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은 양박군은 더 이상 웃음을 참지 못했다. 죽고 싶은 사람은 보았지만 이렇게 스스로 죽으러 찾아온 사람은 처음 봤다.독고살처럼 평소에 웃기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심지어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살짝 실룩거렸다.화경 중급인 주제에 그들 앞에서 특히 예천우 앞에서 잘난 척하니 웃기지 않을 수 없었다.왕 어르신은 그들을 보고 이상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실력이 막강한 줄 알았다. 주로 화경 중급이라는 실력은 그들과 비기면 너무 약했기에 예천우 등 사람의 실력을 잘 알아보지 못했다.왕 어르신은 화가 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감히 웃어? 원래는 고통 없이 편히 보내려고 했는데 더는 안 되겠어.”예천우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어르신의 나이를 봐서라도 살 기회를 한번 드리겠어요. 지금 바로 꺼지세요. 돌아가 공손진에게 다시는 날 건드리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공손진도 처참하게 죽을 수 있어요.”“건방진 자식! 너희들을 편히 보내주려고 했는데 심한 고통을 느끼게 해줄게.”예천우의 말을 들은 왕 어르신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공손 가문은 천해시에서도 으뜸가는 실력을 갖추었다.용도의 명문 집안이 아닌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왕 어르신은 이렇게 애송이 같은 젊은이가 자신 앞에서 공손 가문을 모욕했으니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양박군은 보다 못해 예천우를 바라보며 그의 명령을 기다렸다.하지만 예천우는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왕 어르신은 그들이 자신을 무시하자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아직 내 실력을 전혀 모르는 것 같군. 똑바로 들어. 난 이미 화경 중급이라고. 이 세상에 화경 중급이 되는 강자는 적도고 적지. 천해시에도 거의 없어. 이제 화경 중급의 무서운 실력을 보여줄게. 눈 뜨고 잘 봐!”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오른발을 땅에 세게 딛고 패기 넘치게 양박군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갔다.‘이 녀석이 가장 건방지게 웃었어. 내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줘야겠어. 건방지고 유치한 자식들, 이
‘이건 위험해!’다만 왕 어르신이 반응하기도 전에 놀랍고 무서운 힘이 몸에 느껴졌다.“으악!”무서운 실력을 갖췄다고 하는 왕 어르신도 참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그 공포의 힘 때문에 그의 한 손 전체가 전부 부러졌고 심지어 어깨뼈까지 부러졌다. 그래서 왕 어르신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예천우는 눈살을 찌푸렸다.‘양박군 이 녀석아, 살살해야지. 내 집을 더럽히면 어떡해?’예천우가 오른손을 아주 가볍게 움직이자 주변에 뿌려졌던 왕 어르신의 피와 살들이 순식간에 모여서 쓰레기통에 떨어졌다.예천우를 지켜보던 독고살은 눈이 흔들렸다. 이 수법만 봐도 예천우의 무서운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네가, 네가... 어떻게 가능해!”왕 어르신은 자신의 몸을 몇 번 누르면서 피를 멈추게 하려고 애쓰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양박군을 바라보았다.왕 어르신은 이 눈앞에 평범해 보이는 젊은이가 아무렇게나 손을 들어 주먹을 휘둘렀는데 심지어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금시초문이었다!양박군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천우 씨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면 저도 방금처럼 30% 힘이 아닌 전력을 다했을 겁니다. 그러면 아마 어르신은 이미 죽었겠죠.”‘뭐라고? 세상에? 겨우 30%의 힘만 썼다고?’왕 어르신의 안색은 아주 안 좋아졌다. 그는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무섭고 강한 존재를 건드렸는지 알게 되었다.‘이런 실력이면 적어도 종사급이겠는데. 하지만 이렇게 젊은 종사가 있다고? 그게 어떻게 가능해?’그 순간 왕 어르신은 마침내 홍연석이 왜 갑자기 사라졌는지 알았다. 이렇게 무서운 고수 앞에서 홍연석의 실력은 그야말로 보잘것없었다.홍연석은 그렇다 치고 지금 왕 어르신도 빨리 도망쳐야 했다.도망가지 않으면 반드시 오늘 여기서 죽을 것 같았다.다행히 지금 그의 뒤에는 바로 창문이 있었고 동시에 그와 세 사람은 거리가 꽤 멀었다.가장 중요한 건 양박군은 그가 못 도망치게 다리를
“너, 너희들은 도대체 무슨 사람이야?”공포에 질린 왕 어르신이 놀라서 물었다.“지금 그런 걸 물어봐도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방금 분명히 살길을 줬는데 어르신께서 원하지 않았던 거죠. 이렇게 된 이상 제가 무례하다고 탓하지 마세요.”그 말을 들은 왕 어르신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왕 어르신은 상대방이 정말 자기를 죽이려 하자 바로 권총을 꺼내서 예천우를 겨냥하면서 소리쳤다.“모두 꼼짝 마! 이 권총은 특수 제작한 권총이야. 속도나 위력이 보통 권총보다 몇 배나 강해. 이렇게 가까운 거리라면 보통 종사도 꼼짝없이 죽을 거야.”하지만 왕 어르신이 놀란 건 이런 위협적인 권총 앞에서도 예천우는 아무런 두려움도 없었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오히려 옆에 있던 양박군은 안색이 약간 변했고 차갑게 말했다.“천우 씨를 건드리기만 해봐. 가만두지 않겠어!”독고살도 굳은 표정으로 왕 어르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놀라운 스피드로 먼저 왕 어르신을 죽여버릴지 고민하고 있었다.지금 바로 손을 쓰면 왕 어르신이 총을 쏘기 전에 그를 죽여버릴 확률이 적어도 절반 이상은 되었다. 하지만 독고살도 절대적인 확신이 없었다.독고살은 예천우의 여유로운 표정을 금방 알아차렸고 예천우가 분명 대처할 방법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상황을 두고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예천우의 침착한 모습을 보고 왕 어르신은 당황했지만 양박군이 자신을 위협하자 오히려 자신감이 많아졌다.‘예천우는 지금 아마 애써 침착한 척하는 것 같아. 네 부하들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지.’“예천우 씨?”“예천우, 보아하니 네 신분이 심상치 않네. 난 널 죽이고 싶지 않아. 날 놓아만 준다면 다시는 널 귀찮게 하지 않을게.”예천우처럼 무서운 사람은 절대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그렇지 않으면... 어차피 난 죽을 텐데 그전에 널 죽이고 죽는 것도 나쁘지 않아.”왕 어르신은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까짓 권총으로 날
낭비한 시간이 많았기에 예천우도 더 이상 대꾸 하기 싫었다.공손진이 요즘에 이렇게 많은 말썽을 부렸으니 일단 왕 어르신부터 죽이려 했다.어차피 공손 가문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그 말을 들은 왕 어르신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감히 내 권총의 위력을 무시해? 두 눈 똑바로 뜨고 보라고.’그는 즉시 방아쇠를 당겼다.그러자 진동 소리가 들렸고 총알은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속도로 예천우를 향해 날아갔다.정말 빨랐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오른손을 천천히 들었다.그 모습을 본 왕 어르신은 깜짝 놀랐다.‘이 자식이 멍청이 아냐? 감히 손으로 총알을 막으려 하다니.’하지만 곧 왕 어르신은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왕 어르신은 예천우가 어마어마하게 빠른 총알을 맨손으로 받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이건 정말 그의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다.종사급인 사람이면 맨손으로 총알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건 보통 총알일 뿐이었다. 왕 어르신의 위력과 속도가 몇 배나 더 강한 특수 총알은 받을 수가 아예 없었다.이런 상황이 일어났다면 단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다. 예천우는 정말 종사 절정의 실력이었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종사 절정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고수였다. 이렇게 젊은데 종사 절정의 실력을 갖출 수 없었다.왕 어르신은 분명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는 미친 듯이 권총을 들고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절대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방금은 틀림없이 환각이었을 거야.’하지만 이번에 예천우는 오른손을 휘둘러 날아오는 총알을 거꾸로 날려버렸다.총알이 방향을 바꾸어 날아가서 왕 어르신의 이마를 뚫고 지나갔다. 그러자 왕 어르신은 쿵 하고 바닥에 쓰러졌다.양박군과 독고살도 예천우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빛에는 숭배와 존경이 가득했다. 방금 왕 어르신이 방아쇠를 당기자마자 그들은 왕 어르신이 결코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정말 일반 권총과 아주 달랐다.만약에 그
“사실 별일 없어요. 권고하는데 다음에 또 저를 죽이고 싶으면 좀 강한 사람을 찾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잖아요.”예천우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 그게 무슨 뜻이에요?”공손진은 안색이 크게 변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왕 어르신마저 죽임을 당한 거야? 그런데. 그게 어떻게 가능해! 왕 어르신은 화경 중급의 강자라 하셨는데. 예천우가 무슨 실력으로 왕 어르신을 죽일 수 있어?’사전 조사에 따르면 예천우는 산에서 내려왔고 배후에 그 누구도 없었다. 무술 솜씨가 조금 있었을 뿐이지 다른 건 별로였다.“아무런 뜻도 아니에요. 그럼 이만!”예천우는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공손진은 바로 왕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몇 번을 걸어도 받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예천우의 집에서도 나오지 않았다.그 순간 공손진의 안색은 더없이 나빠졌다.공손진은 자신이 줄곧 얕보고 있었고 쉽게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예천우가 어쩌면 그렇게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심지어 지금 약간 두려움까지 느끼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공손진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아버지께서 걸어온 전화였다.그는 안색이 변했고 솔직하게 말했다.“아버지, 말씀드릴 게 있어요. 왕 어르신께서 사고를 당한 것 같아요.”“사고가 났다고?”공손진은 아버지에게 일의 자초지종을 전부 설명했고 예천우의 상황까지 말했다.“그랬구나. 걱정하지 마. 예천우라는 젊은이가 어떻게 왕 어르신과 맞서 싸울 수 있겠어?”공손욱은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공손욱도 여러 해 동안 수련했기에 수련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었다. 젊은이가 그렇게 강할 리가 없었다.“그런데 왕 어르신이 어떻게?”“내가 사전에 왕 어르신에게 약을 먹였어. 실력이 요 며칠 사이에 서서히 사라졌을 거야. 다만 이렇게 빨리 사라질 줄은 몰랐어. 그래서 예천우가 어부지리로 그를 죽인 거고.”“네? 왜 그러셨어요?”“흥. 왕 어르신은 우리 가문을 배신했으니 죽어도 마땅하지.”
독고살과 양박군은 예천우의 말대로 왕 어르신을 화장실로 끌고 가서 약 가루를 조금 뿌렸다.그러자 곧 신기한 장면이 나타났다.한참이 지나서야 두 사람은 화장실에서 걸어 나왔고 눈빛에는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어디서 온 물건인지는 몰라도 킬러에게 매우 유용한 물건이었다.“다 했어?”“네!”독고살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참지 못하고 물었다.“천우 씨, 이게 뭐예요?”“나한테는 더 있으니 그건 네가 가지고 있어. 이게 그렇게 쓸모가 있는 물건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적게 만들었어. 나중에 시간이 있으면 더 만들어 줄게.”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네? 천우 씨, 이걸 직접 만드셨다고요?”“그래. 내가 만든 거야.”독고살은 쓴웃음을 지었다. 예천우의 솜씨는 정말 자신의 상상을 초월했다.두 사람을 떠나보내자 예천우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네가 바로 예천우야?”상대방은 목소리를 바꾸어서 말한 것 같아서 제 목소리를 알 수 없었다.“나야.”“그러면 됐어. 진가인이 지금 우리의 손에 있어.”“그게 무슨 말이야?”예천우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고 눈빛에 살기가 배어 있었다.“우리가 진가인을 잡았어. 진가인을 살리고 싶으면 혼자서 보내준 주소로 와.”상대방은 차갑게 입을 열었고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좋아. 지금 바로 갈게. 어디야?”예천우가 물었다.“조급해하지 마. 우리 말대로 오면 돼. 지금 일단 내려와서 차에 올라. 명심해. 반드시 너 혼자와야 해. 누구도 알려줘서는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진가인은 죽을 거야.”“알았어. 네 말대로 할게.”예천우는 약속하면서 마음속에 살기가 가득했다.상대가 누구든 진가인이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는다면 그들을 모두 죽여버릴 것이다.그 당시 보육원의 일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이었다. 예천우는 진가인이 다시 상처받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남자는 휴대 전화를 내려놓고 옆에 있는 진가인을 바라보았다. 보육원에서 살아남은 진가인, 게다가 예천우는 요즘 계속 그 화재를 조사하
상대방이 계속 위치를 바꾸는 바람에 예천우는 무려 한 시간이 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그곳은 도시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낡은 공장 건물이었다.중요한 건 주변은 매우 넓고 숨을 곳이 없었기에 다른 준비를 하는 것도 불가능했다.차가 입구에 도착하자 경비원은 예천우보고 즉시 차에서 내리라고 명령했다.그리고 한 경비원은 예천우의 소지품을 자세히 검사했고 다른 경비원은 차를 뒤집을 정도로 검사했지만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모든 것을 샅샅이 검사한 후에야 경비원은 예천우를 안으로 안내했고 다른 경비원은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잠시 후 예천우는 가면을 쓴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 곁에 있던 남자들도 전부 가면을 썼기 때문에 얼굴 모양새를 알 수 없었다.예천우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진가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찾을 필요 없어. 진가인은 여기에 있지 않아.”가장 앞에 서 있던 남자가 입을 열자 목소리에는 냉랭함이 묻어났다.“넌 도대체 누구야? 왜 진가인을 납치했어?”예천우는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애썼고 진가인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직접 묻지 않았다. 신경 쓸수록 상대방은 더 날뛸 것만 같았다.“왜일 것 같아? 널 이곳으로 오게 하기 때문이지. 나한테 알려줘. 넌 도대체 누구야?”남자가 차갑게 물었다.예천우는 깜짝 놀랐지만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내 이름은 알고 있잖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그래? 그러면 넌 그 진가인의 생사에 신경 쓰지 않는가 보군.”“진가인을 이곳으로 데리고 와. 참. 진가인의 옷을 전부 다 벗기고 데리고 와.”남자의 말투는 차갑기 짝이 없었다.“네가 감히!”예천우는 갑자기 안색이 변하며 화를 냈다.“그러면 내 질문에 사실대로 대답해.”“알았어. 내가 대답할 수는 있어. 하지만 먼저 진가인을 만나게 해줘.”예천우가 차갑게 말했다.“그렇지 않으면 난 한마디도 하지 않을 거야.”“알겠어. 진가인을 데려와.”남자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들 몇 사람의 실력으로 나이가 어린 예천우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그 일은 예천우에게 고통으로 남았기에 그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화가 많이 난 모양이네.”남자는 관찰력이 아주 예리했다.“내 생각이 맞는다면 넌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을 거야. 예호영, 맞지?”그 말을 듣고 가장 놀란 사람은 진가인이었다.진가인은 갑자기 멍해졌다.‘천우 오빠가 바로 내가 줄곧 찾고 있던 천이 오빠였어? 아니, 아닐 거야. 천우 오빠는 내가 천이 오빠를 찾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정말 천이 오빠였다면 진작에 인정했을 거야. 굳이 숨길 필요가 없었겠지.’이번에 예천우는 전혀 숨기고 싶지 않았다. 그는 당시의 진실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래. 내가 예호영이야. 보육원에 큰불이 났을 때 다행히 목숨을 건져서 살아남았어.”그 말을 듣자 진가인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이 휘둥그레졌다.‘천우 오빠가 정말로 천이 오빠였어! 정말이야!’그 순간 진가인의 눈에는 감격의 눈물이 터졌다. 비록 예천우가 그전에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지만 진가인은 그를 탓하지 않았다. 천이 오빠를 찾을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이게 꿈이야. 사실이야?’“역시 너였구나.”남자는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런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니. 정말 운도 지지리 좋네. 하지만 몇 년 더 살았으면 뭐 해. 오늘 넌 여기서 죽게 될 거야.”그 말을 들은 예천우는 일부러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또 날 죽이려고 하는 거야?”“물론이지. 널 죽인다고 돈도 이미 받았어. 하지만 네가 멀쩡하게 살고 있으니 나도 받은 만큼 일을 해야 하지 않겠어?”남자는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의 눈에는 예천우가 독 안에 든 쥐처럼 보였다. 언제든지 마음대로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진가인은 그런 대화를 듣고 안달복달하며 몸부림을 쳤다.하지만 그녀는 전혀 방법이 없었다.예천우도 진가인에게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말할 수 없었다.“좋아. 어차피 난 죽은 목숨이니 왜 죽는지는 알고 죽고 싶어. 도대체 누가 날 죽이려고 하는지 알려
백도훈이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본 김희자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뭐야? 나 때문이라는 건가?’그녀는 자신이 직접 때린 것도 아닌데 백도훈이 왜 이런 눈빛을 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순간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예천우는 여전히 태연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말도 안 돼! 분명 처음에는 도훈이가 우세였는데.’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야! 네가 무슨 수작을 부린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쓸데없는 말 말고 빨리. 2조 원은 언제 줄 건데?”“뭐? 2조 원? 웃기지 마. 네가 사기를 쳤잖아. 이런 건 인정 못 해.”“그래?”예천우는 눈빛이 차갑게 변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보아하니 아침의 교훈이 부족했나 보네.”“너, 너 지금 뭐 하려는 거야? 여긴 경찰서 바로 앞이라고! 살려...”“짝!”“으악!” 김희자는 비명을 지르며 입가에서 피가 흘렀다.예천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누가 아까 경찰 부르지 말자고 했더라? 마지막으로 물을게. 2조 원은 줄 거야? 말 거야?”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줄... 줄게!”“좋아. 근데 너 같은 사람이 한 번에 2조를 내놓을 리 없으니 우선 2천억부터 보내. 남은 돈은 하루 안에 준비해.”그 말에 김희자는 얼굴이 새파래졌다.“나, 나 지금 당장 2천억은 없어...”“그럼 어쩔 수 없지.”예천우는 담담하게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며 말했다.“네 목숨이 2조 원짜리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지금 여기서 처리하면 백씨 가문도 돈 굳겠네?”“잠, 잠깐만. 있어. 있어!”김희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급하게 소리쳤다.“그럼 빨리 보내. 5분 줄게. 5분 안에 입금 안 하면 네 목숨으로 대신 받을게.”“알겠어.”김희자는 서둘러 전화기를 꺼내어 누군가에게 지시했다.그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깨달았다.‘이 자식 미쳤어... 진짜야...’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백강호가 돌아오면 돈을 다시 뺏어오면 되겠다고
예천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이제까지 지켜본 결과 백도훈의 움직임은 확실히 정교했다.그렇다는 건 분명 누군가가 뒤에서 가르쳤다는 뜻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이 수련하는 무공으로 이렇게 정교한 몸놀림이 나올 리 없었다.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할까?누가 가르쳤든 결국 결과는 바뀌지 않을 테니까.그가 아직 반격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바로 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그런데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한다면 더 이상 봐줄 필요가 없었다.반면, 백도훈은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처음에는 예천우가 얼마나 강한지 긴장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뭐야, 생각보다 별거 아니잖아?’자신이 계속 몰아붙이고 있는데 상대는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피하기만 하고 있었다.운이 좋게 몇 번 피해 간 게 아니었더라면 이미 몇 대는 맞았을 것이다.그리고 지금쯤이면 상대의 실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강한 줄 알았는데 고작 암경 절정의 경지겠네? 나랑 한 단계 차이가 나는데?’처음에는 예천우를 경계했지만 이제 보니 괜한 걱정을 한 듯했다.그가 흑호를 이긴 것도 아마 기습 덕분일 가능성이 컸다.‘아하, 신법이 워낙 뛰어나니 흑호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당했겠군.’그렇게 생각하니 자신감이 더욱 차올랐다.예천우가 더 이상 피하지 못하도록 유도해야 했기에 그는 일부러 멈춰 서서 비웃듯 말했다.“계속 도망만 다니는 게 네가 할 줄 아는 전부냐? 나랑 정정당당하게 한 번 붙어볼 용기는 있어?”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원한다면야.”백도훈은 속으로 비웃었다.‘이 녀석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군. 이렇게 쉽게 도발에 넘어오다니.’그가 반대로 도망치는 처지였다면 절대 이런 유치한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주먹을 꽉 쥐고 강한 기세를 내뿜으며 소리쳤다.“좋아. 그럼 한 방 받아 봐!”그의 주먹이 날아갔다.처음에는 위압감을 주기 위해 힘을 조금 감춘 상태였다.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의
“역시 김희자 씨, 대단하시네요.”예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하지만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늦었어. 곧 네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김희자 씨는 꽤 자신이 있으신가 보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내기를 하나 합시다.”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나비 회사에 투자할 돈이 2조 원이라 했지. 마침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호구가 있군.’“내기?”“네. 만약 제가 백도훈을 이기면 당신이 저에게 2조를 주는 거예요.”“뭐라고? 2조 원?”김희자는 마치 헛소리를 들은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자식아, 넌 2조 원이 얼마나 되는 돈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대체 뭘 걸고 나랑 내기하겠다는 거지?”“제 목숨을 걸죠. 만약 제가 지면 제 목숨은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풋, 네 목숨 따위가 2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김희자는 조롱하듯이 크게 웃었다.‘저 하찮은 녀석의 목숨이 감히 2조 원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나 하고 있네.’“그럼 내기는 취소하고 그냥 싸우죠.”예천우는 무심하게 덧붙였고 그때 김희자의 눈이 반짝 빛났다.“안 돼! 내기할 거야.”예상대로였다.김희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좋아. 네가 제안한 거니까 우리가 지면 2조 원을 주지. 하지만 네가 지면 네 목숨은 내 마음대로 할 거야!”“형수님, 그건...”백도훈이 당황하며 말하려 했지만 김희자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걱정할 것 없어. 난 널 믿어.”김희자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겨우 저런 풋내기 녀석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화경 초급의 경지인 백도훈을 이길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건 단순한 구두 약속일 뿐이었다.‘설령 진다고 해도 안 주면 그만 아닌가? 반면 이기기만 하면 이놈을 내 손으로 철저히 짓밟을 수 있어.’백도훈도 속으로는 난감했지만 어차피 말뿐인 내기였다.결국 그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입을 다물었다.“좋아요. 저는 이미 녹음
진 서장은 이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 김희자란 여자는 도대체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감히 경찰을 이렇게 무시해?’그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꾸짖으려 했지만 그때 예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진 서장님, 이분들이 이렇게 싸우고 싶어 하시니 그냥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어떨까요?”그러면서 그는 백도훈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백도훈 맞지? 네가 원한다면 우리 한 번 겨뤄보자. 단 우리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책임은 각자 지는 걸로 하자.”백도훈은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김희자가 재빠르게 끼어들었다. “좋아. 이건 네가 먼저 제안한 거야. 네가 죽어도 우리 탓이 아니라고.”백도훈은 순간 멍해졌다.‘형수, 이건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 싸우는 건 내가 해야 하는데 왜 형수님이 저렇게 큰소리를 치는 거야?’그는 신중한 성격이라 예천우를 계속 살펴보고 있었으나 보면 볼수록 상대를 쉽게 볼 수 없었고 오히려 점점 더 경계심이 커졌다.다행스럽게도 그때 진 서장이 단호하게 말했다.“안 돼요. 싸우더라도 경찰서 안에서는 절대 피를 보거나 사상자가 나오는 일은 허락할 수 없어요.”그러자 김희자는 불만스럽게 소리쳤다. “그럼 밖으로 나가서 하면 되잖아?”“좋아요.”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백도훈은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이제 진짜 피할 수도 없게 됐네...’진 서장은 김희자가 계속하여 억지를 부리자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러나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요. 당신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안전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당연하죠.”김희자는 확신에 찬 듯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별일 없을 거야. 우리는 말이지. 저놈은 박살 나겠지만 말이야.’진 서장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주변 경찰들에게 지시했다.“너희들도 각자 할 일에 집중해.”경찰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장님의 명령을 따랐다.그들이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