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의 아이디어를 들은 두 사람은 즉시 대책을 재빨리 논의하기 시작했다.소정의 설명을 들은 공손진은 칭찬이 자자했다. 여자는 역시 여자가 잘 알았다. 특히 소정은 임완유의 절친이었기에 더 임완유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다.공손진은 이제 자신이 무조건 승자가 되겠다고 생각했다.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공손진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임완유의 전화였다.‘정말 소정의 말대로 나한테 잘못을 따리려는 걸까?’그렇지 않으면 다른 중요한 일이 아니면 먼저 전화할 임완유가 아니었다.“여보세요?”“공손진 씨, 혹시 어제 우리 집에 와서 결혼 얘기를 꺼내며 3일의 기한을 준 적이 있어요?”임완유는 화가 잔뜩 난 듯 직접적으로 물었다.공손지은 살짝 놀랐다. 역시 그 일 때문이었다.그는 저도 모르게 소정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역시 소정의 말대로였다.방금 소정과 대책을 이미 세웠기에 공손진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사실입니다.”“역시 그랬었군요. 공손진 씨, 도대체 무슨 뜻이죠? 왜 우리 가족을 이렇게 협박하는 거죠? 정말 공손가문의 권세가 하늘을 찌른다고 해도 그렇지 너무한 거 아니에요?”임완유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임완유가 그렇게 묻자 공손진은 기분이 언짢아졌고 안색이 어두워졌다.‘네가 누구라고 감히 나한테 화를 내? 이렇게 날뛸 날도 며칠 없을 거야. 널 가진 다음에 천천히 놀려주면서 괴롭힐게.’“확실히 제가 좀 생각이 짧았어요. 하지만 저도 더 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아요.”공손진이 입을 열었다.“그게 무슨 뜻이죠?”“제가 완유 씨를 좋아하기에 더 이상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아시겠지만 저는 줄곧 어릴 적에 만났던 소녀를 찾고 있었어요.”공손진은 준비했던 대로 말하고 있었다.그 말을 듣자 임완유는 안색이 조금 변했다.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사실 그녀는 화가 많이 났다. 공손진이 어린 시절의 소년이 아니었다면 임완유는 이미 화를 더 크게 냈을 것이다.“왜 말을 안 하시는 건가요. 사실 완유 씨가 바로 제가 찾던 소녀 예쁜이
공손진은 되묻기만 했고 임완유가 대답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계속하여 말했다.“그렇다면 예천우는 전형적인 시골 촌놈이죠. 가난하게 태어나 뼛속 깊이 새겨진 열등감과 자만심이 있죠. 열등감 때문에 허풍으로 남의 이목을 끌고 그것에 만족하곤 하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너무 잘난 체해요. 이런 사람은 성격상에 명백한 결함이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완유 씨와 임씨 가문에 해를 끼칠 거예요.”“됐어요. 저와 예천우의 일은 신경 쓰지 마세요. 오히려 어제 일은 없던 걸로 하죠. 3일은커녕 3개월이라도 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임완유는 차갑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공손진은 마음이 상했다.“완유 씨, 몇 년도 안 지났는데 완유 씨는 그때 약속을 잊은 것도 모자라 저한테 이렇게 잔인하게 대하네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완유 씨를 포기하지 않겠어요. 3일 안에 예천우와 이혼하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완유 씨와 결혼하겠어요.”공손진은 그렇게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곧바로 휴대 전화를 바닥에 내리치며 욕했다.“빌어먹을 기생 같은 년. 정말 자기가 그렇게 대단한 줄 알아? 딱 기다려. 반드시 내 발밑에서 무릎 꿇게 할 거야.”임완유는 휴대 전화를 내려놓고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자신이 정말 공손진을 상처 준 게 아닌지 걱정했다. 하지만 공손진은 자신이 생각했던 어린 소년과 전혀 달랐다.가끔 임완유는 예천우가 당시 그 소년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 가고 생각했다. 그러면 임완유도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하지만 현실이 앞에 있으니 이미 불가능한 일이었다.공손진이야말로 당시의 어린 소년이었다.그때 임완유는 아까 공손진이 말한 말이 떠올랐다. 허풍을 떨기 좋아하고 때로는 잘난 체하는 모습은 예천우와 정말 잘 맞아떨어졌다.‘설마 예천우가 정말로 성격이 문제 있는 걸까? 하지만 전혀 아닌 것 같은데...’임연 그룹의 대표로서 사람을 보는 데도 정확한 눈썰미가 있었다.정말 공손진의 말대로라면 예천우는 일도 열심히 해서 자신을 증명
임완유는 결국 혼자 짊어지고 공손진의 결혼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지금 문제는 할아버지가 그녀를 못 떠나게 했고 심지어 집에 가두고 있었다.‘안 돼. 지금 그냥 집에 갇혀 있을 수는 없어.’임완유는 소정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서 탈출할 방법이 있을까 도움을 청했다.임완유가 예천우 외에 가장 믿는 사람은 소정이었다.소정은 곧 도착해서 임완유을 설득한다는 핑계를 대고 안으로 들어갔다.임완유가 공손진의 결혼 제안 때문에 도망가고 싶다는 말을 듣고 소정은 방법을 생각하는 척했다. 한참을 생각해도 여전히 뾰족한 수가 없었다.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소정은 똑똑해져서 지금은 예천우가 나쁘다고 직접 말하지 않았다. 다만 공손 가문과 공손진을 칭찬하면서 예천우를 비교했다.하지만 임완유는 소정도 공손진의 결혼 제안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곧 알아챘다. 그래서 임완유는 조금 의심했다.이토록 심하게 공손진을 거절하려는 임완유를 본 소정이 다급하게 말했다.“혹시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어. 내가 실력이 막강한 고수를 찾아 널 밖으로 구해주는 건 어때?”“좋아. 그게 좋겠어.”소정이 자신을 그렇게 돕는 것을 보자 임완유 마음속의 의심은 다시 사라졌다. 임완유는 만약에 소정이 정말 공손진과 같은 편이라면 자기를 구해줄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다.잠시 후 소정은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당연히 지금 임완유를 구해줄 리가 없었다.소정은 돌아가서 공손진과 이 일을 어떻게 잘 이용할지 상의해야 했다.예천우는 이 모든 걸 모르고 있었고 퇴근 시간이 되자 막 일어나려고 했다. 그때 입구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뒤이어 한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예천우는 저도 모르게 살짝 놀랐다.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유사라였다.그런데 그녀는 어느새 검은색 긴 드레스로 갈아입었다.긴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한 손에 쥘 수 없을 정도로 잘록한 허리를 완벽하게 그려냈고 길고 가는 새하얀 두 다리가 치마 밑으로 은은하게 비쳐 매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유사라
다들 유사라가 일부러 회사에서 예쁘고 완벽하게 보이려고 하지 않았던 건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하지만 그들 생각이 정말 맞았다.유사라는 판매 부서에서 일을 하면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너무 예쁘면 확실히 장점이지만 암묵적인 룰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그녀에게 있어서는 큰 불행이 될 수도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꾸미는데 신경 쓰지 않았고 심지어 가끔 일부러 못생기게 꾸미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예천우와 함께 나가야 했으니 당연히 가장 완벽한 자신을 드러내고 싶었다.두 사람이 차에 올라 출발한 지 10분 만에 유사라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유사라의 어머니였다.“사라야, 퇴근했어? 우린 이미 도착해서 널 기다리는 중이야.”“이제 막 퇴근해서 가는 중이에요. 30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아요.”유사라는 거리를 대략 계산해 보았다. 대략 30분이면 바닷가에 있는 레스토랑에 도착할 수 있었다.“알았어. 빨리 와.”유사라의 어머니는 전화를 끊고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송 도련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기껏해야 30분이면 도착한다고 해요.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제 딸은 사진보다 훨씬 예뻐요.”유사라의 어머니는 줄곧 딸이 언젠가 부잣집에 시집갈 수 있기를 갈망해 왔다. 주로 유사라가 훌륭하고 예쁘기 때문에 그런 조건이 있다고 생각했다.이번에도 친구의 소개로 송 도련님께서 뜻밖에도 자기 딸을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래서 유사라의 어머니는 당연히 빨리 유사라를 시집보내고 싶었다.하지만 유사라는 소개팅을 싫어했고 심지어 남자 친구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유사라의 어머니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만약에 정말 남자 친구가 있다면 자신이 모를 수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유사라의 남자 친구를 만난 적도 없었다.“알겠어요. 그러면 30분 더 기다리죠.”송우현은 약간 짜증이 났다. 그는 지난번에 유사라를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유사라한테 한눈에 홀딱 반해버렸고 그렇지 않았다면 여기서 기다리지도 않았을 것
유사라의 어머니는 얼른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소리쳤다.“사라야, 왜 이렇게 늦게 왔어!”“뭐가 느려요. 이 정도면 퇴근하고 될수록 빨리 온 거죠. 어머니, 소개할게요. 이분은 제 남자 친구예요. 예천우라고 해요.”유사라는 얼른 반갑게 소개했다.‘뭐라고? 남자 친구?’유사라의 어머니는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딸이 정말 남자 친구를 데리고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유사라의 어머니는 오늘 밤 소개팅이 있다고 유사라에게 말했다. 그러자 유사라는 남자 친구가 있다고 했다.유사라의 어머니는 믿지 않았고 유사라에게 그러면 남자 친구를 데리고 오라고 말했다.하지만 유사라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저녁에 정말 남자 친구를 데리고 왔다.유사라의 어머니는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고 그녀는 더 이상 예천우를 쳐다보기도 싫어하는 표정으로 화를 내며 말했다.“사라야, 이게 무슨 짓이야. 너 언제 남자 친구가 생겼어?”“요 며칠 일이에요. 어머니께 말씀드리려던 참이었어요.”유사라는 어머니한테 들킬까 봐 일부러 요 며칠에 예천우랑 사귀었다고 말했다.“안 돼!”유사라의 어머니는 즉시 반대했다.“난 허락할 수 없어. 당장 헤어져.”처음부터 끝까지 유사라의 어머니는 예천우에게 단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어떤 사람이든 간에 부잣집 송 도련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유사라는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말했다.“어머니, 뭐 하는 거예요. 어떻게 그러실 수 있어요.”“뭐가 어때서. 오히려 너는 무슨 쓰레기 같은 남자 친구를 데려왔어.”유사라의 어머니는 그제야 예천우를 훑어보고 말했다.“옷차림도 보통이고 가난뱅이처럼 생긴 데다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어. 벙어리야? 얼굴이 좀 잘생긴 외에는 전혀 마음 드는 곳이 없어.”“무슨 말씀이세요. 어머니는 천우 씨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어요?”“못하기는 왜 못해. 내가 나이를 괜히 처먹었겠니. 이런 건 딱 보면 알지. 이 녀석
하지만 그때 뜻밖에도 송 도련님이 입을 열었다.“아주머니, 이곳에 온 사람은 모두 손님이니 들어오시라고 해요.”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기 때문에 송우현은 이미 눈치챘다. 게다가 무슨 일인지 대략 짐작이 갔기에 안색이 더더욱 나빠졌다.하지만 그는 자신의 화를 감추고 속으로 차갑게 중얼거렸다.‘이 녀석이 만약에 유사라와 아직 자지 않았다면 그만이지. 이미 잤다면 오늘 진정한 두려움이 뭔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줄게.’송 도련님이 입을 열자 유사라의 어머니도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다잡고 예천우를 노려보며 화를 내며 말했다.“이 자식아, 말조심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무례하다고 탓하지 마.”예천우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어깨를 으쓱하더니 따라 들어갔다.유사라의 어머니는 재빨리 사람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주로 자기 딸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말했다. 예천우에 대해서는 그는 단지 유사라의 직장 동료라고 했고 이곳에서 마침 우연히 만났다고 말했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유사라는 즉시 말했다.“천우 씨는 단지 제 동료일 뿐만이 아니에요. 아버지, 마침 아버지께 소개해 드릴 게요. 제 남자 친구예요. 예천우!”그 말을 듣자 유사라의 어머니 김희선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유사라를 말리려고 했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유사라, 헛소리하지 마. 네가 언제 남자 친구가 있었어?”“지금 있잖아요.”유사라는 전혀 지고 싶지 않았다.김희선은 엄청 화가 났다.유사라의 아버지 유민호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예천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었다.송 도련님은 얼굴색이 어두워졌다가 이내 회복했다.자신이 아까 생각했던 것과 똑같았다.하지만 송우현은 즉시 웃으며 말했다.“허허. 사라 씨가 이렇게 미모도 훌륭한 데다 착하니 남자들이 좋아할 만도 하죠. 남자 친구가 있다는 것도 이상할 게 없죠.”김희선은 그 말을 듣고 다급하게 말했다.“역시 송 도련님은 마음이 너그럽네요. 송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런 남자는 전 절대 허락할 수 없어요. 빨리 꺼지라고 할게요.”
“용도의 큰 인물들만 피운다는 특급 담배라고?”김희선은 놀라서 멍해졌고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송우현에게 건네줬다.“그래요. 팬다 담배는 확실히 특급 담배 맞아요. 절대 밖에서 팔지 않죠. 돈이 아무리 많아도 살 수가 없어요. 하지만 문제는 이건 진짜 팬다 담배가 아니에요.”송우현은 사실 자세히 보지도 않았다. 자기도 피워본 적이 없는데 당연히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가짜라고요?”그 말을 들은 김희선은 즉시 화를 내며 말했다.“이놈아, 정말 뻔뻔하구나. 초면에 준다는 선물이 가짜 담배야? 우리가 모른다고 지금 함부로 말하는 거지? 다행히 오늘 송 도련님이 여기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너한테 무조건 속았겠어. 혹시 자기가 용도의 도련님이라고 말할 작정이었어? 참, 성이 예씨이니 예씨 집안의 도련님이라고 말하려던 거였어?”김희선은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홧김에 한 말이 진짜 일 줄은 김희선도 몰랐다.송우현은 고개를 내저었다.‘예씨 가문 도련님? 정말 그렇다면 나도 무릎 꿇고 있어야 해. 아니, 송씨 가문의 족장님이 와도 즉시 무릎 꿇어야겠지. 그런 권력이 하늘을 찌르는 도련님이 왜 이런 곳에 있겠어.’예천우도 얼떨떨했다. 조사해 보니 자신은 확실히 예씨 집안의 도련님이 맞았다. 하지만 그는 예씨 집안에서 이미 쫓겨났으니 더 이상 도련님이 아니었다.다만 김희선의 질문에 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이건 가짜 담배가 아니에요.”“아직도 아니라고 거짓말을 해? 송 도련님이 이미 말했잖아. 아직도 고집을 부리고 있네.”김희선이 즉시 대답했다.“송 도련님이 한 말이면 꼭 맞아요?”예천우가 되물었다.“흥. 송 도련님의 말은 당연히 맞겠지. 송 도련님의 말을 믿지 않으면 너 같은 가난뱅이의 말을 믿겠어?”김희선이 반박했다.“엄마, 그만하세요. 왜 자꾸 천우 씨를 가난뱅이라고 하는 거예요. 천우 씨가 뭘 하는지 아세요?”사실 유사라도 그 담배가 가짜라고 생각했다. 용도 큰 인물들밖에 피울 수 없는 담배인데 예천우가
그러자 김희선도 조급해 났다. 오늘은 부잣집에 유사라를 시집보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몸을 일으키며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사라야, 빨리 일어나서 송 도련님께 술을 따라드리면서 사과해!”송우현의 안색은 더 안 좋아졌다. 원래 오늘 밤은 손쉽게 소개팅하고 이따가 호텔을 찾아서 유사라와 함께 즐거운 밤을 보내려고 했다.하지만 이 여자가 이렇게 까다로울 줄은 몰랐다. 심지어 이 장소에 남자 친구까지 데려왔고 지금은 자신을 완전히 무시한 채로 허풍을 떨면서 까칠한 태도로 말하다니, 정말 죽여버리고 싶었다.지금 그 순간, 송우현은 정말 화가 났다.비록 그는 진짜 송씨 가문의 도련님은 아니지만 송씨 가문 도련님의 사촌이었다. 그도 송씨 가문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에 신분이 꽤 고귀하다고 생각했다.유사라 같은 하인이 절대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김희선은 송우현이 눈에 띄게 화가 난 것을 눈치채고 다시 한번 소리쳤다.“사라야, 아직 거기서 뭐 해. 빨리 가서 송 도련님께 사과해!”“싫어요. 제가 잘못한 것도 없어요. 사과를 해도 저 사람이 천우 씨에게 사과해야 하죠.”유사라는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았다. 원래 예천우는 유사라를 도우러 왔기에 유사라는 예천우가 업신여김을 당하는 걸 지켜볼 수 없었다.“너!”김희선은 너무 화가 나서 일어나자마자 유사라의 뺨을 때렸다.하지만 그때 유민호가 김희선을 말렸다.“그만해. 딸이 철이 없다고 해도 그렇지 사람이 보는 데서 사라를 때리면 어떡해.”유민호는 말하며 술잔을 들고 송우현에게 다급하게 말했다.“송 도련님, 제 딸이 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을 잘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유사라는 뭔가 더 말하려고 했지만 김희선이 말하지 말라고 눈을 부릅뜨자 유사라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김희선도 송우현에게 사과했다.“송 도련님, 죄송해요. 제가 사라 대신에 사과드릴게요. 도련님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부디 우리 사라를 용서해 주세요.”“됐어요. 저도 그렇게 옹
백도훈이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본 김희자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뭐야? 나 때문이라는 건가?’그녀는 자신이 직접 때린 것도 아닌데 백도훈이 왜 이런 눈빛을 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순간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예천우는 여전히 태연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말도 안 돼! 분명 처음에는 도훈이가 우세였는데.’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야! 네가 무슨 수작을 부린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쓸데없는 말 말고 빨리. 2조 원은 언제 줄 건데?”“뭐? 2조 원? 웃기지 마. 네가 사기를 쳤잖아. 이런 건 인정 못 해.”“그래?”예천우는 눈빛이 차갑게 변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보아하니 아침의 교훈이 부족했나 보네.”“너, 너 지금 뭐 하려는 거야? 여긴 경찰서 바로 앞이라고! 살려...”“짝!”“으악!” 김희자는 비명을 지르며 입가에서 피가 흘렀다.예천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누가 아까 경찰 부르지 말자고 했더라? 마지막으로 물을게. 2조 원은 줄 거야? 말 거야?”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줄... 줄게!”“좋아. 근데 너 같은 사람이 한 번에 2조를 내놓을 리 없으니 우선 2천억부터 보내. 남은 돈은 하루 안에 준비해.”그 말에 김희자는 얼굴이 새파래졌다.“나, 나 지금 당장 2천억은 없어...”“그럼 어쩔 수 없지.”예천우는 담담하게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며 말했다.“네 목숨이 2조 원짜리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지금 여기서 처리하면 백씨 가문도 돈 굳겠네?”“잠, 잠깐만. 있어. 있어!”김희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급하게 소리쳤다.“그럼 빨리 보내. 5분 줄게. 5분 안에 입금 안 하면 네 목숨으로 대신 받을게.”“알겠어.”김희자는 서둘러 전화기를 꺼내어 누군가에게 지시했다.그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깨달았다.‘이 자식 미쳤어... 진짜야...’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백강호가 돌아오면 돈을 다시 뺏어오면 되겠다고
예천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이제까지 지켜본 결과 백도훈의 움직임은 확실히 정교했다.그렇다는 건 분명 누군가가 뒤에서 가르쳤다는 뜻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이 수련하는 무공으로 이렇게 정교한 몸놀림이 나올 리 없었다.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할까?누가 가르쳤든 결국 결과는 바뀌지 않을 테니까.그가 아직 반격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바로 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그런데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한다면 더 이상 봐줄 필요가 없었다.반면, 백도훈은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처음에는 예천우가 얼마나 강한지 긴장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뭐야, 생각보다 별거 아니잖아?’자신이 계속 몰아붙이고 있는데 상대는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피하기만 하고 있었다.운이 좋게 몇 번 피해 간 게 아니었더라면 이미 몇 대는 맞았을 것이다.그리고 지금쯤이면 상대의 실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강한 줄 알았는데 고작 암경 절정의 경지겠네? 나랑 한 단계 차이가 나는데?’처음에는 예천우를 경계했지만 이제 보니 괜한 걱정을 한 듯했다.그가 흑호를 이긴 것도 아마 기습 덕분일 가능성이 컸다.‘아하, 신법이 워낙 뛰어나니 흑호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당했겠군.’그렇게 생각하니 자신감이 더욱 차올랐다.예천우가 더 이상 피하지 못하도록 유도해야 했기에 그는 일부러 멈춰 서서 비웃듯 말했다.“계속 도망만 다니는 게 네가 할 줄 아는 전부냐? 나랑 정정당당하게 한 번 붙어볼 용기는 있어?”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원한다면야.”백도훈은 속으로 비웃었다.‘이 녀석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군. 이렇게 쉽게 도발에 넘어오다니.’그가 반대로 도망치는 처지였다면 절대 이런 유치한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주먹을 꽉 쥐고 강한 기세를 내뿜으며 소리쳤다.“좋아. 그럼 한 방 받아 봐!”그의 주먹이 날아갔다.처음에는 위압감을 주기 위해 힘을 조금 감춘 상태였다.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의
“역시 김희자 씨, 대단하시네요.”예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하지만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늦었어. 곧 네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김희자 씨는 꽤 자신이 있으신가 보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내기를 하나 합시다.”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나비 회사에 투자할 돈이 2조 원이라 했지. 마침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호구가 있군.’“내기?”“네. 만약 제가 백도훈을 이기면 당신이 저에게 2조를 주는 거예요.”“뭐라고? 2조 원?”김희자는 마치 헛소리를 들은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자식아, 넌 2조 원이 얼마나 되는 돈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대체 뭘 걸고 나랑 내기하겠다는 거지?”“제 목숨을 걸죠. 만약 제가 지면 제 목숨은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풋, 네 목숨 따위가 2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김희자는 조롱하듯이 크게 웃었다.‘저 하찮은 녀석의 목숨이 감히 2조 원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나 하고 있네.’“그럼 내기는 취소하고 그냥 싸우죠.”예천우는 무심하게 덧붙였고 그때 김희자의 눈이 반짝 빛났다.“안 돼! 내기할 거야.”예상대로였다.김희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좋아. 네가 제안한 거니까 우리가 지면 2조 원을 주지. 하지만 네가 지면 네 목숨은 내 마음대로 할 거야!”“형수님, 그건...”백도훈이 당황하며 말하려 했지만 김희자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걱정할 것 없어. 난 널 믿어.”김희자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겨우 저런 풋내기 녀석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화경 초급의 경지인 백도훈을 이길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건 단순한 구두 약속일 뿐이었다.‘설령 진다고 해도 안 주면 그만 아닌가? 반면 이기기만 하면 이놈을 내 손으로 철저히 짓밟을 수 있어.’백도훈도 속으로는 난감했지만 어차피 말뿐인 내기였다.결국 그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입을 다물었다.“좋아요. 저는 이미 녹음
진 서장은 이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 김희자란 여자는 도대체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감히 경찰을 이렇게 무시해?’그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꾸짖으려 했지만 그때 예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진 서장님, 이분들이 이렇게 싸우고 싶어 하시니 그냥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어떨까요?”그러면서 그는 백도훈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백도훈 맞지? 네가 원한다면 우리 한 번 겨뤄보자. 단 우리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책임은 각자 지는 걸로 하자.”백도훈은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김희자가 재빠르게 끼어들었다. “좋아. 이건 네가 먼저 제안한 거야. 네가 죽어도 우리 탓이 아니라고.”백도훈은 순간 멍해졌다.‘형수, 이건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 싸우는 건 내가 해야 하는데 왜 형수님이 저렇게 큰소리를 치는 거야?’그는 신중한 성격이라 예천우를 계속 살펴보고 있었으나 보면 볼수록 상대를 쉽게 볼 수 없었고 오히려 점점 더 경계심이 커졌다.다행스럽게도 그때 진 서장이 단호하게 말했다.“안 돼요. 싸우더라도 경찰서 안에서는 절대 피를 보거나 사상자가 나오는 일은 허락할 수 없어요.”그러자 김희자는 불만스럽게 소리쳤다. “그럼 밖으로 나가서 하면 되잖아?”“좋아요.”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백도훈은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이제 진짜 피할 수도 없게 됐네...’진 서장은 김희자가 계속하여 억지를 부리자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러나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요. 당신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안전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당연하죠.”김희자는 확신에 찬 듯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별일 없을 거야. 우리는 말이지. 저놈은 박살 나겠지만 말이야.’진 서장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주변 경찰들에게 지시했다.“너희들도 각자 할 일에 집중해.”경찰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장님의 명령을 따랐다.그들이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