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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1장

Author: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Last Updated: 2022-10-28 16:30:11
거의 점심시간까지 이 상태가 지속되자 목정침은 정말 못 참겠는지 옷을 갈아입고 나가려는 듯한 모습으로 내려왔다. “내 검은 색 넥타이 어딨어?”

  그는 물어볼 때 유씨 아주머니도 온연도 쳐다보지 않았지만 주위에 두 사람 밖에 없었기에 누가 봐도 온연에게 물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온연은 그를 가볍게 무시했고 유씨 아주머니는 그가 무안할까 봐 대답했다. “제가 찾아드릴까요?”

  그는 화를 냈다. “아니요!” 그러고 셔츠 위쪽 단추를 풀어 해치더니 그대로 나갔다.

  온연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다. “예전에는 늘 깔끔하게 외출하는 것만 좋아하더니, 이제 저랑 싸우니까 넥타이도 안 하고 나가네요. 얼마나 버틸 수 있나 두고 봐야겠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웃었다. “남자들은 자존심이 중요하잖아. 특히 도련님 같은 분은 어렸을 때부터 그러셨어. 도련님도 생각이 있으셨을 텐데, 너가 몰래 예군작씨를 찾아갔으니 기분이 안 좋으신 것도 이해돼지. 괜찮아, 다 큰 남자가 계속 너랑 싸우지도 않을 거야. 제일 중요한 건 문제가 해결된 거니까.”

   주말에는 회사에 직원들도 없고 원래 일요일은 쉬려고 했었기에 목정침은 회사에 가지 않고 임립을 끌고 나와 골프장에 갔다.

  임립은 농담을 했다. “오랜만에 쉬는 날인데, 집에서 와이프랑 애랑 안 놀고 왜 날 찾아왔어? 설마 소경이가 진몽요씨랑 놀아줘야 된다고 널 보낸 건 아니지? 난 사실 혼자 있어도 괜찮아.”

  목정침은 투덜댔다. “와이프랑 아이가 나 필요 없데. 나 집에서 왕따야.”

  임립은 피식 웃었다. “에이 설마. 너도 누군가한테 소외될 때가 있는 거야? 무슨 짓을 했길래?”

  목정침은 짜증 나는 얘기를 하고싶지 않았다. “됐어, 말하기도 귀찮아. 요즘 몸은 어때? 병원에는 제때 가고 있지?”

  임립은 멈칫했다. “잘 가고 있어. 매일 약도 먹고, 억지로 보통 사람들처럼 보이려고 침대에 안 누워있는 것 만으로도 난 만족해. 의사 선생님이 진통제도 처방해 주셔서 이제 다른 약도 딱히 안 필요해.”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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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립은 숨도 못 쉴 정도로 웃었고 골프채를 잡을 힘도 없었다. “에이 아니지? 설마 그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거야? 같이 10년이나 넘게 살았잖아. 친구로써 내가 보기에 너는 이기적인 사람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자한테 증명해 보여야지. 누군가를 좋아하면 마음속에 담아두지만 말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해. 근데 내가 발견한 점은 그 사람을 네가 키웠으면 너랑 너무 비슷해서 일반 사람들은 쉽게 다가가지 못 해도 넌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아? 그냥 너랑 똑같다고 생각해봐. 입장을 바꿔서.”  입장을 바꿔서? 목정침은 깊은 생각에 빠졌다. 만약 그가 온연이라면 그는 뭘 원할까? 어떻게 해야 그녀가 그에게 먼저 다가오게 만들 수 있을까? 결론은… 그는 여전히 그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아무리 생각해도 회사일은 그녀가 건들일 이유가 없었다.  한편. 경소경은 몇 시간동안 운전을 해서 진몽요를 강남 아파트에 데려다 주었다. 아파트는 크지 않았고, 이사온지 얼마 안돼서 아직도 상자안에 짐이 있거나 정리가 안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경소경은 결벽증은 없지만 깔끔한 걸 좋아했다. 예를 들어 백수완 레스토랑은 넓직했고 그가 보기엔 넓은 게 깨끗한 거였다…  들어가자 마자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평소에 그렇게 바빴어요? 개집보다 더러워도 치울 시간이 없을 만큼?”  진몽요는 그를 노려봤다. “맞아요. 평소에 너무 바쁜데, 그럼 내가 한가한 줄 알았어요? 싫으면 어차피 나도 당신한테 차 대접하기 귀찮으니까 그냥 돌아가요.”  그는 어쩔 수 없이 그녀가 소파에 둔 옷을 치우고 앉았다. “난 진짜 당신이 혼자서 잘 챙길 수 있을지 걱정돼요. 회사 쪽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앞으로 야근하지 말아요. 어차피 두 달도 안 되서 본사로 옮길 텐데, 본사에서 부이사직 맡기 싫으면 내가 다른 자리 줄게요.”  진몽요는 그에게 물 한잔을 따라주었다. “물 마셔요. 점심 뭐 먹을래요? 집에 아무것도 없으니까 배달시키죠. 날도 더워서 나가서 먹기 귀찮아요.”  경소경

    Last Updated : 202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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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는 뱃지를 쥐고 아무 일 없었던 척했다. “나는 밥 안 먹어도 되니까 당신 것만 시켜요. 내일 회사에 일 있어서 일찍 가서 쉬어야겠어요.”  진몽요는 살짝 실망했다. 하루만 안 봐도 엄청 보고싶을 것 같은데 재결합 한지 얼마나 됐다고 그는 정작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벌써 간다고요? 방금 왔는데 나랑 좀 더 있어 주지도 않네요. 알겠어요, 바쁜 사람이니까 가봐요. 안 붙잡을 게요.”  돌아가는 길, 경소경의 기분은 먹구름처럼 어두웠고, 올 때는 괜찮았지만 지금은 거의 장마비가 내리기 직전 같았다.  그 뱃지는 꽤나 괜찮아 보였고 딱 봐도 남자건데 도대체 누구 것일까? 예군작껀가? 예군작이 그녀의 집에 왔었다면… 정말 아무 일도 없었을까? 아이가 자신의 아이는 맞는 걸까?  그는 생각할수록 마음이 심란해졌고, 두 손은 운전대를 꽉 쥔 채 속도를 올렸다.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자 그는 마음을 가다듬고 블루투스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를 건 사람은 임립이었다. “너 어디쯤이야? 잘 데려다 줬지? 같이 저녁 먹을래?”  그는 대답했다. “응, 데려다줬어. 지금 가는 길이니까 이따 봐.”  저녁. 세 남자는 백수완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목정침은 집에 가고 싶지 않았고 경소경의 기분도 나을 바 없어서 그나마 임립이 제일 괜찮았다.  룸 안엔 세 사람 밖에 없어서 그런지 조용했고, 음식을 기다릴 때 경소경은 그 뱃지를 꺼냈다. “이거 내가 진몽요씨 아파트에서 주웠어. 남자 것 같은데 내 건 아니야. 그 사람은 몰라… 그래서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임립과 목정침은 당황한 듯 눈을 마주쳤다. “네 말은 진몽요씨한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거야? 화해한지 얼마나 됐다고?”  경소경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러게. 게다가 그 사람 임신했어. 난 이제 그 아이가 내 아이가 맞는지도 의심스러워… 왜냐면 두 달 동안 접촉이 없었으니까 확신할 수가 없어.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제 예군작이 우리 공관으로 임산부

    Last Updated : 202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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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소경은 두 사람의 부추김 끝에 영상통화를 걸었다. 진몽요는 막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서 요가를 하고 있었고 다행히 잠옷은 큰 노출이 없었다. 진몽요는 아무 일 없어보였다. “무슨 일이에요? 일찍 들어가서 쉰다고 하지 않았어요? 가게에서 밥 먹는 거예요? 술은 마시지 말고 밥만 먹고 일찍 들어가요.”  경소경은 뱃지를 꺼냈다. “이거 본 적 있어요?”  진몽요는 자세히 화면을 보았다. “아니요, 뱃지예요? 당신 거예요? 난 그런 거 안 쓰는데 어떻게 알아요?”  그가 대답했다. “당신 집에서 찾았어요. 정수기 앞에서요. 내 건 아닌데 남자 뱃지잖아요. 그때 못 물어봤는데 지금생각해보니까 물어보는 게 맞는 거 같아서요.”  진몽요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남자 뱃지? 정수기 앞? 그녀의 집에 딱 예군작이 한번 왔었으니 분명 그의 것이었다. “음… 진실을 들을래요 거짓을 들을래요? 화 내지 말고요…”  경소경의 마음은 점점 내려 앉았다. “말해요… 사실대로 말하면 화 안 낼 게요.”  진몽요는 우물쭈물 말했다. “그거 아마 예군작씨 거 일거예요. 전에 강남 쪽에 왔을 때 같이 밥 먹고 우리 집에 잠깐 있다 갔거든요. 딱 몇 분 동안 만요. 내가 차도 내려줬는데 안 마시고 갔어요. 그때 정수기 앞에서 서있었던 거 같은데 그때 떨어트렸나 봐요. 진짜예요. 근데 그 뱃지는 기억이 안나요, 당신 말고 왔던 남자는 그 사람 밖에 없어요…”  역시나 예군작 것이었고 경소경은 심호흡을 했다. “알겠어요… 나중에 내가 돌려줘도 되죠?”  진몽요는 어색해했다. “그래요… 주인한테 돌려줘야죠… 당신이 알아서 해줘요.”  전화를 끊고 경소경은 목정침과 임립을 보았다. “어때?”  임립이 분석했다. “말을 우물쭈물 하는 거 보니까 찔린 것 같진 않고, 너가 오해할까 봐 걱정하는 것 같은데.”  목정침도 말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그래도 예군작한테 돌려주면서 더 확인해 봐.”  경소경은 기운이 빠졌다. “너희는 밥 얻어먹으면서 도움이 하나도 안되네.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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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표정이 확 변했다. “서재에서 얘기하시죠.”  거실을 지나치자 온연은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있었고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는 마음이 턱 막혀 심호흡을 하며 애써 참았다.  서재로 들어온 뒤, 그는 의자에 앉아 물었다. “알아내신 게 뭐예요?”  임집사는 사실대로 보고했다. “예가네에서 기밀을 꽤나 잘 지키고 있는 모양이라 정보를 알아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알아본 결과, 반년에서 정도 1년 사이에 예군작이 해외에서 사고가 난 적이 있었는데… 총상 때문에 입원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얼굴이 좀 망가졌었고요. 최근에 성형수술을 해서 크게 티는 안 나지만 예전이랑은 미세한 차이는 있는 듯합니다.  다리는 몇 년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그렇게 됐는데, 예가네 집안 사정이 복잡해서, 친형제, 친척들끼리 서로 죽였고, 원래 이 사람도 형제가 10명이 넘는데 지금은 결국 혼자 살아 남았습니다. 예군작은 원래 이 집안 도련님이 아니었습니다. 어렸을 때 예가네에서 자라지 않고 성인이 될 때쯤 예가네로 데려온 사람입니다. 그래서 예가네 어른께서 관심을 두진 않는 것 같습니다. 후계자가 더 있었더라면 다른 사람이 했을 테니까요.  게다가… 제 생각엔 뒤에서 분명 나쁜 짓을 많이 한 것 같은데, 그게 아니면 집안 사람도 아닌 사람에게 예가네 후계자로 맡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은 위험인물이니 저희가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마지막 형제가 그 분이 사고를 당했을 때 죽은 걸 보니 분명 관련이 있을 겁니다.”  목정침은 턱을 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그 1년 전쯤 사고 당했을 때 어느 나라에 있었어요?”  임집사는 당황했다. “그건… 확실한 건 모르지만 남미 쪽이었던 거 같습니다.”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목정침도 더 묻지 않았다. “네, 알겠어요. 오늘 하루 종일 집에 계셨어요? 연이는… 오늘 하루 종일 뭐 했어요?”  임집사는 대답했다. “사모님은 별 거 안 하셨습니다. 작은 도련님

    Last Updated :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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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의 태도는 차가웠지만 그 사이엔 불꽃이 튀고 있었다. 목정침은 마음이 답답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사 비용이 최소 몇 억은 들 거야. 이건 초기 예산이고, 다른 몇 억짜리 저택들은 보수공사 비용이 이렇게 싸지도 않아. 몇 십억원까지도 들여야 하는 곳도 있어.”  온연은 그의 의미를 알았다. 지금 돈으로 그녀의 마음을 사려는 거 아닌가? 그녀는 절대 그렇게 쉽지 않았다. “음, 알겠어요. 나한테 아직 2억 정도 있으니 그거 다 투자할 게요. 나머지 돈은 당신한테 빌린다 치고 천천히 갚죠 뭐. 지금은 내가 일을 안 해도 디저트 가게 수입은 있으니 언젠간 갚을 수 있을 거예요.”  목정침은 숨을 들이 마셨다. “꼭 그렇게 말해야겠어? 누가 돈 달래?”  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돈 필요 없다는 사람이 돈 얘기는 왜 꺼내요?”  그는 이를 꽉 깨물었다. “도대체 어쩌자는 건데?”  그녀는 웃으면서 아이한테 장난을 치고 있었다. “어쩌자는 거 아니에요. 그렇지 아들? 엄마는 착한 사람이잖아. 그런데 잘못하지 않아도 꼭 미움 사는 사람들이 있지. 혼자서 하루 종일 놀다 온 사람은 무시하자. 혼자 알아서 놀게.”  목정침은 참지 못하고 아이를 뺏어 왔다. “너가 어떻게 하든 상관없는데, 아이는 안아야겠어!”  온연은 살짝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안으라고 했잖아요. 본인이 거절했으면서, 안기 싫은 거 아니었어요? 그래요, 오늘 저녁은 당신이 책임져요. 혼자서요. 나는 손 뗄 거예요. 드디어 편하게 잘 수 있겠네요. 내일 아침에 강남 가서 몽요랑 쇼핑할 거니까 못 버티겠으면 얘기해요. 내가 적당히 놀다가 와서 아이 보면 되니까요.”  그녀는 바로 올라가서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궜다. 오늘 저녁 목정침은 혼자 아이를 데리고 아이 방에서 잠을 자야 했다. 그가 먼저 화를 풀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며칠은 그가 혼자서 아이를 데리고 자게 만들 생각이었다.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 그도 느껴봐야했다.  그는 정말로 그녀가 육아를 하는 게 안 힘들다고 생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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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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