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회의실에 있습니다.”하문이 듣자마자 얼른 대답했다.그녀는 예천우를 대해서는 임완유보다 더 존경했다. 임완유랑은 너무 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자 예천우의 일처리 방식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 한 통을 걸고 나가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는 이 상황에 대해 이미 예상하고 있었고 약간의 준비를 했었다.예천우가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임완유가 물었다."누구랑 통화했고 누구 데리고 올라오는데?”"친구, 데리고 온 건 방금 밖에서 널 다치게 한 사람들.”"뭐?""왜 건드려, 쟤네를!”그러자 그녀는 다급해진 듯 말했다."이미 지나간 일이니 신경 쓰지 마.”"안돼. 당신을 무례하게 대했으니 대가를 치러야 해.”"그, 그럴 필요 없어. 나는 지금 아주 괜찮아. 당신이 이렇게 그들을 잡아 와서 그들이 나가기를 기다리면 얼마나 큰 일이 일어날지 몰라.”임완유는 너무 급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일이 겨우 수습되려 하는데 다시 재발시킨다고?"안 돼. 네가 괜찮다고 해도 내가 안 돼. 누가 감히 널 괴롭히래.”하문이 여기 있기 때문에 예천우는 그렇게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았다."너!""지금 중요한 건 우리를 공갈하는 몇 사람을 처리하는 거야. 다른 건 중요하지 않아." 임완유은 이걸로 그의 관심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예천우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같이 처리하면 돼.”이렇게 말하고 그는 바로 회의실로 향했다.그녀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가슴은 뭉클했다. 항상 감동을 주는 일을 하지만 너무 충동적인 것이 단점이었다."대표님, 어쩌면 예 팀장님에게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하문이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겉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건들건들해 보이지만 모든 것은 그의 손에 달려 있는 것 같았다."천우가 무슨 방법이 있겠어? 넌 천우의 상황을 몰라서 그래."임완유는 정말 화가 난 듯 씩씩거렸다."정말요? 그런데 왜 대표님은 그를 그렇게 좋아하죠?"하문이 궁금하다는 듯
이 말에 예천우는 화를 내지 않고 껄껄 웃으며 말했다."하하, 흥분하지 말고. 말도 그렇게 딱딱하게 하지 말지, 그래. 돈이 갖고 싶은 거 아니야?""그렇지!""진작에 그렇게 말할 것이지. 그랬으면 이렇게 오래 싸우지 않았을 거야. 계속 싸우다가 나중에 인터넷에 올리면 당신들이 힘들게 씻은 오명이 또 헛되이 될까 봐 걱정된다고."남자는 얼굴에 희색을 띠며 내색하지 않고 위협했다.'기자 친구는 역시 믿음직스러워. 한 번에 상대방을 휘어잡았을 수 있다니.'"맞아. 이 남성분 말엔 도리가 있어. 동의하는 바야."바로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사람이 이미 회의실 입구에 도착했다는 소식이었다.그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들어오라고 분부했고 동시에 입구를 봉쇄하여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전화를 끊고 난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잠시만 기다려봐."말이 끝나자 입구에 검은 셔츠와 바지를 입은 남자들이 나타나 세 사람을 데리고 회의실 안으로 들어갔다.이 몇 명은 분명히 잡혀들어왔고 모두 알아봤다, 여론을 이끌던 세 사람이 아닌가?그들은 왜 잡혀 왔지? 임연 그룹이 공공연히 그들을 잡다니! 단단히 미친 것 같았다.세 명의 남자는 창백하고 패닉에 빠진 얼굴이었다. 오기 전에 이미 호되게 혼쭐이 났고, 특히 그들을 수습한 사람들의 배경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영사파였던 사람이라니!'그건 정말 지독한 존재였다. 당시 양 회장의 흑룡회보다 훨씬 강했다.예천우를 보자마자 그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빌었다."예천우 씨, 죄송합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남자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예전에 매우 날뛰며 매번 여론을 이끌어서 임연 그룹을 검열하려고 했던 사람들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찌질하다고? 임연 그룹 뒤에 도대체 어떤 사람이 있고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지?'예천우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진작 알았으면 애초에 왜 그랬어?""당신들이 임연 그룹을 겨
물으면서 그는 손에 피 묻은 비수를 가지고 놀았다.그의 말에 남자들은 모두 완전히 멍해졌고 사람들은 모두 가늘게 떨면서 입을 벌리고는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몇 사람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예천우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러자 온 방의 공기가 몇 분 정도 차가워진 것 같았다. 그들은 예천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무시무시하고 차가운 기운을 역력히 느꼈다.그들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두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결국 무릎을 꿇었다.하지만 그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당신들 뭐 하는 거야? 배상하려고 하는데 당신들은 무릎을 꿇고 뭐 하는 거야?""꿇어야죠, 무릎!""저, 저희 모두 당신 말을 듣겠습니다."몇 명이 겁을 먹은 채 입을 열었다."아니지, 당신들이야말로 피해자야. 우리가 배상해야 해. 다만 당신들이 도대체 얼마가 필요한지 모르겠어."예천우는 진지했다."아니요, 한 푼도 필요 없어요.""그건 안 돼. 그럼 이렇게 하지, 비록 당신 가족이 상처를 입긴 했지만 다행히 제때 치료를 받았으니 200만원을 보상해 줄까?""충분하다고 생각해?""충분, 충분합니다.""네, 충분해요, 너무 많아요."몇 사람이 잇달아 입을 열었다.하지만 10만 원은 그들에게 있어서, 사실 이미 상당히 괜찮은 숫자였다. 어차피 치료가 끝난 후, 최근에 약간의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 외에는 사실 아무런 손실도 없었다.한 푼도 못 받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니 모자랄 리 없었다.예천우는 당연히 그들에게 한 푼도 주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만약 그들 중 누군가가 마음이 편치 않아서 참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들어대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그들에게 약간의 돈을 주어 그들이 만족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일 좋은 선택이었다.그러자 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아, 당신들이 만족하니 이 일은 이렇게 결정하도록 해."그는 손에 든 비수를 부하들에게 던지고는 말을 이어나갔다."이미 얘기가 끝났으니 이제 나가
하문도 깜짝 놀랐다.이게 무슨 일인가.그녀도 몇 명을 겁주려는 암시를 많이 했지만 이 몇 명은 매우 경험이 많아서 반응이 없었다. 예 팀장님이 어떤 방법을 썼는지 모르겠다.만에 하나 때문에 하문은 특별히 물어보기까지 했다. 자발적으로 하는 싸인 인지 협박이었는지 말이다.그들은 협박을 당했다고 감히 말할 수 없었고 하나같이 협박을 당하지 않았다고, 순전히 자기들이 단번에 납득했다고 하는 것이었다.하문이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예 팀장님한테 방법이 있는 것 같았다.임완유는 곧장 회의실로 갔다. 이내 사람들이 수습한 핏자국을 보고 안색이 변하며 물었다."예천우, 너 뭐 했어?"그녀는 정말 놀랐다. 그녀는 예천우가 자신을 돕는 것을 좋아하고 그가 이런 능력이 있어서 매우 기뻤다. 하지만 그가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원치 않았다. 그러다 감옥에 가게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는 헤헤 웃으며 대답했다."긴장하지 마. 봐, 이건 모두 가짜 피일 뿐이야. 겁주는 거야.""가짜 피?"그녀는 멍한 듯 고개를 숙여 보았다.그리고 예천우가 방금 상황을 대충 말했다. 조금 무서운 부분은 생략하고 말이다. 듣고 난 후 임완유는 비로소 깨달은 것 같았다.알고 보니 그는 이미 이 모든 것을 준비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예천우는 그 사람들이 사기를 치려고 하는 걸 금방 알지 않았나? 하문이 특별히 알려준 건가?그녀는 바로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들이 이렇게 될 줄 어떻게 알고 미리 준비를 했어?""인간은 탐욕스러워. 특히 이런 환경에서는 더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일찌감치 준비를 해야 돼."예천수는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참, 최근 며칠 사이에 보상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 만약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으면 잊지 말고 나에게 알려줘야 돼.""왜, 그 말뜻을 보면 또 준비가 되어 있는 거야?"그녀가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지금 이 모든 것이 그녀의 마음에 감탄과 진동을 불러일으켰다.명목상 남편은 권세가 없고 하루 종
화장품에 문제가 생기든, 피드백을 담당하는 고객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든 모두 내부 문제였다.지금 그녀를 지금 위치에서 자르고 잘하는 일에 집중하게 하면 그녀는 절대 의견이 없을 것이었다. 심지어 혜택만 준다면 기쁘게 받아들알 것 같았다.그리고 그녀는 하문을 옮기려고 했다. 만약 하문이 말한 스킨케어 제품이 나온다면 회사의 화장품 분야는 정말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었다.여기에는 모든 측면의 관리가 포함되었고 신뢰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가 필요했다.하눈이 자리를 옮기면 영업부에서 영업부를 통솔하는 총감독 자리가 비게 되는데 마침 예천우가 총감독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예전이라면 실현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었지만 지금은 려성한을 비롯한 패거리의 방해는 사라졌고 게다가 그의 오늘 자 활약에 힘입어 예천우를 그 자리에 올려도 좋다고 생각했다.약간의 장애가 있더라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었다.최근에 임완유는 특별히 하문에게 부탁해 유현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었다. 유현은 영업부 관리를 잘하고 있었고 영업부 실적은 떨어지지 않고 계속 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이것은 예천우의 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그는 게으르지만 사람을 잘 썼다.게다가 그를 총감독 자리에 앉힌 것도 그가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었다.단련을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그래야 앞으로 집안의 저항도 줄어들 것이었다.그러나 예천우는 이 말을 듣자마자 그녀의 생각을 짐작하고 되물었다."무슨 뜻이야? 설마 나를 승진시키려는 건 아니겠지?""어, 싫어?"그녀는 직접적으로 대답했다."괜찮을 것 같은데. 이미 영업부 팀장인데 또 승진하면 설마 영업부에 전문 매니저를 둘 생각이야?"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런 건 신경 쓰지 마.""싫어."이 말을 들은 임완유는 화가 나서 물었다."승진을 할 수 있는데 왜 싫어? 당신은 이렇게 진취적이지 않아. 이렇게 나오면 뭘 가지고 나와 제대로 결혼할래?""제대로 결혼한다는 게 무슨 뜻이
"좋아, 아주 좋아."긍정적인 답변을 들으니 그는 기분이 좋았다."하지만 당신은 회사가 크게 발전한다는 것이 정확하게 어떻게 인지 아직 알려주지 않았어.""흥, 글쎄. 회사 시총으로 계산할게. 적어도 두 배는 되어야 하지 않겠어?""게다가 1년 안에!"임완유가 피식 웃으면서 중얼거렸다.'나더러 그런 것을 상상하라고 하니까 나는 네가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임무를 하나 말한 거야.'그녀가 보기에 예천우가 새로운 스킨케어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완전히 새롭지 않는 한 회사의 시장 가치는 절대 두 배가 될 수 없었다.1년은커녕 몇 년도 불가능했다.현재 회사의 시가총액은 400억 원이었다. 800억 원을 달성하려면 상장하지 않고서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임완유는 그가 매우 난처해할 거라 생각해서 그가 굴복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금 낮추려고 했다.하지만 예천우가 듣자마자 대답했다."오케이, 문제 없어!""오케이라고?"그녀는 경악했다."물론이지. 두 배잖아, 2000억까지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좀 어렵지만 못 할 정도는 아니야."예천우는 자신 있게 말했다.그는 원래 려성한을 쫓아내고 회사를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된 이상 아내를 위해서 한 달만 더 있을 생각이었다.그러자 그녀가 반박했다."2000억이라고?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끝까지 센 척 하지.""금방 알게 될 거야.""금방?""몇 년 줘도 안 될 것 같은데."그녀는 예천우의 능력을 부정하지 않지만 능력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적어도 자신은 절대 할 수 없었다."글쎄, 저번에 제가 려성한을 쫓아준다고 했을 때도 그렇게 생각했지."그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야기를 하자마자 임완유는 생각났다. 그때 믿음이 너무 많아서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결국 현실이 되었다.그때 예천우가 한 달 안에 그를 해결한다고 했을 때, 그녀은 한 마디도 믿지 않았고 아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지금 보면 한 달이 아니라 일주일도 안 됐는데 그는 정말 처
"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울지 않았거든!”이 말은 그녀를 너무 부끄럽게 했다."넌 의식이 거의 없었으니 알 리 없지.”"또!"그녀는 수줍은 듯 꾸짖었다."알겠어, 말 안 할게!”"이번에 이렇게 큰 힘을 써서 많이 도와줬는데 조금의 인센티브라도 없어?"예천우가 기대하며 물었다."뭘 더 원해? 승진 시켜주겠다잖아."임완유가 씩씩거리며 말했다."그런 거 말고. 알다시피 나는 승진하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아.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너야.”그러자 그녀는 다시 한번 가슴이 뭉클해지는 걸 느꼈다."그럼 뭘 원하는데? 너무 심한 건 안돼.”"그냥 안아 주기만 하는 건 안 돼?”"안아달라고?"임완유은 예천우를 쳐다보면서 생각했다.'역시 스킨십이 하고 싶어서 안달 났네.'"화내지 마, 그냥 사랑의 포옹, 격려의 포옹을 원한다고.”"그동안 내가 얼마나 억울했고 오해를 많이 받았고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당신은 몰라.”예천우는 가련한 척하다가도 그녀의 수줍은 모습을 보고 너무 귀엽다고 느꼈고 그 매혹적인 홍조는 그를 매우 설레게 했다.특히 방금 그 표정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그녀를 부추겼다.처음엔 부끄러웠지만 그 말을 듣고 나서 그에 대한 오해와 욕설을 퍼붓는 자신의 모습을 떠오르며 마음이 아파 났다.임완유가 많이 잘못하고 실수까지 저질렀던 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회의실 문이 닫혀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이를 악물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알았어, 그만해. 안아주면 되잖아”"해주는 거야?"이번에는 예천우가 놀랐다. 일부러 그녀를 놀리려고 했는데 예전에 자신에게 차갑게 대했던 임완유가 승낙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어, 포옹만 할 뿐이지 손은 절대 움직이지 마.”"움직이지 마, 알겠어? 절대 움직이지 마!”그는 얼른 다가갔다. 고개를 살짝 숙인 후 눈을 감는 임완유를 보고 그는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뽀뽀하려는 것도 아닌데 왜 눈을 감고 있는 건지.'그는 두 손으로 그녀를 품에 안았다
임완유는 서둘러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나오던 도중 마침 몇 사람의 배상 문제를 해결한 하문을 만났다.그녀의 얼굴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렇게 빨리 해결됐다고?’“임 대표님,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요?”하문도 조금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그의 이런 물음에 임완유는 자신의 비밀을 들킨 듯 더욱 얼굴을 붉혔다. 그러고는 침착해지기 위해 애써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예요!”이어서 그녀는 즉시 화제를 돌렸다.“그 몇 사람의 배상 건이 이렇게 빨리 끝났나요?”“네, 모두들 협조를 잘해줬습니다. 앞다투어 서명했고 서명이 끝난 뒤에는 매우 기뻐했어요.”하문이 씁쓸하게 웃었다.“예 팀장님이 도대체 그 사람들한테 뭘 한 거죠?”하문도 이들에게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었다.“다른 이에게 극단적인 조치를 들어 의도한 대상의 두려움을 일으키는 거죠.”“그 몇몇이 바로 다른 이들이고요?”“네!”“그럼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됐습니까?”“괜찮아요. 상관하지 마세요. 그나저나 하문 씨랑 상의할 얘기가 있습니다.”임완유가 말했다.“무슨 일이요?”“이번 루루 화장품에서 생긴 일, 비록 진미소 씨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진미소 씨에게는 본인의 불찰로 인한 책임도 있어요. 그래서 하문 씨가 진미소 씨의 자리를 대신에 해줬으면 좋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하문은 몰래 한 가지의 가능성을 추측했다.‘내 자리를 예 팀장님께 양보하라는 건가?’“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하문 씨더러 예 팀장에게 줄 자리를 양보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화장품은 우리 회사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계라 실수를 용납할 수 없어서 그러는 겁니다.”“또 가장 중요한 건, 하문 씨도 예 팀장 말 들었죠? 우리는 앞으로 매우 좋은 제품을 출시할 것입니다. 하문 씨 같이 훌륭한 사람의 통솔이 필요해요.”임완유는 특별히 그녀에게 이유를 설명했다.“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까요.”하문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진은수의 강렬하고 압도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은 순간 멍해졌다.자연스레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 위풍당당한 남성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의 움직임과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운을 보면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 같았다.손승우는 그 목소리를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과연 위무권관의 관장 진은수였다. 진은수는 일반 권관의 관장이 아니었다.그의 문하 제자 중에서도 보통 신분이 아닌 사람들이 많았다. 각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조차 그에게 자녀를 맡길 만큼 그의 권위는 대단했다. 허광호 역시 그의 제자 중 하나였으나 다른 진정한 고수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했다.그렇다고 해서 손씨 가문이 진은수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손승우가 그에게 깍듯하게 대했던 건 어느 정도의 존경심 때문이었지 손씨 가문이 진은수에게 굴복할 정도는 아니었다.손승우는 그저 진은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약간의 예의를 지켰을 뿐이었다.지금 진은수가 예천우를 위해 나섰다는 상황에 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놀라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허광호는 경외의 눈빛으로 나서서 한 걸음 앞으로 나가 고개를 숙였다.“사부님, 오셨군요!”진은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을 뿐 아무 말 없이 성큼성큼 예천우가 있는 자리로 걸어갔다.허성태도 공손하게 그에게 인사했다.“진 관장님, 안녕하세요!”그는 허성태의 인사에도 응하지 않았고 마치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존재인 듯 무시하는 태도로 곧장 예천우에게 다가갔다.이 모습을 본 임완유와 임선호 남매도 눈을 휘둥그레 뜨며 진은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정체와 위압감에 놀란 두 사람은 진은수가 자신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임을 직감했다. 게다가 손대우의 얼굴이 확연히 변해 있었다.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존경의 눈빛으로 진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보니 진은수는 확실히 이 지역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물임이 틀림없
“아까 했던 말씀 기억 안 나세요? 분명 사모님은 우리 허씨 가문을 순식간에 없앨 수 있다고 했어요. 그렇게 강한 가문도 상대하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보고 어쩌라는 말씀이죠?”“너!”강지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때 다행스럽게도 주성한이 더 이상 손승우를 때리지 않고 멈췄다. 예천우가 멈추라고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더 때렸다간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이때 손승우의 얼굴은 이미 맞아서 본래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형체가 망가졌다. 그나마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정도였다. 주성훈이 완전히 제어하지 않고 때렸다면 그 실력으로 두어 번만 더 때렸어도 손승우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손승우는 자신이 굴욕을 당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분노와 좌절감을 느꼈다. 그는 지금 매우 후회하고 있었다.‘왜 고작 몇 사람만 데려와서 이런 사태를 맞이하게 됐을까? 차라리 경찰이나 다른 고수를 데려왔다면 이렇게 어린 녀석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야.’주성한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서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예천우 씨, 말씀하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아주 잘했어요.”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번 일은 여기서 끝내죠. 이 정도면 주성한 씨의 실수는 없었던 걸로 해줄게."“감사합니다. 예천우 씨!”주성한은 감격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역시 대인배답게 용서해 주는 예천우의 아량에 그는 깊이 감동했다.“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주성한은 더 이상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닥쳐올 손씨 가문의 보복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그래요. 가보세요.”예천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허씨 가문의 사람들은 예천우가 주성한을 쉽게 보내는 것을 보고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순순히 따르는 주성한을 왜 그냥 놓아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천우가 주성한을 이용해 손씨 가문을 상대하지 않으니 예천우가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주성한이 남아 있다면
이 말에 모든 사람이 다시 멍하니 얼어붙었다.허광호와 허종우는 입을 떡 벌린 채 예천우가 곧 손씨 가문의 주성한에게 혼쭐날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성한이 예천우에게 사과할 줄은 전혀 몰랐다.허가연의 부모들도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허성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설마 주성한이 예천우의 실력을 알아차린 걸까?’손동욱과 강지혜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얼굴이 새파래진 손승우는 주성한을 향해 소리쳤다.“주성한,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하지만 주성한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예천우의 지시를 기다렸다. 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손승우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래도 눈치는 빠른 편이네요. 저 노인네를 심하게 혼내주시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할게요.”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한순간 멍해졌다. 손동욱과 강지혜에게 손을 댄 것도 모자라 이제는 손승우까지 두들겨 패라니 정말로 세상을 뒤집겠다는 소리였다.이제 모두의 시선이 주성한에게 집중되었다. 사람들은 과연 주성한이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주성한은 속으로 몹시 난처했다. 그는 손씨 가문의 재력과 권세가 만만치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손씨 가문의 재력과 인맥이면 나보다도 훨씬 대단한 고수들을 불러서 날 죽일 거겠지.’하지만 눈앞의 예천우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었다. 간단한 동작으로 자신을 완전히 제압한 이 상대에게 주성한은 지금 예천우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결심을 내렸다. 결국 손씨 가문 사람들이 먼저 자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는데 더 이상 그들에게 충성을 바칠 이유가 없었다.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에 따라 손승우에게 다가가자 그제야 손승우는 사색이 되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예천우가 말한 노인네는 바로 손승우였다.손동욱과 강지혜는 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를 따르는 걸 보고 혼란에 빠졌다. 손씨 가문의 권세를 잘 알고 있는 주성한마저 이렇게 나서는 건 전혀 예상 밖의 일이었다.손승우는 허둥지둥하며 외쳤다.“
임완유는 예천우 덕분에 완전히 달라진 동생을 보며 감동에 젖어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천우야, 정말 고마워.”만약 예천우의 꾸짖음과 조언이 없었다면 동생이 이렇게 책임감 있고 당당하게 성장하진 못했을 것이다.임선호가 열심히 무술을 연습한 것도 분명 예천우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었다.비록 싸움 도중 몇 번 다치기는 했지만 임선호는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상대와 끝까지 맞섰고 치열한 싸움 끝에 마침내 그들 모두를 물리쳤다.예천우가 직접 나섰다면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임선호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듯 가만히 지켜보았다.그 모습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허가연의 부모들도 속으로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임선호의 실력이 아직 부족할지라도 그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고 그런 끈기와 단호함이 허가연의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허가연의 부모는 속으로 어쩌면 임선호가 정말로 딸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전에 임선호에 대한 정보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이제 손씨 가문의 일만 잘 넘어간다면 더는 임선호와 허가연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싸움이 끝나자마자 허가연은 달려가 임선호를 걱정하며 연신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했다.임선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 정도 상처쯤이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에 허가연은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반면 임선호가 뿌듯해하는 모습에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 강지혜와 손동욱은 주성한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제대로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허씨 가문 사람들이 뿌듯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주성한이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주성한 또한 그 시선을 느끼고 있었고 분노와 불만이 치밀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과는 이 모양이고 위로는커녕 비난만 받으니 정말 못마땅했다.오히려 손승우가 황급히 주
주변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전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오히려 손씨 가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허성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더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예천우가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성한이 갑자기 넘어지게 된 것도 어쩌면 예천우가 한 짓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때 허광호의 전화가 울렸고 사부님이었다. 주성한과 강지혜의 다툼을 뒤로 한 채 그는 서둘러 전화기를 들고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사부님!”“그래. 네 아버지가 지금 집에 계셔?”위무권관의 관장인 진은수는 마침 허씨 저택 근처에 있었고 얼마 전에 허성태의 몸 상태를 진단해 주겠다고 한 약속을 떠올리며 들를 겸 전화를 걸었다.“계십니다!”허광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서둘러 물었다.“사부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뭐든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사부님은 아주 높으신 분이니 사부님 곁에 머물 기회만 주어져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허씨 가문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았기에 이 관계를 더 돈독히 하면 앞으로 좋은 점이 많았다.“별일 아니야. 근처에 있어서 그냥 네 아버지 보러 들르려고.”진은수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허광호는 집안에서 난리가 난 걸 언급할지 생각하다가 이내 말을 삼켰다. 사부님의 어마어마한 무공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번에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손씨 가문이 허씨 가문을 공격하려 든다면 사부님이 눈앞에 계시는데 그냥 넘어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부님은 동성 4대 가문들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만한 인물이었다.위무권관 관장은 동성에서 명망 높은 사람이었다.진은수는 무공이 절정에 달해 언제든 종사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자였고 그의 부하 중에는 뛰어난 강자들도 많았다.그래서 누구든지 진은수의 체면을 챙겨줘야 했다.허광호는 지금
허성태는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녀석은 정말 끝났어. 살아남기 힘들 거야.’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고 심지어 허가연조차 그런 분위기였다.하지만 임선호와 임완유는 달랐다. 특히 임완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이 정도로는 그를 위협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예천우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 안심할 수 있었다.예상대로 예천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견과류 하나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 주성한의 다리에 명중했고 주성한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쓰러졌다.원래라면 손이라도 짚고 균형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손마저 힘이 빠져 바닥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에 멍해졌다.주성한이 대단한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는데 결과는 그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이게 무슨 자세인가요? 제가 아무리 무서워도 굳이 이렇게 엎드려 절할 필요는 없잖아요?”“이, 이 자식이...”주성한은 속이 뒤집히는 듯했고 뭔가에 당한 게 분명했다.손승우도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다.“주 사부님,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당장 일어나서 저 녀석을 박살 내세요!”자신이 돈을 들여 고용한 무술 고수가 이렇게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다리와 손의 통증도 마다하고 다시 예천우에게 다가갔다. 이번에 그는 예천우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러다 예천우가 다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포착했는데 그게 고작 견과류라는 걸 알고는 경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해도 피할 수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무릎에 다시 견과류를 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다. 아까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꼴이 되니 다들 어이없어했다.손승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
강지혜는 허겁지겁 피하려고 했지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걸 다 피할 수가 없었고 결국 머리가 헝클어져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얼굴도 맞아서 약간 고통이 안겨 왔다.강지혜는 도저히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 소리쳤다.“이 자식아, 두고 보자. 내가 반드시 너를 지옥에 떨어뜨려 줄 거야.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어!”그러자 예천우는 비웃는 얼굴로 대꾸했다.“또 그 소리네요. 역시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고 하더니 쓰레기는 역시 쓰레기네요.”예천우는 강지혜의 협박에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주변의 허씨 집안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완전히 얼어붙었다. 심지어 허광호마저도 예천우가 어떻게 비참한 결말을 맞을지 기대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예천우를 혼내야 한다는 것도 잊고 말았다.그때 누군가 들어와서 소식을 전했다. 손씨 가문의 가주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허성태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고 서둘러 문 쪽으로 향했다.마침내 문이 열리더니 허씨 집안 하인 둘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그 뒤로 험상궂은 얼굴에 강렬한 위엄을 풍기는 한 50대 중반의 남성이 들어왔다.그의 옆에는 날렵한 걸음걸이로 따라오는 노인이 있었는데 걸음 모양새만 봐도 상당한 실력의 고수임이 느껴졌다.그리고 그들 뒤로는 경호원들이 줄지어 들어왔는데 동일한 복장에 강한 기운을 뿜어내며 위압감을 자아냈다.허성태는 다급히 앞으로 나서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손 가주님께서 오셨군요.”“비켜!”손승우는 손동욱과 전화했을 때 이미 허씨 가문이 돕기는커녕 예천우 편을 들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그래서 그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허씨 저택으로 쳐들어왔다.예전 같았으면 허성태에게 몇 마디 예의를 차렸겠지만 오늘은 전혀 그런 모습 없이 그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왔다.그러자 허성태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지만 곁에서 임선호가 빠르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허성태는 임선호를 잠시 쏘아보며 손을 뿌리쳤다. 순간적으
“겁먹은 얼굴로 그렇게 초조해하는 것 좀 봐. 그래서 감히 가연이랑 결혼하겠다고 나설 생각을 한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네 아버지는 언제쯤 오는데?”“그게... 아마 30분 정도 걸릴 거야.”손동욱의 아버지가 있는 곳은 너무 멀진 않지만 당장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시간이 좀 필요했다.손동욱의 아버지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즉시 오겠다고 했고 그는 다른 고수들을 부르지 않고 직접 와서 예천우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아직도 그렇게 오래 걸려? 너무 느린 거 아냐.”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태도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담하게 나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곧 손씨 가문의 가주인 손승우가 오면 예천우는 분명히 참담하게 당할 게 뻔해 보였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테이블 위의 과일을 보고는 말했다.“시간이 좀 남는 것 같은데... 여기 과일이 꽤 잘 익었네.”“자, 다 같이 앉아서 천천히 먹으면서 기다려요!”예천우는 자리에 앉아 차를 따르고 견과류를 하나씩 천천히 집어 먹기 시작했다. 그는 여유롭게 임선호와 임완유에게도 자리를 권하며 함께 먹자고 했다. 임선호는 허가연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고 그들은 진짜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이를 지켜보던 허성태는 깜짝 놀랐다. 왠지 임선호의 매부 예천우라는 사람이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연기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손씨 가문에 감히 대적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어쩌면 예천우가 정말로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허가연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임선호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임완유는 부러운 눈빛으로 허가연을 바라보았다.허가연은 자기 부모와는 달리 진정으로 딸을 위해 생각해 주시는 부모님이 계셨다. 하지만 임완유의 부모는 오히려 그녀를 끝없는 위험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번에도 예천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비참한 결말을
허성태는 어두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봤다. 결국 여기는 허씨 가문의 집이었으니 말이다.허씨네 저택에서 손동욱과 강지혜가 뺨을 맞았으니 어쩌면 허씨 가문도 역시 연루될 가능성이 컸다.허종우와 허광호도 마찬가지로 큰 충격을 받아서 말문이 막혔다.분노에 찬 강지혜와 손동욱은 벌써 불같이 화가 났다. 특히 손동욱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으르렁댔다.“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어. 그 누구도 너희를 구하지 못할 거야. 나 손동욱이 분명히 말했어!”말을 마친 손동욱은 서둘러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상황을 본 허종우는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너희들은 정말 간탱이가 부었구나. 감히 사모님과 동욱 도련님을 때리다니! 광호야, 뭐 하고 있어? 빨리 저놈들을 잡아!”허종우는 자기가 이 시점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손씨 가문의 고수들이 도착했을 때 불똥이 자신한테 튕길까 봐 두려웠다.허광호도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는 예천우에게 으르렁댔다.“이건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일이야. 그러니 날 탓하지 마!”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사납게 예천우에게 달려들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주 진은수에게서 오랫동안 배워 온 무술로 인해 비록 재능은 부족했으나 상당히 강한 내공을 가진 고수였고 지금은 명경 절정의 경지였다. 그는 평범한 상대는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였기에 예천우 같은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안 돼요!”그때 허가연이 재빨리 나서서 허광호를 막으려 했다.그러자 허광호는 더욱 분노에 휩싸였다.바로 그때 허성태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광호야, 그만해.”“하지만...”“이 일은 손씨 가문과 임선호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야. 우리 허씨 가문 사람은 끼어들지 마.”허성태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혜와 손동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이미 약속을 한 상태라 부득이하게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러자 강지혜는 매섭게 허성태를 노려보며 비웃었다.“허성태