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에게 돈을 내라고는커녕 이기태는 말 한마디도 못 받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떠날 수 있겠는가?“이진아, 네가 나를 돕겠다고 약속하기만 하면 어떤 요구를 하든 나는 모두 들어줄 것이야!”이기태는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이를 악물고 마음을 독살하자 어조를 올렸다. “나는 너한테 교환으로 회사의 주식을 줄 수 있어. 앞으로 내가 죽으면 의외의 일이 생기지 않는 한 GN 그룹의 전체는 모두 너의 것이야!”GN 그룹의 전체?이진의 붉은 입술은 풍자의 곡선을 일으키고 코웃음을 쳤다.“듣기에는 매우 성의 있어 보이지만 아쉽게도 제가 원하는 물건은 종래 제가 직접 가져갔지 다른 사람이 저에게 증정할 차례는 없습니다.”“게다가…….”이진은 입가를 올리고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보충했다.“저는 GN 그룹이 파산하고 당신이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을 간절히 보고 싶었는데 당신은 무슨 낯짝으로 제가 당신을 도울 것이라고 생각합니까?”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이진이 손을 들자 경비원 몇 명은 눈치채고 화가 난 이기태를 강제로 쫓아냈다.이기태는 화가 나서 저주를 퍼부었고 근래의 여러 가지를 떠올리며 참다못해 결국 백윤정에게 전화를 걸었다.“백윤정, GN 그룹 주식의 일은 너와 관련이 있지? 너는 도대체 어쩌자는 거야?”마치 계속 이기태를 기다리고 있는 듯 백윤정의 전화는 빠르세 연결되었다. 하지만 의심할 여지없이 마침 이기태의 분출구가 되었다. 그는 생각하지 않고 바로 질문을 던졌다.뜻밖에도 백윤정은 부인하지 않았다.“당신이 생각하기에는?”백윤정이 떠나기로 선택한 것은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 그녀는 얼굴도 붉어지지 않고 오히려 남을 비난하며 자신을 깨끗이 내팽개쳤다.“당신은 사진 몇 장 때문에 나를 억울하게 하고 심지어 이영을 괴롭혔는데 내가 그냥 이렇게 넘어갈 것 같아?”“이기태, 나한테 사과하고 나랑 이영을 데리고 돌아가든지 아니면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GN 그룹이 하루아침에 망가지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든지 해!”회사 앞에서 백윤정이 한 짓
만약 이건과 이진이 정말 그들과 가까운 사이라면 그만이다. 이건의 지원이 있다면 이기태는 오히려 이 책임을 짊어지는 것을 개의치 않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이것은 분명 터무니없는 재앙이라는 것이다.이기태의 얼굴은 창백해지고 정말 좋지 않았다.얼마 후에야 이기태는 문득 자신을 대신해 변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기태는 마지못해 한 가닥 웃음을 지으며 매우 허탈해 했다.“소 대표님, 오해하셨습니다. 윤이건은 명의상 확실히 저의 사위가 맞습니다. 하지만 이진은 백은 망덕 한 년이고 이 아버지의 생사마저도 전혀 묻지 않을 것입니다.”“윤이건과 이진은 한마음 한뜻이 되어서 대표님께서 아무리 GN 그룹을 압박해도 심지어 GN 그룹이 정말 파산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손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소 대표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흡사 그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그가 화가 났을 때도 마찬가지로 소문도를 백은망덕한 놈이라 욕하지 않았는가.하지만 결국 자신의 아들이고 혈맥이 연결된 관계인데 아들로 삼지 않겠다고 해서 정말 그럴 수 있겠는가?소 대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아무리 백은 망덕 한 년이라 해도 당신은 그녀의 친아버지입니다. 그녀는 설마 눈을 뜨고 GN 그룹이 파산하고 당신들이 길거리로 떠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만 있겠습니까?”“…….”이진은 정말 그럴 수 있을 것이다.소 대표의 고집이 보통이 아니고 또 GN 그룹의 상황이 눈앞에 임박했음을 보고 이기태는 거듭 몸을 낮추고 모질게 마음을 다잡았다.“소 대표님, 믿지 않으신다면…….”“이기태, 저는 당신과 담판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소 대표는 인내심이 없어서 끊어버리고 그에게 말을 다 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이건은 여러 차례 그들을 제압해서 현재 그들의 유일한 출구는 바로 GN 그룹에 있었다.설사 이기태가 말한 바와 같이 이건과 이진이 그들과 관계가 좋지 않다 하더라고 그는 멈출 수 없었다. 그는 자식으로서 정말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소 대표는
이렇게 큰 사무실에 부자 둘이 마주 앉아 있었는데 소 대표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문도를 빤히 쳐다보았고 말투는 더욱 나빠졌다.“문도야, 사실대로 말해봐. 최근에 어떤 사람을 건드렸어? 멀쩡한 게 처음도 아닌데 이 식품 과실이 어떻게 고발되었어!”“저는 요즘 줄곧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본분을 지켜 제 수중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디 누구를 건드릴 시간이 있겠습니까?”소 대표는 말할 것도 없고 문도 자신도 지금까지 여전히 멍해 있었다.문도는 어젯밤에 프로젝트가 이야기되어서 축하하기 위해 한 무리의 불량배들과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환담했다.그리고 아침 일찍 술이 깨자 SA 그룹은 하늘이 변했다.어떤 사람을 건드렸는지에 대해 말하자면 윤이건 외에 또 누가 있겠는가?“하마터면 그 사람을 잊을 뻔했네요!”문도는 독살스럽게 퉤하고 갑자기 앞으로 나아가 두 손을 책상 위에 받쳤다.“아버지, 혹시 윤이건이 한 것이 아닐까요? 윤이건 외에 또 누가 이런 비열한 수단으로 우리를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틀림없이 윤이건 일 것입니다!”이건은 이진과의 관계때문에 진작부터 SA 그룹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니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분명히, 이건이 가장 의심스러운 대상이었다.소 대표도 이건을 의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건은 비록 여러 차례로 SA 그룹을 압박했었지만 수단은 모두 공개적으로 사용되었다. 조용히 손을 쓰는 것은 이건의 스타일이 아니었다.게다가 설령 이건이 한 것이라고 해도 그들은 어떤 증거도 내놓을 수 없었다.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자 소 대표는 체면을 내려놓고 여러 관계를 찾아다녀야 했다.그리고 문도가 의심의 대상으로 삼았던 이건은 마침 이 소식을 듣자, 최근 며칠 동안 이진의 이상한 행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깊이 조사해 보니 역시 이진과 연관이 있었다.다만, 이진은 말끝마다 연극을 보기만 하면 된다고 하였지만, 갑자기 SA 그룹을 공격할 이유가 없었다.이건은 뭔가 이상하다는
이기태는 최근에 확실히 백윤정 때문에 이영에게 잘 대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영이 아무리 제구실을 못하더라도 어쨌든 그의 친딸이다.SA 그룹은 또 어디인가?SA 그룹의 그 아들과 손자들, 그 몇 세대의 사람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암투가 끊이지 않았다. 소문도만 해도 좋은 물건이 아니었다. 장사를 하는 것이 출중한 편은 아니었고 사적인 작풍 방면에서는 더욱 사람들로 하여금 동조하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사생활이 매우 혼란스럽다고 할 수 있었다.그러니 이영을 문도와 혼인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은 이영을 불구덩이로 밀어내는 것 아닌가?“내가 보기에 너는 정말 얼떨떨하구나!”이기태는 화가 나서 평정을 잃고 벌떡 일어나 욕설을 퍼부었다. “SA 그룹이 무슨 좋은 곳이라고 이영을 거기에 시집가게 해? 더군다나…….”이기태가 보기에 이 일은 이진이 배후에서 음모를 꾸민 것일지도 모른다. 이씨 가문이 간신히 몸을 빼냈는데 다시 이 진흙탕에 빠져나갈 필요가 없었다.이기태는 다시 느슨해지고 차가운 눈으로 백윤정을 힐끗 보았다.“아무튼 네가 이영을 소문도한테 시집보내려 한다면 나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야!”이기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숨을 가다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홀로 남겨진 백윤정은 화가 나서 눈을 희번덕거렸다.‘자신더러 부인지인이라고 하다니, 이기태야말로 정말 어리석구나! SA 그룹은 그들에게 반전의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는데 소문도한테 시집가는 것이 뭐가 나쁜가?’백윤정의 상태가 조정되기도 전에 갑자기 방문이 밖에서 살짝 열리고 눈물로 가득찬 이영이 문밖에 서서 믿을 수 없다는 듯 백윤정에게 물었다.“엄마, 아빠와의 대화를 들었어요. 저를 소문도에게 시집보내려는 건 진심인가요?”“이영아…….”백윤정은 이영이 갑자기 나타날 줄을 예상하지 못해서 중얼거렸다. 하지만 백윤정은 확실히 그 생각을 가졌다.이영에게 들렸으니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것이 없었다. 백윤정은 앞으로 나아가 이영의 어깨를 감싸고 차근차근 유도했다.“이영
곧이어 소 대표는 또 자금 세탁을 떠올렸다. 익명으로 제보한 일은 이진이 한 것이니 어쩌면 이 일도 이진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소 대표는 눈이 찢어지고 이빨이 깨질 것 같았다. 줄곧 화를 참으며 AMC에 도착한 후 프런트 데스크의 직원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곧장 이진의 사무실로 달려갔다. 이진 본인을 만나자 분노를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었다.“이진, 먼저 우리 SA 그룹의 식품 부서를 통제가 엄격하지 못하다고 제보하고 또 내가 전임 시장의 자금 세탁에 참여했다고 제보하다니. 너는 정말 우리 SA 그룹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작정이구나.”‘자금 세탁?’이진은 눈썹을 찌푸렸다. 첫 번째 일을 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두 번째 일에 대해서는…….식품 부서의 문제를 검사한 후 이진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이진도 방금 소 대표의 입에서 이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런 터무니없는 죄명까지 이진과 연관할 수 있는가?이진은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손에 든 사인펜을 내려놓았는데 눈에는 풍자적인 웃음이 가득했다.“소 대표님, 무슨 일을 하시든 간에 먼저 증거를 제시하시고 다시 저에게 말씀하세요. 그리고 여기는 AMC입니다. 외부인이 함부로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이진, 너 지금 해놓고 감히 인정 못하는 거야?”소 대표는 화를 참고 왔기에 이진의 이 말을 듣자 안색은 점점 더 안좋았다.그러자 이진은 웃으며 말했다.“저는 한 적이 없는데 무엇을 인정하기를 원하시는 겁니까?”“또한, 소 대표님께서 다음에 또 저에게 무엇을 질의하실 때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오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는 이기태와 같은 연시가 아니어서 당신 SA 그룹이 끌고 다니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입니다.”이진은 입가에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무심코 풍자적인 몇 마디를 한 뒤 붉은 입술을 살짝 열었다. “여봐라…….”이진의 뜻은 사람을 시켜 소 대표를 “모시고” 나가게 하려는 것이었다.하지만 뜻밖에 이진이 한마디 하기 전에 먼저 누군가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 다만, GN 그룹
이건에게 있어서 한 것은 한 것이고 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은 것이며 종래로 이건이 인정할 수 없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이진은 독립적인 성격이라 허락 없이 자신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그러니 현재의 상황은 더 말할 것 없었다. 이진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이건에게 특별히 이 문제를 묻다니…… 이건의 눈에는 아무리 봐도 홍문처럼 보였다.망설이다가 이건은 먼저 이진을 품에 안았다. 품속의 사람을 흘겨보자 이건의 검은 눈동자에는 모처럼 약간의 불안한 정서가 솟아나기 시작했다.“내가 신고했어, 왜 그래?”역시 그런 것이었다.사무실에 있었을 때 이진은 이미 이런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직접 이건이 인정한 것을 들었을 때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마치 꿀을 먹인 것처럼 달았다.“왜? 나는 네가 SA 그룹과의 원한을 진작에 정리한 줄 알았는데?”이진은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억양도 따라서 부드러워졌다.이건은 이진의 말투를 자세히 분별하였는데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뻐하는 것 같아서 다소 의외였다.“화 나지 않았어?”“내가 왜 화 나야 하는데?”이진은 어리둥절해하며 이건의 팔을 가볍게 밀면서 애교 부리듯이 재촉했다.“먼저 내 질문에 대답해. 왜 그랬어?”“너를 위해서.”이건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고 흐뭇하게 이진의 가는 허리를 껴안았다. 낮은 목소리는 이진의 귓가에 떨어지며 또박또박 말했다.“내가 너한테 했던 그 전화 기억해? 너는 소 대표가 이기태를 이용해서 너를 위협했다고 말하지 않았어? 나는 네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볼 수 없어.”자신의 사람인데 이건은 총애하기에도 모자랐다.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이진은 더욱 제멋대로 웃었다.식사가 끝나고 의심할 여지 없이 또 한방의 봄기운이 남았다…….문도는 회사 내부의 난투극을 해결한 후 소 대표의 의견을 따라 모든 수단을 이건을 대응하는 데 사용했다. 이진과 상관없으니 그럼 분명 이건이 한 것일 것이다.설사 이건이 아니더라도…… 이건이 얼마 전 SA 그룹을
그들은 이건에게 중상모략할 용기가 있는 것을 보니 오기 전에 분명 충분한 준비를 했을 것이다.목재를 운송하는 운전기사는 이 목재가 이건이 주문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이건의 목소리가 들어 있는 통화 기록과 대량의 프로젝트 비용이 송금된 것을 위조하기도 했다.하나하나 증거는 충분했다. 만약 이건이 사건의 주역이 아니라면 그도 아마 이런 표상에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윤 대표님, 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 할 말씀이 있으십니까?”어두컴컴한 심문실 안에서 두 행정기관 직원은 점점 더 큰소리로 떠들어댔다. 이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얼굴색이 변하지 않았다.“이 화물차 운전기사는 분명히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고의로 저를 모함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그리고 비슷한 소리가 그렇게 많은데 당신은 어떻게 이 목소리가 틀림없이 제 목소리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까?”“또한 이 송금 계좌에 대해 당신들은 어떻게 그것이 제 개인 계좌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윤 대표님께서 자재를 줄여 부당이익을 얻으려면 당연히 공금 계좌로 가지 않겠죠. 이렇게 간단한 이치를 우리가 모를까 봐요?”행정기관 부장은 마침 문도의 좋은 점을 받아서 의심스러운 점을 잡고 이건을 한사코 억눌렀다.이건은 눈을 가볍게 치켜뜨고 약간 서늘한 시선으로 가볍게 그 부장의 얼굴을 스쳤다. 부장은 이렇게 노려보는 것을 보고 온몸의 솜털이 거의 곤두설 뻔했다.“왜 저를 이렇게 쳐다봅니까!”부장은 아무래도 제발 저려서 자꾸 치켜올리는 어조는 마치 일부러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윤 대표님, 대표님의 신분과 지위가 거기에 놓여 있다고 해서 우리가 대표님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 관광 프로젝트는 확실히 대표님이 인수한 것이지만 대표님 한 사람을 위해 개발하는 것은 아닙니다.”“프로젝트가 정식으로 시작되기 전에 우리가 문제를 발견했다면 우리도 대중을 위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미리 조사했기에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고 정말 프로젝트가 정식
네티즌들의 진심 어린 욕설과 많은 댓글 알바들의 악의적인 선동으로 인해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분노의 태도를 가졌다.그래서 YS 그룹은 여론의 소용돌이에 깊이 빠져 회사의 주식 가치까지 모두 심각하게 폭락하였다.루트는 인터넷에서 YS 그룹에 대한 뉴스를 찾았고 네티즌들이 이 일로 점점 더 심하게 다투고 인신공격까지 가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기에는 참으로 눈꼴사나웠다.비록 루트는 이건과 많은 접촉을 하지 않았지만 이건은 그들 이 대표님의 남편인데 네티즌들이 욕하도록 내버려 둘 수 있겠는가?게다가, 윤 대표님께서 어찌 목재를 가지고 부당이익을 얻으려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분명히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것일 것이다!루트는 울분을 터뜨리며 손을 쓰기 전에 겨우 진정하고 그래도 먼저 이진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이 대표님, 인터넷 뉴스를 보셨어요? 제가 방법을 찾아서 눌러버릴까요?”비록 루트가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이진은 듣자마자 어떤 뉴스를 말하는지 즉시 이해했다. 이진은 오전에 이건이 답장한 메시지를 떠올리며 오래 망설이지 않았다.“필요 없어.”이건이 자신의 생각이 있으니 이진은 굳이 끼어들어 계획을 망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이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아무런 감정도 없이 입을 열었다. “악의적으로 여론을 선동하는 마케팅 계정의 ID를 모두 적어놔.”그들은 모두 SA 그룹이 배치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진은 비록 지금 참고 묻지 않을 수 있지만 나중에 그들을 찾아 결판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다.관광 프로젝트는 현재 YS 그룹의 모든 항목 중의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하여 프로젝트가 잠시 보류한다고 선포되자 이건은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이자 YS 그룹의 대표로서 자연스럽게 한가해졌다.이진은 AMC를 떠나 별장으로 돌아왔지만 쉴 겨를이 없었다.다음 순간 남자의 뜨거운 입술은 아무런 징조도 없이 이진의 모든 숨을 쉽게 빼앗았다.뜨거운 입맞춤이 떨어지자 두 사람의 열기가 치솟았다
결혼식 날짜는 8월 초로 정해졌으며,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한 차례씩 진행될 예정이다.웨딩드레스 가게에서 청혼한 이건의 이야기는 곧 널리 퍼지게 되었다. 오늘날까지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인터넷에 널리 퍼지고 있었다.이건이 바라던 대로, 전 세계의 사람들은 이진이 윤이건의 아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두 사람의 결혼식은 더욱 화려하고 시끌벅적했다.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두 사람은 친한 지인들 외에 회사 직원들만 초대했다.윤이건의 가족들은 보기 드물게 모두 현장에 참석했지만, 이진 쪽은 텅 비어 있었다.한편 이씨 가문은 여전히 다툼이 지속되고 있었다.“이것 봐! 내가 애초에 뭐라 그랬어? 이진 그년이 양심 없는 년이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이제 알겠지? 그년은 결혼식처럼 중요한 날조차 아버지인 당신을 부르지 않았어. 이기태, 정말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백윤정은 노발대발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녀에게는 예전의 자애로운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앞으로 달려들어 이기태를 때리려고 들었다.이기태는 화가 난 마음에 백윤정을 밀어냈다.“좀 저리 꺼져!”‘그래봤자 이진이는 내 친 딸인데, 지금 일이 이 지경이 된 건 모두 백윤정 때문이잖아. 백윤정이 중간에서 이간질을 하지 않았다면, 내가 이진이를 그렇게 대했겠어? 백윤정이 자꾸 끼어들어 모순을 만들어내지 않았다면, 이진도 날 이렇게까지 미워하진 않았을 거야.’물론 이기태의 눈에는 그저 이익밖에 없다. 그가 후회하는 건 오직 이진을 통해 이건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뿐이다.지금의 이기태는 백윤정과 사이가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두 사람은 매일 싸우기 바빴다.이기태는 결혼식이 끝날 때가 되자 뻔뻔스럽게 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진아.”“이기태 씨, 전에 제가 전화를 끊을 때 했던 말을 잊으신 거예요?”이기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진의 차가운 목소리가 전화 너머 들려왔다. 그는 등골이 서늘해지더니 그제야 기억난 듯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이진, 너!”
보통 사람이라면 분명 시언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다.하지만 이진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이진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그의 말을 듣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내뱉었다.“제가 사랑하는 남자는 윤이건 씨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시언은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그리고 힘겹게 한 마디 물었다.“제가 몇 년 더 빨리 나타났다면.”“그래도 결과는 똑같아요.”이진은 그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말을 마친 뒤, 이진은 더 이상 시언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이건을 향해 걸어갔다.애초에 이진은 시우가 이 연회를 통해 정희와의 결혼 소식을 발표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진은 마침내 시우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이 피곤했던 이진은 이건의 가슴에 기대어 말했다.“이건 씨, 저 해외여행 가고 싶어요.”“해외여행?”이건은 원래 뭔가를 계획하고 있었기에, 얼마 후 이진을 데리고 출국할 생각이었다.이진이 먼저 제기한 이상, 이건도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이진을 껴안고 말했다.“그래,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좋아.”이를 위해 이건은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모든 일들 미뤘다. 하지만 이건의 원래 계획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YS그룹에는 이건이 직접 처리해야 될 큰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이건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이진을 데리고 해외로 여행을 간 것이다.이 소식을 전해 들은 YS그룹의 고위층들은 미치기 직전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이건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와 달라고 부탁을 했다. 어쨌든 프로젝트는 끝내고 가야지.하지만 이건의 대답은 그저 한마디뿐이었다. 결혼식을 마친 후.결혼식을 마친 후, 이건은 분명 이진과의 아이를 돌보는 데 집중할 것이다.그러기에 앞으로 일에 전념하는 시간은 점점 적어질 게 뻔했다.옆에 있던 이진은 한쪽에 놓인 핸드폰이 끊임없이 울리는 것을 보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내가 너무 충동적인 건 아니겠지? 이건 씨는 날
이진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내가 남학생을 꼬드겼다는 건 무슨 말이야? 아예 기억조차 나지 않는 데다가, 시우 씨의 동생인 건 아예 모르던 일이야. 도대체 이 일이 나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이진은 화를 내며 이건을 노려보았다.“제가 언제 그런 행동을 했다고 그래요. 전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기억이 안 나거든요.”“정말이야?”이건은 일부러 장난친 거다. 사실 메시지를 보고 불쾌한 기분이 조금 들었는데, 이진의 반응은 그를 매우 기쁘게 했다.이건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그렇다면 자기 마음속에는 나밖에 없다는 거지?”‘그럼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않아도 되겠네. 시우 이놈은 겁도 없네, 감히 내 아내더러 자기 사촌 동생을 위로해달라는 거야?’이건은 차갑게 웃으며 이진의 핸드폰을 가지고 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시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진 씨, 제가 보낸 메시지를 보셨나요? 저도 어쩔 수 없어서 연락을 드린 거예요. 이 녀석이 술에 취해 밤새 이진 씨의 이름을 부르더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또.”“또 뭐 했는데?”이건은 그의 말을 끊은 뒤 질투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네 사촌 동생이 대단한 사랑꾼인가 봐.”‘윤이건?’전화 너머의 시우는 하마터면 심장이 터질 뻔했다.“이건아, 이진 씨 핸드폰이 왜 네 손에 있는 거야? 난.”“나랑 이진이가 부부인 걸 잊은 거야?”이건은 더 이상 시간 낭비하기 싫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내 아내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는,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그럼 내 아내를 좋아하는 사람마다 직접 가서 위로해 줘야 되는 거야? 내가 동의할지 말지는 둘째 치고, 이진이 정말 간다고 해도 네 동생이 괜찮아질 리는 없어.”마침 뭔가 생각난 이건은 잠시 망설이더니 협박하듯이 말했다.“술에서 깨면 네 동생한테 전해. 어제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면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이건은 다른 남자들이 자신의 아내에게 들러붙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이
‘윤이건? 윤이건이 어떻게?’시언은 도저히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그와 시우는 사촌 형제이기에, 이건과 시우가 친한 친구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소문에 의하면 이건은 이미 결혼했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설마.’시언은 갑자기 깊은 생각에 잠겼다.이건과 이진이 어떤 사이든, 이진이 이건을 얼마나 의지하든, 그는 자신이 이진을 좋아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시언은 몸 옆에 늘어진 손을 꽉 주먹 쥐었다. 이때 정신을 차린 그는 앞으로 나아가, 이건의 앞길을 막고 환한 미소를 선보였다.“윤 대표님, 전 민시언입니다. 시우 형의 사촌 동생이에요. 시우 형한테서 얘기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만나 뵙게 되니 너무 영광입니다. 혹시 이진 씨랑은.”“이건 씨, 나 돌아가고 싶어요.”시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진은 취기를 못 이겨 남자의 가슴에 얼굴을 가볍게 문질렀다.이건의 차가운 표정은 순식간에 눈 녹듯이 녹아내렸다.이건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몸을 숙여 이진을 안았다. 그리고 시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이진을 조수석에 태웠다. 세심하게 안전벨트를 맨 후 무심코 뒤쪽을 스쳐보자, 시언은 방금 자세를 유지한 채 제 자리에 서 있었다.“이건 씨, 얼른 돌아가요.”이진은 아직도 이건에게 바짝 달라붙어 있었다.이건은 시선을 돌려 이진의 희고 정교한 얼굴을 보자 계획이 하나 떠올랐다.‘그동안 결혼식 하나 제대로 치르지 못했는데, 반드시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결혼식을 선물해 줄게.’이건이 직접 이진을 데려간 것을 목격한 시언은, 정신을 잃은 듯이 축 처진 채로 시우의 아파트를 찾았다. “민시언?”시우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시언을 보자 조금 놀란 듯했다.“네가 이곳엔 왜 온 거야?”시언은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형, 술 한잔하실 래요?”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났기에 술 한잔하는 것쯤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하지만 시우는 정희와 함께 임신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최근 술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시언의 상
하룻밤 푹 자고 난 뒤, 다음날 아침 이진은 호텔에서 출발해 학교로 갔다.서현도 마찬가지로 이번 만남을 무척 중시하였다. 그녀는 이진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수업을 오후로 미뤘다.카페에 앉은 서현은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더니 웃으며 말했다.“이 대표님, 제가 오만해 보이긴 해도, 평범한 작가들과 비슷한 꿈을 꾸고 있거든요. 제가 쓴 시나리오를 대중들에게 알려, 널리 선보이는 게 제 꿈이에요. 하지만 제가 글을 쓸 때에는 저만의 요구가 있기에, 미리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서현의 요구는 별로 지나치진 않았다. 그저 세훈이 제기했던 요구처럼 원칙적인 문제에 관한 것들이다. 이 방면의 문제는 서현이 말하지 않아도 이진이 끼어들지 않을 것이다.이진이 바로 동의하자 서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진의 시원시원한 성격은 전에 그녀를 찾아온 사람들과 사뭇 달랐다.서현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제 너무 지나친 행동을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야. 안 그러면 이진 씨처럼 훌륭하신 분을 놓치게 되었을 지도 몰라.’ 세부사항을 토론한 후, 이진은 세훈과 서현을 데리고 원작자를 찾아가 판권을 따냈다.그 후 배우의 캐스팅으로부터 촬영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엄청나게 심혈을 기울였다.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는 물론, 배우들 사이의 호흡은 날이 갈수록 좋아졌다.몇 달 후, 영화는 이건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상영되었다.의 원작 팬이 워낙 많았고, 호기심으로 본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그러나 영화관을 나설 때 모두 영화 속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영화에 푹 빠져 있었다.개봉 첫날, 전국의 영화관 티켓은 모두 매진되었다.심지어 대부분 영화관에서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영화를 예정했던 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상영하였다.개봉한지 한 달이 되었을 때, 는 수십 년간 1위를 차지했던 영화를 뛰어넘기도 했다.이 영화의 촬영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도 엄청난 인지도를 가지게 되었다.그들은 마치 다크호스처럼 갑자기 대중들의 시선 속에 나
이진은 말을 마친 후 정희를 데리고 성큼성큼 떠났다.“이진아, 넌 저분이 동의할 거라고 확신하는 거야?”한참을 걸은 뒤 정희가 호기심에 물었다.이진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서현이 딱 봐도 설득하기 어려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재능이 있는 작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 굳이 모욕을 당하면서 저 여자를 선택할 필요는 없잖아.’정희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내가 연예계에 아는 사람이 꽤나 있는데, 그냥 이서현 말고 다른 작가 소개해 줄까?”“아직은 필요 없어.”이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아마 날 거절하지 않을 거야.”이진이 거절한 이상 정희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정희가 포기한 채 택시를 잡으려던 찰나, 앞에서 엄청난 비주얼을 가진 키 큰 남학생이 두 사람에게 달려왔다.“예쁜 누나들, 어디 가시려는 거예요?”두 사람을 향해 한 말이지만, 남학생은 줄곧 이진을 훔쳐보고 있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정희는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왜요? 학생, 지금 대시하는 거예요?”생각이 들통난 남학생은 부인하기는커녕 겸연쩍은 듯 손을 들어 뒤통수를 긁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누나들은 저희 학교 학생이 아닌 것 같네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연락처라도 주시면 안 될까요?”“두 사람 연락처를 모두 받아 가시려는 거예요? 생각보다 욕심이 많으시네요.”정희는 눈썹을 찡긋거리며 장난을 쳤다.그러자 남학생은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용기를 내어 이진에게 핸드폰을 건넸다.“누나, 전화번호 주시면 안 될까요? 절대로 귀찮게 굴진 않을 게요!”‘지금 충분히 귀찮은 것 같은데.’이진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깔끔하게 거절했다.“죄송하지만, 안될 것 같네요.”난생처음 대시를 시도해 본 남학생은, 자신이 이렇게 무자비하게 거절당할 줄은 몰랐다. 남학생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옆에 있던 정희는 차마 이대로 지나치기 힘들어, 가방에서 이진의 명함을 한 장 꺼내 남학생의 손에 쥐여 주었다.“연락처는
이진은 자신의 가장 진실된 생각을 전한 것은 물론, 판권을 반드시 따내려는 결심으로 원작자를 두 번이나 찾아갔다. 결국 원작자는 그녀에게 한 번 만날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진은 이번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 전에 조사한 자료들을 들고 사람을 찾으러 대학으로 향했다.그녀 스스로 배역을 연구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했기에, 이진은 전문적인 작가를 찾아야 했다. 현재 대학교 교수인 이서현이 가장 좋은 선택지였다.출발하기 전에 이진은 특별히 학교의 포털 사이트를 통해, 서현의 수업시간표를 찾았다. 그리고 교장에게 부탁하여 수업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이진의 신분을 알게 된 교장은, 단번에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두 손 두 발 들어 환영했다.한편 이 일을 알게 된 정희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애초에 이진이 연예계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평소에 경제 뉴스밖에 안 보던 이진이 정말 영화를 찍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진심이었던 거야? 왜 갑자기 영화를 찍으려는 거지?’정희는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진아, 네가 의 판권을 따내 영화로 제작한다고 들었는데, 정말 사실이야?”“내가 언제 거짓말한 적 있어?”비행기 탑승 시간이 10분밖에 남지 않았기에, 이진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끊었다.“나중에 다시 얘기해, 지금.”“너 지금 공항이야?”눈치 빠른 정희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침 한가하던 정희는 이진을 따라 서현을 찾으러 갈 생각이었다.‘우리 이진이가 갑자기 영화를 찍다니, 어떻게 된 일인지 내 눈으로 확인해 봐야겠어.’정희는 결정을 내린 듯이 말했다.“이진아, 좀만 기다려 금방 갈게!”정희는 줄곧 생각나는 대로 움직이는 성격이라, 이진은 핸드폰을 거두고 방금 정희의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비행기는 한 시간도 안 되어 착륙했다.이진은 택시를 타고 바로 학교로 향했다. 그리고 사전에 알아보았던 수업시간표를 따라 강의실을 찾았다. 분명 수업이 시작되기까지 시간
이진은 별장을 나선 뒤 홀로 국장의 집으로 향했다.공교롭게도 여태껏 이진을 만나보고 싶어 하던 가정의도 국장의 집에 있었다.하지만 연이은 실패로 가정의도 이진의 성격을 알 수 있었다.이진은 엄청 겸손한 데다가 이건의 아내다. 그녀가 어떤 신분이든 간에, 외부에 자신의 실력을 알릴 생각이 없다면, 가정의도 더 이상 묻진 않을 것이다.두 사람은 자리에 앉은 후, 국장의 건강에 대해 자세히 토론하기 시작했다.옆에 있던 국장은 조용히 듣고 있다가, 때때로 몇 마디 맞장구를 치자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했다.이진은 경계심을 내려놓고 많은 의견을 제기하였다. 국장은 모든 의견들을 자세히 기록하였다.모든 이야기를 마친 후, 국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물을 글썽였다.“모두 이진 씨 덕분이에요. 이진 씨가 아니었다면 이 늙은이가 고질병 때문에 죽을 때까지 고생했을 거예요. 어쩌면 어느 날 갑자기.”“국장님, 곧 괜찮아질 테니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이진은 국장의 말을 얼른 끊은 뒤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게다가 할아버지의 친구분이시니, 제가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에요. 전엔 제가 생각이 짧은 데다가 일 때문에 바쁘다 보니, 줄곧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너무 탓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어요.”“탓하다니, 그럴 리가 있겠는가.”‘나한테 이렇게 큰 도움을 줬는데, 고마워하기도 모자랄 판에 탓할 리가 있겠어?’마을의 개발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이진도 마찬가지로 세훈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이 대표님, 제가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워낙 조건이 후해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더라고요.”진심 어린 이야기를 마친 후, 세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저한테 특별한 요구가 하나 있는데, 이 대표님께서 허락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어떤 요구죠?”이진은 호기심에 눈썹을 찡긋거렸다.세훈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이 대표님께서 절 좋게 봐주시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영화가 방영되었을 때 괜한 추측들이 떠돌아다니는 것을 방
오 감독은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 내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진에게 사과하기로 한 것이다.이진은 전에 말했던 대로 마음에 들었던 감독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작품마저 몇 개 없는 신인 감독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오 감독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나처럼 유명한 감독을 마다하고 신인 감독과 합작한다는 거야? 내가 그동안 받은 상이 얼마인데! 이진 그년은 분명 사람 보는 눈이 삐뚤어진 거야! 신인 감독 주제에 얼마나 잘 찍을지 똑똑히 지켜봐야겠어.’오 감독은 불만이 가득했으나 자신의 앞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진에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모두 이진이 예상했던 대로다. 전화를 받은 순간, 이진은 만만에게 눈빛을 보내 모 플랫폼에서 생방송을 시작했다.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던 오 감독은, 애써 웃으며 이진의 용서를 구하는 척했다.“이진 씨, 전엔 제가 너무 무례한 행동을 보였던 것 같네요. 의 촬영을 양세훈한테 맡길 생각인 거죠? 제가 양 감독을 소개해 줄 테니, 실시간 검색어의 글들을 내려 주시면.”“글을 내려달라고요?”이진은 오 감독이 뜻밖의 비장 카드라도 쥐고 있는 줄 알았다. 그가 이 정도로 파렴치한 인간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지금 말 같지 않은 조건으로 나와 협상하려는 거야?’이진은 마음속으로 차갑게 비웃고는 비꼬듯이 입을 열었다.“오 감독님, 본인이 지금 어떤 처지인지 잊으신 거예요? 지금 저한테 조건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사과를 하셔야죠. 제가 양세훈 감독님을 선택한 건 사실이지만, 제 방식대로 촬영에 참여하도록 설득시킬 것이니, 당신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어요.” “당신,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넘어가지 그래?”오 감독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모욕을 당했기에, 이대로 참고 있을 수 없었다. 결국 위선적인 모습을 집어치우더니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내가 굽신거려주니까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네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모두 윤이건 덕분이라는걸, 내가 모를 줄 알아? 아마 윤 대표한테 들러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