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과 경주는 말문이 막혔다.“이 사장님, 이제 어른인데 좀 자제하시죠.”전화를 끊을 때 윤진수는 겁에 질려 떨고 있었다.“허, 인증, 물증 다 있어. 윤진수, 네가 말재주는 경찰과 네 아빠 앞에서 써.”아람의 차가운 눈빛은 사람을 소름 돋게 했다. 윤진수는 벼락을 맞은 듯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재벌들은 경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 하지만 구만복이 너무 두려웠다. 구씨 가문과 윤씨 가문은 친하지만, 구만복의 가족애는 윤정용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만약 악행이 드러나고 증거까지 구만복에게 전해지면 감옥에 가는 것보다 더 무서울 수도 있다. 두 가문의 친분도 끝날 것이고 윤정용도 윤진수를 버릴 수 있다. 그러자 윤진수는 개처럼 아람의 발밑으로 기어갔다. 이마로 바닥을 치며 눈물을 흘리며 빌었다.“구, 구아람 씨. 잘못했어요. 제가 미쳤어요. 윤유성을 너무 이기고 싶어서 이런 속셈이 생겼어요. 잘못했어요. 잘못을 알았어요. 두 가문이 친한 것을 봐서 한 번만 봐주세요!”아람은 차갑게 웃었다. 악어의 눈물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감옥에 가서 반성해. 하지만 네가 감옥에 가기 전 우리 오빠들, 그리고 우리 아빠가 먼저 인간이 되는 법을 가르쳐 줄 거야.”윤진수의 이마에 피가 났다. 목숨을 지키기 위해 치욕스러운 진실을 말했다.“아린 아가씨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저 발기가 안 돼요!”아린은 깜짝 놀라서 동공이 흔들렸다. 수해는 아린의 차가운 손을 잡았다.“내 다리를 구하려고 너무 많은 약물을 주사해서 그런지, 아린 아가씨와 같은 미녀가 앞에 있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요.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아가씨의 옷을 벗겨 잤던 것처럼 했어요.”“이러면 구 회장님을 협박하여 아린 아가씨와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경주의 시선은 날카로웠다.“윤진수, 네가 이러면 네 죄가 사라질 것 같아? 계획대로 되지 않았어도 넌 이미 나쁜 마음을 먹었어!”아람은 윤진수에게 수술해 준 사람으로서 그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웃음을 터뜨렸다.
연회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무도회는 끝났다. 중앙에 불빛이 비치자 모든 하객의 시선이 윌슨 부자에게로 집중되었다. 신씨 그룹과 이씨 그룹도 긴장한 채 안드레를 쳐다보았다.이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이씨 그룹의 위기는 해결될 것이고, 신씨 가문에게도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아람 때문에 가슴이 막혔던 분노도 풀 수 있었다. 하지만 구만복은 담담했다. 프로젝트보다 딸을 찾는 게 더 흥취가 있었다.‘우리 아람이 어디로 갔어? 설마 신씨 가문 그 자식과 구석진 곳에서 숨어서 사랑을 나누고 있어?’구만복의 얼굴이 뜨거워 나며 머릿속에 야한 장면이 떠올랐다. 구만복은 봉건주의자는 아니었다. 게다가 아람은 경주의 전처이다. 둘이 몰래 성주에서 오랫동안 동거하여 손자가 안 생긴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장소를 가려야지!’하지만 구만복은 늘 얌전하던 막내딸 아린도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혼란스러워하는 동안 한 쌍의 아름다운 커플이 눈에 들어왔다.“아빠.”“구 회장님.”구만복은 경주와 아람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다정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경주와 아람 이 선남선녀 커플이 너무 어울려 보였다. 서로의 눈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지 않는 모습에 구만복은 뿌듯했다. 예전에는 신경주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제는 점점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계집애야, 어디 갔었어!”구만복은 화난 말투로 말했지만, 아람의 안색이 안 좋아 보이자 걱정했다.“왜? 어디 아파? 큰오빠와 기 비서보고 널 병원에 데려가라고 할게.”아람은 어두운 안색으로 고개를 흔들었다.“괜찮아.”“네 오빠는? 방금 전화했었는데, 왜 안 와?”“오빠가 잠시 일이 생겨서 좀 있으면 올 거야.”아람의 목소리는 나지막했다. 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아린은? 계속 보이지 않네.”경주의 눈빛이 싸늘해지며 이를 악물었다. 아람도 차가운 눈빛으로 윤정용을 바라보았다.“하하하, 에이, 만복아. 잊었어? 무도회 때 아림과 진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잖아. 아마 다 젊은이가 비즈니스 연회가
윤정용이 이 말을 꺼내자 아람은 더욱 화가 났다.“윤 회장님, 제가 제일 후회하는 게 뭔지 아세요? 그 당시 윤진수를 구해준 거예요.”윤정용은 눈을 부릅뜨며 이를 악물더니 마침내 안색이 어두워졌다.“구아람, 뭐 하는 거야! 윤 회장님은 어른이야. 어렸을 때부터 널 친딸처럼 잘해주었어. 어떻게 이럴 수 있어?”구만복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저 오늘 밤 아람이 너무 이상한 것 같았다.“구 회장님, 진정하세요.”항상 침묵을 지키던 경주가 입을 열며 아람의 허리를 감싸고 품으로 안았다.“아람이 제멋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말을 심하게 하지만 그럴 이유가 있어요. 구체적인 건 연회가 끝나면 아실 거예요.”아람은 얼굴을 들고 경주의 뜨거운 눈빛과 마주쳤다. 그 눈빛을 보자 가슴을 찌르는 분노와 증오가 얽힌 수천 가지의 감정이 서서히 진정되었다.“신 사장님, 이건 우리 두 집안의 문제예요. 당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 거 같은데요?”윤정용은 경주를 봐 주지 않았다.“게다가 방금 무슨 뜻이에요? 우리 진수가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했어요? 말조심하세요!”경주는 말하지 않고 웃는 듯 마는 듯 윤정용을 노려보았다. 차갑고 어두운 눈빛은 윤정용 이 거물을 소름 돋게 했다. 한편.소희는 사랑하는 남자와 아람이 나란히 나타나는 것을 보자 질투하여 얼굴이 찌그러지며 화가 났다.‘사라진 동안 뭐 하러 갔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설마. 사랑을 나누었어?’“아!”소희는 자극적인 장면을 상상하자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주변 하객들은 경멸의 눈빛으로 소희를 힐끗 쳐다보았다. 신광구도 눈썹을 찌푸렸다.‘이런 머리가 나쁜 여자가 이유희의 친동생이라고?’사실 신광구도 재능과 외모, 가정 측면에서 볼 때 아람과 경주가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소희는 차마 볼 수도 없었다. 하지만 아람은 까다롭고 변덕스럽고 경주를 조종하고 신씨 가문을 괴롭혔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영리하고 강인한 여자는 시한폭탄과 같아 재혼하면 끝없이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KS, 구씨 가문?’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잠시 후 연회장에 격렬하고 활기찬 박수가 울려 퍼졌다. 반짝이는 불빛이 구만복을 비추었다. 처음에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짓더니 바로 눈썹을 활짝 펴고 우아하고 차분한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안드레와 악수를 하였다.“J 그룹과 협력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이에요.”“구 회장님, 저희야말로 영광이에요.”파트너가 된 후 안드레가 구만복을 대한 태도도 많이 친절해지며 아낌없이 칭찬했다.“경마 대회에서 이미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셨어요. 전에도 얘기하다시피, 우승자가 우리 협력에 가장 유리한 후보예요. 제가 그렇게 말했으니 약속을 지켜야죠.”윌슨 부자 외에 아무도 몰랐다. 한 시간 전, 멀리 M 국에 있는 신씨 그룹 큰 도련님 신경석과 통화를 했다.[두 분은 저의 소중한 친구예요. 정말 제 조언을 듣고 싶다면 KS 재단과 협력하는 게 좋아요.]“왜요? 만약 신씨 그룹과 계속 협력하면 당신뿐만 아니라, 아버님께도 좋잖아요?”신경석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KS와 협력하면 당신들에게도 좋고, 저한테도 좋아요. 굳이 말하자면 제가 구아람 씨를 많이 존경해요. 노력했는데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건 차마 볼 수가 없네요.]...아람은 티를 내지 않았지만 눈은 기쁨으로 반짝였다. 구만복 대신 정말 기뻐했다. 갑자기 손이 따뜻해졌다.“아람아, 축하해. 아저씨도 너무 축하해.”경주는 자연스럽게 아람의 손을 잡았다. 따뜻한 큰 손으로 아람과 깍지를 끼며 가볍게 손을 문질렀다.“내가 말했잖아.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아람은 마치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맞잡은 두 손은 가슴을 설레게 했고 귀끝마저 빨개졌다. 구만복은 프로젝트에 대해 기뻐했다. 신광구와 이상철의 표정은 무너졌다. 특히 이상철은 놀림을 당한 느낌이 들었다. 화가 나서 기침을 하자 소희는 급히 이상철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윤정용과 구만복은 절친이기에 분명 챙겨줄 거야. 신씨 그룹도 J 그룹과 협력한 적이 있어 기반을 닦았어. 나는, 나는
기쁜 소식이라고 하자 사람들은 모두 집중하여 신광구를 바라보았다. 신광구는 눈빛이 반짝이며 웃으며 경주를 바라보았다.“경주야, 이리 와.”경주는 움찔하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아람을 바라보았다. 떨어지기 싫어 아람과 맞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가 봐. 나 그냥 여기 서서 널 지켜볼게. 안 잃어버려.”아람은 경주와 다정하게 눈을 마주치며 손을 천천히 뺐다. 경주는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신광구을 향해 다가갔다. 신광구는 보기 드문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넓은 어깨를 토닥였다. 그러더니 사람들을 향해 돌아서서 웃으며 말했다.“오늘 밤, 구 회장님과 안드레 씨가 협력하는 기쁜 분위기를 타서 저도 우리 가문 좋은 소식을 발표할게요. 우리 아들 경주는 이미 이씨 가문 어르신의 손녀, 이씨 그룹 아가씨 이소희와 약혼을 했어요. 약혼식은 이번 달에 열릴 예정이에요!”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뭐? 신경주와 이소희가 약혼했어?’사람들은 신광구의 며느리 소희를 바라보았다. 소희는 흥분한 나머지 뇌전증에 걸린 것처럼 떨고 있었다. 눈은 동그랗게 뜬 채 반짝이며 거의 울 뻔했다. ‘정말 어려웠어!’소희가 이날을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신광구가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기 위해 수많은 음모를 꾸며 아람 앞에서 당당하게 행동하며 아람을 웃음거리로 만들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구아람 저 계집애한테서 얻은 굴욕을 드디어 복수할 수 있어!’이 순간 사람들의 복잡한 시선은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안색은 이미 창백해졌다.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온몸이 빙하 한가운데의 끝없는 어둠 속에 잠긴 것 같았다. 방금 경주 때문에 따뜻해진 몸이 서서히 얼어붙었다. 피가 얼음으로 되어 가슴을 찌르고 폐를 뚫었다. 너무 아파서 아람은 정신을 잃었다. 그러자 소희는 아람을 보며 거만하게 웃었다.‘보기 좋네, 구아람. 네 날카로운 모습을 버리고 영혼을 잃은 네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신씨 그룹과 이씨 그룹이 정략결혼을 해? 이렇게 큰 일인데 왜 아무런 소식도 없
안드레는 깜짝 놀라서 눈을 깜빡였다.“오! 이건 정말 큰 경사군요. 축하해요, 신 회장님. 축하해요. 신 사장님.”“장난하세요, 신 회장님?”경주는 주먹을 쥐며 화가 나며 당황하여 철창에 갇힌 짐승이 탈출을 위해 싸우는 것처럼 눈에 충혈되었다.“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구아람이라는 것을 전 세계가 알아요. 전 구아람을 사랑해요. 지금 이씨 그룹과 정략결혼을 하라고요? 이씨 그룹과 무슨 더러운 거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려줄게요. 제 목에 칼을 대고 저를 죽여도 이소희와 결혼하지 않아요!”사람들은 깜짝 놀라 입을 벌렸다. 온갖 큰 일을 다 겪어 본 윌슨 부자도 경주의 말에 깜짝 놀랐다. 프레드는 원래 경주를 얕잡아 보았다. 하지만 수많은 가문 앞에서 친아버지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모습에 존경하게 되었다. 그러자 나지막하게 감탄했다.“대단해.”“세상에, 신 사장님이 뭐라고 했어? 내가 제대로 들은 거 맞지? 대박이야!”“부자간의 세기의 대결이 곧 시작되겠네!”“내가 신 회장님이라면 혈압이 올라가서 이미 때렸어! 신경주의 말이 신광구가 죽어도 구아람과 만나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뜻이잖아. 친아버지의 목숨이 구아람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네!”아람은 눈물을 글썽이며 경주를 바라보았다. 마치 이 세상에 아람을 설레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듯했다. 주위의 하객들도 이상한 눈빛으로 이씨 가문을 바라보았다.“어떻게 된 거야? 신경주가 이 약혼을 아예 모르는 것 같아. 신 회장님이 신경주를 팔아버린 것 같아.”“그러네, 이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이씨 가문이 더 나빠. 신경주가 구아람을 사랑하는 걸 알면서도 이소희를 억지로 보내잖아. 두 가문의 체면까지 잃었어. 내가 이소희라면 너무 창피해. 너무 싫어.”“이소희가 자기 뺨도 때리는데 무슨 체면이 있겠어? 마음속으로 엄청 좋아하겠지. 앞으로 이유희의 형수가 될 수 있어!”소희는 비아냥거리는 말을 듣자 원망스러워 얼굴이 붉어졌다. 이상철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이번 정략결혼이 어느 정도 위험하다는
“아람아, 뭐 하는 거야?”구만복은 엄하게 물었다.“아빠, 경주를 믿어주셨으면 좋겠어.”아람의 목소리는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쉬었다.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아람은 똑똑하고 현명한 여성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그저 경주의 곁으로 가고 싶었다. 구만복은 가슴이 아파 나지막하게 말했다.“믿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없어. 하지만 이 상황에서 신경주와 신광구가 상대하고 있고, 이씨 그룹과 얽혀 있어. 만약 좋은 남자이고 널 평생 맡겨도 될 남자라면, 이번 일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지켜봐야겠어.”현장은 극도로 어색하고 불안했다. 경주의 단호한 거절은 이씨 가문의 체면을 버렸다. 이상철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피해자처럼 불쌍한 소희를 앞으로 데려가 물었다.“신 사장님. 구아람 씨를 좋아하는 건 신 사장님의 자유지만, 우리 손녀를 반년이 넘도록 버렸어요. 심지어 사과도 없고, 해명도 없어요. 너무 우리 손녀를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소희는 매우 협조적으로 흐느꼈다.“우리 손녀를 책임져라는 것이 뭐가 잘못이에요? 구아람 씨를 사랑한다면 왜 우리 손녀를 건드려요?”이상철은 말싸움을 잘하는 편이 아니지만 매우 날카로웠다.“우리 손자와 사이가 좋아서 이렇게 건방진 거예요? 아니면 우리 손녀가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없고, 엄마는 착해서 소희를 지켜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서 마음대로 하는 거예요?”이상철의 말은 사람들의 기억을 자극했다. 당시 경주와 소희가 호텔에 간 일은 큰 이슈가 되었다. 그때 이씨 가문은 신씨 가문을 위협했었다. 하지만 경주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소희가 파장을 일으키고 싶도록 내버려두면 결국 일시적으로 잠잠해질 수밖에 없었다.경주는 차갑게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소희는 소름이 돋아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후 경주는 입을 열고 차가운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전 당신의 손녀를 건드린 적이 없어요. 사적으로 아무런 교류도 없어요. 지난번 호텔 사건은 누군가가 저를 모함하기 위해 꾸민 일이에요. 진실은 저도 계속
아람은 눈물을 머금고 경주와 서로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서로밖에 없었다. 경주는 마치 산과 바다를 건너 아람에게 다가온 것처럼 힘차게 걸음을 내디뎠다. 아람의 곁에는 구만복이 서 있었다. 이 순간 경주는 황홀하고 눈물을 흘릴 뻔했다.마치 자신의 행복, 신부를 만나러 간 것 같았다. 반짝이는 눈이 촉촉해지며 격렬한 심장 박동만 들렸다.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이 웅장하고 아람답고 마치 꿈만 같았다.“경주야.”하늘에서 떨어지는 별처럼 투명한 눈물이 아람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경주는 아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었고, 아람도 마찬가지였다. L 국의 전쟁터이든, 3년 전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씨 그룹의 냉정함 속에서 경주에게 시집을 갔다. 경주와 아람은 모두 사랑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잠깐!”소희는 붉어진 눈을 부릅뜨며 부들부들 떠는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희망을 품고 또다시 실망하고 또다시 실망하는 것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구아람, 신경주, 같이 있고 싶어? 그래, 그럼 내가 너희들 마음에 칼을 찌를게. 항상 치유할 수 없는 끔찍한 상처가 생겨서 결코 헤어지게 할 거야!’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소희를 바라보며 눈빛에는 짜증이 가득했다.‘사랑을 나누는 커플들 사이에서 아무리 쇼해도 넌 아무것도 아니야!’소희는 얼굴이 창백하고 입꼬리를 씰룩거리는 모습은 저승에서 목숨을 노리는 귀신처럼 끔찍했다.“신 회장님, 이씨 가문이 구씨 가문처럼 위엄이 있고 권력을 쥐고 있는 가문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회장님 며느리가 구아람 씨에서 저로 바뀌면 실망이 크실 거예요. 하지만 구아람 씨를 선택하면 앞으로 후회할까 봐 걱정되네요.”이 말을 하는 건 한편으로는 사람들 앞에서 불쌍한 척하고, 한편으로는 신광구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그리고 구 회장님.”소희는 의미심장하게 구만복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알아요, 많은 자식들 중 구아람 씨를 제일 사랑하는 거. 구아람 씨가 괴롭힘을 당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