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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작가: 종이워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뭔데?”

“그게... 영사그룹 사만식 회장이 천우님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임 대표님이 직접 사 회장을 만나러 별장으로 향했거든요.”

“뭐? 걔 미친 거 아니야?”

예천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사만식 회장이 어떤 사람인 줄 알고... 내가 뭐라고...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너무 걱정은 마십시오. 제 사람들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늘 임 대표님이 병원으로 찾아갔었는데 거기서 좀 맞으신 것 같습니다.”

“뭐? 하... 일단 별장 주소부터 보내.”

“네. 그리고 병원쪽 CCTV 영상도 보내드리겠습니다.”

양대복이 주소를 확인한 예천우는 바로 엑셀을 밟기 시작했다.

가는 동안 영상까지 확인한 예천우는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감히... 완유를 때려?’

한편, 자신의 신분을 밝힌 임완유는 집사의 안내를 받아 별장 거실에 도착했다.

거실에는 사만식 회장을 제외하고도 다른 한 명의 남자의 모습이 보였는데 딱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닌 듯 싶었다.

그리고 임완유가 여기까지 들이닥친 사실에 대해 사만식은 전혀 놀랍지 않다는 얼굴로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천해시를 뒤흔든 임완유 대표님을 이렇게 만나게 되는군요. 정말 대단한 미인이네요. 우리 아들이 그런 짓까지 저지를 만 해요. 내 아들을 때린 그 자식은... 여기까지 직접 올 용기도 없는 겁니까?”

사만식의 포스에 임완유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회장님이 무서울 만도 하죠. 아니, 이 천해시에 회장님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래서 제가 대신 왔습니다.”

“그래요. 뭐 상관없습니다. 그래서... 무슨 얘기를 나누고 싶으신 겁니까?”

“사실 여기 오기 전에 병원에도 갔었습니다.”

“아, 내 집까지 찾아온 걸 보니 얘기가 잘 안 풀렸나 봅니다?

“네, 그렇습니다.”

“설마... 내가 만만해서 여기까지 온 겁니까?”

“물론 아닙니다. 그냥...”

대놓고 적어도 그쪽과는 얘기가 통할 것 같아서라고 말할 순 없으니 임완유는 살짝 멈칫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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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78화

    사만식의 뻔뻔한 제안에 임완유의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렸다.‘그 아비에 그 아들이네. 어쩜 저딴 제안을...’사진호가 그런 쓰레기로 자라는 것에는 어머니의 영향만은 아님을 그제야 깨달은 임완유였다.“회장님, 솔직히 회장님이 원하신다면 저보다 훨씬 더 젊고 예쁜 여자들이 알아서 몰려들 텐데... 왜 굳이...”“아, 결국 내 제안을 거절하겠다는 거로군. 그럼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겠어.”어차피 담판은 엎질러진 것 같고...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임완유는 홱 돌아섰다.“거기 서.”사만식 회장의 차가운 호통에 본능적으로 멈춰 선 임완유는 마음 속 한켠에서 슬슬 불안함이 밀려들기 시작했다.“여기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그런 곳인 줄 아셨습니까?”‘제 발로 호랑이굴에 들어오고선 무사히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역시... 순진하군.’한편, 임완유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마음을 다잡았다.“솔직히 이러실 줄 알고 여기 들어오기 전에 조치를 취해 뒀습니다. 30분 안에 제가 여기서 나가지 않으면 바로 경찰에 신고가 들어갈 거에요. 이 저택에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상황은 회장님도 원하지 않으시잖아요?”“하하, 지금 날 협박하는 겁니까? 신고전화를 받고 경찰이 정말 여기까지 달려와줄 거라고 생각해요? 아니, 오히려 임 대표가 절 유혹하기 위해 여기까지 찾아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임 대표가 말했다시피 난 그 대단한 영사그룹 사만식 회장이니까요.”네까짓 게 아무리 날뛰어봤자 결국 내 손바닥 안이라는 듯한 사마식의 표정, 마지막 카드까지 무참히 짓밟혀버린 임완유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하게 질렸다.“그리고... 임 대표가 여기 들어오기 전에 누구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내가 정말 모를 거라 생각했습니까? 데리고 들어와.”사만식의 목소리에 정장을 입은 남자가 소정을 제압한 채 거실로 들어섰다.솔직히 30분이 지나도 경찰에 신고할 생각 따위 없었던 소정이었는데 경호원들이 그녀의 정체를 눈치채고 잡혀들어온 것이었다.

  • 용왕 귀환   제79화

    섹시한 소정의 몸매를 훑어보던 사만식의 혼탁한 눈동자가 더러운 욕망으로 물들었다.“좋네. 이런 미인이 또 한 명 굴러들어오다니. 난 두 명도 나쁘지 않은데 말이야.’절망과 분노가 밀려오며 임완유는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대외적으로는 누구보다 정의로운 사만식이 사실 짐승보다 못한 자식일 줄이야. 사회적으로 나름 지위가 있으니 적어도 그 아들보다는 정상일 줄 알았는데 회사 대표라기 보단 동네 양아치에 가까운 모습에 임완유는 치가 떨렸다.‘사실은 지금까지 권력으로 자신의 더러운 악행들을 지워오고 있었던 거야?’“자, 그럼 이쯤에서 결정하시죠. 제가 강압적으로 나갈까요 아니면 알아서 들어오시겠습니까?”“저리 비켜!”자리에서 일어선 사만식 회장이 다가오자 임완유는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당신 뜻대로 움직이느니 차라리 여기서 죽을 거야!”“죽어?”사만식이 차갑게 웃었다.“설령 죽는다 해도 넌 나한테서 벗어날 수 없을 거야.”사만식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당... 당신이 그러고도 인간이야?”“그래. 네 말이 맞아. 난 평범한 인간이 아니야. 내가 가진 돈과 권력으로는 이 세상에 신처럼 군림할 수 있지.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다는 소리야. 그리고 네가 여기서 죽어버리면 네 친구는 어떡할 거지? 수많은 남자들에게 유린당하며 차라리 죽여달라고 애원하게 될 거야.”“미쳤어... 정말 미쳤어.”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임완유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그리고 어느새 그녀의 앞으로 다가온 사만식은 임완유의 손목을 덥썩 잡고 소파로 휙 던져버린 뒤 바로 윗옷을 벗기기 시작했다.“싫어...”“크큭, 결국 너도 원하게 될 거야.”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이 기분이 사만식의 마음을 짜릿하게 달구었다.쾅!그리고 그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남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더니 두 장정이 거의 튕겨나가다시피 거실로 픽 쓰러졌다.“뭐야?”흥이 깨진 사만식이 일그러진 얼굴로 벌떡 일어섰다.한편, 역시나 절망하던 소정의 눈동자가 순간 반짝였다.‘설마

  • 용왕 귀환   제80화

    ‘임완유가 뭐가 그렇게 대단한데? 맨날 틱틱대기만 하고 트집만 잡잖아. 그런데 왜... 왜 쟤한테만 저렇게 잘해 주는 건데! 내가 쟤보다 훨씬 더 잘해 줄 수 있는데. 왜...!’한편, 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예천우를 바라보고 있자니 사만식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조폭 출신 대기업 회장인 그에게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너무나 오랜만인지라 화를 넘어 묘한 흥분감까지 느껴질 정도였다.“사만식 회장님 되시죠? 예천우라고 합니다.”예천우가 최대한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하, 네가 내 아들을 그렇게 만든 자였군. 그렇게 찾아헤맸는데 스스로 여기까지 찾아올 줄이야. 좋아. 오늘 넌 살아서 여기 나갈 생각하지 마.”예천우의 자기소개에 사만식의 눈이 순간 살기로 반뜩였다.“하, 글쎄요. 회장님 본인 걱정부터 하셔야 할 것 같은데...”짝!그리고 순식간에 다가간 예천우가 사만식의 따귀를 거칠게 내리쳤다.“이게 죽으려고!”사만식 역시 폼으로 조폭 두목을 지냈던 것이 아니었으므로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으나 그의 예상과 달리 아무리 애를 써도 예천우의 거센 펀체를 피할 수 없었고 극심한 고통과 함께 그대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그만!”다음 순간, 지금까지 여유롭게 앉아만 있던 남자도 예천우를 향해 달려들었다.하지만 상대의 기습에도 여전히 피식 웃던 예천우는 여유롭게 펀치를 피한 뒤 그의 가슴을 내리쳤다.어마무시한 충격과 함께 남자가 쓰러지자 방금 전까지 자신만만하던 사만식 역시 조금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싸움을 잘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실력자일 줄이야.“오늘 당신은 내 손에 죽을 거야. 각오해.”살기등등한 예천우의 눈빛에 사만식은 순간 움찔 뒤로 물러섰다.자기 아들뻘인 애송이의 기세에 이렇게까지 공포를 느낀다는 이 사실이 믿지지 않을 따름이었다.“경호원! 경호원!”분노한 사만식의 호통에 30명은 족히 되는 경호원들이 우르르 거실로 몰려들었다.“하, 겨우 이 정도로 날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예천우의 코웃

  • 용왕 귀환   제81화

    여전히 사만식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만 있으면서 경호원들의 공격을 자유자재로 피하는 것도 모자라 손을 뻗는 족족 치명타를 안기니 처음에는 기세 좋게 달려들던 경호원들도 움찔거리며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놀란 건 임완유와 소정도 마찬가지였다.예천우가 싸움을 잘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이 정도일 줄이야.“왜? 왜 가만히 있어? 계속해.”예천우가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경호원들을 도발했다.“쪽수 앞에서는 장사없어! 한번에! 한번에 덤비란 말이야! 한 대라도 때리는 놈에게는 천만원, 완전히 때려눕히는 놈에게는 1억 준다. 어서 덤벼!”겁에 질린 사만식의 호통에 예천우의 공격에 나가떨어졌던 이들마저 일어나 달려들기 시작했다.하지만 압도적인 실력 차이 앞에 수적 우세 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경호원들이 쓰러진 채 얕은 신음소리만 뱉어내기 시작했다.사만식 회장을 지키던 경호팀장마저도 가슴을 움켜쥔 채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예천우의 모습을 다시 훑어보기 시작했다.‘이게 정말... 한 인간의 힘이란 말인가.’어느새 혼자 남은 사만식은 오랜만에 진정한 공포를 느끼는 중이었다.“이... 이 정도 하면 됐잖아. 그, 그만해.”“그만하라고? 말했잖아. 내가 당신 죽여버릴 거라고.”예천우가 한 발 앞으로 다가서자 사만식이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죽, 죽이다니. 날 죽이고 그 뒷감당을 할 수 있을 것 같아?”“그 뒷감당은 말 그대로 내가 하는 거고.”“그만! 여기서 그만두면 내 아들을 때린 일, 오늘 내 집에 쳐들어온 일까지 전부 다 없었던 일로 해줄게.”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만식이 다급하게 손을 내저었다.조직 그룹의 피 튀기는 암투, 그리고 총알 없는 전쟁이나 다름없는 경영권 쟁탈전에서도 한치의 두려움 없이 맞섰던 그였지만 지금 이 상황만큼은 진심으로 공포를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이미 늦었어. 감히 내 여자에게 불순한 생각을 품는 순간, 넌 이미 죽은 목숨이었던 거야.”솔직히 예천우가 이렇게까지

  • 용왕 귀환   제82화

    어느새 다가온 소정 역시 예천우를 말리기 시작했다.‘뭐지?’너무나 친절한 말투에 임완유는 언제 두 사람이 이렇게 친해졌나 싶었지만 나름 생명의 은인이니 그만큼 고맙겠거니라고 생각할 뿐 더 신경 쓰지 않았다.한편, 애원 어린 눈으로 예천우를 바라보는 사만식은 속으로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다.‘예천우... 내가 널 너무 과소평가했네. 실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이번 위기만 넘기면... 총을 다룰 수 있는 애들로 준비해야겠어. 네가 아무리 대단해 봤자 총알을 피할 수 있을까?’하지만 예천우는 순간 스치고 지난 사만식의 표독스러운 표정을 그대로 캐치했다.순진한 임완유와 소정은 아마 모르겠지만 사만식 같은 사람을 지금 살려준다면 감격하긴커녕 오히려 후환을 남겨두는 것임을 예천우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날 공격하는 건 상관없지만 아마... 더 약한 완유를 노리겠지.’“아니. 난 정말 저 자식 죽이려고 온 거야. 장난으로 여기까지 온 거 아니야.”차가운 표정의 예천우가 죄 많은 사만식의 목숨을 끊어놓으려던 순간.경찰차 사이렌 소리와 함께 50명쯤 되는 경찰특공대가 실탄까지 장착한 채 저택에 들이닥쳤다.그리고 그들의 선두에 선 건 바로 천해시 경찰청 장한식이었다.갑자기 경찰들이 들이닥치니 임완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뭐지? 소정이가 신고한 건가? 아니야. 바로 잡혀들어와서 그럴 새도 없었을 텐데...’어안이 벙벙한 건 경찰들도 마찬가지였다.바닥에 잔뜩 드러누운 경호원들을 쭉 훑어보던 장한식 청장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다가가 사만식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사만식 씨, 당신을 살인혐의, 횡령 등 혐의로 긴급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습니다.”‘뭐, 뭐지?’경찰 측에서 은밀하게 그를 파고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확신했고 영사그룹의 권력에 결국 겁 먹고 물러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긴급 체포라니...하지만 지금 이 순간 사만식은 차라리 경찰에 체포되는 게 나을

  • 용왕 귀환   제83화

    “천우야, 경찰에 신고... 네가 한 거야?”임완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그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아까 청장님이라는 그분 반응을 보니까... 뭔가 이상해서. 마치 우리가 그곳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듯한 눈치였어.”임완유의 분석에 소정 역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천우가 신고한 게 아니었어? 아니. 설령 아니라고 해도 완유가 알면 안돼. 그럼 천우한테 더 빠질지도 모르니까. 지금 중요한 건 어떻게든 완유랑 유걸 씨를 엮어주는 거야.’“아, 알겠다. 유걸이가 했나 보다!”“유걸이가?”임완유가 미간을 찌푸렸다.저번에 보아하니 사진호의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던데 영사그룹 사 회장에게 반기를 드는 행동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넌 유걸이 별로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더라고. 내가 유걸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대충 설명했더니 일단 진정하라고 하더라. 그리고 자기 삼촌이 지금 사 회장을 조사하고 있다고까지 했다니까. 솔직히 경찰청 청장 되는 짬밥이 체포 작전에 직접 투입된다는 게 말이 돼? 분명 유걸이 개입해서 그런 걸 거야.”소정이 되는대로 말을 지어내기 시작했다.‘유걸이 삼촌 유용진이 경찰청 2인자라고 했던가... 그럼 가능할 수도?’되는대로 이야기를 지어낸 소정은 대충 화장실을 가겠다는 핑계로 자리를 뜬 뒤 바로 유걸에게 전화를 걸어 알리바이를 맞추기 시작했다.“소정아, 정말 고마워. 내가 이 은혜는 무조건 갚을게.”통화를 마치고 소정이 일부러 시간을 끄는 사이, 어느새 달려온 유걸이 임완유를 향해 부랴부랴 달려왔다.“완유야, 괜찮아?”“유걸? 너가 여기까진 무슨 일로...”“소정이한테 얘기듣고 너무 걱정이 돼서... 그래서 바로 삼촌한테 전화했던 거거든. 사만식 회장 체포됐다면서?”유걸이 느끼한 미소와 함께 말을 이어갔다.“솔직히... 삼촌한테 거의 무릎 꿇고 빌다시피 해서 출동한 거야. 경찰 측에선 증거가 확실하게 잡히면 일망타진하려고 했던 건데 어떻게 보면 좀 경솔하게

  • 용왕 귀환   제84화

    “아, 나도 따로 볼일이 있어서 두 사람 먼저 집으로 가.”먼저 차에 탄 예천우는 집이 아닌 병원으로 향했다.‘감히 내 여자를 때려? 절대 용서 못해...’한편, 체포 작전을 무사히 마친 장한식은 천해시 시장 황근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작전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예천우 씨는 무사히 저택을 나섰고 사만식 대표는 지금 경찰서로 압송하는 중입니다.”“좋습니다. 이제... 국회에서 뵐 날이 머지 않을 것 같군요.”천해시의 종양덩어리나 마찬가지인 사만식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에 황근호가 호탕하게 웃었다.“감사합니다. 시장님.”국회 진출을 약속받으니 장 청장의 입꼬리 역시 귀에 걸렸다.영사그룹 사만식 회장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조사를 하고 있었지만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 어려워 실질적인 작전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사실 이번 체포작전의 숨은 공신은 바로 양대복이었다.양대복이 직접 황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예천우와 사만식의 아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 상황이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는 정보를 흘렸고 양대복은 만식파와 경쟁 관계인 조폭 두목으로서 상대방의 범죄 증거를 꽉 잡고 있었기에 경찰 측에서 고민이던 직접적인 증거 문제까지 한번에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이다.한편, 이 모든 상황을 보고받던 양대복 역시 그제야 묘한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드디어 끝이다.’지금까지 사만식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지만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던 건 사만식이나 영사그룹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종사급 고수인 사만식의 아버지 사태수 때문이었다.하지만 지금 겉으로 드러나있는 상대는 예천우이니 설령 사태수가 돌아온다 해도 예천우를 타깃으로 삼을 것이다.‘물론 이건 천우 님께서 아시면 안 되겠지만...’같은 시각, 임완유 대신 운전대를 잡은 소정이 또 넌지시 한 마디 던졌다.“완유야, 이번에 유걸이 진짜 큰 도움 준 거 알지. 그 사람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어.”“그러게. 유걸이 아니었으면 천우... 정말 사만식 회장 죽였을지도 몰라.”“그러니까. 너뿐만 아니라 천우도 이번에

  • 용왕 귀환   제85화

    한편, 역시 예천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진 소정은 몰래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천우야. 아, 완유가 전화해 보라고 해서. 어디까지 왔어?”“지금 병원이야. 볼일만 마치고 바로 갈 거라고 전해 줘.”전화를 끊은 예천우는 성큼성큼 병실로 향했다.‘병원?’살짝 갸웃하던 소정은 바로 예천우가 임완유의 복수를 하러 간 것임을 직감했다.‘뭐야. 임완유가 해준 게 뭐가 있다고...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같은 시각. 임완유의 휴대폰이 울리고 당연히 예천우인 줄 알고 발신인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받은 그녀의 귓가에 표독스러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완유, 마지막 경고야. 지금 당장 우리 진호 앞에 무릎 꿇고 싹싹 빌어. 안 그럼 너네 집안 전부 밀어버릴 거니까.”김혜정이 자기 할 말만 쏟아내고 전화를 끊어버리자 임완유는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뭐야...’“누구야?”소정의 질문에 임완유가 대답했다.“사진호 어머니.”자초지종을 들은 소정이 펄쩍 뛰었다.“하, 뭐야. 자기 남편이 경찰에 체포된 건 모르는 건가? 뭘 믿고 그렇게까지 하는 거래?”“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잖아. 뭐 믿고 있는 게 또 있나 보지.”“그러게. 뭔가 대책을 강구해야겠어.”한편, 엄마의 통화를 듣고 있던 사진호는 왠지 모를 찜찜함을 감출 수 없었다.임완유 성격에 이런 협박 통화 한 통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임완유의 아름다운 얼굴이 떠오르며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엄마, 진짜 병실로 올까요?”“그럼. 안 오면 자기 가족 다들 길바닥에 나앉을 텐데 안 오면 어쩔 거야. 아들, 넌 이번 기회에 걔 기부터 확 잡는 거야. 알겠지?”“네, 엄마!”임완유가 그에게 용서를 구걸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바보처럼 헤실거리던 사진호의 표정이 확 굳었다.‘설... 설마 예천우?’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아들을 바라보던 김혜정이 이상하다는 얼굴로 물었다.“진호야, 왜 그래?”그리고 아들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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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987화

    진은수의 강렬하고 압도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은 순간 멍해졌다.자연스레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 위풍당당한 남성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의 움직임과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운을 보면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 같았다.손승우는 그 목소리를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과연 위무권관의 관장 진은수였다. 진은수는 일반 권관의 관장이 아니었다.그의 문하 제자 중에서도 보통 신분이 아닌 사람들이 많았다. 각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조차 그에게 자녀를 맡길 만큼 그의 권위는 대단했다. 허광호 역시 그의 제자 중 하나였으나 다른 진정한 고수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했다.그렇다고 해서 손씨 가문이 진은수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손승우가 그에게 깍듯하게 대했던 건 어느 정도의 존경심 때문이었지 손씨 가문이 진은수에게 굴복할 정도는 아니었다.손승우는 그저 진은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약간의 예의를 지켰을 뿐이었다.지금 진은수가 예천우를 위해 나섰다는 상황에 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놀라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허광호는 경외의 눈빛으로 나서서 한 걸음 앞으로 나가 고개를 숙였다.“사부님, 오셨군요!”진은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을 뿐 아무 말 없이 성큼성큼 예천우가 있는 자리로 걸어갔다.허성태도 공손하게 그에게 인사했다.“진 관장님, 안녕하세요!”그는 허성태의 인사에도 응하지 않았고 마치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존재인 듯 무시하는 태도로 곧장 예천우에게 다가갔다.이 모습을 본 임완유와 임선호 남매도 눈을 휘둥그레 뜨며 진은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정체와 위압감에 놀란 두 사람은 진은수가 자신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임을 직감했다. 게다가 손대우의 얼굴이 확연히 변해 있었다.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존경의 눈빛으로 진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보니 진은수는 확실히 이 지역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물임이 틀림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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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 했던 말씀 기억 안 나세요? 분명 사모님은 우리 허씨 가문을 순식간에 없앨 수 있다고 했어요. 그렇게 강한 가문도 상대하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보고 어쩌라는 말씀이죠?”“너!”강지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때 다행스럽게도 주성한이 더 이상 손승우를 때리지 않고 멈췄다. 예천우가 멈추라고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더 때렸다간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이때 손승우의 얼굴은 이미 맞아서 본래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형체가 망가졌다. 그나마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정도였다. 주성훈이 완전히 제어하지 않고 때렸다면 그 실력으로 두어 번만 더 때렸어도 손승우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손승우는 자신이 굴욕을 당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분노와 좌절감을 느꼈다. 그는 지금 매우 후회하고 있었다.‘왜 고작 몇 사람만 데려와서 이런 사태를 맞이하게 됐을까? 차라리 경찰이나 다른 고수를 데려왔다면 이렇게 어린 녀석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야.’주성한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서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예천우 씨, 말씀하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아주 잘했어요.”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번 일은 여기서 끝내죠. 이 정도면 주성한 씨의 실수는 없었던 걸로 해줄게."“감사합니다. 예천우 씨!”주성한은 감격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역시 대인배답게 용서해 주는 예천우의 아량에 그는 깊이 감동했다.“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주성한은 더 이상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닥쳐올 손씨 가문의 보복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그래요. 가보세요.”예천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허씨 가문의 사람들은 예천우가 주성한을 쉽게 보내는 것을 보고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순순히 따르는 주성한을 왜 그냥 놓아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천우가 주성한을 이용해 손씨 가문을 상대하지 않으니 예천우가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주성한이 남아 있다면

  • 용왕 귀환   제985화

    이 말에 모든 사람이 다시 멍하니 얼어붙었다.허광호와 허종우는 입을 떡 벌린 채 예천우가 곧 손씨 가문의 주성한에게 혼쭐날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성한이 예천우에게 사과할 줄은 전혀 몰랐다.허가연의 부모들도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허성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설마 주성한이 예천우의 실력을 알아차린 걸까?’손동욱과 강지혜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얼굴이 새파래진 손승우는 주성한을 향해 소리쳤다.“주성한,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하지만 주성한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예천우의 지시를 기다렸다. 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손승우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래도 눈치는 빠른 편이네요. 저 노인네를 심하게 혼내주시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할게요.”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한순간 멍해졌다. 손동욱과 강지혜에게 손을 댄 것도 모자라 이제는 손승우까지 두들겨 패라니 정말로 세상을 뒤집겠다는 소리였다.이제 모두의 시선이 주성한에게 집중되었다. 사람들은 과연 주성한이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주성한은 속으로 몹시 난처했다. 그는 손씨 가문의 재력과 권세가 만만치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손씨 가문의 재력과 인맥이면 나보다도 훨씬 대단한 고수들을 불러서 날 죽일 거겠지.’하지만 눈앞의 예천우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었다. 간단한 동작으로 자신을 완전히 제압한 이 상대에게 주성한은 지금 예천우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결심을 내렸다. 결국 손씨 가문 사람들이 먼저 자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는데 더 이상 그들에게 충성을 바칠 이유가 없었다.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에 따라 손승우에게 다가가자 그제야 손승우는 사색이 되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예천우가 말한 노인네는 바로 손승우였다.손동욱과 강지혜는 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를 따르는 걸 보고 혼란에 빠졌다. 손씨 가문의 권세를 잘 알고 있는 주성한마저 이렇게 나서는 건 전혀 예상 밖의 일이었다.손승우는 허둥지둥하며 외쳤다.“

  • 용왕 귀환   제984화

    임완유는 예천우 덕분에 완전히 달라진 동생을 보며 감동에 젖어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천우야, 정말 고마워.”만약 예천우의 꾸짖음과 조언이 없었다면 동생이 이렇게 책임감 있고 당당하게 성장하진 못했을 것이다.임선호가 열심히 무술을 연습한 것도 분명 예천우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었다.비록 싸움 도중 몇 번 다치기는 했지만 임선호는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상대와 끝까지 맞섰고 치열한 싸움 끝에 마침내 그들 모두를 물리쳤다.예천우가 직접 나섰다면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임선호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듯 가만히 지켜보았다.그 모습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허가연의 부모들도 속으로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임선호의 실력이 아직 부족할지라도 그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고 그런 끈기와 단호함이 허가연의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허가연의 부모는 속으로 어쩌면 임선호가 정말로 딸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전에 임선호에 대한 정보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이제 손씨 가문의 일만 잘 넘어간다면 더는 임선호와 허가연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싸움이 끝나자마자 허가연은 달려가 임선호를 걱정하며 연신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했다.임선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 정도 상처쯤이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에 허가연은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반면 임선호가 뿌듯해하는 모습에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 강지혜와 손동욱은 주성한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제대로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허씨 가문 사람들이 뿌듯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주성한이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주성한 또한 그 시선을 느끼고 있었고 분노와 불만이 치밀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과는 이 모양이고 위로는커녕 비난만 받으니 정말 못마땅했다.오히려 손승우가 황급히 주

  • 용왕 귀환   제983화

    주변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전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오히려 손씨 가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허성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더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예천우가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성한이 갑자기 넘어지게 된 것도 어쩌면 예천우가 한 짓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때 허광호의 전화가 울렸고 사부님이었다. 주성한과 강지혜의 다툼을 뒤로 한 채 그는 서둘러 전화기를 들고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사부님!”“그래. 네 아버지가 지금 집에 계셔?”위무권관의 관장인 진은수는 마침 허씨 저택 근처에 있었고 얼마 전에 허성태의 몸 상태를 진단해 주겠다고 한 약속을 떠올리며 들를 겸 전화를 걸었다.“계십니다!”허광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서둘러 물었다.“사부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뭐든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사부님은 아주 높으신 분이니 사부님 곁에 머물 기회만 주어져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허씨 가문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았기에 이 관계를 더 돈독히 하면 앞으로 좋은 점이 많았다.“별일 아니야. 근처에 있어서 그냥 네 아버지 보러 들르려고.”진은수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허광호는 집안에서 난리가 난 걸 언급할지 생각하다가 이내 말을 삼켰다. 사부님의 어마어마한 무공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번에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손씨 가문이 허씨 가문을 공격하려 든다면 사부님이 눈앞에 계시는데 그냥 넘어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부님은 동성 4대 가문들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만한 인물이었다.위무권관 관장은 동성에서 명망 높은 사람이었다.진은수는 무공이 절정에 달해 언제든 종사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자였고 그의 부하 중에는 뛰어난 강자들도 많았다.그래서 누구든지 진은수의 체면을 챙겨줘야 했다.허광호는 지금

  • 용왕 귀환   제982화

    허성태는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녀석은 정말 끝났어. 살아남기 힘들 거야.’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고 심지어 허가연조차 그런 분위기였다.하지만 임선호와 임완유는 달랐다. 특히 임완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이 정도로는 그를 위협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예천우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 안심할 수 있었다.예상대로 예천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견과류 하나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 주성한의 다리에 명중했고 주성한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쓰러졌다.원래라면 손이라도 짚고 균형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손마저 힘이 빠져 바닥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에 멍해졌다.주성한이 대단한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는데 결과는 그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이게 무슨 자세인가요? 제가 아무리 무서워도 굳이 이렇게 엎드려 절할 필요는 없잖아요?”“이, 이 자식이...”주성한은 속이 뒤집히는 듯했고 뭔가에 당한 게 분명했다.손승우도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다.“주 사부님,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당장 일어나서 저 녀석을 박살 내세요!”자신이 돈을 들여 고용한 무술 고수가 이렇게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다리와 손의 통증도 마다하고 다시 예천우에게 다가갔다. 이번에 그는 예천우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러다 예천우가 다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포착했는데 그게 고작 견과류라는 걸 알고는 경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해도 피할 수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무릎에 다시 견과류를 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다. 아까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꼴이 되니 다들 어이없어했다.손승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

  • 용왕 귀환   제981화

    강지혜는 허겁지겁 피하려고 했지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걸 다 피할 수가 없었고 결국 머리가 헝클어져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얼굴도 맞아서 약간 고통이 안겨 왔다.강지혜는 도저히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 소리쳤다.“이 자식아, 두고 보자. 내가 반드시 너를 지옥에 떨어뜨려 줄 거야.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어!”그러자 예천우는 비웃는 얼굴로 대꾸했다.“또 그 소리네요. 역시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고 하더니 쓰레기는 역시 쓰레기네요.”예천우는 강지혜의 협박에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주변의 허씨 집안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완전히 얼어붙었다. 심지어 허광호마저도 예천우가 어떻게 비참한 결말을 맞을지 기대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예천우를 혼내야 한다는 것도 잊고 말았다.그때 누군가 들어와서 소식을 전했다. 손씨 가문의 가주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허성태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고 서둘러 문 쪽으로 향했다.마침내 문이 열리더니 허씨 집안 하인 둘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그 뒤로 험상궂은 얼굴에 강렬한 위엄을 풍기는 한 50대 중반의 남성이 들어왔다.그의 옆에는 날렵한 걸음걸이로 따라오는 노인이 있었는데 걸음 모양새만 봐도 상당한 실력의 고수임이 느껴졌다.그리고 그들 뒤로는 경호원들이 줄지어 들어왔는데 동일한 복장에 강한 기운을 뿜어내며 위압감을 자아냈다.허성태는 다급히 앞으로 나서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손 가주님께서 오셨군요.”“비켜!”손승우는 손동욱과 전화했을 때 이미 허씨 가문이 돕기는커녕 예천우 편을 들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그래서 그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허씨 저택으로 쳐들어왔다.예전 같았으면 허성태에게 몇 마디 예의를 차렸겠지만 오늘은 전혀 그런 모습 없이 그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왔다.그러자 허성태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지만 곁에서 임선호가 빠르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허성태는 임선호를 잠시 쏘아보며 손을 뿌리쳤다. 순간적으

  • 용왕 귀환   제980화

    “겁먹은 얼굴로 그렇게 초조해하는 것 좀 봐. 그래서 감히 가연이랑 결혼하겠다고 나설 생각을 한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네 아버지는 언제쯤 오는데?”“그게... 아마 30분 정도 걸릴 거야.”손동욱의 아버지가 있는 곳은 너무 멀진 않지만 당장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시간이 좀 필요했다.손동욱의 아버지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즉시 오겠다고 했고 그는 다른 고수들을 부르지 않고 직접 와서 예천우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아직도 그렇게 오래 걸려? 너무 느린 거 아냐.”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태도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담하게 나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곧 손씨 가문의 가주인 손승우가 오면 예천우는 분명히 참담하게 당할 게 뻔해 보였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테이블 위의 과일을 보고는 말했다.“시간이 좀 남는 것 같은데... 여기 과일이 꽤 잘 익었네.”“자, 다 같이 앉아서 천천히 먹으면서 기다려요!”예천우는 자리에 앉아 차를 따르고 견과류를 하나씩 천천히 집어 먹기 시작했다. 그는 여유롭게 임선호와 임완유에게도 자리를 권하며 함께 먹자고 했다. 임선호는 허가연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고 그들은 진짜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이를 지켜보던 허성태는 깜짝 놀랐다. 왠지 임선호의 매부 예천우라는 사람이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연기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손씨 가문에 감히 대적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어쩌면 예천우가 정말로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허가연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임선호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임완유는 부러운 눈빛으로 허가연을 바라보았다.허가연은 자기 부모와는 달리 진정으로 딸을 위해 생각해 주시는 부모님이 계셨다. 하지만 임완유의 부모는 오히려 그녀를 끝없는 위험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번에도 예천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비참한 결말을

  • 용왕 귀환   제979화

    허성태는 어두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봤다. 결국 여기는 허씨 가문의 집이었으니 말이다.허씨네 저택에서 손동욱과 강지혜가 뺨을 맞았으니 어쩌면 허씨 가문도 역시 연루될 가능성이 컸다.허종우와 허광호도 마찬가지로 큰 충격을 받아서 말문이 막혔다.분노에 찬 강지혜와 손동욱은 벌써 불같이 화가 났다. 특히 손동욱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으르렁댔다.“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어. 그 누구도 너희를 구하지 못할 거야. 나 손동욱이 분명히 말했어!”말을 마친 손동욱은 서둘러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상황을 본 허종우는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너희들은 정말 간탱이가 부었구나. 감히 사모님과 동욱 도련님을 때리다니! 광호야, 뭐 하고 있어? 빨리 저놈들을 잡아!”허종우는 자기가 이 시점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손씨 가문의 고수들이 도착했을 때 불똥이 자신한테 튕길까 봐 두려웠다.허광호도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는 예천우에게 으르렁댔다.“이건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일이야. 그러니 날 탓하지 마!”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사납게 예천우에게 달려들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주 진은수에게서 오랫동안 배워 온 무술로 인해 비록 재능은 부족했으나 상당히 강한 내공을 가진 고수였고 지금은 명경 절정의 경지였다. 그는 평범한 상대는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였기에 예천우 같은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안 돼요!”그때 허가연이 재빨리 나서서 허광호를 막으려 했다.그러자 허광호는 더욱 분노에 휩싸였다.바로 그때 허성태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광호야, 그만해.”“하지만...”“이 일은 손씨 가문과 임선호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야. 우리 허씨 가문 사람은 끼어들지 마.”허성태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혜와 손동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이미 약속을 한 상태라 부득이하게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러자 강지혜는 매섭게 허성태를 노려보며 비웃었다.“허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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