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와 필칸트는 멍하니 서 있었다. 안드레가 무릎을 꿇은 것이다!오륙의 최강자가 이렇게 한지훈 앞에 무릎을 꿇다니!무도 학원의 모든 교직원과 고위층 인사들도 안드레가 무릎을 꿇는 순간 일제히 땅에 엎드렸다!세계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조차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그가 누구든 간에, 우리 용국인을 업신여기는 자는 단 하나의 결말, 즉 죽음뿐이다!”한지훈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일말의 자비도 없었다.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무도 학원 사람들을 향해 당당하게 말했다.“똑똑히 기억해라. 용국은 모욕당할 수 없고, 용국인은 모욕당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도 찰스의 뒤를 따를 것이다!”“너희 뒤의 가문이 그렇게 강력한가? 오늘, 나 한지훈이 너희에게 보여주겠다. 우리 용국을 모욕하는 자는 어떤 가문이든 모두 멸망할 것이다!”한지훈?!이름을 들은 순간 안드레는 번쩍 고개를 들었다!용국에서 온 여청양은 더욱 그 자리에서 숨이 멎을 듯 놀라워했다.한지훈? 하지만 그는 분명 한군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그러나 다음 순간, 한지훈은 천천히 가면을 벗어던지며 본래의 얼굴을 드러냈다.“북... 북양왕?!”여청양이 무의식적으로 외치자, 한지훈은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모든 일은 내가 책임진다. 한지훈은 절대 다른 사람, 더구나 용국을 끌어들이지 않을 것이다. 오륙의 어느 인물이든, 어느 가문이든 복수하고 싶다면 언제든 환영한다!”안드레는 완전히 절망했다. 한지훈의 명성을 그는 오래전부터 들어왔던 것이다.한지훈 앞에서 오륙을 위해 탄원한다고?그야말로 우스운 일이다!“한 선생님, 당신의 진면목을 뵙게 되어 감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신에게 패한 것이 한 점 후회 없습니다!”안드레는 몸을 일으켜 한지훈에게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가자!”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안드레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한지훈과 함께 강당을 떠났다.여청양은 한지훈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문득 중요한 사
노인의 마음이 순간적으로 흔들리며, 얼굴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곁에 있던 집사도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렸고, 사성 천왕계의 기운이 번개처럼 폭발해 눈 깜짝할 사이에 대청의 정중앙에 나타났다!동시에, 두세 명의 이성 현급 천왕계의 검은 옷을 입은 고수들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나타나 일제히 창가 쪽을 노려보았다!“누가 감히 우리 영륜 왕족의 고성을 침범하는가!”찰리가 냉랭하게 소리쳤다.시시한 졸개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오륙의 일인자 안드레라 해도 자신을 만나려면 사전에 예약해야만 했다.한 나라의 국왕이라도, 허락 없이 함부로 침입할 수는 없었으며, 다른 사람들은 아예 왕족 고성에 가까이 갈 자격조차 없었다!하지만 찰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문의 대문이 날아와 찰리 앞의 찻상을 산산조각 내버렸다!집사는 급히 앞에 몸을 날려 그를 보호하며, 양옆의 호위들에게 눈짓을 보냈다.네댓 명의 호위가 즉시 집사의 바로 앞에 서서 단단한 방벽을 형성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개의 실루엣이 성문 입구에 나타났다.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차가운 눈빛으로 찰리를 노려보며 살기를 내뿜었다!“너... 너는 누구냐! 감히 왕족 금지 구역을 침범하다니!”집사는 그가 용국의 젊은이라는 걸 보고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한지훈이다!”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한지훈?! 네놈이 용국의 북양왕 한지훈이라고?!”찰리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경악하며 물었다.한지훈이 곤륜 뇌해에서 죽었다는 소식은 이미 전 세계에 퍼져 있었고, 최첨단 장비조차 그 초고온 지역에 접근할 수 없었는데, 한지훈이 살아남을 수 있다니?!“그렇다!”한지훈은 차분하게 찰리를 바라보았다.이제야 이해가 갔다. 오륙에서 감히 이런 방식으로 영륜 왕족을 방문할 사람이 누구겠는가?!“흥! 건방지군!”말이 끝나기 무섭게 집사는 손을 들어 강력한 힘을 발산했고, 하얀빛의 구체가 총알처럼 한지훈을 향해 날아갔다!그 빛 속에는 수많은 날카로운 검기가 아른거렸다!집사가 공격을 가하자, 검은
찰리의 이 분노의 포효는 단순한 고함이 아니었다.그의 목소리 속에는 강력한 힘이 담겨 있었으며, 마치 거대한 홍수처럼 한지훈을 향해 휘몰아쳤다!찰리 자신도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였으며, 이 경지에 머무른 지 이미 사십 년이 넘었다!그 실력은 일반적인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를 훨씬 능가했다.보통 사람이나 천왕계 아래의 고수라면, 이 한 번의 포효만으로도 피를 쏟으며 즉사했을 것이다!하지만 안타깝게도, 한지훈 앞에서는 이 포효가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비록 용국의 사자후와 비슷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두 사람의 경지 차이가 너무 컸다!설령 천왕계의 정점에 도달한다 해도, 천신계 강자의 손가락 하나조차 막을 수 없다!이것이 바로 절대적인 실력의 차이였고, 그런 차이는 시간으로도 절대 메울 수 없었다!찰리의 포효가 한지훈에게 닿는 순간, 그 힘은 마치 가벼운 산들바람처럼 스쳐 지나갈 뿐, 한지훈에게 털끝만큼의 상처도 입히지 못했다!“찰리 씨, 더 이상 애쓸 필요 없습니다.”그 순간, 문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안드레였다!“안드레! 너... 네가 그를 돕는 것이냐?!”찰리는 눈썹을 찌푸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그는 자신의 운뢰호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고, 천신계 강자가 방어하지 않는 이상 한지훈이 멀쩡히 서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찰리 씨, 솔직히 말씀드리죠. 한지훈 선생님께서 당신을 죽이고 싶다면, 당신은 죽어야 합니다.”“그리고 오늘, 한지훈 선생님께서는 당신과 말다툼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영륜 왕족을 이 자리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러 온 겁니다.”안드레는 담담한 얼굴로 대청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찰리는 이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고, 안드레를 노려보며 외쳤다.“안드레! 네 말이 무슨 뜻이냐? 설마 네가 나를 공격하겠다는 것이냐?!”안드레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저으며 씁쓸하게 웃었고, 그는 찰리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찰스가 죽을 때까지 깨닫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는데, 찰리
아직 찰리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오릉군 가시는 한 줄기 유성처럼 빛을 뿜으며 찰리의 미간을 그대로 꿰뚫었다!찰리의 시신이 뒤로 넘어지며 바닥에 쓰러지는 순간, 안드레는 눈을 질끈 감았다.하늘을 뒤흔들 대재앙이 시작된 것이다!오륙 전역에 거대한 재앙이 덮쳐올 조짐이 보였다!한 시간 후, 고성 전체는 불길에 휩싸였다.영륜 왕족 700여 명 중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고성이 불길에 휩싸이는 순간, 이 소식은 순식간에 오륙 전역에 퍼져나갔다.그날 밤, 아시란치 가문의 고성에서는 밤새 불빛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아시란치 어르신은 중앙에 앉아, 손에 쥔 기밀문서를 바라보며 오랜만에 환하게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한지훈! 네가 살아있다면 조용히 숨는 편이 나았을 텐데!”“안타깝게도, 넌 너무 자신만만하고 지나치게 오만했군!”아시란치 어르신의 눈동자에는 차갑고 날카로운 광채가 반짝였다.그 순간, 밤하늘을 가르며 은백색의 빛줄기가 솟아올라 오륙의 밤하늘을 환히 밝혔다.멀리 폐허가 된 고성 안, 3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석관이 덜컥 소리를 내며 열렸다.그 안에서 창백하고 핏기 없는 중년 남자가 천천히 일어나 앉았고, 그가 깨어나는 순간 고성 전체가 강력한 진동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그와 동시에, 네 갈래의 압도적인 기운이 오륙 전역을 뒤덮으며 심지어 밤하늘조차 핏빛으로 물들었다!그 시각, 필칸트는 긴급하게 칸트 가문으로 소환되었다.원래 칸트 가문은 한지훈의 힘을 빌려 가문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지만, 영륜 왕족이 전멸했다는 소식은 가문의 판단을 뒤흔들어 놓았다.“할아버지, 이렇게 급하게 저를 부르신 이유가...?”“필, 내가 널 부른 건 더 이상 한지훈 곁에 남아 있다가는 네 목숨이 위험해질 거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였다.”엘칸트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할아버지! 어젯밤의 일을 저는 직접 목격했고, 안드레조차 한지훈 선생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오륙에 그분을 감당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필칸트가 눈살을 찌푸
안드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지평선 너머에서 네 갈래의 각기 다른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그 순간, 무겁고도 압도적인 위압이 오륙 전역을 뒤덮었다!아시란치 가문 외에도, 오륙에는 무려 세 명의 은거한 천신계 강자가 더 있었다!그들은 근 200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 순간 오륙의 모든 이들이 그들의 존재감을 뼛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이성 현급 천신계 강자!안드레는 그 엄청난 압박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얼굴이 창백해졌다.네 명의 천신계 강자들이 동시에 한지훈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그들의 위압이 대륙 전체를 휘감은 것은 오륙의 패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선언이었다.천신계 강자들도 각자의 영역이 있었고, 한지훈이 아무리 강해도 그 경계를 넘는다면 그들은 가차 없이 그를 짓밟을 터였다. 심지어 한지훈이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게 될 수도 있었다!그러나 한지훈은 그저 안드레에게 가볍게 미소를 지어 보일 뿐, 아무렇지 않게 무술 학원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그 시각, 무도 학원은 이미 소란이 극에 달했다.영륜 왕실이 전멸했다니!그것도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한 채 멸족했다는 소식은 오륙 학생들 사이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들조차 흥분과 두려움에 휩싸였고, 모두가 입을 모아 영륜 왕실을 멸문시킨 자가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인지 수군댔다.하늘에는 전운이 가득했고, 모두가 숨조차 편히 쉴 수 없을 만큼 긴장된 분위기였다.그런데도, 평소 한지훈을 증오하며 없애버리려 했던 동방설령은 그날따라 유난히 조용했다.그녀는 강당 창가에 서서, 멀리 떠오른 네 개의 빛줄기를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동방 가문이 그녀를 오륙에 보낸 이유가 가문의 부흥을 위해서였지만, 한지훈과 적대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안드레조차 무릎 꿇은 상대가 과연 동방 가문이 감당할 수 있는 존재란 말인가?!동방설령은 처음으로 동방 가문의 실력에 의문을 품었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지 못했다. 그녀는 필칸트와 결혼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한지훈은 도서관으로 가서 계속해서 역외에 관한 자료를 훑어보았다.천신계 강자와 천왕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심성에 있다.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을 고요하게 유지하며, 어떠한 파문도 일으키지 않는 것이었다. 다음 날 오전이 될 때까지 한지훈은 모든 자료를 전부 읽은 뒤 천천히 손에 든 문서를 덮었고, 자리에서 일어나 도서관 밖으로 걸어 나갔다.문 앞에 다다르자, 안드레가 여전히 극도로 공손한 자세로 서서 한지훈을 향해 밤새 보초를 서고 있었다.“한 선생님, 이번 전쟁을 피할 수는 없겠습니까?”안드레는 한지훈이 도서관에서 나오자 즉시 다가가 물었다.어떤 결말이 나든, 천신계 강자들 간의 전투는 오륙 전체에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심지어 오륙을 피바다로 만들어 죽음의 땅으로 변하게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피한다? 그건 나한테 물어볼 일이 아니겠지.”한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에 떠 있는 몇 개의 빛기둥을 바라보며 냉소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 오륙을 떠나신다면...”“내가 왜 떠나야 하지? 그날 라이언 킹 찰리가 용국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우리 용국의 고위 장군을 죽이려 했을 때, 그는 왜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나?!”한지훈이 싸늘한 어투로 안드레의 말을 끊어버렸고, 안드레는 이 말을 듣고 난감하게 고개를 저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한지훈이 천천히 도서관 계단을 내려오자, 그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기세가 한층 더 강렬해졌다.열 계단을 내려섰을 때, 그의 등 뒤에서 황금빛, 붉은빛, 흰빛이 뒤섞인 하나의 빛기둥이 솟구쳤다!이것은 분명, 네 명의 천신계 강자들에게 보내는 한지훈의 메시지였다.한지훈이 전쟁을 받아들인 것이다!이 광경을 본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질려 한지훈의 빛기둥을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할 말을 잃고 말았다.그 빛기둥이 솟아오르자, 한지훈의 몸이 순식간에 번쩍이며 무도 학원에서 자취를 감췄다. 장령풍은 한지훈이 내뿜은 빛을
붉은빛, 황금빛, 그리고 흰빛이 뒤섞인 거대한 광막 속에서 한 명의 젊은 남자가 허공을 걸어왔다!그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마치 만 리를 가로지르는 듯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그의 긴 머리는 바람 한 점 없는 허공에서 스스로 흩날렸으며, 두 눈은 별빛처럼 환하게 빛났다. 그의 위엄 앞에, 모든 이들이 압도당해 숨을 죽였다!하이얼 로드마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그 또한 오륙 십대 가문의 대표 중 한 명이었지만, 이곳에서 한지훈의 승리를 바라는 유일한 사람이었다!오륙의 원수 몇몇도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의 젊은 남성을 향해 경의를 표했다.승패와 원한을 떠나, 단지 이 용기만으로도 모든 이들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경례!”누군가 갑자기 군중 속에서 소리쳤다!순간, 아래에 있던 수많은 오륙의 장군과 명장들이 일제히 똑바로 서서, 그를 향해 정중한 군례를 올렸다!그들의 어깨에는 하나같이 빛나는 장군의 휘장이 새겨져 있었다!하지만, 이와 동시에 아시란치 가문을 비롯한 몇몇 가문들은 한지훈을 향해 악의를 품은 눈길을 보냈다.아무리 그가 강하더라도 이곳은 오륙이지 않은가! 오늘, 네 명의 천신계 강자가 동시에 출격했으니 그가 살아 돌아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대부터 지금까지 칭기즈 칸을 제외하고는 단 한 명도 오륙을 이렇게 유린한 적이 없었다. 더구나, 칭기즈 칸은 본래 인황계 강자조차 넘보지 못할 존재였으니, 겨우 스무 살 남짓한 한지훈 따위가 감히 비교될 수 있겠는가?“한지훈?!”한지훈이 이제 막 설산 상공에 도착했을 때, 먼 곳에서 한없이 늙고 쇠잔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지만 이 목소리는 인간의 음성이라기보다 마치 한 마리 맹수, 혹은 정예사의 포효 같았다!그 소리가 울려 퍼지자, 주변의 수많은 이들이 얼굴빛이 창백해지며 심지어 몇몇은 몸을 떨며 무의식적으로 두려움에 휩싸였다!이는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본능적인 두려움이었고, 마치 신이 강림한 듯 강력한 위압에 많은 이들이 본능적으로 땅에 무릎을 꿇었다.
“성심 갑옷?!”아래쪽에서 십 대 가문 중 한 사람이 한눈에 그 갑옷을 알아보았고, 이는 과거 찰리 대제와 함께 사방을 정벌했던 성갑이었다!사람들이 아직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북쪽 하늘에서 붉은 핏빛 광채가 순식간에 내려왔다!핏빛 광채 속에서 창백한 얼굴을 한 중년 남성이 걸어 나왔고, 그 붉은빛이 마치 선혈처럼 대지를 뒤덮자 모든 이의 콧속에 피비린내가 스며들었다!“설마, 드류 가문의 다크라 후작?!”아래쪽의 수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질렸다.다크라 후작은 이미 오백 년 전에 천신 경지에 도달한 자였다!그는 사람의 피와 살을 섭취하며 스스로의 힘을 증강시켜 왔고, 당시 그가 속해 있던 국가는 그에게 거의 통째로 잡아먹혀 수십만 명이 살던 대도시는 불과 닷새 만에 유령 도시로 변해 버렸다!드류 가문은 오래전부터 오륙에서 가장 신비로운 가문 중 하나로 알려져 왔다.그러나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 가문이 사실은 다크라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한지훈! 네 나이와 현재 네가 도달한 경지를 보건대, 만약 네가 은둔하며 수련에 전념했다면 백 년 후엔 반드시 우리를 능가했을 것이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넌 오륙 전체를 분노하게 만들어선 안 됐다!”“네가 안드레를 이겼다고 해서, 오륙에서 마음껏 활개 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느냐? 이번에는 네놈이 틀렸다! 안드레는 그저 한낱 사냥개일 뿐, 우리가 그를 버리기로 한다면 그는 단숨에 재가 되어 사라질 테지!”다크라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그 순간, 한 줄기 푸른 빛이 내리쬐며 별빛이 대낮에 떠올랐고, 그 속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그는 전투복을 두르고 장검을 쥔 채, 위엄이 깃든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의 얼굴은 전부 갑옷으로 덮여 있어 진면목을 볼 수 없었으나, 그를 본 모든 이는 경악했다!“저... 저 사람은 아서왕이지 않은가?!”“아서왕이 아직 살아 있다고?!”“오, 신이시여, 내가 지금 잘못 본 게 아니란 말인가!”아서왕은 오륙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서 진정한 영웅이었고, 불패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