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우는 이 모든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저 유은수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걱정하면서 임완유와 함께 임씨 가문의 주택 단지에 들어섰다.사실 단지에 다가갈수록 임완유는 점점 긴장됐다. 두 사람이 화해했다고는 하지만 현재 그들의 관계는 미묘하게 복잡했기 때문이다.예천우는 한 번도 자신이 임씨 가문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예천우는 아무 말 없이 차를 몰고 들어가서 별장 주차장에 차를 세웠고 이 모습에 임완유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임완유는 만약 자기가 예천우라면 이토록 너그럽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임완유는 예천우의 손을 꼭 잡고 조용히 말했다.“천우야, 고마워.”예천우는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임씨 가문 사람들은 분명 예천우에게 피곤하고 짜증 나는 존재였지만 예천우는 임완유를 좋아했기에 그 모든 걸 참고 넘어갔다.임완유는 예천우의 손을 꼭 잡은 채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임국종과 가족들이 모여 있었고 당연히 모두가 예천우를 반갑게 맞이해 줄 거라 기대했다.그간 예천우를 되찾기 위해 온갖 체면을 내려놓고 애썼던 가족들이니 말이다.임완유는 가족들의 그런 태도가 불편했지만 그런데도 가족이니 어쩔 수 없었다.하지만 뜻밖에도 유은수는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얼굴이 굳어졌고 다가와서 임완유의 손을 떼어내며 소리쳤다.“완유야, 대낮에 이게 무슨 짓이야? 정말 너무 꼴 보기 싫어!”임완유는 순간 어안이 벙벙했고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예천우 역시 어이가 없어서 속으로 유은수가 대체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인지 궁금했다.사실 예천우는 처음에 정말로 문 앞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지 않으려 했지만 임완유를 생각해서 조금이나마 배려해 주고 싶어 직접 들어온 것뿐이었다.예천우는 임씨 가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막상 들어오자마자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줄은 예천우마저 몰랐다.그때 임국종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너와
“역시 예천우... 결국에는 너도 인정하는구나.”유은수는 비웃으며 말했다.“너 같은 사기꾼은 우리 임씨 가문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어. 네 생각에는 어떻게 하는 게 좋겠어?”“또 저를 쫓아내려는 건가요?”예천우는 자조적으로 물었다.“당연하지 않겠어? 사기꾼 주제에 안 쫓아내면 네가 임씨 가문의 재산이라도 노리는 줄 알겠네. 네가 임씨 가문에 빌붙어서 사는 이유가 다 그거 아니야?”유은수는 차갑게 되물었다.“엄마, 그런 게 아니라고요!”임완유는 옆에서 초조하게 외쳤다.“천우는 어마어마한 자산을 가지고 있어요. 고작 우리 임씨 가문의 재산을 노릴 이유가 없어요! 천우가 선호에게 준 호텔만 해도 몇조 원짜리라고요!”“무슨 미친 소리를 하는 거야! 완유야, 넌 너무 순진해. 몇조 원을 아무렇지 않게 그냥 준다고? 장난해?”“차라리 몇억이나 몇십억이라면 모를까. 몇조라니... 세상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어딨니.”“진짜라니까요!”“진짜라니... 넌 분명 속은 거야.”유은수는 예천우를 쏘아보면서 단호하게 반박했다.“예천우, 나도 그전에 너한테 충분히 기회를 줬어. 지금 당장 우리 집에서 꺼지면 너의 잘못은 묻지 않겠어. 그렇지 않으면 우리 임씨 가문도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줄 알아.”“좋아요. 저도 임씨 가문 사람들이 어떻게 저를 내쫓는지 보고 싶네요.”예천우도 참다못해 화가 나기 시작했다.“예천우, 너무 자만하지 마. 네가 싸움을 좀 잘 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야. 너보다 강한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 이 세상은 법으로 돌아가니까. 꺼지라고 할 때 스스로 꺼지는 게 좋을 거야. 임씨 가문은 비록 명문은 아니지만 너 하나쯤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라고.”그러자 예천우는 비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럼 왜 그동안 일이 생길 때마다 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 저한테 도움을 청하셨나요?”“네가 도움을 줬다고? 웃겨 죽겠어. 네가 해준 게 뭐가 있다고 그런 거야. 그냥 힘 좀 쓰고 남들 겁주고 다닌 거 아니야? 이제 다들 너의 실체를 알
예천우는 말없이 임완유를 바라보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완유야, 미안해. 먼저 가볼게.”그 말을 남기고 예천우는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이 집은 정말 사람이 있을 곳은 아니야.’“천우야!”임완유는 황급히 외쳤다. 조금 전부터 계속 막으려고 했지만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임완유는 가족들에게 분노를 터뜨렸다.“정말 미쳤어요?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임완유는 예천우를 따라나서려 했지만 유은수가 달려와 그녀의 팔을 붙잡고 화를 냈다.“어디 가려는 거야? 고작 남자 때문에 가족은 안중에도 없는 거야? 임완유, 오늘 이 집을 나가면 내가 그냥 죽어버릴 줄 알아!”“알아서 하세요!”임완유는 더욱 화가 나서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고 예천우를 따라가려 했다.가족이라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지나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느꼈고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었기에 임완유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그래. 내가 죽기를 바라는 거지? 지금 당장 죽어버리면 속이 시원하겠어?”유은수는 갑자기 손을 놓더니 테이블 위에 있던 과일칼을 집어 들고 목에 대며 위협적으로 말했다.“은수야...”“여보 진정해!”가족들은 놀라 얼어붙었고 임완유도 순간적으로 가던 걸음을 멈췄다.“날 막지 마! 그냥 내가 죽게 두라고! 내가 완유를 위해서... 완유가 속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는데 완유는 날 미워하기만 하고! 그런데 내가 살아서 뭐 하겠어?”임완유는 깜짝 놀랐다. 이번에는 어머니가 정말 심각하게 보였고 그간의 가벼운 협박과는 다르게 느껴졌다.임국종도 다급히 말했다.“완유야, 뭐 하고 있어? 당장 사과드려! 빨리.”“완유야!”임강도 덧붙이며 그녀에게 다그쳤다.임완유는 여러 감정이 얼굴에 스쳐 지나가다가 결국 멈춰 섰다. 그러고는 가족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임완유는 자신이 나가지 않으면 어머니가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예상대로 임완유가 방으로 들어가자 유은수는 몇 마디 잔소리하다가 결국
‘이 녀석이 정말 뻔뻔하군. 방금 당당하게 떠나더니만 돌아서자마자 가짜 예씨 가문의 가주를 불러들이다니. 차라리 아예 예천우가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 말할 거지.’이번에 임국종과 유은수도 같은 생각을 했다.예관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없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상대방이 자신의 신분을 의심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기에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혹시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저는 정말로...”“됐어요! 우린 이미 다 알아챘으니까 그만 연기하라고요!”유은수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빨리 꺼져요. 어르신이 나이가 많아서 봐주는 거지 아니었으면 지금 당장 빗자루로 쫓아냈을 거예요.”예관희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갈 뻔했다. 용도에서 오랫동안 명성이 자자했던 예관희를 이렇게 모욕하는 사람은 절대 없었다.심지어 많은 고위층 사람조차 그에게 깍듯이 대했고 여태까지 예관희는 이런 억울함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예씨 가문에서는 하루빨리 예천우를 예씨 가문에 데려가야 했다. 어찌 됐든 예천우가 없으면 예씨 가문은 망할 것이기 때문이다.예관희와 함께 온 사람들도 화를 참기 힘들었지만 출발 전 예관희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가까스로 참았다.‘혹시 예천우가 날 차갑게 대해도 반드시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해.’예관희는 예천우를 만날 때 그가 좋은 얼굴로 자신을 대하지 않겠다고 어느 정도 짐작을 했다.하지만 임씨 가문 사람들의 태도가 이토록 무례할 줄은 예관희조차 예상하지 못했다.“뭐예요. 화났어요? 연기 참 그럴싸하게 하는군요. 옷차림이며 기품까지 신경 쓴 걸 보면 짝퉁 치고는 노력을 많이 했네요.”“저는 진짜 예씨 가문의 가주라고요. 못 믿겠다면 제 옆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이 사람들은 당신과 한편일 텐데 지금 저보고 그 말을 믿으라고요? 좋아요. 그러면 가주라고 주장하는 본인이 우리 임씨 가문까지 온 이유가 뭐죠?”“설마 예천우를 만나기 위한 건 아니겠죠?”“역시.
예관희의 곁에 있던 사람들은 임씨 가문의 태도에 크게 분노했다. 특히 그의 곁을 오래 지켰던 예남일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예남일은 예관희가 화를 낼 것을 알면서도 엄청난 위압감을 뿜어내며 큰 소리로 외쳤다.“감히 어디서 함부로 지랄하는 거야. 우리 어르신은 어떤 신분이신데... 절대 용서 못 해!”유은수를 비롯한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그 위압감에 몸이 떨릴 정도로 놀랐지만 곧 유은수는 예남일이 정체를 들키자 일부러 화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흥, 정체가 들통나자 이제 와서 이런 수작으로 신뢰를 얻으려 하다니. 이런 속임수는 이미 질리도록 봐왔어.’유은수는 그들의 계략을 간파했다고 생각하며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맞받아 소리쳤다.“너희들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사기꾼 주제에 설마 주먹이라도 휘두르겠다는 거야? 내가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면 너희들은 바로 감옥에 가야 할 걸?”임국종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그래. 여기 임씨 가문은 너희들이 함부로 설치는 곳이 아니야. 오늘은 네 나이를 봐서 참아주지만 다시는 오지 마.”“남일아!”예관희는 예남일이 더 이상 화를 내서 일을 망칠까 봐 서둘러 그를 제지했다. 예남일이 정말로 무리수를 두어 몸싸움을 벌인다면 임씨 가문과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며 예천우가 예씨 가문으로 돌아오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그래서 예관희는 이를 악물고 예남일을 막았다.예남일은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다.“어르신!”“남일아, 그만해. 이 사람들은 어차피 우리 신분을 모르고 이러니 굳이 화낼 필요가 없어. 뭔가 오해가 있으니 다음 기회에 다시 얘기하자.”예관희는 울분을 삼키며 고개를 내저었다.예씨 가문을 위해서라면 모든 굴욕도 참아야 했다.예관희는 발길을 돌리며 속으로 자신을 질책했다.‘다 내가 무능해서 이런 거야. 내가 강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될 리가 없었을 텐데... 첫째 아들은 죽고 며느리와 손자는 먼 곳에서 쫓기며 고생이나 하고 있으니... 모든 게 다 내 탓이야.’예남일은
임국종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어떻게 해야 예천우가 두려움을 느낄 수 있을까? 사람을 보내봤자 그의 무술 실력이 워낙 뛰어나 상대가 되지 않을 거야.”그러자 유은수가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그건 우리가 실력 있는 사람을 못 찾아서 그렇죠. 마침 제 친구가 저한테 강력한 암살 조직의 연락처를 줬어요.”“암살 조직?”임국종은 얼굴이 굳어졌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예 죽여버리려고 하는 거야?”유은수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할 수 없죠. 이 모든 건 다 예천우가 자초한 일이에요.”임국종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알겠어. 하지만 가능한 목숨만큼은 살려뒀으면 좋겠어. 어떤 조직인데?”“귀문이에요. 구체적인 건 나도 잘 모르지만 귀문의 수장은 귀왕이라 불리며 실력이 엄청나게 뛰어나다고 해요. 돈만 충분히 주면 귀문 사람들은 못 할 일이 없다고 들었어요.”임국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건 네가 알아서 처리해.”“알겠어요. 지금 바로 연락할게요. 20억 원이면 오늘 밤 안으로 예천우를 없앨 수 있을 거예요.”유은수는 말하자마자 바로 전화를 걸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같은 시각, 황호건은 충격을 받은 얼굴로 물었다.“정말이야? 예관희가 직접 천해시에 왔고 지금 임씨 가문에 갔다고?”“그렇다고 합니다. 지금쯤이면 이미 임씨 가문에 도착했을 겁니다.”황호건은 놀라며 외쳤다. “뭐 하고 있어? 당장 임씨 가문으로 가자!”그는 급히 비서를 불러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며 말했다.“이렇게 중요한 일을 이제야 말하면 어쩌자는 거야! 예관희가 어떤 분이신데 이런 중요한 소식을 왜 이렇게 늦게 알았단 말이야?”예관희는 과거 용국의 4대 장군 중 한 명으로 전쟁에서 전설적인 공을 세운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천해시에 왔다는 건 황호건과 같은 이들에게는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었다.그는 걸음을 멈추고 지시했다.“잠깐, 다른 주요 인사들에게도 이 일을 알려줘. 시간이 되는 사람들은 모두 나와
“무슨 일이야?”예천우가 물었다.“예씨 가문의 백호 전신이 매복 당해 전사했습니다.”예천우는 순간 멍해졌고 놀라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백호 전신? 백호 전신 말이야? 용국 4대 전신 중 한 명이자, 종사 경지에 거의 도달한 백호 전신이 죽었다고?”“확실합니다.”“누가 그런 짓을 했지?”“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현재 위에서 대노하여 청룡 전신에게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끝까지 추적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예천우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백호 전신이 죽었다는 건 결코 작은 일이 아니야. 이는 단순히 용국이 뛰어난 전투력을 잃은 것만이 아니라 용국에 대한 엄청난 도전이자 모욕이기도 해.”예천우는 속으로 착잡한 심정을 숨길 수 없었다. 예씨 가문에 대한 분노가 여전했지만 자신을 추격했던 이들이 예씨 가문인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어머니를 찾아야 모든 진실을 알 수 있을 거야. 우리가 왜 예씨 가문을 떠났고 아버지가 왜 사라졌는지... 아버지께서는 지금 살아 계신지 아니면...’예천우는 고개를 들며 물었다.“너는 누가 했을 거라고 생각해?”“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조사 중입니다. 청룡 전신이 이미 단서를 몇 가지 찾아낸 것 같습니다.”“계속 철저히 조사해. 누가 감히 예씨 가문의 수호신이자 용국의 방위 전신을 건드렸는지 반드시 알아내야겠어.”“알겠습니다!”부하가 물러난 직후 천궐 1호 별장에 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바로 양체은이었다.수련을 시작한 이후로 양체은의 피부는 더욱 매끄럽고 매력적으로 변했고 그녀의 전체적인 분위기 또한 크게 달라졌다. 그녀의 매력적인 자태는 누구라도 본능적으로 끌릴 만큼 유혹적이었다.그녀는 자연스럽게 사람의 마음을 흔들었고 점점 완벽해지는 몸매는 예천우 같은 냉정한 사람조차 마음을 단단히 잡아야 할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임완유만 아니었다면 예천우도 진작에 양체은에게 넘어갔을 것이다.“천우 오빠!”“응?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그냥...
“바보야, 뭘 그렇게 걱정해. 네 전화를 일부러 무시한 게 아니야. 휴대전화가 그냥 배터리가 없어서 꺼졌던 거야. 방금 조금 충전해서 바로 너한테 전화했잖아.”“정말이야? 나한테 화난 건 아니고?”“네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내가 왜 너한테 화를 내겠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네 마음이 나한테 있다는 것만 알면 돼. 어떤 사람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어. 더구나 이번 일은 별거 아니잖아.”“응. 어떤 순간에도 내 마음속에는 오직 너뿐이야.”임완유는 저도 모르게 진심이 나왔고 그 순간 자신이 너무 솔직했다고 느껴져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녀는 급히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천우야, 지금 어디야?”“천궐 1호에 있어. 설마 와서 나한테 뭐 보상이라도 하려고 물어보는 거야?”예천우는 웃으며 장난스럽게 물었다.그런데 늘 차가운 이미지였던 임완유가 뜻밖의 대답을 했다.“지금 당장 가고 싶지만 아마 가족들이 나를 보내주지 않을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바로 너한테 달려갔을 거야. 하지만 너도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꼭 가족들에게 오해를 풀고 제대로 설명할게.”“굳이 그럴 필요 없어.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절대 널 오해하게 놔둘 수 없어.”“알겠어. 하고 싶은 대로 해.”전화를 끊은 임완유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이런 일이 있었는데도 천우는 전혀 화내지 않았어. 천우는 정말 마음이 너무 너그러운 사람이야...’임완유는 속으로 다짐했다.‘이번 일은 반드시 해결해야 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봐야겠어.’예천우가 휴대 전화를 내려놓고 잠시 쉬려던 찰나 양박군에게서 전화가 왔다.양박군은 평소에 웬만한 일이 아니면 직접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의 뛰어난 실력 덕분에 대부분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양박군의 실력이라면 종사 절정의 상대만 만나지 않았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무슨 일이야?”“도련님, 누군가 20억을 내고 킬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널 믿을게.”이 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절대 주인님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그런데 말이야. 정우찬, 기회가 되면 예웅남한테서 고아원 화재 사건에 대해 알아봐 줘.”예천우가 지시했다.“알겠습니다.”정우찬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절대로 티를 내지 마. 예웅남이 예씨 가문의 권력을 어떻게 차지하려는지... 예웅남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반드시 알아내야 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여전히 예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예씨 가문의 혈통을 잇고 있다는 점과 예 어르신도 완전히 그들을 포기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모든 일을 다 말핸 예천우는 정우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정우환, 생각 잘 해봐. 정말로 내게 충성을 다할 거야?”“네.”정우환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좋아. 그러면 내가 널 도와줄게.”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누워서 몸 상태를 좀 살펴야겠어. 네 상태가 꽤 심각하니 시간이 좀 걸릴 거야.”정우환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누웠다.그때 예천우의 손에서 은빛 바늘 9개가 나타났다. 그 바늘은 예씨 가문의 공간 반지에서 나온 것이었고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정우환의 몸에 삽입되었다.예천우는 기운을 다시 한번 모아 실질적으로 정우환의 몸을 통해 바늘을 움직였다.기운은 정우환의 여러 혈 자리를 통해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정우환의 상처가 치유되고 몸이 회복됐다.정우환은 몸 안에서 들어오는 온화한 에너지를 느꼈고 점차 몸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마치 몸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참아. 지금 네 경맥을 강화하고 있어.”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환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기회를 놓칠 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들이 계획대로라면 절정종의 지원이 있다면 아무리 예씨 가문의 고수들이 합세해 봤자 예관희는 끝장날 상황이었다.하지만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예천우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어머니와 왕 어르신의 말을 들어보면 예관히는 자신한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관희도 예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주인님, 저희는 아직 계획만 세운 상태고 실제로 움직인 건 아닙니다. 지금 바로 이 계획을 취소하라고 하시겠습니까?”“그럴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모든 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돼. 하지만 예웅남이나 예훈이 예씨 가문에 대해 뭔가 행동을 하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정우찬은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예웅남이나 예훈한테 이 계획이 변화가 생겼다고 눈치채지 않게 해야 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싶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그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예천우는 예관희를 돕고 싶다는 의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는 먼저 예웅남과 예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과거 예천우가 예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예웅남은 여러 일을 벌였고 예천우는 그가 예씨 가문을 차지하려고 했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원래 예천우는 고아원에 불 질렀던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예웅남의 짓인 척하면서 예웅남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정말로 예웅남이 한 짓일 수도 있었다.‘아마 어머니도 잘못 생각하셨을 수 있어.’어차피 예웅남은 줄곧 절정종의 도움을 받아왔고 심지어 예씨 가문의 가족장인 예 할아버지도 제거하려고 했다.“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어.”예천우는 절정종이 옥패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그들이 그 당시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왜?”예천우는 미세한 음모의 냄새를 맡았다.‘단전 회복은 여태까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 그런데 절정종이 이런 일을 한다면 분명히 무언가 의도가 있을 거야.’사실 이건 절정종의 기밀 사항이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묻자 정우찬은 바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러면 예훈의 단전이 회복되었다는 게 가짜라면... 결국 언젠가는 들키게 되겠지?”예천우가 물었다.이 말에 정우찬은 잠깐 심장이 뛰는 걸 느꼈고 예천우가 예훈에 대해 알아챈 걸 깨달았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네. 그리고 정말 큰 위험이 있을 겁니다.”그는 계속해서 말하며 예천우에게 물었다.“주인님과 예훈은 어떤 관계인가요?”예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절정종이 단지 예씨 가문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이해했다. 3년이라는 시간만 있으면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고 심지어 예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3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걱정할 필요 없어. 사실 예훈은 원래 나 때문에 폐인이 된 사람이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곧 의문이 들었다. 아니 예훈이 말한 대로라면 그는 용문 용왕인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예웅남이 예천우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절정종은 예천우를 죽이는 일이 작지 않다는 걸 알기에 미뤄왔었다.최근 예천우가 예씨 가문 예정환의 아들임을 알게 되면서 예씨 가문과의 관계도 파악하게 되었다.정우찬은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그런데 예훈은 그가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했습니다.”“그럼 내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봐봐.”예천우는 그들이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렸음을 알고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은 훨씬 더 잘생기며 평소보다 더욱 훌륭한 모습이었다.절정 노조는 잠깐 멈칫했다. 그동안 예천우가 누구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본모습을 보고 나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는 잠시 생각했다.“너무
남궁은서는 예천우의 눈짓을 보고 일어나며 말했다.“여기서 일어난 일은 이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게 먼 길 오신 분들이 많으니 잠시 여기서 쉬거나 둘러보시길 바랍니다.”“내일은 우리 5대 문파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알겠습니다.”여러 종주는 차례로 고개를 숙여 존경을 표했다.모든 이들이 자리를 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우찬은 정우환을 데리고 돌아왔다. 정우환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지만 절정종의 깊은 내공 덕분에 적어도 정신은 온전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매우 허약해 보였다.정우환은 형의 상태를 듣고 정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형이 말하는 내용이 믿기지 않았다. 그가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일들이었다.그중에서도 절정 노조와 정우찬이 예천우를 주인님이라 부른 것을 듣고는 이 모든 것이 뒤집어진 현실 같았다.만약 절정 노조가 직접 이 사실을 증명해 주지 않았다면 정우환은 여전히 믿지 않았을 것이다.절정 노조는 정우환을 타일렀다.“우환아, 주인님이라고 불러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 주인님이 어떤 능력을 갖춘 존재인지 생각해 봐.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너도 알겠지?”“내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있다고 해도 주인님은 손가락만 까딱하시면 우리를 멸망하게 만들 수 있지. 그리고 주인님이 너한테 뭘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봐. 주인님과 함께하지 않으면 몇 년을 들여서 힘을 회복한다고 해도 너는 더 이상 진보할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야. 하지만 주인님을 따르게 되면 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인님의 능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야. 주인님이 이루어낼 성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야. 그때가 되면 우리의 실력으로는 주인님을 섬기는 것조차 자격이 없을지도 몰라.”절정 노조도 정우환을 설득하려고 큰 노력을 기울였다.사실, 형의 말을 듣고 이미 정우환은 마음이 움직였고 절정 노조의 설득이 더해지자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이미 길이 열려 있으니 이 길을 받아들이는 것이
모두가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예천우의 신기한 손놀림을 보며 모두의 눈엔 놀라움이 가득했다.단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에 예천우는 오른손을 거두었고 그의 모습은 여전히 우아하고 바람처럼 가볍고 평온했다. 마치 아무런 힘도 들지 않는 듯했다.절정 노조는 정우찬의 상태가 점점 나아지는 것을 보며 기뻐하며 급히 말했다.“주인님,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모두가 이 말을 들으며 다시 한번 놀랐다. 절정 노조는 육지 신선의 경지에 다다른 세계적 고수였다. 그런 고수가 이렇게 주인님이라 부르며 복종하는 모습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이제 예천우는 양박군에 이어 정우찬과 정우환 두 형제까지 부하로 받아들인 셈이었다.“그럴 필요 없어. 하지만 이 두 사람보고 꼭 조심하라고 해. 만약 누군가 나한테 해가 될 일을 한다면 난 가차 없이 행동할 것입니다.”예천우는 차분하게 말했다.“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제가 첫 번째로 두 사람을 처리하겠습니다.”절정 노조는 재빠르게 대답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오늘 여기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감사드리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께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이 일에 관한 모든 것은 철저히 비밀로 해주세요. 어떤 일도 외부에 누설되면 안 됩니다.”“모두 들었지? 만약 누군가 주인님의 명령을 어기면 내가 직접 찾아가서 반드시 처리할 거야.”절정 노조는 즉시 말하며 경고했다. 예천우가 큰 도움을 준 만큼 그만큼 충성스럽게 일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뭔 소리야? 내가 걱정하는 건 바로 너희 절정종의 사람들이야.”예천우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여기서 절정종과 화간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내 편이야. 화간종은 총 네 명뿐이니 내가 잘 말해두면 문제없을 것이다. 문제는 절정종 사람들이지. 그렇다고 해도 사실 절정종은 이미 무너졌으니 남아 있는 사람도 많지 않네.”하지만 절정 노조는 즉시 대답했다.“주인님,
절정 노조는 수백 년을 살아온 고수였다. 예천우를 주인님으로 인정한 후 그는 바로 예천우의 생각을 깨닫고 급히 말했다.“정우찬, 왜 멍하니 서 있어? 빨리 무릎 꿇어.”정우찬은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그 뜻을 이해했고 그는 얼굴이 살짝 변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절정종은 이제 예천우의 통제 아래 있을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라니. 이건 그의 이루지 못한 꿈이었는데 이를 얻을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굳어졌다.정우찬은 즉시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여 전주님께서 우리 두 형제를 도와주실 수 있다면 그 후로 우리의 목숨도 오직 전주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명령만 하시면 절대 거역하지 않겠습니다.”이 말을 듣고 모두가 예천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과연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했다.만약 여 전주의 말대로라면 정우찬과 정우환은 불행 중 다행이 될 것이다.예천우는 잠시 정우찬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여유롭게 말했다.“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은 성종에게 복귀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야. 일단 너희가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너희 생명은 내 손에 달리지. 내가 무엇을 시키든 반드시 실행해야 해. 만약 배신한다면 너희는 비참한 끝을 맞을 것이야. 너희도 내 능력을 알고 있겠지?”정우찬은 당연히 예천우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그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오르기 전에 이미 여 전주에게 적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는 기회는 그렇게 쉽게 찾아오지 않기에 정우찬은 마음을 굳히고 말했다.“네. 확실히 알겠습니다. 여 전주님, 저와 제 형제를 받아주십시오.”“좋아.”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너희의 충성심을 받아들일게. 정우환은 원하면 언제든 나를 찾아오면 돼.”“알겠습니다. 주인님!”정우찬은 존경의 말을 더하며 고개를 숙였다. 절정 노조가 예천우를 주인님이라고 부르자 자신도 그에 맞춰 주인님이라고 부르기 시
모두가 하나씩 존경의 태도로 남궁은서를 칭찬하는 모습을 보며 정우찬의 얼굴은 매우 침울해졌다.자신의 계획대로라면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 돌아와야 했지만 예상과는 너무나 다른 결과가 나왔다.그러나 남궁은서의 자세를 보면서 남궁은서가 지금 자신의 전성기 때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는 남궁은서는 신분과 지위 모두에서 성종을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드디어 깨달았다.여 전주가 그렇게 강력한 실력을 갖추고도 자리를 내어주기로 결심한 걸 보니 자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걸까.이런 생각에 정우찬은 마음을 조금 놓게 되었다.그러나 그 순간 정우찬은 절정 노조로부터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주인님?’그 말을 듣고 정우찬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실 뒤에 나온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주인님이라는 단어가 그냥 나올 수 있는 게 아닌데... 정우찬의 얼굴에는 수치심이 스쳤다.남궁은서를 비롯한 모든 사람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절정 노조가 그처럼 말하는 걸 보고 그가 이미 완전히 복종한 걸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예천우한테 완전하게 복종하면서 주인님이라 부를 줄은 몰랐다.절정 노조는 정우찬의 놀란 표정과 다른 사람들의 이질적인 반응을 느꼈다.그러나 그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그 모든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며 차분히 말했다.“주인님의 능력은 천지를 넘어서시니 내가 이렇게 부르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잖아?”그 말을 들은 모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 뭐 정상이라고 하면 정상이겠지.’예천우는 웃으며 답했다.“절정 노조, 말해봐. 무슨 일이야?”절정 노조가 이렇게 예의 있게 말해주는 이상 도울 수 있으면 돕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절정 노조는 급히 대답했다.“정우찬과 정우환 두 형제에 대한 일이에요. 두 사람이 예전에 잘못해서 주인님을 모욕했어요. 하지만 두 사람은 재능이 뛰어나고 수련 능력도 매우 높습니다. 만약 몸이 회복된다면, 훗날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를
남궁은서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살짝 한숨을 쉬었다. 생각해 보니 예천우의 성격상 이런 큰일을 맡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었다.원래는 양박군이 괜찮은 후보였는데 그의 실력은 충분하지만 이렇게 큰 종파를 다루는 경험이 부족해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었다.남궁은서는 남궁청휘가 임종 때 유언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기회가 오면 성종을 발전시키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라는 부탁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이젠 예천우가 그 자리에 앉을 때까지 자신이 대신해야 할 것 같았다.“어쩔 수 없군. 네가 원할 때까지 내가 대신 맡을게.”남궁은서는 속으로 결심을 다지며 말했고 예천우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말을 이었다.“다들 궁금할 수 있겠지만 영종의 종주는 사실 이전 성종 종주님의 딸이었습니다. 영종 종주님의 실력은 다들 보셨죠? 분명히 종사 절정의 경지를 찍은 실력자입니다. 신분과 실력 모두 이번 성종 종주 자리에 적합한 분이시죠. 이의가 없으시죠?”그러자 모두가 잠시 멈칫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예천우라는 대단한 존재가 이렇게 말하는 이상 누구도 반대할 수 없었다.양박군은 예천우의 신분을 알고 있었기에 바로 말했다.“귀왕종은 아무 이의 없이 남궁 종주님을 지지합니다!”정우찬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고 오늘 일어난 모든 일들은 그가 가진 자존심과 자신감을 완전히 깨버렸고 이제 그는 아무 힘도 없는 듯 한없이 무기력해졌다.“정우찬, 왜 이렇게 멍하니 서 있어?”정우찬이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것을 본 절정 노조는 바로 큰 소리로 말했다.“절정종도 남궁 종주님을 지지합니다!”정우찬은 이 말을 듣고 더욱 쓰라린 마음을 느꼈다. 자신이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겼던 절정종도 이미 예천우에게 복종해 버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수라전, 귀왕종, 절정종, 영종은 이미 모두 지지 선언을 마쳤고 이제 남은 건 화간종이었다.원현주는 이제 모든 것이 명확해졌음을 느꼈고 남궁은서와 예천우 사이에 거래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더욱 확신이 들었다.“화
모든 일이 해결되었음을 확인한 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자. 오늘 우리가 나눈 대화는 절대 외부에 누설되지 않게 해. 알겠나?”“예. 주인님.”절정 노조는 고개를 숙여 존경을 담아 대답했지만 대답을 마친 후 잠시 머뭇거렸다. ‘주인님? 내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하지만 곧 자신이 처한 상황을 떠올리며 생각했다.‘내 목숨이 저 사람의 손에 달려 있는데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지.’예천우 역시 잠시 깜짝 놀랐다가 다른 사람의 말은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었다. 일이 해결되었으니 그는 오른손을 휘둘러 주변의 장벽을 제거했다.예천우와 절정 노조가 사라진 뒤 약 20분 정도가 흘렀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기다림에 지쳐 조금 초조해졌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 이상이 없자 그들은 또다시 혹시나 변수가 생길까 두려워해서 쉽게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사모님, 도련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니겠죠?”선우서림이 걱정스레 속삭였다.“그럴 리 없을 거야.”남궁은서도 마음속으로 불안감을 느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예천우의 실력은 절정 노조보다 훨씬 강해 보였다. 그런데도 절정 노조는 그처럼 오랜 시간을 살아온 괴물이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5분만 더 기다리자. 안 되면 우리가 직접 들어가 봐야겠어.”선우서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원현주는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남궁 종주님, 여 전주님은 당신과 어떤 관계인가요?”남궁은서는 잠시 멈칫했다가 그제야 고개를 흔들며 답했다.“물론 관계가 있습니다. 이번 행동은 전부 여 전주가 설계한 거니까요.”원현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지만 남궁은서는 의도적으로 대답을 회피한 것 같았다.‘이런... 또 뭐가 숨겨져 있는 건가?’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 세상에 정말 사람의 모습을 바꿀 방법이 있을까?변장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신체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