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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작가: 류한나
간호사는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백시윤 씨가 꼭 백지희 씨에게 가져다주라고 하셨어요. 백지희 씨가 거절한다면 병원에 민원을 넣어서 곤욕을 치르게 하겠다고 하셨어요. 백지희 씨, 저희를 난처하게 하지 말고 받아주세요. 게다가 이 영양 식단은 백지희 씨 건강에 좋다고요.”

돈이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는 걸까?

백지희는 화가 치밀었지만 애꿎은 간호사들에게 화풀이할 수 없기에 물건들을 내려놓으라고 했다.

아침을 먹은 후 백지희는 온지유에게 문자로 입원한 사실을 알리면서 퇴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온지유가 이미 병원에 와 있다는 것을 몰랐다. 진료실에 온지유만 있을 뿐 아니라 여이현과 백시윤도 있었다.

세 사람의 안색은 좋지 못했고 분위기도 심각했다.

특히 온지유는 눈물을 참고 있었고 어깨도 덜덜 떨리고 있었다.

옆에 있던 여이현이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위로해주고 싶었으나 무슨 말로 위로해줘야 할지 몰랐다.

“이렇게 해요.”

한참 지난 후 백시윤이 이 정적을 깨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제 신장을 지희한테 이식해줘요.”

온지유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백시윤이 이런 결정을 내릴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백지희는 신부전 진단을 받았다. 이것을 치료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바로 신장이식이었다. 온지유는 거액을 들여서라도 기증자를 찾아 이식 수술을 시켜주고 싶었으나 백시윤이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했다.

그 순간 온지유는 저도 모르게 백시윤을 다시 보게 되었다.

‘백시윤은 대체 백지희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 걸까?'

‘가족애인가? 그건 아닌 것 같아.'

‘아니면 사랑인가?'

‘그것도 있는 것 같긴 한데 이미 결혼했잖아.'

‘설령 지희를 좋아한다고 해도 자기 일부터 처리한 후에 지희의 마음을 얻어보려고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닌가?'

“백시윤 씨, 신장이식은 어린 애들 장난이 아니에요. 그러니 진지하게 고민하고 말하세요.”

의사가 그에게 경고했다. 여하간에 백시윤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의사는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백시윤은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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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부분을 온지유는 정확히 맞혔다. 김가은은 진료실에서 나온 뒤 이 소식을 어떻게든 백지희에게 알려주려고 했다. 결국 이날 오후 옆 병실에 있던 환자를 통해 백지희는 자신의 상태를 알게 되었다.신부전.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해방감이 들기도 하면서 억울하기도 했다.외출했다가 돌아온 백지희는 화장실에 자신을 가두었다.온지유는 사실 연락을 받자마자 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녀가 묻기도 전에 의사가 백지희의 상태를 알려주었기에 옆 병실에 있던 환자가 백지희가 어떤 병에 걸렸는지 알 리가 없었다. 분명 누군가 일부러 소식을 퍼뜨린 것이다.그녀는 바로 김가은이 떠올랐다. 원래부터 김가은에게 불만이 많았던 온지유는 지금 이 순간 폭발해버렸다.백시윤의 병실로 성큼성큼 걸어가 바로 김가은의 멱살을 잡고 따져 물었다.“대체 왜 그런 거예요. 지희는 당신을 해친 적 단 한 번도 없는 데, 대체 왜 지희를 자꾸 괴롭히는 거냐고요!”김가은은 눈짓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온지유를 떼어내며 그녀는 다시 자유의 몸으로 돌아왔다.“허, 전 온지유 씨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네요. 전 그저 온지유 씨가 백지희 씨 친구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망상을 하고 계시면 곤란하죠. 제가 아무리 밉다고 해도 그 정도로 멍청하고 뻔뻔한 사람은 아니거든요.”“그쪽이 아니면 지희가 어떻게 안 건데요.”온지유는 다시 달려들려고 했으나 자신을 잡고 있던 사람들 때문에 다시 당겨졌다.그녀는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어떻게든 김가은을 혼내리라 생각하면서 말이다.지금 이 순간 온지유는 자신이 임산부라는 것을 까맣게 잊은 채 격하게 움직이고 있었다.다행히 여이현과 강서준이 제때 도착해 온지유를 말릴 수 있었다. 여이현은 빠르게 온지유에게 다가가 온지유를 붙잡고 있던 사람들을 밀쳐낸 후 등 뒤로 보내며 지켜주었다.“건들기만 해봐요. 백시윤 씨, 아내 관리 잘해요.”여이현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백시윤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과하려고 했으나 김가은이 먼저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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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서준은 몸을 던지며 백지희를 지켜주려고 밖으로 밀어냈다. 이내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비명 소리가 들렸다. 나무 조각이 강서준의 다리에 박혀버린 것이다.“서준 씨!”놀란 백지희는 얼른 기어가며 그를 불렀지만 떨어진 나무판에 정신을 잃고 말았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백지희는 병원 침대에 누워있었고 머리엔 붕대가 감겨 있었다.강서준이 떠오른 그녀는 바로 침대에서 내려와 찾아다녔다.그러나 온지유가 마침 병실로 들어오며 바로 달려와 그녀를 다시 침대로 부축했다.“서준 씨한테 데려다줘. 지금 어떻게 된 거야? 말해줘, 서준 씨 아직 살아 있는 거지?”백지희는 온지유의 손을 꽉 잡았다. 백지희는 더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온지유는 눈물을 닦아주며 그녀를 위로했다.“살아 있어. 두 사람은 대체 왜 그런 곳에 간 거야? 그건 철거 예정이었던 집이었어. 언제든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팻말까지 꽂아 둔 곳인데 못 봤어?”백지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몰랐다.백시윤이 찾아온 것부터? 아니면 강서준이 희망을 찾게 된 것부터?”어디서부터 설명해도 전부 이상할 것이다.온지유는 두 사람이 데이트하러 간 줄 알고 흐뭇하고 웃었다.“알았어. 아무리 서로 마음이 통했다고 해도 그런 위험한 곳에 가서 데이트하지 마. 짜릿한 데이트를 즐기고 싶으면 놀이공원 같은 곳에 가도 됐잖아.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으면 나한테 물어봐도 돼.”백지희는 그녀를 얄밉다는 듯 힐끗 보곤 말했다.“우린 데이트하러 간 게 아니야. 신장 기증자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속은 거야.”속았다니.놀란 온지유는 얼른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백지희는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해주곤 절대 백시윤을 찾으러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백시윤은 또 백지희를 해칠 생각을 했다. 그랬기에 온지유는 백지희의 당부를 들을 리가 없었다. 설령 말로는 알겠다고 했으나 속으로는 이미 다른 계획을 꾸미고 있었다.백지희가 진정한 뒤 그녀는 의사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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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지희는 바로 소리를 질렀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절 해친 거로 부족한 거예요?”그녀의 목소리에 백시윤은 행동을 멈추고 한참 멍한 표정으로 백지희를 보았다.강서준은 아픈 척 미간을 찌푸리며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아악, 지희 씨 너무 아파요. 누가 커다란 바늘로 자꾸 제 다리를 찌르는 것 같아요. 얼른 확인해줘요. 설마 이러다가 못 걷게 되는 건 아니겠죠?”백시윤은 들고 있던 이불을 내려놓고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강 대표님, 그럼 내가 대신 의사를 불러주죠. 지희는 이런 걸 잘 모르거든요.”“백시윤 씨는 신경 끄세요.”백지희는 바로 백시윤의 말에 반박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강서준의 두 다리를 확인했다.그녀의 행동은 아주 조심스러웠다. 마치 지금 살피고 있는 것이 강서준의 두 다리가 아니라 진귀한 보물인 것처럼 말이다.백시윤은 그런 그녀의 행동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고 숨쉬기가 힘들었다.그리곤 잔뜩 화가 난 눈길로 강서준을 보았다. 강서준은 기세등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약이 오른 백시윤은 더 화가 올랐지만 지금 상황에서 화를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를 내는 순간 백지희의 증오만 늘어갈 테니까.한참 후 그는 진정한 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희야, 할 말이 있는데 시간 좀 내줄래?”“무슨 할 말인데요. 그냥 여기서 하세요.”백지희는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사과를 가져와 껍질을 깎기 시작했다.“여긴 다른 사람이 있잖아.”백시윤은 핑계를 댔다.백지희는 강서준을 힐끗 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서준 씨는 다른 사람이 아니에요. 남이 절 구해줄 리가 없잖아요. 설령 서준 씨 말고도 다른 사람이 절 구해준다고 해도 전 서준 씨를 남 취급하지 않을 거예요.”그녀의 말에 백시윤 뿐 아니라 강서준도 멍한 표정을 지었다.먼저 정신을 차린 강서준이 흥분한 얼굴로 백지희를 보며 손을 들고 맹세했다.“믿어주세요.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지희 씨를 더 잘 지켜드릴게요.”그러자 백시윤이 픽 웃었다.백지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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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손에 있는 일을 무턱대고 모두 남에게 맡기는 것은 너무 과한 부담을 주는 일이다.문지원은 비서를 사무실로 불렀다.“올해 25살이죠?”비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나이는 모두가 다 아는데 문지원 회장이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혹시 소개팅을 시켜주려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비서는 고마웠지만 거절하며 말했다.“문 사장님, 저는 아직 젊어서 당장은 결혼할 생각이 없습니다.”“전 당신더러 결혼하라고 하는게 아니에요.”문지원은 펜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그냥 평소에 잡다한 일들을 맡기고 싶어서요. 확인이 필요한 문서들은 평소에 굳이 내게 제출하지 않아도 돼요.”비서는 그 뜻을 이해했다.이건 곧 그녀에게 승진과 급여 인상을 주려는 것이다. 문지원이 그녀의 의견을 확인한 후 급여를 조금 올려줬고 비서에게 몇 명의 적합한 인재를 추가로 모집해서 예비 인력으로 두라고 지시했다.“평소에 내가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대신 처리해주고 만약 문제가 생기면 그때마다 보고하면 돼요.”비서는 한숨을 쉬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녀 혼자서 이렇게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었다.일정이 정리되자 문지원은 업무에서 상당 부분 해방되었다.예전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쁘게 일하다 보면 퇴근 시간이 되어도 일이 끝나지 않고 긴급 통지가 오면 또 회의를 위해 야근을 해야 했다.이제는 오후 4시 반쯤이면 일을 마치고 퇴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비서가 몇 명을 더 찾아서 양성해 두었기에 업무가 적절히 분배되어 모두 바빠 죽을 정도가 아니라 적당히 딱 맞는 분량을 처리할 수 있었다.그 덕에 문지원은 지석훈과 함께 결혼 후의 삶을 더욱 즐길 수 있게 되었다.지석훈도 이에 매우 만족해했다.“널 주려고 선물을 챙겨왔어. 들어가서 한번 봐.”그가 집 문 앞에 다가서더니 걸음을 멈췄다.문지원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안은 어두컴컴했다.“뭐 숨겨놨어요? 아직 불도 켜지 않았네요, 수상하게.”탁! 하며 불이 켜지자 거실의 모든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30화

    문지원은 이 주제가 다소 위험하다고 느꼈다. 비록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자신과 배석훈이 결혼한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돼지고기를 먹어보지 않았다고 해도 돼지가 뛰어다니 것을 본 적은 있을 것이다. 문지원은 그러면서도 반쯤 빚어놓은 만두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이에 지석훈의 어머니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너희들도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 아이를 가져야지. 평소에 좀 더 노력해야 한단다.”문지원은 잔소리를 듣고 나서 나오니 기운이 다 빠져있었다.시어머니는 문지원에게 정말 잘해주었다. 거의 마음을 쏟아붓는 수준이었다. 비록 문지원의 집안 사정이 좋은 것을 알면서도 혼수 때 오랜 세월 모은 돈으로 집 한 채를 사서 선물해 주었다. 사실 지석훈도 자기 집이 있었지만, 시어머니는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다. “너희 집도 너희의 것이지만, 이건 내가 어른으로서 선물하는 거란다.”게다가 그 집에는 문지원의 이름도 함께 올려져 있었다.그래서 시어머니의 출산 독촉에도 문지원은 어쩔 수 없이 버텨야만 했다. 다행히도 시어머니는 어린 이들에게 엄격하게 구는 편은 아니었다. 만두를 빚을 때 한 번 그런 말을 했고 또 떠나면서도 지석훈을 불러 몇 마디 잔소리했다. 문지원은 그 모자간의 대화를 듣지 못했다.돌아가는 길에 문지원은 약간 궁금해져 지석훈에게 물었다.“나갈 때 어머니께서 뭐라고 하셨어요?”“정말 알고 싶어?”“네.”그러자 지석훈은 문지원의 머리를 숙이게 한 후 그녀의 흩어진 머리칼을 살며시 넘겨주며 귀 옆에서 낮게 속삭였다.“우리 아이를 빨리 낳으라고 하셨어.”남자의 낮고 진한 목소리는 얼굴을 붉히고 심장을 뛰게 만드는 약보다도 중독성이 강해 문지원의 귀가 금세 붉어지고 말았다.저녁이 되자 지석훈은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 문지원의 머리를 받치고 이마를 맞대며 낮은 숨소리를 내쉬었다. 문지원은 마치 파도 속에 잠긴 것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9화

    그 눈빛 속에서 조용히 터져 나오는 그 소유욕. 마치 옛 시대의 군벌과 그의 부인 같았다. 그리고 사진작가는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 운 없는 사람이 되어 몰래 촬영을 하고 있었다. 사진작가는 자신의 상상에 자극받아 목소리가 떨렸다.“지석훈 씨, 고개를 들어 카메라를 봐주세요.”지석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사진작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사진작가는 재빨리 셔터를 눌렀다. 그 후에도 그들은 여러 세트의 사진을 찍었고 찍은 사진들은 모두 문지원에게 하나하나 보여주었다. 문지원은 모든 사진에 다 만족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든 것은 민국 시대 주제의 사진이었다.“대략 며칠 안에 나오나요?” 그녀가 물었다.사진작가는 답했다.“빠르면 이삼 일정도 걸릴 겁니다. 그때 완성된 사진들을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개인적인 부탁이 하나 있는데 혹시 두 분께서 응해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바로 아까 찍은 사진 중 몇 장이 제가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어서 사진관 벽에 걸어두고 싶습니다.”문지원은 사진관에 들어올 때 봤던 사진 벽이 생각났다.“그 벽에 걸어두시겠다는 건가요?”“네.”사진작가는 그 벽은 사진관의 특별한 기념 및 홍보 방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잘 나온 사진들은 사진 주인에게 동의를 구한 뒤 동의하면 벽에 전시한다고 한다..문지원은 옆에 있던 지석훈을 바라봤다. “저는 괜찮은데, 당신은요?” 지석훈도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마음대로 하도록 해.”며칠 후 문지원은 사진작가가 보내온 사진을 받아 소중히 간직했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그 사진관 벽에 전시된 사진들이 곧 사람들의 눈에 띄어 사진이 찍혀 인터넷에 올라간 것이다.잘생긴 남성과 아름다운 여인의 조합과 최상의 촬영 기술 덕분에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다.네티즌들은 저마다 아아 소리를 냈고 많은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 “마치 옛 시대의 군벌 부인 같다.”“완전 대박이다.”“3분 안에 그들의 모든 정보를 알고 싶다.” 하지만 이 모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8화

    문지원은 약간 마음이 움직였다.하지만 웨딩 촬영은 이미 여러 번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섬에서 몇 세트 찍었고 그 후 결혼식 현장에서 또 몇 세트 찍어 셀 수 없을 정도였다.게다가 이번 촬영은 개인 예약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사진관이 꽤 유명하다고 들었다.물론 사진관 이름에 걸맞게 예약은 거의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이 정도면 지석훈이 얼마나 큰 노력을 들여 예약을 잡았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웨딩사진만 찍는 데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하지만 문지원 역시 이런 곳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기에 무엇을 찍어야 할지 몰랐다.“한번 보세요. 이건 저희가 예전부터 선보였던 스타일들이에요.”사진작가는 친절하게 앨범 한 권을 꺼내 보였다.앨범에는 이전 고객들이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담겨 있었는데 정말 다양한 스타일이 있었고 모두 아름다웠다.이 사진관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정말 최고였다.문지원은 그중에서도 민국 시대 주제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이렇게 찍을 수 있을까요?”사진작가는 그녀가 가리키는 사진을 한 번 살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됩니다. 먼저 메이크업하고 옷을 갈아입으세요. 직원들이 촬영 스튜디오를 설치할게요.”옷은 사진관에서 준비한 것으로 하고 지석훈의 요구에 따라 전부 새 옷이었다.사실 문지원은 소품용 옷을 입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쨌든 한 번 입었다가 나중에 벗으면 되는 거고 몸에 달라붙지 않아서 안에 옷을 받쳐 입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지석훈은 직업병이 발동했고 그런 건 용납할 수 없었다.결국, 문지원은 어쩔 수 없이 그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급히 새 옷을 가져와야 했기 때문에 원래 걸리던 시간에서 15분이 더 추가되었고 메이크업 등 기타 과정도 진행해야 했다.문지원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왔을 때는 이미 2시간이 지난 후였다.그러나 결과는 확실했다.곧은 치파오가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감쌌고 문지원은 옷자락을 살짝 들어 올렸다. 마치 지난 옛 시대의 그림 속에서 걸어 나온 듯한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7화

    결혼 후 문지원은 휴가를 내서 신혼여행을 갈까 고민해 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요즘 지석훈이 거의 계속 병원에 머무르며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을 떠올리며 본의 아니게 한숨이 나왔다. 비록 이미 익숙해졌긴 했지만 실망을 감추기는 어려웠다.비서도 그녀에게 물었다.“문 사장님, 신혼여행 가고 싶지 않으세요? 제 동창 중 한 명이 며칠 전에 결혼했는데 요즘 여기저기서 신혼여행 정보를 알아보며 준비 중이에요. 신혼여행이 없는 결혼은 반은 실패한 거랑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고요.”그 말을 들은 문지원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제대로 볼 생각조차 들지 않았고 비서는 무언가를 눈치챈 듯했다.“그렇지 않으면... 문 사장님, 지 의사님이 일하시는 곳에 한 번 가보시는 건 어떠세요?”그녀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어쨌든 문지원은 요즘 정신이 산만하여 업무에 집중할 기색도 없었다.문지원은 비서의 시선 속에서 정신을 차렸다. 요 며칠 동안 집에 돌아와도 지석훈을 보지 못해 한참 혼란스러워했던 자신을 깨달으며 약간 부끄러워졌다.“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기획서 한 부 복사해 가져다주세요.”점심 무렵, 문지원은 막 일을 끝내고 밥 먹으러 가려던 찰나, 핸드폰에 지석훈의 메시지가 떴다. 같이 밥을 먹자는 메시지에 문지원은 미소를 지었다. 멀리서 이 장면을 본 직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웃음을 터뜨렸다.문지원은 재빨리 열쇠를 챙기고 회사를 떠났다. 지석훈은 그녀를 새로 오픈한 가게로 데려갔다.식사를 마친 후 문지원은 지석훈을 바라보며 머뭇거리다가 물었다.“병원에 다시 돌아갈 거예요?”“응?”지석훈은 눈썹을 치켜들며 고의적으로 물었다. “내가 돌아가길 바라는 거야?”그 말을 들은 문지원은 순간 당황했다. 사실 그녀는 지석훈이 자신과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주길 바랐는데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임에도 불구하고 각자 업무에만 매달려 밤에야 겨우 함께 잠자리에 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수줍음이 많은 그녀는 그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다.지석훈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6화

    예전에는 이런 일이 있을 때면 지석훈은 항상 선을 지켰지만 오늘 밤엔 조금 달랐다. 그는 그녀를 침실에서 욕실로 다시 침대로 옮겨가며 몸 곳곳에 뜨거운 입맞춤을 했다.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문지원은 여전히 몸속 깊이 스며든 감각이 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그리고 그녀는 예상대로 휴가를 냈고 이틀이 지나서야 회사에 다시 나왔다.회사 사람들은 이미 예상이라도 한 듯 문지원이 출근하자 하나같이 말했다.“문 사장님, 결혼 축하드려요.’문지원은 무려 사흘이나 결근했지만 다들 그 사흘 동안 무얼 했는지는 굳이 말 안 해도 짐작이 갔다.분명 부부 생활이 아주 좋았겠지, 아니었으면 일까지 내팽개치고 안 나왔을 리가 없다.문지원은 직원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얼굴을 들 수도 없어 그저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지난번에 당한 적이 있었던 터라 문지원은 이제 출근 전에 거울 앞에서 꼼꼼히 점검했다.몸에 키스 자국이 드러나지 않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하고 회사를 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그 흔적들을 들켰을 경우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문지원이 예상치 못했던 건 며칠 지나지 않아 결혼을 축하하는 선물이 회사로 배달됐다는 것이다.문지원은 처음에 여울이 보낸 거라고 생각했지만, 물어보니 아니었다.택배 상자의 외관을 살펴봐도 발신자가 적혀 있지 않아 더욱 수상했다.“이거 가져온 사람이 누가 보낸 건지 말했어요?”문지원이 로비 직원에게 물었다.로비 직원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냥 두고 바로 가버렸어요.”문지원은 뭔가 직감적으로 찜찜한 마음이 들어 그 택배를 챙겼고 사무실에 들어와서야 상자를 열었다.그 안에는 브로치 하나와 축하 카드 한 장이 들어 있었다.문지원은 축하 카드를 집어 들어보니 카드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결혼 축하해요.”글씨체는 아주 정갈하고 예뻐 여성의 필체 같았다.그녀는 곧바로 짐작이 갔다.문지원은 그 브로치를 지석훈에게 보여주자 그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아무 말 없이 브로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5화

    여울은 아직 최주하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최주하도 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문지원이 알기로 여울은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고 결국 받아들이게 되는 건 시간문제일지도 몰랐다.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친구 일에 깊이 관여하는 것도 괜히 어색하고 조심스러웠다.게다가 얼마 전 지석훈이 슬쩍 귀띔하듯 말했다.“며칠 전에 여울 씨가 병원에 재검진받으러 왔는데 주하가 데리고 왔었어.”그 말을 듣고 문지원은 혀를 끌끌 찼다.평소에 말도 없고 조용하던 여울이 은근히 비밀 많은 타입이었던 모양이었다.그렇게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어느덧 다음 달 중순이 되었다.지석훈은 아예 와인 농장을 통째로 빌려 며칠에 걸쳐 그곳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꾸며놓았다.결혼식을 올릴 장소는 바로 거기였다.그 와인 농장은 웬만한 호텔 못지않게 컸고 내부에는 수년간 숙성된 고급 와인들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고 결혼식 날 손님들이 오면 바로 꺼내어 대접할 수 있을 정도였다.그들은 결혼 소식을 널리 알리진 않았다.이건 문지원이 원한 방식이었다.그녀는 온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리는 그런 결혼식보다는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만 초대해서 조용히 축하받는 걸 선호했다.행복은 굳이 남들에게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까.그런데 결혼식이 한창일 때 지석훈이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프러포즈했다.해변에서 했던 프러포즈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진중한 분위기였다.“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지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서... 예전엔 내가 사랑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렸던 순간이 많아. 이제는 더 이상 놓치고 싶지 않아. 이렇게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앞으로 남은 인생... 너랑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그의 말이 끝나자 하객들 사이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문지원은 무대 위에서 입을 손으로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식이 끝날 무렵, 문지원은 멀리서 검은색 카이엔 SUV가 그녀의 친구 여울을 데리러 오는 걸 보았다.차창이 천천히 내려가자 예상대로 그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은 최주하였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4화

    문지원은 문득 자신이 계획에 철저히 걸려들었다는 생각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처음부터 계획한 거죠?”“응.”지석훈은 미소 지으며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사실, 그는 그녀를 향한 마음을 오래전부터 숨겨온 것이었다....해변에서의 프러포즈 이후 문지원에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손가락에 반짝이는 반지가 생겼다는 점이었다.이 반지는 지석훈이 특별히 맞춤 제작한 것이었다. 그녀는 우연히 그의 휴대폰을 보다가 두 달 전에 이미 주문이 들어가 있었다는 구매 기록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렇게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접한 지석훈의 부모님은 곧바로 혼인신고부터 하라고 재촉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문지원은 우연히 지석훈의 어머니가 그를 붙잡고 타이르는 말을 듣게 되었다.“네 아빠랑 난 애초에 너한테 기대도 안 했어. 하루가 멀다고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니 너 같은 애한테 누가 시집오겠나 싶었거든. 그런데 다행히 네가 능력 있어서 지원이 같은 좋은 아이를 데려왔으니 얼른 확실히 붙잡아야지. 빨리 혼인신고부터 해. 나중에 그 아이가 너 버리고 떠나버리면 그땐 어디 가서 울어도 소용없어!”문지원은 그 대화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신기한 건 지석훈이 워낙 점잖고 진지한 사람이어서 집안 분위기도 매우 조용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었다. 아버지는 이미 퇴직해 한가로운 성격으로 매일 독서나 산책을 즐기는 조용한 스타일이었다. 어머니는 젊었을 때는 커리어 우먼이었고 호탕한 성격으로 남편에게 엄격하면서도 친화력이 강한 사람이었다.두 분 모두 차분한 듯하면서도 내면에 장난기를 숨기고 있는 아들을 낳을 것 같진 않았는데 이게 바로 유전자의 신비인가 싶었다.하지만 어머니가 그렇게 그녀를 좋아해 주는 모습에 문지원도 안심했다. 확실히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한편 문지원의 아버지는 지석훈과 따로 대화를 나눈 이후부터 정확히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몰라도 그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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