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923화

Penulis: 류한나
지석훈이 나왔을 때 안색이 다시 예전대로 돌아왔고 문지원이 느끼고 있던 어색함도 어느새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엔 자꾸만 조금 전 보았던 것들이 떠올랐다. 샤워 가운으로 가려지지 않는 탄탄한 가슴 근육과 길게 쭉 뻗은 다리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문지원은 고개를 휙휙 저으며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괜찮아요? 여기 가끔 단수되고 그래요. 너무 가끔 일어나는 일이라 딱히 신경 쓰지 않았는데 하필이면 오늘 단수될 줄은 몰랐네요.”

사실 문씨 가문에 벌어진 일이 너무도 많아 미처 수리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지만 문지원은 조금 후회가 되었다. 미리 수리했었더라면 이런 민망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다행히 지석훈은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괜찮아. 이미 다 씻었던 참이었어.”

그 말을 들은 문지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가 이내 본론이 떠올라 다시 입을 열었다.

“참, 여 대표님이 공장으로 사람을 보내 보러 올까요?”

“아마도 그럴 거야. 내가 아는 여이현은 행동력이 빠른 사람이라 아마 내일이 아니면 모레 즈음에 직원을 통해 너한테 연락할 거야.”

지석훈은 곰곰이 생각했다. 정말로 문지원을 위로해주기 위해 한 말이 아니었다. 여이현은 효율을 따지는 사람이었고 뭐든 미루는 것을 싫어했다. 프로젝트를 문지원에게 맡겼으니 이른 시일 내에 자신의 직원을 보내올 것이 분명했다.

“석훈 씨는 여 대표님과 친하죠? 그럼 여 대표님에 대해 좀 알려주면 안 돼요? 그래야 앞으로 프로젝트 진행에도 실수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요.”

말을 마친 문지원은 바로 손을 저었다.

“혹시 말해주기 불편한 거라면 거절해도 돼요.”

문지원은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 있었다. 쉽게 찾아온 기회가 아니었던지라 그녀는 정말로 잘하고 싶었고 놓치기 싫었다.

지석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직 잘 시간은 아니니까 조용한 곳에 가서 알려줄게.”

문지원은 그를 서재로 안내했다. 서재는 그녀의 아버지인 문용석이 쓰던 곳이었지만 입원하고 나서 아무도 서재로 들어오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24화

    비서가 왜 자신에게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인지 충분히 눈치챌 수 있었다. 여이현은 문씨 가문의 상황을 정말로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그녀가 원치 않는다고 해도 지금 상황에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의 그녀는 너무도 곤란했다.직원이 전부 떠나갔으니 공장이 아무리 좋아도 무용지물이었다. 그녀는 원래 자신에게 조금 남은 돈으로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직원들을 다시 불러올 생각이었지만 몇 명을 불러올 수 있을지는 몰랐다.그녀의 집안이 망하면서 수많은 직원들이 갑작스럽게 실업하게 되었고 심지어 한 달 월급이 밀려있었던 상태였다. 직원도 많았으니 그들의 월급만 해도 엄청난 금액이었다.문지원은 아직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하지 못했고 그저 일단 부딪쳐 보면서 해결하려고 했다. 자신이 죽기 전까지 언젠가는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지그시 감았던 두 눈을 다시 떴을 때 그녀는 자존심을 꾹꾹 눌러버렸다. 지금 상황은 자존심을 챙길 때가 아니었다.“자금 문제만 도와주시면 돼요. 인력 문제는 제가 따로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문지원이 말하자 비서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그는 문지원처럼 잘살던 집안의 딸이 자기 형편을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일 거라고 생각했다. 여이현이 그에게 이런 말을 전하라고 할 때도 그는 조금 난감했었다. 하지만 상황을 받아들이고 스스럼없이 도움을 요청하는 문지원을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이런 사람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성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알겠습니다. 제가 돌아가서 대표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자금은 아마 오늘이 아니면 내일 즈음에 이체될 겁니다. 그때가 되면 문지원 씨께서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시길 바랄게요.”비서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역시나 비서가 말했던 것처럼 오후에 바로 문지원의 핸드폰으로 은행 메시지가 도착했다.그녀의 카드로 이체된 금액은 총 2억 원이었고 이 돈으로 충분히 밀린 직원들의 월급을 해결할 수 있었다.문지원은 돈을 받자마자 바로 예전의 공장장을 찾아갔다. 공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25화

    여자는 문지원을 본 후 딱히 반기는 기색이 아니었고 그저 옆으로 길을 내어주며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들어와요.”“지원아, 네가 여긴 어쩐 일이니?”손기영은 아주 열정적인 모습으로 문지원을 반기며 차도 따라주고 과일도 내주었다. 옆에 있던 그의 아내는 보면 볼수록 짜증이 치밀었다.“그 체리는 해수를 위해 남겨놓은 건데 그걸 왜 꺼내. 지금 체리가 얼마나 비싼지 알고는 있어?”“집에 손님이 왔는데 아무것도 대접하지 말라고? 곧 식사 시간이니까 당신은 얼른 가서 상이나 차려줘.”손기영은 자신의 아내에게 눈빛을 보냈다. 그도 문지원이 자신을 왜 찾아온 것인지 모른다. 어쩌면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 찾아왔을 수도 있다. 어쨌든 손기영은 이렇게 반겨주는 것 외엔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밀린 한 달 월급은 나중에 천천히 받아도 되었지만 영원히 안 받을 수는 없다.나중에 문씨 가문에 다시 돈이 생겼을 때 받을 생각이었다. 사람이 아무리 힘들고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양심도 없이 근본을 잃어서는 안 되었으니까. 그는 문지원을 보며 말했다.“오늘은 아저씨네 집에서 저녁이라도 먹고 가. 아저씨 집은 너도 보다시피 그저 그래. 음식도 좋은 걸 내어줄 수 없지만 그래도 싫어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구나.”문지원은 얼른 고개를 저었다.“아저씨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그녀의 집안은 손기영의 상황보다 더 못했기에 그녀가 감히 남의 집을 평가할 자격이 없었다. 더구나 손기영은 그녀에게 월급에 대한 말은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으니 오히려 그에게 고마워해야 했다.“그래. 얼른 앉아. 난 집사람이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나 주방으로 가서 확인하고 오마.”손기영은 자기 아내 손을 잡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자마자 그의 아내라 비꼬아 말했다.“하이고, 공장장님. 아주 그냥 세기의 대인배네. 월급을 달라고 하지 못할망정 지금 나더러 상까지 차려서 바치라는 거야? 참나, 대단하네. 대단해!”여자는 그를 향해 엄지를 척 들며 비꼬았다. 손기영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26화

    ‘이렇게나 빨리 월급을 준다고?'돈을 받은 손기영은 현실감이 떨어져 얼떨떨한 얼굴로 보았다.“지원아, 이 돈은 어디서 난 거니?”“아저씨, 사실 제가 최근에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협력처 쪽에서 자금을 투자했어요. 그래서 받자마자 밀린 월급을 주러 온 거예요. 저도 아저씨랑 다른 직원분들의 형편이 안 좋다는 거 알고 있고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문지원은 차근차근 손기영에게 설명해주었다.“그리고 월급 말고도 물어볼 것이 있어요. 혹시 다른 곳으로 취직하셨어요? 그런 게 아니라면 다시 공장으로 돌아와 일할 생각 있으세요? 아저씨가 돌아오셔도 여전히 공장장으로 일하실 거예요. 공장에 새로운 주문이 들어왔는데 직원이 부족하거든요.”갑작스러운 소식에 손기영은 너무도 기쁘면서도 놀랐다.“공장이 이렇게나 빨리 다시 돌아간다고?”그는 확실히 문정 그룹이 다시 일어설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나 빨리 일어설 줄은 몰랐고 그것도 문지원의 손에서 다시 일어서게 될 줄은 몰랐다. 겉보기엔 한없이 연약한 문지원이 파산한 기업을 다시 회생하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네. 전 전에 일하시던 분들이 계속 일했으면 해서요. 어쨌든 그동안 일한 시간이 있으니 경험도 쌓였잖아요. 만약에 정말 싫어서 다들 거부한다면 저도 이해하니까 괜찮아요. 신입을 뽑아서 다시 일 가르쳐주면 돼요.”“난 당연히 좋지. 회장님도 나한테 얼마나 잘해주셨는데. 너도 돈이 생기자마자 우리 밀린 월급부터 주려고 온 거잖아. 난 내일부터 바로 출근할 수 있단다.”손기영은 자신의 허벅지를 ‘탁' 치면서 말했다. 안 그래도 취직이 잘되지 않아 속이 타던 때였다. 그런데 문지원이 다시 일하러 오라고 하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는 돈 봉투에서 40만 원 정도 세더니 꺼내 문지원에게 돌려주었다.“지원아, 아니지. 문 사장, 난 월급만 받을게. 우리 사이에 이자라니. 당연히 일한 만큼 받아야 하지 않겠어? 그러니 이 돈은 더 받을 수 없어.”문지원은 웃으며 그를 보았다. 예전부터 그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27화

    문지원은 여진 그룹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손기영에게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손기영은 공장장으로 오랫동안 일했었기에 공장의 시스템에 아주 잘 알고 있었고 프로젝트를 듣자마자 그녀에게 자기 생각을 말해주었다.“문 사장, 예전에 일하던 직원 절반만 불러와도 정해진 기간에 완성할 수 있을 거야. 그런데 만약에 다른 사람들도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하려고? 받아줄 거야?”“당연하죠. 아저씨, 저희가 함께 일한 시간이 얼마인데요. 이번에 회사에 이렇게 큰 곤란이 들이닥치고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데도 남아서 함께 일하고 싶다는데 당연히 받아들여야죠. 공장엔 앞으로 이 프로젝트 말고도 다른 프로젝트도 있을 거예요. 그분들만 원하신다면 저는 전부 받아줄 거예요. 사람이 적은 것보다 많은 게 더 낫지 않겠어요?”문지원은 이미 미래까지 생각해두었다. 여진 그룹과의 프로젝트는 지석훈 덕에 뺏어올 수 있었던 것이었기에 급한 불부터 끄고 공장을 성공적으로 다시 가동한다면 다시 회사를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장이 계속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일시적인 프로젝트보다는 장기적으로 프로젝트를 협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했다. 평생 이 하나의 프로젝트만 바라면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알겠어. 문 사장 말만 들어도 힘이 솟아나는구먼. 앞으로 난 문 사장이 아니면 일하지 않을 거야.”손기영은 손을 올려 가슴을 치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문지원은 정말이지 문용석을 닮아도 너무 닮았다. 게다가 손기영은 문지원이 회사를 이끌어가면 어쩌면 전보다 훨씬 더 잘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문씨 가문에서 나온 문지원은 단 한 순간도 쉰 적 없었다. 공장의 일은 손기영에게 맡길 수 있다고 해도 프로젝트를 끌어오는 일은 그녀가 해야 했다.그녀는 이번에 문용석의 사무실로 가 예전에 협력했던 협력 업체의 리스트를 찾아내곤 일일이 전화를 걸어 물었다. 문용석은 쓰러지기 전에 큰 프로젝트든 작은 프로젝트든 전부 직접 관리했고 질량도 꼼꼼히 살폈던지라 협력 업체 쪽에서 명성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28화

    “다들 돌아오지 않겠다고 하지? 이미 떠난 마음을 아무리 설득해봐야 돌아서겠어? 그리고 정말로 돌아온다고 해도 전처럼 열심히 일하려 하지 않을 거라고.”유은진이 옆에서 손기영을 달래주었다.“나도 이 사람들이 돌아오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아. 하지만 문 사장이 직원만 모이면 바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단 말이야. 일손이 부족한데 어떻게 일을 해? 물론 야근해도 괜찮아. 하지만 사람이 매일 야근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 누가 버틸 수나 있냐고.”손기영은 점점 커지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문지원은 이 일을 그에게 맡겼던지라 미리 보너스까지 챙겨주었다. 그랬기에 그는 반드시 맡겨진 임무를 잘 완성해야 했고 문지원의 믿음을 져버려서는 안 되었다.“내 기억에 우리 마을에 일거리 없는 사람들 꽤 되지 않았나? 일당만 받으며 불안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기억해. 같은 마을 사람들이니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가 잘 알잖아. 그 사람들 중 믿음직스러운 사람들만 골라서 리스트를 만들고 문 사장한테 물어보는 건 어때? 괜찮다면 우리가 그 사람들에게 연락하면 되잖아.”유은진은 고민하는 손기영을 위해 방법을 생각해냈다. 손기영은 바로 유은진이 말한 대로 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었으니까. 일단 먼저 공장부터 다시 가동하는 것이 먼저였다....다음 날 아침 일찍 문지원은 공장으로 왔다. 공장은 어제보다 더 깨끗했고 먼지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청소 업체를 부르지 않았다.의아했지만 문지원은 일단 발을 들어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손기영이 사람들을 이끌고 청소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전에도 공장 안에 있는 설비들을 다루며 일해야 했던지라 설비에 진심이었다. 그랬기에 청소하는 것도 힘이 났다.“아저씨, 뭐 하세요?”“아, 문 사장. 이 사람들은 오늘부터 일하고 싶다고 한 우리의 직원들이야. 다들 할 일이 없는 거 같기에 일단 공장 청소 좀 하자고 했어. 그럼 나중에 일할 때도 편하잖아.”손기영은 들고 있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29화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문정 그룹의 단골 협력 업체 대표인 주현철이었다. 어제 문지원은 그에게도 연락했었지만 주현철이 수중에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없다고 대답했기에 그녀는 결국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오늘 갑자기 전화한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일단은 받았다.“네, 아저씨. 무슨 일이세요?”“지원아, 아저씨가 너한테 프로젝트 소개해주려고 전화했단다. 어제 나한테 연락하지 않았니. 나한테까지 연락했으니 당연히 널 도와줘야지. 안 그러니?”주현철의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로 들려왔다. 사실 문지원은 그의 연락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분명 상대에게 협력하겠냐고 물었지만 상대는 그녀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분명 협력은 서로 이익을 바라고 하는 일인데 말이다. 하지만 손님은 왕이었던지라 그녀는 그가 꺼낸 말이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해서 말다툼을 할 수는 없었기에 웃으며 대답했다.“네, 고마워요. 아저씨.”“지금 시간이 있는 거면 같이 식사라도 하자꾸나. 내가 소개해주지. 둘이서 잘 얘기해보고 서로 목적이 같다면 오늘 계약서를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구나. 얘기가 잘 안 되어도 괜찮단다. 이 아저씨한테 다 방법이 있으니까.”주현철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툭툭 치며 말했다. 문씨 가문의 상황을 이미 전해 들어서 알고 있던 그였다. 솔직히 말해서 문지원은 현재 홀로 분투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그녀가 어떻게 다시 회사를 일으켜 세울 수 있겠는가. 다만 문지원의 미모는 확실히 예뻤다. 예쁜 얼굴을 가진 여자라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네, 시간 있어요. 아저씨 주소를 문자로 보내주세요. 제가 지금 바로 갈게요.”문지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빠르게 문자로 받은 주소로 향했다. 룸의 문을 열자 안에는 남자 두 명이 앉아 있었다. 한 명은 그녀와 통화했던 주현철이었고 다른 한 명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지원아, 내가 너한테 소개하고 싶다던 사람이란다. 이름은 현유한이니까 현 대표라고 부르면 되겠구나.”“아니에요. 저와 문지원 씨는 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30화

    “지원 씨와 같은 나이대 여자들은 대부분 명품 가방을 좋아하던데, 아니면 명품 액세서리라던가 말이에요. 누가 허구한 날 공장에만 박혀서 더러운 일꾼들과 대화를 해요. 지원 씨 아버님 책임감이 전부 지원 씨가 떠안고 있으면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안 그래요?”현유한은 자꾸만 슬금슬금 그녀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지원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현 대표님, 전 대표님을 아주 존경해요. 오늘 이렇게 온 것도 사업에 관해 얘기하려고 온 거예요. 만약에 대표님께서는 다른 의도로 오신 거라면 전 이만 가볼게요.”주현철이 소개해준 상대는 정말이지 전혀 믿음직스럽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간다면 그녀는 반드시 주현철의 연락처를 차단하고 더는 연락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를 곱게 보내줄 현유한이 아니었다. 겨우 그녀를 속여 이곳까지 나오게 했으니 반드시 원하는 대로 놀아야 직성이 풀렸다. 그렇게 생각한 그는 문지원의 팔을 확 잡아당겼다.“나랑 살면 매달 용돈 1000만 원 줄 수 있는데 뭐하러 힘들게 이리저리 돌아다녀요? 어차피 그 공장도 곧 망할 것 같은 데 시간 낭비는 하지 않는 게 더 좋지 않겠어요?”“이거 놔요!”문지원은 두 눈을 부릅뜨며 발을 들어 그를 차버렸다.‘지금 스폰 제안하는 거야? 꿈 깨라고 해!'그녀에게도 자존심이 있었고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자기 몸까지 팔 정도는 아니었다.“씨X, 좋게 말할 때 이리와.”현유한은 그녀의 발길질에 앓는 소리를 냈다. 룸 안에는 둘 뿐이었고 그의 힘이 그녀보다 셌던지라 당연히 문지원 정도는 쉽게 잡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여하간에 문지원의 집안 상황도 좋지 않았던지라 문지원의 편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가 무슨 짓을 해도 그녀를 지켜줄 사람도 없었다.“얌전히 있는 게 좋을 거야. 만약 내 심기를 거스른다면 이 바닥 사람들에게 절대 너와 협력하지 말라고 할 거고 그렇게 되면 네 그 허접한 공장도 망하게 되겠지!”현유한은 문지원을 노려보며 협박했다. 하지만 문지원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31화

    지석훈은 문지원이 말을 하지 않자 한숨을 내쉬었다.“일단 상처부터 치료해줄게.”이내 그는 소독약을 들고 돌아왔다. 문지원은 움찔하며 다소 민망해진 어투로 말했다.“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제가 할게요.”그러나 지석훈은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움직이지 마.”문지원은 저도 모르게 그의 말을 따랐다. 지석훈이 들고 있는 면봉이 그녀의 피부에 닿을 때마다 그녀는 어딘가 자극을 받은 것처럼 움찔거렸고 차가운 소독약에 찌릿찌릿한 기분이 들었다. 지석훈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자신이 약을 아프게 바른 것은 아닌지 생각했지만 문지원은 오히려 자신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오해했다.“미안해요...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에요. 약이 상처에 닿으니까 따가워서 저도 모르게 움찔거린 거예요.”문지원은 원래부터 곱게 자란 부잣집 딸이었다. 문용석은 입원하기 전까지 행여나 자기 딸이 조금이라도 다치게 될까 봐 애지중지하며 길렀던지라 상처에 소독약을 발라보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그럼 살살 발라줄게.”이렇게 말한 지석훈은 천천히 움직였지만 문지원은 오히려 더 고역이었다. 소독약이 묻은 면봉이 상처에 닿을 때 원래는 그저 따갑기만 했지만 지석훈이 살살 바르고 있으니 깃털로 간질이는 것처럼 간지럽기도 했다.어떤 사람들은 고통을 잘 참을 수 있어도 간지러움은 참지 못했다. 문지원이 바로 이런 부류에 속했다. 결국 참지 못한 그녀는 손을 뻗어 지석훈의 손을 잡아버렸다. 지석훈도 멈추며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시선이 맞닿은 순간 문지원은 그제야 자신이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그냥 아까처럼 발라주세요. 이건 너무 간지러워요.”그 말을 들은 지석훈은 굽혔던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헛기침 두어 번하며 어색한 목소리로 말했다.“미안해. 내가 거기까진 생각을 못 했네. 하지만 네 몸에 있는 상처들은 약 발라야 나을 수 있는 상처들이야. 어떤 부위엔 네 손도 닿지 않을 거고. 아니면 내

Bab terbaru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32화

    하지만 감동보다는 오히려 속이 울렁거렸다.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에 문지원은 당장 얼굴이 일그러지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지석훈도 뒤따라 들어오며 물었다.“속이 안 좋아?”“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요즘 세 끼 식사도 꽤 규칙적으로 하고 날것 이거나 차갑거나 매운 음식도 먹지 않았는데...”문지원은 배를 움켜쥐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지석훈도 그녀와 같은 생각을 한 듯 방으로 가서 임신 테스트기를 가져왔다.문지원은 놀라며 물었다.“언제 산 거예요?”지석훈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문지원은 아무 말이 없었다.5분 후, 그녀는 복잡한 얼굴로 다시 나왔다. 한 손은 여전히 배 위에 올려져 있었고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역력했다.정말 임신한 것이다!그녀와 지석훈이 결혼한 지 겨우 3개월밖에 안 되었는데 이렇게 빨리 임신하다니.지석훈은 오히려 태연해 보였다. 하지만 입가에 감출 수 없는 미소를 보면 그 역시 겉모습처럼 평온하지 않고 흥분을 억누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정말 임신한 거예요?”문지원은 아직 믿기지 않는 듯 물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번 달 초에 생리가 끝났기 때문이다.“아마 생리가 끝난 후 며칠 사이일 거야.”지석훈의 목소리는 문지원에게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니 그녀의 귀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 그녀는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임신 테스트기는 가끔 틀릴 수도 있으니 이런 일은 직접 검사를 받아보고 확인해야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손에 든 검사지를 보고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의사는 마침 지석훈과 알고 지내던 사람이었다.“축하합니다, 지 원장님. 부인께서 임신 2주 차입니다.”“감사합니다.”지석훈은 침착하게 그녀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병원 진료실을 막 나오자마자 지석훈은 문지원을 품에 안았다.“너무 좋아. 우리 아이가 생겼어.”문지원은 남자가 미세하게 떨리는 모습을 보며 멍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31화

    물론 손에 있는 일을 무턱대고 모두 남에게 맡기는 것은 너무 과한 부담을 주는 일이다.문지원은 비서를 사무실로 불렀다.“올해 25살이죠?”비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나이는 모두가 다 아는데 문지원 회장이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혹시 소개팅을 시켜주려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비서는 고마웠지만 거절하며 말했다.“문 사장님, 저는 아직 젊어서 당장은 결혼할 생각이 없습니다.”“전 당신더러 결혼하라고 하는게 아니에요.”문지원은 펜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그냥 평소에 잡다한 일들을 맡기고 싶어서요. 확인이 필요한 문서들은 평소에 굳이 내게 제출하지 않아도 돼요.”비서는 그 뜻을 이해했다.이건 곧 그녀에게 승진과 급여 인상을 주려는 것이다. 문지원이 그녀의 의견을 확인한 후 급여를 조금 올려줬고 비서에게 몇 명의 적합한 인재를 추가로 모집해서 예비 인력으로 두라고 지시했다.“평소에 내가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대신 처리해주고 만약 문제가 생기면 그때마다 보고하면 돼요.”비서는 한숨을 쉬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녀 혼자서 이렇게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었다.일정이 정리되자 문지원은 업무에서 상당 부분 해방되었다.예전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쁘게 일하다 보면 퇴근 시간이 되어도 일이 끝나지 않고 긴급 통지가 오면 또 회의를 위해 야근을 해야 했다.이제는 오후 4시 반쯤이면 일을 마치고 퇴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비서가 몇 명을 더 찾아서 양성해 두었기에 업무가 적절히 분배되어 모두 바빠 죽을 정도가 아니라 적당히 딱 맞는 분량을 처리할 수 있었다.그 덕에 문지원은 지석훈과 함께 결혼 후의 삶을 더욱 즐길 수 있게 되었다.지석훈도 이에 매우 만족해했다.“널 주려고 선물을 챙겨왔어. 들어가서 한번 봐.”그가 집 문 앞에 다가서더니 걸음을 멈췄다.문지원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안은 어두컴컴했다.“뭐 숨겨놨어요? 아직 불도 켜지 않았네요, 수상하게.”탁! 하며 불이 켜지자 거실의 모든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30화

    문지원은 이 주제가 다소 위험하다고 느꼈다. 비록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자신과 배석훈이 결혼한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돼지고기를 먹어보지 않았다고 해도 돼지가 뛰어다니 것을 본 적은 있을 것이다. 문지원은 그러면서도 반쯤 빚어놓은 만두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이에 지석훈의 어머니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너희들도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 아이를 가져야지. 평소에 좀 더 노력해야 한단다.”문지원은 잔소리를 듣고 나서 나오니 기운이 다 빠져있었다.시어머니는 문지원에게 정말 잘해주었다. 거의 마음을 쏟아붓는 수준이었다. 비록 문지원의 집안 사정이 좋은 것을 알면서도 혼수 때 오랜 세월 모은 돈으로 집 한 채를 사서 선물해 주었다. 사실 지석훈도 자기 집이 있었지만, 시어머니는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다. “너희 집도 너희의 것이지만, 이건 내가 어른으로서 선물하는 거란다.”게다가 그 집에는 문지원의 이름도 함께 올려져 있었다.그래서 시어머니의 출산 독촉에도 문지원은 어쩔 수 없이 버텨야만 했다. 다행히도 시어머니는 어린 이들에게 엄격하게 구는 편은 아니었다. 만두를 빚을 때 한 번 그런 말을 했고 또 떠나면서도 지석훈을 불러 몇 마디 잔소리했다. 문지원은 그 모자간의 대화를 듣지 못했다.돌아가는 길에 문지원은 약간 궁금해져 지석훈에게 물었다.“나갈 때 어머니께서 뭐라고 하셨어요?”“정말 알고 싶어?”“네.”그러자 지석훈은 문지원의 머리를 숙이게 한 후 그녀의 흩어진 머리칼을 살며시 넘겨주며 귀 옆에서 낮게 속삭였다.“우리 아이를 빨리 낳으라고 하셨어.”남자의 낮고 진한 목소리는 얼굴을 붉히고 심장을 뛰게 만드는 약보다도 중독성이 강해 문지원의 귀가 금세 붉어지고 말았다.저녁이 되자 지석훈은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 문지원의 머리를 받치고 이마를 맞대며 낮은 숨소리를 내쉬었다. 문지원은 마치 파도 속에 잠긴 것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9화

    그 눈빛 속에서 조용히 터져 나오는 그 소유욕. 마치 옛 시대의 군벌과 그의 부인 같았다. 그리고 사진작가는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 운 없는 사람이 되어 몰래 촬영을 하고 있었다. 사진작가는 자신의 상상에 자극받아 목소리가 떨렸다.“지석훈 씨, 고개를 들어 카메라를 봐주세요.”지석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사진작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사진작가는 재빨리 셔터를 눌렀다. 그 후에도 그들은 여러 세트의 사진을 찍었고 찍은 사진들은 모두 문지원에게 하나하나 보여주었다. 문지원은 모든 사진에 다 만족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든 것은 민국 시대 주제의 사진이었다.“대략 며칠 안에 나오나요?” 그녀가 물었다.사진작가는 답했다.“빠르면 이삼 일정도 걸릴 겁니다. 그때 완성된 사진들을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개인적인 부탁이 하나 있는데 혹시 두 분께서 응해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바로 아까 찍은 사진 중 몇 장이 제가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어서 사진관 벽에 걸어두고 싶습니다.”문지원은 사진관에 들어올 때 봤던 사진 벽이 생각났다.“그 벽에 걸어두시겠다는 건가요?”“네.”사진작가는 그 벽은 사진관의 특별한 기념 및 홍보 방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잘 나온 사진들은 사진 주인에게 동의를 구한 뒤 동의하면 벽에 전시한다고 한다..문지원은 옆에 있던 지석훈을 바라봤다. “저는 괜찮은데, 당신은요?” 지석훈도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마음대로 하도록 해.”며칠 후 문지원은 사진작가가 보내온 사진을 받아 소중히 간직했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그 사진관 벽에 전시된 사진들이 곧 사람들의 눈에 띄어 사진이 찍혀 인터넷에 올라간 것이다.잘생긴 남성과 아름다운 여인의 조합과 최상의 촬영 기술 덕분에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다.네티즌들은 저마다 아아 소리를 냈고 많은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 “마치 옛 시대의 군벌 부인 같다.”“완전 대박이다.”“3분 안에 그들의 모든 정보를 알고 싶다.” 하지만 이 모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8화

    문지원은 약간 마음이 움직였다.하지만 웨딩 촬영은 이미 여러 번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섬에서 몇 세트 찍었고 그 후 결혼식 현장에서 또 몇 세트 찍어 셀 수 없을 정도였다.게다가 이번 촬영은 개인 예약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사진관이 꽤 유명하다고 들었다.물론 사진관 이름에 걸맞게 예약은 거의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이 정도면 지석훈이 얼마나 큰 노력을 들여 예약을 잡았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웨딩사진만 찍는 데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하지만 문지원 역시 이런 곳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기에 무엇을 찍어야 할지 몰랐다.“한번 보세요. 이건 저희가 예전부터 선보였던 스타일들이에요.”사진작가는 친절하게 앨범 한 권을 꺼내 보였다.앨범에는 이전 고객들이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담겨 있었는데 정말 다양한 스타일이 있었고 모두 아름다웠다.이 사진관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정말 최고였다.문지원은 그중에서도 민국 시대 주제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이렇게 찍을 수 있을까요?”사진작가는 그녀가 가리키는 사진을 한 번 살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됩니다. 먼저 메이크업하고 옷을 갈아입으세요. 직원들이 촬영 스튜디오를 설치할게요.”옷은 사진관에서 준비한 것으로 하고 지석훈의 요구에 따라 전부 새 옷이었다.사실 문지원은 소품용 옷을 입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쨌든 한 번 입었다가 나중에 벗으면 되는 거고 몸에 달라붙지 않아서 안에 옷을 받쳐 입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지석훈은 직업병이 발동했고 그런 건 용납할 수 없었다.결국, 문지원은 어쩔 수 없이 그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급히 새 옷을 가져와야 했기 때문에 원래 걸리던 시간에서 15분이 더 추가되었고 메이크업 등 기타 과정도 진행해야 했다.문지원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왔을 때는 이미 2시간이 지난 후였다.그러나 결과는 확실했다.곧은 치파오가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감쌌고 문지원은 옷자락을 살짝 들어 올렸다. 마치 지난 옛 시대의 그림 속에서 걸어 나온 듯한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7화

    결혼 후 문지원은 휴가를 내서 신혼여행을 갈까 고민해 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요즘 지석훈이 거의 계속 병원에 머무르며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을 떠올리며 본의 아니게 한숨이 나왔다. 비록 이미 익숙해졌긴 했지만 실망을 감추기는 어려웠다.비서도 그녀에게 물었다.“문 사장님, 신혼여행 가고 싶지 않으세요? 제 동창 중 한 명이 며칠 전에 결혼했는데 요즘 여기저기서 신혼여행 정보를 알아보며 준비 중이에요. 신혼여행이 없는 결혼은 반은 실패한 거랑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고요.”그 말을 들은 문지원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제대로 볼 생각조차 들지 않았고 비서는 무언가를 눈치챈 듯했다.“그렇지 않으면... 문 사장님, 지 의사님이 일하시는 곳에 한 번 가보시는 건 어떠세요?”그녀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어쨌든 문지원은 요즘 정신이 산만하여 업무에 집중할 기색도 없었다.문지원은 비서의 시선 속에서 정신을 차렸다. 요 며칠 동안 집에 돌아와도 지석훈을 보지 못해 한참 혼란스러워했던 자신을 깨달으며 약간 부끄러워졌다.“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기획서 한 부 복사해 가져다주세요.”점심 무렵, 문지원은 막 일을 끝내고 밥 먹으러 가려던 찰나, 핸드폰에 지석훈의 메시지가 떴다. 같이 밥을 먹자는 메시지에 문지원은 미소를 지었다. 멀리서 이 장면을 본 직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웃음을 터뜨렸다.문지원은 재빨리 열쇠를 챙기고 회사를 떠났다. 지석훈은 그녀를 새로 오픈한 가게로 데려갔다.식사를 마친 후 문지원은 지석훈을 바라보며 머뭇거리다가 물었다.“병원에 다시 돌아갈 거예요?”“응?”지석훈은 눈썹을 치켜들며 고의적으로 물었다. “내가 돌아가길 바라는 거야?”그 말을 들은 문지원은 순간 당황했다. 사실 그녀는 지석훈이 자신과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주길 바랐는데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임에도 불구하고 각자 업무에만 매달려 밤에야 겨우 함께 잠자리에 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수줍음이 많은 그녀는 그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다.지석훈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6화

    예전에는 이런 일이 있을 때면 지석훈은 항상 선을 지켰지만 오늘 밤엔 조금 달랐다. 그는 그녀를 침실에서 욕실로 다시 침대로 옮겨가며 몸 곳곳에 뜨거운 입맞춤을 했다.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문지원은 여전히 몸속 깊이 스며든 감각이 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그리고 그녀는 예상대로 휴가를 냈고 이틀이 지나서야 회사에 다시 나왔다.회사 사람들은 이미 예상이라도 한 듯 문지원이 출근하자 하나같이 말했다.“문 사장님, 결혼 축하드려요.’문지원은 무려 사흘이나 결근했지만 다들 그 사흘 동안 무얼 했는지는 굳이 말 안 해도 짐작이 갔다.분명 부부 생활이 아주 좋았겠지, 아니었으면 일까지 내팽개치고 안 나왔을 리가 없다.문지원은 직원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얼굴을 들 수도 없어 그저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지난번에 당한 적이 있었던 터라 문지원은 이제 출근 전에 거울 앞에서 꼼꼼히 점검했다.몸에 키스 자국이 드러나지 않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하고 회사를 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그 흔적들을 들켰을 경우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문지원이 예상치 못했던 건 며칠 지나지 않아 결혼을 축하하는 선물이 회사로 배달됐다는 것이다.문지원은 처음에 여울이 보낸 거라고 생각했지만, 물어보니 아니었다.택배 상자의 외관을 살펴봐도 발신자가 적혀 있지 않아 더욱 수상했다.“이거 가져온 사람이 누가 보낸 건지 말했어요?”문지원이 로비 직원에게 물었다.로비 직원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냥 두고 바로 가버렸어요.”문지원은 뭔가 직감적으로 찜찜한 마음이 들어 그 택배를 챙겼고 사무실에 들어와서야 상자를 열었다.그 안에는 브로치 하나와 축하 카드 한 장이 들어 있었다.문지원은 축하 카드를 집어 들어보니 카드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결혼 축하해요.”글씨체는 아주 정갈하고 예뻐 여성의 필체 같았다.그녀는 곧바로 짐작이 갔다.문지원은 그 브로치를 지석훈에게 보여주자 그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아무 말 없이 브로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5화

    여울은 아직 최주하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최주하도 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문지원이 알기로 여울은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고 결국 받아들이게 되는 건 시간문제일지도 몰랐다.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친구 일에 깊이 관여하는 것도 괜히 어색하고 조심스러웠다.게다가 얼마 전 지석훈이 슬쩍 귀띔하듯 말했다.“며칠 전에 여울 씨가 병원에 재검진받으러 왔는데 주하가 데리고 왔었어.”그 말을 듣고 문지원은 혀를 끌끌 찼다.평소에 말도 없고 조용하던 여울이 은근히 비밀 많은 타입이었던 모양이었다.그렇게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어느덧 다음 달 중순이 되었다.지석훈은 아예 와인 농장을 통째로 빌려 며칠에 걸쳐 그곳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꾸며놓았다.결혼식을 올릴 장소는 바로 거기였다.그 와인 농장은 웬만한 호텔 못지않게 컸고 내부에는 수년간 숙성된 고급 와인들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고 결혼식 날 손님들이 오면 바로 꺼내어 대접할 수 있을 정도였다.그들은 결혼 소식을 널리 알리진 않았다.이건 문지원이 원한 방식이었다.그녀는 온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리는 그런 결혼식보다는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만 초대해서 조용히 축하받는 걸 선호했다.행복은 굳이 남들에게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까.그런데 결혼식이 한창일 때 지석훈이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프러포즈했다.해변에서 했던 프러포즈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진중한 분위기였다.“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지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서... 예전엔 내가 사랑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렸던 순간이 많아. 이제는 더 이상 놓치고 싶지 않아. 이렇게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앞으로 남은 인생... 너랑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그의 말이 끝나자 하객들 사이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문지원은 무대 위에서 입을 손으로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식이 끝날 무렵, 문지원은 멀리서 검은색 카이엔 SUV가 그녀의 친구 여울을 데리러 오는 걸 보았다.차창이 천천히 내려가자 예상대로 그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은 최주하였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4화

    문지원은 문득 자신이 계획에 철저히 걸려들었다는 생각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처음부터 계획한 거죠?”“응.”지석훈은 미소 지으며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사실, 그는 그녀를 향한 마음을 오래전부터 숨겨온 것이었다....해변에서의 프러포즈 이후 문지원에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손가락에 반짝이는 반지가 생겼다는 점이었다.이 반지는 지석훈이 특별히 맞춤 제작한 것이었다. 그녀는 우연히 그의 휴대폰을 보다가 두 달 전에 이미 주문이 들어가 있었다는 구매 기록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렇게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접한 지석훈의 부모님은 곧바로 혼인신고부터 하라고 재촉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문지원은 우연히 지석훈의 어머니가 그를 붙잡고 타이르는 말을 듣게 되었다.“네 아빠랑 난 애초에 너한테 기대도 안 했어. 하루가 멀다고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니 너 같은 애한테 누가 시집오겠나 싶었거든. 그런데 다행히 네가 능력 있어서 지원이 같은 좋은 아이를 데려왔으니 얼른 확실히 붙잡아야지. 빨리 혼인신고부터 해. 나중에 그 아이가 너 버리고 떠나버리면 그땐 어디 가서 울어도 소용없어!”문지원은 그 대화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신기한 건 지석훈이 워낙 점잖고 진지한 사람이어서 집안 분위기도 매우 조용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었다. 아버지는 이미 퇴직해 한가로운 성격으로 매일 독서나 산책을 즐기는 조용한 스타일이었다. 어머니는 젊었을 때는 커리어 우먼이었고 호탕한 성격으로 남편에게 엄격하면서도 친화력이 강한 사람이었다.두 분 모두 차분한 듯하면서도 내면에 장난기를 숨기고 있는 아들을 낳을 것 같진 않았는데 이게 바로 유전자의 신비인가 싶었다.하지만 어머니가 그렇게 그녀를 좋아해 주는 모습에 문지원도 안심했다. 확실히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한편 문지원의 아버지는 지석훈과 따로 대화를 나눈 이후부터 정확히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몰라도 그에 대한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