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식은 어이가 없다는 듯 용미소를 쳐다보며 말했다.“위에서 그렇게 명령을 내렸으니 우리는 그대로 따라 하면 돼.”“안 됩니다. 우리는 정의를 수호하는 경철입니다. 어떻게 불합리한 명령에 그대로 실행할 수 있어요?”“그럼 천우 씨가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잡아야 하는 거 아니야?”장한식이 되물었다. 용미소가 아직도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자 장한식은 다시 입을 열었다.“게다가 우리는 단지 도우러 가라는 것이지 직접 손을 쓰라는 건 아니잖아. 됐어. 그냥 해라는 대로 해. 다들 돌아가서 준비해. 곧 출발할 거야.”장한식은 용미소의 말을 아예 끊어버렸다. 그녀의 머리에는 온통 정의로 가득 차 있고 말이 통하지 않는 고집불통이었다.용미소도 장한식의 난처함을 알고 있지만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예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사촌 언니인 용수아가 언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용수아는 예훈를 악랄하고 여색이 미친 위선자라고 말하며 그를 매우 싫어했다. 하지만 예훈은 계속 용수아에게 대시를 했다.용수아는 용도에 놀러 가면 오래 머물지 않았기에 예훈과 아무런 교류가 없었다.하지만 이번 일은 예씨 가문에서 계획한 것이니 어쩔 수 없었다. 아버지를 불러와도 소용이 없었다.만약 용 의원님이 용도에 있는 용씨 가문 사람들을 불러오지 않은 한 다른 방법이 없었다. 만약 용국 제일 전신인 용오림을 불러올 수 있으면 예천우를 지키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하지만 용 의원님은 모르는 사람 때문에 예씨 가문의 미움을 사기 싫을 것이다. 그래서 일단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지켜보기로 했다.용미소는 드디어 예천우 앞에서 체면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매우 흥분했지만 듣다 보니 예천우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예천우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가 진짜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았다.같은 시각 예천우는 이 모든 것을 알고 바로 차를 몰고 임씨 저택으로 돌아갔다.어차피 상대방이 임씨 가문을 상대하려 하고 자기를 잡으려 하니 같이 모여 한 번에 이 일을 해결
“어르신, 정말 이럴 줄 몰랐네요. 완유를 가장 아끼는 사람이 양심을 저버리고 이런 말씀을 하신다니.”예천우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그의 실물이 나타났다. 그는 화가 가득한 표정으로 임씨 가문 사람들을 차갑게 째려보았다.임완유도 살짝 어리둥절해졌다.‘왜 다시 왔지?’하지만 예천우가 자기의 편을 들어주자 그녀는 가슴이 벅차올랐고 예천우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그러자 임국종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오늘 자기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고 생각했고 자존심마저 짓밟혔다고 생각했다.“예천우, 꺼지라고 했지! 왜 또 왔어?”“당연히 와야죠. 아니면 완유가 상품처럼 팔릴 뻔했는데.”예천우는 차갑게 되물었다.“무슨 소리야. 나는 완유를 위해서 그런 거야. 너야말로 완유를 절벽으로 밀고 가는 거야.”임국종은 오히려 화를 냈다.“병신!”예천우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완유를 예씨 가문으로 보내면 예훈이 당신들을 가만둘 것 같아요?”“그럼. 그래서 이러는 거야. 다른 방법이 없잖아.”임국종이 말했다.“방법은 있죠. 그 방법은 저만 알고 있어요. 완유가 절대 다치지 않을 방법 말이에요.”예천우는 차갑게 말했다.“제가 다시 온 이유는 여러분들을 구하기 위해서예요.””네가? 우리를 구해준다고?”“예천우, 잘난 척 그만해. 너 때문에 다 이 꼴이 된 거 아니야. 제발 그만 지랄 해.”유은수는 차갑게 비아냥거렸다.“그럼 당신들 방식대로 예씨 가문의 복수에 대응해 봐요. 곧 도착할 것 같은데. 아마 30분 뒤면 입구에 나타날 거예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뭐라고!”그러자 임국종은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예씨 가문 사람들은 지금 용도에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와.”“예씨 가문은 용도에 있지만 부하들은 각지에 널려있잖아요. 게다가 제가 알기로는 천해 부대 예성 장군도 예씨 가문 사람일 텐데.”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뭐라고!”그 말을 듣자 다들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바로 이때 입구에서 하인
그러자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날 잡으려고? 그럼 어서 잡아가세요. 여기 서 있을 테니. 다 같이 덤벼도 좋아요.”그 말을 듣자 임국진은 얼굴이 하얘졌다. 다른 사람들도 재빨리 뒤로 물러서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아니야. 농담이야. 농담인데 뭘.”“그래. 그래. 마음이 급해서 그래. 농담 친 거야.”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계속 따지지 않았다.하지만 이때 임완유가 입을 열었다.“천우야, 방금 네가 말한 것처럼 예씨 가문에서 군대를 동원해서 우리를 상대하려 한다고?”헐!임국진 일행은 그 말을 듣자 깜짝 놀랐다. 이렇게 큰 스케일의 싸움이 곧 벌어진다니.예천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 게다가 황 시장님도 명령을 받았어. 아마 경찰도 곧 올 거야.”아...순간 모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럴 수가!어떻게 이렇게 빨리 왔지?임국종은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그들을 일부러 속일 리가 없었다.임국진 일행은 그 말을 듣자마자 말했다.“형님. 먼저 잘 상의해 보세요. 방법이 떠오르면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그럼 저희는 먼저 돌아가 볼게요.”그 말뜻은 곧 도망치겠다는 것이었다.그들은 오늘 아무 일도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빨리 방법을 생각해 내야만 했다.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으면 그들은 야밤에 도주할 계획이었다. 예훈의 성격으로 그들을 가만둘 것 같지 않았으니 말이다.하지만 상대방의 속도가 너무 빨라 그들은 방법을 생각해 내기도 전에 도망치기로 했다.임국종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예천우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물어보려 했다.이때 밖에서 요란한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들어오면서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밖에...경찰차도 많고.. 경찰이...”그 말을 듣자 다들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서둘러 밖에 나가보았더니 별장 주변 전체에 제복을 입은 경찰들로 겹겹이 둘러싸인 것을 발견했다.임국진 일행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제는 도망갈 수 없게 되었다.방금 바로 도망쳤더라면 좋았을 텐데
임완유는 모든 상황을 깨달았고 곧바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천우, 너는 무술이 뛰어나니 혼자 도망치면 그들이 너를 잡을 수 없어. 어서 떠나.”이 말이 나오자 다른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특히 유은수는 즉시 당황하여 크게 말했다. “안 돼. 예천우가 떠나면 누가 이 일에 책임지겠니? 절대 보내면 안 돼!”“맞아, 예천우가 이 사건의 주범이야. 절대 떠나면 안 돼!”“안 돼. 무슨 일이 있어도 예천우를 막아야 해!” “그래, 예천우, 듣고 있지? 떠나면 안 돼!” 임국종이 진지하게 말했다.그러나 예천우는 헛웃음을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들었어, 하지만 내가 떠나겠다는데, 누가 나를 막을 건데?”이 말이 나오자 현장은 즉시 침묵에 빠졌다. 그들의 능력으로는 인원이 백 배 늘어난다고 해도 예천우의 떠남을 막을 수 없었다. 임국종의 표정이 굳어졌고 그들의 능력으로는 예천우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흥, 스스로 대단한 줄 아는군!”“네가 뭐라고 생각하든, 다른 사람도 너희와 같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내가 진짜 떠나고 싶다면, 왜 여기에 나타났겠느냐?”예천우는 차갑게 꾸짖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예천우의 꾸짖음에 말문이 막혀, 매우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얼굴은 당황했어도 마음은 훨씬 가벼워졌다. 적어도 예천우가 여기서 모든 걸 책임지고 있었다. 임완유는 다급해졌다. 그녀는 이제 임씨 가문 사람들에게 신경 쓰고 싶지 않았고, 또 아무리 신경 써도 소용없음을 깨달았다. “천우, 네가 날 구하려고 한다는 거 알아. 하지만 네가 여기에 남으면 우리 모두 잡힐 거야. 그러면 그들이 더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고 우리는 더 비참해질 거야.”“오히려 네가 떠나면 너의 강한 무술 때문에 그들이 너의 비밀스런 행동을 두려워하게 될 거야. 그러면 나는 더 안전해질 거야.”이 말은 논리적이었고 임씨 가문 사람 중 다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하지만 그들은 곧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예천우가 떠나면 그들에게는 아무런
이 말을 듣고 임씨 가문 사람들은 더욱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번에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그들은 아주 끔찍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뭐?” “그래서 뭐라니? 예천우 씨, 당신이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고나 있냐?” 용미소는 답답한 듯 눈을 굴렸다. “알지, 예씨 가문에다 백호 전신까지 합쳐졌으니, 문제는 분명 크지.” “그런데도 이렇게 여유롭다니?” 용미소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네가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일은 네 편을 들어야겠어.”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는지 한번 시도해 볼까?” 이 말이 나오자 모두가 순간 멍해졌다. 처음에는 왜 용미소가 예천우를 찾는지 궁금했는데, 곧 그들이 아는 사이임을 깨달았다. 그제야 사람들은 예천우가 왜 미리 소식을 알았는지 이해했다. 아마도 이 경찰 친구가 미리 알려준 것일 것이다. 원래는 예천우가 어떤 강력한 관계가 있어서 미리 정보를 알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그냥 평범한 경찰이었다. 하지만 이 평범한 경찰이 굉장한 것 같았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다니? 예천우가 말을 하기도 전에 임국종은 서둘러 말했다. “도움이 정말로 필요합니다. 경찰관님, 혹시...”“그만, 지금은 시간이 촉박해서 너랑 말장난할 시간 없어.”용미소는 상황이 긴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예성이 데려온 사람들이 곧 도착할 것이기 때문이다. 임국종은 방금 임씨 가문 가족들 앞에서 무시당한 데 이어 다시 한번 면전에서 꾸중을 들으며 매우 당황스러웠다. 낮에는 사람들 앞에서 뺨까지 맞았으니 오늘 하루 종일 치욕을 겪은 셈이었다. “예천우, 너한테 물어보는 거야.”용미소가 예천우에게 직접 말했다. “방법이 있어?”예천우는 조금 궁금했다. 이 아가씨는 대체 무슨 신분이길래 자신이 어떤 사람들과 얽혔는지 알면서도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지 말이다. “뭐야, 이제 와서 무서워졌어? 나한테 도
용미소가 떠나자, 임씨 가문 사람들은 다시 공포와 절망에 빠졌다. 특히 주변에 대량의 무장 부대가 나타나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잠시 후, 무장 부대는 이곳을 빈틈없이 포위했다.사방이 사람들로 가득해 파리 한 마리조차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아버지, 이제 어떻게 하면 좋죠?”유은수는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백방으로 방법을 강구하여 막아 내는 법이다. 다행히 선호는 여기에 없으니 무사히 탈출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임국종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예? 우리 정말 죽게 되는 건가요?”“아니, 그럴 리 없겠죠.”유은수는 겁에 질려,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예천우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이었다.마음속으로 그를 믿을 수는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말했다.“천우야, 너, 네가 꼭 방법을 찾아야 해. 아줌마를 구해줘.”유은수 눈에는 예천우가 배경도 없고 무능한 사람처럼 보였지만, 가끔 대단한 면모를 보여줬기에 이번에도 자신을 구해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유은수가 항상 자신을 무시해 왔던 것을 떠올리고 차갑게 말했다.“하하, 농담하는 건가?”“농담이 아니야.”“이전에 아줌마가 잘못했어. 모진 말을 많이 했지만, 사실 너를 아주 높이 평가했단다. 이번 위기를 무사히 넘기게 해준다면, 기꺼이 너와 완유의 재결합을 찬성할게.”“그래, 맞아. 천우야, 이번 일만 무사히 넘기면 임씨 가문 전체가 너희 둘의 재결합을 전적으로 지지할 거야.”임강도 급히 말했다.예천우는 잠시 멈칫하며, 차분하게 물었다.“정말 그 말 믿을 수 있어?”“정말이야. 우리가 무사하기만 하면 반드시 그렇게 할게.”두 사람은 서둘러 확답했다. 이 순간에는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다.“좋아, 그건 당신들이 한 말씀이니 명심해.”예천우는 담담히 말했다. 바로 그 순간, 문으로 위풍당당한 장군 한 명이 들어섰는데, 그는 다름 아닌 예성이였다.그의 뒤에는 강한 기세를 풍기는 여러 사람들이 따라 들어왔다.예성은
이건 정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었다.역시나, 예성은 지금까지 이렇게 대중 앞에서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기에 즉시 분노가 치솟았다. 살기가 어린 목소리로 외쳤다.“이 녀석, 감히 나를 모욕하다니! 나는 무명인을 베지 않는다. 네 이름을 대라!”“내 이름은 예천우다!” “나도 무명한 개는 베지 않으니, 너도 네 이름을 대라.”예천우는 차갑게 말했다.예천우의 마음속에선, 저쪽 사람들이 나라를 지키는 성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오늘날, 그들은 예훈 한 명을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을 동원해 자신을 상대하려고 한다. 그들은 전혀 존중받을 가치가 없었다.“넌 죽고 싶나 보구나!”예성은 분노했으나,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알고 보니 네가 바로 예천우였군. 죽으려고 스스로 찾아온 셈이지. 마침 잘 됐군. 오늘 너도 잡아가겠다. 굳이 널 찾을 필요가 없겠군.”예성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에 예훈이 예천우에게 패배한 것은 예훈의 화경급 절정의 경지가 인위적으로, 자원으로 쌓아 올린 것이어서 제대로 단련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진 것이다. 예훈이 예천우를 종사급 고수라고 말한 것도, 패배의 수치를 감추려는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젊은 종사가 존재할 리 없다고 예성은 확신했다.지금껏 들어본 적도 없는 일이었다.아니, 청룡님은 30살도 되기 전에 종사 경지에 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청룡님은 수백 년에 한 번 나올까 하는 절세 천재였다. 그런데 이 녀석이 뭔데?예성은 자신이 걸어온 화경급의 길은 확실하고,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며 쌓아온 실력이라 자부했다.상대가 종사급이 아니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상대가 자신보다 조금 더 강하더라도, 군에 손을 대는 건 용국을 배신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그렇게 되면 비룡위가 나설 것이고, 예천우가 아무리 강해도 4대 전신 앞에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비룡위는 용국을 수호하는 절세 전력이었
이 말을 들은 예성은 안색이 변했다. 그가 출동한 이유는 평범한 방식으로는 예천우를 처리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백호 전신이 마침 해외에 임무를 나가며 며칠 내로 돌아올 수 없었다. 만약 그가 있었다면 이렇게 서두르지도 않았을 것이며, 자신이 나설 일도 없었을 것이다. 백호 전신이 직접 나선다면 당연히 실수 없이 일을 처리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예성은 빠르게 태세를 전환하며 차갑게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은 상부의 명령을 받은 것이다. 임씨 가문에 매우 위험한 중범죄자가 숨어 있어 언제든지 용국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하,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가 다른 사람을 공개적으로 공격하고 다치게 했기 때문에 잡으러 왔다더니, 이제는 국가 안전을 위협한다고 하네.”“잠시 후면 내가 세계를, 우주를 위협하게 된다고 하겠군?”예천우는 비꼬는 듯한 말투로 대꾸했다. “헛소리 말아라!”예성은 차갑게 말했다.“너와 이런 말싸움할 시간이 없다. 감옥에 들어가면 네가 모든 것을 솔직하게 자백할 테니.”말을 마치자 그는 성큼성큼 앞으로 나가며 오른손을 주먹으로 모아 강하게 내질렀다. 한 번의 공격만으로도 그의 엄청난 힘과 패기가 느껴졌다. 그의 공격은 매우 날카롭고 전체적으로 강력하고 거칠어 마치 양박군의 출수 방식과 비슷해 보였다. 그러나 실력은 양박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컸다. “물러서라!”예천우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 자리에서 오른손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강력한 기운이 몰아쳤다. 펑! 예성의 얼굴이 변하며 엄청난 힘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고, 곧 내장의 고통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신음을 내뱉었다. “아악!”그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가떨어졌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그는 완벽하게 패배했다. 게다가 상대는 힘을 거의 쓰지 않고 단순히 옷깃을 휘둘렀을 뿐이었다. 이 순간, 예성은 드디어 예훈이 느꼈던
남궁은서는 예천우가 불만스러워한다는 걸 느꼈지만 더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알았어요.”예천우는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사부님이 자신을 세심하게 돌봐주고 용왕의 자리에까지 앉힌 이상 자신에게 해를 끼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옥패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그 물건이 정말 그렇게 신비로운 건가요? 아버지는 비밀을 풀었나요?”“글쎄. 네 아버지도 완전히 해독하지는 못했어. 하지만 옥패를 통해 체질을 정화하고 천부적인 재능을 크게 끌어올리는 도움을 얻었지. 하지만 다른 건 네 아버지도 이해하지 못했어.”남궁은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옥패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가요?”예천우는 옥패를 꺼내 들었다. 겉모습은 너무나 평범했고 진기를 운행하거나 피를 떨어뜨려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에이, 어쩌면 이 물건은 내 운명이 아니겠지.’그는 생각을 접었다.‘사부님이 정말 내가 이 옥패의 비밀을 풀어 내기를 원했을까? 말도 안 돼.’예천우가 어머니와의 대화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유이안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형부, 지금 어디예요?”“왜 그래요?”예천우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여서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언니가 사고가 났어요.”“뭐라고요?”예천우의 목소리는 즉시 싸늘해졌고 주변 공기가 몇 도나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유이안은 그 기운에 놀라 전화를 통해서도 차가운 느낌이 전해졌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생명이 위험한 건 아니에요. 다만 누군가에게 모욕을 당했어요.”“지금 어디죠?”예천우는 누가 그녀를 괴롭혔는지는 묻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임완유를 만나는 것이었다. 유이안이 이렇게 전화를 걸 정도라면 그녀가 적잖은 수모를 당했다는 뜻이었다.‘혹시 임씨 가문 사람들인가?’생각해 보니 유은수가 계속해서 임씨 가문의 주식을 되찾으려 했던 것이 떠올랐다.‘그것 때문이라면 임씨 가문을 정말 아예 없애버릴 테야.’“아직 임씨 저택에 있어요. 짐을 챙기고
만약 예천우가 이 장면을 보았다면 그는 눈앞의 노인이 자신의 실력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임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노인은 이미 진정한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은 옛 용왕 역시 기운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그 노인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옛 용왕 역시 육지의 신선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았다..그 당시 예정환은 가짜지만 진짜처럼 보이는 옥패를 넘겼다. 하지만 용진성과 옛 용왕 같은 강력한 인물에게는 그 정체가 금세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몇 날 며칠의 연구 끝에 그들은 옥패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하지만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진짜 옥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끝에 그들은 진짜 옥패를 찾아냈다. 진짜 옥패는 바로 진민의 손에 있었다.그들은 진짜 옥패를 얻은 후에 가짜 옥패를 다시 진민에게 돌려주었는데 심지어 진민조차 그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그러나 진짜 옥패를 손에 넣고도 그것의 비밀을 풀지 못한 그들은 난관에 봉착했다.옛 용왕과 용진성은 옥패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예정환의 아들, 즉 예천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옛 용왕은 예천우를 데려가 용문에서 보호하며 키웠고 그들은 오랜 시간 옥패의 비밀을 파헤치려 했다. 하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끝에 진짜 옥패를 다시 원래 자리에 돌려놓고 예천우가 가져가길 기다렸다.그들의 계획대로 예천우는 진민에게서 옥패를 되찾았다. 이 모든 계획은 치밀하고 완벽하게 실행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시간 동안 예천우의 행동은 그들의 감시 아래 있었다. 예천우가 몇몇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부하들을 모은 것조차 그들의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았다.예천우는 자신이 처음부터 옛 용왕의 손안에서 옥패의 비밀을 푸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전화를 끊은 예천우는 어머니 남궁은서에게 사부님의 말을 전하려 했다.그러나 남궁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다 들었어. 하지만 화내지
“없어요!”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너의 재능은 정말로 뛰어난 것 같구나. 하지만 절대 자만해서는 안 돼. 더 노력해야 해. 용도에는 청룡보다도 강한 절대적인 강자가 한 명 더 있어.”옛 용왕이 경고하듯 말했다.“뭐라고요?”예천우는 놀라움에 말을 잃었다.청룡은 항상 세계 최강자로 불리지 않았던가.그는 믿기 어렵다는 듯 물었다.“사부님, 청룡이 세계 최강자가 아니었어요?”“청룡은 확실히 매우 뛰어난 강자야. 같은 연령대에서는 세계 최고라 불릴 만하지. 하지만 진정한 실력 면에서 그보다 강한 이가 없진 않아. 그런 사람들은 드물지만 실제로 존재해.”“적어도 용도에 있는 한 사람은 청룡을 이길 수 있을 거야. 다만 너무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모두가 그 고수의 존재를 잊어버렸지.”옛 용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게 누구시죠?”예천우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바로 비룡위의 창시자 용진성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용진성은 지금 최소 백오십 살이 넘었을 거야.”옛 용왕은 조용히 말하면서 곁에 앉아 있던 평범해 보이는 노인을 흘낏 쳐다보았다.“게다가 너도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네 아버지가 죽음으로 몰린 상황을 생각해 보면 너의 적들은 정말 강력한 자들이야. 그런 고수들을 상대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져야 해. 단지 네 곁에 있는 그 사람들만으로는 어림없어. 그리고 용문은 다른 일에선 너를 도울 수 있어도 이 문제에 있어선 손을 댈 수 없어. 너도 알다시피 용문은 용국을 수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야. 우리와 비룡위는 대립할 수 없어. 그런데 비룡위는 그때의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가해자 중 하나야. 특히 옥패는 바로 비룡위에 의해 빼앗겼지.”옛 용왕이 말했다.“사부님,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용문을 곤란하게 만드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충분한 실력이 없으면 섣불리 행동하지 않겠어요.”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아버지는 목숨을 잃고 옥패를 내어주는
예천우가 돌아오자 남궁은서는 크게 반가워하며 그를 맞이했다. 아들을 되찾은 후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예천우의 곁에 머물고 싶어 했다.하지만 임국종의 죽음으로 인해 예천우는 대부분의 시간을 임완유와 함께 보냈다. 이제야 모든 일이 마무리된 지금 예천우는 왕 어르신이 했던 이야기를 어머니께 전하며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하려 했다.그러자 남궁은서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왕 어르신께서 널 속이진 않았을 거야. 사실 나도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확신이 없었을 뿐이지.”“그런데 엄마, 그때 사부님께서 저를 데려간 건 엄마의 계획이 아니었나요?”“아니야.”남궁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때 난 도저히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 그래서 널 고아원에 숨겼고 거기에 옥패도 함께 맡겼지. 그땐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몰랐으니까. 그 후에 옛 용왕이 널 제자로 삼은 건 나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어. 옛 용왕이 널 데려갔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나도 엄청난 노력을 들였어.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널 찾지 않을 리 없었겠지. 최근에서야 널 찾고도 바로 만나지 못한 건 내가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야.”“예백천을 죽이는 거였나요?”“맞아.”남궁은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예백천을 죽이는 일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 하지만 설마 용도를 떠난 적 없는 청룡이 직접 나설 줄은 몰랐지.”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사부님이 저를 데려간 건 결국 할아버지의 부탁이었던 건가요? 그런데 왕 어르신 말로는 할아버지가 계속 저를 찾고 있었다고 하던데요. 만약 할아버지가 직접 사부님께 부탁하신 거라면 굳이 저를 찾을 필요가 없었을 텐데요.”“그건 네가 직접 사부님께 물어보는 게 좋겠어.”남궁은서는 그렇게 답하며 건의했다.그러자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 문제를 분명히 알아내야만 했다. 이는 자신이 앞으로 예씨 가문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그
남궁은서와 예천우가 결국 살아남아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었기에 결과적으로는 다행일지도 모른다.“이번에 네 할아버지를 만난 건 불과 몇 달 만이었지만 정말 많이 늙었더구나.”왕 어르신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천우야, 내가 너를 곤란하게 하려는 건 아니야. 정말 부탁인데 네 할아버지를 좀 도와줘. 하지만 그게 너한테 어려운 일이라면 억지로 할 필요는 없고. 결국 그 당시에 예씨 가문이 너희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던 건 사실이니까.”왕 어르신은 당시의 일을 떠올렸다. 가장 큰 원흉은 예백천의 배신이었다. 만약 그가 예정환에게 받은 도움과 지원이 없었다면 어찌 그토록 빠르게 종사로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더군다나 예씨 가문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예정환을 방치해 죽게 만들고 심지어 예천우와 남궁은서를 집에서 쫓아냈다.이 모든 일들은 도저히 쉽게 용서받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어르신, 죄송하지만 오늘은 술을 더 마실 수 없겠어요. 제가 확인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그래. 술 마실 기회야 많잖니. 다음번엔 제대로 마셔보자고!”“감사합니다. 어르신.”예천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지만 그의 표정은 약간 냉담해 보였다.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왕재현과 왕지훈은 이미 사라졌지만 왕효리는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천우가 나오자 그녀는 재빨리 다가가 물었다.“천우 오빠, 할아버지랑 이야기 다 끝났어?”“응. 그런데 나 아직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갈게.”예천우가 말했다. “그게... 천우 오빠...”하지만 예천우는 대답하지 않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고 왕효리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할아버지가 대체 무슨 얘기를 한 거야? 천우 오빠가 이렇게 기분 나빠 보이다니.’그녀는 참지 못하고 방으로 뛰어 들어가 왕 어르신께 물었다.“할아버지, 대체 무슨 얘기를 하신 거예요? 왜 천우 오빠를 그렇게 화나게 했어요?”“화가 났다고?”왕 어르신은 잠시 멍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걱정하지 마. 천우는 화난 게 아니야. 단지 천우가 들은 내용
왕재현은 잽싸게 술잔을 들어 예천우에게 공손히 말했다. “예 신의님, 죄송합니다. 지난번에 제가 무례하게 굴었던 점 사과드립니다.”왕지훈도 급히 따라 술잔을 들며 사과했다.예천우는 이전에 이미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두 사람에 대해 썩 마음에 들어 하진 않았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난 일은 됐어요. 다만 앞으로는 권력을 앞세워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기를 바랍니다.”“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두 사람은 급히 보증하며 말했다.“그렇다면 됐어요. 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합시다.”예천우는 그렇게 말하며 술잔을 들어 왕 어르신을 향해 건배하며 말했다.“어르신, 이 잔은 제가 어르신께 올릴게요. 과거 저희를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왕 어르신은 그 말을 듣고 황급히 술잔을 들어 올리며 약간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또 그런 얘기를 꺼내는구나. 고마워해야 하는 쪽은 오히려 나야. 하지만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사실 그때의 일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어.”“숨겨진 사연이요?”“그래.”왕 어르신은 주변 사람들을 한번 둘러본 뒤 바로 말했다.“너희들은 다른 일이 없으면 먼저 좀 자리를 비켜줘. 난 천우와 사적으로 나눌 이야기가 좀 있어.”왕재현과 왕지훈은 이 말을 듣자마자 속으로 안도하며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알겠습니다. 아버지, 예 신의님, 편히 이야기 나누세요.”왕효리는 별로 썩 내키지 않았다. 그녀는 예천우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할아버지가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려는 듯했기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방을 나섰다.다른 왕씨 가문 사람들도 차례로 방을 떠났다.방에 단둘이 남은 왕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천우야, 너희 어머니와 네가 예씨 가문에서 쫓겨난 후 여러 세력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너희를 적으로 대했지.”“어떤 이는 너희 목숨을 노렸고 어떤 이는 소문으로 전해지던 보물을 탐냈어. 아니면 둘 다였을지도 몰라. 너희가 도망치는 동안 내가 정보를
그러자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 “사실 저도 조금 기억나요. 제가 맞다면 그때 왕 어르신께서 저한테 탕후루를 하나 주셨던 것 같아요.”예천우는 그 기억이 떠올랐다. 아주 뚜렷한 기억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확실히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예천우는 비범한 재능을 가졌지만 대체로 세 살 이후의 일들을 주로 기억했고 세 살 이전의 기억은 희미했다. “맞아, 맞아! 넌 기억력이 정말 좋구나.”왕 어르신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이번에도 네가 치료해 준 덕분에 이렇게 웃고 있는 거야. 아니었으면 지금쯤 저세상으로 갔겠지.”그는 임씨 가문의 임국종이 세상을 떠난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병세로 따지면 자신의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 병원에서는 아예 수술을 포기하고 죽기를 기다리라는 말까지 했으니 말이다.“왕 어르신, 과찬이세요. 예전에 어르신께서도 저희를 많이 도와주셨잖아요.”왕효리는 할아버지가 예천우와 이렇게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며 더없이 기뻐했다. 그녀는 두 사람에게 술을 따라주며 웃었다.“할아버지, 이렇게 즐겁게 웃으신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천우 오빠, 오늘 할아버지랑 술 좀 많이 마셔주세요.”그 말을 들은 왕 어르신은 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효리가 날 잘 아는구나. 천우야, 우리 손녀 어때? 괜찮지 않아?”예천우는 잠시 멈칫하며 웃었다. “물론이죠. 어르신의 손녀는 정말 아름다울 뿐 아니라 성격도 침착하고 대범하네요. 아마 수많은 명문의 도련님들이 왕씨 가문의 문턱이 닳도록 찾아오겠어요.”“하하. 그야 당연하지!”왕 어르신은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모를 수도 있겠지만 내 손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 하지만 이 녀석이 눈이 너무 높아서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덕분에 내가 속이 타 죽을 지경이야.”“그런데 효리가 너를 아주 높이 평가하더라. 너도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때?”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이런 이야기가 왜 갑자기 나한테 오는 거야? 효리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예천우가 막 식당에 도착하자 매우 밝고 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신의님!”예천우가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검은색 긴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성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얼굴에 가볍게 화장했을 뿐인데 피부가 더욱 화사하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검은 눈동자는 맑고 매혹적이며 키가 크고 늘씬한 몸매와 하얗고 긴 다리는 눈부시게 아름다워 보였다.지난번 병원에서 봤을 땐 몰랐는데 이 소녀가 이렇게 매혹적이고 사랑스러운 줄은 몰랐다. 아마도 수많은 남자가 그녀를 갖고 싶어 할 것이다.왕효리는 금세 예천우 앞에 다가왔고 예천우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모습에 얼굴이 붉어지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예 신의님, 뭘 그렇게 보세요?”“효리 씨를 보고 있죠. 효리 씨의 미모에 순간 놀랐어요.”예천우는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예 신의님도 참... 농담도 잘하시네요.”왕효리는 가슴이 두근거렸고 기쁨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지난번 병원에서 만난 이후 왠지 예천우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서 생각났다. 사실 둘 사이엔 특별한 교류도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멈출 수 없는 호감이 생긴 것 같았다.‘아마 이게 첫눈에 반한다는 거겠지.’오늘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자 그녀는 특별히 자신을 꾸몄다. 가장 좋아하는 드레스도 입고 나왔다.그리고 예 신의님이 정말 자신을 보고 놀랐다니 왕효리는 이 모든 준비가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예천우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알았다면 방금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신경 써줘서 고마워요.”“예 신의님, 너무 겸손하시네요!”왕효리는 서둘러 말했다.“지난번 예 신의님의 실력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혹시 친하게 지내도 될까요?”“물론이죠.”왕효리가 이렇게 진심 어린 호의를 보이는 데다 지난번 그녀에 대한 인상도 좋았고 그녀가 은인의 후손이라는 점도 있었기에 예천우는 당연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정말요?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그래!” “어머니는 어딜 봐서 제가 임씨 그룹의 지분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죠?”임완유가 물었다. “그건... 뭐 대충 그런 뜻으로 말해달라고!”유은수는 정말 뻔뻔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었다.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지금 손에 쥔 모든 것이 순식간에 다시 되돌려져야 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임완유에게 부탁하면서 다시 가져가라고 할 수도 있다.“됐어요. 시끄러워요! 걱정하지 마세요. 예천우에게는 제가 잘 설명할게요. 천우가 절대 당신들을 해치지 않을 거예요.”임완유가 그렇게 말하자 유은수는 그 말을 듣고 즉시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좋아. 이건 네가 한 말이니까 만약 예천우가 뒤에서 무슨 일을 꾸미면 그건 분명히 네가 책임져야 해.”“걱정하지 마세요. 천우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임완유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그래... 우리는 그냥 조금 걱정이 된다는 뜻이야. 자, 이제 다 준비됐으니 서둘러 서명하고 지분을 넘겨줘.”유은수가 서두르자 임완유는 말없이 계약서를 가져와 대충 살펴본 뒤 빠르게 서명했다. 어차피 모든 지분은 부모에게 넘겨주는 것이었다.모든 것이 마침내 끝났다. 유은수는 기뻐서 얼굴이 활짝 피었다. 오늘이 아버지의 장례일인데도 그녀의 마음은 온통 그쪽에 있지 않았다.그 모습을 보고 임완유는 마음이 차가워졌다. 유은수가 이렇게 계산적이고 돈과 명예밖에 모를 줄이야.할아버지에게도 그녀에게도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말이다.만약 유은수가 자기 어머니가 아니라면 정말 가차 없이 혼내주고 싶었다.유은수는 기쁜 표정으로 들떠 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완유야, 넌 이제 회사에서 지분도 없는데... 대표는 계속할 생각이야?”임완유는 깜짝 놀랐다.‘이제 내 대표 자리까지 빼앗으려는 거야?’그래서 임완유는 차갑게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 “아니. 그게 아니라... 넌 유천 그룹도 있잖아. 그건 네 회사니까 넌 거기서 일을 해야지. 그러면 이제 임연 그룹은 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