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34화

작가: 류한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21 19:00:00
과거 Y국에 전쟁이 일어날 때 김혜연은 신무열을 따라다니며 최고 수준의 격투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불량배는 김혜연을 떼어내려고 애썼지만 ㄴ오히려 그녀에게 제압당해 발밑에 깔리고 말았다.

“돈 안 내놓을래? 지금 당장 경찰서로 끌고 갈 거야!”

그 말에 불량배는 겁에 질려 서둘러 빌었다.

“돈 돌려줄게요! 두 배로 줄 테니까, 제발 경찰서에만은 데려가지 말아 주세요!”

김혜연은 냉정하게 말했다.

“돈부터 돌려주고 얘기해.”

불량배는 어쩔 수 없이 소녀에게서 빼앗은 돈을 돌려주었고, 김혜연은 소녀의 몫만 가져와 소녀에게 돌려준 후, 한 손으로 불량배를 붙잡고 다른 손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잡초를 뿌리째 뽑지 않으면 다시 자라듯이... 참 운도 없어. 나를 만나다니.’

경찰이 도착해 불량배를 데려가고 나자, 김혜연은 소녀에게 돈을 더 건네며 말했다.

“언니가 도울 수 있는 게 이것뿐이야. 이 돈으로 잘 지내길 바랄게.”

어린 나이에 생활비를 벌기 위해 거리로 나온 소녀를 보니 김혜연은 전쟁 속에서 힘들어하던 아이들이 떠올랐다.

‘전쟁이 없었더라면, 나라가 평화로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신무열도 법로도 가정을 희생하지 않고 평범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감사합니다, 언니.”

소녀는 김혜연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소녀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혜연은 소녀가 전화하며 Y국 언어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같은 나라 사람이었구나!’

같은 동포라는 생각에 김혜연은 더 정이 갔다. 하지만 소녀는 이미 저 멀리 가버렸다.

이때 신무열이 다가와 말했다.

“이곳에 사는 사람도 아닌데 다음에는 이런 일에 휘말려 들지 마.”

김혜연은 격투 실력이 뛰어났지만 이곳은 타지이고 그녀는 혼자였다. 만약 불량배들이 무리를 지어 있었다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

김혜연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그때는 그런 거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그리고 무열 씨도 제 옆에 있었잖아요.”

그녀는 그저 소녀를 돕고 싶었을 뿐이었다. 신무열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35화

    이런저런 생각만으로도 김혜연은 기분이 좋아졌다.그런 그녀를 보며 신무열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생각하는 거야? 혼자서 그렇게 웃으면서.”신무열의 목소리에 김혜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이런 일들을 신무열에게 들키면 안 된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요.”김혜연은 얼버무리며 걸음을 재촉했다....한편, 온지유는 김혜연과 신무열이 길을 잃을 리 없다고 생각하고 그들에게도 각자의 시간을 주고 싶어 여이현과 천천히 산책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그러다 멀리서 영화 촬영을 하고 있는 걸 본 온지유는 문득 지선율이 떠올랐다.지선율은 나중에 유명 감독이 되었고, 장다희는 인기 여배우가 되었다. 한때는 자주 연락하던 친구들이지만 지금은 각자 바빠 거의 연락하지 못했다.신혼여행이 끝나면 해야 할 일들이 하나둘 떠올랐다.이때 여이현이 조용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연예계에 관심 있으면 내가...”온지유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나이도 서른이 넘었는데 무슨 연예계야. 괜히 시간 낭비지.”“꼭 배우가 될 필요는 없잖아. 기획자나 감독, 아니면 작가도 될 수 있지. 하고 싶은 거 있어?”여이현의 말은 온지유에 대한 아낌없는 배려였다. 그녀가 원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러자 온지유는 말했다.“이제 다시 생각해 볼게.”여이현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온지유는 여이현이 가리킨 쪽을 보니 신무열과 김혜연이 나란히 팔짱을 끼고 얘기를 나누며 웃고 있었다.“두 사람 이제 잘 돼 가는 것 같네. 신무열은 자꾸 아닌 척하지만.”온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아하니 좋은 일이 곧 생길 것 같아.”여이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은 일이지.”신무열은 온지유보다 몇 살 더 많았다. 다른 사람들은 신무열 나이쯤 되면 이미 아이도 몇 명씩 있었지만 그는 이제야 겨우 여자 친구가 생긴 셈이었다.온지유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그런데 우리 정말 같이 다닐 거야?”여이현은 신무열과 김혜연에게도 각자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최신 업데이트 : 2024-11-21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재1036화

    김혜연과 신무열은 순식간에 불량배들을 쓰러뜨리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주변에 사람들이 많자 김혜연은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이 사람, 얼마 전 제가 경찰에 넘긴 사람인데 한 시간도 안 돼 풀려나서 이렇게 사람들까지 모아 우리를 협박하네요. 혹시 조직폭력배 세력인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이 상황에 경찰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었다.“이 사람을 잡아 비난과 교육을 했고 심지어 반성문까지 받았는데도 다시 나와 이런 소란을 일으키네요. 여러분 걱정하지 마세요. 불법 세력은 반드시 뿌리 뽑아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겠습니다!”신무열은 이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자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확실히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그러자 김혜연은 살짝 미안해하며 말했다.“저는 그저 그 소녀가 안쓰러워 보여서 도왔을 뿐인데, 일이 이렇게 번져버렸네요. 무열 씨가 한 말 기억할게요.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생긴다면...”“그런 말 하지 마. 네가 안 나섰어도 내가 나섰을 거야.”신무열은 김혜연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사실 그들은 같은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었고 상황이 닥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성격이었다.“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할게요.”김혜연은 다시 한번 약속했다.신무열은 김혜연의 이마를 톡 치며 말했다.“알았으니까 그만하고 더 볼 거 없으면 지유를 찾으러 가자.”“볼 게 있죠. 당연히 있죠!”김혜연은 신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 눈이 반짝였다.그러다 김혜연은 근처에 유명한 사진작가가 있다는 말에 가슴이 설렜다.신무열은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고 말했다.“너 너무 뻔뻔한 거 아니야?”김혜연은 순간 당황하며 말했다.“다 들켰네요. 게다가 이미 커플 반지도 샀는데 이것도 괜찮지 않아요?”그녀는 신무열의 팔을 흔들며 부탁했다.신무열은 이런 부탁을 받아본 게 온지유가 어릴 때 투정 부릴 때 이후로 처음이라 당황했다. 김혜연이 워낙 그보다 어리다 보니 신무열은 차마 거절하기

    최신 업데이트 : 2024-11-22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37화

    그러나 신무열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잠시 머뭇거리며 말했다.“지금 말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아. 막상 그때가 되면 네가 후회할지도 몰라.”“나라가 없으면 가정도 없는 법이잖아요. 당신을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니고, 당신의 책임감과 모든 걸 잘 알고 있어요. 무열 씨의 모든 걸 조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요. 만약 제가 거짓말을 한다면 벌을 받을 거예요!”김혜연은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 손을 들며 맹세하려고 했다.신무열은 그녀의 손을 잡고 멈추게 하며 말했다.“그런 맹세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야. 네 마음 믿어. 넌 정말 좋은 사람이고 나한테도 소중한 사람이야. 하지만 난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내 인생은 Y족을 위해 존재하는 거야.”“그렇다고 해서 평생 Y족만 위해 살 순 없잖아요. 법로도 가정을 이루고 있는데, 당신도 혼자 외롭게 지낼 필요는 없어요. 정말이에요, 저...”김혜연은 신무열을 꼭 껴안으며 주변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 순간 그녀의 마음속엔 오직 신무열뿐이었다.“알겠어. 조금 더 생각해 볼게.”“네.”신무열은 주저하고 있었다. 평소엔 중요한 일에 망설임 없이 나서지만, 감정 문제에선 오히려 더 망설였다. 그가 걱정하는 건 김혜연이 상처받는 것이었다.김혜연은 기쁜 표정으로 미소 지었다.“당신이 어떤 결정을 하든, 저는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 거예요. 절대 떠나지 않을 거예요.”신무열이 필요로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돕고 싶었다. 그가 그녀 곁을 떠나더라도 언제든 그를 따라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김혜연의 마음속엔 오직 신무열과의 평온한 삶뿐이었다.세 시간 후 두 사람은 돌아왔다. 오늘 일은 이미 뉴스에 보도된 상태였다.온지유는 두 사람을 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오빠, 새언니! 오늘 두 분이 같이 싸우는 모습 정말 멋졌어요!”김혜연은 그 호칭에 살짝 당황하며 말했다.“Y족에서 그런 상황을 많이 겪다 보니, 우리도 기본적인 자기방어는 할 수 있어야죠. 그리고... 저와 무열 씨는 아직 결혼한 사이가 아니니까

    최신 업데이트 : 2024-11-22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38화

    조사를 하다 보니 결국 강서현의 소행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강서현은 결혼식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어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짓이 밝혀진 이상, 여이현은 강서현을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강서현은 온몸이 꽁꽁 묶인 채 여이현과 온지유 앞에 끌려왔다. 강서현은 병상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는 온지유를 보며 이를 갈듯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쏘아보았다.“나와 여이현이 여기까지 왔는데도 아직 포기하지 못했구나. 그래도 네가 여이현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건 알겠어. 아니면 이런 일을 벌이지 않았겠지.”강서현은 여이현에게 아이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고 결혼식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져도 마음을 접지 않았다. 이 정도면 진심이 아니면 뭐겠는가. 온지유는 여이현을 째려보며 말했다.여이현은 온지유가 강서현과 단둘이 있는 걸 불안해했다. 이때 온지유는 웃으며 말했다.“이미 온몸이 묶여 있는 상태고 당신과 부하들도 있는데, 쟤가 감히 날 어떻게 하겠어?”온지유는 여이현이 걱정했던 부분을 그대로 짚어서 말했다. 둘은 미리 얘기한 것도 아닌데, 단지 눈빛만으로도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이는 강서현이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온지유를 보며 강서현은 부러움과 질투, 그리고 깊은 원망을 느꼈다.만약 온지유와 여이현이 재회하지 않았더라면, 여이현은 S국에 남아 대통령 자리에 오르고 자신과 함께 있었을 것이다.아이 문제도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여이현과 함께라면 자신의 아이도 생길 것이고 대통령이 된 후엔 별이도 그녀의 곁에서 자랄 수 있을 테니까.하지만 모든 계획을 망친 것은 다름 아닌 온지유였다!온지유가 여이현을 이렇게까지 사로잡은 힘이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여이현은 그녀만 바라보고, 주변 사람들도 온지유를 사랑하고 보호해 주었다는 사실이 강서현에게는 더욱 억울하고 분통 터질 일이었다.“나와 여이현이 여기까지 왔는데도 넌 왜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내가 죽으면 네게 무

    최신 업데이트 : 2024-11-22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39화

    강서현의 눈빛은 마치 “네가 뭐가 잘났다고 그렇게 우쭐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온지유는 전혀 우쭐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저 미소를 지으며 차분하게 말했다.“강서현, 네가 모를 수도 있지만, 나보다 먼저 여이현 곁에 있었던 여자가 한 명 더 있어. 노승아라고, 나보다 먼저 나타났어.”노승아는 여이현에게 생명의 은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결국 여이현의 곁에 남은 사람은 온지유였다. 때로는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걸 강서현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강서현은 노승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온지유의 말을 듣고 자신과 여이현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처음 여이현을 봤을 때 그의 매력적인 외모에 이끌렸고, 그의 일 처리 능력과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도 반했다.항상 원하는 건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그녀에게 여이현 앞에서의 좌절은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그래서 그의 마음을 얻고 싶다는 승부욕이 그녀를 계속 부추겼다.잠시 침묵하던 강서현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온지유, 미안해.”마침내 그녀도 자신의 집착이 무의미함을 깨달았다. 온지유는 강서현이 더 이상 집착하지 않도록 일부러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이었다.강서현이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게 되어 온지유로서도 다행스러운 일이었다.“사과는 받아줄게. 그렇지만 네가 내 아이섀도에 약을 넣은 일은 넘어갈 수 없어. 치료비는 네가 부담해. 그래야 두 번 다시 우리를 방해하지 않겠지.”강서현이 결혼식을 망친 데 이어 온지유에게 알레르기까지 일으켰으니, 당연히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앞으로 강서현이 여이현과 자신의 삶에 더는 개입하지 않는다면 온지유도 더 이상 벌을 주지 않을 작정이었다.“알았어.”강서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고, 온지유는 여이현에게 그녀를 풀어주라고 말했다.하지만 여이현은 온지유의 말을 바로 따르지 않았다. 온지유를 해친 사람을 가볍게 넘길 수는 없었다. 그는 강서현에게 온지유가 겪은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었다.눈이 부어오르는 알레르기 반응으로 괴로워하는 강서현

    최신 업데이트 : 2024-11-22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40화

    브람이 상황을 정리할 사람을 찾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다. 여이현은 이 모든 것이 음모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예상치 못하게 강서현이 다시 나타나다니.이때 강서현은 급히 여이현에게 말했다.“이현 씨, 지금 S국 상황이 정말 좋지 않아요. 대통령님이 당신을 데려오라고 하셨어요. 이현 씨가 아내와 함께 있고 싶다는 건 알지만, 그때 대통령님 덕분에 당신이 지금 이곳에서 무사히 있는 거예요.”강서현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여이현은 의식을 회복한 뒤 줄곧 S국의 일을 돕고 있었다.그는 스스로 올해까지만 자신에게 시간을 주기로 결심했지만 온지유가 자신을 알아보게 되면서 일들이 꼬이기 시작했다.“잠시만 기다려줘.”여이현은 결국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잠시 기다리라고 말했고, 강서현은 조용히 기다렸다.온지유와 여이현은 누구보다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였다. 그가 S국으로 돌아가려면 온지유와 작별 인사를 나눠야 했다.대통령이 여이현을 데려오라고 명령했지만 강제적으로 데려오라는 지시는 아니었기에 그는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여이현은 온지유에게 다가갔다.그들의 대화를 들은 온지유는 단호하게 말했다.“S국으로 가야 한다면 나도 같이 갈래. 난 더는 기다리고 싶지 않아.”그녀는 이미 5년을 고통 속에 혼자 버텨왔고 다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여이현은 그녀의 마음을 알았지만 S국의 상황이 심각해 온지유를 데려가는 것이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지유야. 나에게도 우리 아들이 소중하지만 너와 함께 사랑스러운 딸도 낳고 싶어. 이번에 다녀오더라도 안전하게 돌아올 테니, 여기서 나를 기다려줘. 만약 내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아들을 잘 키워줘.”만약 브람이 아니었다면 그는 이미 Y국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부득이하게 목숨을 바쳐야 한다면 빚을 갚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온지유에게 이 모든 것을 감당하게 하는 건 너무 가혹했다.그는 한때 무슨 일이 있어도 온지유와 함께할 것을 맹세했으며 어떤 일이 있어도 가족에게

    최신 업데이트 : 2024-11-22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41화

    그 속에는 나라를 향한 것도, 브람을 향한 것도 있었다.브람이 그의 친아버지가 아니더라도 목숨을 구해 준 은혜는 갚아야 했다.온지유는 이 상황에 대한 억울함과 세상의 불공평함에 화가 났다. 거기다 여이현의 말을 들으니 더더욱 속이 무너져 내렸다.온지유는 여이현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이현 씨가 짊어진 책임이 크다는 걸 알아. 그러니까 이번에야말로 당신 곁에 있고 싶어. 제발 나도 데려가 줘.”“절대 발목 잡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기자로서 보도를 낼게. 우리는 부부고 아이도 있잖아.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함께 해결해 나가자.”여이현은 온지유의 각오를 느꼈다. 그는 과거 자신이 했던 약속을 떠올렸다. 그리고 눈앞의 온지유의 얼굴도.여이현은 결국 마음이 녹아내렸다.그는 온지유를 끌어안고 가볍게 키스했다.“그래, 데려갈게. 내 곁에 있어 줘. 무슨 일이 일어나든 꼭 지켜줄 테니까.”자신의 목숨을 내주더라도 온지유만은 지키고 말 테다.S국으로 향하기로 결정했으니 신무열에게도 한마디 보고할 필요가 있었다.신무열은 온지유가 S국으로 가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이현 씨는 처리할 업무가 있어서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너는 따라갈 필요 없잖아.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별이는 어쩌려고.”여이현은 휴가를 즐기러 외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일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이다. 지금의 S국은 바뀌기 전의 Y국과 같은 상황이었다. Y국에는 신무열이 온지유 손목의 푸른 구슬을 알아봐 도와줄 수 있었다 하지만 S국에는 도와줄 사람은 누구도 없다.여이현의 친아버지인 브람조차 온지유를 좋게 보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만일 돌아가서 그들이 쳐둔 덫에 걸리기라도 하면?정말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여이현 혼자서라면 탈출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온지유를 데려가는 이상 그에게는 짐이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다.“별이는 아버지가 봐주고 계시잖아요. 난... 이기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난 무슨 일이 있든 이현

    최신 업데이트 : 2024-11-22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42화

    여이현은 말이 없었다.침묵은 곧 긍정이다. 온지유는 화가 나서 바로 여이현의 가슴을 향해 주먹을 세게 내리쳤다.“다시 한번 그딴 생각 하기만 해봐, 내가 직접 죽여버릴 테니까!”온지유는 진심으로 화가 났다. 5년이다. 그 긴 시간을 고통 속에서 아이를 생각하며 버텨왔다.여이현은 살아 있으면서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처음에는 정신이 돌아오지 않아 어쩔 수 없다 쳐도, 그럼 그 뒤에는?여이현은 한마디도 뻥긋하지 않았다. 그걸 떠올릴 때마다 온지유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런데 이 사람은 또 같은 짓을 반복하려 하는 게 아닌가!신무열은 덤덤하게 여이현을 한번 흘겨보았다.“맞아도 싸죠. 저의 하나 뿐인 동생이 그 몇 년간 어떻게 지내왔는데 또 그 고통을 다시 겪게 하려니 말이에요. 이현 씨, 남자라면 정정당당하게 이 모든 걸 해결하고 돌아오세요.”“잘 알고 있습니다.”여이현은 자신이 완벽히 처리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었다. 온지유와 약속한 것들을 꼭 지켜야만 했다.신무열은 시선을 거뒀다. 할 말은 이미 다 했다. 남은 건 여이현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다.그렇게 여이현과 온지유는 함께 S국으로 떠났다.브람은 여이현이 홀로 돌아올 줄 알고 있었다. 온지유가 함께 돌아온 것을 본 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심지어 온지유측에는 사람이 여럿 딸려있었고 화국의 군대도 동행했다.여러세력의 동원하에 내란은 작은 파도에 불과했고, 신속히 가라앉았다.가장 주요한 병력은 화국의 군대였다.여이현은 직접적으로 태도를 밝혔다.“다음에 또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될수록 내부에서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화국인이고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닙니다.”여이현은 브람이 자신의 친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된 뒤에도 별 감흥이 없었다. 온지유처럼 받아들이지 못할 일도 아니라고 여겼다. 여이현은 어릴 적부터 화국에서 자랐고 몸에 밴 습관도 모두 화국의 것이었다. S국의 사람들에게 있어 여이현은 밖에서 온 타국인이었다.그런 신분으로 어떻게 이 나라를 통치

    최신 업데이트 : 2024-11-22

최신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8화

    남태건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그는 권다솔의 손도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기에 당연히 사이즈를 알 리가 없었다.“크기 조절 가능한 팔찌는 없어요?”“있긴 한데요. 디자인이 몇 개뿐이라서요. 인기 많은 제품들은 전부 사이즈가 정해져 있어요.”직원은 그를 힐끗보다가 속으로 중얼거렸다.‘예비 신부한테 관심이 없다고 하기엔 예물을 전부 최고급을 골랐잖아. 그렇다고 해서 또 예비 신부한테 잘해준다고 하기엔 애매해. 어떻게 여자친구 팔목 사이즈도 모를 수가 있는 거지?'‘꼭 결혼까지 앞뒀는데 동거는커녕 손도 한번 못 잡아본 것 같네. 서로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을 것 같네.'“괜찮아요. 그걸로 주세요.”남태건은 제일 무거운 팔찌를 골라 쟁반에 올려두었다.“그리고 이거, 봉황이 있는 금목걸이도 주세요.”남씨 가문에 남아도는 것이 돈이었다. 권다솔의 부모님 앞에서 자신의 성의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얼마가 되었든 상관없었다.그가 가게에서 나왔을 때 직원의 입은 귀에 걸려 있었다. 남태건 덕분에 한 달 업적을 하루 만에 달성했기 때문이다.곧이어 남태건은 권용민이 좋아할 만한 비싼 술과 담배를 산 후 권씨 가문 본가로 운전했다. 쇼핑백을 바리바리 들고 오는 남태건의 모습에 김영은은 어안이 벙벙했다.“태건아, 우리 집으로 오는 게 처음도 아니고 이게 다 뭐니? 그냥 내 집이다 생각하면서 오면 되는 건데 뭘 이렇게 많이 사 왔어?”“아버님, 어머님. 전 오늘 손님으로 찾아온 게 아니에요. 다솔이랑 결혼하고 싶어서 온 거예요. 이건 제가 드리는 선물이에요.”남태건은 자신이 사 온 것을 하나씩 열어 보여주었다.그는 물건만 사 온 것이 아니었다. 한 가방의 현금과 예물까지 준비해왔다.창문으로 비쳐 들어오는 햇볕에 금붙이들은 반짝반짝 빛났다.권용민과 김영은은 서로 마주 보았다. 두 사람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태건은 아주 신경 써서 선물을 준비해온 것이 그들의 눈에도 보였다. 정말로 권다솔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고 앞으로 두 사람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7화

    “다솔아... 너 정말로 나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는 거야?”남태건은 여전히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조금이라도, 단 한 번이라도 나한테 설렌 적 없어?”그는 그동안 아주 많은 노력을 했었다. 할 수 있는 건 전부 했다. 그러나 여전히 권다솔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게다가 우린 함께 밤까지 보냈잖아. 난 정말로 진심으로 널 책임지고 싶어. 그냥 잠만 자고 버리는 나쁜 놈이 되고 싶지 않다고. 다솔아, 다시 한번 생각해줘. 우린 이미 밤까지 보냈다고!”“지금이 어떤 시대인데요. 전 태건 씨를 이해할 수 없네요.”권다솔은 머리가 지끈거렸다.그가 질척이면 질척일수록 그녀의 생각은 점점 더 확고해졌다. 앞으로 친구로도 지낼 수 없겠다고 말이다.그녀는 인내심 있게 마지막으로 말했다.“그날 밤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더는 제 앞에서 언급하지 말아요. 만약 태건 씨의 말대로 함께 한번 잤다고 해서 무조건 함께 살아야 한다는 거라면, 이미 아이까지 한 번 있었던 저와 진호 씨는 영원히 떨어지지 말고 함께 살아야 하는 거겠네요?”남태건은 주먹을 꽉 쥐었다. 저도 모르게 이도 빠득 달았다.“권다솔, 그딴 말로 날 자극하지 마.”두 사람이 다시 잘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니 남태건은 기분이 불쾌해졌다.권다솔은 말을 이었다.“전 태건 씨를 자극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예시를 들어 알려준 거죠. 그러니까 나가요. 앞으로 더는 찾아와 문도 두드리지 말고요. 방금 같은 일 또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으니까.”“다솔아! 네가 나한테 어떻게 매정할 수가 있어! 차 한잔도 내어주지 않고 지금 날 쫓아내는 거야? 적어도 물 한 잔 마시게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밖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서 있었는데. 나 힘들어 죽겠다고.”남태건은 꼬리를 내렸다.물 한잔쯤 대접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권다솔은 그에게 희망 고문하고 싶지 않았다.그녀가 예의상 했던 행동이 남태건에겐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게다가 이번 한 번 타협한다면 두 번째도 있을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6화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이웃은 더 큰 목소리로 욕을 해댔다.“안에 사람이 있는데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건 네가 꼴도 보기 싫다는 소리잖아! 핸드폰은 장식이냐? 문자 보낼 줄 몰라? 굳이 그렇게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려야겠어? 여기 너만 사냐? 이웃 배려할 줄 몰라?!”밖에서 싸우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자 권다솔은 결국 문을 열어주는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남태건이 문 앞에 서 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웃 주민들에게 계속 민폐를 끼칠 수 없었다.빠르게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연 그녀는 결국 이웃에게 사과했다.“죄송해요. 제가 방금 너무 푹 잔 탓에 못 들었네요. 폐를 끼쳐져 정말 죄송해요.”“됐어. 커플인 것 같은데 싸울 거면 문 닫고 싸워. 괜히 우리까지 사정 알게 하지 말고!”이웃의 어투는 조금 누그러지긴 했지만, 표정은 여전히 사나웠다. 권다솔의 진심 어린 사과에 더는 심한 말을 하지 않았다.이웃이 문을 닫은 후 권다솔도 문을 닫으려고 했다. 그러나 남태건이 빠르게 잡아버렸다.그는 권다솔에게 애원했다.“나 좀 들어가게 해줘. 안에서 얘기하자, 응? 내가 계속 이렇게 밖에 서 있으면 이웃 주민들이 날 신고할지도 몰라.”“방금 그 행동은 확실히 신고할 만한 행동이죠. 그러니 폐를 끼치지 말고 그만 가세요.”권다솔은 있는 힘껏 문을 당겼다.남태건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문을 꽉 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시간이 1분 1초 흘러갔다. 권다솔은 갑자기 손을 놓더니 몸을 돌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사이에 두고 버티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다솔아, 그럼 나 들어가도 되는 거지?”남태건은 얼른 그녀를 따라갔다.집 안으로 들어온 뒤 그는 문을 닫았다. 그리고 권다솔의 옆에 서서 또 지난번과 비슷한 말을 해댔다. 여하간에 이미 밤을 보냈으니 결혼하자는 뉘앙스였다.“남태건 씨, 그날 집으로 오고 나서 지금까지 생각해 봤어요.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를 말이에요. 그리고 이미 생각을 끝냈어요.”권다솔은 그를 보았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5화

    온지유는 들고 있던 식칼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여이현이 그녀를 불러세웠다.“여보는 손도 씻어야 하니까 귀찮게 그러지 말고 내가 가서 꺼내서 줄게.”“내 핸드백 안에 있어. 지퍼 열면 바로 보일 거야.”온지유도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켕길만한 일을 한 적 없었으니 여이현이 가방을 열어보아도 딱히 걱정되지 않았다.여이현은 주방에서 나와 별이와 함께 현관 쪽으로 갔고 대화를 하며 가방을 열려고 했다.“아들, 아빠한테 오늘 노래 대회 어땠는지 말해주면 안 돼?”“당연히 돼요! 오늘 엄마는 엄청 멋졌어요! 친구들 부모님들도 엄마한테 박수를 쳐줬어요!”별이는 입에 모터가 달린 것처럼 바로 낮에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온지유는 얼굴이 예뻤을 뿐만 아니라 온화하기까지 했다. 친구들은 집에서 엄마한테 혼난 적이 있다고 했지만 별이는 혼난 적이 없었다.여이현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랐다.온지유의 가방을 열자 바로 칭찬 스티커가 보였다.그는 그것을 꺼내 별이에게 준 뒤 가방을 원래 위치에 가져다 놓았다. 그러던 중 별이가 실수로 옆에 있던 신발을 밟게 되었고 넘어질 뻔했다.여이현은 얼른 별이를 부축해주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온지유의 가방을 바닥에 떨구게 되었는데 안에서 무언가가 쏟아져 나왔다.소리를 들은 김명자가 얼른 별이를 안고 먼저 거실로 갔고 여이현은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것을 줍다가 우연히 립스틱 옆에 있는 쪽지를 발견하게 되었다.그는 온지유의 물건을 함부로 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쪽지는 열린 상태였고 그가 손을 뻗었을 때 마침 안에 쓰인 글씨를 보게 되었다.내용을 본 여이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위에는 협박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마지막 줄엔 커다랗게 미스터리 조직 이름을 적어두었다.이건 도발이었다.그는 어떻게든 빨리 배후를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과 온지유를 지킬 수 있었다.“저녁 준비 다 됐어. 얼른 와서 먹어.”바로 이때 온지유가 음식을 들고나오며 말했다.별이는 즐거운 얼굴로 달려간 뒤 자리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4화

    온지유는 속 좁은 사람이 아니었다.“우리 여보가 날 이해해줄 줄 알았어. 우리 여보랑 같이 살 수 있는 건 내 생애 최고의 행운이야.”여이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러던 중 별이가 거실에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우리 아들은? 방에서 자고 있는 건가.”“아니야. 지금 숙제하는 중이야.'여이현은 숙제하고 있다는 말에 만감이 교차했다.“우리 아들이 다 컸네. 막 태어났을 땐 아주 자그마했는데. 지금은 숙제도 할 줄 알고. 시간이 좀 더 흐르면 혼자 등하교도 할 수 있겠네.”“이건 좋은 일이야. 별이가 엄청 열심히 숙제하더라니까. 게다가 혼자 문제를 풀더라고.”온지유는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됐어. 그만해. 그냥 숙제만 하는 것뿐이잖아. 아직 장가가기엔 한참 멀었어. 뭘 그렇게 감동하고 그래?”온하윤은 작은 손을 뻗어 여이현의 턱을 만졌다. 그러더니 품에 안고 있던 장난감을 건넸다.그것은 온하윤이 아주 좋아하는 장난감이었다.하지만 온하윤은 장난감보다 아빠를 더 좋아했기에 장난감을 건네며 아빠랑 같이 놀자는 의미로 건넸다.여이현은 딸의 작은 손에서 장난감을 받은 후 눌렀다. 폭신폭신한 촉감이었지만 여전히 마음은 서글펐다.“하윤이도 지금은 이렇게 내 품에 쏙 안기겠지만 빠르게 크겠지. 나중에 남자친구를 데리고 오면서 결혼하겠다고 하고 아이까지 낳을 생각 하니 뭔가 자꾸 아쉬운 마음이 드네.”온지유는 그의 말에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만약 온하윤이 지금 성인이 되어 남자친구까지 사귀었다면 그녀도 확실히 그런 감회가 들 것 같았다.“하지만 하윤이는 아직 한 살도 안 되었잖아. 시집가기엔 한참이나 멀었는걸. 아직 한 살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그런 걱정을 하는 거야? 얼른 가서 저녁이나 차려줘. 별이도 숙제 거의 다 했을 테니까 내가 가서 보면 돼.”온지유는 걸음을 옮겼다.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니 여이현은 출산하기 전날 고통스러워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부자이든 아니든, 설령 세계에서 실력이 제일 좋은 산부인과라고 해도 출산할 때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3화

    어린이집에서 나와 차로 돌아온 후에야 온지유는 자신의 가방이 열려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열린 지퍼를 잠그며 말했다.“별아, 이대로 집으로 갈래, 아니면 다른 데 구경하러 갈래?”“집으로 가요, 엄마. 조금 졸려요. 별이는 집에 가서 쉬고 싶어요. 내일도 어린이집 가야 하는걸요.”별이는 알아서 척척 안전벨트를 했다.온지유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별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운전기사가 앞에서 부드럽게 운전해준 덕에 편하게 집까지 도착했다.집 안으로 들어간 별이는 평소처럼 거실에 앉아 놀지 않았다. 겉옷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신은 뒤 온지유의 앞으로 달려갔다.“엄마, 전 방에서 숙제하고 있을게요. 아마 저녁 식사 전까지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숙제하겠다고?”온지유는 숙제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느껴졌다.별이는 아직 어렸던지라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었다. 초등학생도 아닌데 벌써 숙제가 있다니.물론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숙제를 냈을 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조금 빠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네, 선생님이 저희한테 지금부터 숙제하는 좋은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했어요. 안 그러면 초등학생이 되면 힘들다고 하셨어요. 어려운 숙제를 내주신 게 아니니 저는 빨리 완성할 수 있어요.”별이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비록 아이가 이렇게 말하긴 했지만 온지유는 아이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 어떤 숙제를 낸 것인지 확인하려고 했다.두 사람은 계단을 올라갔다. 방으로 돌아온 뒤 별이는 가방에서 어린이집에서 나눠줬다는 연습장을 꺼내 온지유에게 보여주었다.“엄마, 선생님께선 저희에게 숙제를 두 개 내주셨어요. 하나는 글씨 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크기를 비교하는 것이에요.”온지유는 책을 넘기며 대충 훑어보았다. 책에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단한 단어가 있었다. 아이들이 쓰기에도 쉬운 단어였다. 수학책에는 1부터 20의 숫자가 있었고 어떤 숫자가 더 큰지 적어넣는 문제가 있었다. 별이처럼 어린아이들에게 그렇게 어려운 숙제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2화

    온지유는 당연히 잘 불러야 했다. 1등을 차지해 별이에게 멋진 엄마가 되어주고 싶었으니까.어린이집으로 가는 길에 온지유는 이어폰을 꽂고 어젯밤 생각해둔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다.차는 어린이집 앞에 멈춰 섰다. 그녀는 별이의 손을 잡고 천천히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별이의 반은 3층에 있었다. 다른 어린이들과 학부모들도 거의 도착해 있었다. 온지유가 안으로 들어가자 대부분 사람들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한 무리 학부모 중 온지유가 유난히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그녀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걸음걸이마다 우아함이 돋보이며 굴곡진 몸매에 기품도 느껴졌다.이때 어린이 한 명이 별이의 곁으로 쪼르르 달려가 작게 물었다.“별이 엄마 진짜 예쁘다. 우리 엄마도 별이 네 엄마처럼 이뻤으면 좋겠다.”“우리 엄마들은 다 예뻐.”별이는 친구의 말을 바로잡아주었다.물론 별이의 마음속에 온지유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었다.선생님들은 이미 학부모들이 앉을 의자를 준비해 주었다. 아직 어린아이들이 모여있는 반이었던지라 학생이 많지 않았을뿐더러 교실도 꽤나 컸기에 의자를 몇 개 더 가져다 놓는다고 해서 비좁은 느낌은 없었다.온지유는 자리에 앉았다. 별이는 그런 온지유 옆에 곧은 자세로 서 있었다.“별이 엄마, 몸매가 아주 좋으시네요. 평소에 운동하시는 거예요? 저도 몸매 유지하는 비결 좀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옆자리에 앉은 학부모가 먼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전 평소에 식사량이 많지 않은데도 뱃살은 빠지지 않더라고요.”여자들의 관심사는 전부 비슷했다. 그들은 미용이거나 몸매 관리에 관심이 아주 많았다.온지유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말해준 뒤 핸드폰을 꺼내 저장해둔 영상을 몇 개 보여주었다.“전 집에서 요가를 하거든요. 이 영상들을 따라 해봤는데 효과가 꽤 있었어요. 평소에 적게 드신다면 살은 당연히 빠지겠지만 뱃살을 없애고 싶은 거라면 제 생각엔 운동은 필수인 것 같네요.”“저희 연락처 교환해요. 이 영상들을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1화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아니나 음치는 아니었다.별이는 기쁜 얼굴로 손뼉을 쳤다.“너무 좋아요. 아빠, 엄마, 내일 어린이집에서 가족 이벤트를 한다고 했어요. 노래 대회라고 했는데 별이랑 같이 참가해줄 거죠?”내일은 주말이었다. 어린이집에서 주말에 이런 이벤트를 계획한 것도 평일 출근할 학부모를 고려해서였다.만약 여이현에게 다른 일정이 없다면 당연히 아내와 함께 별이의 어린이집으로 갈 것이었지만 하필이면 새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배진호는 권다솔의 마음을 되돌리느라 시간이 없으니 그가 해야 했다.“여보, 여보가 별이랑 같이 가줘. 난 그날 거래처 만나봐야 하거든.”신호를 기다리는 틈을 타 여이현이 온지유에게 말했다.온지유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아이의 일에 부모 모두 책임을 져야 했지만 두 사람은 부부였던지라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도 필요했다.여이현이 바쁘게 일하는 것도 더 유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을 온지유도 잘 알고 있었다.별이는 더욱 배려심이 깊은 아이였다. 고집을 부리지도 않고 온지유의 팔을 꼬옥 잡아 기대며 말했다.“그럼 아빠는 일하러 가세요. 별이는 엄마만 있어도 괜찮아요. 선생님도 두 분 중 한 명만 있어도 된다고 했어요. 물론 두 분이 같이 가면 더 환영한댔어요.”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세 사람은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세 사람이 돌아왔다는 것을 눈치채기라도 한 것인지 자고 있던 온하윤도 눈을 떴다. 작은 입을 벌리며 하품했다.옆에 있던 김명자는 얼른 주방으로 가서 분유를 탄 뒤 온하윤의 입에 물려주었다. 향긋한 분유 냄새를 맡은 온하윤은 꿀꺽꿀꺽 젖병을 빨아 먹었다.세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왔을 때 마침 이 모습을 보게 되었다. 너무도 행복했다.“오늘 저녁은 내가 할게. 별이가 먹고 싶다는 햄버거를 만들고 있을 테니까 당신은 아이들이랑 놀아줘.”온지유는 여이현에게 뽀뽀한 뒤 앞치마를 두르곤 주방으로 들어갔다.거실에선 웃고 떠드는 소리가 울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0화

    권다솔은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결혼할 수 없었다.게다가 남태건과 평생 묶여 살고 싶지도 않았다.설령 어젯밤 이상한 약물 탓에 그와 밤을 보내게 되었다고 해도 그녀의 마음속엔 온통 배진호뿐이었다.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그녀의 온몸이 남태건의 터치를 거부하고 있었다. 설령 그저 손을 잡는 것일 뿐이라고 해도 말이다.남태건은 잔뜩 실망한 기색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그래, 일단 생각은 해봐. 다솔아, 급하게 답을 주지 않아도 돼.”그녀가 계속 거절한다면 그녀의 부모님을 찾아가 설득하면 그만이었다.권다솔의 부모님은 그를 아주 좋아했다. 어떻게든 그녀와 이어주려고 했으니 그들과 손을 잡는다면 권다솔과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권다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령 오랫동안 생각을 해본다고 해도 남태건을 받아줄 리가 없었다....한편 온지유 쪽.권다솔이 떠난 후 두 사람은 서로 연락하지 않았다.그동안 여이현은 배진호를 찾아간 적 있었다. 기획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넘겨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배진호는 집안일로 상태가 아주 좋지 못했다. 지금까지 혼자 회사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보였으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을 기력은 없었다.배진호는 여이현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솔직하게 말했다.그가 솔직하게 말하니 여이현도 강요하지 않았다.“일단 집안일부터 처리하세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고요. 집안일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나한테 다시 찾아와도 돼요. 그때 또 새로운 일을 줄 테니까요.”여하간에 여진 그룹은 대기업이었기에 프로젝트는 언제든지 있었다.한번 기회를 놓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었다.배진호는 그런 여이현이 너무도 고마웠다. 이미 충분히 그를 도와주고 있었다.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결국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법이었다. 물을 마셔도 뜨거운 것인지 차가운 것인지 본인만 아는 것처럼 말이다. 너무 많은 사람이 끼어들면 때로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때도 있었다.그는 권다솔과 다시 함께 살고 싶었지만, 전제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