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찰리가 움직이기도 전에, 한지훈은 이미 그에게 달려들며 오릉군 가시가 상대방의 얼굴을 향해 날카롭게 뻗어나갔다! “흥! 하찮은 수작에 불과하군!”찰리는 비웃으며 황금 사자 갑옷의 면갑을 내려 시커먼 눈동자만 드러냈다. “쨍!”오릉군 가시가 금속 면갑에 부딪히는 순간, 불꽃이 튀었다.하지만 한지훈의 기대와는 달리, 오릉군 가시는 결국 갑옷을 관통하지 못하고 튕겨 나왔다.한지훈의 주 무기가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을 본 도청전인은 속으로 긴장했다.이때, 안에서 싸움 소리를 들은 강우연이 문 앞으로 나가려 했지만, 천검종 제자들이 길을 막았다.“강 대표님, 한지훈 선생님께서 지금 비무 중이니 절대 밖에 나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대표님께서 다치실 수도 있습니다!”강우연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자신이 임신 중인 것도 맞고, 한지훈을 돕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혹시라도 자신의 등장으로 한지훈이 한눈을 팔아 위험에 빠지게 된다면 더 큰 화를 불러올 것이 분명했다.그녀는 잠시 고민하다 이내 단념했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운 마음은 떨칠 수 없었다. 그때, 한 천검종 제자가 망원경을 가지고 와서 강우연에게 건네며 말했다. “강 대표님, 밖이 춥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셔서 이걸로 한지훈 선생님의 비무를 지켜보십시오!”그러자 강우연은 망원경을 받아 든 뒤 위층으로 향했다. 그 사이, 한지훈과 라이언 킹 찰리는 이미 격렬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찰리는 연속으로 강렬한 주먹을 날렸지만, 한지훈의 옷깃조차 스치지 못했다.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로 찰리의 치명적인 약점을 찾으려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그 갑옷은 찰리를 완벽히 감싸고 있었다.한지훈이 몇 번이고 공격을 가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찰리는 한지훈을 전혀 다치게 할 수 없었고, 한지훈 또한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상대의 약점을 찾지 못하면 자신이 체력이 바닥나 싸움을 포기할 위험이 컸다.주변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들도 상황을 깨닫기 시작했고, 이전부터 한지훈과 악연이 있던
라이언 킹 찰리가 아직 반응을 채 하기도 전에 한지훈의 손바닥이 빗발치듯 떨어졌다! 라이언 킹 찰리의 갑옷이 거의 무적에 가까운 방어력을 자랑하더라도,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갑옷은 칼과 창에는 강했지만, 순수한 힘에 의한 공격, 즉 주먹과 손바닥에는 방어력이 없었다. 주먹과 장풍은 갑옷을 뚫지 않아도 그 충격이 고스란히 찰리의 몸에 전달될 수 있었고, 이때의 갑옷은 공기와 다를 바 없었다! 10초도 채 안 되어 찰리는 한지훈에게 무려 백 대를 맞았고, 그는 결국 금속 가면을 벗어던지며 피를 토했다. “한지훈! 이 악마 같은 놈! 오… 오지 마! 우리 비무는 취소다!”찰리는 오장육부가 전부 손상된 듯 고통을 느끼며 울부짖었다. 지금 이 순간, 갑옷은 그에게 도움은커녕 오히려 그의 행동을 더디게 만들어 한지훈의 공격을 피할 수도 없게 했다. 갑옷이 완전히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이다!“시작은 네가 정할 수 있지만, 끝내는 건 내 마음대로다!”한지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고, 지금 라이언 킹 찰리는 도마 위의 생선과도 같았다.비무를 취소하겠다는 한마디로 목숨을 건지려는 것은 불가능했다.“이 백 대는 서효양의 몫이다!”한지훈은 손바닥을 주먹으로 바꾸더니 찰리의 몸에 강하게 내리쳤다.“한지훈! 이 악마 자식, 난 서효양을 단 한 대만 쳤을 뿐이다!”“네놈이... 컥!”찰리는 말을 다 잇기도 전에 다시 한번 피를 뿜어냈다. 한지훈의 주먹은 너무나도 강렬했고, 공격을 한 번 할 때마다 마치 거대한 망치가 몸을 내리치는 듯했다.30초도 안 돼서 찰리는 무려 백 대가 넘는 공격을 맞았고, 그는 심폐가 찢어질 듯한 고통을 느끼며 피거품을 입에서 토해냈다. 찰리와 함께 온 백인 무리들도 그 광경에 완전히 얼어붙었다.찰리의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들도 잘 알고 있었고, 용국에 잠입하던 중 찰리가 웅국의 사성 천왕을 맨손으로 도륙했던 장면을 보았기 때문이다.도륙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고, 그 용국 무인은 반격 한 번도 못 하고 찰리의 손
“뭐?!”라이언 킹 찰리는 완전히 멍해졌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자신의 목숨을 유회원과 바꿀 생각이 없다는 건가?! “유회원이 잡힌 건 분명 아시란치 가문과 관련이 있겠지? 그렇지 않으면, 네놈의 말이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맞을 수 있겠어? 삼 일 내에 유회원을 풀어준다고?”이 말을 한 한지훈은 발을 들어 라이언 킹 찰리를 걷어찼고, 그는 3미터 이상 날아가며 거대한 나무에 그대로 부딪혀 떨어졌다. 그 순간, 라이언 킹 찰리는 땅에 굴러떨어지며 한지훈의 발길에 맞은 배가 끊어질 듯 아파와 몸조차 일으킬 수 없었다.타다닥!한지훈의 발자국 소리는 마치 사신이 내는 소리 같았고, 라이언 킹 찰리의 귀에 울려 퍼지자 그 소리에 그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한지훈! 너희 국왕께서 명령을 내리셨다. 네놈은 절대 날 죽여서는 안 돼! 절대로!”라이언 킹 찰리는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으며 소리쳤다.“네놈을 죽이지 않으면 민심을 가라앉힐 수 없고, 군의 위세를 떨칠 수 없으며 국위를 과시할 수 없게 된다!”한지훈의 말이 떨어지자, 그는 한걸음에 라이언 킹 찰리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주먹은 빗발치듯 떨어지며, 찰리의 비명이 처음에 들려왔지만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주먹에 맞는 둔탁한 소리만이 들려왔다. 또 10분 정도 지나자, 한지훈은 깊은숨을 한 번 내쉰 뒤 라이언 킹 찰리를 번쩍 들어 올렸다.그때 라이언 킹 찰리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온몸은 핏덩이가 되어 있었다.우지직!철갑 두 조각이 라이언 킹 찰리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며, 한지훈은 연달아 세 번의 주먹을 날렸다!그 세 번의 주먹이 내리치자, 라이언 킹 찰리의 머리는 완전히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우욱…”이 광경을 본 몇몇 부유한 상인들은 그 자리에서 구토를 했다. “한지훈! 네… 네놈이 감히 국왕 폐하의 명령을 거역하다니!”진 씨 어르신은 떨리는 손으로 한지훈을 가리켰고, 두 눈은 라이언 킹 찰리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모든 것이 끝났다! 용국과 아시란치 가문
라이언 킹 찰리는 결국 한지훈에게 맞아 죽었고, 그의 시체는 온통 피범벅이 되어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현장에 있던 무종과 강중의 대인들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한지훈이 자신들에게는 참으로 관대하게 대해줬음을 뼈저리게 깨닫는 순간이었다.진 씨 어르신은 이를 악물고 한지훈의 뒷모습을 노려보았고, 분노에 찬 얼굴로 그는 발길을 돌려 공항 쪽으로 향했다.한지훈이 자신을 무시하며 사람들 앞에서 체면을 짓밟았으니, 이 원한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 길을 가는 내내 진 씨 어르신은 국왕 앞에서 어떻게 한지훈을 고발할지 궁리했다. “진 씨 어르신, 한지훈은 건드려선 안 될 사람입니다. 그는... 그는 너무 잔인합니다!”중년 남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진 씨 어르신은 고개를 돌려 그를 차갑게 쳐다보았다.“그를 죽이는 데 무기 따위는 필요 없소!”진 씨 어르신은 냉소를 흘리며 대답하곤 빠르게 차에 올라타 공항으로 향했다.한지훈은 라이언 킹 찰리의 갑옷을 들고 별장으로 돌아왔고, 이 갑옷은 확실히 한지훈의 마음에 쏙 들었다. 현재 강우연은 임신 중이라 내공을 사용할 수 없어 일반인과 다름없는 상태였기에, 이 갑옷이라면 그녀를 완벽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크기가 맞는지 몰랐기에, 한지훈은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가 두 사람이 쓰는 침실로 들어갔다.“우연아, 이 갑옷 너무 괜찮은 것 같아. 무게도 가벼우니 한번 입어볼래?”한지훈은 갑옷을 강우연에게 건네며 말했고, 갑옷에 묻었던 피는 이미 깨끗이 씻어냈다.강우연은 금빛 갑옷을 받아 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는 온몸을 보호할 수 있는 갑옷이었고, 두께와 길이만 봐도 적어도 수십 킬로그램은 나갈 듯 보였지만 막상 들어보니 솜털처럼 가벼운 것이다! “이 갑옷이 이렇게 가볍다고요?!”강우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고, 한지훈은 미소를 띠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이 갑옷은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급이나 천급의 무기나 방어구와는 차원이 다른 신병
말을 마친 한지훈은 이내 강우연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하였다. 바로 이때, 한지훈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고 뜻밖에도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뜨는 알 수 없는 번호였다. 틀림없이 국왕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인 걸 알아챈 한지훈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폐하!”“한 사령관, 라이언 킹 찰리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어. 사실 내가 원했던 결과이긴 하지만, 유회원한테는 위협이 갈 수도 있는 일이야. 만약 아시란치 가문이 중재하지 않는다면 이번 일은...”“폐하, 사실 유회원이 납치된 것 자체가 아시란치 가문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라이언 킹 찰리가 죽기 전에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습니다!”한지훈은 찰리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국왕에게 전해주었다. “음... 한 사령관 말도 아주 일리가 있어.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라이언 킹 찰리뿐만 아니라 현재 용국을 노리고 있는 다른 상업적인 행동들도 모두 이와 연관된 것일 수도 있어.” 뒤이어 국왕은 한지훈에게 현재의 정세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사실 이미 준비를 다 마친 각 나라들이 당장 용국의 상업에 손을 대려고 대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이유는, 다들 유회원 납치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를 관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폐하, 내일 아침 제가 직접 비육으로 향하여 반드시 유회원을 안전하게 용국으로 돌려보낼 겁니다!”한지훈은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만약 한 사령관이 정말 비육에 가게 된다면, 내가 보기에 유렵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일부 현지 세력들이 전부 사라지게 될 거야. 그럼 오히려 일석이조이긴 해.” 국왕은 그의 의견에 찬성했다. 그러나 한지훈의 와이프 강우연이 곧 출산하게 되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자신의 요구가 확실히 지나치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하지만...”한지훈의 시선은 이내 강우연에게로 향했고, 그는 이미 만삭이 된 와이프의 배를 보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 사령관, 그럼
사실 양 씨 어르신은 처음으로 진우에게 이런 요구를 한 것이었다. 그의 손녀인 양령아는 흑병대에 소속되어 있긴 하지만, 비육에서 일하지는 않고 유럽에서 킬러 소대의 대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한지훈이 비육으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는 재빨리 자신의 할아버지한테 연락하여 자신을 비육으로 옮겨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사실 한지훈은 용국 내에서만 명성이 자자한 것이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도 일찍이 신화 속 인물처럼 소문이 전해졌다. 그리하여 오래전부터 한지훈을 숭배하고 있었던 양령아는 이 기회에 한지훈을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었다. 모처럼 다가온 귀한 기회에 그녀는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진우는 양령아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아직 일성 사령관의 실력이었다. 비육의 그 소대 성원 중에서도 실력이 가장 약했다. 그리하여 진우는 한지훈에게 그녀의 안전을 꼭 확보하라고 신신당부하였다. 이튿날 아침, 한지훈은 비육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비행기를 타는 동안, 한지훈은 줄곧 머릿속으로 비육에 도착한 후 어떻게 유회원이 감금되어 있는 그 피라미드를 찾아갈 것 인가를 궁리하고 있었다. 필경 비육에는 피라미드가 수백 개에 달했고,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단 한 번 뿐이었다. 괜히 섣불리 움직였다가 놈이 눈치를 채면, 즉시 유회원을 다른 곳으로 옮겨가 계속 수감하고 자칫 했다가는 죽일 수도 있는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파 나자 한지훈은 일단 의자에 기대어 잠깐 눈을 붙이고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기는 착륙하였다. 한지훈은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는 기내를 나섰다. 사실 이 비행기는 한지훈을 위해 특별히 안배된 전용기였기에 다른 여행객은 전혀 없었다. 그가 비행기에서 내리자, 사다리 아래에는 일찍이 젊은 남녀 몇 명이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 한지훈을 가장 먼저 발견한 한 젊은 여자가 옆에 있는 중년 남자에게 말했다. “대장 님, 그분 맞죠?”젊은 여자는 손으로 한지훈을
오래동안 해외에 있었던 탓에 국내의 상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나국화는, 북양 왕을 제외한 한지훈의 신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당연히 한지훈이 원 씨 집안 가주들을 죽인 소식 또한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직감으로만 봤을 때, 한지훈 이 사람은 연약하기만 한 선비처럼 보였다. 이런 사람은 괜히 자신의 소대에게 있어 짐만 될 것 같았다. 게다가 비육은 지형만 복잡한 것이 아니라 인간 관계도 매우 복잡했다. 각종 세력들이 얽히고설킨 상황에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재앙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 그리하여 나국화는 사실 한지훈에 대한 첫인상이 좋지가 않았다. “괜찮아요!”한지훈은 담담하게 한마디 대답했다. 그는 진작에 자신을 아니꼽게 보는 나국화의 태도를 간파했다. 다만 처음 낯선 곳에 오게 됐기에 될수록 그와 충돌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실 과거 한지훈은 종횡무진했었다. 정글이나 사막은 말할 것도 없고, 공중에서도 결투를 펼치며 한지훈은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두었다. 홀몸으로 전투를 하는 과정에 당연히 그는 몇 번이나 위험한 지경에 처하기도 했었다. 나국화가 말한 그런, 사무실에 앉아 전방을 지휘만 하는 문관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그러나 설령 한지훈이 자신에 대해 해명한다 하더라도, 나국화의 인정을 받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사실 나국화의 경계는 그리 높지 않고 단지 오성 용수의 실력에만 그칠 뿐이었다. 하지만 근 몇 년간 그는 칼끝에 피를 묻히지 않은 적이 없었다. 자고로 흑병대는 정보 조직이자 암살 조직이기도 하다. 나국화는 일찍이 삼성 지급 천왕계의 고수를 암살한 경험도 있고, 또한 순조롭게 현장을 탈출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보기에, 한지훈은 그동안 삼성 천왕계의 강자를 한 번도 마주하기 못한 새내기 같았다. 게다가 한지훈의 나이는 기껏해야 20대였기에 더욱 무시하게 됐다. 그런 그가 이 나이에 북양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틀림없이 집안의 관계를 이용하여 직위를 남용한 거라 확신했고, 나국화는 이런 낙하산들을 절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는, 황량한 사막과 넓은 모래 바다가 깔려 있었다. 햇살은 대지를 뜨겁게 달구고, 그 열기는 파도처럼 일파만파 밀려왔다. 한지훈은 모래 바다를 주시하며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 그는 어느새 이곳의 환경에 완전히 적응했다. 그러나 지금 문제는, 유회원이었다. 이런 날씨에 피라미드에 갇혀있다면 오랫동안 견디기 힘들 것이다. 밖은 매우 더운 반면, 안은 아주 추웠기에 공기도 극도로 습할 것이다. 그런데 그저 평범한 일반인일 뿐이었던 유회원이 이런 환경에서 장기간 구금되어 있다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장담을 할 수가 없었다.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한지훈의 모습에, 나국화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비웃으며 말했다. “한 선생님, 왜 그러세요? 이곳의 기후가 아직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전에 사막에서 지내본 경험이 풍부하다고 하지 않으셨어요?”그러나 한지훈은 대꾸도 하지 않고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며 얼굴에는 근심 가득한 기색을 띠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사구 호텔인 이곳은 현지에서도 5성급 호텔로 불리는 곳이었다. 하지만 용국의 호텔과 비교하면 전혀 같은 수준이 아니었다. 인테리어도, 환경도 매우 처참했다. 이내 한지훈이 문을 밀고 차에서 내리자, 이목구비가 뚜렷한 한 20대 여성이 재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그를 맞이했다. 너무나도 무서운 날씨였기에, 여성은 매우 짧은 청 반바지에 몸매가 드러나는 셔츠를 입고 있었다. 하얗고 긴 두 다리와 피부가 눈에 뜨였고, 보기와는 다르게 평평한 흰 신발 한 켤레를 신고 있었다. “한 선생님! 저 양령아라고 합니다!”여성은 차 문 앞까지 다가와 먼저 한지훈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순간 어리둥절 해난 한지훈은 일단 양령아와 악수를 나누었다. 적극적인 양령아의 모습에, 나국화는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 마찬가지로 그의 곁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한 청년 남자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사실 전날 양령아가 이곳에 온 이후로, 청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