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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작가: 진아루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11 17:51:48
쨍그랑!

팔찌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 나며 바닥에 흩어졌다.

내 마음은 칼로 찔린 듯 아팠고, 눈물은 참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

“이 더러운 년, 드디어 울기 시작했네. 이제야 후회하는 건가?”

“후회해도 이미 늦었어. 어차피 돈에 미쳐 양심이 썩어버린 년이잖아.”

“우리 모두 함께 더러운 내연녀를 처벌해 이 사회를 지킵시다.”

나는 고개를 돌려 부서진 조각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부모님이 보이는 것 같았기에, 나는 이를 악물며 소리 질렀다.

“이은서, 너는 절대 유씨 가문에 시집올 수 없을 거야!”

방금까지 자랑스럽게 웃고 있던 은서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손을 들더니 내 얼굴을 세게 때렸다.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야? 다들 와서 이 여자를 찍으세요. 이 뻔뻔한 여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두 보셔야 해요!”

그러자 BJ들이 몰려들며 핸드폰을 내 얼굴에 들이대고 있었다. 나는 마치 동물원에서 전시된 원숭이가 된 것처럼 자유를 잃고 사람들에게 조롱당하고 있었다.

“이 지경이 됐는데도 아직 후회하지 않는 거야? 이런 년은 정말 죽어도 마땅해.”

“여러분, 저희가 오늘 내연녀를 제대로 혼내줬는데 어떠신가요? 앞으로 저희는 내연녀가 있는 곳들을 찾아 모두 따끔하게 혼내줄 겁니다.”

그때 은서의 핸드폰이 답자기 울렸고, 그녀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자기야, 오늘 돌아오는 거야? 선물은 사 왔어?”

은서는 곧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 자기 누나가 나한테 2,000억이 넘는 가보를 준다고?”

BJ들은 깜짝 놀라며, 은서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은서의 남자친구가 다정하고 배려 깊은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은서 씨, 언제 결혼해요? 결혼할 때 꼭 초대해 줘요.”

“난 2,000억이 넘는 물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은서는 얼굴을 쳐들며 마이크를 가리더니 주변 사람들을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물론이죠, 이건 내연녀가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거든요. 제 남자친구는 정말 절 많이 사랑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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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서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마음이 조급해지니까 이제 막 말을 하네? 내 남자친구의 누나는 계속 해외에 있는데, 네가 내 남자친구의 누나라고?” “여러분, 이것 좀 보세요. 이젠 하다 하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까지 하고 있네요.” 이은호는 카메라를 내 얼굴에 가까이 대며 촬영했다.은서는 내 디자인 원고를 찢은 후, 맞춤 제작된 드레스를 발로 밟았다. 그러자 구경하던 사람들은 은서를 따라 내 보석들을 강탈하고, 내 맞춤 제작된 드레스를 자르기 시작했다.이 미친 무리들이 내 캐리어를 향해 돌진하자, 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옆에 놓인 코트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조금 더 가까이 가면 닿을 수 있었다.내가 핸드폰을 잡아들고 잠금을 풀었을 때, 갑자기 누군가가 소리 질렀다.“내연녀가 핸드폰으로 경찰에 신고하려 해요. 모두들, 빨리 막으세요.”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됐다. 이은호는 갑자기 돌아서서 내 팔을 단단히 눌러 잡고, 발로 내 핸드폰 화면을 짓밟았다.“신고하려고? 경찰도 너 같은 여우년 편을 들어주지 않을 거야.”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보네. 좀 더 세게 때려야 정신을 차리겠지?”“이 여자 머리카락을 자르고 눈썹을 밀어버려! 그럼 더 이상 남자들한테 꼬리 치지 못할 거야!”두 사람이 준비해 둔 가위와 눈썹 깎는 칼을 들고 내게 다가왔다. 방송에서는 그들의 행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폭주하며 별풍선을 선물했다.그들이 내 머리카락을 움켜잡자, 나는 머리를 흔들며 발버둥 쳤다. 누군가는 내 어깨를 단단히 눌러, 머리카락을 모두 자른 후에도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 듯 면도기로 내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잘했어. 이런 더러운 여자는 이렇게 혼내 줘야지, 머리 모두 밀어버려!][이런 여우 년은 제대로 혼내줘야 정신을 차릴 거야!][여러분, 계속 별풍선을 선물해 주세요. 오늘 이 여자를 아주 제대로 혼내줄 겁니다.]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당신들, 후회하게 될 거예요.”“우리가 왜 후회

  • 이 집의 주인은 나   제3화

    이은호는 입을 크게 벌리며 웃었다. “성추행? 방금 네가 유혹을 한 거잖아?”나는 벽에 걸린 CCTV를 가리켰다. “방금 분명히 저를 성추행했어요. CCTV를 보면 다들 알 수 있을 거예요!”은서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봤는데, 굳이 CCTV를 볼 필요가 있겠어요? 더 이상 변명하지 마세요.”은서는 내 몸을 흘깃 훑어보며, 입꼬리를 올렸다.“이 내연녀 몸에 값비싼 물건들이 아직 많네요. 다 남자를 꼬셔서 얻은 것들이겠죠. 오늘 이것들을 모두 망가뜨려야겠어요. 언니들, 이쪽으로 오셔서 이 여자를 테이블에 묶읍시다. 괜히 또 남자들을 유혹할지도 모르잖아요.”그때 누군가가 물었다.“밧줄이 없는데 어떻게 묶어요?”은서는 방을 한 번 훑어보며 말했다. “카펫을 뜯어서 묶으면 돼요. 이 여자는 우리가 발로 밟던 걸로 묶어도 싸요.”그 후, 여자들이 군중 속에서 나오더니, 내 팔과 다리를 모두 잡고 강제로 테이블 위로 끌어올렸다. 나는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송아지처럼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경고하는데, 당장 이거 풀어요!”내가 크게 소리칠수록, 그녀들은 내 팔을 꼬집으며 멍자국을 더 많이 만들어냈다.“경고한다고? 내연녀 주제에 아직도 잘난척하는 거야?”내 오른쪽에 있던 여자가 마치 내 살을 뜯어낼 것처럼 꼬집었다.나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지금 하시는 행동들이 불법인 거 알아요? 다들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거예요!”“제가 제 집 물건을 부수는데 뭐가 잘못인 거죠? 저희는 사회를 바로잡는 일을 하고 있는 데,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죠?”은서는 내 앞에 서더니 환한 미소를 지었다.“오늘 당신의 몸에 있는 모든 걸 쓸어내서, 당신의 진짜 모습이 얼마나 역겨운지 다 보여줄 겁니다.”은서는 말을 마친 뒤, 고춧가루를 한 통 꺼내서 내 얼굴에 발랐다.다른 BJ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재빨리 가위, 후추 가루, 칼날을 꺼내 들고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여러분, ‘좋아요’가 5만 개 넘으면 바로 내연녀의 머

  • 이 집의 주인은 나   제2화

    내 집 근처에서 대기 중이던 네티즌들이 모두 내 집으로 달려들어왔다. 수많은 핸드폰이 날 찍고 있었다.“이 여자가 내연녀였어? 진짜 대담하네, 진짜로 집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네. 오늘 절대 쉽게 보내주지 않을 거야!”“우리가 사람 됨됨이를 제대로 가르쳐 줄게!”그녀들의 침이 내 얼굴에 튀었고, 나는 사람들 속에 있는 은서를 보았다. 그녀는 엄마의 어깨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고, 전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어쩌면 오늘 일이 정말 오해일지도 모른다. 은서와 동생은 곧 약혼할 예정이기에, 나는 그녀와 불편한 관계가 되고 싶지 않았다.나는 얼굴에 묻은 침을 닦아내고 깊게 숨을 쉬며, 가슴속에서 치솟는 분노를 참았다. “사람 잘못 보셨어요. 저는 내연녀가 아니에요.” 그 말을 끝내자, 은서는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화를 내며 내 팔을 세게 잡아당기자 팔에 곧바로 파란 멍이 생겼다. 나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집까지 찾아온 주제에 아직도 인정하지 않는 거야? 인정 안 한다면 인정할 때까지 때리면 그만이야!”나는 얼굴을 돌리고 이를 악물었다.“여긴 내 집인데 왜 내가 돌아오면 안 되는 거죠?”그러자 눈물을 흘리며 약한 모습을 보이던 은서가 갑자기 크게 소리쳤다. 마치 엄청난 말을 들은 듯한 반응이었다.“이 집은 내 남자친구 집이에요, 그동안 내 남자친구한테서 몇 번 열쇠를 빌려 간 주제에, 이 집을 당신 집이라고 말하는 거예요?”나는 동생에게서 몇 번 열쇠를 빌린 적이 있었다. 해외로 나가면서 열쇠를 동생에게 맡겨 놓았던 것이고, 원래 내 물건인데 돌려받는 게 뭐가 잘못된 걸까? 게다가 이 집은 원래 내 명의로 되어 있고, 동생은 그저 열쇠를 관리하고 있었을 뿐이다.나는 거실에 있는 모든 물건들의 유래를 사람들에게 설명했다.“여러분이 밟고 있는 이 카펫과 소파는 제 외할아버지가 Y국 디자이너를 찾아 주문 제작한 거예요. 그리고 이 테이블 위에 놓인 찻잔 세트는 제가 18살 때 F국에서 직접 사 온 거고요

  • 이 집의 주인은 나   제1화

    귀국 이틀 전, 나는 인터넷에서 한 라이브 방송을 보게 되었다.중년 남녀가 뒤에서 현수막을 들고 있었고 그 위에는 커다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도와주세요!!! 내연녀가 집에 찾아오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앞에 앉은 여자는 눈물이 범벅이 되었다. [내연녀가 매일 제 남자친구랑 채팅을 한 것도 모자라, 내일 저희 집에 와서 저를 만나겠대요...]댓글 창은 온통 여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말들과, 내연녀를 욕하는 말들로 넘쳐났다.[내연녀 주제에 정말 뻔뻔하네, 아예 죽여버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주소 알려주시면 내일 제가 찾아가서 대신 그 여자 혼내줄게요.] 평소에 나는 이런 방송을 가장 싫어했다. 모두 연기인 데다가, 댓글은 모두 무작정 따라 하는 사람들만 가득하다.그러나 오늘은 이상하게도 화장이 지워진 여자의 얼굴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왠지 익숙한 얼굴이었기 때문이다.그 여자는 내 동생의 여자친구인 이은서와 너무 닮았다.동생이 은서와 사귀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이미 해외에서 유학을 하고 있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기에, 나와 동생은 삼촌 집에서 자라게 되어 어릴 적부터 매우 친했다.나는 은서를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동생이 자주 은서의 사진을 보여주며 매번 그녀를 따뜻하고 착한 아이라고 칭찬했었다.덕분에 나는 은서에 대해 매우 만족했으며, 이번에 귀국한 것은 두 사람의 약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사진과 비교해 보니, 그 여자는 확실히 은서였다.나는 얼른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 정말 바람을 핀 거야? 은서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동생은 의아해하며 대답했다. [누나, 그게 무슨 소리야? 내 여자친구는 은서 하나밖에 없어.] 나는 동생의 말을 믿었다. 내 동생은 매우 순수한 아이인 데다가, 은서를 5년 동안 짝사랑하다 고백을 한 것이기에 바람을 피울 리가 없었다.그래서 내연녀라는 사람이 뻔뻔하게 다가온 데다가, 동생이 최근 일을 하느라 은서를 소홀히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나는 몇 가지 가능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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