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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Author: 종이워치
“어르신, 정말 이럴 줄 몰랐네요. 완유를 가장 아끼는 사람이 양심을 저버리고 이런 말씀을 하신다니.”

예천우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그의 실물이 나타났다. 그는 화가 가득한 표정으로 임씨 가문 사람들을 차갑게 째려보았다.

임완유도 살짝 어리둥절해졌다.

‘왜 다시 왔지?’

하지만 예천우가 자기의 편을 들어주자 그녀는 가슴이 벅차올랐고 예천우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그러자 임국종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오늘 자기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고 생각했고 자존심마저 짓밟혔다고 생각했다.

“예천우, 꺼지라고 했지! 왜 또 왔어?”

“당연히 와야죠. 아니면 완유가 상품처럼 팔릴 뻔했는데.”

예천우는 차갑게 되물었다.

“무슨 소리야. 나는 완유를 위해서 그런 거야. 너야말로 완유를 절벽으로 밀고 가는 거야.”

임국종은 오히려 화를 냈다.

“병신!”

예천우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완유를 예씨 가문으로 보내면 예훈이 당신들을 가만둘 것 같아요?”

“그럼. 그래서 이러는 거야. 다른 방법이 없잖아.”

임국종이 말했다.

“방법은 있죠. 그 방법은 저만 알고 있어요. 완유가 절대 다치지 않을 방법 말이에요.”

예천우는 차갑게 말했다.

“제가 다시 온 이유는 여러분들을 구하기 위해서예요.”

”네가? 우리를 구해준다고?”

“예천우, 잘난 척 그만해. 너 때문에 다 이 꼴이 된 거 아니야. 제발 그만 지랄 해.”

유은수는 차갑게 비아냥거렸다.

“그럼 당신들 방식대로 예씨 가문의 복수에 대응해 봐요. 곧 도착할 것 같은데. 아마 30분 뒤면 입구에 나타날 거예요.”

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뭐라고!”

그러자 임국종은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예씨 가문 사람들은 지금 용도에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와.”

“예씨 가문은 용도에 있지만 부하들은 각지에 널려있잖아요. 게다가 제가 알기로는 천해 부대 예성 장군도 예씨 가문 사람일 텐데.”

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뭐라고!”

그 말을 듣자 다들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바로 이때 입구에서 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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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900화

    그러자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날 잡으려고? 그럼 어서 잡아가세요. 여기 서 있을 테니. 다 같이 덤벼도 좋아요.”그 말을 듣자 임국진은 얼굴이 하얘졌다. 다른 사람들도 재빨리 뒤로 물러서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아니야. 농담이야. 농담인데 뭘.”“그래. 그래. 마음이 급해서 그래. 농담 친 거야.”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계속 따지지 않았다.하지만 이때 임완유가 입을 열었다.“천우야, 방금 네가 말한 것처럼 예씨 가문에서 군대를 동원해서 우리를 상대하려 한다고?”헐!임국진 일행은 그 말을 듣자 깜짝 놀랐다. 이렇게 큰 스케일의 싸움이 곧 벌어진다니.예천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 게다가 황 시장님도 명령을 받았어. 아마 경찰도 곧 올 거야.”아...순간 모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럴 수가!어떻게 이렇게 빨리 왔지?임국종은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그들을 일부러 속일 리가 없었다.임국진 일행은 그 말을 듣자마자 말했다.“형님. 먼저 잘 상의해 보세요. 방법이 떠오르면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그럼 저희는 먼저 돌아가 볼게요.”그 말뜻은 곧 도망치겠다는 것이었다.그들은 오늘 아무 일도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빨리 방법을 생각해 내야만 했다.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으면 그들은 야밤에 도주할 계획이었다. 예훈의 성격으로 그들을 가만둘 것 같지 않았으니 말이다.하지만 상대방의 속도가 너무 빨라 그들은 방법을 생각해 내기도 전에 도망치기로 했다.임국종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예천우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물어보려 했다.이때 밖에서 요란한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들어오면서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밖에...경찰차도 많고.. 경찰이...”그 말을 듣자 다들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서둘러 밖에 나가보았더니 별장 주변 전체에 제복을 입은 경찰들로 겹겹이 둘러싸인 것을 발견했다.임국진 일행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제는 도망갈 수 없게 되었다.방금 바로 도망쳤더라면 좋았을 텐데

  • 용왕 귀환   제901화

    임완유는 모든 상황을 깨달았고 곧바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천우, 너는 무술이 뛰어나니 혼자 도망치면 그들이 너를 잡을 수 없어. 어서 떠나.”이 말이 나오자 다른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특히 유은수는 즉시 당황하여 크게 말했다. “안 돼. 예천우가 떠나면 누가 이 일에 책임지겠니? 절대 보내면 안 돼!”“맞아, 예천우가 이 사건의 주범이야. 절대 떠나면 안 돼!”“안 돼. 무슨 일이 있어도 예천우를 막아야 해!” “그래, 예천우, 듣고 있지? 떠나면 안 돼!” 임국종이 진지하게 말했다.그러나 예천우는 헛웃음을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들었어, 하지만 내가 떠나겠다는데, 누가 나를 막을 건데?”이 말이 나오자 현장은 즉시 침묵에 빠졌다. 그들의 능력으로는 인원이 백 배 늘어난다고 해도 예천우의 떠남을 막을 수 없었다. 임국종의 표정이 굳어졌고 그들의 능력으로는 예천우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흥, 스스로 대단한 줄 아는군!”“네가 뭐라고 생각하든, 다른 사람도 너희와 같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내가 진짜 떠나고 싶다면, 왜 여기에 나타났겠느냐?”예천우는 차갑게 꾸짖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예천우의 꾸짖음에 말문이 막혀, 매우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얼굴은 당황했어도 마음은 훨씬 가벼워졌다. 적어도 예천우가 여기서 모든 걸 책임지고 있었다. 임완유는 다급해졌다. 그녀는 이제 임씨 가문 사람들에게 신경 쓰고 싶지 않았고, 또 아무리 신경 써도 소용없음을 깨달았다. “천우, 네가 날 구하려고 한다는 거 알아. 하지만 네가 여기에 남으면 우리 모두 잡힐 거야. 그러면 그들이 더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고 우리는 더 비참해질 거야.”“오히려 네가 떠나면 너의 강한 무술 때문에 그들이 너의 비밀스런 행동을 두려워하게 될 거야. 그러면 나는 더 안전해질 거야.”이 말은 논리적이었고 임씨 가문 사람 중 다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하지만 그들은 곧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예천우가 떠나면 그들에게는 아무런

  • 용왕 귀환   제902화

    이 말을 듣고 임씨 가문 사람들은 더욱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번에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그들은 아주 끔찍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뭐?” “그래서 뭐라니? 예천우 씨, 당신이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고나 있냐?” 용미소는 답답한 듯 눈을 굴렸다. “알지, 예씨 가문에다 백호 전신까지 합쳐졌으니, 문제는 분명 크지.” “그런데도 이렇게 여유롭다니?” 용미소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네가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일은 네 편을 들어야겠어.”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는지 한번 시도해 볼까?” 이 말이 나오자 모두가 순간 멍해졌다. 처음에는 왜 용미소가 예천우를 찾는지 궁금했는데, 곧 그들이 아는 사이임을 깨달았다. 그제야 사람들은 예천우가 왜 미리 소식을 알았는지 이해했다. 아마도 이 경찰 친구가 미리 알려준 것일 것이다. 원래는 예천우가 어떤 강력한 관계가 있어서 미리 정보를 알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그냥 평범한 경찰이었다. 하지만 이 평범한 경찰이 굉장한 것 같았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다니? 예천우가 말을 하기도 전에 임국종은 서둘러 말했다. “도움이 정말로 필요합니다. 경찰관님, 혹시...”“그만, 지금은 시간이 촉박해서 너랑 말장난할 시간 없어.”용미소는 상황이 긴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예성이 데려온 사람들이 곧 도착할 것이기 때문이다. 임국종은 방금 임씨 가문 가족들 앞에서 무시당한 데 이어 다시 한번 면전에서 꾸중을 들으며 매우 당황스러웠다. 낮에는 사람들 앞에서 뺨까지 맞았으니 오늘 하루 종일 치욕을 겪은 셈이었다. “예천우, 너한테 물어보는 거야.”용미소가 예천우에게 직접 말했다. “방법이 있어?”예천우는 조금 궁금했다. 이 아가씨는 대체 무슨 신분이길래 자신이 어떤 사람들과 얽혔는지 알면서도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지 말이다. “뭐야, 이제 와서 무서워졌어? 나한테 도

  • 용왕 귀환   제903화

    용미소가 떠나자, 임씨 가문 사람들은 다시 공포와 절망에 빠졌다. 특히 주변에 대량의 무장 부대가 나타나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잠시 후, 무장 부대는 이곳을 빈틈없이 포위했다.사방이 사람들로 가득해 파리 한 마리조차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아버지, 이제 어떻게 하면 좋죠?”유은수는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백방으로 방법을 강구하여 막아 내는 법이다. 다행히 선호는 여기에 없으니 무사히 탈출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임국종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예? 우리 정말 죽게 되는 건가요?”“아니, 그럴 리 없겠죠.”유은수는 겁에 질려,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예천우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이었다.마음속으로 그를 믿을 수는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말했다.“천우야, 너, 네가 꼭 방법을 찾아야 해. 아줌마를 구해줘.”유은수 눈에는 예천우가 배경도 없고 무능한 사람처럼 보였지만, 가끔 대단한 면모를 보여줬기에 이번에도 자신을 구해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유은수가 항상 자신을 무시해 왔던 것을 떠올리고 차갑게 말했다.“하하, 농담하는 건가?”“농담이 아니야.”“이전에 아줌마가 잘못했어. 모진 말을 많이 했지만, 사실 너를 아주 높이 평가했단다. 이번 위기를 무사히 넘기게 해준다면, 기꺼이 너와 완유의 재결합을 찬성할게.”“그래, 맞아. 천우야, 이번 일만 무사히 넘기면 임씨 가문 전체가 너희 둘의 재결합을 전적으로 지지할 거야.”임강도 급히 말했다.예천우는 잠시 멈칫하며, 차분하게 물었다.“정말 그 말 믿을 수 있어?”“정말이야. 우리가 무사하기만 하면 반드시 그렇게 할게.”두 사람은 서둘러 확답했다. 이 순간에는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다.“좋아, 그건 당신들이 한 말씀이니 명심해.”예천우는 담담히 말했다. 바로 그 순간, 문으로 위풍당당한 장군 한 명이 들어섰는데, 그는 다름 아닌 예성이였다.그의 뒤에는 강한 기세를 풍기는 여러 사람들이 따라 들어왔다.예성은

  • 용왕 귀환   제904화

    이건 정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었다.역시나, 예성은 지금까지 이렇게 대중 앞에서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기에 즉시 분노가 치솟았다. 살기가 어린 목소리로 외쳤다.“이 녀석, 감히 나를 모욕하다니! 나는 무명인을 베지 않는다. 네 이름을 대라!”“내 이름은 예천우다!” “나도 무명한 개는 베지 않으니, 너도 네 이름을 대라.”예천우는 차갑게 말했다.예천우의 마음속에선, 저쪽 사람들이 나라를 지키는 성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오늘날, 그들은 예훈 한 명을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을 동원해 자신을 상대하려고 한다. 그들은 전혀 존중받을 가치가 없었다.“넌 죽고 싶나 보구나!”예성은 분노했으나,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알고 보니 네가 바로 예천우였군. 죽으려고 스스로 찾아온 셈이지. 마침 잘 됐군. 오늘 너도 잡아가겠다. 굳이 널 찾을 필요가 없겠군.”예성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에 예훈이 예천우에게 패배한 것은 예훈의 화경급 절정의 경지가 인위적으로, 자원으로 쌓아 올린 것이어서 제대로 단련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진 것이다. 예훈이 예천우를 종사급 고수라고 말한 것도, 패배의 수치를 감추려는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젊은 종사가 존재할 리 없다고 예성은 확신했다.지금껏 들어본 적도 없는 일이었다.아니, 청룡님은 30살도 되기 전에 종사 경지에 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청룡님은 수백 년에 한 번 나올까 하는 절세 천재였다. 그런데 이 녀석이 뭔데?예성은 자신이 걸어온 화경급의 길은 확실하고,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며 쌓아온 실력이라 자부했다.상대가 종사급이 아니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상대가 자신보다 조금 더 강하더라도, 군에 손을 대는 건 용국을 배신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그렇게 되면 비룡위가 나설 것이고, 예천우가 아무리 강해도 4대 전신 앞에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비룡위는 용국을 수호하는 절세 전력이었

  • 용왕 귀환   제905화

    이 말을 들은 예성은 안색이 변했다. 그가 출동한 이유는 평범한 방식으로는 예천우를 처리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백호 전신이 마침 해외에 임무를 나가며 며칠 내로 돌아올 수 없었다. 만약 그가 있었다면 이렇게 서두르지도 않았을 것이며, 자신이 나설 일도 없었을 것이다. 백호 전신이 직접 나선다면 당연히 실수 없이 일을 처리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예성은 빠르게 태세를 전환하며 차갑게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은 상부의 명령을 받은 것이다. 임씨 가문에 매우 위험한 중범죄자가 숨어 있어 언제든지 용국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하,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가 다른 사람을 공개적으로 공격하고 다치게 했기 때문에 잡으러 왔다더니, 이제는 국가 안전을 위협한다고 하네.”“잠시 후면 내가 세계를, 우주를 위협하게 된다고 하겠군?”예천우는 비꼬는 듯한 말투로 대꾸했다. “헛소리 말아라!”예성은 차갑게 말했다.“너와 이런 말싸움할 시간이 없다. 감옥에 들어가면 네가 모든 것을 솔직하게 자백할 테니.”말을 마치자 그는 성큼성큼 앞으로 나가며 오른손을 주먹으로 모아 강하게 내질렀다. 한 번의 공격만으로도 그의 엄청난 힘과 패기가 느껴졌다. 그의 공격은 매우 날카롭고 전체적으로 강력하고 거칠어 마치 양박군의 출수 방식과 비슷해 보였다. 그러나 실력은 양박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컸다. “물러서라!”예천우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 자리에서 오른손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강력한 기운이 몰아쳤다. 펑! 예성의 얼굴이 변하며 엄청난 힘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고, 곧 내장의 고통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신음을 내뱉었다. “아악!”그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가떨어졌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그는 완벽하게 패배했다. 게다가 상대는 힘을 거의 쓰지 않고 단순히 옷깃을 휘둘렀을 뿐이었다. 이 순간, 예성은 드디어 예훈이 느꼈던

  • 용왕 귀환   제906화

    “글쎄, 내가 생각하기엔 승산이 꽤 클 것 같아. 심지어 100%라고 말할 수 있지.”예천우가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할 말을 잃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한 거지? 감히 백호 전신을 상대로 100% 이길 수 있다고 하다니,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걸까? 예성조차도 어리둥절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완전히 미쳤군. 후급 종사의 고수가 얼마나 무서운지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더군다나 종사 절정의 경지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리 무지할 수 있을까. “차라리 백호 전신을 불러와서 한 번 붙어볼까?”예천우가 여유롭게 말했다.“건방진 놈! 예천우, 네가 감히 백호 전신을 모욕하다니, 넌 스스로 무덤을 파는 거야!”예성은 분노했지만, 자신이 이길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예천우를 쓰러뜨렸을 것이다. “스스로 무덤을 파는 건 너희 예씨 가문이다!”예천우는 고아원 사건을 떠올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옳고 그름도 모르는 악랄한 가문, 존재할 필요조차 없어.” “죽고 싶나!”예성은 완전히 격분해 크게 외쳤다. “모두 들어라, 총을 들어 예천우를 조준해라! 내가 명령하면 발포해라!”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주위에서 일제히 안전장치가 해제되는 소리가 들렸고, 모든 총구는 한 방향, 바로 예천우를 향했다. “안 돼!”임완유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나 두려움에 사로잡힌 첫 순간, 그녀는 곧바로 예천우 앞으로 뛰어들어 자기 몸으로 그를 막았다. 임국종과 다른 사람들도 깜짝 놀라며 공포에 휩싸였다. 정말로 싸움이 벌어진다면, 예천우는 무술이 뛰어나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휘말려 죽을 가능성이 컸다.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원래는 대단히 좋은 일이었는데, 이제 예천우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모두 죽음의 위기에 놓였다.그들은 벼랑 끝

  • 용왕 귀환   제907화

    모두가 잠시 멍해졌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총으로 둘러싸였음에도 불구하고 예천우가 여전히 이렇게 방자할 수 있다는 것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아무리 무공이 뛰어나도 이렇게 많은 총을 막아낼 수는 없을 것이다.그의 손에 들린 저 패가 신분을 나타내는 건가?그게 과연 가능할까?예성은 상대가 자신을 졸개라며 모욕한 것에 몹시 분노했지만 상대의 뻔뻔한 태도가 그를 긴장하게 했다. 특히 그가 들고 있는 패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그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저것은... 용문의 용왕패 아닌가?용왕패에 대해서는 일반인은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예성과 같은 초강가문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그의 신분으로 이를 분별할 수 있다.더구나 용왕패 같은 것은 일반인이 감히 위조할 수 없는 것이었다. 감히 위조할 용기가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비룡위 이외에 가장 강력한 조직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이, 이게 뭐지?”예성은 확신이 서지 않아 혼란스러웠다.“용왕패다!”예천우가 차갑게 대답했다.“뭐라고...”예성의 얼굴이 변했다. 예천우는 젊었지만 실력은 이미 무척 강력하다. 그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용문의 새로운 용왕이 젊은 사람이라는 소문을 들었기에, 그것이 예천우와 일치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주변 사람들은 모두 멍한 상태였다. 용왕패이란 무엇인가? 그들은 용문에 대해서만 들어봤을 뿐, 용왕패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용왕패는 단순히 용왕의 상징이자 신분을 나타내는 명패가 아니라, 마치 면죄부 같은 존재였다.다른 사람들은 몰랐지만, 예성은 용왕패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그의 얼굴은 매우 난처해졌다.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용문의 새로운 용왕입니까?”“그렇지 않으면?”예천우는 냉정하게 대답했다.예성의 얼굴은 더욱 난처해졌고 그는 즉시 앞으로 나아가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사과했다.“예성이 용왕께서 오신 줄 모르고 방금 무례를 범하였습니다. 용서를 바랍니다!”용왕은 단순히 용문을 대표하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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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402화

    “그리고 너... 이신향, 네가 뭐 대단한 여자가되는 줄 알아?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걷어찼으니... 이제부터는 나도 봐주는 거 없어.”조신우는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이어 말했다.“이선우, 이건 네 누나 탓이니까 괜히 날 원망하진 마. 선택은 둘 중 하나야. 40억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감방 갈 준비나 해.”이쯤 되자 그는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고 말 그대로 막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분노 때문에 정작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신우의 말이 끝나자 방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특히 이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애원하듯 말했다.“조 도련님...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희는 줄곧 도련님 편이었는데요.”“그래?”조신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간단하지. 당장 저놈 끌어내. 저 예천우란 놈 지금 당장 꺼져주면 내가 조금은 봐주지.”그 말에 이재동은 주춤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그보다 먼저 이신향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빠,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이재동은 딸의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천우야, 그만 돌아가. 난 널 사위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리 신향이한텐 조 도련님이 훨씬 더 어울리는 짝이야.”그 말에 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이제 좀 상황 파악되냐? 누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누가 진짜 남자인지. 어디서 싸구려 가짜 술이나 들고 와선 뭔가 될 줄 알았나 본데... 그런다고 네가 찌질이란 사실이 달라질 것 같아?”그는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저 술을 어디서 주워왔든 아니면 맛이 그럴듯해서 속은 거든... 저 새끼는 결국 그냥 찌질한 놈이야.’그는 원래 몇 천만 원짜리 술이라도 꺼내서 겁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 용왕 귀환   제1401화

    예천우의 말이 끝나자 그제야 방 안 사람들 모두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결국 술은 이성진 회장의 손에 들어갔지만 문제는 이 술은 조신우가 내놓은 것도 그가 사죄의 의미로 바친 것도 아니라는 점이었다.말하자면 조신우는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고 단지 무릎만 꿇고 멋쩍은 사과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이 장면을 바라보던 조혁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이 자식이... 감히 신우한테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냐. 대체 무슨 심보일까.’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따지고 들 상황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신우가 이번 사고만 무사히 넘기면 그땐 따로 시간을 내서 따끔하게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이성진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상황을 파악하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밌는 친구구먼. 이름이 뭐지?”예천우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예천우입니다.”“그래. 이름 기억해 두지. 오늘 자네 덕 좀 봤네.” 이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이 술을 돈 주고 못 마시는 것도 아니지만 워낙 희귀한 술이다 보니 아무리 부자라도 마실 기회가 흔치 않았다.82년산 라피노 같은 와인은 평생 마셔도 마실 수 있는 술이겠지만 이런 국보급 백주는 한 병 마실 때마다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회장님, 별말씀을요.”예천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조였다.이성진은 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마오타이를 보고는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세웠다.“오성 마오타이 58년산이라니... 자네 보통 친구는 아닌데?”“지인이 준 겁니다.”예천우가 가볍게 대답했다.“지인도 대단한 사람이구먼. 자네란 사람...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이성진은 감탄한 듯 웃으며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냈다.“이건 내 명함이네. 기회 되면 같이 한잔하지.”조혁진은 속으로 진저리를 쳤다.‘세상에... 술 한 병 때문에 회장님이 저 녀석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시다니. 대체 저놈 주변에 어떤 인맥이 있는 거야?’그는 그 순간 조신우보고 예천우를 조심하라

  • 용왕 귀환   제1400화

    “됐어. 난 사과받을 자격 없어.”이성진 회장이 싸늘하게 말하자 조신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그는 그저 백주 협회 회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막말을 퍼부은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자기 삼촌인 조혁진조차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릴 정도였다.하지만 조신우가 몰랐던 건 애초에 조혁진이 이번 술자리의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도 운이 좋았을 뿐 그조차도 이 자리에 참여할 자격이 애매한 사람이었다.왜냐하면 오늘 자리는 강흥시의 유명 인사인 도 대표님이 이 지역 투자 건으로 방문하면서 직접 시장이 배석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이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무릎 꿇어!”조혁진의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조신우를 꾸짖었다.조신우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그 누구보다 조혁진에게는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았고 그의 얼굴만 봐도 지금 자신이 얼마나 큰일을 벌였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특히 이신향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조혁진은 이미 분노의 극에 달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다.그제야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어두워 뵙지를 못했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그에 맞춰 조혁진도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이 회장님, 신우가 정말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제대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만간 반드시 직접 찾아뵙겠습니다.”“됐어.”이성진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과하러 온다는 건 결국 선물이나 뇌물 같은 걸 들고 오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건 관심도 없었다.“오늘처럼 기분 상하게 하는 일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이 술을 만난 덕분에 기분이 조금 풀렸어. 그 공으로 이번만은 눈 감고 넘어갈게.”그러고는 술병을 가볍게 들어 보이며 물었다.“이 술은 네 것이야

  • 용왕 귀환   제1399화

    “실례합니다. 혹시 이 술이... 여러분 겁니까?”이성진 회장은 룸에 들어서자마자 묻지 않고는 못 참겠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떻게 이런 고급술을 들고 와서는 가짜라고 단정 짓고 그냥 버리려 한단 말인가.’방금 밖에서 스쳐 지나가던 종업원이 술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향이 나서 따라가 봤더니 그게 바로 그 술이었다.이 말을 들은 모두가 순간 멈칫했다.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제동이었다. 그는 막 돌아와 후회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술병을 든 노인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저 술이... 다시 돌아왔다고?’그는 거의 튀어나올 듯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네. 저희 겁니다. 그 술은 저희 거 맞아요.”이성진 회장은 단호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이게 진짜 명품 술인데... 어떻게 가짜라고 생각해서 버릴 수가 있습니까? 이건 그냥 낭비도 아니고 범죄 수준이에요!”이제동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고 사실 그도 진짜인지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저 노인의 말투를 보니 정말 진짜였던 모양이다.그런데 갑자기 조신우가 비죽 웃으며 끼어들었다.“이보세요, 노인네. 연기 참 잘하시네요? 도대체 예천우가 얼마를 쥐여줬길래 이렇게 연극까지 해주는 거죠?”“뭐라고?”이성진 회장의 눈이 번쩍 빛났고 그는 당장이라도 테이블을 뒤엎을 기세였다.“연기 말이에요. 아주 실감 나는데요?”조신우는 비웃으며 예천우 쪽을 힐끔 쳐다봤다.“예천우, 솔직히 말해 봐. 이거 뭐 하자는 거야? 가짜 술 하나로 사람들 속이고 저 노인네까지 고용한 거야?”그 말에 이성진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헛소리 작작 하게나. 젊은이,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은 하나도 거짓 없고 모두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백주 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 내 사진이랑 이력 다 나와 있을 거야.”그 말이 끝나자 조신우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 용왕 귀환   제1398화

    그때였다.화장실에 간다던 이제동이 다시 돌아왔다.하지만 얼굴엔 미묘한 실망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사실 그는 화장실에 간 게 아니었다.밖으로 나가 방금 나간 여종업원을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은 뒤였다.그 술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하... 아까 그냥 진짜라고 말할걸. 괜히 허세 부리다 술까지 날려버렸네...’그는 깊은 후회를 씹어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섰는데 탁자 위에 놓인 또 다른 술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이건 뭐야?”“예천우가 또 꺼낸 거죠. 근데 딱 봐도 평범한 마오타이잖아요. 병에 페이톈 마크도 없고 제대로 된 것도 아니네요.” 조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예천우는 그런 그를 힐끗 보며 마치 바보 보듯 조용히 되받아쳤다.“페이톈 마크가 없으면 무조건 싸구려야?”“당연하지!” 조신우는 자신만만하게 외쳤고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페이톈이 나오기 전 마오타이가 뭔지 알아?”조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는 원래 백주보단 와인을 선호했기에 이런 배경지식엔 무지했다.그때였다.이제동이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설마... 1958년산 오성 마오타이?”그 한마디에 방 안 분위기가 다시 술렁였다.조신우는 다시금 멈칫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맨날 입에 페이톈만 달고 다니더니... 오성 마오타이는 들어본 적도 없나 보네요? 조씨 가문의 자제라는 분이 참...”“흥. 누가 알아. 그것도 가짜일 수 있잖아?” 조신우는 씩씩대며 말했다.“아저씨, 이번에도 한 번 맛 좀 봐주시겠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 좀 해주시죠.”예천우도 미소를 띠며 맞받아쳤다.“맞아요.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가짜라면 또 쓰레기통 직행이니까요.”그 말에 이제동은 손끝이 살짝 떨렸다.그는 천천히 술병을 들어 포장과 마개를 살펴봤다.예전에 단 한 번 직접 본 적 있었고 아주 조금만 맛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다.‘설마... 정말 그 술이?’조심스레 병을 열고 한 잔을 따랐다.잔을

  • 용왕 귀환   제1397화

    이제동은 처음엔 이 술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댈지 고민했지만 예천우가 정확히 이 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예전에 용도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술 한 병이 무려 2억 넘게 낙찰됐어.”“뭐라고요? 2억이요?”방 안이 술렁였다.조신우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저런 평범한 놈이 어떻게 그런 술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그는 곧바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이거... 이거 분명 가짜예요. 가짜 술이 틀림없다고요!”그 말에 한지연과 이신향도 순간 흔들렸다.‘그러고 보니... 혹시 진짜 가짜 술이면 어쩌지?’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진짜인지 가짜인지야... 아저씨가 한 모금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그... 그래. 마셔볼게.”이제동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따랐다.입에 가져간 뒤 천천히 음미하자 그 향과 맛이 그대로 온몸에 퍼졌고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이야... 이건... 진짜야.’말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한지연은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백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눈빛 하나로도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진짜인 건가?’하지만 조신우는 그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게 뭐야... 왜 저런 놈이 이런 술을 가지고 있냐고... 왜!’ 그는 억지로 말꼬리를 물었다. “아저씨... 어떠세요? 정말... 정말 이게 진짜 같나요?”그 말엔 은근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 지금 진짜라고 대답하면 조신우의 체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걸 눈치챈 이제동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어. 맛은 괜찮은데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평범한 것 같네. 글쎄... 진짜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 말에 방 안 분위기가 살짝 멈칫했다.‘진짜...

  • 용왕 귀환   제1396화

    “천우야, 아까 술 가지고 왔다며? 얼른 꺼내 봐. 네 아저씨가 술 하나는 진짜 좋아하셔.” 한지연이 살갑게 말했다.이제동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아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그는 이제동도 자기 편이고 이 집 분위기도 다 자기 쪽이라 생각하니 완전히 이긴 기분이었다.‘좋아. 어디 보자. 저 자식이 들고 왔다는 술이 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건지 직접 보자고.’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술 한 병을 꺼냈다.병에는 분주라고 적혀 있었고 얼핏 봐도 평범한 술은 아닌 듯한 깊이 있는 외관이었다.물론 마오타이 같은 유명 술은 아니었지만 병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묘하게 남달랐다.그 모습을 본 이제동은 순간 멈칫했다.평소 백주를 즐겨 마시는 그는 술꾼끼리 떠도는 이야기와 시장 정보를 꽤 알고 있었다.‘이거... 설마... 50년산 한정판 분주야?’그 이름만 들어도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고급 백주였다.십몇 년 전 용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단 한 병에 4억 원 넘게 낙찰됐던 그 술이었다.지금 시세로 치면 훨씬 더 높을지도 몰랐다.‘설마 진짜 그런 술일 리가... 아니겠지?’조신우는 병 라벨을 힐끔 보더니 툭 비웃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역시 마오타이도 아니잖아. 고작 집에서 들고 온 싸구려 술이겠지.”그러다 이제동이 술병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정이 묘하게 변하자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그리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그냥 술 아닙니까. 다음에 제가 제대로 된 마오타이 한 병 챙겨드릴게요. 진짜 좋은 걸로요.”조신우는 그 말에 은근히 힘을 실었다.지금 마오타이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웬만하면 60만 원은 훌쩍 넘는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그때 이신향이 뭔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제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술병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엔 믿기지 않는 떨림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설마... 50년

  • 용왕 귀환   제1395화

    예천우가 잠시 말이 없자 한지연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물론 그녀 입장에선 아들을 위해 이신향이 조신우 같은 사람과 인연을 맺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천우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그녀는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서둘러 나섰다.“조신우 씨, 농담이죠? 여긴 그냥 평범한 식당인데 그런 최고급 술이 있을 리가 있나요.”하지만 조신우는 턱을 치켜들며 기세등등하게 말했다.“그럼 딴 데 가시죠. 이딴 데선 도저히 못 먹겠네요.”그 말에는 노골적인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풋, 네가 나한테 밥 한번 사보겠다고? 한참 멀었어. 이 정도 식당에서 몇십만 원 쓰는 것만으로도 네 눈은 휘둥그레지겠지.’조신우는 속으로 그렇게 예천우를 조롱하고 있었다.그런데 예천우는 그를 슬쩍 쳐다볼 뿐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무심하게 말했다.“애초에 난 널 초대한 적도 없어.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돼.”그 말에 조신우의 얼굴빛이 확 어두워졌고 이제동은 깜짝 놀라 급히 끼어들었다.“천우야, 너 지금 무슨 말버릇이니. 조신우 씨가 어떤 분인데? 이런 분께 음식 대접하게 된 것만으로도 너에겐 큰 영광이야.”예천우는 살짝 찡그리며 고개를 돌렸고 그러자 이신향이 참지 못하고 나섰다.“아빠, 그런 말은 너무하시잖아요. 오늘은 천우 씨가 초대한 자리예요. 뭐가 나와도 그걸로 먹는 거죠. 손님이 무슨 메뉴까지 고르고 술까지 따져요?”그러고는 예천우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천우 씨, 제가 가서 식당에 무슨 술 있는지 보고 올게요. 적당한 거 가져다드리면 되죠.”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막았다.“괜찮아요. 제가 준비해 왔어요. 굳이 여기 술 안 써도 됩니다.”사실 그가 가져온 술은 모두 공간 반지 안에 들어 있었기에 언제든 꺼낼 수 있었지만 굳이 이목을 끌고 싶진 않아 자연스럽게 옆 가방에서 꺼내는 척을 했다.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잠시 멈칫했다.방금까지 분명 손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어느새 술병이 나타난 것이다.하지만 누구

  • 용왕 귀환   제1394화

    “흥, 그건 당연하지.”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말했다.“쟤는 그냥 세상 물정 모르는 거죠.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알아서 무릎 꿇게 될걸요?”“그럼요. 조신우 씨,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죠.”이제동은 말하면서도 속으론 걱정이 가득했다.이신향이 갑자기 남자 친구를 데려왔다는 것도 머리가 아픈데 예천우가 무턱대고 나서서 조신우를 자극할까 봐 더 불안했다.특히나 예천우라는 사람은 뭘 좀 안다고 착각하는 무모함까지 있으니 더 위험했다.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먼저 안으로 향했다.그런 모습에 이제동과 한지연은 눈살을 찌푸렸고 이신향은 난감한 마음에 얼른 뒤따랐다.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괜히 예천우에게 미안한 마음만 커졌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괜히 그가 모욕당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조신우도 마지못해 따라 들어왔고 일행은 함께 식당 안으로 향했다.내부는 화려한 인테리어 대신 전통적이고 소박한 농가 스타일로 꾸며져 있었는데 이런 분위기는 오히려 대도시 고위층들이 선호하는 콘셉트 중 하나였다.하지만 조신우는 들어서자마자 얼굴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내저으며 투덜댔다. “뭐야, 이런 촌스러운 데를? 딱 봐도 저질이네. 대도시에서 인당 2만 원도 안 되는 데면 분명 어디서 쿠폰이라도 긁어온 거겠지.”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오히려 잘 됐네. 이따가 제대로 면박 줄 수 있겠다.”사실 오늘 조신우는 아버지에게서 활동 자금으로 4억 원을 통 크게 받아온 상태였다.그 돈으로 오늘 제대로 부자의 삶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었다.이번 자리는 급하게 잡긴 했지만 예천우에겐 아무런 어려움도 아니었다.왜냐하면 이 동강루의 최대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바로 천상 그룹이었고 결국 이 식당도 그의 사업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그러니 예약이야 식은 죽 먹기였다.사실 식당 대표는 그에게 가장 최고급 방을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예천우는 일부러 거절했다.너무 티 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의 안내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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