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수가 임완유를 끌어당기면서 물었다.“완유야, 회사 일은 다 해결된 거야?”“응.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이번 일은 예천우 덕분에 잘 해결됐어.”임완유는 예천우가 부모님께 더 좋은 인상을 드리고 싶어서 일부러 그의 이름을 언급했다.하지만 유은수는 썩 달가워하지 않는 표정이었다.“덕분은 개뿔. 그 사람도 네 명령에 따라서 움직일 뿐이잖아. 그렇지 않으면 그 정도의 능력으로는 어림도 없을 거야.”“엄마, 오해야 그건. 사실 그날의 모든 것은 내가 시킨 게 아니라 천우가 스스로 한 것이었어. 회사 사람들이 모두 날 존경하고 숭배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가 일부러 그랬던 거였어.”“허튼소리! 말도 안 돼. 임완유, 지금 그 가난한 자식 때문에 날 바보로 만들어? 그가 뭐 그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돼? 이렇게 큰 공을 세웠으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망설임 없이 넘겨줄 수 있다고 생각해?”유은수는 임완유의 말을 한마디도 믿지 않았기에 언성을 높였다.“내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야.”임완유도 화가 나서 큰 소리로 말했다.“넌 정말 날 끝까지 속이려는 거구나. 임완유, 똑바로 들어. 너와 예천우는 절대 불가능해. 어제 할아버지가 돌아와서도 말씀했어. 너와 예천우는 빨리 이혼해야 해.”“엄마와 할아버지가 뭐라 해도 난 절대 이혼 못 해.”임완유는 이 말을 팽개치고 씩씩거리며 떠났다.그녀는 점점 더 예천우가 의심받고 아무도 믿어 주지 않는 그런 느낌이 이해되었다.게다가 그녀는 예천우가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했다.심지어 예천우는 그때 홀로 많은 공로를 세웠는데도 누명을 썼으니 그 느낌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더 심했을 것이다.임완유는 그날의 예천우를 점점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씩씩거리며 떠나는 임완유를 보며 유은수는 임강과 상의해서 더 극단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대로 가다가는 조만간 큰일이 날 것 같았다.방으로 돌아온 후에도 임유완은 마음이 계속 괴로웠다.바로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고 그녀는 원래 받기조차 귀찮았
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차를 몰고 스카이 호텔로 향했다. 그는 먼저 진나비를 만나서 다음 계획을 세워야 했다.예천우는 이번 일의 배후 사람에게 분명히 절망스러운 느낌을 안겨주겠다고 다짐했다.같은 시각, 진나비와 장미나도 긴장한 표정으로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미나야, 그가 정말 할 수 있을 거 같아?”진나비는 다른 사람에게 실망을 느낀 적이 너무 많았기에 묻지 않을 수 없었다.“그렇게 대단해 보이던 분이 굳이 거짓말할 것 같지 않아요.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하지만 장미나도 사실 속으로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진나비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그녀는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제발 성공했으면 좋겠어. 또 실망하지 않길 빌어야지.”진나비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바로 그 순간 노크 소리가 들렸고 진나비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아마도 천우 씨가 온 것 같아.”“네! 제가 가서 문을 열게요.”장미나는 즉시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녀가 문을 열어보니 몇 명의 험상궂은 남자들과 옆에 한 명의 여자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그들과 말썽이 있었던 조혜선이었다.“나비 씨, 조혜선이에요. 빨리 도망가요!”“가긴 어딜 가?”조혜선은 냉소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미나는 바로 건장한 남자에게 잡혔다. 그 남자는 장미나의 두 손을 뒤로 묶고 입안에 수건을 쑤셔 넣었다.진나비는 도망가지 않았고 다른 행동도 하지 않았기에 조혜선은 그녀를 묶지 않았다.진나비는 안색이 정말 좋지 않아 보였다.‘조혜선이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온 걸까? 설마 예천우가 말해 줬어?’진나비는 자기 주소를 예천우에게만 알려주었고 그것도 알려주자마자 조혜선이 찾아왔으니 너무 우연스럽게 생각했다.“왜? 너희들이 이곳에 숨어 있으면 내가 모를 것 같아? 너희는 내 능력을 너무 얕잡아 봤어. 내가 사람을 찾으려고 마음 먹으면 그 누구도 도망 못 가.”조혜선은 거만한 표정으로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사실 그녀들을 찾을 수 있었던 건 때마침 호텔에 있던 사람
둘째는 사기를 치기 위해서였다.조혜선은 진나비에게서 많은 돈을 사기 쳤지만, 밖에서 남자에게 돈을 거의 다 써버렸고 지금 돈이 필요했다.“2억 원? 조혜선, 내가 지금 그렇게 많은 돈이 있을 것 같아?”진나비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물었다.“그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네가 돈을 주지 않으면 난 이년의 몸을 팔 거야. 그리고 너는 여기 남자들에게 선물해 줄 생각이야. 이 사람들은 틀림없이 좋아할 거야.”조혜선이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여러 남자는 금세 눈을 반짝이며 진나비를 바라보았다.비록 진나비는 얼굴 반쪽이 다쳤지만 여전히 하얗고 아름다운 피부, 으뜸가는 몸매에 매력적인 긴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얼굴을 절반 가리고 있어도 여전히 남자들이 넋을 잃게 할 정도였다.이런 여자랑 잠자리를 가질 수 있다면 싫어할 남자가 없을 것이다.진나비의 얼굴이 손상되지 않았을 때 수많은 남자가 그녀를 순결한 천사로 여겼고 그녀는 갈망했지만 얻을 수 없는 존재였다.진나비는 그녀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올라서 웃음이 나왔다.“조혜선, 내가 그 당시 너에게 그렇게 잘해줬는데, 너는 지금 이렇게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고 해? 나중에 죽어서 지옥으로 갈 거야.”“허허. 지옥으로? 세상에 정말 지옥이 있다면 난 열 번이고 이미 내려갔겠어.”조혜선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자. 이제 너의 답을 알려줘.”진나비는 될수록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하며 말했다.“조혜선, 이곳이 호텔이라는 걸 잊지 마. 곳곳에 CCTV가 있어. 만약에 우리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난 무조건 경찰에 신고해서 반드시 널 찾아낼 거야.”“허허. 호텔에 CCTV가 있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하나 깜빡하고 말 못 한 게 있지. 이 호텔의 황 사장이 바로 내 친구야. 그래서 그는 나를 도와 너희들을 찾아줬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왔던 흔적도 깨끗이 지워버렸지.”조혜선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진나비는 그 말을 듣고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마침내 그들이 어떻게 이곳으로 찾아오게
그 말을 들은 진나비는 얼굴이 더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조혜선이 많은 대단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흑룡회 사람들까지 불러 올 줄은 몰랐다.그녀도 당연히 흑룡회가 대단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렇게 되면 예천우가 이곳으로 온다고 해도 죽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진나비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본 조혜선은 점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비아냥거렸다.“이제 좀 상황 파악이 되나 봐. 예천우 같은 쓰레기는 오지 않으면 그만이지 오면 죽는 것보다 더 심한 고통을 느끼게 해줄 거야.”“그래? 죽는 것보다 더 심한 고통은 정말 느껴본 적이 없어.”바로 그때 한 남자의 목소리가 입구에서 들려왔다.그 소리를 들은 진나비는 눈을 반짝이며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그가 왔구나! 결정적인 순간에 그가 정말 왔구나!’하지만 그녀는 매우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방금 몇몇 사람들이 자신이 흑룡회의 사람들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그녀는 자신이 예천우를 해치는 것만 같았다.장미나도 놀라서 멍해졌다. 그녀는 기가 막혀서 말할 수가 없었지만 매우 조급해졌다. 그녀는 예전에 심지어 예천우와 조혜선이 어쩌면 같은 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면 분명 그렇지 않았다.“예천우, 정말 왔구나.”조혜선은 예천우를 보자 음흉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지난번에 예천우는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뺨을 때리고는 바로 가버렸다.그래서 그녀는 정말 화가 났고 줄곧 복수할 기회를 노리던 중이었다.그녀가 원하는 복수는 찾아가서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만약 그렇다면 진작에 회사에 찾아갔을 것이다. 그녀가 원했던 건 몰래 손을 써서 예천우가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느끼게 하고 자신을 건드린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뜻밖에도 오늘 여기서 만났다.조혜선은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정말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두 번이나 널 놓쳤는데 네가 스스로 이곳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어. 걱정하지 마. 너에게 곧 죽는 것보다 더 심한
“왜 고개를 내저어? 무슨 뜻이야?”“너희들은 쓰레기뿐만 아니라 병신이라는 뜻이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진나비와 장미나는 놀라서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방금 상대방이 흑룡회 사람이라고 말까지 해줬는데 예천우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혹시 예천우가 흑룡회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를 수도 있어.’하지만 예천우가 한 말은 그들을 역시 화나게 했다.“혜선 누나, 저 새끼가 너무 괘씸해서 못 참겠어요.”그러자 조혜선이 음흉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저 자식은 죽음도 두렵지 않은 것 같아. 그러니 너희들도 더 이상 참지 말고 단단히 혼내 줘. 하지만 내가 말했듯이 난 저 자식에게 죽는 것보다 더 심한 고통을 느끼게 해줄 거야. 난 말하면 말한 대로 꼭 해야만 하는 사람이지. 그러니까 너희들이 예천우의 목숨만은 살려둬.”“네! 알겠어요.”“이놈아, 이건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일이야. 오늘 진정한 고수란 무엇인지 잘 느끼게 해줄게.”그중 한 남자가 차갑게 웃더니 다른 남자들에게 손짓했다.몇 사람이 여자들 앞에서 이렇게 멸시당했기에 그들은 이미 분노로 가득 찼다. 그중 한 남자가 말이 끝나기 바쁘게 주먹을 휘두르며 예천우를 덮쳤다.그들은 정말 싸움 솜씨가 뛰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들이 만약에 보통 사람을 상대한다면 두세 명씩은 손쉽게 상대할 능력이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이 상대할 사람은 바로 예천우였다.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면서 손을 내뻗었다.‘이런 자식들은 흑룡회에서도 아마 꼴찌일 거야.’“팍!”찰지게 들리는 뺨 때리는 소리와 함께 그 남자는 예천우의 가까이에 오지도 못하고 날아가 버렸다.더 무서운 것은 공기 중에 피가 튕겼고 이빨 몇 개가 바닥에 떨어졌다.“으악!”그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누운 채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예천우를 바라보았다.“네까짓 게? 고수라고? 나랑 지금 농담해?”예천우는 설레설레 고개를 가로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조혜선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멍해졌다. 방금 그 순간 그들은 심지
그 순간 진나비도 흑룡회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그에게 알려주고 싶었다.하지만 말할 타이밍이 아닌 것 같아서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흑룡회는 지금 거의 대놓고 나서는 일이 없을 정도로 이미 다른 사업을 주로 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혜선은 예천우가 흑룡회에 대해 전혀 모르는 줄 알고 말했다.“흑룡회가 천해 시에서 어떤 존재인 걸 모르고 있었나 봐. 흑룡회 회장이 바로 용등상회의 양회장이야. 천해 시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지. 네가 흑룡회는 모른다 해도 용등상회는 들어 보았을 거잖아. 천해 시에 내놓으라 하는 회장님들이 다 용등상회에 있어.”그녀는 말한 후에 예천우가 두려워하는 표정을 짓기를 기다렸다.하지만 예천우의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확실히 놀랄 필요도 없었기에 그는 여유가 넘치는 말투로 말했다.“어머. 그래? 정말 대단하군.”“당연하지. 그래서 하는 말인데. 지금 당장 이 남자들을 일으켜 세우고 무릎 꿇고 사과하는 게 좋을 거야. 네가 혹시 여기서 살아서 떠날 수 있을지도 몰라.”조혜선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됐어. 그럴 필요 없어. 어차피 흑룡회를 건드렸는데. 계속 건드려야지 뭐 어쩌겠어.”예천우는 말이 끝나자마자 조혜선의 뺨을 호되게 때렸다. 뺨을 맞은 조혜선은 갑자기 눈앞이 어두컴컴해졌고 머리가 어지러웠다.너무 뜻밖으로 벌어진 일이여서 모두가 어리둥절해졌다.“이건 진나비의 몫이야.”예천우는 앞으로 나서서 그녀의 오른쪽 뺨을 또 때렸다.조혜서은 휘청거리며 몇 바퀴 돌더니 방향감을 잃고 땅에 넘어졌다.예천우가 그나마 사정을 봐주지 않았더라면 조혜선은 이미 그 자리에 쓰러졌을 것이다.“이건 네가 미련해서 때린 거야. 변태적인 여자는 봤지만 너 같은 사람은 처음 봐. 입만 열면 사람을 죽일 궁리나 하고.”예천우의 화난 모습을 본 그들은 몹시 두려움을 느꼈다.예천우는 전혀 도리를 따지지 않고 사람을 때렸고 심지어 그들보다 더 사나웠다. 그래서 그들은 예천우가 자기들보다 더 건달처럼 느껴졌다.진나비는 그때 이미
“아주 간단해. 흑룡회 사람들이라면서? 이렇게 하자. 지금 너희 회장님한테 전화해서 날 상대하러 오라고 해.”“뭐라고요?”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모두 멍해졌다.장나미도 어이가 없어서 입을 열었다.“천우 씨, 흑룡회는 정말 대단하니 절대로 그들을 얕보아서는 안 돼요. 심지어 천해 시에서 누구도 감히 그들을 건드리지 못해요.”“제가 흑룡회를 무시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일은 끝을 봐야 하잖아요. 저들이 끊임없이 찾아오면 너무 시끄러울 것 같아요. 차라리 흑룡회 회장을 상대해서 해결하는 게 어쩌면 더 나을 수 있어요.”예천우가 대답했다.“...”그들은 건방진 사람은 많이 보아왔으나 예천우처럼 이렇게 건방진 사람은 처음 보았다.그들도 사실 흑룡회 사람들을 부르고 싶었지만, 그들은 흑룡회 안에서 별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그들 중에 이도한이라 불리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지금 예천우의 담담한 모습을 보자 자신들이 어쩌면 건들지 말아야 하는 사람을 건드렸다는 직감이 들었다.“전화해서 회장을 모셔 오라니깐.”예천우는 그들이 가만히 있는 것을 보자 짜증을 내며 말했다.그러자 이도한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예천우 씨, 죄송합니다. 우리는 사실 흑룡회 사람들도 아니고 큰 인물도 몰라요. 제발 저희에게 기회를 주세요. 한 번만 살려 주세요.”예천우가 그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다 짝퉁들이었구나. 나도 뭔가 수상했어. 양대복 그 자식은 분명히 이미 흑룡회 사람들에게 날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말해 두었을 텐데.”‘뭐라고?’예천우의 말을 들은 모든 사람이 놀라서 멍해졌다. 그들은 전부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다.양대복, 얼마나 전설적인 인물인데 그는 심지어 그냥 이름 세 글자를 부르며 심지어 양대복도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게다가 양대복도 흑룡회가 그를 건드리지 못하도록 신신당부까지 할 정도로 그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잠깐.’이도한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무서워서 몸을 떨었다.그는 자신의 한 흑룡회
“도한 형님, 이게 무슨 짓이에요. 설마 저 자식의 헛소리를 믿으세요? 신과 같은 양 회장님께서 저런 자식을 두려워할 것 같아요?”그러자 조혜선도 덩달아 말했다.“그래. 분명히 저 자식이 우리에게 겁을 주고 있는 거야.”“아가리를 닥쳐! 조혜선, 너만 아니었다면 우리가 어떻게 예천우 씨를 건드렸겠어! 기다려. 오늘 내가 살아서 이곳을 떠날 수 있다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도한은 조혜선을 욕한 후 바로 예천우게게 말했다.“천우 씨, 제발요. 너그럽게 저희를 용서해 주고 목숨만 살려주세요. 너희 둘은 거기서 뭐 해. 빨리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해.”그의 두 동생은 이도한을 많이 믿고 따랐기에 그가 이 정도로 말하자 어쩔 수 없이 함께 무릎 꿇고 스스로 뺨을 때리면서 용서를 빌었다.예천우는 그들의 이런 모습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었다.“좋아. 그래도 눈치 하나는 빠른 것 같으니 이번 일은 내가 용서할게.”“감사합니다. 예천우 씨. 감사합니다.”이도한은 그의 말을 듣자 감격스러워서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비록 아까 예천우한테 맞았지만 한참이 지났기에 그들은 몸을 움직일 수는 있었다. 그래서는 그들은 조혜선은 전혀 쳐다보지도 않고 재빨리 이곳을 떠났다.조혜선이 어떻게 되든 그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심지어 조혜선이 뒤에서 그들을 계속 불렀지만 누구도 고개 한번 돌리지 않았다.이도한은 호텔을 떠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두 동생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방금 너무 찌질한 것 같았지?”“아니, 아니에요. 도한 형님은 방금 아주 지혜롭게 잘 대처했다고 봐요. 우리가 이제 사람을 더 끌어모아서 복수하면 돼요.”“복수? 너희들이 죽고 싶다면 스스로 해. 날 끌어들이지 말고.”이도한은 차가운 웃음을 짓더니 말을 이어갔다.“그 사람은 정말 무서운 존재야. 우리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양회장도 그를 아주 두려워할 정도로 말이지.”“네? 도한 형님, 그건 아까 그 자식이 잘난 척한 거였잖아요. 설마 정말로 그 자식의 말을 믿
‘저렇게 대단한 사람이 지금 내 눈앞에서 무릎을 꿇는다고?’강지혜도 전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손승우가 평소에 자존심 하나는 강한 사람이었는데 지금 이런 행동을 한다니 말이다.손승우가 느끼고 있는 공포가 얼마나 큰지 고스란히 드러났다.손승우는 무릎 꿇은 것도 모자라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지혜와 손동욱에게 소리쳤다.“너희 둘은 아직도 눈치 못 채고 뭐 하고 있어? 당장 이리 와서 무릎 꿇어! 오늘 바로 너희가 여기서 제멋대로 굴었기에 용왕님의 미움을 사게 된 거야. 빨리 와서 용왕님께 사죄드리지 않고 뭐 하는 거야!”그는 속으로 강지혜와 손동욱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동성에서 영향력을 떨치는 진은수조차 용왕님 앞에서 무릎을 꿇는데 너희들이 뭐라고 감히 편하게 서 있는 거야?’강지혜는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지만 지금 상황이 어떤지 잘 알기에 마지못해 손승우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오히려 손동욱은 강지혜보다 빨리 나서서 무릎을 꿇더니 다급히 입을 열었다.“용왕님,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가 무식해서 용왕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그런데 강지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손승우는 답답한 마음에 그녀를 노려보며 소리쳤다.“평소에는 재잘재잘 말 잘하더니 왜 지금 와서 말이 없어? 당장 용왕님께 사죄하지 못해? 정말 우리 손씨 가문이 멸망하길 바라는 거야?”그러자 강지혜는 굳은 표정으로 억지로 입을 열었다.“저... 잘못했습니다. 용왕님...죄송합니다.”강지혜는 오랜 세월 동안 손씨 가문의 사모님으로서 남들의 존경을 받으며 살아왔고 지금처럼 이렇게 비참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것이 너무나 자존심이 상했다.손승우는 아내와 아들이 모두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확인하자 서둘러 예천우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용왕님, 정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용서해 주신다면 어떤 조건이라도 따를 것입니다. 무엇이든 말씀만 해 주십시오.”손승우의 태
허성태와 조은희의 흥분한 표정과 달리 손승우 일가족은 완전히 다른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손승우의 아들인 손동욱은 평소에도 용왕님의 신비로운 강함을 동경해 왔으나 막상 자신이 용왕님 앞에서 건방지게 굴었다는 사실에 그야말로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어쩌면 지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도 기적이었다. 용왕님의 차가운 시선이 자신을 스치자 손동욱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고 너무 놀랍고 두려워서 하마터면 오줌을 쌀 뻔했다.강지혜도 한껏 굳어진 얼굴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나운 모습으로 악다구니를 퍼붓던 그녀는 이제 그 기세가 완전히 꺾였고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손승우는 표정이 더욱 참담했다. 조금 전 주성한의 수상한 행동을 되돌아보면 뭔가 심상치 않았다는 걸 깨달아야 했다. 그동안 그는 분노와 손씨 가문의 실력에 취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눈이 멀었던 자신이 미칠 듯이 후회스러웠다.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소용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 모든 걸 수습하는 일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용왕님이 화를 내면 손씨 가문은 반드시 멸망될 것이다.허종우와 허광호 또한 그동안 예천우에게 무례하게 군 일을 떠올리자 멍해져 있었다.예천우에게 건방지게 굴고 못마땅해하며 험담을 늘어놓고 심지어 혼내 주겠다고까지 했다.허성태가 그들을 막지 않았다면 그들은 이미 행동에 나섰을 것이고 지금쯤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두 사람은 그저 겁에 질려 예천우를 쳐다볼 뿐이었다. 이제 와서 그에게 사과하고 싶었지만 예천우의 아우라가 너무 강력해 감히 다가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허가연 또한 멍한 상태로 예천우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예천우의 실력과 영향력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허가연 역시 전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형부가 이토록 대단한 인물일 줄이야. 정말 전혀 예상치도 못했어.’예천우는 주변의 시선이나 반응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진은수의 긴장된 모습을 보며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손승우는 그 말을 듣고 갑자기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서 순간 멍해졌다.‘내가 언제 용왕님을 무시했단 말이지? 게다가 누가 용왕님이야? 설마 전설적인 용문의 용왕님을 말하는 건가? 내가 무슨 수로 감히 용왕님 앞에서 큰소리를 쳤다고 저러는걸 까? 잠깐만 혹시... 저 젊은이가 용왕님이라는 걸까?’손승우는 아득한 충격에 빠졌다.‘말도 안 돼! 절대 불가능해.’그 순간 다른 사람들도 손승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방 안의 사람들 대부분이 놀란 얼굴로 예천우를 바라보며 그 가능성을 떠올리고 있었다.허종우 역시 눈을 크게 뜬 채 그를 쳐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허광호는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다가 물어보려는 순간 진은수가 손승우를 꾸짖더니 돌아서서 예천우에게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인사하는 걸 보았다.“용문 4대 사자 진은수가 용왕님께 인사를 올립니다! 용왕님께서 이곳에 몸소 강림하셨는데도 제가 직접 맞이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방 안은 숨죽인 듯 고요해졌고 모두 숨을 들이마시며 그 충격에 사로잡혔다. 이전에 예천우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던 사람들도 진은수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자 완전히 이해했다.진은수가 용문 4대 사자라는 사실은 이제 모두가 알게 되었고 그가 용왕님이라고 부르며 경의를 표한 예천우의 정체가 확실해졌다.진은수가 용문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이제 눈앞에서 확인이 되었다.게다가 예천우가 그토록 강력한 위치에 있는 용왕님이라는 사실은 모든 이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손승우를 비롯한 모든 사람은 믿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그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저 겉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듯 보였던 예천우가 바로 그 전설 속의 인물이라니 말이다.이 모습을 본 임완유와 임선호 남매 또한 충격에 빠졌다. 진은수의 높은 위치를 알고 나서는 예천우가 인맥으로 도움을 청한 줄 알았으나 사실 그는 예천우의 휘하에 있는 사람이었고 심지
진은수의 강렬하고 압도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은 순간 멍해졌다.자연스레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 위풍당당한 남성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의 움직임과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운을 보면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 같았다.손승우는 그 목소리를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과연 위무권관의 관장 진은수였다. 진은수는 일반 권관의 관장이 아니었다.그의 문하 제자 중에서도 보통 신분이 아닌 사람들이 많았다. 각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조차 그에게 자녀를 맡길 만큼 그의 권위는 대단했다. 허광호 역시 그의 제자 중 하나였으나 다른 진정한 고수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했다.그렇다고 해서 손씨 가문이 진은수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손승우가 그에게 깍듯하게 대했던 건 어느 정도의 존경심 때문이었지 손씨 가문이 진은수에게 굴복할 정도는 아니었다.손승우는 그저 진은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약간의 예의를 지켰을 뿐이었다.지금 진은수가 예천우를 위해 나섰다는 상황에 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놀라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허광호는 경외의 눈빛으로 나서서 한 걸음 앞으로 나가 고개를 숙였다.“사부님, 오셨군요!”진은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을 뿐 아무 말 없이 성큼성큼 예천우가 있는 자리로 걸어갔다.허성태도 공손하게 그에게 인사했다.“진 관장님, 안녕하세요!”그는 허성태의 인사에도 응하지 않았고 마치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존재인 듯 무시하는 태도로 곧장 예천우에게 다가갔다.이 모습을 본 임완유와 임선호 남매도 눈을 휘둥그레 뜨며 진은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정체와 위압감에 놀란 두 사람은 진은수가 자신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임을 직감했다. 게다가 손대우의 얼굴이 확연히 변해 있었다.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존경의 눈빛으로 진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보니 진은수는 확실히 이 지역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물임이 틀림없
“아까 했던 말씀 기억 안 나세요? 분명 사모님은 우리 허씨 가문을 순식간에 없앨 수 있다고 했어요. 그렇게 강한 가문도 상대하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보고 어쩌라는 말씀이죠?”“너!”강지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때 다행스럽게도 주성한이 더 이상 손승우를 때리지 않고 멈췄다. 예천우가 멈추라고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더 때렸다간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이때 손승우의 얼굴은 이미 맞아서 본래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형체가 망가졌다. 그나마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정도였다. 주성훈이 완전히 제어하지 않고 때렸다면 그 실력으로 두어 번만 더 때렸어도 손승우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손승우는 자신이 굴욕을 당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분노와 좌절감을 느꼈다. 그는 지금 매우 후회하고 있었다.‘왜 고작 몇 사람만 데려와서 이런 사태를 맞이하게 됐을까? 차라리 경찰이나 다른 고수를 데려왔다면 이렇게 어린 녀석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야.’주성한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서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예천우 씨, 말씀하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아주 잘했어요.”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번 일은 여기서 끝내죠. 이 정도면 주성한 씨의 실수는 없었던 걸로 해줄게."“감사합니다. 예천우 씨!”주성한은 감격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역시 대인배답게 용서해 주는 예천우의 아량에 그는 깊이 감동했다.“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주성한은 더 이상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닥쳐올 손씨 가문의 보복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그래요. 가보세요.”예천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허씨 가문의 사람들은 예천우가 주성한을 쉽게 보내는 것을 보고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순순히 따르는 주성한을 왜 그냥 놓아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천우가 주성한을 이용해 손씨 가문을 상대하지 않으니 예천우가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주성한이 남아 있다면
이 말에 모든 사람이 다시 멍하니 얼어붙었다.허광호와 허종우는 입을 떡 벌린 채 예천우가 곧 손씨 가문의 주성한에게 혼쭐날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성한이 예천우에게 사과할 줄은 전혀 몰랐다.허가연의 부모들도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허성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설마 주성한이 예천우의 실력을 알아차린 걸까?’손동욱과 강지혜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얼굴이 새파래진 손승우는 주성한을 향해 소리쳤다.“주성한,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하지만 주성한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예천우의 지시를 기다렸다. 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손승우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래도 눈치는 빠른 편이네요. 저 노인네를 심하게 혼내주시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할게요.”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한순간 멍해졌다. 손동욱과 강지혜에게 손을 댄 것도 모자라 이제는 손승우까지 두들겨 패라니 정말로 세상을 뒤집겠다는 소리였다.이제 모두의 시선이 주성한에게 집중되었다. 사람들은 과연 주성한이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주성한은 속으로 몹시 난처했다. 그는 손씨 가문의 재력과 권세가 만만치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손씨 가문의 재력과 인맥이면 나보다도 훨씬 대단한 고수들을 불러서 날 죽일 거겠지.’하지만 눈앞의 예천우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었다. 간단한 동작으로 자신을 완전히 제압한 이 상대에게 주성한은 지금 예천우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결심을 내렸다. 결국 손씨 가문 사람들이 먼저 자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는데 더 이상 그들에게 충성을 바칠 이유가 없었다.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에 따라 손승우에게 다가가자 그제야 손승우는 사색이 되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예천우가 말한 노인네는 바로 손승우였다.손동욱과 강지혜는 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를 따르는 걸 보고 혼란에 빠졌다. 손씨 가문의 권세를 잘 알고 있는 주성한마저 이렇게 나서는 건 전혀 예상 밖의 일이었다.손승우는 허둥지둥하며 외쳤다.“
임완유는 예천우 덕분에 완전히 달라진 동생을 보며 감동에 젖어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천우야, 정말 고마워.”만약 예천우의 꾸짖음과 조언이 없었다면 동생이 이렇게 책임감 있고 당당하게 성장하진 못했을 것이다.임선호가 열심히 무술을 연습한 것도 분명 예천우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었다.비록 싸움 도중 몇 번 다치기는 했지만 임선호는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상대와 끝까지 맞섰고 치열한 싸움 끝에 마침내 그들 모두를 물리쳤다.예천우가 직접 나섰다면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임선호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듯 가만히 지켜보았다.그 모습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허가연의 부모들도 속으로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임선호의 실력이 아직 부족할지라도 그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고 그런 끈기와 단호함이 허가연의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허가연의 부모는 속으로 어쩌면 임선호가 정말로 딸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전에 임선호에 대한 정보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이제 손씨 가문의 일만 잘 넘어간다면 더는 임선호와 허가연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싸움이 끝나자마자 허가연은 달려가 임선호를 걱정하며 연신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했다.임선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 정도 상처쯤이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에 허가연은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반면 임선호가 뿌듯해하는 모습에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 강지혜와 손동욱은 주성한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제대로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허씨 가문 사람들이 뿌듯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주성한이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주성한 또한 그 시선을 느끼고 있었고 분노와 불만이 치밀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과는 이 모양이고 위로는커녕 비난만 받으니 정말 못마땅했다.오히려 손승우가 황급히 주
주변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전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오히려 손씨 가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허성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더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예천우가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성한이 갑자기 넘어지게 된 것도 어쩌면 예천우가 한 짓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때 허광호의 전화가 울렸고 사부님이었다. 주성한과 강지혜의 다툼을 뒤로 한 채 그는 서둘러 전화기를 들고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사부님!”“그래. 네 아버지가 지금 집에 계셔?”위무권관의 관장인 진은수는 마침 허씨 저택 근처에 있었고 얼마 전에 허성태의 몸 상태를 진단해 주겠다고 한 약속을 떠올리며 들를 겸 전화를 걸었다.“계십니다!”허광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서둘러 물었다.“사부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뭐든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사부님은 아주 높으신 분이니 사부님 곁에 머물 기회만 주어져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허씨 가문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았기에 이 관계를 더 돈독히 하면 앞으로 좋은 점이 많았다.“별일 아니야. 근처에 있어서 그냥 네 아버지 보러 들르려고.”진은수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허광호는 집안에서 난리가 난 걸 언급할지 생각하다가 이내 말을 삼켰다. 사부님의 어마어마한 무공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번에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손씨 가문이 허씨 가문을 공격하려 든다면 사부님이 눈앞에 계시는데 그냥 넘어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부님은 동성 4대 가문들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만한 인물이었다.위무권관 관장은 동성에서 명망 높은 사람이었다.진은수는 무공이 절정에 달해 언제든 종사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자였고 그의 부하 중에는 뛰어난 강자들도 많았다.그래서 누구든지 진은수의 체면을 챙겨줘야 했다.허광호는 지금
허성태는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녀석은 정말 끝났어. 살아남기 힘들 거야.’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고 심지어 허가연조차 그런 분위기였다.하지만 임선호와 임완유는 달랐다. 특히 임완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이 정도로는 그를 위협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예천우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 안심할 수 있었다.예상대로 예천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견과류 하나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 주성한의 다리에 명중했고 주성한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쓰러졌다.원래라면 손이라도 짚고 균형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손마저 힘이 빠져 바닥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에 멍해졌다.주성한이 대단한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는데 결과는 그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이게 무슨 자세인가요? 제가 아무리 무서워도 굳이 이렇게 엎드려 절할 필요는 없잖아요?”“이, 이 자식이...”주성한은 속이 뒤집히는 듯했고 뭔가에 당한 게 분명했다.손승우도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다.“주 사부님,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당장 일어나서 저 녀석을 박살 내세요!”자신이 돈을 들여 고용한 무술 고수가 이렇게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다리와 손의 통증도 마다하고 다시 예천우에게 다가갔다. 이번에 그는 예천우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러다 예천우가 다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포착했는데 그게 고작 견과류라는 걸 알고는 경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해도 피할 수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무릎에 다시 견과류를 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다. 아까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꼴이 되니 다들 어이없어했다.손승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