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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9화

작가: 봄가을
오래동안 해외에 있었던 탓에 국내의 상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나국화는, 북양 왕을 제외한 한지훈의 신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당연히 한지훈이 원 씨 집안 가주들을 죽인 소식 또한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직감으로만 봤을 때, 한지훈 이 사람은 연약하기만 한 선비처럼 보였다.

이런 사람은 괜히 자신의 소대에게 있어 짐만 될 것 같았다.

게다가 비육은 지형만 복잡한 것이 아니라 인간 관계도 매우 복잡했다.

각종 세력들이 얽히고설킨 상황에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재앙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 그리하여 나국화는 사실 한지훈에 대한 첫인상이 좋지가 않았다.

“괜찮아요!”

한지훈은 담담하게 한마디 대답했다.

그는 진작에 자신을 아니꼽게 보는 나국화의 태도를 간파했다.

다만 처음 낯선 곳에 오게 됐기에 될수록 그와 충돌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실 과거 한지훈은 종횡무진했었다. 정글이나 사막은 말할 것도 없고, 공중에서도 결투를 펼치며 한지훈은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두었다.

홀몸으로 전투를 하는 과정에 당연히 그는 몇 번이나 위험한 지경에 처하기도 했었다. 나국화가 말한 그런, 사무실에 앉아 전방을 지휘만 하는 문관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그러나 설령 한지훈이 자신에 대해 해명한다 하더라도, 나국화의 인정을 받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사실 나국화의 경계는 그리 높지 않고 단지 오성 용수의 실력에만 그칠 뿐이었다.

하지만 근 몇 년간 그는 칼끝에 피를 묻히지 않은 적이 없었다.

자고로 흑병대는 정보 조직이자 암살 조직이기도 하다.

나국화는 일찍이 삼성 지급 천왕계의 고수를 암살한 경험도 있고, 또한 순조롭게 현장을 탈출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보기에, 한지훈은 그동안 삼성 천왕계의 강자를 한 번도 마주하기 못한 새내기 같았다.

게다가 한지훈의 나이는 기껏해야 20대였기에 더욱 무시하게 됐다.

그런 그가 이 나이에 북양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틀림없이 집안의 관계를 이용하여 직위를 남용한 거라 확신했고, 나국화는 이런 낙하산들을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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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훈의 말을 들은 필칸트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눈앞에서 양피지 문서가 천천히 타들어 가더니, 이내 새까만 재로 변해버렸고 이제는 그 안에 무엇이 적혀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필칸트의 가슴이 미어졌다.양피지가 타오르면서 상자에서 뿜어져 나오던 은백색 광채가 점점 붉게 변하더니, 반 시간 후에야 서서히 사그라들었다.필칸트는 침을 꿀꺽 삼키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한 선생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무도 학원에 오는 목적이 바로 이 진법 비급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선생님께서는 그걸 거들떠보지도 않고 불태우셨단 말입니까? 그렇다면 대체 이곳에 온 이유가 무엇입니까?”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올 이유가 있지.”그에게 있어 그 양피지에 기록된 진법 따위는 전혀 가치가 없었다.왜냐하면 이미 오래전에 그는 진법의 핵심을 깨우쳤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무도 학원에 잠입하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곧 역외에서 강자들이 돌아올 것이며, 이는 세계 질서가 다시 재편되는 중대한 순간이 될 것이다.그렇다면, 그 판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같은 시각, 오륙 전체가 붉은 광채에 뒤덮였다. 이때까지 아무도 열어보지 못했던 유금의 상자가 드디어 열렸다는 것을 모든 이가 깨달았다.게다가, 칭기즈칸이 남긴 유서에는 분명 이렇게 적혀 있었다.‘그 상자 안의 것이 파괴될 경우, 하늘을 붉게 물들일 불꽃이 솟아오를 것이다!’즉, 단순히 누군가 상자를 연 것뿐만 아니라, 그 안의 물건을 완전히 소멸시켰다는 뜻이었다!물론, 진법 비급을 손에 넣은 후 파괴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달랐다.이것은 단순한 비급이 아니라, 오륙 전체의 신화이자 희망이었다!자연히 오륙의 모든 이목이 이 사건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특히, 십 대 가문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그 어느 가문도 자신이 아닌 다른 가문의 사람들이 오륙에서 가장 신비롭고 강력한 진법을 얻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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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법루 전체가 한낮처럼 환하게 빛났다!플랜지 제국의 수도 어디에서든, 진법루에서 솟아오른 저 눈부신 빛기둥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 시각, 수십 리 밖의 한 장원에서 안드레는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그 은백색 빛줄기를 목격했다.“이... 이게 뭐지? 누군가 그 가장 신비로운 진법 마법 상자를 열었단 말인가?!”안드레는 무심결에 놀란 목소리로 내뱉었다.그 곁에 있던 십 대 가문의 몇몇 사람들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는 몇백 년 동안 오륙에서 아무도 열지 못했던 진법 마법 상자였다.그들 중엔 그 안의 진법을 단 한 번이라도 보기만 한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하던 이들도 있었다.하지만 아무도 감히 손을 대지 못했다.천신계 강자라 할지라도, 그 무시무시한 진법의 반격을 견디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잿더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어서 진법루 안의 가장 비밀스러운 진법 상자를 연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도록! 오륙에 이런 인재가 나타났다면, 우린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라도 키워야 한다!”안드레는 옆에 서 있던 시종들에게 소리쳤다.“예!”시종들은 즉시 장원 밖으로 뛰쳐나갔다.하지만 바로 이 순간, 가까이에 있던 한지훈은 자신이 플랜지 제국 전체, 나아가 오륙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그는 여전히 눈을 빛내며 유금 상자 속의 낡은 양피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그 위에는 용국 고대의 전서체로 된 글자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이것이 먼 동방에서 온 물건이라는 증거였다.그뿐만이 아니었다.양피지에는 장씨 가문의 삼절진을 완성시킬 수 있는 보완 진법이 기록되어 있었다.즉, 이 진법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장씨 가문 사람이거나, 삼절진에 정통한 자뿐이었다!그리고 저 글자를 완벽하게 해독해야만 삼절진의 진정한 위력을 끌어낼 수 있었다.알고 보니, 조룡이 후손들에게 남긴 진법은 처음부터 불완전한 것이 아니었고,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오도하려 한 것도 아니었다.그 진법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 용왕사위   제2588화

    한지훈과 필칸트는 천천히 진법루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이 목조 탑형 건물은 매우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고, 혹은 원래 고대에 남겨진 목조 건물일 수도 있었다. 나무 계단을 한 걸음씩 올라갈 때마다, 양쪽 벽의 장명등이 스스로 밝아져 오묘한 느낌을 주었다. 두 사람이 꼭대기 층에 도착하자, 등불이 일제히 켜지며 방 안을 환하게 밝혔다.눈앞에는 거대한 책장들이 질서정연하게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수백 개의 유려한 금빛 상자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상자마다 희미하게 흐르는 광채가 감돌았고, 그 안에는 진법의 비밀들이 숨겨져 있었다.한지훈은 손끝으로 상자들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책장 사이를 걸어갔다.놀랍게도, 그의 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상자에서 한 줄기 빛이 피어올랐다!필칸트는 입을 벌린 채 그 장면을 멍하니 바라봤다.진법루에 들어가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고급 진법을 얻는 건 전적으로 개인의 재능과 기연에 달려 있었다.비록 경비원이 막지 않더라도 기회가 없고 인연이 닿지 않으면 상자는 끝내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어떤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상자를 열어서 그 안의 진법의 비밀도 얻을 수 없었다! 그러니 학원 측에서도 팔칸트의 요구를 모두 눈감아 주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진법루에 어찌 일찍 들어가게 하겠는가?!심지어 방금 전 필칸트도 이미 시도를 해보았지만, 꼭대기 층의 이러한 진법은 확실히 등급이 매우 높았기에, 그가 어떤 상자를 만지더라도 모두 아무런 빛을 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완전히 달랐다. 그의 앞에서는 모든 상자가 밝게 빛났고, 이는 그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모든 진법이 그를 주인으로 여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안드레조차 한지훈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지훈은 상자 안의 진법에 전혀 흥미가 없는 듯, 대충 훑어보고는 다시 상자를 닫아버렸다.그렇게 상층을 한 바퀴 돌던 한지훈은, 마침내 꼭대기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나무로 만든 고대의 단상 앞에 멈

  • 용왕사위   제2587화

    곡형은 단번에 젊은 남자의 경지를 정확히 간파했다.용국 내에서 이토록 젊은 나이에 이미 오성 용급 천왕계에 오른 자는 한지훈 외엔 없었다!그런데 이 남자의 기세는 한지훈보다 한 수 위였다!“서 도련님, 앉으시죠!”주 씨 어르신은 옆에 있는 소파를 가리키며 미소를 지었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진 않았지만, 눈빛에서 서 도련님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뚜렷이 드러났다.젊은 남자는 고개를 약간 끄덕였을 뿐, 감사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제가 정중히 소개해 드리죠. 이분은 100년 전, 용국에서 역외로 떠난 서천술의 적자인 서영호입니다!”주 씨 어르신이 손으로 젊은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주 씨 어르신, 몇 번이나 말했죠? 외부인 앞에서 아버지를 언급하지 말라고요!”서영호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예, 예, 알겠습니다. 하지만 곡형께서도 국왕께 보고를 드려야 하니 이해해 주십시오. 국왕께서 친히 말씀하시길, 이 증표를 한군림이라는 자에게 넘기라 하셨습니다.”“한군림? 그가 대체 누구죠? 곧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겁니다. 한용이 살아 있다고 해도 무슨 소용입니까?”“한씨 가문은 이미 아무런 가치도 없습니다. 역외 강자들도 한씨 가문이 더 이상 용국을 이끌어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전의 한지훈은 너무 많은 규칙을 어겼습니다!”“규칙도 모르고, 세상의 이치를 깨닫지 못한 가문은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서영호가 오만하기 짝이 없는 말투로 대꾸했다. “서 도련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선 그에 대한 얘기는 그만하도록 하죠. 이건 진법루에 들어가는 유일한 증표이니 도련님께서 잠시 보관해 주시길 바랍니다. 게다가 오륙에 파견된 선생님과도 연락이 닿았으니, 그분께서 서 도련님을 전폭적으로 도와주실 겁니다!”주 씨 어르신은 작은 방패를 서영호에게 건넸고, 곡형의 의견은 묻지도 않았다. 곡형은 속으로 의문이 들었지만, 주 씨 어르신의 강한 태도와 역외 강자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결국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흠, 주 씨 어르신, 수고

  • 용왕사위   제2586화

    같은 시각, 용경 외곽의 한 고급 별장에서 두 명의 신비로운 노인이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이들 중 한 명은 화산 진종의 집사였고, 다른 한 명은 용각의 신임 장로 곡형이었다!“주 씨 어르신, 이번에 오륙으로 갈 때 우리 손에 증표가 하나뿐이라 오직 한 사람만이 진법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는 이 증표를 한군림이라는 사람에게 넘긴다는군요!”“이 자의 내력을 아무리 조사해도 끝내 아무것도 나오질 않았습니다.”곡형은 미간을 찡그리며 고심했다. 한쪽에서는 국왕이 명령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화산이 나서서 방해하니, 그 어느 쪽도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곡형이 단순한 문관에서 용각의 장로로 전근할 수 있었던 이유 중 아홉은 모두 화산의 막대한 지원 덕분이었다.그렇기에 화산의 의견을 무시하는 건 곧 자신의 목숨줄을 끊는 것이나 다름없었다“한군림...? 천자각 쪽에서 아무런 배경도 없는 풋내기에게 이런 중요한 증표를 맡기라고 했을 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용국에서 한씨 성을 가진 자는 단 한 사람뿐이지요.”“한지훈?!”곡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불과 열흘 전, 한지훈의 사망 소식은 이미 용국 전역에 퍼져 있었고 국왕은 그에게 국장을 치러줄 정도였다!주 씨 어르신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한지훈은 이미 죽었으니, 높은 확률로 한군림은 그자가 아닐 겁니다. 내가 말하는 사람은 바로 한용입니다! 한군림은 아마 한지훈 외에 살아남은 또 다른 혈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한씨 가문은 반드시 뿌리째 뽑아야 하니, 이 증표는 절대 그의 손에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하지만 걱정할 것 없어요. 나는 나라를 위해 사는 사람이지, 사사로운 감정을 국익보다 앞세우진 않습니다!”주 씨 어르신은 단호하게 말하며, 탁자 위의 옅은 푸른빛을 띤 소형 방패를 곁눈질했다.그 작은 방패는 진법루에 들어가기 위한 유일한 열쇠였다.단 하나의 증표만 남았다는 건, 현재 오륙의 전쟁터에서 용국이 점점 열세에 몰리고 있다는 걸 의미했다.그렇지 않다면

  • 용왕사위   제2585화

    이는 정말 큰 선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세계 각지에서 온 수련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무도학원의 교수들조차 이런 특권은 없었다!필칸트가 이렇게 하는 건 학원 내부 규정을 일부 위반하는 것이었지만, 한지훈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이번 일로 인해 그는 가문에서 천 톤의 황금을 손해 봤고, 강력한 후원자가 없으면 그는 곧 가문에게 소외될 게 분명했다. “좋아, 네가 준비해라. 나는 잠시 쉬겠다.”한지훈은 진법루에 더욱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같은 시각, 플랜지 제국의 수도, 무도학원 학생 기숙사 안. 용국 출신의 중년 남자가 단호한 목소리로 옆에 앉은 한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설령아, 이번에 네가 무도학원에 들어갔으니 꼭 방법을 찾아 진법루에 들어가야 한다! 그곳에는 오륙에서 실전된 최고급 진법들이 있다고 하니, 그걸 배워 돌아오면 네 오빠의 복수도 머지않았어!”젊은 여자는 고개를 들어 중년 남자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한지훈이 우리 오빠를 죽였으니 이 피의 원한을 반드시 피로 되갚아야 할 겁니다!”“우리 동방 가문은 수십 년 동안 원씨 가문에 눌려 지내면서, 끊임없이 원 씨를 뛰어넘을 기회를 찾고 있었다. 네 오빠는 본래 동방 가문을 용국 최고의 가문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인재였다. 그런데, 그가 막 세상에 나왔을 때 한지훈에게 살해당하고 말았지!”중년 남자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옆에 있던 대리석 탁자를 주먹으로 내려쳤다.쾅!대리석 탁자는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방법을 찾아 진법루에 들어가겠습니다. 그곳에서 안드레가 천신계에 오르게 한 그 고대 진법을 손에 넣기만 하면, 한지훈 따위 두렵지 않습니다! 그가 설마 천신계를 넘어선 존재라도 되지 않을 테니까요.”동방오우가 한지훈에게 죽은 뒤, 동방설령은 계속해서 이를 갈고 있었다.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동방 가문에 의해 비밀리에 오륙으로 보내졌고, 십 대 가문 중 하나인 아시란치 가문의 양녀가 되었다.그

  • 용왕사위   제2584화

    필칸트는 말을 마친 뒤, 몸에서 작은 방패를 꺼내어 한지훈에게 공손하게 건넸다.“한 선생님, 이건 우리 가문의 어른께서 제게 맡기신 특별한 증표입니다!”“정확히 어떤 용도인지 저도 잘 모르지만, 이걸 가지고 있으면 무도학원의 진법루에 들어가서 원하는 진법을 자유롭게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한지훈은 씁쓸하게 웃으며 품에서 하이얼 로드가 준 방패를 꺼냈다.“이 물건은 나도 이미 가지고 있는 듯한데.”더 놀라운 건, 한지훈의 방패는 필칸트의 것보다 훨씬 더 고급스러워 보였다!“이... 이럴 수가...”필칸트는 순간 얼어붙었다.한지훈은 오륙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어떻게 십 대 가문에서만 전해지는 증표를 가지고 있는 거지?칸트 가문 어른은 그에게 분명 이 방패는 오직 십 대 가문의 직계 후계자에게만 전해지는 특별한 증표라고 분명히 말했었지 않은가! 게다가, 이번에 십 대 가문에서 젊은 인재들을 진법루에 보내는 것도 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고대 진법을 얻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진법루에 들어가는 유일한 방법은 이 증표를 소지하는 것뿐이었다!잠시의 침묵 끝에, 필칸트는 재빨리 자신의 방패를 품에 넣고 한지훈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섰다. “한 선생님, 혹시 이 증표의 용도를 잘 모르십니까?”“이걸 가지고 있으면 진법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거기엔 수백 년 전에 실전된 진법들이 가득합니다. 어떤 진법은 우리가 빠르게 천신계로 돌파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물론, 선생님은 이미 천신계 강자이시겠지만, 분명 유익한 게 있을 겁니다!”진법의 깊이는 끝이 없었다.천왕계이든, 천신계이든, 혹은 그 이상이든 강자라면 반드시 진법의 힘이 필요했다.공격력 강화는 물론, 어떤 진법은 무적의 방어막이 되어 상대의 모든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그렇기에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고 용족 유적을 찾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한지훈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필칸트가 말한 것들을 하이얼 로드는 한 번도 그에게 언급하지 않았다. 오륙이 진법에

  • 용왕사위   제2583화

    하이얼 로드는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고, 한지훈은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되니, 무도 학원의 일도 쉽게 설명이 되었다!어쩌면 용국의 강자들이 역외에서 무슨 문제에 휘말려 다른 나라의 강자들이 용국을 넘볼 기회를 얻게 된 것이 아닐까?그리고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한지훈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용족 유적!두 사람은 밤늦도록 대화를 이어갔고, 하이얼 로드는 한지훈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집사에게 지시했다.다음 날 아침, 로드 가문의 전용 차량이 한지훈을 리츠 호텔로 다시 데려다주었다.비록 양측이 명확한 협약을 맺은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의 신뢰는 쌓인 듯했다.하이얼 로드는 한지훈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고, 세상을 뒤흔들 만한 비밀조차 전부 털어놓았다.한지훈을 배웅한 후, 에밀리가 다가와 걱정스러운 얼굴로 하이얼 로드에게 물었다.“할아버지, 어제 그렇게 많은 비밀을 다 털어놓으셨는데 우리 가문에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요?”그러자 하이얼 로드는 고개를 저으며 웃어 보였다. “얘야, 아직도 모르겠느냐? 이제 세상은 곧 커다란 격변에 휩싸일 것이다. 역외의 강자들은 용국을 삼키려는 욕망에 가득 차 있지.”“하지만 몇천 년 동안 수많은 이들이 그런 야망을 품었고, 실제로 행동에 나선 이들도 많았어.결과는 어떠했지? 용국은 여전히 건재하다!”“우리가 오륙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가문이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결코 스스로를 오륙인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지!”그는 말하는 동안 조용히 금고에서 작은 신호탄을 꺼내 손에 쥐었다. 만약 한지훈이 이걸 본다면, 단번에 이것이 흉노왕의 증표인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에밀리는 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우리가... 우리가 오륙 사람이 아니라고요?!”“천 년 전, 우리의 선조들은 사람들을 이끌고 이 땅에 왔다. 우리는 이곳을 정복했지만, 본래 우리는 흉노의 분파였지. 그러니 우리는 진정한 오륙 사람이 아니다.”“시간은 침묵하지만, 모든 걸 흐릿하게 만들지. 오늘

  • 용왕사위   제2582화

    하이얼 로드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한 선생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일행은 곧바로 고보의 꼭대기 층 연회장으로 향했고, 그곳에는 이미 로드 가문의 젊은 세대가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하이얼 로드와 한지훈이 홀에 들어서자, 모두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한지훈에게 예를 표했다.상황을 보니, 이는 분명 하이얼 로드가 의도적으로 준비한 자리였다.한지훈 같은 인물과의 교류는 로드 가문의 젊은 세대에게는 분명 큰 이점이 될 터였다.모두가 착석한 후, 하이얼 로드는 한 명 한 명 한지훈에게 소개하며 훗날 젊은 세대들을 잘 돌봐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한지훈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하이얼 로드가 언급한 역외에 대한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그는 이미 대장군에게서도 역외 네 개의 전장에 대해 들은 바 있었고, 그곳은 모두 수라장으로 냉병기에 의한 참살과 열무기에 의한 파괴가 있었다! 하지만 역외에 천신계 경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존재가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더구나, 역외의 세력이 전 세계의 흐름을 좌지우지한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연회가 끝난 뒤 한지훈은 다시 거실로 초대되었고, 곧장 역외 전장에 대해 다시 물었다.하이얼 로드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네 개의 전장은, 사실 역외 세계로 이어지는 네 개의 입구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역외는 그 너머의 광활한 세계입니다. 강자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요. 그리고 이 물건을 보면, 한 선생님도 뭔가 느끼실 겁니다.”그는 금고에서 작은 나무 상자를 꺼내 한지훈에게 건넸다.상자를 연 순간, 한지훈은 얼굴을 찡그리며 등골이 절로 오싹해졌다. 그 안에는 천 년도 더 된 갑옷의 고리가 들어 있었는데, 그 위에는 선명하게 '항' 자가 새겨져 있었다!천생서문에 따르면, 역사상 이 갑옷 고리를 소유한 인물은 단 한 명, 바로 패왕 항우뿐이었다.항우는 젊은 나이에 천하무쌍의 위엄을 떨쳤고, 그의 갑옷은 남다른 위엄을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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