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 용왕 귀환 / 제997화

공유

제997화

작가: 종이워치
예천우는 이 모든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저 유은수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걱정하면서 임완유와 함께 임씨 가문의 주택 단지에 들어섰다.

사실 단지에 다가갈수록 임완유는 점점 긴장됐다. 두 사람이 화해했다고는 하지만 현재 그들의 관계는 미묘하게 복잡했기 때문이다.

예천우는 한 번도 자신이 임씨 가문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예천우는 아무 말 없이 차를 몰고 들어가서 별장 주차장에 차를 세웠고 이 모습에 임완유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임완유는 만약 자기가 예천우라면 이토록 너그럽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임완유는 예천우의 손을 꼭 잡고 조용히 말했다.

“천우야, 고마워.”

예천우는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임씨 가문 사람들은 분명 예천우에게 피곤하고 짜증 나는 존재였지만 예천우는 임완유를 좋아했기에 그 모든 걸 참고 넘어갔다.

임완유는 예천우의 손을 꼭 잡은 채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임국종과 가족들이 모여 있었고 당연히 모두가 예천우를 반갑게 맞이해 줄 거라 기대했다.

그간 예천우를 되찾기 위해 온갖 체면을 내려놓고 애썼던 가족들이니 말이다.

임완유는 가족들의 그런 태도가 불편했지만 그런데도 가족이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유은수는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얼굴이 굳어졌고 다가와서 임완유의 손을 떼어내며 소리쳤다.

“완유야, 대낮에 이게 무슨 짓이야? 정말 너무 꼴 보기 싫어!”

임완유는 순간 어안이 벙벙했고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예천우 역시 어이가 없어서 속으로 유은수가 대체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인지 궁금했다.

사실 예천우는 처음에 정말로 문 앞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지 않으려 했지만 임완유를 생각해서 조금이나마 배려해 주고 싶어 직접 들어온 것뿐이었다.

예천우는 임씨 가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들어오자마자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줄은 예천우마저 몰랐다.

그때 임국종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너와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용왕 귀환   제998화

    “역시 예천우... 결국에는 너도 인정하는구나.”유은수는 비웃으며 말했다.“너 같은 사기꾼은 우리 임씨 가문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어. 네 생각에는 어떻게 하는 게 좋겠어?”“또 저를 쫓아내려는 건가요?”예천우는 자조적으로 물었다.“당연하지 않겠어? 사기꾼 주제에 안 쫓아내면 네가 임씨 가문의 재산이라도 노리는 줄 알겠네. 네가 임씨 가문에 빌붙어서 사는 이유가 다 그거 아니야?”유은수는 차갑게 되물었다.“엄마, 그런 게 아니라고요!”임완유는 옆에서 초조하게 외쳤다.“천우는 어마어마한 자산을 가지고 있어요. 고작 우리 임씨 가문의 재산을 노릴 이유가 없어요! 천우가 선호에게 준 호텔만 해도 몇조 원짜리라고요!”“무슨 미친 소리를 하는 거야! 완유야, 넌 너무 순진해. 몇조 원을 아무렇지 않게 그냥 준다고? 장난해?”“차라리 몇억이나 몇십억이라면 모를까. 몇조라니... 세상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어딨니.”“진짜라니까요!”“진짜라니... 넌 분명 속은 거야.”유은수는 예천우를 쏘아보면서 단호하게 반박했다.“예천우, 나도 그전에 너한테 충분히 기회를 줬어. 지금 당장 우리 집에서 꺼지면 너의 잘못은 묻지 않겠어. 그렇지 않으면 우리 임씨 가문도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줄 알아.”“좋아요. 저도 임씨 가문 사람들이 어떻게 저를 내쫓는지 보고 싶네요.”예천우도 참다못해 화가 나기 시작했다.“예천우, 너무 자만하지 마. 네가 싸움을 좀 잘 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야. 너보다 강한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 이 세상은 법으로 돌아가니까. 꺼지라고 할 때 스스로 꺼지는 게 좋을 거야. 임씨 가문은 비록 명문은 아니지만 너 하나쯤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라고.”그러자 예천우는 비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럼 왜 그동안 일이 생길 때마다 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 저한테 도움을 청하셨나요?”“네가 도움을 줬다고? 웃겨 죽겠어. 네가 해준 게 뭐가 있다고 그런 거야. 그냥 힘 좀 쓰고 남들 겁주고 다닌 거 아니야? 이제 다들 너의 실체를 알

  • 용왕 귀환   제999화

    예천우는 말없이 임완유를 바라보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완유야, 미안해. 먼저 가볼게.”그 말을 남기고 예천우는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이 집은 정말 사람이 있을 곳은 아니야.’“천우야!”임완유는 황급히 외쳤다. 조금 전부터 계속 막으려고 했지만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임완유는 가족들에게 분노를 터뜨렸다.“정말 미쳤어요?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임완유는 예천우를 따라나서려 했지만 유은수가 달려와 그녀의 팔을 붙잡고 화를 냈다.“어디 가려는 거야? 고작 남자 때문에 가족은 안중에도 없는 거야? 임완유, 오늘 이 집을 나가면 내가 그냥 죽어버릴 줄 알아!”“알아서 하세요!”임완유는 더욱 화가 나서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고 예천우를 따라가려 했다.가족이라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지나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느꼈고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었기에 임완유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그래. 내가 죽기를 바라는 거지? 지금 당장 죽어버리면 속이 시원하겠어?”유은수는 갑자기 손을 놓더니 테이블 위에 있던 과일칼을 집어 들고 목에 대며 위협적으로 말했다.“은수야...”“여보 진정해!”가족들은 놀라 얼어붙었고 임완유도 순간적으로 가던 걸음을 멈췄다.“날 막지 마! 그냥 내가 죽게 두라고! 내가 완유를 위해서... 완유가 속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는데 완유는 날 미워하기만 하고! 그런데 내가 살아서 뭐 하겠어?”임완유는 깜짝 놀랐다. 이번에는 어머니가 정말 심각하게 보였고 그간의 가벼운 협박과는 다르게 느껴졌다.임국종도 다급히 말했다.“완유야, 뭐 하고 있어? 당장 사과드려! 빨리.”“완유야!”임강도 덧붙이며 그녀에게 다그쳤다.임완유는 여러 감정이 얼굴에 스쳐 지나가다가 결국 멈춰 섰다. 그러고는 가족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임완유는 자신이 나가지 않으면 어머니가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예상대로 임완유가 방으로 들어가자 유은수는 몇 마디 잔소리하다가 결국

  • 용왕 귀환   제1000화

    ‘이 녀석이 정말 뻔뻔하군. 방금 당당하게 떠나더니만 돌아서자마자 가짜 예씨 가문의 가주를 불러들이다니. 차라리 아예 예천우가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 말할 거지.’이번에 임국종과 유은수도 같은 생각을 했다.예관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없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상대방이 자신의 신분을 의심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기에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혹시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저는 정말로...”“됐어요! 우린 이미 다 알아챘으니까 그만 연기하라고요!”유은수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빨리 꺼져요. 어르신이 나이가 많아서 봐주는 거지 아니었으면 지금 당장 빗자루로 쫓아냈을 거예요.”예관희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갈 뻔했다. 용도에서 오랫동안 명성이 자자했던 예관희를 이렇게 모욕하는 사람은 절대 없었다.심지어 많은 고위층 사람조차 그에게 깍듯이 대했고 여태까지 예관희는 이런 억울함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예씨 가문에서는 하루빨리 예천우를 예씨 가문에 데려가야 했다. 어찌 됐든 예천우가 없으면 예씨 가문은 망할 것이기 때문이다.예관희와 함께 온 사람들도 화를 참기 힘들었지만 출발 전 예관희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가까스로 참았다.‘혹시 예천우가 날 차갑게 대해도 반드시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해.’예관희는 예천우를 만날 때 그가 좋은 얼굴로 자신을 대하지 않겠다고 어느 정도 짐작을 했다.하지만 임씨 가문 사람들의 태도가 이토록 무례할 줄은 예관희조차 예상하지 못했다.“뭐예요. 화났어요? 연기 참 그럴싸하게 하는군요. 옷차림이며 기품까지 신경 쓴 걸 보면 짝퉁 치고는 노력을 많이 했네요.”“저는 진짜 예씨 가문의 가주라고요. 못 믿겠다면 제 옆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이 사람들은 당신과 한편일 텐데 지금 저보고 그 말을 믿으라고요? 좋아요. 그러면 가주라고 주장하는 본인이 우리 임씨 가문까지 온 이유가 뭐죠?”“설마 예천우를 만나기 위한 건 아니겠죠?”“역시.

  • 용왕 귀환   제1001화

    예관희의 곁에 있던 사람들은 임씨 가문의 태도에 크게 분노했다. 특히 그의 곁을 오래 지켰던 예남일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예남일은 예관희가 화를 낼 것을 알면서도 엄청난 위압감을 뿜어내며 큰 소리로 외쳤다.“감히 어디서 함부로 지랄하는 거야. 우리 어르신은 어떤 신분이신데... 절대 용서 못 해!”유은수를 비롯한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그 위압감에 몸이 떨릴 정도로 놀랐지만 곧 유은수는 예남일이 정체를 들키자 일부러 화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흥, 정체가 들통나자 이제 와서 이런 수작으로 신뢰를 얻으려 하다니. 이런 속임수는 이미 질리도록 봐왔어.’유은수는 그들의 계략을 간파했다고 생각하며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맞받아 소리쳤다.“너희들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사기꾼 주제에 설마 주먹이라도 휘두르겠다는 거야? 내가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면 너희들은 바로 감옥에 가야 할 걸?”임국종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그래. 여기 임씨 가문은 너희들이 함부로 설치는 곳이 아니야. 오늘은 네 나이를 봐서 참아주지만 다시는 오지 마.”“남일아!”예관희는 예남일이 더 이상 화를 내서 일을 망칠까 봐 서둘러 그를 제지했다. 예남일이 정말로 무리수를 두어 몸싸움을 벌인다면 임씨 가문과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며 예천우가 예씨 가문으로 돌아오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그래서 예관희는 이를 악물고 예남일을 막았다.예남일은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다.“어르신!”“남일아, 그만해. 이 사람들은 어차피 우리 신분을 모르고 이러니 굳이 화낼 필요가 없어. 뭔가 오해가 있으니 다음 기회에 다시 얘기하자.”예관희는 울분을 삼키며 고개를 내저었다.예씨 가문을 위해서라면 모든 굴욕도 참아야 했다.예관희는 발길을 돌리며 속으로 자신을 질책했다.‘다 내가 무능해서 이런 거야. 내가 강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될 리가 없었을 텐데... 첫째 아들은 죽고 며느리와 손자는 먼 곳에서 쫓기며 고생이나 하고 있으니... 모든 게 다 내 탓이야.’예남일은

  • 용왕 귀환   제1002화

    임국종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어떻게 해야 예천우가 두려움을 느낄 수 있을까? 사람을 보내봤자 그의 무술 실력이 워낙 뛰어나 상대가 되지 않을 거야.”그러자 유은수가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그건 우리가 실력 있는 사람을 못 찾아서 그렇죠. 마침 제 친구가 저한테 강력한 암살 조직의 연락처를 줬어요.”“암살 조직?”임국종은 얼굴이 굳어졌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예 죽여버리려고 하는 거야?”유은수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할 수 없죠. 이 모든 건 다 예천우가 자초한 일이에요.”임국종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알겠어. 하지만 가능한 목숨만큼은 살려뒀으면 좋겠어. 어떤 조직인데?”“귀문이에요. 구체적인 건 나도 잘 모르지만 귀문의 수장은 귀왕이라 불리며 실력이 엄청나게 뛰어나다고 해요. 돈만 충분히 주면 귀문 사람들은 못 할 일이 없다고 들었어요.”임국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건 네가 알아서 처리해.”“알겠어요. 지금 바로 연락할게요. 20억 원이면 오늘 밤 안으로 예천우를 없앨 수 있을 거예요.”유은수는 말하자마자 바로 전화를 걸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같은 시각, 황호건은 충격을 받은 얼굴로 물었다.“정말이야? 예관희가 직접 천해시에 왔고 지금 임씨 가문에 갔다고?”“그렇다고 합니다. 지금쯤이면 이미 임씨 가문에 도착했을 겁니다.”황호건은 놀라며 외쳤다. “뭐 하고 있어? 당장 임씨 가문으로 가자!”그는 급히 비서를 불러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며 말했다.“이렇게 중요한 일을 이제야 말하면 어쩌자는 거야! 예관희가 어떤 분이신데 이런 중요한 소식을 왜 이렇게 늦게 알았단 말이야?”예관희는 과거 용국의 4대 장군 중 한 명으로 전쟁에서 전설적인 공을 세운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천해시에 왔다는 건 황호건과 같은 이들에게는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었다.그는 걸음을 멈추고 지시했다.“잠깐, 다른 주요 인사들에게도 이 일을 알려줘. 시간이 되는 사람들은 모두 나와

  • 용왕 귀환   제1003화

    “무슨 일이야?”예천우가 물었다.“예씨 가문의 백호 전신이 매복 당해 전사했습니다.”예천우는 순간 멍해졌고 놀라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백호 전신? 백호 전신 말이야? 용국 4대 전신 중 한 명이자, 종사 경지에 거의 도달한 백호 전신이 죽었다고?”“확실합니다.”“누가 그런 짓을 했지?”“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현재 위에서 대노하여 청룡 전신에게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끝까지 추적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예천우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백호 전신이 죽었다는 건 결코 작은 일이 아니야. 이는 단순히 용국이 뛰어난 전투력을 잃은 것만이 아니라 용국에 대한 엄청난 도전이자 모욕이기도 해.”예천우는 속으로 착잡한 심정을 숨길 수 없었다. 예씨 가문에 대한 분노가 여전했지만 자신을 추격했던 이들이 예씨 가문인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어머니를 찾아야 모든 진실을 알 수 있을 거야. 우리가 왜 예씨 가문을 떠났고 아버지가 왜 사라졌는지... 아버지께서는 지금 살아 계신지 아니면...’예천우는 고개를 들며 물었다.“너는 누가 했을 거라고 생각해?”“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조사 중입니다. 청룡 전신이 이미 단서를 몇 가지 찾아낸 것 같습니다.”“계속 철저히 조사해. 누가 감히 예씨 가문의 수호신이자 용국의 방위 전신을 건드렸는지 반드시 알아내야겠어.”“알겠습니다!”부하가 물러난 직후 천궐 1호 별장에 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바로 양체은이었다.수련을 시작한 이후로 양체은의 피부는 더욱 매끄럽고 매력적으로 변했고 그녀의 전체적인 분위기 또한 크게 달라졌다. 그녀의 매력적인 자태는 누구라도 본능적으로 끌릴 만큼 유혹적이었다.그녀는 자연스럽게 사람의 마음을 흔들었고 점점 완벽해지는 몸매는 예천우 같은 냉정한 사람조차 마음을 단단히 잡아야 할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임완유만 아니었다면 예천우도 진작에 양체은에게 넘어갔을 것이다.“천우 오빠!”“응?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그냥...

  • 용왕 귀환   제1004화

    “바보야, 뭘 그렇게 걱정해. 네 전화를 일부러 무시한 게 아니야. 휴대전화가 그냥 배터리가 없어서 꺼졌던 거야. 방금 조금 충전해서 바로 너한테 전화했잖아.”“정말이야? 나한테 화난 건 아니고?”“네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내가 왜 너한테 화를 내겠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네 마음이 나한테 있다는 것만 알면 돼. 어떤 사람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어. 더구나 이번 일은 별거 아니잖아.”“응. 어떤 순간에도 내 마음속에는 오직 너뿐이야.”임완유는 저도 모르게 진심이 나왔고 그 순간 자신이 너무 솔직했다고 느껴져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녀는 급히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천우야, 지금 어디야?”“천궐 1호에 있어. 설마 와서 나한테 뭐 보상이라도 하려고 물어보는 거야?”예천우는 웃으며 장난스럽게 물었다.그런데 늘 차가운 이미지였던 임완유가 뜻밖의 대답을 했다.“지금 당장 가고 싶지만 아마 가족들이 나를 보내주지 않을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바로 너한테 달려갔을 거야. 하지만 너도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꼭 가족들에게 오해를 풀고 제대로 설명할게.”“굳이 그럴 필요 없어.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절대 널 오해하게 놔둘 수 없어.”“알겠어. 하고 싶은 대로 해.”전화를 끊은 임완유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이런 일이 있었는데도 천우는 전혀 화내지 않았어. 천우는 정말 마음이 너무 너그러운 사람이야...’임완유는 속으로 다짐했다.‘이번 일은 반드시 해결해야 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봐야겠어.’예천우가 휴대 전화를 내려놓고 잠시 쉬려던 찰나 양박군에게서 전화가 왔다.양박군은 평소에 웬만한 일이 아니면 직접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의 뛰어난 실력 덕분에 대부분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양박군의 실력이라면 종사 절정의 상대만 만나지 않았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무슨 일이야?”“도련님, 누군가 20억을 내고 킬

  • 용왕 귀환   제1005화

    유은수는 그야말로 놀라운 속도로 일을 처리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준비가 끝났다.그녀는 무려 20억 원이나 들였다.“예천우가 무술을 좀 한다고 해도 20억 원이면 충분할 거야.”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유은수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했다. 하지만 거금을 쓴 탓에 그녀 역시 마음이 아프긴 했다.‘예천우는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사람인데 왜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지 모르겠어.’유은수가 준비를 마치자마자 하인이 급히 달려와 보고했다.“밖에 차들이 많이 와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임씨 가문 대문 앞에서 들어오기를 원하고 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임국종과 유은수를 비롯한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무슨 일이야? 대체 누가 왔다는 거야? 설마 또 그 예천우라는 녀석이 꾸민 짓이야?”유은수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묻자 임국종도 화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렇겠지. 어디서 이런 배우들을 모아왔는지 몰라도 하나같이 그럴싸하게 꾸몄을 거야.”임국종은 냉소를 지으며 덧붙였다.“일단 나가서 보자. 만약 또 예천우가 꾸민 일이라면 오늘 저 자식들을 제대로 혼내야겠어. 이런 식으로 매번 찾아와 귀찮게 하는 걸 그냥 놔두면 안 돼.”임국종의 눈에는 차가운 한기가 맴돌았다.그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대문으로 나갔다. 그러나 밖으로 나가 본 순간 그들은 모두 굳어버렸다.앞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황호건이었다.황호건은 천해시에서 이름난 인물이었고 이미 지난번 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그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황호건뿐만 아니라 그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백 시장님?”“유 청장님!”“양 국장님!”임국종과 가족들은 황호건 뒤에 서 있는 사람 중 몇몇을 알아보았다. 그들은 천해시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진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왜 여기에 왔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일단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임국종은 급히 앞으로 나서며 공손하게 인사했다.“황 시장님, 여러분, 이런 누추한 곳에 어떻게 직접 찾아오셨습니까?”

최신 챕터

  • 용왕 귀환   제1404화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

  • 용왕 귀환   제1403화

    예천우의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순간 얼어붙었다.사람들은 모두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이재동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속으로 절망했다.‘얘 지금 미쳤나? 이 상황에서 조신우한테 그런 말을? 아무리 무모해도 그렇지... 저건 그냥 자살 선언이나 다름없잖아! 조신우가 어떤 신분인데 감히 저런 말을 하는 거아. 조씨 가문은 돈도 있고 권력도 엄청난데... 정말 건드릴 수 없을 존재인데... 휴... 나도 할 만큼 했으니 예천우도 날 탓하지 않겠지. 무식한 자식...’조신우는 한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하하! 야, 너 진짜 웃긴다... 나보고 죽을 준비를 해라고? 너 대체 뭔데 그런 말을 해? 무식하고 건방진 자식. 설마 그 이성진 회장한테 명함 한 장 받았다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맥 가진 줄 아는 거냐? 그 사람은 그냥 네 술 맛있어서 인사한 거다. 넌 그냥 술 한 병 준 들러리일 뿐이야. 네가 한 말 똑같게 돌려줄게.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아니면 줄은 준비나 하든지. 나 조신우가 한 말이야. 누구도 널 구할 수 없어!”물론이죠. 아래는 요청하신 다음 화의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한국어 번역입니다:조금 전 무릎 꿇고 수모를 당했던 기억이 그 순간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그래. 봤지? 이성진조차 우리 삼촌 눈치 본 거야. 이제 모든 체면이 돌아왔네.’조신우의 머릿속은 자만과 승리감으로 가득 찼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번엔 진짜 끝장이구나...’하지만 정작 이신향의 얼굴은 의외로 차분했다.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예천우에게 두고 있었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조신우 따위가 어떻게 천우 씨를 이겨...’그 순간 예천우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니... 내가 도와줘야지.”“뭐?”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았다.“하하! 내가 지금 죽고 싶다고?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야, 네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데?”

  • 용왕 귀환   제1402화

    “그리고 너... 이신향, 네가 뭐 대단한 여자가되는 줄 알아?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걷어찼으니... 이제부터는 나도 봐주는 거 없어.”조신우는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이어 말했다.“이선우, 이건 네 누나 탓이니까 괜히 날 원망하진 마. 선택은 둘 중 하나야. 40억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감방 갈 준비나 해.”이쯤 되자 그는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고 말 그대로 막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분노 때문에 정작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신우의 말이 끝나자 방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특히 이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애원하듯 말했다.“조 도련님...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희는 줄곧 도련님 편이었는데요.”“그래?”조신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간단하지. 당장 저놈 끌어내. 저 예천우란 놈 지금 당장 꺼져주면 내가 조금은 봐주지.”그 말에 이재동은 주춤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그보다 먼저 이신향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빠,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이재동은 딸의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천우야, 그만 돌아가. 난 널 사위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리 신향이한텐 조 도련님이 훨씬 더 어울리는 짝이야.”그 말에 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이제 좀 상황 파악되냐? 누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누가 진짜 남자인지. 어디서 싸구려 가짜 술이나 들고 와선 뭔가 될 줄 알았나 본데... 그런다고 네가 찌질이란 사실이 달라질 것 같아?”그는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저 술을 어디서 주워왔든 아니면 맛이 그럴듯해서 속은 거든... 저 새끼는 결국 그냥 찌질한 놈이야.’그는 원래 몇 천만 원짜리 술이라도 꺼내서 겁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 용왕 귀환   제1401화

    예천우의 말이 끝나자 그제야 방 안 사람들 모두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결국 술은 이성진 회장의 손에 들어갔지만 문제는 이 술은 조신우가 내놓은 것도 그가 사죄의 의미로 바친 것도 아니라는 점이었다.말하자면 조신우는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고 단지 무릎만 꿇고 멋쩍은 사과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이 장면을 바라보던 조혁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이 자식이... 감히 신우한테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냐. 대체 무슨 심보일까.’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따지고 들 상황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신우가 이번 사고만 무사히 넘기면 그땐 따로 시간을 내서 따끔하게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이성진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상황을 파악하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밌는 친구구먼. 이름이 뭐지?”예천우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예천우입니다.”“그래. 이름 기억해 두지. 오늘 자네 덕 좀 봤네.” 이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이 술을 돈 주고 못 마시는 것도 아니지만 워낙 희귀한 술이다 보니 아무리 부자라도 마실 기회가 흔치 않았다.82년산 라피노 같은 와인은 평생 마셔도 마실 수 있는 술이겠지만 이런 국보급 백주는 한 병 마실 때마다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회장님, 별말씀을요.”예천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조였다.이성진은 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마오타이를 보고는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세웠다.“오성 마오타이 58년산이라니... 자네 보통 친구는 아닌데?”“지인이 준 겁니다.”예천우가 가볍게 대답했다.“지인도 대단한 사람이구먼. 자네란 사람...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이성진은 감탄한 듯 웃으며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냈다.“이건 내 명함이네. 기회 되면 같이 한잔하지.”조혁진은 속으로 진저리를 쳤다.‘세상에... 술 한 병 때문에 회장님이 저 녀석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시다니. 대체 저놈 주변에 어떤 인맥이 있는 거야?’그는 그 순간 조신우보고 예천우를 조심하라

  • 용왕 귀환   제1400화

    “됐어. 난 사과받을 자격 없어.”이성진 회장이 싸늘하게 말하자 조신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그는 그저 백주 협회 회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막말을 퍼부은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자기 삼촌인 조혁진조차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릴 정도였다.하지만 조신우가 몰랐던 건 애초에 조혁진이 이번 술자리의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도 운이 좋았을 뿐 그조차도 이 자리에 참여할 자격이 애매한 사람이었다.왜냐하면 오늘 자리는 강흥시의 유명 인사인 도 대표님이 이 지역 투자 건으로 방문하면서 직접 시장이 배석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이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무릎 꿇어!”조혁진의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조신우를 꾸짖었다.조신우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그 누구보다 조혁진에게는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았고 그의 얼굴만 봐도 지금 자신이 얼마나 큰일을 벌였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특히 이신향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조혁진은 이미 분노의 극에 달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다.그제야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어두워 뵙지를 못했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그에 맞춰 조혁진도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이 회장님, 신우가 정말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제대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만간 반드시 직접 찾아뵙겠습니다.”“됐어.”이성진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과하러 온다는 건 결국 선물이나 뇌물 같은 걸 들고 오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건 관심도 없었다.“오늘처럼 기분 상하게 하는 일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이 술을 만난 덕분에 기분이 조금 풀렸어. 그 공으로 이번만은 눈 감고 넘어갈게.”그러고는 술병을 가볍게 들어 보이며 물었다.“이 술은 네 것이야

  • 용왕 귀환   제1399화

    “실례합니다. 혹시 이 술이... 여러분 겁니까?”이성진 회장은 룸에 들어서자마자 묻지 않고는 못 참겠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떻게 이런 고급술을 들고 와서는 가짜라고 단정 짓고 그냥 버리려 한단 말인가.’방금 밖에서 스쳐 지나가던 종업원이 술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향이 나서 따라가 봤더니 그게 바로 그 술이었다.이 말을 들은 모두가 순간 멈칫했다.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제동이었다. 그는 막 돌아와 후회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술병을 든 노인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저 술이... 다시 돌아왔다고?’그는 거의 튀어나올 듯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네. 저희 겁니다. 그 술은 저희 거 맞아요.”이성진 회장은 단호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이게 진짜 명품 술인데... 어떻게 가짜라고 생각해서 버릴 수가 있습니까? 이건 그냥 낭비도 아니고 범죄 수준이에요!”이제동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고 사실 그도 진짜인지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저 노인의 말투를 보니 정말 진짜였던 모양이다.그런데 갑자기 조신우가 비죽 웃으며 끼어들었다.“이보세요, 노인네. 연기 참 잘하시네요? 도대체 예천우가 얼마를 쥐여줬길래 이렇게 연극까지 해주는 거죠?”“뭐라고?”이성진 회장의 눈이 번쩍 빛났고 그는 당장이라도 테이블을 뒤엎을 기세였다.“연기 말이에요. 아주 실감 나는데요?”조신우는 비웃으며 예천우 쪽을 힐끔 쳐다봤다.“예천우, 솔직히 말해 봐. 이거 뭐 하자는 거야? 가짜 술 하나로 사람들 속이고 저 노인네까지 고용한 거야?”그 말에 이성진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헛소리 작작 하게나. 젊은이,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은 하나도 거짓 없고 모두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백주 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 내 사진이랑 이력 다 나와 있을 거야.”그 말이 끝나자 조신우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 용왕 귀환   제1398화

    그때였다.화장실에 간다던 이제동이 다시 돌아왔다.하지만 얼굴엔 미묘한 실망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사실 그는 화장실에 간 게 아니었다.밖으로 나가 방금 나간 여종업원을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은 뒤였다.그 술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하... 아까 그냥 진짜라고 말할걸. 괜히 허세 부리다 술까지 날려버렸네...’그는 깊은 후회를 씹어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섰는데 탁자 위에 놓인 또 다른 술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이건 뭐야?”“예천우가 또 꺼낸 거죠. 근데 딱 봐도 평범한 마오타이잖아요. 병에 페이톈 마크도 없고 제대로 된 것도 아니네요.” 조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예천우는 그런 그를 힐끗 보며 마치 바보 보듯 조용히 되받아쳤다.“페이톈 마크가 없으면 무조건 싸구려야?”“당연하지!” 조신우는 자신만만하게 외쳤고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페이톈이 나오기 전 마오타이가 뭔지 알아?”조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는 원래 백주보단 와인을 선호했기에 이런 배경지식엔 무지했다.그때였다.이제동이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설마... 1958년산 오성 마오타이?”그 한마디에 방 안 분위기가 다시 술렁였다.조신우는 다시금 멈칫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맨날 입에 페이톈만 달고 다니더니... 오성 마오타이는 들어본 적도 없나 보네요? 조씨 가문의 자제라는 분이 참...”“흥. 누가 알아. 그것도 가짜일 수 있잖아?” 조신우는 씩씩대며 말했다.“아저씨, 이번에도 한 번 맛 좀 봐주시겠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 좀 해주시죠.”예천우도 미소를 띠며 맞받아쳤다.“맞아요.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가짜라면 또 쓰레기통 직행이니까요.”그 말에 이제동은 손끝이 살짝 떨렸다.그는 천천히 술병을 들어 포장과 마개를 살펴봤다.예전에 단 한 번 직접 본 적 있었고 아주 조금만 맛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다.‘설마... 정말 그 술이?’조심스레 병을 열고 한 잔을 따랐다.잔을

  • 용왕 귀환   제1397화

    이제동은 처음엔 이 술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댈지 고민했지만 예천우가 정확히 이 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예전에 용도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술 한 병이 무려 2억 넘게 낙찰됐어.”“뭐라고요? 2억이요?”방 안이 술렁였다.조신우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저런 평범한 놈이 어떻게 그런 술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그는 곧바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이거... 이거 분명 가짜예요. 가짜 술이 틀림없다고요!”그 말에 한지연과 이신향도 순간 흔들렸다.‘그러고 보니... 혹시 진짜 가짜 술이면 어쩌지?’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진짜인지 가짜인지야... 아저씨가 한 모금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그... 그래. 마셔볼게.”이제동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따랐다.입에 가져간 뒤 천천히 음미하자 그 향과 맛이 그대로 온몸에 퍼졌고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이야... 이건... 진짜야.’말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한지연은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백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눈빛 하나로도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진짜인 건가?’하지만 조신우는 그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게 뭐야... 왜 저런 놈이 이런 술을 가지고 있냐고... 왜!’ 그는 억지로 말꼬리를 물었다. “아저씨... 어떠세요? 정말... 정말 이게 진짜 같나요?”그 말엔 은근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 지금 진짜라고 대답하면 조신우의 체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걸 눈치챈 이제동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어. 맛은 괜찮은데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평범한 것 같네. 글쎄... 진짜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 말에 방 안 분위기가 살짝 멈칫했다.‘진짜...

  • 용왕 귀환   제1396화

    “천우야, 아까 술 가지고 왔다며? 얼른 꺼내 봐. 네 아저씨가 술 하나는 진짜 좋아하셔.” 한지연이 살갑게 말했다.이제동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아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그는 이제동도 자기 편이고 이 집 분위기도 다 자기 쪽이라 생각하니 완전히 이긴 기분이었다.‘좋아. 어디 보자. 저 자식이 들고 왔다는 술이 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건지 직접 보자고.’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술 한 병을 꺼냈다.병에는 분주라고 적혀 있었고 얼핏 봐도 평범한 술은 아닌 듯한 깊이 있는 외관이었다.물론 마오타이 같은 유명 술은 아니었지만 병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묘하게 남달랐다.그 모습을 본 이제동은 순간 멈칫했다.평소 백주를 즐겨 마시는 그는 술꾼끼리 떠도는 이야기와 시장 정보를 꽤 알고 있었다.‘이거... 설마... 50년산 한정판 분주야?’그 이름만 들어도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고급 백주였다.십몇 년 전 용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단 한 병에 4억 원 넘게 낙찰됐던 그 술이었다.지금 시세로 치면 훨씬 더 높을지도 몰랐다.‘설마 진짜 그런 술일 리가... 아니겠지?’조신우는 병 라벨을 힐끔 보더니 툭 비웃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역시 마오타이도 아니잖아. 고작 집에서 들고 온 싸구려 술이겠지.”그러다 이제동이 술병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정이 묘하게 변하자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그리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그냥 술 아닙니까. 다음에 제가 제대로 된 마오타이 한 병 챙겨드릴게요. 진짜 좋은 걸로요.”조신우는 그 말에 은근히 힘을 실었다.지금 마오타이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웬만하면 60만 원은 훌쩍 넘는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그때 이신향이 뭔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제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술병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엔 믿기지 않는 떨림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설마... 50년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