 그랬지?!”모두들 자세히 살펴보니, 이 럭셔리한 목걸이가 뜻밖에도 여러 마디로 부러졌다.“저희 지배인님께서 신효린 아가씨가 목걸이를 잃어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재빨리 저를 파견하여 온 스위트룸을 낱낱이 수색하게 했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에 소파 아래에서 이 목걸이를 찾았어요.그러나 찾았을 때, 목걸이는 이미 이렇게 되었고, 구체적으로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저희도 잘 몰라요.”임수해는 맑지만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봤지, 내가 그랬잖아, 이 여자가 억지를 부리고 있는 거라고? 자기가 어디에 두었는지 까먹어서 호텔 직원에게 뒤집어쓰다니, 돈이 조금 있다고 자신이 무슨 대통령이라도 된 줄 아나 봐!”“어머, 근데 이 다이아몬드 너무 크잖아! 누가 이렇게 귀중한 목걸이를 하고 나오겠어, 이거 도둑 맞으려고 작정한 거 아니야?!”주위의 비웃음을 듣자 신효린은 얼굴이 새까매졌고, 이를 갈며 말했다.“찾으면 어때서요? 당신의 직원이 내 목걸이를 훔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요?그녀는 틀림없이 장물을 숨길 데가 없어서 소파 밑에 숨긴 다음, 내가 떠난 후 몰래 찾아가 팔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예요!”“아니에요! 난 그런 적 없어요!”직원은 신효린보다 말주변이 좋지 않아 지금 숨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화가 났고, 자신을 위해 해명도 잘 하지 못했다.“도둑질을 한 거라면, 멀쩡한 목걸이를 망가뜨릴 필요가 없겠죠. 이게 들고 나가기 힘든 물건이 아니니까요.”구아람의 맑은 눈동자는 무척 싸늘했다.“나는 오히려 누군가가 일부러
눈이 마주치자, 시간은 마치 이 순간에 멈춘 것 같았고, 호흡조차도 정지 버튼을 누른 것 같았다.“신 사장님이야! 정말 신 사장님이야!” 누군가가 그를 알아보았다.“오, 오빠…….”신효린은 신경주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바로 당황했다.그녀는 여전히 신경주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비록 진주가 매일 몰래 그를 뻔뻔한 사생아라고 욕하더라도, 그가 바로 지금의 신씨 그룹의 주인이란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한 비서, 먼저 셋째 아가씨 데리고 떠나, 어서.” 신경주는 무표정으로 분부했다.지금 이미 누군가가 몰래 사진을 찍고 있었으니, 더 이상 질질 끌면, 신씨 집안의 명성은 신효린에 의해 망할 것이다.한무는 지체하지 못하고 얼른 앞으로 나가 여전히 멍을 때리고 있는 신효린을 끌고 나갔다.구아람은 마음속으로 차갑게 웃으며 차디찬 시선을 거두었다.‘그래, 이래야 신경주지, 인정이라곤 모르는 사람 같으니라고.그는 누가 옳고 그른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지금의 이익과 신씨 집안의 체면만 고려할 뿐이야.’“어머! 지금 자신의 혀를 깨물려고 해요!”임수해는 놀라서 소리쳤다.구아람은 놀라더니 이 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손목을 직원의 입에 쑤셔 넣었다!직원은 그녀의 희고 하얀 손목을 세게 깨물었고, 두피를 저리게 하는 극심한 통증은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졌지만, 그녀는 미간도 찌푸리지 않고 억지로 이 고통을 참았다.“너……!” 신경주는 깜짝 놀라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그는 구아람이 자신의 몸으로 사람을 구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작고 가녀린 몸이었지만, 의로운 박력 그리고 의사의 선량함을 지니고 있었다.이 장면은 신경주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그리고 이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뜻밖에도 하얀 비둘기의 여위고 허약한 모습이 떠올랐다.그때 전쟁터에서, 하얀 비둘기도 이렇게 크게 다친 그를 돗자리에 놓고 밧줄로 자신을 묶은 다음 그를 아주 오랫동안 끌고 갔다…….“절망하지 마요! 우리는 모두 살 수 있을 거예요! 반드시
구아람의 눈빛은 매서워지더니 무척 소원해졌다.“김은주 씨가 당신을 엄청 잘 보살펴 주었나 봐요. 신 사장님은 예전보다 낯짝이 많이 두꺼워졌네요.”“너와 나의 일에 다른 사람 끌어들이지 마.” 신경주는 화가 났다.“더 듣기 싫은 말 듣고 싶지 않으면 나한테서 떨어져요. 이혼 신고하러 가는 것 외에 나는 더 이상 신 사장님과 그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나요. 그럼!”이 3년 동안 그는 백소아의 자신을 보면 반짝이는 간절한 눈빛과 기대에 익숙해졌다. 지금 그녀의 두 눈은 자신을 주시하고 있을 때, 어두컴컴했고 그는 마치 얼음 구멍에 빠진 듯 온몸의 열기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난 너랑 이혼 못 해!구아람은 붉은 입술을 가볍게 열며 웃음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또 당신 마음대로 하려고요? 나 백소아가 당신이 기르는 개인 줄 아나봐요? 내가 꼭 당신 말 들어야 하나요?”“말을 꼭 이렇게 해야겠어? 나는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신경주는 불쾌하게 눈썹을 찌푸렸다.“내 말이 뭐가 어때서요? 하하…… 신경주, 당신도 너무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군요. 사람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거예요? 난 당신을 싫어하니까, 더 이상 날 귀찮게 하지 마요!”구아람은 눈시울을 붉히며 그의 큰 손바닥에서 자신의 손을 빼내려고 했다.그러나 신경주도 고집이 센 사람이라, 그녀가 발버둥칠수록 그는 힘껏 잡아당겼고, 여자를 아낄 줄 전혀 몰랐다.“쓰읍…….” 구아람은 아파서 가볍게 신음소리를 냈다.그녀는 왼손으로 팔을 잡은 채 이마에는 땀이 흘러내렸다.신경주는 그제야 깨닫고 바로 손을 놓았다.눈을 드리우니, 그의 손바닥에는 핏자국이 남아 있었고, 그는 눈동자를 움츠렸다.그는 방금 그녀가 다친 곳을 건드렸던 것이다. 그는 급히 그녀를 데리고 가려고 했기에 그녀의 손목에 아직 상처가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그가 소홀히 했다.“지금 의무실로 데리고 갈게.” 신경주는 목소리가 잠겼고 어두우며 눈동자가 침울했다.“당장 떠나요,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효정은 입을 막았다.‘방금 내가 뭘 한 거야! 유희 오빠는 나랑 사귀고 나서 다른 여자를 만난 적도 없는데. 내가 다른 남자를 안았어! 내가 실수했나? 유희 오빠에게 미안한 짓을 했나?”“죄, 죄송해요.”한참 지나서 효정은 결국 실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도현에게 사과하는지 유희에게 사과하는지 몰랐다.“효정 아가씨가 뭘 잘못했어요? 오히려 제가 사과해야죠. 너무 바빠서 사흘 동안 샤워도 못했어요. 더러워서 실례했을 수도 있겠어요.”도현은 효정이 엉뚱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사모님!”소란을 듣고 황급히 달려온 정연은 도현을 보자 깜짝 놀랐다.“구, 구도현 도련님?”도현은 항상 겸손하여 신분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유희가 정연에게 사적으로 얘기한 적이 있어서 알고 있었다. 아니면 신우가 갑자기 찾아온 날이 또 반복됐을 것이다.“아람과 신경주 있어요?”도현은 집안을 살펴보았다. 집안일에 대해 들은 도현은 며칠 동안 아람을 만나지 못해 보고 싶었다.“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이 외출하셨어요.”정연은 망설이더니 공손하게 몸을 돌렸다.“들어와서 기다리세요.”도현도 자신을 외부인 취급하지 않고 거실로 곧장 들어와 털털하게 소파에 앉았다. 그러고 진주에 관한 서류를 테이블에 놓았다. 진주의 사건이 곧 재판을 열 것이다. 아람과 경주가 검토해야 할 서류가 많았기 때문에 아람이 도현을 이곳에 불렀다.“집이 좋네요. 우리 집보다 느낌이 있어요.”도현은 심심하여 주위를 살펴보았다. 아람이 가출을 한 후 이곳에 살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경주가 푸대접을 하지 않은 것 같았다.“지난번에 어떤 남자가 왔을 때도 똑같은 말을 했어요. 옆집을 사서 이웃으로 살고 싶다고 했어요.”정연은 웃는 듯 마는 듯했다.“누구요?”“구씨 가문 백신우 도련님이요.”그 말을 듣자 도현은 웃었다.“응, 참 신우 형 답네요. 손이 커요. 제 연봉으로는 화장실만 살 수 있을 거예요.”그때 효정이 불안하게 어깨를 움츠리고 불쌍하게 구석에 앉은 모습
“그리고 내가 원하는 건 윤정용의 인정을 받고 당당하게 그 자리에 오르는 거야.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당하는 불효자가 아니라.”유성은 턱을 치켜들며 거만한 미소를 지었다.“윤성우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자기 자리야. 내가 직접 윤성우를 끌어내리고 밟을 수 있다면 그것이 윤성우에게 가장 잔인한 복수가 될 거야.”“하하, 늙은이가 윤성우를 싫어하기 시작했어요. 그날을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거예요!”우 비서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유성은 눈을 감고 해일처럼 밀려오는 서운함을 가슴에 품었다.“구만복은 나와 아람의 일을 계속 의심하고 있어.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 내가 윤씨 그룹에서 지위가 없고 주식도 지분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아람을 나한테 완전히 맡길 수 없어.”“그래서 빨리 윤씨 그룹을 가지고 윤씨 가문의 사람과 선을 그어 구만복에게 성의를 보여야 해. 그래야 아람과 나에게 기회가 있을 거야. 아람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거야. 그때 윤씨 그룹은 내가 아람에게 준 선물이야.”이때 우 비서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눈을 내리깔고 보더니 조급하게 말했다.“윤 사장님, 우리 사람들이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구만복은 이미 구아람 씨를 찾으러 가셨다고 해요.”..오늘 밤 유희는 이상철에게 불려 갔다. 아람과 경주도 외출해서 집에는 효정과 정연만 남았다. 효정은 유희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화실에 앉아 있었다. 정연은 조용히 옆에 서서 붓을 잡은 효정의 손이 능숙하게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여름이 한창인 정원의 아람다움이 종이 위로 그려지가 정연은 감탄했다.“사모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이 그림은 마치 사진 같아요.”“그 정도 아니에요. 연이 언니, 너무 칭찬하지 마세요.”효정은 부끄러워 입을 오물거리며 얼굴을 붉혔다.“아니에요, 사모님. 저는 사모님과 도련님께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정연은 웃으며 진심으로 말했다.“사모님이 도련님 곁에 있는 건 도련님께서 복 받으신 거예요. 고마워요.”효정은 고개를 흔들
윤진수가 잡혔다는 소식은 오늘 밤 전국에 큰 충격을 주었다. 윤민주가 실검에서 사라지려는 방법은 자신보다 더 충격적인 인물이 문제가 터지는 것이다. 하지만 윤씨 그룹보다 더 비참한 건 없었다. 윤씨 가문 남매의 죄악이 폭로된 건 이미 윤씨 그룹을 완전히 절정으로 몰아넣었다. 체포된 것도 모자라 윤진수는 신체 부위까지 노출하여 사람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윤씨 가문 조상이 이 일을 알게 된다면 무덤에서 뛰쳐나올 것이다. 뉴스를 본 윤정용은 심장 박동이 멈출 것 같았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뒤로 넘어졌다.“아버지!”윤성우 앞으로 달려가 윤정용을 부축하고 싶었지만 유성이 더 가까이 있어 기회를 뺏겼다.“아버지, 앉아서 숨을 크게 쉬세요.”유성은 윤종용을 소파에 앉도록 도와주며 불안한 눈빛으로 윤성우를 바라보았다.“형, 뭐 하고 있어? 빨리 가서 의사 선생님을 불러!”윤성우는 얼굴이 분노로 빨갛게 부어올랐다. 당장 달려들어 유성의 혀를 뽑아내고 싶었다.“유성이 너.”“형, 나한테 항상 의견이 있다는 거 알아. 지금까지 난 형과 직접적으로 맞서는 것을 피했고, 형을 건드리지 않았어.”“하지만 지금 집안이 이렇게 됐고, 아버지도 몸이 좋지 않아. 지금 아버지의 건강만 걱정될 뿐이야. 형이랑 싸우기 싫어!”유성는 조급하게 말했지만 윤성우를 노리고 있는 어두운 눈빛에 억압적인 힘이 가득했다. 윤유성은 화가 나서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윤정용이 소리를 질렀다.“윤성우. 이 쓸모없는 놈. 당장 꺼져. 꺼져!”공기가 얼어붙는 것 같았고 극도의 억압감이 느껴졌다. 윤성우는 이를 악물었다. 휘몰아치는 분노에 안색이 어두워지며 관자놀이가 심하게 욱신거렸다. 하지만 지금 유성은 윤정용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억지로 건들이면 좋은 점이 없다. 그래서 그저 화를 참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아버지, 형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유성은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지만 윤정용의 감정을 자극했다.“생각해 보세요. 형은 지금까지 그룹을 관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진수 형과 민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말문이 막혔고 안색이 먹물을 짜낼 정도로 어두워졌다. 어렸을 때부터 윤씨 그룹의 후계자로 키워졌다. 오랜 세월 동안 권력을 잡고 있었고 이렇게 어리석은 패배를 당하거나 억울함을 겪은 적이 없었다.‘윤유성, 너 정말!’“유성아, 이미 생각이 있으면, 언제 실행할 예정이야?”윤정용은 마음이 급했다.“아버지, 제가 도와드릴 수 있지만, 제가 어떤 자격으로 나서야 해요?”유성은 걱정스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제가 그룹에 지분이 하나도 없어요. 그건 괜찮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직책도 없다는 거예요. 제가 S 국 임원을 만나러 가면 어떻게 자기소개를 해야 해요? 윤씨 가문 넷째 도련님이라고 해야 해요?”“이건 간단해!”윤정용은 큰 손으로 유성의 어깨를 잡았다.“내일 공식적으로 문서를 발행할게. 네가 그룹의 전무 이사로 임명하여 고위급 의사 결정 회의에 참석할 거야. 네가 S 국의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해 준다면, 민주의 지분 전부를 너에게 양도하고 5% 더 줄게!”윤성우는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마치 벼락을 맞은 듯했다. 하지만 지금 유성은 윤정용의 약점을 정확히 잡았다. 유성이 그룹을 도와 곤경에서 벗어나게 한다면 윤정용은 모든 것을 들어줄 것이다. 유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따뜻하게 웃었다.“승진하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아버지.”말이 마치자 윤정용의 비서가 부랴부랴 달려오며 소리를 질렀다.“윤 회장님, 큰일 났어요. 진수, 진수 도련님이 경찰에 잡혀갔어요!”“뭐?”윤정용과 윤성우는 깜짝 놀랐다. 두 사람 뒤에 서 있던 유성만 비아냥거리듯 입꼬리를 올렸다....윤진수는 체포 당시에도 젊은 모델들과 파티를 했다. 술과 마약을 하여 정신이 흥분한 상태였다. 심지어 경찰을 때리며 자신이 황제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윤진수는 경찰관 폭행죄가 추가되었다. 윤민주와 마찬가지로 미친 사람 같았다. 윤진수가 체포되었을 때 삼각 속옷만 입고 있었다. 경찰은 전혀 봐주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윤씨 가문에서 데리고 나갔다.
하지만 윤성우는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을 시간도 없이 윤정용에게 병원으로 불렸다. VIP 병동에서 윤정용은 그룹의 자산이 불과 며칠 만에 4000억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화가 난 윤정용은 병실의 모든 물건을 부숴버렸다. 돈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폭풍이 윤씨 그룹이 S 국에서 시작하려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어 중단이 되었다. S 국 각 부서는 그룹의 계정과 자격을 철저히 조사해야 하며 이는 가장 큰 타격이었다.“아버지, 진정하세요. 화내는 건 건강에 안 좋아요.”윤성우의 머리가 기름지고 면도도 하지 않아 얼굴이 너무 초췌해 보였다. 화가 나서 목소리까지 쉬었다.“돈을 잃으면 벌 수 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우리 윤씨 그룹에 영향을 줄 거예요.”“돈을 잃으면 벌 수 있다고? 참 쉽게 얘기하네!”윤정용은 엉망으로 된 방에 서서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6000억이야. 해외에서 중단된 프로젝트와 함께 거의 1조 넘어 손해를 보았어. 말해봐, 네 능력으로 언제 다 벌어올 거야?”윤성우의 안색이 굳어지며 말문이 막혔다.“아버지, 진정하세요.”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윤유성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유성이 우아하게 병동으로 들어섰다. 절묘하게 아름답고 다소 예쁜 얼굴에는 조금의 걱정도 보이지 않았으며 여전히 담담하게 웃었다.“S 국의 프로젝트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모든 것을 원활하게 할 방법이 있어요.”“유성아, 네가 방법이 있어?”윤정용은 깜짝 놀랐다. 윤성우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지만 눈빛은 사납게 유성을 노려보며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이 빌어먹을 자식이! 고대였으면 황제 곁에 있는 쓸모없는 개야!’“아버지, 제가 그동안 해외에 쭉 있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인맥도 꽤 많이 쌓았어요.”유성은 윤정용의 곁에 다가가 다정하게 손을 들고 등을 토닥였다.“잊으셨어요? 제가 S 국에서 15년 동안 살았어요. 여러 인맥을 통해 우리 프로젝트를 시작
경주의 눈빛이 흔들리며 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휘감았다. 경주의 따뜻한 손바닥이 아람의 목뒤를 살짝 누르며 뜨거운 키스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다. 노점 주인인 할머니는 돌아서서 설거지를 했다. 이런 장면을 너무 잘 이해했다.그리고 이 달콤한 키스는 무자비하게 유성의 눈과 심장을 찔렀고 오장육부를 꿰뚫었다. 마치 피가 담긴 날카로운 칼이 유성의 가슴을 잔인하게 찌르고 있고 피가 비참하게 흐르는 것 같았다. 물론 우 비서도 그 장면을 보았고 답답함에 한숨을 쉬었다.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이 노력과 수작으로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유독 감정은 제외이다. 유성은 아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피눈물을 흘리지만 아람은 여전히 경주에게 다가갔다. ‘정말 구아람이 더 아깝네!’아람은 천천히 경주의 뜨거운 입술을 떠나며 눈시울을 붉히며 울컥했다.“경주야, 고생했어. 다행히 모든 게 지나갔어. 앞으로 우리를 기다리는 건 좋은 날일 뿐이야.”“네가 내 곁에 있어서 매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인 것 같아.”경주는 사랑하는 아람을 품에 꼭 앉았다. 눈에는 남은 삶 동안 좋은 삶에 대한 갈망이 가득했다. 경주는 로맨틱을 잘 모르고 낭만적인 말을 잘 못한다. 하지만 아람을 위해 기꺼이 처음부터 조금씩 배워나갔다. 아람은 경주의 품에 앉아 경주의 강력한 심장 박동을 듣고 있었다. 눈물이 고여 저도 모르게 코를 벌름거렸다.“아람아, 울어?”경주는 깜짝 놀랐다.“다 네 탓이야.”아람은 코끝을 경주의 가슴에 대고 비비며 중얼거렸다. 경주도 순간 코가 찡해나 눈을 내리깔고 물었다.“왜, 나 때문에 가슴이 아파?”아람은 부끄러워 말을 하지 못했지만 눈에 반짝이는 눈물이 대신 대답했다.“바보야, 왜 울어. 네 남자는 강한 남자고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아. 오히려 역경을 직면하는 것이 좋아. 그게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경주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 미안하고 죄책감에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이 통하여 흐뭇하고 기쁜 감정도 있었다.“아람아, 그거 알아? 어렸을
그건 바로 아람과 경주였다. 명문가 출신으로 항상 오만하고 자존심이 강했던 억만장자 사장 경주가 자세를 낮추고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포장마차에서 밥을 먹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평소 탄수화물만 먹던 경주가 야식을 정신없이 먹고 있다. 아람이 경주에게 양꼬치를 먹여주며 기름진 음식을 먹고 있다. 누가 봐도 허황하고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것이다.“맛있어?”아람은 꽃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냅킨을 들고 경주의 입술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경주는 입을 닦자마자 참지 못하고 아람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를 한다.“맛있어. 너랑 뭘 먹든 다 맛있어.”키스 소리가 매우 커서 아람의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라면을 만들고 있는 할머니마저 그 모습을 보자 흐뭇하게 웃었다. 선남선녀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쳇, 내 체면을 봐서 맛있다고 하는 것 같아.”아람은 삐진 척하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싫다면 말해. 네가 나한테 잘 보이기 위해 싫어하는 것을 하는 게 싫어. 다음부터 너랑 안 올 거야.”경주의 깃털 같은 속눈썹이 떨리더니 긴 팔로 아람을 가로질러 식탁 맨 왼쪽에서 조미료 병 두 개를 가져왔다. 하나는 후추고 하나는 식초였다. 그리고 아람의 라면에 정성껏 넣고 다시 비벼주며 다정하게 재촉했다.“빨리 먹어봐.”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젓가락을 들고 면을 먹고 숟가락으로 국물까지 마셨다. 순간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뜨며 경주를 바라보았다. 하얗고 작은 손이 허공에서 휘날렸다.“우와, 맛있어. 너무 맛있어. 간단한 조미료만 넣었을 뿐인데 맛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갔어. 너 왜 이렇게 재능이 있어?”경주는 깊이 바라보며 소년처럼 웃었다.“아람아, 내가 널 맞춰주기 위해서 맛있다고 한다고 생각하면, 네 생각이 틀렸어. 내가 신씨 가문에 가기 전에 이런 포장마차들은 나와 엄마한테 고급 레스토랑과 마찬가지였어.”아람은 순간 가슴이 찡하고 숨이 턱턱 막혔다. 오정숙한테서 경주의 알려지지 않은 과거에 대해
우 비서는 떠보듯이 물었다.“윤 사장님, 그 미친 여자가 협력할 의향이 있어요?”“내가 나서는데, 어떻게 안 될 수가 있겠어?”유성은 거만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눈엣가시를 하나 더 제거한 것을 미리 축하드려요!”우 비서는 아첨하며 웃었다.“윤진수가 무너지면, 윤성우도 곧 무너질 거예요. 그때 늙은이가 쓸사람이 없으면 사장님께 희망을 걸 수밖에 없어요. 그럼 윤씨 가문 전체가 사장님의 손에 들어올 거예요.”“그러길 바라네.”유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들어 어두컴컴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회장님은 나에게 새 생명을 준 은인이야. 난 그저 희망에 부응할 수 있기를 바라.”“참, 사장님. 방금 소식을 받았는데, 헬기가 이미 준비되었다고 해요.”“조금 오래 걸렸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네.”유성은 손끝으로 금테 안경을 부드럽게 올리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라이언에게 연락해서 알려줘.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언제든 라이언과 형제들을 보낼 준비가 되었다고.”...유성의 리무진은 천세당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 유성은 앞으로 일어날 일련의 큰 사건들과, 웅장하고 위압적인 미래를 생각하자 은근한 흥분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모든 것이 유성의 통제하에 있다. ‘오직 아람만이 없네.’이 생각을 하자 유성은 주먹을 불끈 쥐고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씨 가문을 감시하라고 했잖아. 최근에 무슨 소식이 있어?”우 비서는 이마를 치며 급히 보고했다.“우리의 사람한테서 소식을 받았는데, 구아람 씨가 구씨 가문에서 가출한 것 같아요. 지금 구 회장님께서 사람을 동원하여 구아람 씨를 찾기 위해 주변을 수색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 구아람 씨를 찾지 못했어요!”“뭐? 아람이 가출했어?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유성은 눈을 부릅뜨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사, 사장님, 진정하세요. 구씨 가문의 비밀 조치는 항상 극도로 엄격해요. 우리 사람들은 밤낮으로 잠도 자지 않고 지켜봐서 얻은 소식이에요!”우 비서는 가
윤민주의 표정이 점점 끔찍해지며 유성의 정교하고 악독한 얼굴을 노려보았다.“도와줘, 하하, 저들도 짐승인데, 윤유성 넌 다를 것 같아? 그래, 넌 달라. 넌 악독한 뱀이야. 아빠와 오빠들보다 더 독해!”유성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대신 미소를 지었다.“난 신사로 간주될 수는 없어. 하지만 짐승도 정이 있어. 가족한테는 잔인하게 손을 댈 수 없어. 그래서 누나를 도와주고 싶어.”“게다가 지금 나 말고 누가 누나를 생각해 주고 있어? 빛도 보지 못하는 캄캄한 감옥에 갔는데, 아직도 누나가 윤씨 가문 사람인 것 같아?”윤민주가 유성의 도움에 저항하는 것을 보자 유성은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누나, 잘 생각해 봐. 누나와 매형이 비참한 상황에 처하게 된 건 누구 탓일까?”윤민주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구씨 가문이야. 구씨 가문이 날 복수하고 있어. 구아람 그 계집애 탓이야!”유성의 창백한 입술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네가 건드린 건 구만복의 친딸이야. 어르신께서 널 죽이지 않은 것도 두 가문의 몇십 년의 정을 봐서 그런 거야.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윤진수 때문에 일어난 거잖아?”“윤진수.”윤민주의 머릿속이 윙윙거렸다. 그동안 구씨 가문만 생각하느라 윤진수를 잊을 뻔했다.“모두 윤진수의 사주를 받아서 구씨 가문에게 보복을 당한 거잖아. 처음부터 쓰레기 짓을 하지 않고, 제멋대로 나서지 않았더라면 누나와 매형은 고귀한 생활을 누리고 있었을 거야.”“이제 윤진수가 모든 것을 망쳤어. 기자회견부터 누나가 감옥에 들어갈 때까지 윤진수가 누나 대신 나선 적이 있어? 그저 범죄를 누나한테 뒤집어씌워 책임을 떠넘겼잖아.”“윤진수는 윤씨 가문의 보호를 받아 무사하게 도련님 생활을 누리고 있어. 이 억울함을 참을 수 있어? 나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아, 누나.”유성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흔들렸다. 윤민주는 조용해졌다. 이미 생각에 잠긴 것 같았지만 원망스러울수록 눈시울이 붉어졌다.“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