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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일부러

소찬식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

“그래, 마침 잘 됐네. 내가 직접 맞이해야겠어.”

소은정은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아버지의 소맷자락을 잡았다.

“아빠, 오늘은 우리 회사에도 중요한 날이에요. 그쪽 사람들한테 복수하는 것도 좋지만 괜히 우리 회사한테까지 영향 가는 건 저도 싫어요.”

“이 자식, 며칠 출근했다고 아빠를 가르치려고 그러네. 아빠가 알아서 할게.”

소찬식은 소은정의 코를 살짝 집은 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휴게실을 나갔다. 마침 들어오던 한유라와 김하늘이 소찬식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소찬식은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유라야, 하늘아, 너희들이 있어서 아저씨가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 몰라. 오늘 아저씨가 액세서리를 많이 준비했거든? 어차피 은정이는 그런 데 관심이 없으니까 너희들 마음 드는 거 있으면 마음껏 골라. 아저씨가 선물하는 거니까.”

한유라와 김하늘은 살짝 시선을 마주친 뒤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그제야 소찬식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휴게실을 나섰다.

한유라와 김하늘은 소녀처럼 들뜬 얼굴로 말했다.

“은정아, 드디어 네 신분을 밝히는 날이네. 이제 사람들 태도가 어떻게 바뀔지 생각하면 내 속이 다 시원하다니까.”

발랄한 두 사람을 바라보던 소은정도 미소를 짓다가 살짝 표정이 어두워졌다.

“글쎄. 이번 일로 회사에 피해까지 주고. 내 맘이 편하지 않네.”

한유라가 앞으로 다가갔다.

“야, 그게 뭐 네 탓이야? 자책하지 마. 그건 그렇고 내가 누굴 봤는지 알아?”

“넌 상상도 못할걸.”

김하늘도 거들었다.

“누군데?”

소은정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태한그룹에서 글쎄 서민영 그 불여우까지 데리고 왔지 뭐야?”

한유라는 단단히 화가 난 듯 하이힐로 바닥을 탁 내리쳤다.

“너도 여기 있을 줄 알고 일부러 데려온 게 아닐까?”

소은정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정성이 갸륵하네.”

“그쪽 집안사람들은 네가 은호 오빠나 은해 오빠와 사귀고 있다고 믿고 있어. 그래서 깽판 치려고 온 거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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