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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6화

작가: 류한나
나도현이 갑자기 전화한 것을 보아 답장도 없고 전화도 받지 않은 양시은이 이유인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화가 나 양채은에게 연락해 그녀를 난처하게 하려는 것이다.

“걱정되어서 전화했어. 지금 어디야?”

나도현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그는 양시은이 양채은의 옆에 있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지금처럼 담담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의 목소리를 양시은은 전부 듣고 있었다.

핸드폰을 든 양채은은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당연히 집에서 얌전히 태교에 집중하고 있었죠. 태경 씨, 오늘 많이 바빠요?”

“아니, 별로. 네 언니는?”

나도현이 바로 양시은을 찾아대기 시작하자 양채은은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현이 이상하리만큼 양시은에게 관심을 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한 그녀는 나도현이 양시은의 처지를 전부 알고 있어서, 그녀를 위하는 마음에 그녀의 언니도 걱정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언니는 제 옆에 있어요. 내일은 언니랑 함께 병원에 가기로 했거든요. 하민이를 못 본 지 꽤 된 것 같아서요.”

“네 언니가 지금 뭘 입고 있는지...”

나도현은 일부러 말꼬리를 늘이며 말하고 있었지만 말을 마치기도 전에 양시은이 말을 잘랐다.

양시은의 이마엔 식은땀이 흘러나왔고 몸이 비틀대고 있었다. 입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채은아, 난 이만 방으로 가서 쉴게.”

만약 계속 나도현에게 영상을 찍어 전송하지 않는다면 계속 이런 식으로 그녀를 괴롭힐 것이 분명했다.

“어? 내가 부축해줄까?”

핸드폰을 들고 있는 양채은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랐지만 오늘따라 유난히도 양시은이 수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가 수상한지는 몰랐다.

“괜찮아.”

양시은은 도망치듯 빠르게 방으로 가버렸다. 정말이지 1초라도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알았어. 그럼 얼른 가서 쉬어.”

양채은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

“참, 태경 씨. 방금 우리 언니가 뭐라고 했어?”

“별거 아니야. 그냥 내일 병원엔 네 언니 혼자 가도 되지 않겠냐는 말을 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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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사와 악마의 목소리는 이러했다.“하민이는 원래부터 아픈 아이였잖아. 네 언니는 애초에 널 동생으로 생각한 적도 없는데 왜 언니 입장까지 고려해야 하는 거지? 그런 사람이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는 거야!”악마의 목소리가 점차 그녀의 이성을 지배하고 있었지만 천사의 목소리는 여전히 악마와 대항하고 있었다.“안 돼. 아이가 아직 어리잖아...”그러자 악마는 다시 반박했다.“양채은, 만약 네가 손 놓고만 있다가 네 아이가 사라진 뒤에야 복수할 생각이야?”양채은은 당연히 자신의 아이가 사라지길 바라지 않았다.몇 년 동안 그녀는 항상 노력했지만 양시은은 그녀가 노력하는 모습을 본 적 없었고 심지어 약혼식 그날에도 나도현과 뒹굴고 있었다.분명 나도현은 그녀의 약혼자이고 그녀의 배 속에 있는 아이의 아빠인데도 말이다. 오로지 그녀의 배 속에 있는 아이만 나도현에게 아빠라고 불러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양채은의 눈빛이 점점 싸늘해졌다....한편 나도현은 녹음 파일 덕분에 검찰과 경찰은 허효준을 소환해 조사하기 시작했고 허효준이 다른 누군가와 나도현을 모함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나도현을 석방했다.나도현이 나오자 허효준이 들어가게 되어 두 사람의 상황은 정반대가 되었다.원래는 그저 스쳐 지나가게 되겠지만 나도현은 허효준 앞에 서 있었다.그는 처음부터 자신이 누군가에게 모함당했을 거라곤 생각도 하지 않았다. 여하간에 변호사가 된 순간부터 그의 손으로 들어온 사건은 전부 잘 해결되었으니 말이다. 더구나 그에겐 나씨 가문이 있었으니 아무도 그를 건드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런데 허효준이 누군가와 손을 잡고 자신을 모함했다고 하니 나도현은 배신감에 가슴이 아팠다.“허효준, 난 널 제일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어. 난 너도 내 소꿉친구들이랑 같은 취급을 하고 있었다고.”여이현과 최주하, 지석훈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이였다. 허효준은 그의 대학교 시절 친구였지만 그는 변호사가 되었고 허효준은 판사가 되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다시 친해져 나도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09화

    박은희는 눈물을 흘리는 양시은의 모습에도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고 어떻게든 양시은이 가지고 있는 증거로 나도현을 구해낼 생각만 했다.게다가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모습에 박은희는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왜 마침 시은 씨가 그 증거를 가지고 있는 거지?”양시은은 손을 들며 맹세했다.“아르바이트할 때 효준 씨가 우연히 제가 일하는 가게로 왔고 마침 제가 서빙하고 있어서 녹음한 거예요. 사모님, 제가 왜 제 친자식으로 장난을 치겠어요?”양시은은 한 치의 거짓 없는 얼굴로, 토끼 같은 동그란 눈빛으로 말했다.박은희도 그녀와 같은 여자고 한 아이의 엄마로서 당연히 양시은의 지금 감정을 이해하고 있었다.하지만 만약 양시은의 아이가 죽게 된다면 양시은은 패닉에 빠질 것이다. 그런 상태의 양시은은 미쳐버리거나 죽어버리게 될 가능성이 아주 컸고 나도현도 양시은을 점차 잊으리라 생각했다.박은희의 머릿속에 순간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핸드폰을 나한테 넘겨. 네 아들은 내가 어떻게든 방법을 생각해내 볼 테니까.”양시은은 핸드폰을 박은희에게 넘기려던 순간 직감했다.“아니요. 사모님께서 그렇게 흔쾌히 제 요구를 들어주실 리가 없죠. 전 사모님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 제가 죽기를 바라고 있고 더는 나도현 앞에서 나타나길 바라지 않는 거잖아요.”박은희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순간 양시은은 자신의 추측이 정확했음을 눈치챘다.그녀는 이 틈을 타 제안했다.“계약서라도 써주세요.”박은희는 인맥을 동원해서라도 그녀의 아들을 구해낼 방법이 있었지만 나도현은 그저 잠시 누명을 썼을 뿐이다. 박은희가 하민이를 구해내는 걸 본 후에야 그녀는 나도현을 위해 이 녹음 파일을 박은희에게 건넬 생각이다.생각보다 눈치가 빠른 양시은에 박은희도 더는 방법이 없어 그녀의 요구대로 계약서를 쓰기로 했다.양시은은 그제야 녹음 파일을 그녀에게 전송했고 박은희는 하는 수 없이 사람을 보내 하민이를 구해야 했다.마스크남은 지금 이런 시기에 누군가 자신을 찾아와 깽판을 벌일 줄은 몰랐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08화

    “저한테 뭘 해줄 필요는 없어요. 그냥 우리 가족만 건들지 않으면 돼요. 그게 제 유일한 요구예요.”마스크남은 나직하게 웃었다.“이 세상에서 돈과 권력을 마다하는 사람이 존재하다니. 참 신기하네요.”허효준은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었다.“그냥 내 요구만 들어줘요. 앞으로 다시는 날 찾아오지도 말고요. 그 어떠한 것도 들어주지 않을 거니까요.”그러나 마스크남은 이렇듯 손쉽게 허효준을 놓아줄 생각은 없었다. 그다음 순간 그는 허효준에게 리스트를 건넸다.“이 위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든 풀어줘요. 안 그러면 그쪽이 엘리트 변호사를 모함했다는 사실을 까발릴 거니까요.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시민들이, 그쪽 직장에서 그쪽을 가만둘 것 같아요?”여기까지 녹음한 양시은은 아주 만족했다. 그러나 나가려던 순간 허효준이 그녀를 알아보았다.“시은 씨가 여긴 왜 있는 거예요?”마스크남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해버렸다.양시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잽싸게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녀는 구체적인 상황을 몰랐지만 허효준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하고 나도현이 모함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그들이 그녀를 가만둘 리가 없지 않겠는가.허효준은 뒤쫓아 가고 싶었지만 마스크남이 그를 불러세웠다. 그는 태연하게 차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어차피 도망쳐봤자 손바닥 안이라는 걸 모르나요?”허효준은 마스크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마스크남의 눈빛이 더 어둡게 가라앉았다.“양시은에게 아들이 있지 않나요?”그 말에 허효준은 바로 깨닫게 되었다.마스크남은 핸드폰을 꺼내더니 누군가에게 연락했다.“병원 쪽으로 가서 양시은의 아들을 인질로 잡고 있어.”허효준은 다른 사람이 이 일에 휘말리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지만 이미 이 지경이 되었으니 양시은이 다른 곳에 가서 말할 수 없게 막아야 했다.양시은은 녹음 파일을 저장한 후 바로 박은희를 찾아가려고 했지만 마스크남이 한 발 더 빨랐다.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하민이의 울음소리에 양시은은 더는 나도현을 도와줄 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07화

    말을 마친 양채은은 바로 자리를 떠나버렸고 양시은은 그런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 양채은의 마음이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 그녀였어도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그녀는 바로 박은희를 찾아가려고 했고 택시를 잡은 후 나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이곳을 찾아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박은희의 초대로 와본 적 있었다.박은희는 그녀에게 호화롭기 그지없는 집안 내부를 보여준 뒤 8억을 주면서 나도현의 곁에서 떨어지라고 말했다. 그때 그녀는 속으로 맹세했다. 다시 이곳으로 발을 들이지 않으리라.그런데 오늘 그녀는 양채은을 위해 다시 발을 들이게 되었고 입구 경비원이 그녀를 막아섰다.“누구시죠?”양시은은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전 양시은이라고 해요. 제 이름을 사모님께 말씀드리면 들어오라고 하실 거예요.”그녀는 양채은을 붙잡지 않은 이유가 양채은에게 받아들일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양채은을 혼자 오랫동안 둘 수는 없었던지라 서둘러야 했다.입구 경비원은 너무도 침착한 그녀의 모습을 보곤 이내 들어가 보고를 올리기로 했다.그녀의 이름을 들은 박은희는 안색이 변했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는 대신 직접 나와서 양시은을 만났다.박은희를 본 순간 양시은은 모든 걸 깨닫게 되었다. 특히 박은희의 싸늘한 눈빛만 봐도 박은희는 그녀가 이 집안에 발을 들일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직접 나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박은희는 비꼬아 말했다.“왜, 돈이 필요한 거니?”양시은은 입술을 짓이기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아니요. 오늘 이렇게 찾아온 건 사모님이 제 가족을 건드려서예요. 전에 이미 약속했잖아요. 나도현의 곁에서 떨어져 영원히 눈앞에 나타나지 않기로요. 전 그 약속을 지켰어요.”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나도현이었다.“내가 네 가족을 건드렸다고? 도현이가 왜 네 동생한테 접근한 건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알고 있는 거 아니니? 네 동생한테는 난 손도 대지 않았다.”박은희의 표정을 보니 거짓말하고 있는 건 같지 않았다. 박은희가 아니라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06화

    비록 차는 느리게 달리고 있었지만 갑자기 밀려 그대로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고 너무도 아팠다. 하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양채은은 검은색 차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곤 양시은에게 전화를 걸었다.“언니, 지금 뭐 해? 나 궁금한 게 있어서 물어보려고. 직접 얼굴 보고 물어보고 싶은데...”양채은의 목소리만 들어도 양시은은 그녀가 분명 무언가를 눈치챘다는 것을 알아챘다. 양채은과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불안해할 양채은이 걱정되어 양시은도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고 그렇게 양시은은 양채은을 찾아가기로 했다.양채은은 길가에 앉아 표정이 잔뜩 어두워진 채 공허한 눈빛으로 길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양시은은 그런 그녀를 발견하고 얼른 뛰어갔다.“채은아, 무슨 일이야?”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양채은은 고개를 들며 잔뜩 비웃음이 담긴 얼굴로 보았다.“언니는 정말로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 지 몰라서 묻는 거야? 사랑하는 언니야?”양채은이 의미심장하게 내뱉은 말과 조롱 섞인 미소, 그리고 싸늘해진 눈빛에 양시은은 그녀가 모든 걸 알아버렸음을 직감했지만 이렇듯 빨리 알아버리게 될 줄은 몰랐다.양시은은 목이 너무도 아팠고 무언가 딱딱한 것이 막혀버린 것처럼 말이 나오지 않았다.“채은아, 나도 일부러 숨기려고 한 건 아니었어. 그때 나도현과 헤어진 건 나도현 어머니에게서 돈을 받아서였어.”양시은은 고개를 푹 숙인 후 양채은의 곁에 앉았다. 하지만 양채은은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딴 과거는 신경 쓰지 않아. 내가 지금 받아들일 수 없는 건 언니가 날 속이고 있었다는 거야. 대체 왜 말을 하지 않은 건데? 내가 언니한테 그렇게 나쁜 사람이었어? 이용당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기 싫을 만큼?! 아니면 나한테 진실을 알려주고 나면 내가 언니한테서 나도현을 빼앗아갈까 봐 걱정된 거였어?!”양채은은 역시 모든 걸 다 알게 된 것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렇듯 흥분할 리가 없었다.양시은은 비록 마음이 괴롭기는 했지만 양채은이 지금 알게 된 것이 나중에 알게 된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05화

    그 순간 양채은은 지금 이 기분을 어떻게 형언해야 할지 몰랐다.강태경은 그녀에게 아주 좋은 사람이었고 그녀의 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구세주와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지금 그녀에게 전부 가짜라고 하지 않는가.진짜 이름은 나도현이라니... 어처구니가 없었고 그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그녀는 어디 내놓을만한 집안 배경을 가진 것도 아니고 대단한 위인도 아니었을뿐더러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심지어 인맥도 없었다.경찰은 넋 나간 그녀를 보며 물었다.“혹시 신체 포기 각서 같은 것에 사인하거나... 은행 카드를 빌려주거나 하지 않았어요?”지금 이 시대에 보이스 피싱이 난무하고 있었기에 물어보는 것이었다.양채은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그냥 저한테 용돈 준 기록뿐이에요. 전 임산부라 뭘 가져갈 만한 것도 없거든요.”그럼 더욱 이상했다.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고 그저 이름만 가짜로 알려주었다니.경찰은 조사한 내용을 더 자세히 양채은에게 알려주었다.“나도현, 경성의 엘리트 변호사고 아마도 나도현 씨의 악취미에 이용당한 것 같네요.”돈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악취미가 있기 마련이었다. 양채은은 원래부터 충격을 받은 상태였지만 경찰의 말을 들으니 더 괴로웠다.그러니까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도현의 손에 놀아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나도현이 자신에게 잘해주었던 기억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더욱 괴로워졌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괴로웠던 것은 경찰서로 나오자마자 누군가 빠르게 그녀를 검은색 차로 납치한 것이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경계하며 덜덜 떨리는 몸으로 물었다.“당신들은 누구죠? 대체 뭘 원하는 거죠!”검은색 차는 창문마저 꼭꼭 닫혀 있었다. 차 안에는 운전자와 조수석, 그리고 그녀의 옆에 앉은 사람, 총 세 명의 남자가 있었고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그녀의 옆에 앉은 남자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나도현을 찾고 있는 거 아니었나? 우리가 도와주지.”양채은은 더 겁에 질렸다.“좋은 사람이라면 왜 전부 얼굴을 가리고 있는 거죠?”“네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04화

    양채은의 반응은 너무도 격했고 무슨 말을 하든 믿지 않으려 했다.“저랑 태경 씨는 알고 지낸 지 오래된 사이예요. 태경 씨가 저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요. 일도 열심히 하고 능력도 뛰어난 변호사인데 어떻게 그런 짓을 할 리가 있겠어요? 당장 다시 조사해보세요. 분명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걸 거예요!”국장은 그녀가 말 마치기를 기다린 후 물었다.“양채은 씨, 방금 태경 씨라고 호칭하던데 맞습니까?”“네, 맞아요. 제 약혼자 이름은 강태경이에요. 곧 결혼할 사이인데 그 호칭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요?”양채은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눈앞에 있는 경찰이 쓸데없는 것에 관심이 참 많다고 생각했다. 곧 결혼할 사이인 예비부부의 호칭까지 신경 쓰다니 말이다.국장은 고개를 저었다.“이건 두 사람이 곧 결혼할 사이이든 아니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이 이름은 양채은 씨가 말해준 약혼자의 신분 정보랑 일치하지 않습니다. 혹시 알고 있습니까?”“그게 무슨 소리세요. 저한테 그런 농담은 통하지 않아요.”양채은은 멍한 표정을 지으며 뒷걸음질을 쳤다. 덜덜 떨리는 몸으로 국장을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보았다.‘그럴 리가 없잖아! 태경 씨 이름은 강태경이라고. 강태경이 아니면 대체 뭐라는 거야? 태경 씨가 날 속일 리가 없다고!'“신분 정보를 알고 있지만 상대의 이름이 뭔지를 모르는 걸 보니 양채은 씨도 이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의심이 되는군요.”국장은 그녀를 데리고 취조실로 들어갔다. 양채은은 여전히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그 사람이 강태경이 아니면 대체 뭔데요?”“나도현.”이 이름은 양채은에게 아주 낯선 이름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한 순간이 아주 많았지만 살면서 단 한 번도 이 이름을 들어본 적 없었다.“신분 정보를 알고 있다는 건 신분증을 보았다는 소리인데 본인이 알고 있는 이름과 신분증에 있는 이름이 다르다는 걸 모르셨습니까? 양채은 씨, 이건 어떻게 설명할 거죠?”국장은 계속 말을 이었다.양채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전 약혼식이 있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503화

    여이현에게도 딸이 있었고 매일 만날 수 있지만 온지유와 법로는 오랜 시간 동안 떨어져 살지 않았는가.게다가 법로는 지금 시한부였고 살 수 있는 시간이 5년뿐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이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고 서로에게 좋은 추억만 남겨야 했다.권다솔도 이해하고 있었던지라 여이현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곤 배진호의 팔짱을 꼈다. 그리고 함께 차를 주차해둔 곳으로 갔다.“사실 요즘 시간의 여유가 생겼잖아. 그래서 너랑 함께 다른 도시로 가서 여행하려고 했는데 지금 보니 그 계획을 뒤로 미뤄야겠네.”배진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그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그녀가 곁에 있으니 너무도 좋았기 때문이다.권다솔은 웃으며 말했다.“요 며칠은 시간이 없겠지만 다음 주에 가면 되잖아. 다다음 주도 괜찮고. 어쨌든 우리에겐 이젠 시간은 많아.”두 사람은 아직 젊었으니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한편 양채은 쪽 상황.양시은이 일하러 나가니 집 안에는 그녀 혼자 남게 되었다.할 일이 없었던 그녀는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하려고 했지만 별장이 너무 컸던지라 힘도 많이 들어가 쉬었다가 할 수밖에 없었다.청소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양채은은 시간을 보곤 나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도현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 집으로 돌아올 수 없대도 그저 간단한 대화 몇 마디면 충분했다.신호 연결음이 한참이나 들려왔지만 받지 않았다. 그녀는 문자를 보낸 뒤 얌전히 기다렸지만 여전히 아무런 답장도 오지 않아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그녀가 알고 있는 강태경은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시간을 내서 그녀의 문자에 답장을 해주거나 전화를 해주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전화든 문자든 한 통도 오지 않았고 잠수를 탄 사람처럼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한참 망설이던 그녀는 결국 그의 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 사무소 전화번호도 나도현이 그녀에게 알려준 것이었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걸어본 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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